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화. 리그컵 결승전. (8) >
극적인 전반전 동점 골을 넣은 포츠머스의 라커룸. 상당히 상기된 분위기다.
선수들은 동점 골을 넣은 알리의 머리를 마구 헝클며 아직도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친. 넌 천재야!”
“너 원래 슛을 그렇게 잘했냐?!”
“그 케이힐을 탭댄스를 추게 만들다니. 도대체 스텝 오버는 언제 연습한 거야?”
“아쉽군. 요가학원은 다음으로 미루지!”
“후후. 이제 난 편한 마음으로 낚시꾼의 길을 걸어도 될 거 같아.”
“훌륭합니다.”
극찬을 아끼지 않는 포츠머스의 선수들. 솔직히, 종종 멋진 골을 보여줬던 델리 알리인지라 그리 특별한 골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가 차원이 달랐다.
초등학교 축구부를 상대로 바이시클 킥으로 골을 넣는 것과 프리미어 리그에서 넣는 것은 전혀 다르지 않던가.
그 첼시를 상대로, 그것도 리그컵 결승전이란 엄청난 무대에서 이런 골은 열광을 금치 못할 일이었다.
“하하하. 제가 잘나긴 했죠. 그래도 존 선배의 도움이 컸어요.”
큰소리치며 가슴을 텅텅 두들기는 델리 알리. 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존 말로리의 노고를 잊지 않고 언급했다.
“새끼. 이제 조금 사람이 됐구나?”
마침, 잠시 화장실에 들렸던 소하가 라커룸에 들어오며 델리 알리를 치하했다.
“겸손할 줄도 알고 말이야. 짐승 새끼에서 사람으로 진화했어. 이 스승은 감개무량하구나.”
“···다, 다 감독님 덕분이죠.”
“알면 됐고.”
소하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시큰둥한 태도로 델리 알리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기며 스쳐 지나간다.
언뜻 보면 너무 무심한 모습이 아닐까 싶었지만 델리 알리는 멋쩍은 미소를 짓는다.
그의 어깨를 두들기는 소하의 손동작이 너무나도 다정했으니까. 이것만으로 델리 알리는 충분한 만족감을 느꼈다.
“아주 훌륭한 전반전이었다. 솔직히 무승부로 전반을 마무리 지을 확률은 정말 낮게 책정했거든.”
소하의 계산으로는 백번 싸워 10번 정도쯤. 전반전이 무승부로 끝날 확률을 10% 정도로 책정했었다.
10%. 꽤 높아 보이지만 막상 이 숫자로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 강화를 하다 보면 지옥 같은 확률이 아닐 수 없다.
‘절대 안 붙지.’
때려죽여도 성공하지 못하는 확률. 하지만 선수들은 해냈기에 소하는 선수들이 자랑스러웠다.
“물론, 계획을 완벽히 이행한 스티븐 데커도 좋았고 마무리 단계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준 델리 알리와 존 말로리도 훌륭했다. 하지만···.”
잠시 말을 멈추고 존 말로리를 바라보며 많은 의미가 담긴 눈빛을 보내는 소하.
그저 조쉬 킹을 위한 경험치로서 던진 패였을 뿐이었지만, 골에 관여까지 하자 뭔가 미안하면서도 대견한 마음이 들었다.
“···하하.”
그런 소하의 눈길이 부담스러운지 딴청을 피우는 존 말로리.
그 모습에 소하는 피식 웃고 나서 천천히 말을 잇는다.
“모두가 잘해줬지만 난 이 자리를 빌려 두 사람을 칭찬하고 싶다.”
저벅저벅.
말을 마치며 소하는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긴다.
그곳은 바로, 모두가 들뜬 와중에도 자리에 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는 선수 두 명이 앉은 자리.
“바로 이 녀석들이야. 잭 해리슨과 도봉산. 얘네들이 아니었으면 우린 진작에 무너졌다. 고맙고, 잘해줬다.”
딱히 공격포인트나 눈에 확 띄는 확약을 보여주지는 못한 두 선수.
하지만, 측면을 홀로 담당한 그들이 버텨주지 못했다면 이미 경기는 옛날에 끝났을 거다.
소하의 주문대로 높은 위치에 서서 상대 측면에 수비적 압박을 줬으며,
첼시의 측면공격 때마다 아군의 엔드라인까지 내려와 주는 수비까지 보여줬다.
