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5화. 그 끝에 서서. (1) >
드디어 날이 밝았고 독일의 최강, 바이에른 뮌헨이 포츠머스의 홈구장 프래튼 파크에 입성했다.
‘중대장’, 니코 코바치 감독이 이끄는 세계최강의 축구팀 중 하나!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18-19시즌의 바이에른 뮌헨은 세계최강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마츠 훔멜스를 중심으로 ‘반 코바치’ 파벌이 결성되었다!]
[좋지 않은 기록이란 모두 갱신 중인 니코 코바치 감독!]
전설적인 감독, 하인케스의 뒤를 이은 이 크로아티아인은 영 신통치 못했다.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연신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젠 그것도 끝.
분데스리가에서 기어코 다시금 선두자리를 탈환했으며 챔피언스 리그의 4강전까지 진출했다.
경기력이 좋든 나쁘든 아무튼 결과를 만들어냈고 다시금 세계 최고의 팀임을 증명하는 중이었다.
이래저래 축구든 뭐든, 프로의 세계에서는 결과만큼 중요한 게 없었다.
다시금 비상하기 위해 노력하는 바이에른 뮌헨의 선발진은 정석적이었다.
[GK: 마누엘 노이어.
LB: 데이비드 알라바.
CB: 마츠 훔멜스.
CB: 제롬 보아텡.
RB: 요수아 키미히.
MC: 티아고 알칸타라.
MC: 하비 마르티네스.
AMC: 토마스 뮐러.
LW: 프랑크 리베리.
RW: 아르연 로번.
ST: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화려한 명단이었다.
사실, 이 정도 맴버로 축구를 잘하지 못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최후방에는 야신 이후, 최고의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가 버틴다.
최전방에는 훗날 배신자가 되지만, 인간계 최강인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가 언제나 골을 노린다.
4백으로 구성된 수비진은 월드 클래스가 아닌 선수가 없었고, 미드필더와 윙 또한 마찬가지.
이름값만 보자면 이미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고도 남았다.
다만 외신들은 너무나도 정석적인 포진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졌다.
[강력하긴 하지만,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서 선보이기엔 너무 뻔한 수.]
[포츠머스의 성소하 감독은 변주를 즐기는 감독이다. 평범함으로 상대하기엔 조금 버겁지 않을까?]
[체급으로 찍어 누르겠다는 뜻으로 보이지만, 포츠머스의 체급이 1년 전과는 다름을 알아야 한다.]
4강이란 큰 무대와 상대가 마법사임을 참작하자면 너무 무난했다.
정석으로 상대하기엔 포츠머스는 너무 커버렸기에 의구심이 절로 생겼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에는 니코 코바치 감독 나름의 판단이 깔려있었다.
‘성소하 감독은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다. 괜히 우리를 지목한 게 아니겠지.’
냄새가 풀풀 풍겼다.
보란 듯이 말이다.
그런데, 보통 사기꾼들은 사기를 친다고 티를 내지 않는다.
즉, 속임수 속에 속임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너무 까다로운 상대야.’
사기를 대놓고 칠 수도 있고,
사기를 치는 듯하면서 정석으로 나올 수도 있고,
사기를 대비해 정석적으로 나오길 바라는 판을 짠 것일지도 모른다.
‘또는 부상으로 빠진 모하메드 살라를 대신해 나온 잭 해리슨을 비밀무기로 쓸지도 모르지. 아니면 이것마저도 연막일 수도 있고.’
그동안 소하가 보여준 모습 때문에 경우의 수가 너무 많아서 일일이 대응할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니코 코바치 감독은 무난하게 정면 힘 싸움을 택했다.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과거를 살펴보자면 상당히 적중률이 높기도 했다.
강팀과의 대결에서 상대의 움직임에 신경을 많이 쓰는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항상 포츠머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플랜A를 우직하게 밀고 들어가는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에게만은 항상 약한 소하가 아니던가!
요컨대, 니코 코바치 감독은 빅데이터를 이용한 나름의 맞춤전술을 내놓은 격이었다.
‘괜히 다른 감독들이 선정한 상대하기 가장 싫은 감독으로 뽑힌 게 아니야.’
정말 짜증이 나는 상대였다.
잔재주를 마법의 경지로 끌어올린 인간이 기본기마저 출중하다.
힘과 힘이 맞붙는 싸움에 들어가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기에 피곤했다.
‘대단한 감독이다. 그래서 이 팀을 꺾는다면 우리가 챔피언스 리그의 우승컵을 손아귀에 쥘 수 있을 거다.’
