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108화 (108/118)

8. 일본의 선전포고

서울 남산을 배경으로 조화롭게 들어서 있는 천하 호텔.

이곳 천하 호텔은 대한민국 유일의 7성급 호텔이다.

재계 서열 3위였던 일신 그룹의 소유였던 일신 호텔을 매입한 천하 그룹에서 리모델링을 마친 후 새로이 개장했다.

당시 천하 그룹이 리모델링을 한 이유는 너무도 짙은 왜색(倭色)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유일의 7성급 호텔이 일본의 색채를 띤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았다.

그랬기에 천하 그룹 정대한 회장의 엄명으로 왜색을 몽땅 제거했다.

대신 아름다운 한민족 고유의 색과 선을 집어넣어 동서양의 양식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호텔을 만들었다.

그에 대한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너무도 수려한 모습에 웬만한 국제 행사가 개최될 때마다 장소 협찬을 제의 받을 만큼 국내외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런 천하 호텔이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이곳에서 호텔 오너인 정수종 사장의 사촌동생이자 천재 과학자인 정수한이 톱스타인 루나(김선영)와 결혼식을 올리기 때문이었다.

톱스타 루나만으로도 호텔 측에서는 준비에 만전을 기할 만큼 중요한 일이었다.

한데 결혼식의 다른 주인공이 바로 오너 일가였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더욱이 결혼식에 초청된 손님들의 면면도 결코 예사롭지 않았다.

그러니 호텔 관계자들에게는 비상이 떨어진 것이다.

하객들의 신분이 대단하다 보니 경호에도 신경이 쓰였다.

보통 연예인이나 상류층의 결혼도 그렇지만, 많은 하객들이 올 때는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중국과 전쟁 중이며, 얼마 전에는 국제적 테러 조직인 IS로부터 테러를 당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행사는 대체로 취소가 되는 상황인 것이다.

결혼식과 같은 행사에도 경찰이 파견되어 혹시라도 폭발물이나 위험물질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를 할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 치러질 결혼식은 그런 정도를 훌쩍 넘어섰다.

엄청난 위명과 신분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하객으로 초청된 것이다.

개중에는 유명 스타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정관계 고위 인사와 재계의 거물들이었다.

정관계 인사들이 많이 참석을 한 이유는 사실 별거 없었다.

혼주(婚主)가 바로 몇 달 뒤면 이 나라의 국가원수가 될 대통령 당선자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혼주에게 잘 보이기 위해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많은 유명인들이 참석할 예정이기에 천하 호텔 직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무언가 부족한 것은 없는지 주변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었다.

◈ ◈ ◈

“정문, 이상 없나?”

오늘 결혼식의 보안 책임자로 임명된 김갑돌은 무전을 통해 하나하나 체크를 해 나갔다.

치직!

― 정문 이상 없습니다.

“알겠다. 계속 주변을 살피기 바란다.”

이상 없다는 보고를 받은 김갑돌은 이번에는 후문을 체크하였다.

“후문 보고하라.”

치직!

― 후문 이상 무!

차례차례 체크를 하고 이중 삼중으로 주변을 살핀 김갑돌은 경호에 만전을 기했다.

현재 천하 호텔은 수한과 루나의 결혼식을 위해 별관 전체를 비운 상태였다.

혹시나 테러가 발생할 수도 있기에 결혼식이 거행될 별관은 며칠 전부터 비워놓고, 본관 또한 신분이 확실한 손님만 받고 있었다.

그로 인해 매출은 감소하겠지만, 사고가 터지는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문제도 되지 않았다.

만약 결혼식 도중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손님을 받지 않아 발생하는 손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이는 호텔 오너인 정수종 사장의 지시가 아닌, 천하 그룹 차원에서 결정된 사항이었다.

물론 결혼 당사자인 수한은 그 결정에 대해 만류하였지만, 정대한 명예회장이 억지로 밀어붙여 수한으로서도 어쩔 수 없이 양보를 한 일이었다.

