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 머리 천재 감독-68화 (68/306)

< 068화. 목표. (1) >

1.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도봉산 선수의 포츠머스 이적.

제일 먼저 환호한 건 뭐니 뭐니 해도 대한민국이었다.

-마운틴 드래곤, 도봉산. 330만 파운드(한화 약 50억)의 이적료로 포츠머스행 임박.

-이로써 선수, 감독, 단장이 전부 한국인인 최초의 잉글랜드 프로구단, 포츠머스 탄생!

-단장 유해진의 설득이 이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

-하위리그로의 이적. 과연 도봉산 개인에게는 이득인가? 실인가?

-주급을 대폭 삭감하고 이적을 단행하는 도봉산. 과연 성 감독이 제시한 미래가 무엇이길래 돈을 포기하는 걸까.

수천 킬로미터 밖의 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로 한반도가 들썩이는 기현상!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탈락한 나라답지 않게 축구의 관심도는 고점의 고점을 찍는다.

-포츠머스에서 도봉산 선수가 맡게 될 역할은 무엇일까? 진짜 기대된다.

-성소하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 속에서 도봉산 선수가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어.

-톰 밀러 개객기.

└눈물 흘리면서 사과했는데요?

└나도 네 다리 부러뜨리고 사과할 테니까 괜찮은 거지?

└인정. 나도 사과할 테니까 한 번만 부러뜨려보자.

└선즙필승은 유구한 전통이지.

-그런데 왼쪽 윙을 맡을까? 오른쪽 윙을 맡을까.

-지난 시즌 포츠머스는 정발윙어를 사용하는 전술을 사용했다니까···. 오른쪽 윙어 아닐까. 본 포지션이기도 하고.

축구팬들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이적보다는 과연, 도봉산이 어떤 활약을 펼칠까에 관심을 집중했다.

조금 김칫국을 마시는 게 아닐까 싶지만 여기까지 정보가 나온 이상, 틀어지는 일은 극히 드문 일. 그리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됐다.

그리고 결국 첫 이적 기사가 나온 지 3일 뒤. 모든 국민이 당연하게 생각했으며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던 이적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도봉산, 포츠머스 이적 완료. 이적료는 320만 파운드. 주급은 9,000파운드로 추정. 등번호는 17번으로 확정.”

소하와 함께 도봉산 선수가 17번 유니폼을 들고 환하게 웃는 사진이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이는 흔히들 말하는 옷피셜.

옷과 오피셜의 합성어.

즉, 이제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이적이 불발되는 일이 없다는 증거였다.

게다가 17번은 그가 국가대표에서 사용하던 번호. 상당히 상업적인 냄새가 풍겼지만, 축구팬들은 그거대로 좋아했음은 당연지사.

물론, 비판의 시선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나, 현지 팬 중에서는 쓴소리를 하는 사람도 보였으니까.

“한국인 선수라는 이유로 실력보다 너무 비싼 선수를 영입한 건 아닐까? 향우회의 발족이야.”

“우리는 엄연히 잉글랜드의 프로구단이라고. 한국같은 작은 나라의 장난감이 아니야.”

“너무 한국 시장만 신경 쓰는 거 아닌가? 근본은 연고지에 있음을 잊으면 안 될 텐데.”

향우회의 부작용이 바로 나왔다.

독버섯처럼 슬금슬금 기어나 오는 불만쟁이들. 하지만 이들의 반란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아니지. 한국인이란 딱지를 떼고 보면 챔피언십 리그에서 뛰던 선수라고. 심지어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주목받았던 선수지. 이런 선수를 ‘평범한’ 리그1 팀이었다면 영입할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니야.”

“맞아. 이건 향우회라고 걱정할 이유가 안 되지. 무조건 초대박인 영입이지.”

“연고지가 근본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지금 포츠머스시는 한국인 관광객으로 돈을 쓸어 담고 있지 않나?”

일단은 무조건 소하를 믿어주는 해바라기 단의 등장!

이들의 논리정연한 팩트 공격은 잠시나마 일어났던 불만의 씨앗을 잘근잘근 밟아버렸다.

사실, 이의를 제기한 쪽은 ‘억지로 까는’ 느낌이 강해서, 논리적인 근거가 부족했다.

객관적인 사실만 보자면, 리그1 팀이 한 단계 위 리그인 챔피언십 리그의 주전선수를 영입한 거다.

해바라기 단의 논리처럼, 평범한 구단이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이적.

