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5화. 17-18시즌 챔피언스 리그. (14) >
수비 전술.
많은 축구 팬들이 ‘버스 두 대’라고 부르며 썩 좋아하지 않는 전술이다.
먼저, 공격하는 팀의 서포터들은,
-때리기만 하는 경기는 재미없다고.
-저 봐라, 저 봐. 중앙에 선수들 옹기종기 모여있는 꼬락서니 보소.
-이럴 거면 그냥 골대 안에 11명 다 들어가는 게 효율적이지 않나?
-그냥 싫다.
-침대 광고 찍냐?
그냥 싫어했다.
수비하는 팀의 서포터들도 비슷한 마음을 가졌는데,
-또 처맞기만 하네.
-진짜 이딴 축구를 왜 보는지.
-아니, 팬심이고 나발이고 돈을 내고 보는데 이게 맞냐?
-이기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냥 미식축구팀으로 바꾸자.
지루하면서도 일방적으로 얻어맞기만 하는 경기였기에 싫어했다.
다 떠나서 쉽게 말해, 재미가 없었다.
두들겨 맞더라도 재미라도 있으면 버틸 만하겠거늘. 재미도 없고 이기지도 못하는 경기를 좋아하기 어려운 노릇이었다.
이토록 대부분의 축구팬들이 혐오하는 수비축구는 ‘효율성’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좋은 공격축구를 하려면 온갖 공격 전술은 물론이고 수비도 잘해야 했지만,
좋은 수비축구를 하려면 좋은 수비 전술에 공격은 선수의 개인 기량에만 맡기면 끝이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수비축구의 ‘대가’ 주제 무리뉴 감독이 있다.
그의 전성기에는 공격을 개인에게만 맡겼고 뛰어난 수비 전술로 우승을 쓸어 담았던 전적을 자랑했다.
아쉽게도 시간이 지나며 축구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공격적인 세밀함이 떨어지는 덕에 퇴물이란 소리를 들었지만, 그가 이룬 업적은 무시할만한 성질이 아니었다.
그리 뛰어나지 않은 선수들로 별들이 수없이 많은 강팀을 상대로 승리하기엔 이것만 한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 극강의 효율성은 좋은 선수를 활용하면 할수록 더 큰 결과를 불러왔다.
예로 들었던 주제 무리뉴 감독은 물론이고, 21-22시즌의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도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챔피언스 리그와 라리가의 우승컵을 드는 쾌거를 이룰 정도!
괜히 ‘공격축구는 승리를 가져오지만, 수비축구는 우승컵을 가져온다.’라는 말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만큼, 보는 맛은 떨어져도 결과는 확실한 축구인 수비축구.
하지만 적어도 포츠머스에는 효율성이 매우 떨어지는 축구임은 분명했다.
5년에 가까운 긴 세월.
‘공격 외길’을 걷던 선수들에게 갑자기 수비하라고 하면 잘하겠는가?
평생 역사 공부를 하던 문과생에게 난데없이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일하라는 소리와 다름없었다.
이 때문에 소하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첫 번째 경기에서도 감히 수비 전술이란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상황이 달랐다.
‘시간이 문제다.’
당시에는 입원 이슈 때문에 새로운 방법을 시도할 시간이 없었다.
자고로 전혀 다른 양식의 옷을 입으려면 시간이 필요한 법이었으니까.
선수들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었고 따라서, 새로운 전술을 이행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이런 의미에서 보자면 4차전과 5차전 사이의 시간은 꽤 넉넉한 편이다.
완벽히 다른 옷을 입지는 못하겠지만 적절히 흉내 정도는 낼 수 있는 시간임은 분명했다.
‘그리고 단순히 새로운 전술을 실험하는 것만은 아니야.’
늘 그랬듯, 이번에도 소하는 승리를 위해 다가올 경기를 위한 치밀한 계책도 숨겨놨다.
‘환복’ 속에 숨겨진 날카로운 비수가 바이에른 뮌헨의 무방비한 등짝을 향해 날아가는 중이었다.
***
유프 하이켄스, 바이에른 뮌헨의 전설적인 감독이자, 축구 역사를 뒤져봐도 몇 없는 ‘트레블’의 주인공.
원래의 미래였다면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감독직에서 은퇴하는 이 노장은, 요즘 명성에 걸맞지 않게 큰 고민을 안고 있었다.