“이상 없나요?”

한창 호텔 주변 보안에 대하여 점검을 하고 있던 김갑돌은 갑자기 들려오는 말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멋들어진 검은색 턱시도를 차려입은 수한이 있었다.

“아, 언제 오셨습니까? 이상 없습니다.”

수한은 김갑돌의 인사를 받으며 그가 들여다보고 있던 모니터에 관심을 드러냈다.

보안 책임자로 임명된 김갑돌이 지금 자리한 곳은 천하 호텔 보안실이었다.

천하 호텔 본관은 물론이고, 별관에 있는 CCTV를 관리하는 아주 중요한 곳이었다.

사실 천하 호텔 보안 요원이 아닌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 책임자인 김갑돌이 이 자리에 자리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했다.

천하 호텔 보안 요원들보다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의 실력이나 장비가 월등이 좋기 때문이다.

천하 호텔 보안 요원들도 군 특수부대 출신이나 무술 유단자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킴이 PMC를 만든 토대가 이들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라는 것은 이미 대한민국 상류층에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었다.

특히나 천하 그룹은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가 얼마나 뛰어난 곳인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수한이 자신의 결혼식 보안을 이들에게 맡기겠다고 했을 때 어느 누구도 반대하는 이가 없었다.

그리고 이곳 천하 호텔 오너인 정수종 또한 수한의 요청에 흔쾌히 수락하였다.

그렇기에 현재 호텔 보안 요원들은 본관과 별관의 객실이나 복도 등을 돌며 호텔 내부에 이상이 있나 살피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

물론 그들을 지휘하는 것은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원들이었다.

어차피 천하 그룹 산하 보안 요원이나 경비 인력들은 1년에 두 차례씩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와 함께 합동으로 훈련을 하고 있었기에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의 실력을 잘 알았다.

그게 바로 아무런 반발 없이 그들의 지휘를 받아들이는 이유인 것이다.

현재 통제실에서는 200여 대의 CCTV들이 건물 복도와 로비 등을 사각(死角) 없이 살피고 있었다.

수한은 그런 모니터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체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하루 수고 좀 해주세요.”

수한은 김갑돌에게 인사를 건네며 보안실을 빠져나갔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어딜 갔다 온 것이냐?”

식장 앞에서 하객을 맞이하고 있던 정명수는 수한을 보자마자 타박을 하였다.

신랑이라는 놈이 하객을 맞이하지 않고 저 좋을 대로 다녀오는 모습이 왠지 분하게 느껴져서였다.

“예. 잠시 보안실에 좀 다녀왔습니다.”

수한은 정명수의 핀잔에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넉살좋게 대답을 하였다.

“음. 그래, 이상 없다고 하더냐?”

“네. 아무 이상 없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 없을 겁니다.”

수한은 정명수를 안심시키며 주변을 살폈다.

지금 이곳 로비에도 많은 보안 요원들이 있는데, 그중에는 은신(隱身) 모드를 활성화시킨 라이프 메디텍 보안 요원들도 있었다.

혹시라도 경계를 뚫고 침투한 테러리스트가 있다 해도 이를 조용히 제압하기 위해 은신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는 정말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만들어놓은, 함정과도 같은 것이어서 수한과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 일부만이 알고 있는 극비 사항이었다.

그리고 혹시나 미사일과 같은 대량 살상 무기가 호텔을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호텔 주변에는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는 윤재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다고 통보해 왔기에 취한 조치였다.

만약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연락만 없었다면 굳이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 같은 물건을 설치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참석을 통보했으니 확실한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현재 대한민국은 전쟁 중이다.

차기 대통령으로 내정된 정명수도 중요하지만, 현재는 전쟁을 수행 중인 현임 대통령의 존재가 가장 중요했다.

