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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천재 감독-108화 (108/306)

< 108화. 리그컵 결승전. (3) >

리그컵 결승전 하루 전.

포츠머스시는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묘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을 받을지 기대하는 아이의 마음이랄까.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대축제가 될 날이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눈치다.

그리고.

포츠머스 FC의 클럽하우스 또한 비슷한 분위기였다.

아니, 오히려 조금 더 분주하면서도 긴장의 끈이 바짝 조여진 상태다.

대부분이 신입사원인 포츠머스의 프런트는 ‘결승전’이란 업무 폭탄에 잠시 허덕이긴 하지만, ‘신입’의 패기로 어찌어찌 모든 일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후우. 새하얗게···. 불태웠다.”

“하니까 되네.”

“입사 1년 차에 3부리그에서 결승전을 맞이하게 될 줄 정말 몰랐어.”

“이제 남은 건 응원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한 달간의 결승전 준비를 모조리 마친 포츠머스의 프런트.

해냈다는 성취감과 안도감에 한숨 돌리며 이제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훈련장으로 눈을 돌렸다.

***

“오늘은 여기까지. 퇴근하든지 남아서 개인 훈련을 하든지 알아서 해라. 내일 늦지 말고.”

소하가 주도한 결승전 대비 마지막 훈련은 의외로 대단히 가볍고 싱겁게 끝났다.

평소 세수처럼 하던 중거리 달리기도 없었으며,

악에 받친 전술 훈련 또한 없었다.

그저 내일 사용하게 될 전술에 대한 간략한 설명만 있었을 뿐. 얼핏 보면 출석 체크만 하고 강의를 끝낸 느낌이다.

“그리고 선발은 내일 아침에 발표하겠다. 그럼 이만.”

선발 고지도 없이 총총걸음으로 사라지는 소하. 선발을 늦게 발표하는 것은 딱히 특별한 일은 아니다.

경기 시작 세 시간 전에도 바꾸는 게 선발이었으니까.

다만, 큰 경기를 앞두고 조금 초연한 소하의 모습은 낯설기 짝이 없다.

이것은 선수들도 마찬가지.

멀어져 가는 소하의 등을 바라보며 선수들이 속닥거린다.

“감독님 왜 저래? 주식이라도 꼴으셨나 봐.”

“조심해. 오늘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은 거 같으니까.”

“이상하네. 감독님 성격상 아무리 첼시가 상대라고 해도 승리를 포기할 사람은 아닌데.”

“조쉬 킹이 또 사고 쳤나?”

수군수군수군.

동네 미용실 아줌마들의 속닥거림이 따로 없을 지경이다.

그렇게 잠시 소하의 이상한 분위기에 잡담을 나누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할 일을 하러 간다.

“내일 결승전인데 퇴근은 별로 당기지는 않고 개인 훈련이나 하러 가야겠다.”

“가볍게 미니게임 할 사람 손!”

“난 첼시 선수들 영상이나 더 보러 가야겠어. 약점을 확실히 파악해놔야지.”

“여기서 퇴근하면 내일 결승전은 뛰지도 못할 거야. 훈련 가자!”

“이건 감독님의 덫이다!”

대동단결해서 모조리 각자 필요한 부분을 훈련하기 위해 땀을 흘린다.

실로, 아주 완벽한 프로의식이 아닐 수가 없다.

“후후후. 아주 좋네요. 아주 좋아요.”

“그러게나 말입니다. 키운 보람이 있는 녀석들이에요.”

이 모습을 은밀히 훔쳐보던 소하와 밀러가 미소를 감출 수 없었음은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

“그런데요···. 감독님. 정말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냥 원하시는 대로 선발을 해도 충분할 거 같은데요. 다들 기운차지 않습니까.”

선수들의 모습을 은밀히 지켜보자는 소하의 계획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밀러.

이에, 소하는 검지를 까닥이며 부정한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무리의 의견에 휩쓸리는 동물이에요. 사회적인 동물이니까요. 자기의 속마음과는 다르게 의욕 있는 ‘척’하는 녀석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알겠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왜요?”

“가끔 보면 감독님은 십 년은 더 산 사람같이 말씀하신단 말이죠.”

깜빡이도 켜지 않고 훅 들어오는 밀러의 차선변경. 소하는 매우 당황한다.

