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7화. 휴가. (3) >
1.
“지금 뭐라고···?”
싸늘해진 귀빈실에서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김승희 사무총장. 내가 시원하게 거절할 줄 꿈에서도 몰랐다는 표정이다.
“벌써 난청이 오실 나이는 아닌 거 같은데요. 전 배려심이 깊은 영국 신사이니 다시 한번 말해드리죠. 여기서 식사하지 않겠다고요.”
“···.”
“···.”
친절하게 다시금 알려주자 드디어 반응이 제대로 온다.
“어, 어떻게 감히···!”
“흠. 흠흠!”
“아니, 감히 아버지 앞에서?”
붉으락푸르락. 얼굴색이 기묘하게 변한 쓰레기 셋. 박승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멱살을 잡을 기세다.
“어, 어째서인가?”
“전 한국에 와서 먹는 첫 끼는 무조건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으로 하고 싶거든요.”
진심이다. 암만 고급 요정의 고급스러운 음식이라도 어머니가 해주는 밥에 비하면 쓰레기. 솔직히 구단주 영감님한테 이거보다 훨씬 비싼 음식을 자주 얻어먹어서 별다른 감회도 없다.
그리고 괜히 이런 거 받아먹으면 나중에 체할 확률도 높다. 청탁의 시작은 밥 한 끼부터 아니던가. 명작 드라마 비숲에서도 언급되는 내용이다.
물론, 저들이 듣기에는 말도 되지 않는 헛소리 그 자체. 자신들을 능멸하겠다고밖에 보이지 않겠지.
“이 사람이! 말조심하게!”
벌떡 일어나며 호통을 치는 김승희. 하지만, 그의 분노는 빠르게 진화되었다.
한 웃음소리의 등장으로 인해서.
“하하하하하!”
웃음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준석.
뭐가 그리 재밌는지 눈물까지 찔끔 흘리며 신명 나게 웃어젖힌다.
“아하핫. 정말 재밌네요. 듣던 거보다 훨씬 재미있는 분인데요?”
어느새 일어나서 내 어깨를 두들기며 연신 웃음보를 터뜨리는 이준석.
지금 이게 뭔 반응이지?
“좋습니다. 어머니의 밥이라. 그것보다 중요한 건 이 세상에 없지요.”
“···.”
“그럼 차는 어떻습니까? 제가 아는 좋은 찻집이 있습니다. 듣기로는 차에 대해서는 일가견이 있다 하던데요.”
식사를 거절한 사람에게 차를 대접하고 싶다고···? 이거 도통 미친놈이 아닌걸.
“그렇긴 한데, 차는 맛도 중요하지만 주위의 분위기도 중요해서요. ‘불편’한 사람들과 같이 즐길만한 취미는 아니죠.”
“이 사람이?!”
“어허! 조금 잘나간다고 너무 무례하군!”
김승희와 박종팔이 게거품을 물며 발작했지만, 이석민이 정리한다.
“두 분은 잠시 조용히 해주세요. 지금은 저와 성 감독님이 이야기하는 중 아닙니까?”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속에는 은은한 압박이 담긴 질책이다.
언뜻 보면 가벼운 양해.
어른이 어린이를 타박하는 듯한 가벼운 발언이었지만 길길이 날뛸 기세던 두 중년은 합죽이가 된다.
‘뭐지? 세상에 무서운 거 없어 보이는 저 꼰대들이 한방에 아가리를 봉인하네.’
신기하다. 기껏해야 나와 나이 차이도 별로 나지 않을 젊은 사람의 말에 절대복종하다니. 좀체 이해가 어렵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와 단둘이서 가지는 시간이니까요. 설마 저도 불편하신 건 아니시겠죠? 그렇다면 매우 섭섭할 거 같은데요. 하하.”
“아직은 불편하진 않네요. 좋아요. 식전에 차 한 잔은 허용범위니까요.”
“감사합니다. 그럼 남은 세 분은 즐겁게 식사를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저와 성 감독님은 차나 한잔 즐기러 가지요.”
이준석의 통보에 김승희 박종팔 박승대는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게 고급 요정의 상황은 종료.
이준석의 뒤를 종종걸음으로 따라가니, 타고 왔던 검은색 외제차와 맨 인 블랙 요원이 대기 중이다.
“저 꼰대들이 보낸 것이 아니었군요?”
고급 시트에 앉으며 한마디 하자 이준석은 다시금 웃음을 터뜨린다.