투지를 불사르는 니코 코바치 감독!
아직도 이어지는 비판의 사슬을 끊어 내기 위해서라도 승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하는 포츠머스 또한 그리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선발명단을 선보였다.
[GK: 아론 람스데일.
LB: 앤디 로버트슨.
CB: 케빈 도슨.
CB: 후벵 디아스.
RB: 아슈라프 하키미.
DM: 데클란 라이스.
MC: 도봉산.
MC: 델리 알리.
LW: 조쉬 킹.
RW: 잭 해리슨.
ST: 에링 홀란드.]
포츠머스가 자랑하는 전설의 1군!
보통은 도봉산과 칼빈 필립스가 번갈아 가며 나왔고 오늘은 도봉산이 선발이었다.
즉, 포츠머스는 수비적으로 하는 게 유리한 홈경기임에도 공격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역시! 포츠머스입니다! 홈경기임에도 수비적으로 나올 생각이 추호도 없어 보이는군요.]
[원정 골을 헌납한다면, 크게 불리해질 텐데 말이죠. 역시 포츠머스! 역시 성소하 감독!]
장내 해설과 아나운서는 크게 칭찬했지만, 사실 그리 예측하기 어려운 선택은 아니었다.
정말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포츠머스는 항상 공격했으니까.
더군다나 2차전이 원정경기인 만큼 1차전에서 이득을 챙기고 싶다는 생각은 당연했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호언장담했던 것에 비해 밋밋하다는 점이다.
[일단 겉보기에는 평범한데요, 또다시 마법을 보여주기는 힘들어 보이네요.]
[혹은 성소하 감독 특유의 기만술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래저래 니코 코바치 감독은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렸다.
니코 코바치 감독이 고민했다는 사실은 정확했지만,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후후.”
비열하게 웃는 소하!
무슨 꿍꿍이가 있음이 분명했고 곧 경기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
-삑!
경기가 시작되었다.
선공은 포츠머스!
공격축구로 명성을 떨치는 팀답게 초반부터 적극적인 전진패스를 뿌리며 활발하게 공격을 시작했다.
-뻐엉!
길게 뻗어나가는 델리 알리의 멋들어진 긴 패스.
잭 해리슨의 진로를 향해 매끄럽게 날아가는 공은 하나의 유성과도 같았다.
“…!”
“….”
델리 알리의 패스를 받아내기 위해 바이에른 뮌헨의 왼쪽 윙백과 포츠머스의 오른쪽 윙어가 경합을 펼치었다.
데이비드 알라바.
잭 해리슨.
이름값은 데이비드 알라바가 한없이 더 높았지만, 둘의 주력 경쟁은 용호상박이 따로 없다.
누가 공을 따내도 이상하지 않을 시원하고 박진감 넘치는 질주!
하지만, 델리 알리의 패스는 조금 길었고, 아쉽게도 골킥으로 마무리되었다.
[음. 델리 알리 선수가 아직 몸이 덜 풀렸나 봅니다. 속도와 방향은 좋았는데, 조금 길었던 패스였습니다.]
[평소, 컴퓨터로 계산한 듯한 패스를 보여줬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소의 델리 알리 같지 않았다.
그러나 그리 걱정되지는 않았다.
패스의 영점이 아쉬웠을 뿐.
공을 다루는 모습 자체는 더할 나위 없이 가벼워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른 선수들이었다.
-투확!
포츠머스의 수비진 부근에서 케빈 도슨이 멋들어진 장거리 측면 전환 패스를 내질렀다.
주발, 왼발이 아닌 오른발로 내지른 패스는 경기장의 허공을 갈라 조쉬 킹의 눈앞에 떨어졌다.
-파파파파팟!
이번에는 포츠머스의 왼쪽 측면에서 또다시 주력 경쟁이 펼쳐졌다.
이번의 대진표는, 조쉬 킹과 요주아 키미히!
전과는 다르게 둘 다 월드 클래스로서 이름이 드높았기에 더욱 흥미진진한 대결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승부의 승리자는 너무나도 빠르게 결정됐다.
[조쉬 킹! 빠릅니다! 조쉬 킹! 너무 빨라요! 불도저입니다!]
[혼자만 시간을 빠르게 돌리는 듯한 기분입니다. 정말 엄청난 속도에요!]
요주아 키미히는 분명 세계에서 손꼽히는 풀백이자 미드필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의 여러 가지 능력치를 고려했을 때의 이야기였을 뿐.
