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0화. 세 개. (6) >
마이클 반즈에게 굳이 A~F까지 등급을 매기자면 어떨까? 대부분 사람은 C와 B의 사이, 어딘가에 있는 선수라고 외칠 거다.
그에 반해 미랄렘 퍄니치란 선수에게 등급을 매긴다면 절대다수의 사람은 같은 등급을 입에 담을 거다.
“A급 선수.”
지금으로부터 까마득한 과거인 2007년, 17세의 나이로 프랑스 1부리그에 프로로 데뷔했고,
그동안 리옹, 로마, 유벤투스라는 거대 구단들의 주전으로 활약한 그가 A급 선수가 아니면 뭐겠는가.
마이클 반즈가 반딧불이였다면 미랄렘 퍄니치는 저 하늘의 뜨거운 태양이었다.
따라서 소하의 평가는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릴만한 이상한 이야기다. 그러나 공을 잡은 마이클 반즈는 곧바로 ‘왜 자신이 미랄렘 퍄니치보다 위’인지, 그 첫 번째 이유를 보여줬다.
“흐으음.”
여유가 흘러넘치다 못해, 폭발하는 자태를 선보이는 마이클 반즈.
두 골 차이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것도 3개의 실점 중 2개의 실점에 관여하며 ‘범인’ 그 자체였던 선수였거늘.
유니폼만 바꿔입으면 유벤투스 선수로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기묘한 침착함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툭.
그리고 이어지는 오른쪽 측면의 모하메드 살라에게 향하는 긴 패스!
경기장을 시원하게 가른 훌륭한 정확도의 멋진 패스다.
[좋은 측면전환 패스입니다. 남은 시간은 15분! 과연 포츠머스가 경기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모하메드 살라의 발밑에 정확히 떨어지는 패스였습니다. 확실히, 수비적인 부분은 몰라도 패스 하나만큼은 일품이군요.]
장내 아나운서와 해설의 칭찬.
그러나 이 정도 패스라면 패스가 주 무기인 1부리그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레벨이다.
[자 그럼 모하메드 살라! 이제 어떤 선택을 할까요?!]
[지고 있는 상황에선 앞으로 돌격하겠지요. 최대한 공을 앞으로 보내서 슛을 해야 합니다.]
앞으로 가서 슛해야 골을 넣고 경기를 따라잡는다.
당연한 해설!
당연한 미래!
심지어 상당히 정확한 패스여서 수비가 붙기 전에 속도를 낼 시간도 충분했다.
“음···. 그렇군.”
하지만 모하메드 살라의 선택은 돌격 앞으로가 아니었다.
-툭.
간단한 짧은 패스로 공을 뒤의 아슈라프 하키미에게 보냈다.
돌격도 하지 않았고 아슈라프 하키미가 오버랩을 할 수 있게 언더 랩을 하지도 않은 묘한 선택이다.
그리고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아하.”
‘총알탄 사나이’라고 불리는 공격적인 풀백의 대가, 아슈라프 하키미 또한 모하메드 살라와 같은 선택을 했다.
장기인 엄청난 속도로 측면을 뚫어버리기보다는 오른쪽 중앙 수비수, 후벵 디아스에게 공을 뒤로 건넸다.
그렇게 공을 이어받은 후벵 디아스는 다시금 마이클 반즈에게 공을 보냈고 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다.
[어? 뭐 하는 거죠? 포츠머스!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1분 1초가 급한 상황인데···.]
장내 해설과 아나운서는 물론, 포츠머스를 응원하는 모든 이들이 경악했다.
하지만 마이클 반즈의 줄줄 흘러넘치는 여유는 사라지지 않았고, 똑같은 짓을 이번에는 왼쪽으로 반복했다.
‘뭐 하는 거야?!’
조금 흥분했던 조쉬 킹도 패스를 받자 공을 뒤로 보냈고,
‘골을 넣어야 하는데!’
호시탐탐 골을 노리던 중앙의 에링 홀란드도 자신의 차례가 오자 공을 뒤로 보냈다.
시작도 마이클 반즈였고 끝도 마이클 반즈인 이상한 경기의 흐름.
참으로 이해가 어려운 포츠머스의 행태였지만, 문득, 경기를 유심히 바라보던 장내 해설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상하군요. 경기장의 분위기가 바뀌었어요. 뭐라고 해야 할까···. 무게중심이 다시금 자리를 찾은 느낌?]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 조금 다급해 보이던 선수들이 침착함을 되찾았어요.]