“하하하. 꼰대라는 단어를 얼굴 앞에서 들어본 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자꾸 말 돌리시면 그쪽도 꼰대 소리를 들을 예정인데요?”
“아직 꼰대라고 불리기엔 젊은 편이니 단호히 사양하도록 하죠. 그럼 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현성오일의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이준석입니다.”
“···!”
현성오일?! 현성그룹의 자회사잖아?
그리고 저 젊은 나이에 기획조정실장이라면 ‘그 이준석’이다.
현성그룹의 주인인 이씨가문의 셋째아들!
상당한 엘리트에 인성도 좋아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는 소문이 들리는 사람이다.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
김승희와 박종팔, 이 두 꼰대가 이준석의 말에 고양이를 만난 쥐처럼 꼼짝 못 하는 이유가 말이다.
현성그룹이라면 실질적인 한국 축협의 지배자. 심지어 국내리그의 최대 스폰서이기도 하다.
한 단어로 ‘쩐주’.
쩐주에게 덤빌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미친개가 아니고서야.
‘잠깐. 그럼 내가 지금 재벌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거잖아?’
이야. 내가 재벌하고 같은 차를 타보고. 진짜 성공했나 보네. 재벌 냄새나 한번 맡아보자.
“킁킁.”
“음? 갑자기 왜 코를···.”
“제가 비염이라서요.”
“하하. 그건 또 처음 알게 된 사실이군요. 제가 솜씨가 좋은 이비인후과 의사를 아는데 소개해 드릴까요?”
“아니요. 환절기에 잠깐 도지는 거라 괜찮아요.”
멀쩡한 코를 쨀 순 없는 노릇.
이윽고 차가 출발하고 난 본격적으로 본론에 들어갔다.
솔직히 너무 궁금하거든. 재벌이 날 왜 찾아온 거야?
“근데, 재벌가 막내아들이 저한테 무슨 볼일이죠? 제가 아직 재벌하고 겸상할 클래스는 아닌 거 같은데.”
암만 리그1로의 승격에 성공했다 해도 아직은 마이너 리그다.
프리미어 리그 승격이라면 몰라도 겨우 이 정도에 한국 최고의 재벌가와 동승을 한다? 정도가 과하다.
“이유는 나중에. 제가 먼저 묻고 싶은 게 많습니다. 성 감독님.”
“···그럼, 먼저 대답해드리죠.”
“역시 시원시원하시네요. 어째서 그들의 제안을 거절한 겁니까?”
싱긋 웃으며 질문하는 재벌가 막내아들. 하지만, 눈은 웃지 않는다.
“이유는 들으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귀가 먹지 않은 이상은요.”
“그런 이유 말고요. 정말 막무가내로 막 나가시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저를 고평가하시네요.”
“고평가가 아니라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요. 축구계 인물이라면 그들과 친해져서 나쁠 건 없죠. 적으로 돌리는 건 더더욱 좋지 않고요. 그리고 정말 중요한 이야기일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정말 중요한 이야기라.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정말 중요한 이야기였다면 박종팔 이사장의 아들, 박승대가 그 자리에 없었을 테니까요.”
“이유는?”
“까고 말해서 진짜 중요한 이야기였다면 국내 2부 리그 선수가 낄 자리가 아니죠. 어디서 감히.”
정말 중요한 이야기였다면, 그런 애송이가 낄 자리가 아니다.
그러니 날 보자고 한 것은 사적인 청탁이 목적이었을 뿐. 미래를 알지 못하더라도 쉽게 추론이 가능한 일이었다.
“하하핫. 역시 그렇죠. 박승대는 아버지의 능력에 빌붙어 사는 기생충이죠. 그렇다 해도 축구계 인물로서 김승희와 박종팔과 척진다면 귀찮을 텐데요? 그들은 축협의 핵심 인물들이에요.”
“귀찮긴요. 어차피 제가 활동하는 무대는 영국이에요. 한국 축협이랑 척진다고 얻는 불이익 따위는 없어요. 오히려 잘 됐죠. 국가대표 감독해달라고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까요.”
“호오···.”
“어차피 중요한 건 누가 잘나가냐예요. 전 지금의 성공 따위는 앞으로 이룰 미래에 비해선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잘나가면 알아서 기게 돼 있어요, 그쪽은.”
결국 힘 싸움이란 더 힘이 강한 쪽이 이기는 법이다.
3년 계획.
