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은 머리 천재 감독-50화 (50/306)

< 050화. 이제 겨우 시작일 뿐. (4) >

1.

러스 윌콕스 스컨소프의 감독은 부상당한 다이스를 바라보며 아쉬운 듯 혀를 찬다.

“쯧. 아쉽군. 제대로 붙어서 승리를 거두려고 했건만.”

아쉬웠다. 지난번 야광봉 사건 때의 패배를 갚아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했거늘. 이런 결과는 원치 않았다.

‘그 고생을 했는데!’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포츠머스에 당한 굴욕을 갚아주기 위해 말 그대로, ‘뼈가 빠질’ 정도로 전술을 깎아왔건만. 이런 ‘운’으로 승리를 당하는 건 그의 꺾인 자존심을 다시 세우는데 부족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순수한 호승심.

빛나는 재능을 가진 젊은 천재를 상대하기 위해 범인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으니까.

포츠머스의 모든 경기를 직접 분석하면서 약점을 연구했으며,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포츠머스의 경기를 직관하러 가기도 했으며,

비슷한 전술을 사용하는 상위권 팀들과의 대결을 낱낱이 분해해봤으며,

십수 가지의 경우의 수에 대한 대책까지 세워두었다.

‘오랜만에 젊었을 때처럼 모든 것을 불태워봤건만.’

정말 모처럼 모든 것을 불태워본 나날들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대 포츠머스 전술.

러시 윌콕스가 가져온 포츠머스 맞춤 전술은 상당히 현대적이었다.

그러니까, 미래지향적이었다는 말.

먼저, 3백을 사용해서 수비 시 숫자를 5명으로 고정. 포츠머스의 2-4-4 대형의 최전방 4명보다 수적 우위를 가진다.

자고로, 축구란 한 공간에서 숫자가 우세한 팀이 우위를 점하는 스포츠였으니까.

왼쪽 중앙수비수에게는 스토퍼 역할을 맡겨, 존 말로리를 억제.

왼쪽 윙백은 다이스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도록 지시. 이른바 맨투맨 마크다.

다이스가 요즘 눈에 띄는 폼을 보여줬지만, 러닝 크로스는 약한 선수. 스탠딩 크로스를 방해한다면 그의 영향력을 충분히 약화할 수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최전방 공격수는 모두 같은 롤을 부여했다.

바로, 압박형 포워드.

이 역할의 대표주자는 유명한 선수다.

한국 팬들에게는 ‘N년좌’라는 별명이 붙은 늦깎이 선수, 제이미 바디.

이 롤은 현대축구의 가장 핵심적인 공격수 역할이다. 제이미 바디의 전성기 때처럼 끊임없이 움직여 상대 수비에 압박감을 심어주고,

언제나 라인을 깨뜨릴 준비를 하며,

2선, 3선까지 내려와 중원 볼 다툼에 관여하는,

말 그대로 현대축구의 정수 같은 역할이다.

이들의 존재로 상대의 수비수들은 함부로 위로 올라오지 못했으며, 힘든 중원 싸움을 동등하게 가져갔으니까.

그리고, 전반 5분까지는 상당히 잘 먹히고 있었다. 순수하게 붙었어도 해볼 만했을 정도!

‘이제 경기는 우리에게 기울었다.’

그간의 준비에 비해 허망한 승리였지만, 어떠하리. 프로 스포츠란 뭐든 이기면 그것이 진리였다.

‘성 감독의 포츠머스가 강했던 건, 그의 용병술 덕분이기도 하다. 적재적소에 교체를 감행하며 분위기를 바꿔주거나 체력을 관리했으니까. 5분 만에 3개의 마법 중 하나를 써버린다면 좋지 않지.’

러시 윌콕스의 눈에는 소하는 재능의 덩어리였다. 부임 1년 차, 아니. 감독으로 지낸 날이 채 1년도 되지 않는데 경기 흐름을 너무나도 잘 읽었으니까.

흡사 10년 이상 묵은 중견 감독 같은 모습이었다. 필요할 때마다 교체를 통해 이득을 보는 모습은, 보고도 믿기 힘들었을 정도.

그럴 뿐만 아니라, 체력관리의 명수이기도 하다. 그의 눈에는 선수들의 체력 바가 보이는 미터기라도 달렸는지 의심스러웠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은 수준까지 쥐어 짜내고 바꿔주는 그 능력!

‘솔직히 따로 만나서 그 방법 좀 배우고 싶단 말이지. 가르쳐 주기만 한다면 무릎을 꿇을 자신도 있는데 말이야.’