순수한 주력 싸움에서는 조쉬 킹의 일초지적조차 되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주력 싸움에서 조쉬 킹과 비견될만한 선수는 현시대에서 킬리앙 음바페정도 밖에 없었다.
“흥!”
엄청난 속도로 요주아 키미히보다 수 미터는 앞서나간 조쉬 킹!
뒤에서 미친 듯이 따라붙고 있었지만, 이 정도 거리 차이면 공을 잡고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기엔 충분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패스가 조금 길었다.
생각보다 훨씬 길었던 케빈 도슨의 패스는 그대로 골라인 아웃이 되었고, 골킥으로 변했다.
[이런, 길었습니다. 케빈 도슨의 정확한 패스도 오늘은 조금 흔들리는군요.]
[경기의 무게 때문에 긴장한 걸까요? 흔들림 없는 북해의 빙벽이 녹아내리기 시작했을지도 모릅니다.]
케빈 도슨의 패스마저 영점이 잡히질 않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게다가,
[이런, 도봉산의 재치 있는 패스도 조금 길었군요. 노이어 골키퍼가 튀어나와 잡아냅니다.]
[데클란 라이스의 패스도 조금 길었네요. 오늘 이상한데요?]
다른 선수들의 패스 또한 정확도가 아쉬웠다.
심지어 간단한 짧은 패스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경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어…. 오늘 포츠머스 선수단의 컨디션이 조금 이상합니다.]
[좋지 않아요. 어찌어찌 경합에서 승리하며 공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패스가 부정확하면 결국 큰일이 나거든요.]
선수들의 컨디션이 영 좋지 않아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수비 쪽에서도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물이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음, 저기선 그냥 태클로 끊어 냈으면 좋았는데요. 굳이 코너까지 몰아갈 필요가 있었을까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이 공격 시에 공을 오래 잡게 내버려 두고 있어요! 이건 정말 좋지 않습니다! 성소하 감독! 선수들을 크게 꾸짖어야 합니다.]
경기 자체가 너무나도 이상했다.
평소의 포츠머스라면 상대가 공을 잡을 틈도 없이 몰아쳤거늘.
분명, 긴장했거나 컨디션에 문제가 생겼음이 분명했다.
이럴 때일수록 감독의 카리스마로 선수들의 정신을 붙잡아 줘야 하는 법!
하지만 소하는 머리에 총이라도 맞았는지 오히려 박수를 보냈다.
“좋아! 잘하고 있다! 잘하고 있어! 계속 이대로만 해라!”
비꼬는 걸까? 그렇다기엔 소하의 목소리는 한없이 즐거웠다.
물론, 중립 팬으로서는 굉장히 재미있는 경기였다.
끊임없이 뛰고 끊임없이 육체끼리 부딪치는 화려한 경기였으니까.
이렇듯, 포츠머스의 서포터들을 제외하고 모두가 즐거웠던 경기의 전반전은 어느덧 끝이 났고 휴식 시간에 접어들었다.
***
15분의 짧은 휴식 시간이 끝나고 챔피언스 리그 4강전, 1차전의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선공은 바이에른 뮌헨.
전반전, 포츠머스의 좋지 않은 컨디션 때문에 기세를 올린 그들이 공격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괜찮은 경기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좋은 경기를 했지만, 무득점이어서?
아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다.
경기력만큼은 마음에 들었다.
그저, 너무 지쳤을 뿐이었다.
“헉. 헉. 헉.”
15분이란 휴식 시간을 가졌음에도 요동치는 심장이 진정될 기색이 보이질 않았다.
그만큼 바이에른 뮌헨에게 전반전은 체력적으로 너무나 힘든 경기였다.
그에 반해, 포츠머스의 선수들은 너무나 쌩쌩했다.
그렇게 많은 전력 달리기를 했고, 수도 없는 경합을 했으면서도 얼굴에 웃음기가 어른거렸다.
단순한 허세도 아닌 게, 후반전도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경합과 달리기 시합을 번갈아 가며 시도하는 중이다.
덕분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발을 무거워져만 갔다.
그리고 경기 종료를 25분가량 남겨둔, 후반 20분경.
장내 해설과 아나운서들이 드디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어? 방금 데이터 분석표를 전달받았는데 놀라운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뭡니까?]
[평상시 같던 포츠머스 선수단의 대형이 평균보다 조금 넓었습니다! 그리고, 수비 시에는 평상시보다 조금 좁았고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러니까, 공격 시에는 더욱 넓은 공간에서 공격했고, 수비 시에는 일부러 넓은 공간을 내어줬다는 뜻입니다!]
