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 머리 천재 감독-81화 (81/306)

< 081화. 리그컵 1라운드. (5) >

1.

도봉산의 각성!

포츠머스와 노리치 시티의 리그컵 1라운드 경기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게 되었다.

전반 15분.

다시금 펼쳐진 도봉산의 마법.

앤디 로버트슨과 함께 침착하게 2대1 패스를 통해 왼쪽 측면을 부수던 도봉산. 현란한 발놀림으로 슈팅각까지 만들어 페널티박스 왼쪽 모서리에서 감아차기를 시도한다.

-슈르륵.

그리 빠르지는 않지만 날카롭게 휘어진 공은 골대 오른쪽 상단 모서리로 향한다.

-탕!

맑게 울려 퍼지는 골대의 진동.

정말 주먹 반 개 차이로 아쉽게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제기랄!”

경기장의 잔디를 후려치며 아쉬워하는 도봉산. 그간 순둥순둥하던 모습은 도저히 찾기 힘들다.

전혀 달라진 그의 행동에 동료들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에 나오던 출연자 같은 표정을 짓는다.

“괘, 괜찮아. 잘했어.”

“바람이 별로였어. 종종 경기장에서는 상승기류가 솟아오르니까.”

“나였으면 넣었다!”

바뀐 그의 모습이 싫지 않은 동료들.

경기장에서 투지 넘치는 동료를 싫어하는 축구선수는 없었다.

전반 18분.

이번에는 노리치의 역공이 시작되었다.

오른쪽 윙 네이선 레드먼드가 거침없이 포츠머스의 왼쪽 측면을 돌파한다.

네이선 레드먼드. 훗날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도 종종 얼굴을 내비치는 20세의 유망주. 빠른 발과 뛰어난 드리블 능력이 강점인 정통 윙어다.

“빠르잖아?”

아직은 ‘리버풀’에서 뛰었던 실력까지 성장하지 못한 앤디 로버트슨이 쉽게 벗겨졌다.

“나에게 올려줘!”

북아일랜드 출신의 장신 공격수, 카일 래퍼티가 손을 번쩍 들며 외쳤다.

신장 193cm. 체중 88kg.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B에서 11골이나 넣고 이번에 노리치 시티에 새롭게 합류한 뛰어난 공격수다.

뛰어난 유망주인 레드먼드의 돌파 후 크로스를 살리기 위해 닐 아담스 감독이 공을 들여 영입한 선수다.

“알았어!”

카일 래퍼티의 공중볼 장악 능력을 신뢰하는 레드먼드는 주저함이 없이 크로스를 시도하려고 한다.

하지만,

-촤악.

뒤쪽에서 들어오는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에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린다.

멋진 태클의 주인공은 각성한 도봉산.

진짜 상암동 미친개 시절보다 힘을 많이 뺀 덕분에 깔끔한 태클이 되었다.

전반 20분.

다시 소유권을 잡은 포츠머스.

도봉산의 현란한 플레이에 감명받은 델리 알리가 지기 싫다는 듯 중앙에서 상대 미드필더 진을 허문다.

“나도 할 수 있다고.”

타고난 센스 하나로 월드클래스 근처까지 다가갔던 알리. 일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프로 생활 내내 약점으로 지적받던 ‘기초’는 어느덧 장점이 되었다.

탄탄한 기초와 뛰어난 센스.

이 둘이 합쳐지며 델리 알리는 미친 듯이 성장 중이다. 이제 경기장 내에서는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랐을 정도.

“받아라, 킹아.”

중앙 수비수 한 명마저 끌어들이며 고군분투하던 조쉬 킹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준다.

“으차차!”

자기보다 10cm나 큰 마이클 터너를 상대로 경합에서 밀리지 않는 조쉬 킹.

하지만 아직, 완성된 성인 선수와 힘 싸움에서 완벽히 이기기엔 무리.

“젠장!”