이미 가진바 능력이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수한으로서는 자신의 주변은 어떤 상황에서도 보호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윤재인 대통령의 안전에 대해서는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드러내면서까지 지켜줄 의무가 없다는 생각에 그나마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를 가져와 설치한 것이다.

“대통령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대통령 경호원 중 미리 파견된 경호원 한 명이 정명수에게 소식을 알려왔다.

“음, 알겠네.”

정명수는 대통령이 도착했다는 말에 호텔 별관 입구로 향했다.

그 뒤를 아내인 조미영 여사와 결혼 당사자인 수한도 따랐다.

어찌 되었든 지금 오는 하객은 일반 하객과 다른 존재이지 않은가.

그러니 그에 따른 예를 보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별관 입구로 나와보니 봉황 무늬 깃발을 달고 달려오는 검정색 세단이 보였다.

대통령이 타고 있는 리무진 승용차였다.

리무진이 별관 입구에 정차하자 경호원들이 대통령이 탄 리무진을 앞뒤로 둘러쌌다.

그런 후, 경호원 중 한 명이 들고 있던 검정색 가방을 들어 뭔가 조작하였다.

그것은 바로 수한이 개발한 개인용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였다.

대통령의 경호를 위해 청와대 경호실에서 천하 컨소시엄에 의뢰를 넣어 만든 것이다.

4년 전, 청와대는 천하 컨소시엄이 차기 주력 전차를 개발하던 중에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를 만들어내자 이를 대통령 경호에 사용하길 원했다.

그래서 청와대 경호실장은 천하 그룹 정대한 회장에게 그러한 의사를 타진하였고, 수한은 의뢰를 받아들였다.

대통령의 존재는 국가 운영에 있어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고, 또 자신과 코드가 맞는 윤재인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물건이라 생각한 것이다.

뭐, 윤재인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니면서 선전을 해주는 바람에 생각지도 못한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아무튼 경호원이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를 활성화시켜 리무진을 감싸자 그제야 뒷문이 열리고 윤재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리무진에서 내린 윤재인 대통령은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별관 입구에 서 있는 정명수 대통령 당선자와 그의 부인, 그리고 오늘 결혼식의 주인공인 수한이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윤재인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정명수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차례대로 인사를 하던 윤재인 대통령은 수한의 앞에 이르러서는 잠시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수한의 얼굴을 쳐다보다 다른 말을 하였다.

“고맙네.”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아니야. 그런 당연한 일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마음을 잃지 않고 해준다는 것, 그런 것이 고마운 것이지.”

별거 아니라는 듯 말을 하는 수한에게 윤재인 대통령은 거듭 고맙다는 사의를 표했다.

“안으로 드시지요.”

수한은 이대로 있다가는 말이 길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화제를 돌렸다.

그렇지 않아도 이곳은 사방이 드러나 있어 경호를 하기에는 결코 좋지 않은 장소였다.

그러니 경호원들을 생각해서라도 얼른 실내로 들어가는 것이 좋았다.

수한의 의도를 알아차린 윤재인 대통령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하나를 좋게 보면 뭘 해도 좋게 보인다고, 수한의 행동 하나하나가 윤재인 대통령에게는 좋은 모습으로 비쳐졌다.

수한은 윤재인 대통령이 식장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하고는 정명수에게 말을 하였다.

“아버지, 전 잠시 선영 씨에게 다녀올게요.”

“그래, 알았다.”

수한이 신부 대기실로 다가가자 안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지?”

수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신부 대기실로 들어갔다.

딸깍.

“무슨 좋은 일이 있기에 웃음소리가 밖에까지 들려?”

수한의 질문에 조금 전까지 왁자지껄했던 신부 대기실에는 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왜? 무슨 일이야? 내가 뭐 못 물어볼 것 물어본 거야?”

수한은 갑자기 조용해진 사람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지금 신부 대기실 안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루나와 파이브 돌스 멤버들이 모두 함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때 수한을 두고 루나와 경쟁을 벌이던 수빈도 자리에 있었다.