“뭐, 뭔 헛소리예요.”

“궤변을 줄줄이 늘어놓으시는 거 같으면서도 굉장히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말을 많이 하시거든요. 20대로서는 알기 힘들죠.”

“그, 그냥 어디서 대충 주워들은 잡지식을 포장한 거니까 신경 쓰지 마요.”

“그렇습니까?”

“그렇다니까요. 쓸데없는 데 신경 쓰지 말고 잘 따라오기나 하세요. 지금 시국이 어느 땐데 말이야!”

짐짓 성질을 내는 척을 하며 아직 의구심을 지우지 못한 밀러를 다시 한번 잠재우는 소하.

본격적인 선수관찰에 들어간다.

***

포츠머스에는 4명의 외국계 잉글랜드인이 선수로 뛰고 있다.

안토니오 그린.

조쉬 킹.

델리 알리.

칼빈 필립스.

안토니오 그린과 델리 알리는 나이지리아계 잉글랜드인.

조쉬 킹과 칼빈 필립스는 자메이카계 잉글랜드인이다.

비슷한 태생을 가진 그들이 서로 친하게 지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특히나,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안토니오 그린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단짝처럼 붙어 다녔다.

“킹아 너 어디 가냐?”

“화장실.”

“···.”

델리 알리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도대체 오늘 하루만 화장실을 몇 번이나 가는 건지 세기도 힘들었으니까.

“덩치가 아깝다. 잔뜩 쫄았네.”

옆에서는 칼빈 필립스가 도끼눈을 뜨며 혀를 찼다. 두 친구에게 집중포화를 당한 조쉬 킹. 억울한 어조로 성토한다.

“당연한 거 아니야? 첼트넘도 아닌 첼시가 상대야! 너무 강해. 그리고 내가 상대해야 할 존 테리는 전설적인 수비수라고. 너희들이 상대할 선수들하고는 차원이 다른 선수지.”

존 테리. 3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신체 능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아직 조쉬 킹 같은 애송이가 상대하기엔 너무나도 뛰어난 선수다.

어찌 보면 조쉬 킹의 성토는 누구나 다 고개를 끄덕일 만큼 합리적이었다.

감히 ‘그 존 테리’를 할만하다고 여길 선수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조쉬 킹의 두 친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보다.

“헛소리하네. 전성기가 수년 전에 지난 선수한테 겁먹은 네가 쫄보인 거야.”

“뭐? 내가 상대하게 될 선수는 파브레가스, 마티치, 오스카인데? 이 선수들은 펄펄한 전성기 나이라고. 네가 제일 할 만해. 멍청아.”

“···.”

친구이기에 더욱 여과 없는 쓴소리를 얻어맞았다.

“···정말 너희들은 그 선수들을 상대하는 게 무섭지 않은 거야?”

조쉬 킹의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무섭게 알리와 필립스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하지. 바보야.”

“내가 넌 줄 아냐?”

“···.”

말뿐이었다면 꼬투리라도 잡았을 텐데. 두 친구는 말은 물론이고 행동마저 자신감이 폭발했기에 조쉬 킹은 쭈구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됐어. 난 화장실이나 갈래.”

“그러든지.”

“말든지.”

냉정한 친구들의 반응에 어깨를 늘어뜨린 채 슬며시 화장실로 향하는 조쉬 킹.

그런 그의 모습이 사라지자 델리 알리와 칼빈 필립스는 한숨을 내쉰다.

“어휴. 저거 어쩌냐.”

“단순한 놈이라 영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팀의 주포인 친구의 멘탈이 완전히 가루가 난 상황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그래도 어떻게든 방법을 짜내야 해. 녀석이 똥을 싸면 우린 이길 수 없잖아.”

“그렇지. 근데 어떻게 해야 하지? 막막하다. 이런 건 감독님이 잘하시는데···.”

오늘따라 유달리 초연한 태도를 보이던 소하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그리고, 이것은 단지 감상만이 아니었다. 진짜 눈앞에 소하가 있었으니까.

“안녕. 얘들아.”

방싯 웃으며 모습을 드러낸 소하. 뒤에는 검은 보자기를 뒤집어쓴 밀러도 보인다.

“···뭐 하세요?”

“···언제부터 계셨나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는 델리 알리와 칼빈 필립스.