이들 각각의 활동량은 이미 전반전에만 6km를 돌파했을 정도. 거의 7km에 가까운 거리다.
일반인이었다면 이미 게거품 물고 졸도했을 엄청난 활동량이었다.
“···과찬입니다. 할 일을 해야 했을 뿐입니다.”
평소 표정 변화가 없기로 유명한 잭 해리슨이 사색이 된 채 입을 열었다.
얼마나 힘든지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
도봉산은 아예 입도 열지 못했다. 감독의 말에 대꾸를 해야 한다는 코딩이 짜인 잭 해리슨이라 겨우 입을 뗀 거였을 뿐.
숨쉬기도 바빠하는 도봉산의 모습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큼큼.”
그들의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헛기침을 하는 소하. 저들에게 저런 임무를 준 건 다름 아닌 소하였으니까.
조금.
아주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일은 일이니까.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그래도 소하도 사람인지라 이렇게 공개적인 장소에서 칭찬해 주는 거다.
원래 하프 타임에 칭찬을 하는 감독이 아니었으니까.
“조금만 더 버텨라. 적절할 때 교체해 줄 테니까.”
“알겠습니다.”
“···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잭 해리슨과 도봉산.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두 눈은 아직 타오른다. 육체는 지쳤지만, 아직 정신만은 팔팔하다는 증거였다.
“자, 그럼 공치사는 여기까지 하고, 후반전 계획을 설명하겠다. 귀 닦고 똑똑히 머리에 박아 넣도록.”
“네!”
소하가 본격적으로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우렁찬 대답을 하는 포츠머스의 선수들.
3부리그 팀으로서 최초로 리그컵에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넘실거렸다.
***
15분의 하프 타임이 끝나고 곧이어 시작된 리그컵 결승전 후반.
양 팀은 서로 말이라도 맞췄는지 큰 변화 없이 전반전과 똑같은 전술로 후반전을 시작한다.
[놀랍군요. 포츠머스가 변화 없이 후반전에 임하는 건 이해가 되지만, 첼시는 상당히 의외입니다.]
[그렇죠. 첼시라는 거대한 팀을 상대로 무승부를 이룬 포츠머스는 바꿀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3부리그를 상대로 동점이란 결과는 첼시에겐 굴욕과 다름없을 텐데요.]
1-1이란 전반전 결과.
이것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선두를 질주하는 첼시에게는 매우 굴욕적인 결과였다.
같은 리그에 속한 팀도 아닌, 두 단계나 밑인 리그1팀을 상대로 낸 결과니까.
때문에, 많은 이들은 조금 더 공격적으로 전술을 바꿔서 후반전을 압도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보수적인 방법을 선택한 주제 무리뉴.
관중들에게 좋은 소리를 듣기는 매우 고단한 일이다.
“우우우! 3부리그 팀을 상대로 지금 뭐 하는 짓이냐?!”
“공격해라! 공격해!”
“챔피언십도 아니고 리그1팀이라고! 쫄지 말고 공격하면 이겨!”
“진짜 경기 재미없게 하네.”
“이딴 경기 매일 봐서 이젠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판이었어.”
포츠머스 팬들은 물론, 소수의 첼시 팬들마저 야유를 보냈다.
이로써 웸블리 스타디움은 첼시가 공을 잡을 때마다 ‘우우우’ 소리가 배경음이 되는 지경까지 왔다.
‘···역시 만만찮은 감독이야.’
오직 소하만이 무리뉴 감독의 의중을 파악하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명감독은 명감독이야. 정도를 벗어나고 사도로 빠진다면 진다는 걸 제대로 알고 있어.’
아쉬운 듯 입술을 매만지는 소하.
정말 무리뉴 감독은 만만치 않았다.
지금 보여주는 포츠머스의 우세는 임시변통에 불과하다는 걸 제대로 알아봤음이 분명했으니까.
소하가 가져온 전술은 잘라 말해, 매우 극단적이다. 즉, ‘균형’을 아예 배제했다는 이야기.
당연히도 이렇게 균형을 유지할 수 없는 전술로는 90 내내 일관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없다.
단적인 예로, 이미 좌우 윙백 역할을 맡은 잭 해리슨과 도봉산이 전반전 만에 뻗을 지경이었으니까.
심지어, 이들은 시즌 내내 선발로 출장함에도 피곤한 기색을 전혀 보인 적이 없는 선수들이다.
