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1화. 친선 경기. (2) >
1.
“우우우우우우!”
“꺼져라!”
“망할 애송이!”
“중국인 감독은 원하지 않는다!”
신자들의 신에 대한 분노 어린 야유가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전반전 종료 후 점수는 0-2.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는 결과다.
델리 알리는 추가 골을 넣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여지없이 뿜어냈다.
그래도 말이야, 씨이발. 중국인은 좀 너무하지 않냐? 난 한국인이라고.
심지어 영국 국적도 가졌고.
하여튼 코쟁이 새끼들은 검은 머리만 보면 중국인이라고 하는 게 문제야.
지들도 전부 다 미국인 취급하면 개 정색 빠는 새끼들이.
“어때? 할만했냐?”
하프타임 라커룸 대화.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며 내 입을 주시한다.
“경기 내용은 괜찮았다. 그렇지?”
“네. 뭔가 조금 부족했지만요.”
“맞습니다. 조금만 더 잘했다면 2-0까지 끌려가지 않았을 겁니다.”
“작년보다 할만했어요.”
작년, 리그 원 시절에는 MK돈스에게 더블을 당했었다. 홈에서도 지고 원정에도 지고.
과연. 괜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0으로 박살을 낸 팀이 아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괜찮았다. 슈팅 수도 비슷하고 점유율도 비슷했다. 다만 수비진의 실수가 점수를 벌렸을 뿐.
“아직 높은 라인이 익숙하지 않겠지. 너무 실망하지 마라.”
“그래도 이기고 싶습니다! 그렇죠? 선배들도 시즌 첫 경기는 이기고 싶잖아요?! 암만 친선 경기라도요.”
“예, 예. 주장님.”
킹의 외침에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승부욕 넘치는 모습. 참 보기 좋다.
이것이 바로 공격적인 전술의 장점 중 하나다. 두들겨 맞다가 끌려가는 상황과 두들겨 패다가 끌려가는 상황은 마음가짐부터 달랐으니까.
“그럼. 이겨야지. 선발 선수들에게는 아쉽지만, 후반전에는 대거 교체한다. 해리슨, 왼쪽 풀백을 맡아라.”
“알겠습니다. 하지만, 전 수비수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경기력에 큰 문제가 생길 겁니다.”
“알아. 그러니까, 평소에 하던 플레이 그대로 해. 마음껏 사이드를 휘저어라.”
“···알겠습니다.”
잭 해리슨은 쉽게 받아들였다. 공격적인 교체라는 사실을 알았겠지.
“그리고 말로리 형제도 투입한다. 찰스는 도슨과 함께 호흡을 맞춰라.”
“알겠습니다. 오른쪽 중앙수비수가 맞습니까?”
“아니. 도슨하고 스위칭해. 그리고 유의할 건, 왼쪽 후방을 넓게 커버해줘야 한다.”
“해리슨의 빈자리를 잘 커버하라는 말씀이시군요. 이해했습니다.”
“그래. 너의 운동 능력이라면 가능할 거다.”
역시.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어본 선수답게 전술 지시를 바로 이해한다.
이래서 수많은 명장이 경험 많은 선수를 선호하는 거 아닐까.
“그렇다면 저는 중앙 쪽에서 자리를 잡아야겠군요?”
“그래. 훌륭해.”
도슨은 바로 나의 전술을 알아차렸다.
축구 지능이 정말 높은 선수다. 리그2에 썩기 아깝기 그지없다. 그러니 어서 더 높은 무대로 올려줘야겠지.
“그리고 데클렌 마이어스. 너도 들어간다. 뭘 해야 하는지는 알겠지?”
“네. 공격 시에 3백을 형성하라 이거 맞겠죠? 전 중앙수비와 오른쪽 풀백을 모두 볼 수 있으니까요.”
“잘해주리라 믿는다.”
씨익.
역시 1군은 짬밥 먹은 값을 한다. 하기야, 밥만 먹고 축구만 하는데 이 정도는 해줘야 나도 감독질 할 맛 나지.
“킹은 원톱에서 왼쪽 윙포워드로 자리를 바꾼다.”
“···.”
“뭘 기죽고 그래? 넌 잘 해냈어. 널 상대하느라 상대 수비수들이 비지땀을 흘렸다고.”
“하하! 좀 애먹긴 했지만 제가 꽤 괴롭혀줬죠.”