“아까부터. 어때? 이게 바로 아시아의 명물인 닌자라는 거다.”

“···닌자는 일본 거잖아요. 감독님은 한국인이시고. 두 나라의 사이가 좋진 않다던데요.”

팀에 한국인이 많은 덕분에 동아시아 관계에 상당히 빠삭한 선수단의 특징이 나왔다.

“매우 훌륭하구나. 알리야. 게임을 할 시간도 부족할 텐데 역사 공부도 하고.”

“기, 기초 상식이죠!”

빼액거리는 알리의 등을 토닥이며 소하는 주제를 바꾸었다.

“그나저나 정말이니?”

거두절미하고 소하는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다만, 앞뒤 다 자른 질문이라 다시 한번 질문해야 했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너희들은 정말 두렵지 않냐는 거야.”

소하가 앞뒤를 붙여 재차 질문하자 알리와 필립스는 조금 전 조쉬 킹에게 했던 것처럼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

장난스러운 웃음을 머금은 채 빤히 바라보는 소하의 눈빛은 속마음을 완전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착각을 줬기 때문이다.

잠시 자신의 속마음을 재차 확인하는 포츠머스의 어린 선수들. 이윽고 거침없이 똑같은 답변을 내놓는다.

“전 진짜로 겁 같은 건 먹지 않았어요. 오히려 절호의 기회잖아요. 결승전 무대에서 제 능력을 첼시한테 시험해볼 두 번 다시 없을 기회!”

“반즈 선배가 말해줬어요. 아무리 거친 파도가 치더라도 침착하게 낚싯대를 바라보면 결국 물고기를 잡는다고요. 딱히 들뜬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겁을 먹지는 않았어요.”

평상시 같은 델리 알리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마이클 반즈에게 좋은 점만 배운 칼빈 필립스의 당찬 대답이었다.

“그랬구나.”

소하는 두 선수를 따스하게 바라보았다. 특히나, 칼빈 필립스에게는 어깨를 두들겨 주기까지 한다.

‘녀석. 잘 컸군.’

처음 이적했을 때만 해도 아직 치기 어린 소년이었거늘. 수년간은 주전인 마이클 반즈의 자극제로서만 유용하리라 생각했지만, 역으로 반즈의 장점을 흡수하고 훨씬 더 빨리 비상한 필립스가 대견스러웠다.

“좋아. 너희들에게만 귀띔해주지. 너희 둘은 내일 선발이다. 단단히 각오하고 있도록.”

“당연하죠!”

“역시.”

소하의 말에 전의를 불태우는 델리 알리와 칼빈 필립스. 한시라도 빨리 경기장에서 실력을 뽐내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린다는 얼굴이다.

하지만, 곧 절친한 친구인 조쉬 킹을 떠올리며 풀이 죽는다.

“그런데요···. 킹은 어쩌죠?”

“걔 좀 어떻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감독님은 이런 거 전문가시잖아요.”

두 포츠머스 미래의 부탁에 소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안심시킨다.

“걱정하지 마라.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너희들은 경기에나 집중해.”

소하의 확언에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는 둘. 얼굴에 어렸던 근심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대답이나 사족 따윈 필요 없었다.

그들의 감독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의심 따위는 그저 시간 낭비일 뿐이라는 사실을 둘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

찰스 말로리와 존 말로리.

형제가 한 구단에 속한 것은 축구에 미친 나라 잉글랜드에서도 꽤 특별한 일이다.

유소년 레벨이라면 몰라도 성인 무대는 재능의 영역. 아무리 형제라도 가진 재능은 달랐으니까.

게다가 비슷한 레벨이라도 원하는 팀이 각기 다른 경우가 많아 한솥밥을 먹는 건 정말 보기 드물었다.

하지만 찰스 말로리와 존 말로리는 벌써 4년이나 같은 팀에 머무는 중이다.

요컨대, 잉글랜드의 ‘벤더 형제’라고 볼 수 있겠다.

이 때문에 사이가 좋을 거라 예상되지만 생각보다 그리 좋지는 않다.

무뚝뚝하고 거칠며 진중한 성격의 찰스 말로리.

유들유들하고 부드러우며 가벼운 성격의 존 말로리.