‘결국,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자멸할 수밖에 없어. 무리뉴 감독은 이걸 알고 천천히 숨통을 조일 생각이다.’
천천히. 묵직하게.
거대한 파란 코끼리가 작은 하마를 깔아뭉개듯이 압사시키겠다는 의지였다.
‘정말 주제 무리뉴 감독답다. 가장 확실하게 승리로 향하는 방법이야.’
재미보다는 승리에 초점을 맞추는 무리뉴 감독의 철학다운 움직임!
이로써 소하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제기랄. 평범한 감독처럼 뭔가 변화를 줬으면 그곳을 찔러줬을 텐데. 이렇게 된 이상 내가 먼저 변화를 줘야 하나?’
단단한 암반 같은 첼시에 균열을 내려면 모종의 수단이 필요했다. 혹은, 강력한 창을 이용해 정면으로 뚫고 들어가던가.
스윽.
뒤를 돌아보는 소하.
마침, 그의 뒤에는 포츠머스에서 무엇보다 강력한 창이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날을 갈고 있었다.
***
전반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리그컵 결승 후반전 10분.
조금 식어가는 분위기에서 먼저 칼을 빼 든 것은 다름 아닌 약팀, 포츠머스였다.
[아! 포츠머스에서 교체를 준비합니다. 나름대로 우세하던 포츠머스가 먼저 변화를 줄 생각을 할 줄 몰랐습니다.]
[과연, 성소하 감독의 선택은 무엇일까요? 상당히 지쳐 보이는 양쪽 윙백을 바꿔줄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눈에 띄게 지쳐 보이는 잭 해리슨과 도봉산의 교체가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전광판에 초록색으로 빛나는 번호는 9번.
이 말은 즉.
조쉬 킹이 등장한다는 뜻이었다.
[또다시 놀라운 선택을 하는 성소하 감독입니다. 존 말로리를 빼고 조쉬 킹을 투입하다니요.]
[오늘 선발로 나서지 못한 조쉬 킹이 드디어 출동하는군요! 컨디션 이슈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드디어 등장한 조쉬 킹.
그가 등장하자 웸블리 스타디움은 순간, 조쉬 킹의 이름으로 가득 찬다.
“조쉬 킹! 조쉬 킹! 조쉬 킹!”
포츠머스 팬들의 활화산 같은 열정!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못에 핏대를 세우며 조쉬 킹의 이름을 열창한다.
[정말 팬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는 선수입니다. 등장만으로도 포츠머스 팬들이 정신을 놓아버립니다!]
[구단 최고의 유스 출신 선수 아니겠습니까!]
2년 연속 리그 득점왕이 확실히 되는 구단 유스 출신 선수를 누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게다가 재계약 사건 때 에이전트의 조언을 무시하고 직접 사인을 결정했다는 소문은 익히 퍼질 만큼 퍼진 상태다.
그야말로 포츠머스에서는 소하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선수.
제일 잘 팔리는 유니폼은 스타 출신인 도봉산도 아니었고 초신성 델리 알리도 아니다.
바로, 조쉬 킹의 9번이 박힌 유니폼!
“후우우우···.”
여느 때였다면 이런 성원에 의기양양하게 콧대를 세웠을 조쉬 킹.
이번에는 썩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한껏 심호흡하며 차가운 투지를 내뿜는 모습은 같은 사람이 맞나 싶기도 하다.
“고생하셨어요.”
“잘 해봐라.”
꾸벅 허리를 숙이며 존 말로리에게 예의를 표하는 조쉬 킹. 많은 감정이 함축돼있는 인사였다.
“나에게 줘.”
그렇게 경기장에 들어온 조쉬 킹은 다짜고짜 패스를 요구한다. 평상시 같았으면 동료들에게 농담 섞인 쓴소리를 얻어먹어도 할 말이 없는 태도.
하지만, 이미 약속되어있는 플레이였기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조쉬 킹이 들어오면 무조건, 하늘이 두 쪽 나도 녀석에게 공을 보내라.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은 길을 열어줘.’
소하의 단호한 주문.
이를 어길 선수는 적어도 포츠머스의 선수 중에서는 없었다.
-삐익.
포츠머스의 스로인으로 재개된 후반전.
손발이 척척 맞는 훌륭한 팀워크로 측면지역의 압박을 벗어나 중앙으로 공을 돌리는 데 성공한다.