다시 한번 제압당하며 이를 바득바득 간다.

전반 23분.

노리치 시티의 공격. 노리치 시티의 닐 아담스 감독 특유의 4-2-3-1 포메이션이 온전히 작동하며 포츠머스의 전방 압박을 벗어난다.

-텅!

공격형 미드필더인 조니 호선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아쉽게도 득점에 실패.

전반 26분.

반대 발 윙어가 무엇인지 경기마다, 분마다 깨닫는 중인 잭 해리슨.

도봉산 같은 화려한 발재간은 없지만 시원시원하고 간결한 드리블로 마르틴 올손을 애먹인다.

-팡!

스웨덴 국가대표를 사르르 녹여버린 뒤 시도한 왼발슛. 아쉽게도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막아낸다.

전반 28분.

다시금 노리치 시티의 공격.

평소 노리치 시티의 모습답지 않게 빠른 템포의 포츠머스를 따라잡는다.

“지나갈 수 없습니다.”

포츠머스의 빙벽, 케빈 도슨의 침착하고 냉정한 수비에 막혀 공격이 무산된다.

전반 30분.

포츠머스의 재공격.

전반 32분.

노리치 시티의 재공격.

전반 33분.

포츠머스의 역습.

전반 34분.

노리치 시티의 재역습.

전반 35분.

포츠머스의 재재역습.

전반 36분.

노리치 시티의 재재재역습.

보통 수준 낮다고 평가받는 리그컵 1라운드에 어울리지 않은 매우 빠른 템포의 공격적이고 재밌는 경기가 펼쳐진다.

서로 가드를 한쪽씩 내리고 미친 듯이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

퍽퍽퍽퍽.

축구 경기에서 들을 수 없는 살가죽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착각이 들 정도다.

[정말 화끈한 경기입니다. 이게 프리미어 리그인지 리그컵 1라운드인지 모를 내용이네요.]

[TV 중계를 결정한 FA 사무국과 방송국은 정말 신이 날 겁니다. 재미없는 경기였다면 본전도 못 건졌을 테니까요. 정말 재밌는 경기입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신이 난 외침처럼 과감히 TV 중계를 밀어붙인 관계자들은 신이 났다.

“바로 이거지. 웬만한 프리미어 리그 경기보다 재밌잖아.”

“약팀끼리의 경기가 재미없다고? 원래 좆밥싸움이 제일 재밌는 거야.”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보통, 강팀을 상대하면 수비적으로 나오는 게 정석이지만, 포츠머스는 정석하고는 거리가 먼 팀이지.”

“UFC였다면 이미 경기장에 피가 흩뿌려진 경기야. 0-0인데도 이렇게 재밌는 경기는 드물걸?”

대호평! 이는 관계자들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리그컵 1라운드 중계에 불만을 가진 시청자들도 고개를 끄덕였으니까.

“중계할만하네.”

“벌써 전반전 40분이 넘었어.”

“슈팅 수가 양 팀 합쳐서 20개 넘었다고. 불과 40분 만에!”

“간단하게 말해서 2분에 한 번씩 슛이 나오는 미친 경기야.”

“포츠머스란 팀 매력적인데? 체급이 저렇게 차이가 나는데도 물러서질 않아.”

“노리치 시티도 프리미어 리그에서는 맨날 수비만 하던데. 스타일을 바꿨나 봐.”

재미있는 경기는 언제나 좋은 영향력을 가져온다.

소하와 닐 아담스 감독은 사전에 말을 맞추지 않았지만, TV 중계가 결정되면서 바라던 모습과 일치했다.

“좋습니다. 이래야죠.”

“소문보다 재미있는 친구로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양 팀 감독.

어느덧 역대급으로 치열하며 재밌었던 리그컵 1라운드의 전반전이 종료된다.

-삐삑, 삑!

‘좋아, 예열은 끝냈으니까 후반전은 이겨볼까.’

