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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천재 감독-195화 (195/306)

< 195화. 폭풍 영입. (2) >

소하는 이번 시즌 총 5명의 선수를 영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 말은 즉, 30명에 가까운 선수단 크기를 원한다는 뜻. 어찌 보면 선수단 너무 비대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들지만 소하는 좀 더 멀리 봤을 뿐이다.

“마이클 반즈와 스티븐 데커. 이 녀석들도 어느새 달걀 한 판이니까.”

4년. 이제 5년 차에 들어서면서 처음 만났던 선수들의 나이가 상당히 들어찼다. 세월은 언제나 야속한 법이었다.

물론 지금 당장 기량 하락이 오지는 않겠지만 에이징커브는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마이클 반즈와 스티븐 데커 말고도 포츠머스 선수단에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찬 선수들이 점점 많아지는 상황이다.

“미리미리 리빌딩을 진행해 두어야 한다. 축구계의 인플레이션은 심화할 테니까.”

지금 선수를 사두지 않는다면 훗날에는 너무나도 많은 금액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는 시작 단계에 불과한 ‘신축 경기장’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자금적 압박은 더욱 커질 터.

미리미리 선수단을 채워놔야 재정적으로 압박을 받을 시기에 팀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심지어 한 가지 더 큰 사건이 미래에서 기다리고 있지 않던가.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주는 대사건 말이다.

“우한 폐렴, 코로나, 코비드-19. 이 망할 질병 때문에 축구계의 재정이 한번 휘청거리지.”

바르셀로나라는 초월적으로 거대한 구단마저도 주저앉게 만드는 팬데믹이 기다리는 중이다.

마침 시기도 2~3년 뒤.

공교롭게도 포츠머스가 리빌딩을 해야 할 시점과 겹친다.

이때쯤이면 도봉산도 30~31세, 마리오 발로텔리도 30세를 넘었으니까.

이 때문에 수입의 많은 부분을 이적료를 사용할 수 있고, 훗날 축구계 주축선수들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17~18시즌이야말로 마지막 기회였다.

“약간 과하다 싶을지도 모르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출전 시간은 내가 어떻게든 잘 맞춰줘야겠지.”

결국 모든 문제는 소하의 양어깨에 내달린 꼴이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강한 힘을 발휘하는 그였기에 포츠머스의 장래는 밝기만 했다.

***

알랑 생막시맹의 영입과 동시에 소하가 접촉을 시도한 선수는 ‘로빈 고젠스’ 였다.

로빈 고젠스.

독일 국적의 왼쪽 윙백.

현시점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훗날 2020년 유로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치며 전 세계 축구 애호가들에게 자신을 알린 선수였다.

플레이 스타일은 수비수를 가장한 윙.

엄청난 공격력을 가진 윙백이었고, 3백의 윙백은 물론, 4백의 풀백도 가능한 유용한 자원이었다.

조금 과장하자면, 2022년도쯤에는 왼쪽 윙백 자리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한 실력자다.

이런 보석을 소하가 그냥 내버려 둘리가 없잖은가. 바로 영입을 시도했다.

“게다가 가격도 싸.”

현시점에서 로빈 고젠스가 뛰는 구단은 네덜란드의 헤라클레스 알멜로.

네덜란드의 1부리그인 에레디비시에 속한 중하위권 팀이다.

프리미어 리그와 마찬가지로 같은 1부리그였긴 하지만 위상 차이는 하늘과 땅.

잉글랜드의 2부리그, 챔피언십리그의 하위권 팀 정도의 명성이라 이적료와 협상 자체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다만, 이미 로빈 고젠스의 영입을 위해서 먼저 움직인 구단의 존재가 문제였을 뿐이었다.

“이탈리아의 아탈란타 BC. 제법 훌륭한 팀이지만 우리의 상대는 아니지.”

세리에A의 터줏대감 아탈란타 BC.

그들은 이번 시즌에 유로파 리그에 참가하는 제법 좋은 팀이었다.

하지만, 포츠머스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 포츠머스는 유로파 리그 따위가 아닌 챔피언스 리그 진출팀 아니던가.

덕분에 반쯤 아탈란타의 선수였던 로빈 고젠스의 마음이 바뀌었다.

“어···. 포, 포츠머스가 더 좋아 보이는데요? 죄송합니다.”

로빈 고젠스는 소하가 러브콜을 날리자마자 바로 아탈란타와의 협상을 중지했다.

“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우리 구단으로 오고 싶다고 했잖아요!”

“그건 어제의 저입니다. 오늘의 저는 다르죠.”

“···.”

“제 안의 작은 아이가 포츠머스로 가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제기랄···.”

매우 분개하는 아탈란타의 보드진.

앞으로 로빈 고젠스는 이탈리아 근처도 못 가겠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포츠머스와 아탈란타의 위상 차이는 그만큼 엄청났기 때문이다. 고민 따윈 일절 없는 로빈 고젠스였다.

[협상 완료. 400만 파운드로 독일 국적의 왼쪽 윙백, 로빈 고젠스를 영입.]