새끼. 금방 살아난다.
“맡은 임무는 같아. 원톱으로 서게 될 안토니오와 호흡을 맞춰라.”
“투톱처럼요?”
“그래. 원톱으로 들어갈 안토니오도 최대한 킹과 연계에 신경 써서 플레이해라.”
“알겠습니다.”
안토니오도 힘이라면 남 부럽지 않은 선수. 킹과는 다르게 제공권도 상당하다. 킹과 안토니오의 조합이라면 상대 수비수들에겐 악몽일 거다.
“존 말로리. 넌 오른쪽 윙포워드다.”
“네? 해보긴 했지만 익숙하진 않은데요.”
“그래도 해. 다른 건 몰라도 넌 우리 팀에서 최고의 골 결정력을 가졌잖냐.”
“그건 그렇죠. 하하.”
형과는 다르게 가볍고 유쾌한 선수다. 저번 시즌 팀 내 최다득점자이기도 했고.
“그리고 마지막 교체는 러셀이다. 네 임무는 말해주지 않아도 잘 알 거다. 델리 알리란 애송이를 꽁꽁 묶어줘.”
“···.”
끄덕. 무척 과묵한 선수다. 플레이 스타일은 전형적인 하드워커. 평균 활동량만 12km를 찍는다.
“후우. 그리고. 반즈.”
“···네.”
반즈는 꽤 기분이 처져있다. 아마도 실점에 자신의 지분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다.
멘탈이 약한 놈이라, 이대로 후반전에 내보낸다면 똥을 싸지를 테지.
“네 탓이 아니야. 넌 최고의 플레이를 했어. 자신감을 가져라.”
“···하지만.”
“네가 전반전에만 몇 개의 패스를 성공시킨 줄 아냐? 65개야. 총 70개를 시도해서. 대단한 기록이지.”
“···.”
“지금처럼만 해라. 넌 완벽한 과정을 만들어줬어. 다만, 1선 녀석들이 마무리하지 못했을 뿐.”
단순한 응원이 아니다. 팩트였다. 애초에 반즈에게 수비를 기대하지 않았다. 수비는 다른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의 몫이다.
“맞아요. 제가 똥 같은 슛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기고 있을 거예요.”
조쉬 킹이 주장다운 짓을 하려는지 한 손 거들었다.
“큼큼. 알겠어요.”
효과는 백 점 만점의 만점이었다. 얼굴에 드리웠던 검은 그림자가 사라졌다.
“러셀이 잘 보조해 줄 거다. 그나저나, 우리 애송이 킹이 주장다운 짓을 하는데?”
“하하! 그러게 말이에요.”
“하하하.”
선수들이 웃음을 짓는다. 아주 좋은 분위기다. 이 분위기라면,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럼, 가보자. 역전해버려! 안 그러면.”
꿀꺽.
내가 무게를 잡자, 선수들은 일순 긴장한다. 후후. 지난 일주일간 내 성격이 더럽다는 걸 파악했기 때문이겠지.
“나, 욕 좀 그만 먹자. 제발 하루만이라도. 인터넷을 못 하겠다니까? 꼭 좀 이기자.”
“흐흐흐.”
“예이. 예이. 우리 보스의 간절한 부탁인데 들어드려야죠.”
우는소리를 곁들인 내 농담에 선수들은 긴장을 풀며 즐거워한다.
난 나이가 어린 감독이다. 왕 같은 권위적인 감독을 하기엔 연륜도 부족하고 체질에도 맞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친구 같은 감독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물론, 갈굴 땐 국물도 없지만.
2.
“곧 후반전이 시작하겠습니다.”
“후반전에도 잘 부탁합니다.”
중계인 톰 힉스와 해설의 나단 필립스가 후반전의 시작을 알렸다.
“전반전은 생각보다 상당히 재미있는 경기였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필립스의 말에 힉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한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포츠머스의 경기였다.
“네. 양 팀 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추구해 상당한 난타전이었죠. 아쉽게도 결과는 일방적이었지만요.”
“그래도, 포츠머스의 신임 감독이 약속은 지키긴 했습니다. 공격 축구. 이 얼마나 오랜만에 보는 포츠머스의 모습입니까? 압박의 질도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어요. 결과 없는 공격 축구는 실속이 없어요. 심지어 골을 넣지도 못했으니까요.”
“충분히 이해되는 말입니다.”