성격이 워낙에 정반대인지라 친하게 지내기에는 서로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아예 서로를 싫어하는 사이도 아니다. 적당히 데면데면한 관계를 유지하는 평범한 형제의 모습일 뿐.

결승전을 앞둔 자유 훈련 시간, 공교롭게도 이 동료이자 형제는 클럽하우스의 수영장에서 마주치게 됐다.

“···너냐?”

“어휴. 지겹다. 지겨워.”

서로를 얼굴을 흘겨보며 툴툴거리는 말로리 형제. 같은 상황에서 같은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 영락없는 형제다.

“···.”

“···.”

첫인사를 제외하고선 대화 따윈 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가 할 일을 하는 두 선수.

하지만, 이윽고 찰스 말로리가 무뚝뚝한 음성으로 이 무거운 침묵을 깨뜨린다.

“···할만하냐?”

많은 의미가 함축된 질문이다.

현재 존 말로리는 주전에서 완전히 밀린 상태였으니까.

“···.”

두 눈을 동그랗게 뜨는 존 말로리.

형이 먼저 이런 부드러운 질문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표정이다.

“하하. 형이 이렇게까지 물어보는 걸 보면 내가 정말 위기의 남자이긴 한가 본데?”

“짜식. 실없긴. 아직 웃을 여유는 있나 보군. 괜한 걱정이었나?”

“괜한 걱정이긴. 맞아. 좀 조급하긴 해. 그래도 버틸 만은 하지.”

“흥. 가끔은 네 녀석의 성격이 부러울 때가 있다.”

존의 넉살 좋은 대답에 찰스는 코웃음을 쳤다. 주전 자리를 완전히 잃었는데, 자존심이 상하지도 않는단 말인가?

피를 나눈 형제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비꼬지 마. 나도 다 생각이 있으니까.”

“무슨 생각?”

“이거 왜 이래? 오늘따라 왜 이렇게 치근덕거리는 거야?”

“···내 동생이니까. 그저 도움을 주고 싶을 뿐이다.”

미우나 고우나 형제는 형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동생을 어떻게 해서든 도와주고 싶었다.

“됐네요.”

“팀을 떠날 생각인가?”

“설마. 아직 감독님이 날 원하는데 내가 이 멋진 팀에서 제 발로 나갈 리가 있겠어?”

“···.”

“내가 어떤 생각으로 버티냐고 물어봤지? 대답해줄게. 감독님이 날 아직도 원하고 있기 때문이야.”

조금은 의문스러운 대답이었지만 찰스 말로리는 모처럼 작은 미소를 지으며 긍정한다.

“그렇지. 감독은 필요 없는 인간에게는 가차 없으니까.”

“바로 그거야. 난 내 할 일을 하면 돼. 그러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거야.”

확신하는 존 말로리. 그런 그의 확신은 사실이었다.

소하가 정말로 그를 전력 외로 분류했으면 겨울 이적시장에서 바로 팔아버렸을 테니까.

오히려 비밀리에 재계약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인지라 기다리면 되는 일이었다.

“후훗. 내가 널 잘못 생각했나 보군. 유약한 녀석인 줄만 알았는데 제법 강단이 있어. 내 동생답다.”

“하하. 헛소리하지 마. 난 원래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니까.”

모처럼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짓는 형제. 조금 전까지 무거운 침묵이 감돌던 수영장에는 굵직한 남자들의 목소리로 가득 찬다.

“잠깐.”

“왜?”

오랜만에 형제들끼리의 대화를 하던 중, 찰스 말로리는 묘한 인기척을 느끼고 대화를 중단했다.

“조금 전에 뭔가 움직이지 않았나?”

“뭔 소리야? 벌써 노안 왔어?”

“아직 그 정도 나이는 아니다. 이 자식아. 이상하군. 아니, 애초에 처음부터 묘한 시선이 느껴진 거 같았는데 말이야.”

“내일 경기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그런 거겠지.”

“흠···. 그런가.”

동생의 말에 떨떠름하지만 수긍하는 찰스 말로리. 물론, 그가 느낀 인기척과 시선은 단순한 착각은 절대 아니었다.

그리고 한 시간 뒤.

찰스 말로리와 존 말로리는 소하에게 선발명단에 들었다는 통보를 받게 되었다.

< 108화. 리그컵 결승전. (3)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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