[방주호보다 확실하게 앤디 로버트슨의 백업을 맡아줄 인재.]

[대단한 공격력을 갖춘 훌륭한 유망주.]

[22세의 차세대 윙백을 저렴한 가격으로 데려온 포츠머스.]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훌륭한 선수를 영입한 포츠머스.

서포터들도 두 팔을 벌려 환영한다.

-좋은 영입이야. 신체조건도 좋고 공격적인 우리 팀의 성향에 딱 알맞지.

-고작 400만 파운드라니. 헐값인데.

-아직 잘은 모르지만 성소하 감독이 영입에 실패한 적은 없으니까.

-일단 머리 스타일이 축구 잘할 거 같아. 저 봐봐 바짝 짧게 깎은 스포츠맨 스타일. 근본이 보인다.

-두 명의 선수를 단돈 1,200만 파운드에 영입했어. 도대체 몇 명이나 영입하려고 하는 걸까?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유망한 선수를 영입하자 서포터들의 기대감은 더욱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다음 날, 소하는 서포터들의 기대에 부응해 또 다른 소식을 흘렸다.

[포츠머스의 다음 표적은 칼리아리 칼초에서 뛰는 20세의 미드필더, 니콜로 바렐라.]

[칼리아리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노리는 성소하 감독, ‘그의 뛰어난 재능은 포츠머스를 한 단계 위로 올려줄 것.’]

[포츠머스의 최우선 목표, 니콜로 바렐라. 그는 누구인가?]

소하의 다음 목표는 훗날 인테르로 이적하며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척추’인 니콜로 바렐라였다.

대단히 뛰어난 활동량과 그와 비견되는 대단한 킥력을 갖춘 특급 선수다.

2017년도인 현재는 그저 관심받는 유망주 수준이었지만 2~3년 후에는 최고 수준의 미드필더로 명성을 톡톡히 날리는 선수였다.

“데클란 라이스의 조금 부족한 공격력을 채워줄 선수지. 경기에 따라 둘을 교차하면서 사용하면 우리 팀은 훨씬 강한 팀이 될 거야.”

소하가 주로 사용하는 전술은 역삼각형 미드필더 라인을 사용하는 4-3-3.

델리 알리와 호흡을 맞출 왼쪽 메짤라로서 니콜로 바렐라는 매우 훌륭한 자원이었다.

현재 주전인 데클란 라이스보다 더욱 공격적인 선수였기에 2줄 수비를 뚫어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포츠머스에는 좋은 카드였다.

하지만, 니콜로 바렐라는 이탈리아 축구를 즐긴다면 누구나 다 이름을 아는 좋은 유망주.

심지어 칼리아리 칼초가 애지중지 키워온 선수라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3,000만 ‘유로’. 협상은 없습니다.”

일단, 니콜로 바렐라는 포츠머스행에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이탈리아 리그를 선호하긴 했지만, 챔피언스 리그에 뛰고 싶었고 소하의 지도를 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만 매우 단호한 태도로 3,000만 유로를 고수하는 칼리아리 칼초의 보드진이 문제였다.

3,000만 유로.

한화로 400억.

매우 큰 돈이다.

니콜로 발렐라가 이탈리아 내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 유망주였지만 세계적으로는 그 이름이 낯선 선수지 않던가.

이 정도 금액이면 훨씬 유명한 선수를 데려올 만큼 큰 금액이었다.

요컨대, 칼리아리 칼초는 니콜로 바렐라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외친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소하는 매우 기뻐하며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오, 개꿀. 콜! 3,000만 유로쯤이야. 파운드도 아니고 너무 좋은데?”

“···정말입니까?”

“속고만 사셨나. 협상 없이, 할부 없이 일시금으로 드릴게.”

“···알겠습니다.”

칼리아리 칼초로서는 어안이 벙벙했지만 소하로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2년 뒤, 니콜로 바렐라는 3500만 유로로 인테르로 향하기 때문이다.

일단 500만 유로나 저렴했고, 인테르에서 만개한 니콜로 바렐라의 몸값은 계속 올라 1억 유로 근처까지 가는 선수였기에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었다.

그야말로, 선수의 미래를 보고 해적질을 한 것과 다름없었다.

“아이 신나. 돈 쓰는 거 너무 좋아.”

돈을 펑펑 쓰면서도 마냥 행복한 소하였다. 어차피 자기 돈도 아니었고 미래의 월드 클래스를 헐값에 사들이는 재미는 중독될 만큼 즐거웠다.

하여튼, 결국 2,500만 ‘파운드’로 니콜로 바렐라의 영입을 완료한 소하와 포츠머스.

벌써 세 명의 선수를 영입했지만, 포츠머스의 이적 자금은 아직도 무려 4,300만 파운드나 남아 있었다.

***

니콜로 바렐라가 스티븐 데커의 후계자라면 이제 마이클 반즈의 후계자도 찾을 시간이 왔다.

“흔히 말하면 후방플레이메이커의 유형이 필요한데···.”

일단 소하가 가장 먼저 알아본 선수는 ‘파비뉴’였다.