“수빈 씨, 무슨 일인데 내가 들어오니 갑자기 조용해진 거야?”

수한은 아무도 말이 없자 시선을 돌려 수빈에게 질문을 던졌다.

수빈도 수한보다 두 살이 더 많았지만, 현재는 말을 트고 편하게 지내는 사이였다.

자신의 외모를 되찾아주고 지금을 있게 해준 수한이었다.

더욱이 한때 연모했던 남자가 멋진 모습을 하고 눈앞에 나타나자 수빈은 잠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겨우 대답을 했다.

“흠,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했냐면…….”

“야! 그 이야기를 수한이에게 하면 어떻게 해!”

수빈이 입을 열려고 하자 루나가 당황해하며 얼른 말을 막았다.

그런 루나의 모습에 장난기가 생긴 듯 옆에 있던 예빈이 루나를 붙잡으며 수빈을 부추겼다.

“수빈아, 조금 전 루나가 우리에게 해줬던 이야기 그대로 해줘.”

“알았어, 언니.”

수빈은 뭔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던지며 수한을 돌아보았다.

그런 그녀들의 모습에 수한은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뭔데 루나는 수빈이 말을 하지 못하게 하고, 또 예빈 누나는 그런 루나를 왜 막는 것이지?’

알 수 없는 그녀들의 행동에 의문이 들었지만, 곧 수빈이 이야기를 해줄 것 같아 보여 가만히 지켜보기로 하였다.

“그러니까… 조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냐면…….”

“예휴, 이것들아, 그만하고 우린 그만 식장으로 가보자. 여긴 신랑하고 신부에게 맡겨두고. 두 사람도 결혼식 전에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가 있을 테니 우린 자리를 비켜줘야지.”

결국 파이브 돌스의 리더인 수정이 루나를 놀리는 예빈과 수빈을 만류하며 나섰다.

“에이, 아깝다. 더 놀려줄 수 있었는데.”

“그러게. 수정이가 조금만 더 참았으면 오늘 루나 얼굴이 폭발하는 것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예빈과 미나가 아깝다며 루나를 한 번 쳐다보고는 신부 대기실을 나갔다.

그리고 레이나와 수빈, 그리고 수정까지 예식장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조금 전의 소란스러웠던 것이 무색할 만큼 넓은 신부 대기실에는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한동안 쑥스러운 분위기가 돌며 두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큭, 언니들은 결혼하는 날까지 날 놀리고…….”

뭐가 억울한 것인지, 아니면 변함없는 그녀들의 모습이 좋은 것인지 루나는 작게 미소를 짓다가 살짝 나오려는 눈물을 손으로 찍어 닦아냈다.

수한은 말없이 다가가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눈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었다.

“고마워.”

“아니야. 이제 조금 후면 유부녀가 될 텐데, 후회하지 않아?”

수한은 조용한 음성으로 루나의 손을 잡으며 부드럽게 말을 건넸다.

하지만 루나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였다.

“아니, 후회하지 않아. 나 지금 너무나 행복해.”

“응, 그래. 고마워.”

수한의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키스를 하였다.

루나는 감미로운 수한의 키스에 기분이 좋아 정신이 멍해졌다.

그러다 곧 결혼식 생각을 떠올리며 얼른 수한에게서 떨어졌다.

“그, 그만!”

“알았어. 지금은 이것으로 참겠지만, 오늘 밤 기대하라고.”

빙그레 미소를 지은 수한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는 신부 대기실을 나섰다.

멍하니 수한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루나는 조금 전 수한이 남기고 간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는 얼굴을 붉혔다.

‘아, 몰라!’

조금 전, 파이브 돌스 멤버들과 나눈 이야기와 수한이 남긴 말이 연이어 떠오르면서 루나의 얼굴은 더없이 붉어졌다.

그녀가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이유는 짓궂은 미나의 질문 때문이었다.

