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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221화 (221/251)

00221  침략  =========================================================================

“우리들이 나서야 놈들을 해치울 수 있다고. 지금 인간계에 있는 인간 놈들을 악마들이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거 알잖아! 그곳에도 우리의 힘이 필요해! 도대체 뭘 망설이는 거야?”

토다베스는 신중, 또 신중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뜸을 들이고 있는 거였다. 머리를 최대한 써야 하는 순간이었다.

“나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게 재촉하지 마라.”

“그냥 가서 다 죽여 버리자니까? 우리 둘이 힘을 모으면 할 수 있을 거라고!”

그동안 대악마들은 힘을 합치지 않았다. 사샤는 그래서 지금 자신들이 이렇게 저들에게 농락을 당하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힘을 합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사샤의 그런 생각과는 달리 토다베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식으로 힘으로 밀고가려고 하지 마라. 머리를 써야한다.”

“이런 병신새끼!”

사샤가 거칠게 욕을 했다. 그의 답답한 성격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신물이 났다. 그 혼자서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면 저딴 놈의 말을 절대 들어주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토다베스는 욕을 들었음에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욕을 해봤자 흥분하면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반복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와 손을 잡고 뜻을 맞춰야 했다.

같은 의견으로 천사들을 멸망시키고, 인간계를 침략하려 했던 그들이지만 본디 혼자서 활동하던 이들이었다. 갑자기 손을 잡는 게 쉬울 리 없었다. 더욱이 토다베스와는 달리 충동적인 그는 토다베스와 함께 있는 것 자체로도 짜증이 올라왔다.

누군가에게 시비를 거는 걸 좋아하는 사샤인데, 그는 아무리 욕을 하고 시비를 걸어 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재미가 없고, 그렇다 보니 그와 같이 있으면 따분해져서 재수가 없었다.

“그래서 네놈의 그 같잖은 머리로 뭔가 뾰족한 수가 생겼어?”

토다베스가 반응을 내보이지 않다보니 사샤는 김이 빠져 포기했다는 듯 물었다.

“생각중이다. 하지만 얼굴을 보니 더 이상 참지 못할 것 같군.”

“잘 봤어.”

오늘도 딱히 다른 수를 내보이지 않으면 혼자서라도 수를 쓸 생각이었다.

토다베스는 작게 한숨을 쉬고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작전들을 그에게 말해주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이미 작전을 시작해놓은 상태다.”

“뭐?”

사샤는 생각지 못한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토다베스가 기다리라고 한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니었다. 태상이 무서워서도, 천계의 심장이 꺼려져서도 아니었다.

“놈들은 스스로 자멸하게 될 거다!”

토다베스의 스산한 말에 사샤의 얼굴에서 오랜만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무슨 작전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아주 재밌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멸하게 된다라....어떤 작전인지 말해줘. 왜 지금까지 나한테 숨긴 거지?”

“그야 네가 원하지 않을 테니까. 분명 반대하면서 지금처럼 말했겠지. 하지만 충분히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어렵고 무식하게 해결할 생각이 없다.”

아마도 그가 뭔가를 하려 한다 말을 했으면 왜 쓸데없이 그딴 짓을 하냐며 화를 냈을 것이다. 그리곤 그냥 둘이서 함께 가서 놈들을 죽이자고 했을 테고 말이다. 토다베스는 사샤의 성격을 이미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의 말에 사샤가 할 말을 잃었는지 침묵했다.

확실히 그의 말이 맞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샤가 알겠다며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하지 않을 테니 어떤 수작을 부렸는지 말해 달라고 말했다.

토다베스가 고개를 끄덕이고 순순히 입을 열었다.

“그놈들 사이에 나의 노예를 심어 놨다.”

“노예? 그게 무슨 소리야?”

“그놈들 중 한 명의 정신을 공격했지. 놈은 자신이 꼭두각시가 된 줄도 모른 채 내가 하라는 대로 움직일 거다.”

“와우!”

사샤가 그의 말에 격한 반응을 보였다. 그리곤 무척이나 신이 난 표정으로 물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놈들은 제법....강하잖아.”

괜히 악마들이 놈들을 죽이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사샤는 그들을 무서워하는 건 아니었지만, 실력은 인정을 하고 있었다.

“외적으로 강한 것과 내적으로 강한 건 다르다.”

토다베스가 씨익 웃음을 지었다. 그가 가장 잘 하는 주특기가 그들의 정신을 공격하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도 제대로 효과를 발휘할 듯싶었다.

사샤가 생각해도 그의 계획은 탁월하다 싶었다.