어느샌가 경기장에는 한 명이었던 마이클 반즈가 11명으로 늘어나 있었다.
“바로 이거지.”
소하는 마이클 반즈의 밑 작업이 끝나자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바로 이것이었다.
마이클 반즈의 독특한 능력!
바로, 인간이 맞나 의심스러운 여유로움을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패스의 형태로 말이다.
평소보다 조금 궤적이 높은 패스.
평소보다 조금 느린 패스.
평소보다 조금 뒤로 떨어지는 패스.
이것들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침착함을 되찾아라, 라는 명령이지. 대단한 침착성과 멋진 패스 솜씨다.”
유벤투스라는 강호를 상대로, 그것도 상대의 안방에서 지는 상황에서 이 정도 침착함을 가지는 건 비상식적이었다.
더해서, 계속 이기던 팀이 모처럼 맞이한 위기에서 보여줄 모습은 더더욱 아니었다.
하지만 마이클 반즈는 혼자만 침착함을 잊지 않은 것을 넘어, 모두에게 침착함을 나누어줬다.
그리고 호랑이 등에 올라타고 정신만 차리면 살아날 수 있는 법.
위기일수록 침착함이야말로 역전의 발판이 될 거다.
“그리고 이뿐만이 아니지.”
소하는 씨익 웃으며 어느샌가 되찾은 점유율을 흡족하게 바라봤다.
그렇다. 포츠머스는 유벤투스의 강한 공격에 잃어버렸던 점유율마저 되찾았다.
점유율.
골이 가장 중요한 축구라는 스포츠에서 왠지 거품이 낀 듯한 지표.
어디선가 바르셀로나의 전설 사비가 나타나 ‘한잔해.’라고 술잔을 치켜들 것만 같은 지표였지만, 선수들에게 상당히 유의미한 지표였다.
“점유율이란, 즉, 공을 얼마나 많이 만졌냐는 이야기. 그러니까, 경기장에서 공과 얼마나 친하냐는 지표라고.”
전술적으로 점유율을 크게 내주는 팀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공유했다.
“모처럼 기회를 잡았는데 어이없는 볼 컨트롤 실수가 잦다는 것.”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밥만 먹고 축구만 하는 선수들이라고는 해도 공을 좀 만져놔야 뭔갈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경기 내내 공 없이 뛰어다니다가 갑자기 공을 만지면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즉, 이제 기회가 왔을 때 우리는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것이지.”
침착함을 찾았고, 공에 대한 적응도도 다시금 끌어올렸다.
정말 대단한 축구 지능이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지 따라잡을 수 있는지 소하만큼이나 잘 알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것이 바로 마이클 반즈가 미랄렘 퍄니치보다 뛰어난 두 번째 이유야.”
그리고 마이클 반즈는 아직도 한가지 이유를 더 가지고 있었다.
***
팀이 어느 정도 역전할 자세를 갖추자 마이클 반즈는 곧바로 다음 단계에 들어갔다.
“읏차.”
몇 분 전과 같이 왼쪽 측면으로 쭉 뻗어나가는 긴 패스를 선보이는 마이클 반즈!
목표는 모하메드 살라였고, 살라는 뛰어난 선수답게 이번 패스가 조금 다르다는 사실을 빠르게 눈치챘다.
‘앞이다.’
바로 발밑으로 향하는 궤적이 아니다.
열 걸음 정도 앞을 향해 날아오는 패스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뛰어라, 인가. 재밌군.’
모하메드 살라는 묘한 미소를 지으며 허벅지의 힘을 쥐어짜서 가속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속도가 최고 속도에 달했을 때, 마이클 반즈가 뿌린 패스는 정확히 그의 왼발에 안착했다.
정말 신의 경지에 이른 패스 솜씨. 이는 모두를 열광케 하기에 매우 충분했다.
[정말 대단한 패스 솜씨입니다. 이제 겨우 1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저렇게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성공시키다니요.]
[유벤투스가 완전한 수비태세로 들어가자마자 펄펄 날아다니는 마이클 반즈입니다!]
압박이 사라지자 잘 보이지 않던 마이클 반즈의 솜씨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패스를 받은 모하메드 살라의 돌파를 막을 유벤투스의 선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4-1-2-1-2 대형의 측면 수비는, 풀백과 양 미드필더가 맡는다.
그런데, 왼쪽 미드필더를 맡은 미랄렘 퍄니치는 살라가 한 발로 뛰어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느린 선수였다.
-휙.
