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 머리 천재 감독-142화 (142/306)

< 142화. 15-16시즌 챔피언십 리그 전반기. (8) >

기존의 선수단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세간의 헛소문에 발로텔리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무리에 끼지 못해도 상관없는 그의 마이페이스적 기질 때문에? 전혀 아니다.

그냥 사실이 아니었으니까.

단순하게 사실이 아니었기에 코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꽤 괜찮은 놈들이지.’

괜찮은 놈들.

발로텔리가 생각하는 포츠머스 선수단의 선수들이었다.

그간 동료들과 자주 불화를 일으켰던 그로서는 이례적인 평가였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신입이 적응하기에 딱 좋은 태도야.’

기존의 포츠머스 선수들은 그가 알던 부류와는 사뭇 달랐다.

보통 새로운 선수가 팀에 들어오면 두 가지 부류로 나뉘었다.

과하게 잘해주거나,

텃세를 부리거나.

하지만 포츠머스는 자연스러웠다.

애초에 함께 뛴 사이였던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로.

경기장 내에서 실수한다면,

“야! 아침 굶고 왔냐?”

“발가락 하나 없어?”

농담 섞인 비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물론, 잘한다면 똑같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야, 골든보이는 아무나 타는 게 아닌가 봐?”

“제법인데?”

이래서 발로텔리는 포츠머스가 좋았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자신을 ‘특별한’ 취급을 하지 않았으니까.

단지 한가한 시간에도 축구에 미친 사람들이라는 사실이 조금 불편했을 뿐. 포츠머스행은 리버풀 시절 지치고 지쳤던 자신에게 최고의 선택이라 여겨질 정도였다.

‘지낼 만한 곳이야.’

자연스럽게 일원이 된 발로텔리.

아니, 자연스럽게 일원이 됐다고 생각했던 발로텔리.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벽이··· 있다.’

보이지 않는 벽.

포츠머스의 선수들과 자신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가로막혀 있었다.

이것은 ‘은근한 따돌림’ 같은 유치한 무리의 배척성이 아니었다. 무언가 근본적으로 발로텔리와 포츠머스는 달랐다.

그리고 이 벽을 넘지 않는 이상 진정한 일원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동시에 깨달았다.

‘뭐지? 이 거리감은?!’

모처럼 정말 마음에 드는 팀이었기에, 발로텔리는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서로 오래 지낸 덕분에 남달리 친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금방 깨달았다.

“오늘 진짜 더럽게 못 하네! 내 사촌 동생이 너보단 크로스 잘하더라.”

“응~ 네 수비 실력은 우리 엄마 밑이야.”

“선배, 요즘 요가 말고 태극권을 하시나요? 왜 자꾸 쓸데없이 반칙하세요?”

“싸우지 마세요. 우리는 모두 부활해야 합니다.”

“부활하기 전에 그런 상황에서는 조금 더 동료를 이용하는 플레이가 정석입니다. 그런 폐윤활유 같은 플레이는 동료의 사기를 떨어뜨립니다.”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난 팀이었다.

심지어 평상시에는 말도 잘 섞지 않는 사이도 상당히 많았다.

애초에 혼자 노는 독특한 인종도 수두룩했고.

‘그렇다면 이건···. 개인적인 친밀감 때문에 생긴 벽이 아니라는 건데···.’

보이지 않는 벽은 개인적인 친분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발로텔리.

자연스럽게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추론에 이른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니었다.

“그런 걸 왜 물어봐? 내 목표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거야.”

“뭐, 전 나중에 금융 쪽 일을 해보려고 해. 돈 불리는 맛이 좋거든.”

“남은 인생을 낚시에 집중하기 위한 준비랄까. 내 목표는 세계 최고의 낚시꾼이거든.”

“유럽에 요가와 필라테스의 붐을 일으킬 거다. 수백 개의 지점을 가진 CEO가 되는 거지. 하하!”

궁극적인 목표도 전부 다 달랐다. 발로텔리 자신처럼 축구를 수단으로 여기는 선수도 제법 많았으니까.

‘그렇다면 뭐란 말인가?’

지끈지끈.

발로텔리는 심각한 두통에 시달렸다.

평생 자신만 생각했을 뿐, 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그에게 이런 사색은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결국 외부의 도움을 요청한 발로텔리.

외부의 도움이란, 주장인 케빈 도슨이었다.

“흠. 그럼 오늘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라도 같이하죠.”

발로텔리는 난데없는 저녁 식사 초대에 한 번 놀랐고, 바른생활 청년인 주장의 부인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배우 나탈리 도슨이라는 사실에 두 번 놀랐다.