‘일단은 조쉬 킹에게 주라고? 미덥지 않지만 일단을 해보자.’
공을 잡은 선수는 오늘 하프백 역할로 팀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인 칼빈 필립스.
지금까지는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주력했지만, 이번에는 전방을 향해 긴 패스를 시도한다.
-뻥!
목표는 이제 막 잔디를 밟은 조쉬 킹!
패스가 장점인 칼빈 필립스답게 목표를 향해 빠르고 날카로운 패스가 뻗어간다.
“내가 막는다!”
버럭 소리를 지르며 조쉬 킹에게 묵직하게 달라붙는 존 테리.
전반전의 치욕을 지우겠다는 의지가 불타오른다.
교묘하게 조쉬 킹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며 균형을 잃게 만드는 노련한 플레이가 작렬.
20년에 달하는 경험이 축적된, 보다 신체 능력이 강한 상대와의 경합을 이기는 법이었다.
“흥.”
노련한 존 테리의 수비에 쉽게 제압될 것만 같았던 조쉬 킹.
오히려 코웃음을 치며 고함친다.
“전 존 말로리 선배같이 물렁물렁하지 않다고요! 으럅!”
기합을 내뱉으며 힘으로 존 테리의 압박을 떼어내 버리며 공의 소유권을 확보한다.
“······?!”
거의 바닥에 나동그라진 존 테리.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무 약한 상대랑 하다 보니까 감을 잃으셨나 보죠?”
그런 존 테리를 뒤로한 채 앞으로 황소 같은 돌진을 시도하는 조쉬 킹.
그렇다. 조쉬 킹의 말처럼 존 테리는 60분 가까이 상대한 존 말로리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인간이란 적응의 생물이었으니까.
‘첫 경합은 네가 무조건 이길 거야. 그러기 위한 존 말로리의 선발이었어. 그러니까 이겨라.’
투입 전 소하의 마지막 전언.
존 테리라는 선수를 조쉬 킹에게 완전히 보여주는 게 존 말로리의 첫 번째 임무였다면, 두 번째 임무는 바로 이것이었다.
“제길!”
나동그라진 존 테리를 바라보던 개리 케이힐이 조쉬 킹을 막기 위해 자세를 낮춘다.
‘어떤 방식으로 전진할까?!’
조금 전까지 상대하던 존 말로리는 지능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조쉬 킹은 ‘지능적’이란 단어를 가장 싫어하는 선수.
‘몸이 나쁘면 머리가 고생한다.’라는 요상한 좌우명을 가진 조쉬 킹의 선택지는 오직 한 가지뿐이었다.
“으아아아!”
공을 길게 차고 적극적으로 속도 경합을 시도하는 조쉬 킹! 개리 케이힐이 입술을 질끈 깨문 채 몸으로 비벼보지만, 역으로 튕겨 나가며 넘어진다.
“어억.”
[조, 조쉬 킹의 강력한 돌파! 탱크가 돌진하는듯한 묵직함이 느껴집니다!]
[저런 힘을 가진 선수가 빠르기까지 하니, 노쇠한 첼시의 중앙수비수들이 어찌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두 중앙수비수를 힘으로 분쇄했다면 남은 건 골키퍼뿐.
“···.”
엄청난 집중력과 함께 자세를 낮추며 조쉬 킹의 발끝에 시선을 고정한 페트르 체흐!
온몸의 세포를 가속하며 슛에 대한 방비를 철저하게 마쳤다.
하지만.
-쾅!
조쉬 킹의 발끝에선 폭발이 터졌고 페트르 체흐는 준비가 무색하게도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공이 보여야 몸을 날리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닌가!
-철써어어억!
여지없이 골네트를 괴롭히는 조쉬 킹의 맞고 뒈져라 슛.
조쉬 킹 다운 화끈한 골이었다.
[골입니다! 골! 조쉬 킹의 거포가 들어오자마자 불을 뿜습니다! 역전 골이에요!]
[믿을 수 없어요. 믿을 수 없어요! 저 선수는 진짜 크게 될 선수예요. 대형 유망주 조쉬 킹의 원맨쇼로 포츠머스가 후반 63분,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우효오오오!”
거친 함성을 내지르며 질주하는 조쉬 킹. 그가 향하는 곳은 소하와 존 말로리가 환호하는 벤치였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 113화. 리그컵 결승전. (8)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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