순식간에 경기장을 주파해 미랄렘 퍄니치를 따돌리는 모하메드 살라!
이제 남은 상대는 왼쪽 풀백, 알렉스 산드루다.
제법 훌륭한 선수이긴 하지만, 전성기의, 그것도 침착함을 완전히 찾은 모하메드 살라를 막을만한 그릇은 아니다.
-탓, 타탓.
모하메드 살라는 속도를 죽이지 않은 채 왼발을 놀렸다.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현란한 발놀림!
이를 막던 알렉스 산드루의 무게중심은 경기장 중앙 쪽으로 치우쳐졌다.
어쩔 수 없었다.
모하메드 살라가 너무 빨라서 한 번 더 생각할 시간조차 없었고, 몸이 먼저 움직였으니까.
그리고 물론 모하메드 살라의 왼발은 눈속임이었다.
-툭.
그대로 잘 사용하지 않는 오른발을 이용해 측면으로 치고 찔러 들어갔다.
속도를 완벽하게 살린 훌륭한 측면 돌파! 그가 어째서 ‘이집트의 메시’라고 불리던 유망주였는지 보여주는 날카로운 플레이다.
[유벤투스의 왼쪽 측면이 완벽히 열렸습니다!]
[모하메드 살라의 멋진 돌파! 다음 선택은 무엇일까요?!]
다음 선택은 몇 가지 없었다.
그대로 크로스를 올리거나 한 번 더 대각선으로 드리블해서 컷백을 찔러 넣던가.
하지만 모하메드 살라는 보통 사람은 선택하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길을 골랐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보였으니까.
‘보인다.’
실낱같은 미세한 틈.
골까지 이어지는 정말 좁은 수비의 틈.
평소라면 모하메드 살라에게마저도 보이지 않을 찰나의 틈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그는 누구보다 침착했고 누구보다 빨랐다. 이 속도라면 저 선명하게 보이는 틈을 통과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마저 생겼다.
-타타탁.
몸은 경기장 밖으로.
그러나 공은 경기장 안쪽으로.
골라인을 따라서 모하메드 살라는 거침없는 질주를 선보였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드리블에 유벤투스의 수비진에 대단한 균열이 일었다.
모하메드 살라는 순식간에 골키퍼의 코앞까지 도달했다.
이제 여기까지 왔다면, 남은 선택은 슛을 어디로 할 지였을 뿐.
‘다리 밑? 아니면 상단?’
드리블은 멋졌지만, 슛을 할 만한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모하메드 살라는 슛했다.
-팡!
목표는 골키퍼의 얼굴!
정확히는 얼굴의 옆에 뚫린 공간이었다.
제3의 선택이었고, 효과는 매우 좋았다. 사람이란 본디 얼굴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물체를 피하기 마련이었으니까.
-철썩.
후반 40분. 모하메드 살라의 환상적인 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골입니다! 골! 모하메드 살라가 한 골 따라잡습니다!]
[올해의 골 아닙니까? 혼자서 유벤투스의 수비진을 박살을 내고 골을 만들어냈어요!]
경기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요동쳤다.
오직 한 사람을 제외하고선.
“후후. 나의 0.9골이라구···.”
아직도 태평한 마이클 반즈만이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을 뿐이었다.
***
한 골 따라잡은 포츠머스의 공세는 더더욱 강해졌다.
그 중심에는 마이클 반즈라는 C급 선수가 세계 굴지의 선수들을 마음대로 다루며 존재감을 뽐냈다.
[대단한 활약입니다. 세계 최고급 패스를 쉴 새 없이 뿌리며 포츠머스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는군요.]
[몇 수 위의 평가를 받던 니콜로 바렐라와 델리 알리가 그의 보좌로서 경기에 임하는 이유가 이거였군요!]
마이클 반즈의 패스와 경기 조율능력은 정말 뛰어났다.
그가 팀의 중심이 됐을 때 어떤 파괴력을 보여주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참 아까운 녀석이야. 그래서 이적시키려고 했던 거고.”
좋은 선수다.
그러나 포츠머스에는 좋지 않은 선수다.
그래서 다른 팀에서 활약하길 바랐다.
계속 포츠머스에 머물기에는 너무나도 조건이 많았다.
압박이 적을 것.
팀의 중심이 자신일 것.
다른 선수가 뒷바라지를 해줘야 할 것.
세 가지 조건은 포츠머스에 남기에는 너무나도 뼈아픈 단점이다.
“마이클 반즈를 살리려고 델리 알리, 조쉬 킹, 에링 홀란드, 모하메드 살라를 죽일 순 없는 법.”