“호호홋. 식단관리 때문에 메뉴는 조금 부족하지만 열심히 준비했답니다.”

그리고 가진 명성과 외모에 비해 너무나도 다정다감하고 친근한 나탈리 도슨에 세 번 놀랐다.

그렇게 시작된 예상치 못한 저녁 식사. 모처럼 굉장히 따스한 시간을 가진 발로텔리는 분위기에 취해 쉽사리 본론을 꺼내지 못했다.

“무엇이 고민입니까?”

배려심 많은 케빈 도슨이 먼저 물어보자 발로텔리는 천천히 본심을 털어놓았다.

“흐음. 충분히 이해되는 고민이군요. 하지만 이건 저로서는 도와줄 수 없는 일입니다.”

예상과는 다르게 케빈 도슨의 입에서 부정적인 말이 나왔다. 발로텔리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같은 소식.

이에 옆에서 눈빛을 빛내며 대화를 지켜보던 나탈리 도슨이 끼어들었다.

“호호. 이해해 주세요. 케빈은 말주변이 없거든요. 제가 대신 설명해 줄게요.”

“고마워.”

“케빈이 도와줄 수 없다고 한 이유는 목표와 꿈은 다르기 때문이에요.”

발로텔리는 나탈리 도슨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혼란스러웠다.

‘꿈과 목표는 같은 말 아니었나?’

다르다고는 평생 생각해보지 않았다.

“후훗. 저로 예를 들어볼까요? 제 목표는 최고의 배우가 되는 거랍니다. 그리고 꿈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해 ‘빅이어’를 들어 올린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거죠.”

“···어?”

무언가를 조금 알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뜬 발로텔리.

나탈리 도슨이 구체적인 예시를 들자 조금은 이해가 됐다.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 이것은 나탈리 도슨에게는 실현이 가능한 ‘현실적인’ 최종점이다.

그에 반해 빅이어를 들어 올린 남자와의 행복한 결혼이란 꿈. 이것은 실현이 난해한 ‘이상적인’ 최종점이다.

이미 나탈리 도슨은 4부리그에서 뛰던 선수와 결혼한 지 한참 되었으니까. 즉, 지금 케빈 도슨이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해야 하는 이야기인데, 이것은 어려웠다.

‘불가능해.’

발로텔리의 생각처럼 불가능했다. 케빈 도슨의 나이는 20대 중반. 요즘 제법 명성이 올랐다 하더라고 세계 최고가 되기엔 너무 늦은 나이다.

“목표와 꿈은 현실과 이상의 차이예요. 그리고···. 이상이란 노력하다가 보면 현실로 다가올 때가 종종 있죠.”

“아···.”

“이제야 이해가 됐습니까? 그래서 제가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한 겁니다. 같은 꿈이란 꾸고 싶다고 꿀 수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끄덕끄덕. 어느 정도 이해한 발로텔리는 고개를 끄떡였지만, 이내 더 큰 의문에 휩싸인다.

“그럼 어떻게 스무 명이 넘는 선수들이 같은 꿈을 꾸게 된 거야?!”

“글쎄요. 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어요. 바로, 감독님의 존재가 가장 큰 영향이었다는 사실이죠.”

케빈 도슨의 대답으로서 발로텔리의 종착점은 정해졌다. 결국 서로 다른 개성 넘치는 청춘들이 ‘한 가지 이룰 수 없는 목표’를 마음속에 품도록 한 건 소하였으니까.

그리고 이것이 발로텔리가 소하를 찾아온 이유였다.

***

“···.”

소하의 냉정한 대답에 발로텔리는 차마 어떤 말도 떠올리지 못했다.

이토록 냉정할 줄 몰랐으니까.

이토록 단호할 줄 몰랐으니까.

사람이 너무 달라 보였다.

그간 소하는 발로텔리에게 대단히 부드러운 사람이었기에.

‘음, 잘했어.’

‘나쁘지 않았다.’

‘조금 아쉬웠다.’

데면데면한 반응. 그간 그저 자신의 비위를 맞춰주는 거라고 생각했거늘. 아니었다. 전혀 아니었다.

그냥 기대치가 낮았던 것뿐이었다.

“솔직히 물어보자. 네가 ‘우리’와 같은 꿈을 꾸고 싶어 하는 이유가 뭐냐?”

비수처럼 날아든 소하의 날카로운 질문. 발로텔리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그냥, 그냥 그러고 싶었으니까.

물론, 아예 이유가 없는 건 아니었다.