수한과 루나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을 결정한 뒤, 두 사람의 스킨십은 자연스러워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두 사람은 함께 밤을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한 침대 위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그런 사실을 알게 된 미나가 은근하게 루나를 긁으며 수한의 잠자리 기술이 어떤지 물은 것이다.

처음에는 너무도 개인적인 일이기에 말하지 않으려 하였는데, 그만 미나의 속임수에 홀딱 넘어가 털어놓고 말았다.

그 뒤는 빤한 전개였다.

먹잇감을 찾은 맹수의 눈빛으로 파이브 돌스 멤버들이 루나를 놀려 댄 것이다.

◈ ◈ ◈

파주 두포리.

임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에 얼마 전 별장이 하나 들어섰다.

보통 별장이 들어선다 해도 인근 주민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데, 이 별장만은 예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연예인들이 주로 타고 다니는 스타 밴이 수시로 들락날락하였기 때문이다.

주민들 중 몇 명은 실제로 밴에서 내리는 스타를 보기도 했다.

누가 사는지는 모르지만, 동네잔치 등에 찬조도 하였기에 나름 평판이 좋았다.

다만, 별장에 접근하려고 하면 철저하게 신분을 물어보는 등 조금 까다롭게 하는 일이 있어 잘 접근을 하지는 않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별장의 주인은 뭔가 연구를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연구하는 사람이 사는 별장에 왜 연예인들이 찾아오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별장에 지금 하얀색 밴 한 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자 별장 입구를 막고 있던 철문이 열렸다.

곧 밴이 별장 안으로 들어가고 철문은 언제 열렸냐는 듯 쿵! 소리를 내며 닫혔다.

늦은 시각이라 그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징.

“자기야, 나 왔어!”

루나는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며 큰 소리로 수한을 불렀다.

“응, 어서 와. 피곤하지?”

수한은 식당에서 나오며 루나를 맞았다.

“나 배고파.”

“응, 알았어. 준비하고 있으니 얼른 씻고 와.”

“땡큐!”

루나는 촬영이 늦게까지 계속되는 바람에 미처 저녁을 먹지 못하였다.

그 때문에 현재 배가 무지 고팠다.

평소라면 동료들과 함께 회식을 했겠지만, 오늘은 한 달 만에 수한을 보는 날이라 촬영을 끝내자마자 나는 듯이 달려온 것이다.

루나가 호들갑을 떨든 말든 로드 매니저는 피곤하다며 별장에 마련된 손님방으로 들어갔다.

몇 달 전부터 루나가 수한과 함께 살게 되면서 로드 매니저에게는 아예 따로 방을 내주었다.

괜히 그녀를 내려주고 집에 갔다가 다시 새벽같이 이곳으로 와서 촬영장에 데리고 가는 일이 너무도 피곤하고 번거로울 듯해 그리한 것이다.

“오늘은 메인이 뭐야?”

루나는 젖은 머리를 말리며 식당으로 들어서서 저녁 메뉴에 대하여 물었다.

방금 씻고 나온 그녀는 무척이나 편한 차림새였다.

몇 달 후면 수한과 결혼할 사이인데다 자주 함께 밤을 보내다 보니 이젠 이런 모습이 너무도 익숙했다.

“응. 오늘은 싱싱한 장어가 들어왔기에 장어구이를 준비했어.”

수한은 유명한 임진강 장어를 맛있게 구워 루나의 식탁 앞에 내려놓았다.

“자기, 맛있겠다.”

두 사람은 식탁에 앉아 늦은 저녁을 먹었다.

루나는 지금 너무도 행복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는 것.

비록 아직 정식으로 결혼을 한 것이 아니기에 며칠에 한 번뿐이지만, 이렇게 함께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

이미 양가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허락해 동거를 해도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바쁜 스케줄 때문에 차마 동거는 하지 못했다.