‘도대체 성소하 감독은 무슨 생각일까?’
당연하게도 곧 만나게 될 소하가 원흉이었다.
뛰어난 명장이라면 아무리 약한 상대일지라도 면밀하게 분석하는 법이지 않던가.
약하지도 않고 오히려 매우 까다롭게 느껴지는 포츠머스에 시선을 뗄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이 예의주시는 오히려 큰 화를 불러일으켰다.
‘두 경기 연속 수비 전술이라···. 이건 우리와의 경기에서 수비 전술을 사용하기 위한 사전연습이라고 봐도 좋은데···.’
큰 경기를 앞두고 리그나 컵 경기에서 실험적인 전술을 선보이는 건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패배를 감수하면서라도 수비 전술을 연습한다고 봐도 그리 흠잡을 곳이 없는 판단이다.
하지만, 상대가 상대였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소하다.
‘성소하 감독이···. 그럴 인간이던가?’
대놓고 ‘우리는 당신들과 맞붙었을 때 수비 전술을 쓸 겁니다.’라고 외치는 소하의 모습이 상상되는가?
적어도 유프 하이켄스 감독은 먼지 한 톨만큼도 상상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봐도 ‘트릭쇼’였다.
수비 전술을 연습한다고 대놓고 보여주고, 수비 전술에 맞춘 전략을 가져오면 역으로 틀어버려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너무 억측이 아니냐고 할지도 모르기만 쉽게 생각해보면 된다.
[정직하게 수비 전술을 실험하는 소하.]
[두 경기를 버려가면서까지 수비 전술로 ‘포장’하는 소하.]
어떤가.
두 가지 유형의 소하중에서 진짜를 고르라면 100명 중 99명은 후자를 고를 것이 분명했다.
‘수비적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더욱 공격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 즉, 라인을 올려야 한다는 거지.’
두툼한 수비진을 뚫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숫자를 전방으로 투입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우리 팀의 균형과 수비가 헐거워진다.’
공격에 인원을 더 배분한 만큼 빈 공간이 생긴다. 즉, 단단한 벽돌이 순식간에 무른 두부가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만약 이런 상황에서 포츠머스가 역으로 공격 전술을 들고 온다면?
그것도 조쉬 킹, 에링 홀란드, 모하메드 살라라는 유럽 최고의 공격 트리오를 보유한 포츠머스가 말이다.
‘경기는 진흙탕이 될 거다. 둘 중 하나는 대량실점을 할 테지.’
간단한 논리였다.
물론, 홈에서 경기를 치리는 바이에른 뮌헨이 유리하겠지만, 이런 ‘막싸움’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난타전은 이미 감독의 손을 반쯤 벗어난 경기였고, 이것은 유프 하이켄스 감독의 취향도 아니다.
그렇다면 결국 결론은 하나다.
소하의 기만책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공격보다는 ‘균형’에 초점을 맞춘 전술을 준비해야만 했다.
‘성소하 감독이 진짜 수비 전술을 택할지도 모르지. 역발상의 역발상을 노릴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그건 그것대로 괜찮다.’
만약 ‘진짜’로 수비 전술을 가져온다면 이 선택이 약간 아쉬울 수도 있었다.
이래저래 비기기 작전으로 나온 포츠머스가 시간을 버는 격이었으니까.
하지만 어차피 바이에른 뮌헨은 ‘수비적인 팀’을 수도 없이 상대해본 팀이다.
소하의 수작에 휘말리지 않고 평소에 보여주던 모습이면 승리가 그리 어렵지 않은 팀이란 이야기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하던 대로 하면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결국, 사도(邪道)는 정도(正道)를 이기지 못하는 법!
1차전도 마찬가지 아니던가.
만약 소하의 수작에 넘어가 정도를 벗어났다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지 못했을 거다.
이래저래 수많은 유혹과 고민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정도를 걷는 유프 하이켄스 감독.
과연, 거인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할 위대한 감독의 면모였다.
***
같은 시각, 소하와 밀러도 비슷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독일로 떠나기 하루 전인지라 쉴 새 없이 일하는 모습이 마치, 야근에 치여 사는 프로그래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해서, 유프 하이켄스 감독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거예요. 아마도 99%의 확률로 균형을 유지한 전술로 우리를 맞이하겠다.”
소하의 당찬 확언!
단 한 점의 의심조차 보이지 않았고 방긋 웃는 미소에는 굳건한 믿음마저 보였다.