‘부럽다.’

부러웠다. 각기 다른 인간들이 하나로 보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눈이 부셨다.

‘난 항상 외로웠으니까.’

마리오 발로텔리.

엄청난 부와 명성을 일궜지만, 평생을 외로움 속에서 살아왔다.

자신을 입양한 부모님 말고는 그 누구와도 섞이지 못했다.

국적인 이탈리아에서는 심심하면 인종차별을 했으며,

모국인 가나는 그냥 혈통일 뿐이었다.

아무런 감상도, 연관도 없는.

그렇다고 모여드는 ‘친구’들은 그가 아닌 돈을 보고 모인 이들이 절대다수.

그래서 외로웠다.

그렇기에 포츠머스의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었다.

적어도 그들은 모든 외적 요인을 배제한 채 한 가지 꿈을 가지고 똘똘 뭉쳐있었으니까.

그들과 함께한다면 평생을 따라온 외로움이 사라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발로텔리는 말할 수 없었다. 왠지 부끄러웠으므로.

“멋있어 보이고 막 이래? 하 좋아. 그럴 수도 있다고 쳐. 하지만 지금의 넌 내가 알려줘도 같은 꿈을 꾸지 못해.”

잠시 말을 멈추고 차를 홀짝인 소하. 이어서 독설이 시작됐다.

“왜냐고? 넌 올라가기를 포기했으니까. 심지어 내려오기까지 했지. 이런 마음가짐으로 우리와 같은 자리에 서고 싶다는 건 너무 오만한 거 아니냐?”

소하의 독설은 반박할 수가 없었다.

전부 다 사실이었다. 날고 기던 유망주가 2부리그인 포츠머스에 왔다는 사실 자체가 올라가길 포기한 인간이란 증거였다.

“넌 착각하고 있어. 내가 다른 애들 머릿속에 꿈이라도 주입하는 기계로 보이나 보지? 아니야. 절대 아니야.”

소하는 초능력자가 아니다.

그리고 결국 남은 선수들은 같은 꿈을 꾸는 선수들일 뿐. 그러지 못한 선수들은 그냥 쳐내버렸다.

“게네들은 스스로 같은 꿈을 꾸게 된 거다. 자신의 의지로 말이야. 네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난 모르겠어. 아니,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그만 나가봐라.”

여지없이 축객령을 내리는 소하.

이에 발로텔리는 대꾸 한마디 하지 못한 채 몸을 일으켜 걸음을 옮긴다.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하지.”

“···.”

풀이 죽어 소하의 사무실을 나가려고 했던 발로텔리는 귀를 쫑긋거리며 발걸음을 멈췄다.

소하의 나직한 목소리는 그만큼 너무나도 달콤한 유혹이었다.

“다시 올라가야 한다. 다시 올라가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을 때야말로 간신히 자격을 갖춘 거지.”

“!!”

발로텔리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고 차를 홀짝이는 소하. 그 모습을 잠시 바보던 발로텔리는 이내 사무실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

11월의 시작!

이것은 어느덧 챔피언십 리그의 전반기가 끝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는 뜻이었다.

17라운드, 포츠머스의 상대는 강력한 승격 후보, 울버햄튼 원더러스 FC.

7승 6무 3패로 포츠머스보다 승점 1점을 앞선 5위를 기록 중이다.

[매우 중요한 경기입니다. 여기서 이겨야지만 승격안정권과 더불어 선두권을 추격할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니까요.]

[그렇습니다. 진다면 플레이오프를 위한 처절한 경쟁이 시작될 겁니다. 심리적인 압박감이 장난 아니겠죠.]

해설과 아나운서의 말처럼 상당히 중요한 경기였다.

포츠머스가 승리한다면, 5위로 뛰어오르며 4위와 승점 2점 차이가 된다.

만약 진다면 4점 차이로 6위를 유지하는 거다.

17라운드까지 6위. 이것은 우승은커녕 승격도 장담하지 못할 어려운 위치였기에 승리가 필수적이다.

[때문에, 오늘은 발로텔리의 모습을 보기 힘들 거라 예상됩니다. 무조건 이겨야 하니까요.]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안토니오 그린과 존 말로리의 조합이나 프레디 스톤이 나올 겁니다. 이제 증명과 기회의 시간은 끝났습니다. 과정이고 뭐고 일단은 이기고 봐야 합니다.]

발로텔리에게 기회를 줄 만큼 줬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여지없이 뒤통수를 맞았지만 말이다.

[···1라운드와 똑같은 전술을 들고나왔군요. 발로텔리를 또 믿어보는 건가요? 성소하 감독?]