“일단 노예를 심었다고 하니, 곧 무너지게 되겠네. 그럼 그때를 노리는 건가?”

누군가의 정신을 갖고 놀 수 있다는 건 굉장히 매력적인 일이었다. 사샤도 누군가의 절망을 보며 즐거워하는 악취미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토다베스의 성격상 일을 허투루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의 수작을 가까이에서 보지 못한다는 게 아까울 따름이었다.

“그들이 무너졌을 때, 우리들은 천계의 심장을 공격한다.”

토다베스가 사샤에게 말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노라 수긍했다.

확실히 그의 계획대로 안에서부터 무너져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쉽게 일을 끝낼 수 있게 될 테니 말이다.

**

“우린 이미 동쪽 땅을 밟고 있었어.”

사로나가 말했다.

그들이 서 있는 곳이 바로 동쪽, 대악마 토다베스가 다스리는 땅이었다.

그걸 알게 된 것은 간단했다. 바로 악마를 잡아 고문하는 것이다. 사로나가 막 고문을 끝내고 돌아 온 터라 얻은 정보를 태상에게 알려주었다.

“방향을 잘 잡은 모양이네.”

“이제부터가 문제인데...어떻게 찾아 갈 생각이야?”

이곳이 동쪽 땅이라면 이제부턴 정확한 장소를 알아야 했다. 태상은 자신의 오른쪽 손바닥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게 답을 주겠지.”

태상은 천계의 심장에게 총 3개의 대악마를 넘겨주었다. 그리고 카카로치를 잡을 때, 천계의 심장이 아니었다면 놈들이 또 다시 살아난다는 것도 알게 됐다. 다시 살아나 태상의 어깨를 뚫은 카카로치 때문에 그가 여간 고생한 게 아니었다.

카카로치는 어깨가 뚫려 피를 흘리는 태상에게 낄낄대며 정보를 주었다.

그들이 마계의 심장을 흡수했고, 그로인해 죽지 않는 불사의 몸이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천계의 심장만이 그들을 완전하게 없앨 수 있다는 것도.

그들을 없앨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천계의 심장이니, 찾는 것도 도와주지 않을까 싶었다.

“너 미쳤냐? 내 앞에서 그딴 말을 지껄여?!”

그때, 태상은 격한 어투를 사용하고 있는 일행의 목소리가 들려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시선을 주었다. 뭔가 일이 일어난 듯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그가 가까이 다가가는데, 마치 부러 싸움을 걸고 싶기라도 한 것 마냥 이죽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냥 솔직하게 얘기한 것뿐인데 그게 뭐가 어떻다는 거지? 사람이 뚫린 입으로 말하고 싶은 것도 못 말하나?”

“이 새끼가 진짜! 내가 가만히 봐주니까 죽을라고!! 당장 그 입 안 다물어?!”

“무슨 일이지?”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인 그를 주변에서 말리다가 태상의 목소리가 들리자 다들 몸을 굳혔다. 아무리 많이 가까워졌다 해도 그는 이 일행의 리더였다.

그들의 싸움을 막을 정도의 카리스마가 있었다.

“씹! 계집애처럼 이를 생각은 없다!”

퉤! 하고 바닥에 침을 뱉으며 맥콜이 성질을 가라앉히려 씩씩거렸다. 무슨 일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적어도 맥콜이 이 싸움을 원한 건 아니라 생각이 됐다.

그렇다면 이 일의 원인은 맥콜이 아니라 이죽거리던 목소리를 내던 남자, 토비에게 있다는 뜻이었다.

태상이 토비에게 다가가 말했다.

“문제 있나?”

그와 토비의 시선이 마주쳤다.

토비의 표정에 살짝 겁이 맺혔다. 그와 눈을 마주치니 절로 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

“....없습니다.”

“좋아.”

태상이 토비에게서 시선을 물리고 좌중을 향해 말했다.

“앞으로 큰 소리 내지 않게 하도록 해.”

이런 식의 반목은 쓸모없는 소모전이었다.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싸움질이라니! 철없는 짓이었다.

“이번처럼 문제가 생긴다면 그땐 미간에 총을 박아 줄 테니, 그렇게 알고.”

진짜 그렇게 한다는 건 아니었지만, 그만큼 그가 이 반목을 굉장히 싫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일행이 알겠다며 우렁차게 대답했다.

단순한 경고에 불과했지만 토비는 이상하게 침이 꿀꺽 삼켜졌다. 그와 시선을 마주했을 때, 일이 잘못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일?

무슨 일이 잘못 된다는 거지?

토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했다. 그러고 보니 내가 무슨 말을 했었더라...?