파비뉴. 일 년 뒤에 리버풀로 이적하며 최고 수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명성을 날리는 선수다.

수비적 능력은 물론이고 경기를 만드는 능력도 완벽한 선수!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현재 포츠머스의 주전인 칼빈 필립스의 상위호환이었다.

더군다나 경쟁팀의 약체화라는 목표까지 충족하는 굉장히 좋은 매물이다.

“자고로 대머리인데 턱수염을 기른 선수는 축구를 잘하는 법이지.”

묘한 편견을 가진 소하였지만 그의 선택만은 편견을 가져도 좋을 만큼 훌륭했다.

하지만 이제껏 그래왔듯 쉽게 영입을 진행하지는 못했다. 아쉽게도 큰 문제가 생겼기 때문.

[리버풀, 6,000만 파운드로 모나코의 파비뉴를 원한다.]

[모나코와 파비뉴는 리버풀의 이적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것.]

[초읽기에 들어간 파비뉴의 리버풀행.]

소하가 아는 미래와는 달리 리버풀이 1년 먼저 움직였다.

그것도 6,000만 파운드라는 엄청난 금액을 가지고서.

“제기랄. 해적질을 너무 심하게 했나? 철퇴가 내려왔네.”

아쉬운 듯 혀를 차는 소하.

돈도 돈이었지만 함께 챔피언스 리그에 출전하는 리버풀과 영입전에서 이길 리가 없었기에 빠르게 포기했다.

“돈도 밀리고 명성도 밀리는데 뭘 어찌하리. 포기는 빠를수록 좋은 법.”

첫 번째 목표에 실패하고 차선을 고려하는 소하. 그리 괜찮은 매물이 많지 않았기에 먼저, 다른 부분을 보강하기로 한다.

“확실한 오른쪽 윙백이 필요하다.”

포츠머스의 오른쪽 윙백.

매튜 다이스와 아다마 트라오레가 맡고 있었고 전문가들의 평으로는 ‘약점’이라고 지목됐다.

“다이스에게는 미안하지만···. 챔피언스 리그급 선수는 아니야.”

냉정하게 매튜 다이스를 평가하는 소하. 상당히 아쉬운 선수였다. 수년 전 큰 부상으로 인해 성장 폭이 매우 감소한 선수였기에 더욱더.

“그래서 아다마 트라오레를 영입했건만. 이 녀석은 글렀어. 최소한 윙백으로서는 말이지.”

소하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세간에는 소하가 ‘포기를 모르는 투사’라고 알려졌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그도 딱 한 번 포기한 전적이 있었는데, 바로 아다마 트라오레였다.

“애는 착한데···. 머리가···. 좀···.”

인성은 무척 좋았다. 솔직히 포츠머스 내에서 그보다 열심히 훈련에 임하는 선수는 매우 적을 정도!

하지만 축구 지능이 심각하게 부족했다. 조쉬 킹도 가르치는 그 소하가 혀를 내두르며 백기를 들 정도로 말이다.

“포지션 변경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녀석은 나에게 절망을 느끼게 했어···. 그냥 윙어로 키우자···.”

어차피 저돌적이고 직선적인 유형의 윙어도 히든카드로써 필요했기에 방출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덕분에 더더욱 확실한 오른쪽 수비수의 필요성이 증가했다.

“문제는···. 좋은 풀백은 정말 찾기 어렵다는 거지.”

측면수비수는 정통적으로 축구계의 기피 업종이었다.

수비수라 몸값과 주급은 싸고,

수비수라 대중들의 관심도 떨어지는데,

11명의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이 뛰어야 하며,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추기까지 해야 했다.

여기에 준수한 속도까지 기본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고된 포지션이었다.

즉, 하는 일에 비해 수입도 적고 대중의 관심도 떨어지는지라 인재의 품귀 현상이 일어난 것이었다.

“그래서 최상위 윙백들은 돈이 있어도 사지 못하지···.”

괜히 소하가 앤디 로버트슨이란 월드 클래스 측면 수비수를 수년 전에 사 온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아직은 이름이 없는 유망주에 불과하지만, 훗날 탑을 찍는 선수가 딱한 명 있긴 해.”

정말 머릿속의 데이터를 뒤지고 또 뒤져도 딱 한 명밖에 없었다.

“아슈라프 하키미. 지금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별로 조명도 받지 못하는 선수지만 몇 년 뒤에는 또 다르지.”

엄청난 주력을 가진 선수로 유명한 아슈라프 하키미가 소하의 다음 목표였고 레알 마드리드도 포기한 유망주를 돈을 주고 팔아 버릴 기회를 놓치진 않을 거다.

“그렇다면, 이제 후방 플레이 메이커가 필요한데···. 어느 선수가 괜찮을까.”

그렇게 최후의 선수를 고민할 때쯤. 소하에게 축구계의 거물이 접촉을 시도했다.

그의 이름은, 조르제 멘데스.

포르투갈의 축구 에이전트로서 미노 라이올라와 함께 ‘슈퍼 에이전트’로서 악명을 떨치는 인물이었다.

< 195화. 폭풍 영입. (2)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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