만약 동거를 하게 되면 이렇게 오붓한 시간은 물 건너갈 것이란 것을 루나는 잘 알았다.

동거가 무척 욕심나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사랑하는 수한이 피곤해질 것이 분명한 탓이었다.

하여 루나는 동거에 대한 꿈을 접고 이렇게 며칠에 한 번씩 이곳을 찾아와 함께 밤을 보내는 것으로 만족을 했다.

식사를 끝낸 두 사람은 잠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하다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오늘따라 루나의 눈에 수한이 무척이나 섹시해 보이는 것이었다.

‘어머, 내가 왜 이러지?’

루나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이 수한의 몸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연구를 하는 사람인데도 수한의 몸은 운동선수 못지않게 훌륭했다.

우락부락한 근육이 붙어 있는 보디빌더와 같은 몸이 아닌, 마치 그리스 조각상마냥 오밀조밀한 근육으로 덮인 몸이었다.

가운을 벗는 수한의 몸매는 무척이나 아름다워 루나는 순간 심장이 멎는 것만 같았다.

쿵! 쿵!

자주 본 것인데도 오늘은 무엇 때문인지 무척이나 심장이 크게 뛰었다.

너무도 큰 소리라 혹시나 수한이 눈치채면 어쩌나 하는 불안까지 생길 정도였다.

“뭐해? 자야지.”

“으응, 그래… 자야지.”

수한의 몸을 훔쳐보느라 머뭇거리던 루나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얼른 침대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조금 전 수한의 벗은 몸을 보고 흥분한 기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리 와.”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눈을 감고 있던 루나의 귀에 속삭이는 듯한 수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떠보니 팔베개를 해주려는 수한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니 루나는 더욱 심장이 뛰었다.

“응, 고마워.”

“뭐가? 오늘 뭔 일 있었어? 조금 이상하네?”

평소와 조금 다른 루나의 반응에 수한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하지만 지금 루나는 밀착된 수한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수컷의 향기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무런 대꾸도 없이 루나는 자신도 모르게 수한의 몸 위로 기어오르며 키스를 하였다.

“음…….”

느닷없는 루나의 키스에 당황한 수한은 작게 신음을 흘리다 팔을 뻗어 그녀를 안았다.

그러고는 적극적으로 키스를 하였다.

이미 두 사람은 몸을 섞으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사이였다.

그 뒤로도 잠자리를 자주 가졌다.

그러니 굳이 루나의 스킨십을 거부할 필요는 없었다.

키스를 하던 수한은 입을 떼지 않은 채 천천히 루나의 몸을 쓰다듬었다.

적극적인 키스를 하다 보니 수한 또한 흥분을 한 것이다.

두 사람의 흥분 지수가 점점 높아지고, 급기야 수한이 루나의 잠옷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루나 또한 수한의 손길에 자연스레 몸을 맡겼다.

하나하나 그녀의 몸을 감추던 것들이 벗겨져 나가고, 곧 그녀는 태초의 모습이 되었다.

이미 사랑하는 사람의 손길을 받아 흥분한 그녀의 육체는 더없이 아름다웠다.

루나가 자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을 확인한 수한도 하나 남은 속옷을 벗어버리고는 루나를 내려다보았다.

“사랑해.”

“응, 나도 사랑해.”

수한은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부드럽게 키스를 하였다.

그리고 루나 역시 수한의 스킨십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잔잔하게 시작된 바람은 이내 폭풍이 되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 ◈ ◈

몇 달 전, 수한과 함께 보냈던 밤의 기억.

조금 전 수한이 남기고 간 말이 루나의 귓가를 울리며 그때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자신도 모르게 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에 루나는 흥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만은, 아니, 지금 이 순간만은 뜨거워지는 흥분을 어떻게든 이겨내야만 했다.

곧 일생일대의 행사인 결혼식이 거행될 것인데, 신부가 잔뜩 흥분한 상태로 식장에 들어설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그리고 루나에게는 아직 수한에게 말하지 못한 비밀 한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오늘 밤 수한에게 알려줄 생각이었다.