소하는 입맛을 다셨다.
한 명을 위해 그보다 더 뛰어난 네 명의 선수를 희생시킬 순 없는 노릇이었다.
포츠머스의 중심은 언제나 1선과 2선의 선수들이었고, 3선의 선수가 주인공이 될 순 없었다.
하여튼 포츠머스의 압도적인 공세 속에서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어느덧 추가시간에 진입했다.
추가시간은 3분.
평균적인 시간이었으며 매우 짧은 시간이기도 했고, 드디어 마이클 반즈가 미랄렘 퍄니치보다 뛰어난 이유가 보이는 시간이기도 했다.
[어? 이상합니다.]
장내 해설은 흥미진진한 경기 속에서 또다시 이 상한점을 발견했다.
[무엇인가요?]
[왜 ‘아직도’ 마이클 반즈의 패스는 예리하고 정확할까요?]
[그게 무슨···. 아니, 어?!]
물음을 던지려던 아나운서는 해설의 말을 이해했다.
왜, 아직도, 그는 멀쩡하냐는 거다.
[비슷한 유형의 미랄렘 퍄니치는 굉장히 지친 기색이 역력합니다. 덕분에 패스의 힘과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고요.]
[그런데, 마이클 반즈의 패스와 속도는 전반전 초반과 다를 바 없이 날카롭습니다. 그리 많이 움직이지 않았나요?]
활동량이 적어서 체력이 생생한 걸까?
아니다. 전혀 아니다.
마이클 반즈는 수비력이 엄청 좋지 않은 선수지, 활동량 자체는 제법 보유한 선수다.
이번 경기도 대략 11KM를 뛰었고 이는 중상위권 수준이다.
[많이···. 뛰었네요. 게다가 패스도 114개를 하면서 체력을 굉장히 많이 소모한 상태입니다.]
패스란 의외로 체력을 상당히 요구하는 행동이다. 그런데, 허공에 발길질만 114번을 해도 지치는 판국에 패스를 114번을 한 마이클 반즈는 멀쩡했다.
분명, 저런 선수는 체력이 좋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었거늘. 이상했다.
이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세 번째 이유다. 마이클 반즈는 미랄렘 퍄니치 따위와는 다르게 체력이 엄청난 선수라고.”
소하는 의기양양하게 팔짱을 끼었다.
마이클 반즈는 6년 동안 포츠머스의 지옥 같은 아침 체력 훈련을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선수였다.
암만 기초체력이 부족해도 계속 뛰면 체력은 계속 상승하는 법.
세상 편한 얼굴 속에는 어지간한 마라톤 선수 같은 체력이 숨어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유벤투스엔 매우 위협한 존재다.
엄청난 패스 솜씨.
비상식적인 침착함.
세계급 축구 지능.
이를 90분 내내 유지할 체력.
이 네 가지가 융합된 순간, 나이가 많고 격렬한 경기를 치러 체력이 바닥난 유벤투스엔 재앙이 도래한다는 뜻이었으니까.
-툭.
경기가 끝나기 1분 전.
마이클 반즈는 선제골을 넣었을 때처럼 우아한 자세로 대지를 가르는 패스를 전방을 향해서 뿌렸다.
그 패스는 지칠 때로 지쳐 집중력이 흐트러진 유벤투스의 수비진이 만들어낸 균열 속에 스며들어 갔고,
끝에는 균열을 박살 내며 침투에 성공한 에링 홀란드의 왼발이 기다리고 있었다.
-쾅!
골에 대한 타고난 감각을 지닌 에링 홀란드는 가까운 거리에서 절대 막을 수 없게 강력한 왼발 슛을 선보였고,
-철써억!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포츠머스가! 기적적인 동점 골을 때려 넣었습니다! 3-3! 승부는 원점!]
[에링 홀란드의 침투도 대단했지만, 오늘의 주역은 3개의 골에 모두 관여한 마이클 반즈입니다!]
완벽한 경기 결과였다.
0-0 무승부보다는 3-3 무승부가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억만 배 유리했으니까.
“흐음. 낚시하기 딱 좋은 날씨구만···.”
모처럼 경기장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마이클 반즈는 늘 그랬듯 여유롭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잔디에 드러누워 거친 숨을 내쉬는 미랄렘 퍄니치의 모습은 소하가 어째서 마이클 반즈를 더 위로 치는지 알 수 있는 명과 암이었다.
< 270화. 세 개. (6)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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