슬슬 승리계획을 머릿속에서 조합하는 소하. 여흥은 전반전까지만. 후반전은 승부를 봐야 할 시점이었고, 노리치 시티의 닐 아담스 감독도 마찬가지일 게 분명했다.

2.

“아주 좋은 경기력이었다.”

난 모처럼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칭찬을 건넸다. 3개월 전만 해도 프리미어 리그에 몸담았던 팀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호각으로 싸우다니.

어찌 자랑스럽지 않겠는가.

“뭐야···. 감독님이 한 골도 넣지 못한 전반전을 보고 칭찬을 해···.”

“약을 치시는 느낌이 강한데.”

“매우 실망하셨나 보군. 더 분발해야겠어.”

“여기서 들뜨지 마. 괜히 나대다가 눈에 띄면, 그날 진짜 골로 가는 날이니까.”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마이클 터너한테 발려서 죄송합니다.”

새끼들이. 칭찬을 해줘도 지랄이야.

도대체 내 이미지가 어떻게 이렇게 된 거야? 나름대로 착하고 친절하며 다정한 감독인데.

조금 더 정신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됐다. 말을 말자. 하여튼 공격작업을 잘되었어. 물론, 우리 ‘주전’ 공격수 조쉬 킹이 마이클 터너와 세바스티앙 바쏭에게 털리지 않았다면 이기고 있었겠지만 말이야.”

“···.”

“하지만 노리치 시티의 중앙 수비수 조합은 아직 킹 ‘혼자서’ 이겨내기엔 강력한 조합이야. 파워풀한 센터백 마이클 터너, 힘도 좋고 운동능력도 뛰어난 세바스티앙 바쏭. 이 둘을 혼자서 이겨낼 선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아.”

단순히 기를 살려주기 위한 아부성 멘트가 아니다. 프리미어 리그급 수비수라면, 수만 명의 축구선수 중에서도 상위 1%의 선수들.

현시점에서 이들은 혼자서 이겨낼 선수는 리오넬 메시, 호날두, 수아레스, 네이마르, 레반도프스키, 리베리, 로벤 정도?

잉글랜드 리그로 한정을 짓는다면 에덴 아자르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즉, 동료들이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역시 그러죠?! 하하!”

금세 살아나는 조쉬 킹. 정말 단순한 놈이다. 그럼 다시 기를 죽여줘야지.

“너도 잘한 건 없어.”

“···.”

“힘에서 밀리는데도 계속 힘으로만 상대하는 네 녀석의 지능에는 할 말을 잃었으니까. 이참에 축구 때려치우고 일본으로 가서 스모나 하지 그래?”

“너, 너무해요.”

“너무하긴. 네가 가진 수많은 장점을 활용하지 않고 상대의 강점에만 맞춰주는 게 사람이 할 짓이냐?”

속이 터진다. 물론, 조쉬 킹의 힘은 그의 뛰어난 장점 중 하나다. 하지만, 그보다 더 뛰어난 장점은 뛰어난 힘을 가졌음에도 빠르고 민첩하다는 점이었거늘.

이를 활용하지 않는 모습에 속에서 열불이 났다.

“그럼 어떻게 해야죠?”

“···그건 네가 직접 생각해봐.”

언제까지 일일이 코딩해줄 수는 없는 법. 자신이 직접 깨달아야만 진정으로 자신의 무기가 되는 법이니까.

“대신 네가 깨달을 시간은 충분히 줄 예정이야.”

말은 이렇게 했어도 후반전 승리계획의 핵심은 조쉬 킹. 이 녀석을 위한 판을 깔아줘야 한다.

“후반전은 조쉬 킹을 위해 움직인다. 최대한 혼란을 줘서 조쉬 킹에 대한 압박을 지워라. 이게 우리 팀의 후반전 계획이다.”

3.

다시 시작된 포츠머스와 노리치 시티의 리그컵 1라운드. 후반전을 맞이했지만 양 팀은 전반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슷한 모습일 뿐.