[자, 잠깐만요. 그럼 혹시…?!]
눈을 동그랗게 뜨며 화들짝 놀라는 장내 아나운서!
그의 마음속에서는 ‘혹시 유달리 이상했던 포츠머스의 플레이가 의도한 것이었을까?’라는 의구심이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의 의혹이 사실이었음이 곧바로 경기장에서 나왔다.
“허억. 허억.”
거친 숨을 몰아 내쉬는 데이비드 알라바. 이미 평상시보다 훨씬 지친 그는 이번에도 여지없이 잭 해리슨과 주력 경쟁을 펼쳤다.
굉장히 힘들었지만, 체력적인 한계를 꿋꿋이 참아내는 모습이 일류선수답다.
하지만, 도저히 참기 힘든 것도 하나 있었다.
‘이 자식은 지치지 않는 건가?!’
하도 싸워대서 정마저 생길 것 같은 잭 해리슨이 문제였다.
분명 자신만큼이 엄청나게 뛰어다녔음에도 지친 기색이 하나도 없었다.
아니, 그냥 얼굴에 감정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 없어 괜히 더욱 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질 수 없다.’
자신보다 훨씬 명성이 낮은 선수도 버티는데, 힘들다고 나자빠질 순 없는 노릇.
그래서 데이비드 알라바는 페이스 조절에 실패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퍼지고 말았다.
-툭!
이번에도 여지없이 뒷공간을 노리는 델리 알리의 긴 패스.
이번에도 길 거라는 생각이 문뜩 들었지만, 그래도 달려가지 않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확했다. 이번에 경합에서 밀린다면 그대로 결정적인 기회를 내줄 수밖에 없을 만큼 면도칼처럼 날카로운 패스였다.
‘…?!’
데이비드 알라바는 흠칫 놀라며 뒤를 슬쩍 돌아왔고,
-씨익.
비릿한 델리 알리의 미소가 망막에 또렷이 맺혔다.
‘노렸구나!’
드디어 깨달았다. 이들은 컨디션이 나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컨디션이 좋은 상태였다.
그냥 좋은 것도 아니었고, 일부러 아슬아슬할 정도로 위협적인 패스를 마음껏 뿌릴 정도로!
‘큰일이다…!’
이번 건 막아야 했다. 그러나,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미 체력적인 한계를 옛 저녁에 뛰어넘었기에 순간 과부하가 와버렸다.
‘너무… 신을 냈다…!’
멀어져가는 잭 해리슨의 등을 바라보는 데이비드 알라바의 얼굴에는 절망이란 글자가 새겨졌다.
“너무 늦은 후회지. 흐흐.”
잭 해리슨이 데이비드 알라바를 완전히 떨쳐내자, 소하가 사악한 웃음을 흘렸다.
“삐쩍 마른 아저씨. 보고 있나요? 아저씨는 눈치가 제법 빠르긴 했지만, 한 가지 틀린 사실이 있어요.”
소하는 축구 문어라는 별명을 가진 나단 필립스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8강과 4강을 한 경기로 묶어서 본다니요. 전 4강과 프리미어 리그 우승, FA컵 우승,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을 한 경기로 묶어서 보고 있다고요.”
길고 긴 한 경기다.
그래서 첫 경기를 완벽하게 깨부숴놔야만 했다.
즉, 소하는 애초부터 바이에른 뮌헨과 2차전까지 투덕거릴 생각이 없었단 이야기였다.
“끝내라.”
소하는 잭 해리슨에게 명령했고, 잭 해리슨은 별명처럼 명령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를 이행했다.
완벽하게 사이드를 털어버린 뒤에 이어지는 날카로운 컷백!
정석에 가까운 완벽한 득점 공식이었고, 그 끝은 에링 홀란드가 장식했다.
-뻥!
묵직한 힘이 담긴 컷백을 다이렉트로 꽂아버리는 에링 홀란드!
그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도 멍청하게 쳐다볼 수밖에 없는 강력한 슈팅이었다.
-철썩!
[드디어 포츠머스가 앞서나가는 골을 넣었습니다! 후반 23분! 포츠머스가 결승전을 향해 달려나갑니다!]
[잭 해리슨, 정말 완벽한 움직임이었습니다! 그가 어째서 ‘로봇’이라는 별명이 붙었는지 알 수 있었어요!]
기어코 터진 골에 프래튼 파크는 난리가 났다.
그러나, 이 선제골은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 285화. 그 끝에 서서. (1)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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