러시 윌콕스는 자신에게 재능이 없음을 너무나 잘 안다. 그렇기에 실력을 늘리는 방법이라면 뭐든지 동원했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었다.

‘두 번째 약점. 말콤 우드의 부재. 아니, 얇은 선수단.’

선수의 숫자만 많다고 스쿼드가 두터운 것이 아니다. 물론, 실력 차이는 있어야겠지만, 그 간격은 좁아야 하는 법.

그런 의미에서 포츠머스의 선수단은 정말 얇았다.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는 극과 극. 몇몇 핵심 선수들은 전혀 대체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선수 중 대표주자는, 말콤 우드.

35세의 노장은 러시 윌콕스의 눈에는 포츠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였다.

‘세컨드 골키퍼는 애송이야. 곧 실수하겠지.’

이미 선수들에게는 단단히 주문해두었다. 적극적으로 골키퍼를 괴롭히라고 말이다.

‘자, 그럼. 성 감독. 다이스의 부재를 어떻게 대처할 텐가? 후후.’

반대편 테크니컬 에어리어로 고개를 돌리며 슬쩍 소하를 훔쳐보는 러시 윌콕스 감독.

그는 소하가 전술 변경을 할 거라고 예측한 뒤, 다음은 어떤 대응을 할지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2.

적당히 좀 하시라고요. 축구의 신님.

아니, 하는 짓이 자꾸, 이렇게 해도 할 만해? 라고 도발을 하는 거 같단 말이야. 자꾸 그러면 제 입에서 쌍욕 나갑니다?

“부상 정도는 어때요?”

“발목이 뒤틀렸습니다. 감독님.”

의료팀은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을 잇는다.

“정확한 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시즌 아웃은 물론이고 다음 시즌 초반까지 출전이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알겠어요.”

들것에 실려 나오는 다이스.

19세의 어린 친구는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흘린다.

“다른 건 신경을 쓰지 마. 먼저 회복만 생각해라.”

난 녀석의 손을 잡아주며 평범한 위로를 건넸다. 평범하지만, 감독으로서 해줄 유일한 위로였다.

“···흑. 알겠어요.”

눈물을 흘리는 다이스.

질 나쁜 태클로 부상을 당했으면 누굴 원망하기라도 할 텐데. 경합 중에 혼자 삐끗한지라 속이 답답할 거다.

그렇게 다이스를 병원으로 보내고 나자, 밀러 아저씨가 나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의중을 묻는다.

“감독님. 누굴 투입할까요?”

흠. 누굴 투입해야 할까. 벤치에서 무언가의 강렬한 시선이 느껴졌지만 냉담하게 무시했다.

보지 않아도 뻔했으니까. 스펜서 보이드, 이 개자식을 넣는다면 지금의 전술을 유지할 순 있다.

하지만, 녀석이 벤치에 앉은 건 그냥 의자를 따뜻하게 데우기 위함일 뿐.

이런 경기에서 저딴 놈을 쓸 생각 따위는 없다.

“안토니오를 투입할게요.”

“네?!”

밀러 아저씨는 대경실색하며 눈을 부릅뜬다. 오른쪽 윙백이 부상으로 빠졌는데 타겟형 공격수를 투입하다니.

좀체 이해가 가지 않는 선택으로 보일만도 하다.

“전술 변경이에요. 4-2-3-1에서 3-4-1-2로 바꿉니다. 스컨소프와 마찬가지로요.”

“아,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중앙수비수 구성은 어떻게 하실 건지···.”

“로버트슨에게 왼쪽 스토퍼 역할을, 찰스 말로리에게 오른쪽 스토퍼 역할을 맡길 거예요.”

“오른쪽 윙백은 존 말로리에게 맡긴다는 말이십니까?”

“명목상으로는요.”

어디까지나 명목상으로다.

오른쪽은 이제 오른쪽 중앙 미드필더인 러셀이 모조리 커버해줘야 한다.

“러셀과 도슨에게는 중앙선 위로 올라가지 말도록 지시하세요. 이 정도면 제 의도가 무엇인지 게네들은 알 테니까요.”

“알겠습니다. 감독님.”

서둘러 교체를 준비하는 밀러 아저씨.

내가 직접 해도 되지만 난 지금 이길 방법을 궁리해야 해서 바쁘다.

“안토니오야.”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교체 준비를 마친 안토니오를 불렀다.

“네. 감독님.”