이에, 서포터들도 난리가 났다.

-미친. 또 발로텔리를 써?

-내가 보기엔 발로텔리가 성소하 감독의 섹스 테이프를 가지고 있어.

-믿음 축구 보소···.

-성소하 감독이 프런트의 명예를 지켜주려고 일부러 사용하는 거 아닐까?

-분명 발로텔리에게 엄청난 약점이 잡힌 거야.

수많은 우려를 낳았고 경기가 시작되자 여지없이 한탄을 금치 못했다.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으므로.

울버햄튼의 파상공세에 좀처럼 맥을 추지 못하는 포츠머스!

[이런 이런, 오늘도 여지없이 썩 좋은 모습은 아니군요.]

[이건 감독의 믿음이 실패한 거예요. 정신 차려야 합니다!]

모두가 비명을 지르던 그때. 신의 장난처럼 1라운드 때와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갑니다!”

전반기 동안 대단한 수비형 미드필드로 인정받은 데클란 라이스. 그의 장기가 빛나며 번갯불 같은 가로채기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숨은 장기, 전진 드리블. 순식간에 울버햄튼의 진형을 부수며 들어 간다.

“여기!”

데자뷰일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도봉산이 영리한 움직임으로 균열을 파고들었다.

“알겠습니다.”

짧고 간단한 패스로 도봉산에게 패스를 건네는 데클란 라이스.

여지없이 정확한 패스는 도봉산의 발밑에 안착한다.

놀랍도록 비슷한 상황.

“···.”

도봉산은 왠지 모르게 익숙한 상황에 위화감을 느꼈지만 서둘러 주위를 살펴본다.

물론, 아쉽게도 발로텔리가 킹처럼 수비수와 싸워주며 전방으로 침투하지는 않았다.

‘똑같지는 않군.’

하지만. 그렇다고 전처럼 아예 뒤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조쉬 킹보다는 낮은 위치지만 전보다는 조금 위에서 수비수와 경합 중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모습에 도봉산은 놀랍게도 예상에도 없던 한 가지 길이 보였다.

“과연. 그런 건가?”

무언갈 이해했다는 듯이 고소를 머금으며 도봉산은 발로텔리에게 패스를 건네고 민첩한 오프더볼 움직임을 가져간다.

전과 같은 2:1 패스를 위한 움직임이 아니다. 측면으로 빠져나가 상대 선수를 끌어들이는 움직임!

덕분에 발로텔리와 도봉산 사이의 공간이 크게 열렸다.

[좋은 움직임입니다. 발로텔리에게 슛 각을 만들어줬습니다!]

[바로 슛을 때리기에 최고의 상황이에요.]

그러나. 발로텔리는 슛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공을 잡고 질질 끌지도 않았다.

그저, 논스톱으로 빈공간을 향해 질주하는 한 선수에게 짧은 패스를 건넸을 뿐이었다.

“나이스. 제법이잖아?”

벼락같이 빈공간에 모습을 드러낸 선수는, 바로 델리 알리.

침투의 재능을 갖춘 그가 동료들이 만들어준 공간을 놓칠 리가 없었다.

“이걸 놓치면 사람이 아니지.”

지척까지 다가와 슛 각을 좁히는 울버햄튼의 골키퍼를 바라보며 델리 알리는 코웃음을 쳤다.

그리고 터져 나온 깔끔한 로빙슛.

-툭.

슬라이딩하는 골키퍼의 골반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낮은 로빙슛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입니다! 골! 포츠머스의 완벽한 역습이었습니다.]

[정말 바른 템포의 역습이었어요. 하나의 기계를 이루는 부품들처럼 착착 맞아떨어지는 멋진 플레이였습니다!]

“그래 그거지.”

씨익 웃음을 짓는 소하.

모처럼 그의 마음에 쏙 드는 완벽한 골이었다.

‘자신만의 방법이었지만 같은 길을 잠깐이라도 봤다.’

아직은 완전히 팀에 녹아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분명 그 순간엔 같은 길을 봤음이 분명했다.

그야말로 발로텔리다운 답변이었다.

“이제야 제대로 해볼 만하겠군.”

소하는 조금은 어색하지만, 동료들과 부둥켜안고 셀레브레이션을 즐기는 발로텔리를 바라보며 눈빛을 빛냈다.

조쉬 킹의 복귀도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제서야 제대로 해볼 시간이 다가왔다.

< 142화. 15-16시즌 챔피언십 리그 전반기. (8) > 끝

ⓒ 블라님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