비판의 대상인 향우회가 오히려 선한 효과를 가져온 경우였다.

그리고 포츠머스는 도봉산 선수의 이적을 발표함과 동시에 또 한 가지 소식을 전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윙어, ‘라이언 프레이저’ 임대 영입 완료. 이로써 총 4명의 임대선수를 보유하게 된다.

라이언 프레이저의 임대 영입.

20세의 이 선수는 훗날, 프리미어 리그에서도 상당한 실력을 보여주는 선수. 지금도 리그1에서는 수준급의 실력을 갖춘 선수라 매우 좋은 영입이었다.

이로써, 포츠머스는 약점이던 윙 자원까지 모조리 보강에 성공.

선수단 전력 향상이란 면만 보자면 아주 성공적인 이적 시장이었다.

무려, 아직 두 달 가까이 이적 시장이 남아있음에도 말이다.

2..

프리시즌에 앞서 소하는 14-15시즌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맨날 하는 일이라 하기 싫었지만, 어쩌겠는가. 관례인걸. 게다가 새로 포츠머스에 합류한 선수들도 소개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여러분들.”

소하는 방긋 웃으며 바글바글 모인 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모인 인원만 백여 명 남짓.

이제 갓 리그1 팀으로 승격한 팀 주제에 정말 많은 기자가 몰렸다.

기자들의 머릿수는 바로 관심도와 정비례. 축구의 본가에서도 포츠머스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증거였다.

“안녕하십니까. 성 감독님. 휴가도 반납하고 업무에 매진하셨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입니까?”

이번에 구단 내부 기자로 자리를 옮긴 줄리아 로버츠 기자. 그녀를 대신한 휴고 어스틴 기자가 가벼운 질문으로 포문을 열었다.

“아이고야. 지난 1년 동안 아름다운 여기자님에게 먼저 질문받다 보니 어색하네요. 아, 그렇다고 싫은 건 아닙니다?”

“큼큼, 죄송하군요! 하하.”

“하하하.”

“하하하!”

일단 가벼운 유머로 기자회견장의 분위기를 풀어준 소하.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거침없는 답변을 시작한다.

“소문이 왜 퍼졌는지 모르겠네요. 제 입으로 말하기 조금 부끄럽지만, 맞습니다.”

“정말 엄청난 열정이시군요.”

“설마요. 그냥 애인도 없는 외톨이라 할 일이 없었을 뿐입니다.”

다시금 옅은 웃음기가 퍼지는 기자회견장. 그렇게 잠시 인사에 가까운 질문과 답변이 몇 차례 오간 뒤. 휴고 어스틴은 본격적인 질문을 시작한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이번 시즌 이적 시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적 시장이 열린 지 겨우 일주일인데, 6명의 선수를 영입하셨습니다. 상당히 과감하고 빠른 행보인데요, 어떤 이유인지 궁금합니다.”

“이유는 한 가지에요. 여러 명의 선수를 영입한 만큼, 팀에 녹아들 시간이 많이 필요할 테니까요.”

소하는 물론, 다른 감독님들 마찬가지다. 새로운 선수는 항상 적응기가 필요한 법. 빠른 이적은 많은 적응 시간을 선물했기에,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

“이번에 한국 국적의 단장과 선수를 영입하면서 많은 논란을 초래하셨는데요,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약간의 논란이 있을 법한 질문.

그래도, 현지에서는 꽤 논란이 되었던 주제라 과감히 질문을 던져봤다.

“여기서 확실하게 밝힐게요. 제가 무언가를 하는 건 모두 ‘포츠머스’를 위함이에요. 다른 어떠한 목적은 고려대상도 되지 않아요.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시길 바라요.”

소하의 단호한 답변. 항상 웃음기를 지우지 않던 그였기에, 진심이 더욱 와닿는다.

딱히 거짓말도 아니었고. 소하의 모든 행동은 포츠머스의 부흥을 위해서다.

그것 말고는 어떠한 이유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잘 알겠습니다. 하기야, 감독님이 포츠머스를 사랑하시는 건 모두가 다 알 겁니다. 그럼, 새로운 얼굴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15세의 데클란 라이스를 1군에 넣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셨습니다. 그만큼 잠재력이 높은 선수인가요?”

“물론이죠. 저희는 정말 다이아몬드의 원석을 얻은 거예요.”

“성인 무대를 치르기엔 피지컬이 부족해 보이는데요, 이를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이십니까?”