“너의 머리가 중요하다. 믿는다.”

“알겠습니다.”

조쉬 킹과 투톱을 이루게 된 안토니오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큰 걱정은 없다. 녀석의 뚝배기는 믿을 만하니까.

이 전술 변경의 의도는 단 하나.

왼쪽을 계속 후벼 파서 크로스 득점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다.

상당히 단순하고 밸런스가 무너진 전술이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다.

다이스의 이탈로 이미 팀의 균형은 흔적조차 사라졌으니까.

3.

[아! 다이스가 부상으로 빠지고 안토니오가 들어오네요.]

[전술을 변경하겠다는 이야기에요. 아마도 로버트슨을 왼쪽 스토퍼로 기용해서 3백으로 전환, 조쉬 킹과 안토니오를 투톱으로 기용하겠다는 이야기죠.]

[그렇다면, 잭 해리슨과 존 말로리가 윙백으로 내려간다는 말입니까?]

[명목상으로는 그럴 거예요. 하지만, 두 선수의 위치는 달라지지 않겠죠. 오히려 중앙 미드필더들이 측면 커버에 힘들 쓸 겁니다. 공격 때에는 5-5 진형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나단 필립스의 해설은 정확했다.

중앙을 포기하고 사이드를 후벼 파겠다는 소하의 의도를 완벽히 짚었다.

경기가 재개되자, 나단 필립스의 말처럼 포츠머스의 공격할 때 대형은 말 그대로 5-5 포메이션.

중원에서 짧게 만들어나가기보다는, 하프라인 밑에서 마이클 반즈와 케빈 도슨이 중거리 패스 활용해 측면으로 공을 뿌리며 공격작업을 시작한다.

“후후. 역시 그렇게 나오는군.”

이를 예측한 것은 러시 윌콕스 감독도 마찬가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예측이 맞았다는 묘한 승리감에 휩싸인다.

“중원을 삭제하겠다라. 역시 자네는 뛰어난 감독이야.”

포츠머스의 케빈 도슨과 마이클 반즈는 리그2에서 가장 패스가 뛰어난 선수들.

패스란 얼마나 많이 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냐가 중요한 법.

최대한 다이렉트하고 복잡하지 않게 플레이를 하겠다는 의지였다.

“당연한 선택이지. 균형이 무너졌을 땐 단순하게 가야 하니까.”

좁은 다리를 건널 때, 균형을 잃었다고 물구나무서기를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무게중심을 낮추고 천천히, 단순하게 한발씩 움직였을 뿐.

‘그럼, 우린 약점을 공략해줘야겠지.’

러시 윌콕스 감독은 투톱 중 한 명인 잭 코넬리에게 큰 목소리로 지시를 명령한다.

“한 칸 내려와라!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플레이하라!”

이로써 완성된 스컨소프의 포메이션은 3-4-2-1. 예전 밀란의 크리스마스 트리 전술과 흡사하다.

중원을 아주 강력히 가져가는 이 전술은, 중원이 약해진 포츠머스에는 카운터와 다름없었다.

‘쳇. 역시 만만찮은 감독이야.’

소하도 러시 감독을 흘겨보며 혀를 내둘렀다. 사전 준비를 얼마나 철저히 해왔던지, 존경심마저 생길 정도다.

‘당분간은 주도권을 내주겠군.’

소하의 예상처럼 주도권은 슬슬 스컨소프 쪽으로 바뀐다.

세계적인 선수들도 중장거리 패스의 성공률은 짧은 패스에 비해 현저히 낮다.

때문에, 패스 미스가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그대로 스컨소프의 기회로 연결되었으니까.

심지어, 포츠머스는 무엇을 할지 뻔히 보여주는 상태.

플레이가 예측된다면, 막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아! 마이클 반즈의 패스가 읽혔습니다.]

[공이 발에서 떠나기도 전에 이미 스컨소프의 선수들이 움직이고 있어요. 무엇을 할지 손바닥 보듯 알고 있다는 증거에요.]

힉스와 필립스의 탄식.

무너져가는 팬들의 축제 분위기.

평소와는 다르게 답답한 경기력에 프래튼 파크는 점점 조용해진다. 좌석점유율 100%를 달성한 경기장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

그래도 아직 기회는 남았다.

이대로 전반전을 0-0으로 마무리한다면. 하프 타임에 전술 수정을 해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면 된다.

하지만.

“지금이다!”

2분이 주어진 전반전 추가시간.