이것을 이루기만 한다면 역사상 가장 뛰어난 ‘한국인’ 감독이 될 터.
힘 싸움으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역시! 듣던 대로 정치적 감각이 정말 뛰어나시군요!”
이준석은 손뼉까지 치며 통쾌해한다.
뭐가 그리 좋은 걸까. 그리고 듣던 대로?
어디서 누구에게 내 이야기를 들은 걸까. 대충 짐작은 가지만 말이야.
“리저드 맥닐이 말한 만큼 정말 뛰어난 분이군요.”
역시 그 노친네가 범인이었군.
이준석이라 하면 영국의 옥스퍼드대학 출신. 심지어 재벌가 사람이라 구단주 할배와 사적으로 아는 사이라는 추측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정·재계 유력인사들이라면 공적으로 몇 번은 만나봤을 테지.
“자신의 힘과 타인의 힘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감각! 큰 성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향상심! 그리고 그 미래를 이룰 거란 확신에 가까운 자신감! 마지막으로 그 자신감을 현실로 만든 능력! 정말 뛰어나요. 그 맥닐이 탐을 낼 만한 인재가 맞군요.”
“오해에요. 영감님이 나이가 많아서 조금 노망이 왔거든요.”
“하하핫. 하나 더 추가해야겠군요. 항상 재치 있는 성격까지 말이죠.”
아주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군.
난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을 뿐인데 말이야.
“그럼 이제 제 차례네요. 어째서 저에게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거죠?”
“대충은 눈치챘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스폰을 위해 저를 한번 떠봤다···라고 생각하는데요?”
“후후. 정확합니다. 그냥 스폰서가 아닙니다. 저흰 포츠머스의 메인 스폰서가 되고 싶어요.”
씨발. 역시 일 이야기였구나. 이보세요. 나 오늘이 휴가 1일 차라고. 그냥 좀 내버려 두면 안 되냐?
“그럴 거면 제가 아니라 저 섬나라에서 빡세게 일하고 있을 CEO와 이야기를 해야죠.”
“저희 그룹이 어디 시골의 구멍가게도 아니지 않습니까?”
이 말인즉, 단순한 리그1 소속의 팀에게는 스폰하기 아깝다는 이야기.
요컨대 현 포츠머스는 계륵이란 말이다.
지금 당장 계약을 맺고 메인 스폰서의 자리를 차지했다고 치자.
만약, 리그1에서 계속 처박혀 있다면?
대 손해다. 아예 망한 계약이 되겠지.
그렇다고 두 손 놓고 보기만 하는 것도 아쉽다.
만약, 지금의 기세를 타고 승격에 승격을 거듭한다면?
전 세계에서 상업적으로 가장 뛰어난 리그에 속한 팀의 메인 스폰서를 헐값으로 차지할 수 있다.
‘즉, 포츠머스는 똥이 될지도 금이 될지도 모르는 상태.’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뭐니 뭐니 해도 감독인 나다.
내 능력에 따라 가치가 급변할 테니까.
“그래서 결정은 하셨나요?”
“네. 정식으로 스폰서 제의를 할 겁니다. 리그1 수준은 아득히 뛰어넘을 규모로요.”
“다만 프리미어 리그의 평균적인 스폰서 계약보단 적은 금액이겠죠.”
“정말 모든 것을 순식간에 파악하시는군요? 대단합니다.”
뭐 이정도야. 기본 아니겠나. 후후.
“그럼 이제 일 이야기는 그만두고 가벼운 이야기나 합시다.”
“가벼운 이야기요?”
“여자친구는 있나요?”
“···.”
전혀 가볍지 않은데. 이 사람아.
그렇게 나와 이준석은 아직은 서먹하지만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사이처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물론, 그 뒤에 얻어 마신 차는 정말 맛있었다.
2.
드디어 집에 도착.
정말 지랄 맞은 하루였다. 아니, 오전에 인천에 도착했는데, 해가 지고 나서야 부천에 도착하는 게 맞는 건가?
난 아니라고 본다. 아 진짜 혈압 오르게 하네.
-삑삑삑.
오랜만에 본가 현관의 도어락을 만지니 감회가 새롭다. 비밀번호를 까먹을 리는 만무. 포츠머스의 저택과 비밀번호가 같았으니까.
“엄마! 나왔어요!”