필립스의 날카로운 비판에 힉스 또한 고개를 끄덕였다. 골을 넣지 못하는 공격 축구만큼 우스운 축구는 없었으니까.
“아, 포츠머스가 많은 교체를 감행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상당히 흥미로운 교체네요. 과감하면서도 매우 공격적인 교체에요. 특히, 잭 해리슨이 왼쪽 윙백을 맡는 건 상당히 재미있네요.”
“감독은 왼쪽을 주공격 루트로 사용할 예정으로 보입니다.”
“정확히 보셨네요. 그리고 주목해야 할 건 어제, 주장직을 박탈당한 찰스 말로리의 출전입니다. 지금 심정이 어떨진 모르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편안해 보이네요.”
“꽤 의아한 일입니다.”
“감독의 독단적인 해임이 아니었나 보네요.”
“그렇다면 참 다행이겠습니다. 그럼, 이제 후반전을 시작합니다.”
-삐익.
경기가 시작되자 힉스와 필립스는 쉬지 않고 입을 놀린다.
이들은 방송국 소속이 아니라 포츠머스의 서포터. 리그2의 경기는 TV 중계를 자주 해주지 않았으니까.
방송국 소속은 아니지만, 마냥 선무당도 아니었다. 나름대로 포츠머스에서 정식으로 공인도 했으며 축구 지식도 전문가 수준.
게다가, 팬으로서의 중계는 또 다른 맛이 존재해서 영국에서는 일상적인 일이었다.
“포츠머스의 파상 공세가 이어집니다. 아, 잭 해리슨이 공을 잡습니다!”
“여기선 그의 장기를 보여줘야 해요.”
힉스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잭 해리슨은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다.
-휙.
순간, 속도를 올려 선수 한 명을 벗겨낸 해리슨. 사이드라인을 아슬아슬하게 질주한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여기선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요. 하프 스페이스 근처의 킹에게 패스를 주거나, 그대로 엔드라인까지 달려 크로스를 올리는 거죠.”
해리슨의 선택은 전자였다. 패스를 받은 킹은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는 듯하다가 다시 해리슨에게 패스를 건넨다.
잘 짜인 2대1 패스!
조쉬 킹이 다시 패스를 줄 거라 예상치 못했던 던스의 선수들은 순간 해리슨을 놓친다.
“킹의 나이답지 않은 노련한 플레이였습니다. 해리슨. 상대 수비가 없어요. 정확한 크로스를 해야 해요!”
빠르게 달라붙는 던스의 수비수. 하지만 해리슨은 과감하게 다이렉트 크로스를 시도한다.
-뻥.
날카로운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공.
“아! 좀 길어 보이는데요?!”
왼쪽과 중앙으로 침투하는 킹과 안토니오가 받기엔 다소 긴 크로스.
절로 탄식이 나오는 장면이었지만 해리슨의 노림수는 따로 있었다.
“아앗! 아! 오른쪽 끝에서 쇄도하던 존 말로리가 목표였군요!”
“말로리! 지금 노 마크 찬스입니다!”
-촤악.
존 말로리는 싱긋 웃으며 해리슨의 크로스를 곧바로 때려 넣는다.
순식간에 골망을 가르는 공!
“골입니다! 고오오오올! 후반 초반. 포츠머스가 빠르게 한 골 따라붙습니다!”
“완벽한 골이에요. 이거 정말 멋진 전개 과정이군요!”
“존 말로리는 저런 기회를 놓치는 선수가 아닙니다!”
“그렇죠. 적어도 골 결정력 하나만큼은 탈 리그2급인 선수이니까요!”
힉스와 필립스는 침을 튀기며 열광했다. 그간 포츠머스에서 보기 힘든 완벽한 전개 과정은 눈을 의심케 할 정도!
“감독의 노림수가 정확히 적중했어요. 왼쪽으로 상대 선수를 쏠리게 하고, 오른쪽을 찌르는 날카로운 공격 전개! 이거, 성소하 감독을 다시 봐야겠는데요?”
“아! 그렇다면 본디 공격수였던 존 말로리를 오른쪽에 배치한 이유가 이거였군요?”
“정확해요. 아마 던스의 선수들은 혼이 나갔을 거예요. 왼쪽, 오른쪽, 왼쪽, 먼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빠른 전환이 순식간에 균열을 만들어 냈으니까요.”
필립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정도 축구를 검은 머리의 풋내기 감독이 보여줄 줄 정말 몰랐다.