먹이를 노리던 매처럼 경기장을 조용히 주시하던 러시 윌콕스 감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그간 역습이나 공격에 가담하지 않던 중앙 미드필더와 양쪽 윙백들까지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한다.

[전반전 추가시간, 스컨소프가 롱 패스를 끊어내고 공격을 시도합니다!]

[위험해요. 이번에는 상당히 많은 숫자가 전방으로 달려들어 가고 있어요! 집중해야 합니다. 포츠머스!]

롱 패스를 끊어낸 스컨소프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거세게 들이닥친다.

“지나가지 못합니다.”

매서운 공세였지만 포츠머스에는 수호신이 존재했다. 영국의 빙벽! 케빈 도슨.

그는 점점 물오르는 중인 백스틱 수비를 통해 상대를 끊임없이 지연하며 시간을 번다.

“제기랄.”

점점 조급해지는 스컨소프의 공격수.

너무나도 완벽한 수비에 순간, 판단이 늦어진다.

“뭐 하는 거야! 이 망할 자식아!”

버럭 외치며 분노하는 러시 윌콕스 감독. 점잖기로 유명한 그에게서 험한 말이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을 거다.

“조금만 더 시간을 끌어!”

목에 핏대를 세우며 독려하는 소하.

두 감독의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 스컨소프의 공격수 조 행스가 결정을 내린다.

‘슛이다.’

당황해서 기억나는 감독의 지시가 이것밖에 없었다.

짧게 스텝 오버를 치며 케빈 도슨의 균형을 조금 무너뜨린 후, 왼발로 25M 중거리 슛을 작렬!

그 좋은 기회에서 가장 질 나쁜 선택지를 골랐다.

“으아아!”

“좋았어!”

엇갈리는 양 팀의 감독.

하지만, 불안 요소는 괜히 불안 요소가 아니었다.

포츠머스의 세컨드 골키퍼, 올리버 웰즈. 그는 그리 어렵지 않은 슈팅을 잡아내는 데 실패하며 쳐냈고, 루즈볼이 된 공은 포츠머스에는 재수가 없게도 쇄도 중인 스컨소프 선수의 밭 밑으로 떨어졌다.

-툭.

지체 없이 파 포스트를 향해 정확한 슛을 시도하는, 잭 코넬리.

-철썩.

공은 산뜻하게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 골입니다! 스컨소프 유나이티드의 선제골이 터졌습니다!]

[골키퍼의 어이없는 실수. 결국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 말았어요!]

포츠머스의 프래튼 파크에는 죽음과도 같은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4.

선제골.

상당히 좋지 않다.

공격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3백으로 변화를 주었거늘. 이제는 오늘 우승을 확정을 짓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골이 필요하다.

하프 타임 라커룸 대화를 가지기 전.

화장실에 들러 세수하며 짱구를 열심히 굴려 본 결과는 암담하다.

3백으로는 역전하기 매우 어렵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러시 윌콕스 감독님.

인정할게요. 리그2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로 말이죠.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현 상황에서 역전하기 위해서는 다시 244로 두들겨 패는 방법밖에 없다.

단순한 공격작업은 그만큼 성공확률이 낮은 법. 크로스를 암만 날려봤자, 성공확률은 10%도 되지 않았으니까.

-덜컥.

한 명의 선수가 나를 직접 만나러 화장실의 문을 열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뭐냐?”

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표정 관리에 실패했다.

스펜서 보이드.

이 개 쌍놈의 새끼가 여기에 왜 찾아왔단 말인가? 아니지. 왜 찾아왔는지는 얼추 짐작이 간다.

“감독. 날 경기장에 내보내 달라.”

역시나. 이런 개 후레자식을 보았나. 양심이 없는 개자식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당당히 요구할 줄이야. 생각보다 더 쓰레기잖아?

팀이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약점을 치고 들어오는 모습은 흡사 승냥이와 다를 바 없다.

“한마디만 할게. 꺼져.”

“···.”

내가 경기에서 지더라도 이 새끼의 요구를 들어주진 않을 거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치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깐 혈압이 확 오른다.

하지만, 녀석은 귓구멍이 막혔는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뭐야? 안 꺼져?”

“···.”

이 정도 했으면 말귀를 알아챌 나이 아닌가? 귓구멍에 공구리 쳤어?

“시, 싫다!”

“응? 지, 지금 뭐라고?”

오, 맙소사.

선수가··· 말대꾸···?!

< 050화. 이제 겨우 시작일 뿐. (4)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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