조금씩 선수들의 위치가 다르다.

도봉산은 조금 더 넓게 포진.

더 넓은 공간을 담당해 그의 영향력을 더 멀리 퍼지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오늘 경기에서 폼이 최고조인 그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역시 그렇게 나오는군.”

슬며시 웃음 짓는 닐 아담스 감독.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는 쾌감이 전신에 퍼진다.

이미 예측한 상황. 이에, 노리치 시티도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왼쪽 윙포워드인 도봉산을 억제하기 위해 오른쪽 수비라인을 벌려둔 것.

노리치 시티에게도 도봉산의 파괴력은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왔나 보다.

-삐익!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

포츠머스의 선공으로 후반전 경기가 시작된다.

경기 양상은 전반전과 동일.

서로 치고받으며 유혈이 낭자한 혈전이 펼쳐진다.

[또다시 난타전이군요. 이 팀들은 어떻게든 때리고 싶어서 안달이 난 팀들입니다.]

[골이 없다는 점만 빼면 제삼자 관점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일 거예요.]

하지만, 선수들의 움직임만은 달랐다. 특히나 특명을 받은 도봉산의 움직임은 전반전과는 상이했으니까.

‘전반전은 훌륭했다. 내가 바라던 모습이야. 후반전에도 똑같이 해줘. 다만 연기를 좀 해야 해.’

‘연기요?’

‘그래. 전반전처럼 안쪽으로 드리블을 하는 척하면서 슬슬 밖으로 빠져라. 상대가 눈치채지 못하게 천천히. 밖으로 유인하라는 거야.’

‘호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도봉산은 소하의 뜻을 바로 알아차렸다. 그가 망가졌던 건 마음이었을 뿐. 머리는 온전했으니까.

후반 20분.

오늘 하루만 드리블 성공 6회를 달성한 도봉산은 또다시 왼쪽 측면을 헤집는다.

“제기랄. 이번에는 막는다.”

“나도 돕는다.”

계속 발놀림에 당해버리자 노리치 시티의 수비진도 눈알이 돌았다.

어떻게든 공을 탈취하겠다는 의자가 경기장을 넘어 관중석까지 전해진다.

좋은 투지이자 승부욕.

하지만, 위치가 너무 깊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전반전같이 페널티박스 근처가 아닌, 사이드 라인과 가까운 지점이 아니겠나.

“어?”

“뭐, 뭐야?”

당황하는 노리치 시티의 선수들.

‘됐다···!’

도봉산은 회심을 미소를 짓는다.

소하가 지시했던 대로 완벽히 낚아버린 것이었다.

‘이제 패스는 비어있는 킹한테.’

현란한 발기술로 당황한 상대 선수들의 압박을 잠시나마 떨쳐낸 도봉산.

그대로 중앙의 조쉬 킹에게 낮고 강한 패스를 뿌린다.

그와 동시에 반대편 측면의 잭 해리슨은 더미런을 시도.

순간적으로 패스를 받은 조쉬 킹이 마이클 터너와 1:1 기회를 얻도록 도움을 준다.

‘기회다.’

소하가, 소하와 팀 동료들이 만들어준 절호의 기회.

다만, 전반전 내내, 후반전 20분 내내, 그를 제압하던 마이클 터너를 넘어서야 골에 가까워진다.

‘할 수 있을까?’

평소와는 다르게 주춤거리는 조쉬 킹.

70분 동안 계속 패배했던지라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다.

‘넌 힘 말고도 다른 장점이 많잖아.’

순간, 머릿속을 관통하는 소하의 칭찬인지 쓴소리인지 구분이 어려운 말.

‘내··· 장점?’

장점이라 하면 역시나 힘 아니겠나. 팀 내에서도 그에게 비견될 사람은 찰스 말로리 밖에 없었다.