물론 그 비밀을 털어놓았을 때 수한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르겠지만, 좋아해 줬으며 하는 심정이었다.

그리고 조금 전 신부 대기실이 소란스러웠던 이유는 수한보다 먼저 그녀들이 그 비밀을 들었기 때문이다.

원래는 수한에게 제일 먼저 알려줄 계획이었는데, 미나의 술수에 홀라당 넘어가 그만 비밀을 말하고 만 것이다.

― 신부 입장이 있겠습니다. 신부는 예식장 문 앞에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때, 신부 대기실에 있는 스피커에서 사회자의 말소리가 들렸다.

한창 생각에 잠겨 있던 루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그녀의 주변으로 언제 왔는지 오늘 신부를 도와줄 스텝이 손을 내밀고 있었다.

◈ ◈ ◈

찰칵! 찰칵!

일본 총리 관저 앞에는 많은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총리인 아키야마 구로다가 총리 담화를 발표한다는 소식에 몰려든 것이었다.

뭔가 중요한 내용을 발표하려는 듯 많은 기자들과 방송국 취재 차량까지 출동하여 총리 관저 주변은 무척이나 혼잡스러웠다.

아직 구로다 총리가 등장하지 않은 탓에 기자들은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떠들고 있었다.

이번 총리 담화는 총리실의 요청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정규 방송도 중단한 채 일본 전역에 송출할 준비가 한창이었다.

“안녕하십니까, NHM 뉴스의 하루나 요코입니다. 지금 저는 아키야마 구로다 총리의 긴급 담화 발표 소식에 총리 관저 앞에 나와 있습니다. 구로다 총리는…….”

전국구 방송인 NHM의 아나운서가 카메라를 보며 총리 담화에 관한 멘트를 내보냈다.

도대체 총리가 무엇 때문에 담화를 하겠다는 것인지 여러 억측이 많았지만, 대부분의 기자들은 한중 두 나라의 전쟁과 관련된 내용이 아닐까 판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유력한 견해는 한국을 도와 중국을 격퇴하여 센카쿠 열도에 대한 확실한 영유권을 확보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내용이었다.

그러한 생각은 정치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법한 것이었다.

사실 일본이 한국과 중국 간의 전쟁에 끼어들 이유는 그것밖에 없었다.

더욱이 현재 한국이 선전을 하고 있으니 그에 편승해 승전을 거둔다면 전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으니, 당연한 생각이었다.

전문가들의 진단이나 장래에 일본이 나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하여 주절주절 떠들던 하루나 요코는 주변이 소란스러워지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총리 관저에서 구로다 총리가 나오는 모습이 보이자 얼른 그쪽으로 카메라를 돌렸다.

“말씀드리던 지금, 총리께서 나오시고 계십니다.”

찰칵! 찰칵!

번쩍! 번쩍!

구로다 총리가 등장하자 간간이 울리던 카메라 셔터 소리와 불빛이 요란하게 터져 나왔다.

구로다 총리는 단상에 서자마자 대뜸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존경하는 천황 폐하의 뜻을 받들어 우리 일본은 더 이상 한국이 강제 점유하고 있는 다케시마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국이 우리의 땅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그 땅을 되찾아올 것이다. 우리 정부는 오래전부터 한국에 우리의 땅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평화적인 방법으로는 더 이상 오만한 그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하여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해치는 한국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에 우리 일본 정부는 한국에 선전포고를 선언한다.”

웅성웅성!

장내에 있던 내외신 기자들은 일순간 충격에 빠졌다.

설마 일본 정부가 동맹인 한국을 상대로 전쟁을 선언할 거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기에 그 충격은 어마어마하였다.