“공중볼이 좋은 안토니오의 투입은 기만책이었습니다.”
“네, 크로스가 좋은 해리슨과 헤더가 좋은 안토니오의 조합. 이것은 상대 수비진이 의식적으로 안토니오에게 집중하거든요. 하지만 공의 종착역은 존 말로리였어요!”
“대단하네요.”
“모처럼 좋은 감독이 포츠머스의 사령탑으로 앉은 건지도 모르겠네요.”
소하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하는 힉스와 필립스.
전술적 안목은 말할 필요가 없었고, 선수의 심리를 정확히 파고드는 노련미는 백전노장을 보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이제 시작입니다. 과연. 이 기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선수들은 침착해야 해요. 아직 뒤처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돼요!”
이는 자신들에게도 해당하는 조언이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
지금은 냉정하게 경기를 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그 말’만은 아직 입 밖에 꺼낼 때가 아니다. 부정 타니까.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는 둘. 하지만 그것도 채 15분을 유지하지 못했다.
“고오오올! 동점 골! 동점 골입니다! 믿기지 않는 득점이에요! 킹의 파워풀한 슛!”
“기습적인 반즈의 로빙패스, 수비진을 무장 해제 한 안토니오가 머리를 이용해 킹에게 제대로 떨어뜨려 줬어요!”
킹의 대포알 같은 슈팅에 동점 골이 되자 다시금 얼굴을 시뻘겋게 붉히며 흥분한다.
“던스의 수비진이 힘이 많이 빠져 보입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전반전 킹과 수도 없이 경합했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킹은 멀쩡하지 않습니까?”
“그게 바로 킹이란 선수가 엄청난 육체 능력을 갖췄다는 증거에요.”
저번 시즌까지만 해도 킹은 그저 달리기만 빠른 선수로 평가됐다.
큰 키에 마른 체형.
힘이 좋아 보이지 않았거늘.
감독은 어떻게 일주일 만에 저 선수의 참모습을 알아냈는지 놀랍기만 하다.
이제 스코어는 2-2. 프래튼 파크는 이제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열기에 휩싸였다.
“포츠머스! 포츠머스!”
이제는 역전도 꿈꿀 수 있는 점수다. 역전승만큼 팬들을 열광케 하는 경기가 세상에 또 존재할까?
단언컨대 없다.
하지만, MK던스는 호락호락하게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수비적인 선수 교체와 전술 변경으로 경기는 소강상태에 빠진다.
“아! 오늘 찰스 말로리의 운동량은 엄청납니다.”
“잭 해리슨의 뒷공간을 완벽히 커버하고 있어요.”
몇 번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주장직에서 해임당한 말로리는 연이어 멋진 수비를 펼쳐냈다.
점점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경기 시간.
열화 같던 응원 소리는 사그라지고 어느새 묘한 긴장감이 2만 석의 구장을 휘감는다.
“반칙이에요! 포츠머스가 후반 89분에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냅니다!”
“마지막 기회에요. 추가시간은 거의 없을 테니까요.”
“아! 감독이 손짓하네요. 모든 선수를 페널티 박스 안으로 투입합니다!”
“좋은 판단이에요!”
“골키퍼까지 투입하다니. 감독의 승부욕은 대단합니다.”
키커는 마이클 반즈.
멘탈이 약한 그답지 않게 유유자적한 모습이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멍한 표정으로 우아한 킥을 선보이는 반즈.
-퉁.
강한 회전이 걸린 공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페널티 에어리어 안으로 뻗어간다.
14,000명의 관중 눈에는 매우 느리게 보이는 이 공은 아슬아슬하게 골키퍼의 손을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찰나의 시간이지만 매우 길었던 공의 여정 끝에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찰스 말로리.
상대 선수와 부딪혀 머리가 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망설임 따위는 없다. 찰스 말로리가 눈을 부릅뜬 채 주저 없이 머리를 들이민다.
-철썩.
공을 볼 필요는 없다. 어차피 들어갔을 테니까.
“으아아아아아아!”
고대 콜로세움에서 승리한 검투사처럼 포효를 내지르며 관중석으로 달려가는 찰스 말로리.
그 모습을 지켜보는 14,000여 명의 포츠머스 팬 중에 앉은 사람은 없었다.
< 011화. 친선 경기. (2) > 끝
ⓒ 블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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