토비가 머리를 부여잡았다. 왜 맥콜한테 시비를 건거지?

나중에 사과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사진을 보고 있는 토비에게 다가가 그의 딸을 보며 거참 따먹기 좋게 생긴 여자라고 말한 게 이 일의 화근이었다. 그의 딸은 고작 해봐야 14살짜리였다.

요즘 애들이 아무리 발육이 좋다 해도 14살짜리 여자애한테 할 말은 아니었다. 더욱이 가족을 그리워해서 사진을 보고 있는 동료한테는 말이다.

맥콜이 화를 낼만도 했다. 그건 그에게 크나 큰 모욕이었을 것이다. 토비는 자신이 어리석었다 생각하며 자책했다. 따먹기 좋게 생긴 여자라고 했다는 건 즉 그의 딸을 따먹고 싶다고 말한 것과 다름없는 거였다.

자신이 생각해도 끔찍한 행동을 한 거였다.

마계로 온지 오래 돼서 여자랑 잠자리를 못했으니 그만큼 굶주린 모양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비의 시선이 문득 힐러들 쪽으로 향했다.

힐러들은 누가 짠 것도 아닐 텐데, 유독 여자들이 많았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힐러들 쪽으로 시선을 준 건 그들이 여자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토비의 초록색 눈동자가 혼탁하게 빛났다.

이곳에 여자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굶주려서 말실수까지 하고 있는 거지? 토비는 자신 스스로가 우스워졌다. 해결책이 저렇게 돌아다니고 있는데 말이다.

아무래도 지금은 좀 그러니 다들 잠이 들었을 때 일을 하는 게 좋을 듯 했다.

토비가 혀를 내밀어 자신의 마른 입술을 핥았다.

**

"왜, 왜 이러는 거에요. 우리 동료 잖아요! 꺄아악!!"

"썅년아! 입 다물어!"

토비가 거칠게 자신의 몸 아래에 깔린 여자의 뺨을 올려 붙였다.

일행 모두가 잠들어 있고, 토비는 불침번을 서는 일행들 몰래 힐러인 여자 한 명을 꼬셔서 슬쩍 데려왔다.

평소에 그녀에게 말을 잘 해놔서 그런지 순순히 그녀가 자신을 따라 온 것이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었다.

힐러 계집은 몸을 덜덜 떨며 필사적으로 그의 손을 막았다. 하지만 토비는 이미 이성을 잃은 지라 그녀의 옷을 우악스럽게 찢어버렸다. 토비가 찢은 옷을 그녀의 입에 넣어 비명을 지르지 못하게 만들었다.

"으읍..! 읍읍!! 으으읍!!!"

짝!

"시발, 네년도 여기까지 따라 온 건 나한테 대주고 싶다는 거 아냐?! 순진한 척 하지 말고 고분고분히 말 들어!"

토비가 찢어진 옷 사이로 보이는 그녀의 매끄러운 살결을 혀로 핥았다. 토비는 그녀의 다리를 망설임없이 우드득 꺾어버려 반항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 멀리까지 퍼지지 못한 비명이 애꿎은 입속만 울리고, 그녀의 눈물이 바닥을 적시기 시작했다.

토비는 킥킥거리며 웃었다.

그는 서둘러 자신의 바지춤을 내렸다. 그의 성기는 이미 그녀의 옷을 찢어 발길 때부터 잔뜩 성이 난 상태였다.

토비가 그녀의 뒤틀린 다리를 들어 올리고, 허리를 그녀의 중요한 부분에 대고 슥슥 문질렀다.

"흐흐흐흐"

그의 입에서 음흉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힐러 계집은 더 이상 반항을 하지 않았다. 꺾인 다리에서 느껴지는 고통 때문이었다. 토비는 자신의 취향이 이런 거였나 새삼 생각했다. 이렇게 잔뜩 흥분을 한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마치 동정이었을 때처럼 이 행동에 흥이 났다.

그가 허리를 움직여 그녀의 몸을 더럽히려는 순간!

그의 귓가에 아주 서늘한 목소리가 내려앉았다.

"뭐하냐 너?"

우드드득!

"끄아아아악!!!!!"

토비의 입에서 비명이 토해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붙어 있었던 그의 왼쪽 팔이 덜렁거리고 있었다.

그로인해 터져 나온 비명이 토비의 혼을 쏙 빼놨다. 하지만 고통은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의 고통은 양반이었다.

============================ 작품 후기 ============================

여러분, 토비가 저러고 싶어서 저런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해주셔야 합니다.

인성이 쓰레기였으면 전투조원이 되지도 못했습니다!

결론은 내가 나쁜거군.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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