“라이스는 아직 15세에 불과해요. 이 나이 때 청소년들은 하루가 다르게 덩치가 커지죠. 아마 내년 이맘때쯤에는 피지컬이 약점이 아닌 강점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그리고 포츠머스의 식단 시스템이라면 라이스의 육체적 잠재력을 충분히 뽑아낼 거라고 자부합니다.”

끄덕끄덕. 포츠머스의 식단 시스템은 혁신적이라고 소문이 난 상황. 모두가 긍정할 수밖에 없다.

“미스터 도의 부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를 전성기 때의 폼으로 되돌릴 계획을 세우셨습니까?”

“당연하죠. 물론, 선수가 잘 따라와 줘야겠지만요. 제 계획대로라면, 그는 한때 주목받던 그 시절을 되찾을 거예요.”

“그럼,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모두가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승격이 우선이며 기회가 된다면 우승도 노리고 있습니다.”

씨익, 웃으며 모범적인 대답을 내놓는 소하. 사실 모범적이라기엔 갓 승격한 팀의 감독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니다.

그래도 포츠머스라면 당연히 그래야지 하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소하의 진짜 목표는 따로 있었다.

3.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선수들.

“안녕, 얘들아.”

“안녕하십니까!”

밝고 우렁차게 답변하는 선수들은 표정은 밝다. 지난 시즌의 혹독한 훈련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한 휴식을 가진 덕분이겠지.

하지만, 이제 좋던 시절도 다 끝났어. 이 자식들아. 더 빡세게 굴릴 테니까.

“알리야. 피부가 조금 하얘진 거 같다? 방에 처박혀서 게임만 한 건 아니지?”

“아, 아니거든요.”

움찔. 정곡을 찔렸는지 몸을 한차례 떠는 델리 알리. 역시 저 녀석의 게임 본능은 지금이라도 밟아줄 필요가 있다.

“시즌 중에는 게임의 G자도 못 꺼낼 줄 알아라.”

“네, 넵.”

“그리고···. 다들 걱정했던 것보다는 몸 상태가 좋아서 다행이네. 훌륭해.”

난 솔직하게 칭찬을 건넸다.

휴가가 끝나면 웬 돼지 새끼 한 마리로 변해서 오는 선수들도 흔했지만, 다들 시즌 중과 큰 차이가 없었으니까.

“흥. 우리가 어중이떠중이로 보이나? 몸은 밥벌이 도구이니 잘 관리해야지. 그러는 감독이야말로 몸 관리를 해야 하지 않나? 휴가도 반납하고 일하면 나중에 퍼질지도 모른다. 건강을 챙기도록.”

찰스 말로리가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저거 걱정하는 거야 욕하는 거야? 하여간 나이 33살 처먹고 츤츤거리는 거 봐라.

“하하. 감독님 저희 형이 원래 좀 재수가 없어요. 그러려니 하세요.”

“괜찮아. 처음부터 성격 더러운 거 알고 있었으니까.”

“큼큼!”

동생인 존 말로리와 내가 합심해서 놀리자 녀석은 콧김을 내뿜으며 등을 돌린다.

하여간, 쟤도 은근히 귀여운 면이 있어.

“러셀아, 너는 휴가 때 뭐 했니?”

평소와 똑같이 묵묵히 한쪽 구석에 서 있는 러셀에게 말을 걸었다.

단순히 관심을 준 게 아니다. 정말 궁금했거든.

“다이스의 병문안···.”

“···전에 갔을 때는 없던데. 아쉽게도 엇갈렸나 보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주마다 한 번씩은 병문안을 다녀왔다. 내 제자 아니던가. 심지어 순수한 이번 생의 내 힘으로 포텐을 터뜨린 녀석이라 무척 애착이 가는 선수다. 걱정이 많이 된다.

“···전 인사까지 했는데, 못 들으셨···.”

“···좀 더 크게 말하지. 하여튼 너무 상심하지 마라. 너도 알다시피 수술은 잘 끝났으니까.”

“알겠습니다···.”

나이 차이는 조금 나지만, 절친이라 그런지 굉장히 슬퍼한다. 말은 별로 없지만 정말 착한 녀석이다.

“아저씨도 잘 지냈나요?”

“아저씨라뇨. 말이 너무 심하시네요.”

우리 팀의 최연장자 말콤 우드는 싱긋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꼬박꼬박 SIR. 을 붙이며 경칭을 사용하는 모습은 과거와 똑같다.

“이번에 브라질로 휴가를 갔다 오셨다면서요.”