하지만, 화사한 소하의 모습과는 달리 밀러의 눈썹은 팔자로 변했다.
“···지금 그게 좋아하실 일입니까?”
그저 어이가 없었다.
수작을 건 사람이 상대가 걸리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며 방긋 웃다니.
소하만 아니었다면 머리통에 의자를 휘둘러 버리고 싶다는 충동이 잠깐 들었다.
“지금, 중요한 경기를 두 개나 버려가면서 작업을 친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게 물거품으로 돌아갔다니요.”
밀러는 가슴을 탕탕 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리그 경기에서 진 것도 열불이 터지는데, 2-0, 1-0으로 패배한 경기는 너무나도 중요했기 때문이다.
“소위 빅6이라고 불리는 팀들에게 져버렸다고요. 웃을 일이 아니란 말입니다! 이로써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싸움에서 떨어져 나갔다고요!”
과언도 아니었고 상당히 정확한 판단이다.
이래저래 4장밖에 없는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차지하는 팀은 빅6 아니던가.
이런 팀들과 소위 ‘승점 6점’짜리 경기에서 모조리 져 버린다면 당연히 탈락이 확실했다.
이미 리버풀과 토트넘에게 패배한 상황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에게까지 져버렸다.
잘라 말해, 아직 시즌 초중반에 불과하지만 챔피언스 리그는 물 건너갔다는 이야기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소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보다.
“에이. 빅6이랑 맞붙는 12경기 중에서 4경기밖에 안 졌어요. 남은 8경기를 모두 이기면 되죠.”
조쉬 킹이 떠오를 만큼 무척이나 단순하고 낙관적인 시선이었다.
남은 빅6와의 경기에서 모두 이기면 된다는 말은, ‘돈이 없으니까 로또에 당첨되면 된다’라는 뜻과 별반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아···. 뭐,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굳이 2경기를 모두 버릴 필요가 있었습니까? 어차피 하이켄스 감독은 균형을 유지한다면서요.”
“맞아요. 2경기를 버리지 않았더라고 70%의 확률로 유프 하이켄스 감독은 균형을 가져왔겠죠.”
“그럼 왜 버리신 겁니까?”
“말했잖아요. 99%를 만들기 위해서요.”
“네?!”
완전히 엉망이 된 밀러의 얼굴.
말을 나누면 나눌수록 소하의 말이 말인지 똥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잘 생각해봐 봐요. 다른 팀 감독들은 절 어떻게 생각할까요?”
“흐음···.”
뜬금없는 질문에 밀러는 잠시 고민했다. 이걸 진심으로 말해도 되냐는 걱정이었다.
“그냥 솔직하게 말해봐요.”
밀러의 마음을 귀신같이 눈치챈 소하가 아량을 선보이자 밀러는 거침없이 말을 내뱉는다.
“사기꾼?”
“···큼큼. 어, 얼추 비슷해요. 사기꾼···은 아니라도 수작을 잘 부리는 감독으로 여기겠죠. 아니 근데 사기꾼 좀 너무하지 않나요? 거참.”
“솔직하게 말씀하시라면서요. 그런데요?”
“···잘 생각해봐 봐요. 사기···가 아니라 수작을 잘 부리는 감독이 대놓고 2경기를 버려가면서까지 수비축구를 노린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소하가 던진 질문의 답은 쉬웠다.
“이 새끼 사기 치네, 라고 생각하겠죠.”
“···사기가 아니라니까···. 계책이라고요. 하여튼 맞아요. 뭔가 꿍꿍이가 있다고 눈치채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겠죠. 이건 즉, 균형적으로 나올 확률을 엄청 높여줄 거고요.”
“아! 그렇군요.”
“그리고 70%와 99%는 고작 29% 차이지만, 어떻게 보면 29%는 엄청나게 크잖아요? 두 경기를 버려가면서까지 확실하게 상대의 움직임을 제어할 필요가 있었어요.”
“즉,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하기 위해선 1% 정도의 변수만 허용된다는 뜻이군요.”
“정확해요. 너무 어려운 상대죠.”
“그러게나 말입니다···.”
깊은 한숨을 동시에 내뱉는 소하와 밀러.
너무나도 어려운 상대였기에 짜둔 판에 변수 없이 정확히 끌어들여야만 했고,
어찌 됐든, 첫 번째 단추를 잘 끼워 맞춘 포츠머스였다.