그동안 센카쿠 열도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또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중국을 두고 동맹을 향해 선전포고를 할 줄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너무도 엄청난 소식을 들은 하루나 요코를 비롯한 많은 기자들은 좀처럼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는 방금 구로다 총리가 발표한 한국에 대한 선전포고를 대서특필하기 시작하였다.

방송국 카메라는 계속해서 조금 전 구로다 총리가 담화문을 발표하는 장면을 송출하였고, 신문사 기자들은 방금 들은 담화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신문사에 전달하였다.

인터넷 기사를 통해 구로다 총리의 선전포고는 발 빠르게 세계로 퍼져 나갔다.

◈ ◈ ◈

충격!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더없이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일본의 선전포고.

현재 대한민국은 중국과 전쟁 중인데, 그야말로 일본이 아주 야무지게 뒤통수를 친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모든 것이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 떠들어 댔지만, 그런 언론사들은 금방 된서리를 맞았다.

일본에 동조를 하는 매국노이자 민족 반역 행위라며 국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때문에 현 정부를 비판하던 신문사나 TV 방송국은 구름같이 몰려든 국민들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지금의 대한민국 국민은 잘못된 언론에 휘둘리던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발달된 인터넷 문화로 인해 수많은 정보들을 보고 접하면서 정신이 깨인 것이다.

물론 홍수와도 같이 무수히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실속 있고 정직한 내용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거짓 정보에 휘둘려 놀아나는 짓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국민들 사이에서 거짓 정보를 흘리는 어용 언론사들은 이미 파악되어 그런 언론사의 정보는 알아서 걸러 들으며 취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일본의 선전포고로 인해 대한민국은 누란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하지만 국가의 앞날이 결코 절망스럽지는 않았다.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야 할 때 국론을 분열시키는 이들은 철퇴를 가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들고일어났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기회주의적인 일본에 진정한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며 입대 행렬의 기세가 더욱 타올랐다.

확실히 거만한 중국의 행태보다 일본의 비겁한 행동에 더 분노를 느끼는 한국인들이었다.

무엇보다 일본이 대한민국에 선전포고를 한 이유가 참으로 걸작이었다.

그 원인이 심심하면 써먹는 영토 분쟁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 분쟁 위원회에서 독도는 대한민국 고유 영토라는 판결이 내려진 후였다.

그 판결의 배경에는 오래전 일본 제국 시절에 편찬된 지도가 있었다.

그들이 편찬해 타국에 배포한 지도에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대한제국)의 영토라고 선명하게 표시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독도와 함께 늘 논란이 일던 동해의 표기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고지도에 커다랗게 동해라 표기가 되어 있던 것이다.

국제 분쟁 위원회의 판결은 그동안 일본이 주장하던 일본해 표기가 오류라는 결론과 함께 오랜 기간 논란이 되어온 독도 소유권 분쟁의 불씨를 종식시켰다.

그런데 그러한 국제기관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또다시 독도 영유권 주장을 내세우며 대한민국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비록 중국과의 전쟁 중이긴 하나 대한민국 정부도 더 이상 참지 않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일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엉뚱한 소리를 지껄이는 일본에 당당하게 전쟁선포를 하였다.

그러자 또다시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고 떠들던 언론사와 어용 단체들이 성명을 내었다.

이번에도 당연히 국민들은 두고 보지 않았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매국적 행위를 통해 사익을 취하려는 족속들을 더 이상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형성되었다.

과연 그들의 정체가 무엇이기에 헛소리를 떠들어 대는 것인지 신원 추적에 들어갔다.

그로 인해 많은 인사들의 죄악상이 만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익을 취하던 그들은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발붙이고 살 수 없을 정도로 행적이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언론의 자유라는 허울 좋은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국가를 좀먹는 쓰레기 같은 인사들을 일소하며 대한민국은 새로운 변혁기를 맞이해 나갔다.

아울러 일본에 대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급속도로 확대되어 나갔다.

바야흐로 동북아 정세에 격변이 몰아치고 있었다.

<『그레이트 코리아』 제14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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