“소문이 빠르군요.”

“그래서 결혼 상대는 찾았습니까?”

“커흡. 이번 생에 결혼은 무리인 거 같습니다.”

말은 저렇게 하지만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성실하고 프로로서는 모범적인 아저씨지만, 사생활. 그중에서도 여자관계가 좀 거시기하다.

바람둥이의 전형인지라. 곧 마흔인데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그리고···. 반즈야, 넌 블랙워싱이라도 했냐? 한 달 사이에 왜 인종이 바뀌었어?”

우리의 낚시꾼 마이클 반즈.

휴가 기간 동안 인종이 바뀌었다.

누가 봐도 백인이었던 녀석이 이제는 동남아시아계 혼혈이라고 해도 믿을 만하다.

“선상낚시를 너무 즐겼나 봐요. 선크림을 바를 걸 그랬네요.”

“···그러지 그랬냐.”

이러다가 경기 중계하는 사람이 이름을 잘못 부르는 거 아닐까 싶다. 하여튼 그놈의 낚시가 뭔지. 은퇴하면 진지하게 해봐야겠다.

“그럼, 다들 인사는 이미 나눴을 거라고 생각한다. 몇 명은 오랫동안 같이 밥을 먹을 사이고 몇 명은 잠시 들린 친구들이지만 잘 지내길 바란다.”

“옛!”

“알겠습니다.”

“알겠어요.”

대충 선수들과의 해후를 끝낸 뒤. 난 본격적으로 훈련에 들어가기에 앞서 우리의 목표를 물었다.

“우리 팀의 이번 시즌 목표가 뭐라고 생각하냐? 고민하지 말고 의견을 말해봐라.”

내 질문에 가장 먼저 조쉬 킹이 나선다. 그래야지. 녀석이 먼저 나오지 않았다면 섭섭했을지도.

“당연히 저의 득점왕이죠!”

“···뭐, 나쁘진 않네.”

보통은 우승팀이나 그에 따르는 팀에서 득점왕이 나왔으니까. 녀석의 목표를 이룬다면 최소한 승격은 확정일 거다.

“당연히 구단의 승격입니다.”

케빈 도슨이 그답게 모범 답안을 내놓았다.

“그래, 그것도 맞는 말이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하지만 아쉽게도 내 목표치에는 조금 모자라.”

두 단계쯤 모자라달까. 조금만 더 목표치를 올려보라고.

“흠. 이번에도 우승을 노리는 건가? 역시, 감독의 배포는 인정할만하다.”

내 기대에 부응해서 찰스 말로리가 상당히 높은 목표를 제시했다. 갓 승격팀이 또다시 우승을 노린다? 다른 팀이었다면 개소리라고 일축했겠지만, 우리는 매우 가능하다.

“우승이라. 좋지.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도 조금 모자라.”

“지난 시즌처럼 최다승점 기록을 원하시는 겁니까? 그거라면 상당히 어려운 목표이긴 하죠.”

리그1 최다승점 기록은 103점이다.

훗날 여진구 선수가 입단하는 울버햄튼이 세운 대기록. 상당히 어려운 목표인 건 맞지만 아쉽게도 정답은 아니다.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상상력을 발휘해보라고. 꿈은 크게 가져야지. 젊은 녀석들이.”

“네? 이거보다 높은 목표가 어디 있어요? 감독님 뭐 잘못 드셨어요?”

“어렵네요. 혹시 전국 낚시대회 우승을 노리시는 건가요?”

“감독님도 젊은 주제에 무슨 아저씨처럼 말씀하시나요.”

선수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가 내뱉은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오직 두 명의 선수를 제외하고선 말이다.

“서, 설마···!”

“헛?!”

오직 프리미어 리그를 경험해본 두 선수, 찰스 말로리와 도봉산. 이 둘만이 이번 시즌 내 목표를 짐작했나 보다.

“저 두 명은 이해했나 보네.”

“뭔데요? 빨리 좀 말해봐요.”

“또, 또, 고질병 나오셨다.”

새끼들이 휴가 중에 간덩이라도 키웠는지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다.

정신교육을 다시 켜야 할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며 입을 열었다.

“알았어. 알았어. 그럼 솔직하게 밝히도록 하지.”

꿀꺽. 선수들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눈도 깜박이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다음 시즌, 유럽 대항전 출전이다.”

리그1팀이 이를 달성할 방법은 오직 하나.

리그컵 우승뿐이었다.

< 068화. 목표. (1)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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