‘단순히 힘만 센 건 아니지. 난 빠르기도 하니까. 잠깐. 빠르다···?’

드디어 무언가를 깨달은 조쉬 킹.

조금 겁을 먹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거침없이 마이클 터너와 1대1 대결을 펼친다.

“넌 안돼!”

“흥, 두고 보라고요.”

조쉬 킹은 마이클 터너의 도발을 코웃음으로 넘기며 이리저리 몸을 움직인다.

왼쪽 오른쪽 왼쪽 오른쪽.

평소에 ‘무조건 앞으로 돌격!’을 하던 조쉬 킹이라고 믿기지 않은 재간.

전혀 다른 조쉬 킹의 움직임에 마이클 터너는 눈알이 빙글빙글 돈다.

“이, 이 자식이.”

점점 무게중심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마이클 터너. 그리고 조쉬 킹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아저씨는 몸이 느리군요.”

왼쪽으로 크게 뛰는 동작을 하다가 순식간에 오른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러자, 민첩성이 훨씬 떨어지는 마이클 터너는 무게중심이 완전히 무너져진다. 그대로 잔디 위에 엉덩방아를 찍으며 넘어지는 마이클 터너.

“제가 이겼네요. 감독님이 말씀하셨죠. 마지막에 이기는 놈이 진짜 이긴 거라고!”

“···!”

잔뜩 자신감이 부풀어 오른 조쉬 킹. 이제 방해꾼은 골키퍼 하나. 그리고 그에게는 골키퍼란 그리 어렵지 않은 방해물이었다.

-펑!

냅다 강슛을 꼽아 버린다.

-철-썩!

조쉬 킹의 치사해 보이기도 하는 영거리 폭격! 사람이라면 반응할 수 없는 슛이다. 그대로 골망을 찢어발기며 선취골을 달성한다.

“그거지. 새끼. 네 장점을 살리라고!”

환호하는 소하.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든 수제자, 조쉬 킹이 알을 깨자 크게 기뻐한다.

“좋아, 이제 본격적으로 굳혀볼까.”

소하는 선제골을 달성하자마자 빠르게 교체를 지시한다.

앤디 로버트슨을 빼고 임대생 네이선 아케를, 델리 알리를 빼고 칼빈 필립스를 투입한다.

이는 상당히 수비적인 교체.

경기를 한 골 차이로 굳히겠다는 의지였다.

물론, 노리치 시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재빨리 공격적인 선수를 3명이나 투입하면 동점 골을 노린다.

하지만, 생각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하자 점점 날카롭던 공격본능이 무뎌지며 오히려 간간이 포츠머스의 매서운 역습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모두 소하의 계획대로다.

소하의 노림수는 두 가지.

첫 번째는, 노리치 시티는 공격에 능한 팀이 아니란 것.

전반전의 매서운 공격은 포츠머스가 어울려 줬기 때문이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맞장구쳐줄 사람이 없자 공격작업이 풀리지 않게 되었고 노리치 시티의 선수들은 고장이 나버렸다. 갑자기 잘되던 게 막혔으니까.

둘째는 수비적으로 교체를 진행했지만, 도봉산-조쉬 킹-잭 해리슨, 스리톱은 건재했다는 것.

역습에 능하고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전방에 포진해 있다는 건 수비적으로도 큰 도움이다.

존재만으로도 상대 팀을 뒤로 물러나게 했으니까.

완벽히 판을 짠 소하.

덕분에 포츠머스는 기어코 1-0 승리를 거둔다.

노리치 시티라는 거인을 잡아버리며 리그컵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된 포츠머스.

포츠머스를 응원하던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경기 후 기자회견에 앞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또 한 가지 좋은 소식이 포츠머스에 전해졌다.

“속보! 포츠머스에 드디어 잉글랜드 국가대표 선수가 탄생!”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소하도 놀랄만한 소식이었다.

< 081화. 리그컵 1라운드. (5)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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