***
[포츠머스가 리그에서 연습해왔던 5백을 들고 알리안츠 아레나의 잔디를 밟는군요!]
[놀랍네요. 연막작전으로 보였는데, 정말로 연습했었군요?!]
챔피언스 리그 B조의 5차전 경기 당일.
포츠머스가 수비 전술을 들고 오자 전문가들과 서포터들은 매우 놀랐다.
[유프 하이켄스 감독이 제대로 속아 넘어간 모습입니다. 균형을 유지한, 평상시의 모습으로 경기를 준비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수작을 부리려는 모습 자체가 수작이었어요. 정말 당할 수밖에 없군요. 이렇게 된다면 무승부를 노리는 포츠머스가 제법 여유를 가질 겁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소하의 계책이 제대로 들어갔기에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했다.
감독들의 치밀한 지략싸움의 속사정을 제대로 파악하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좋아. 일단 시간을 벌었고.”
당당히 맞서는 바이에른 뮌헨의 모습에 소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예상했던 방향과 100% 일치하는 초반 경기 양상은 ‘무승부’라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필수 과제였거늘.
일단은 훌륭한 성공이었다.
하지만, 축구공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법이었고, 잘 나가다가 갑자기 샛길로 새버렸다.
신의 장난질.
이라고밖에 표현하지 못할 변수의 등장!
그리고 이 변수는 의외로 포츠머스에게 유리한 장난질이었다.
[전반 15분. 양 팀 모두 꽤 지루한 경기를 보여주는 가운데, 조쉬 킹! 조쉬 킹이 바이에른 뮌헨의 백패스를 노리고 달려듭니다!]
[빨라요! 이러다가 전방 압박이 성공할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발로텔리와 투톱으로 나온 조쉬 킹이 본인의 압박 범위를 벗어난 압박을 갑자기 시도했다.
목표는 하비 마르티네스가 마츠 후멜스에게 건네준 백패스!
이것은 소하의 지시가 아니었다.
그저, ‘수비수를 열심히 압박해라.’라는 소하의 단순한 지시를 과잉 해석한 조쉬 킹이 만들어낸 변수였다.
‘음···.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조쉬 킹의 맹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마츠 후멜스는 평정심을 유지했다.
전방 압박의 원산지는 독일이 아니던가!
허구한 날 상대하는 전방 압박에 당황할 만큼 마츠 후멜스는 만만한 선수가 아니었다.
‘차분히 노이어에게 건네주면 된다.’
조쉬 킹이 조금 빠르긴 했지만, 사람이 공보다 빠를 순 없는 노릇이다.
차분히 골키퍼에게 공을 돌리면 체력 소모만 하는 플레이였을 뿐!
-끄덕. 끄덕.
바이에른 뮌헨의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도 후멜스에게 패스를 받기 편한 위치로 움직였다.
그리고 이것이 치명적인 독이 되었다.
-틱!
골키퍼에게 보내는 마츠 후멜스의 패스. 그리 어렵지 않은 패스였지만, 조쉬 킹이 예상을 훨씬 초월할 정도로 너무 빨랐다.
공을 빼앗지는 못했지만, ‘건드리는 것’에는 성공해버렸다.
“어?!”
“응?!”
이미 발을 떠난 공에 외력이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 궤도가 바뀐다.
왼쪽으로 향하던 패스가 왼쪽에서 힘을 받았다. 그렇다면 오른쪽으로 궤도가 틀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미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는 왼쪽으로 위치를 옮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공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다면?
-데굴데굴. 툭.
이렇게, 맥없는 자책골이 나오는 법이었다.
[골입니다! 골! 마, 마츠 후멜스의 자책골입니다!]
[이, 이게 뭔가요! 조쉬 킹의 압박에 마츠 후멜스가 대실수를 해버렸습니다!]
“···.”
비명에 가까운 장내 아나운서의 외침과 반비례해서 싸늘해진 알리안츠 아레나의 분위기.
난데없는 행운의 골에 소하와 조쉬 킹은 얼이 빠져버렸다.
“잉? 골이야?”
“엉? 골이네.”
전반 16분.
경기는 소하의 계획도, 유프 하이켄스 감독의 계획도 벗어나며 폭주하기 시작했다.
< 215화. 17-18시즌 챔피언스 리그. (14)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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