오랜만에 맡는 집 냄새에 명랑하게 엄마를 찾았다. 사실 딱히 찾을 필요도 없었다. 거실에서 소파에 누워 저녁 뉴스를 보고 계셨으니까.
‘젊은 모습은 정말 오랜만에 뵙네.’
울컥. 10년 전과 비교해 굉장히 젊어지신 어머니를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먹먹하다.
앞으로 더 잘해드려야지. 그거 아세요? 저 오늘 재벌가 막내아들의 냄새 맡았어요. 호강시켜드릴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어이구야. 우리 잘나신 아들이 이 어미의 누추한 집엔 어떤 일로?”
“···.”
감상은 순식간에 분쇄되었다.
‘아이고 내 새끼’라고 외치며 날 와락 껴안는 건 바라지도 않았건만.
아주 제대로 심통이 나셨다.
아마도 TV 속에서 내 모습을 먼저 보셨기 때문이겠지.
“어미한테 말도 없이 1년 만에 귀국한 아들이 TV부터 얼굴을 내비치네?”
“···.”
“스타 되셨다, 이거지?”
“오, 오해에요. 저도 개고생했다니까요.”
물론, 말도 없이 귀국한 건 죄지만 늦게 온건 내 잘못이 아니다. 말이 휴가지 거의 일이었다고. 그것도 평소보다 훨씬 업무강도가 높았다.
“진짜 바로 집으로 오려고 했는데, 뭔 이상한 놈들이 계속 들러붙더라니까요. 정말이에요! 원래는 서프라이즈를 준비한 거예요.”
내가 요즘 암만 세상 무서울 필요가 없다는 듯이 다니지만, 어머니는 예외다.
항상 내 편이며 언제나 최고의 사랑을 베풀어주시는 분이었으니까.
“뭐 해줄까?”
내 구구절절한 변명이 통했는지, 피식 웃으신 어머니. 그간 관심법이라도 배우신 듯 내가 가장 원하는 질문을 하셨다. 역시. 난 결국 어머니의 손바닥 위야.
“돼지고기 김치 볶음!”
“그럴 줄 알았다.”
슬쩍 일어나 주방으로 향하시는 어머니. 주방에는 이미 요리를 할 준비가 끝나있다.
“···역시 울 엄마밖에 없어.”
“시끄러워. 연락 좀 하고 와라. 이것아.”
“알겠어요. 빨리 밥 좀 줘요. 비행기에서 내려서 한 끼도 못 먹었어요.”
“흥. 밥도 안 먹고 어딜 쏘다니는 거니?”
그렇게 시작된 어머니의 잔소리.
요리를 하느라 거침없이 손을 놀리시는 와중에도 잔소리의 리듬이 깨지지 않는다.
깁미더 머니에 출연하셔도 되지 않을까? 정말 대단한 라임과 멀티테스킹 능력이다.
스윽.
난 슬쩍 TV의 볼륨을 높였다.
더 잔소리를 듣다간 정신을 잃을 거 같거든.
마침 채널은 9시 뉴스.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진다.
[영국의 스타가 방한했습니다. 나탈리 도슨, 요즘 20대 여배우 중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배우입니다.]
화면 속에는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나탈리 도슨이 환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든다.
[예정된 행사가 없음에도 세계적인 스타가 방한한 사례는 처음인데요. 이유가 정말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오. TV에서 보니깐 좀 어색하네. 실제보다 이쁜 듯?”
“···아들아 네가 저 스타 배우를 안다고? 참으로 고운 처자네.”
“어···. 알긴 알죠.”
“진짜 스타가 다 됐네? 그럼, 여기 왜 온 거야? 설마 너 만나러?!”
“어머니···. 저 여자 유부녀예요. 아들 콩밥 먹이고 싶으세요?”
허허. 가끔 울 어머니는 깜빡이도 켜지 않고 훅 들어오신다니까.
“그럼 왜 온 거야?”
“글쎄요. 짐작 가는게 없진 않은데···. 설마···.”
어제 몇몇 녀석들이 눈빛을 빛내던 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심지어 그 녀석 중에는 분명히 케빈 도슨도 있었고.
나탈리 도슨은 케빈 도슨의 와이프.
그런데, 나탈리 도슨이 갑작스럽게 내한을 했다···? 이거 너무 구린내가 풀풀 풍기는데.
슬며시 내 몸을 감싸는 불안감.
난 속으로 제발 괜한 기우일 거라 자위하며 어머니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 치웠다.
< 057화. 휴가. (3)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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