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100화 (100/118)

8. 국군의 날 행사

쌔액!

은회색의 아름다운 동체를 가진 전투기가 하늘을 수놓듯 비행하고 있다.

쾅! 쾅!

슈슈슝!

전투기는 산의 한쪽 사면에 만들어진 표적에 미사일을 발사하더니 날렵하게 몸체를 틀어 들판에 서 있는 구형 전차며 장갑차 등의 표적에도 기총(機銃)을 발사하였다.

그런데 전투기의 기총 소음이 조금 이상했다.

보통 기총을 발사할 때는 화약이 터지는 요란한 소리가 들리는데, 이 전투기는 전방에 밝은 불꽃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는 전투기에서 발사되는 기총의 성능이 떨어져 그런 것이 아니었다.

기존 전투기에 장착되어 있는 기총과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대단하군, 대단해!”

“그렇습니다. X―4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의 성능도 대단하지만, 저 레일건이란 것이 더 무섭군요. 안 그렇습니까?”

망원경을 들어 X―4가 화력 시범을 지켜본 참관인들은 저마다 감격에 젖어 한마디씩을 내뱉었다.

좋아하는 장난감을 손에 넣은 아이처럼 뿌듯해하며 소감을 말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총장님, 대단하지 않습니까?”

“그렇군요. 우리가 요구했던 것보다 훨씬 상회하는 성능입니다. 그런데 스텔스 성능은 어떻습니까?”

얼마 전, 공군의 X―4 프로젝트 담당자는 천하 항공에서 개발하는 X―4의 최종 성능 시험을 참관하고는 그야말로 입이 쩍 벌어져 합격점을 주었다.

그가 어떻게 보고를 올렸는지는 몰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번의 성능 시험이 예정되었다.

이번에는 공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공군의 장성들까지 참관하고 있었다.

이 예비 시험은 국군의 날 행사를 위해 급하게 마련된 시범이었다.

대한민국 정부는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통일을 이룩한 뒤로 국민들을 하나로 모을 만한 계기가 아직은 그리 없었다.

남북한은 오랜 기간 분단된 상태로 대립을 해왔기에 처리해야 할 일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사소한 언어나 행동양식은 물론, 뿌리 깊게 박힌 사상까지.

그런 모든 것을 수습하는 일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는 그야말로 쉴 틈이 없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일본은 또다시 대한민국의 통합을 방해하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

마치 연례행사인 것처럼 이번에도 대한민국의 영토인 독도와 동해를 가지고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다.

독도를 대한민국이 불법점거를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대한민국이 주장하는 동해(東海)는 잘못된 표기라며 떠들어 댔다.

언제나 그래왔듯 반성이라는 것을 모르는 일본 정부였다.

늘 앞에서는 미래 협력을 떠들면서도 뒤로는 이렇게 영토 야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는 예전과 달랐다.

예전에는 일본의 언론플레이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려 하였지만, 이번 정부는 아니었다.

일본의 주장이 거짓이란 증거들을 가지고 하나하나 반박해 나간 것이다.

사실 한국 정부가 가지고 있는 증거는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것들이었다.

무엇 때문에 증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세계 언론에 발표를 하지 않았는지…….

물론 그 이유를 전혀 알 수 없는 바는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이번에 대한민국 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은 그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윤재인 행정부도 이제 몇 달 남지 않은 상황, 원래 이쯤 되면 정권 말기에 발생하는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야 함에도 그런 모습은 일절 드러나지 않았다.

모든 공무원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찌 되었든 아직까지도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윤재인 대통령과 행정부였다.

열화와 같은 국민들의 지지 속에서 윤재인 대통령은 어리석은 일본의 책동에 맞서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줄 필요성을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국군의 날 행사를 화려하게 열기로 하였다.

아울러 해군의 관함식 또한 함께 치르기로 마음먹었다.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행사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의 군사력을 널리 알려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을 둘러싼 주변 정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었다.

중국의 은밀한 움직임이나 일본의 때 아닌 영토 논쟁.

그에 따라 빈번히 발생하는 주변국의 군사훈련은 윤재인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윤재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은 국군의 날 행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군사력을 세계에 알려 이들의 오판을 사전에 막으려 했다.

그래서 육군과 공군뿐 아니라 해군의 전력도 어느 정도 공개하려는 것이었다.

육군의 기계화 전력뿐 아니라 공군의 전력, 해군의 막강한 신형 전함들, 그리고 거기에 더해 항공모함까지 선보이려고 준비 중이다.

사실 육군과 해군은 최신예 무기들이 갖춰져 있지만, 상대적으로 공군의 전력은 주변국에 비해 열세였다.

대한민국은 3년 전에야 겨우 노후화된 구형 전투기들을 퇴역시키며 미군이 사용하던 F/A―18E/F 슈퍼 호넷 200대를 들여왔다.

물론 이런 공군의 전력이 약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주변에 있는 나라들은 하나같이 초강대국이었다.

중국이나 러시아, 일본의 공중 전력에 비해 열세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이들은 이미 스텔스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여 전력화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미 전력화가 끝난 나라도 있고, 아직까지 진행을 하고 있는 나라도 있지만, 그에 비해 대한민국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었다.

전력화까지는 몇 년이 더 걸릴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인 것이다.

일단 공중 전력이 압도적으로 수세인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영공을 지키기 위해선 미국의 F―22 랩터처럼 공중 제압 전투기의 존재가 중요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공군에서는 X―4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초기 모델 60대, 즉 네 개 비행단을 영공을 지키는 공중전 전용으로 구입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지금 선보이고 있는 X―4는 공군의 요구를 훨씬 뛰어넘는, 그야말로 엄청난 물건이었다.

사실 의뢰가 들어왔을 때, 수한은 자신의 목표를 공중 제압 전투기와 다목적 전투기로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수한은 처음부터 대한민국 공군이 어떤 상황이고, 또 어떻게 전투기를 운영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전투기란 것이 단시일에 개발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에 고민을 하다 미국에서 들여온 F/A―18E/F 슈퍼 호넷을 베이스 삼아 X―4를 개발한 것이다.

덕분에 개발은 무척이나 빠르게 진행되었다.

물론, 베이스로 삼은 것이지, 카피를 한 것은 아니었다.

전투기를 만드는 소재부터 새로운 것을 이용했다.

강하면서도 가벼운 소재를 새로 개발하였고, 애프터버너 없이 음속을 넘나들 수 있는 엔진도 개발했다.

뛰어난 머리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마법이란 이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무튼 그런 과정을 거쳐 과학과 마법을 조합한 세계 유일의 전투기가 완성된 것이다.

물론 본격적으로 생산하려면 계속해서 수한의 손길이 필요하겠지만, 그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이 정도면 국군의 날 행사에서 우리 공군의 힘을 충분히 세계에 알릴 수 있겠습니다.”

짝짝짝!

참모총장의 말에 주변에 있던 공군 관련자들뿐 아니라 X―4의 시험을 돕기 위해 나온 엔지니어와 연구진들 모두 박수를 쳤다.

◈ ◈ ◈

심양의 한 여관.

인민공 복장을 한 남자 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동무, 그 말이 사실이오?”

“그렇소. 이 일만 성공한다면, 당신과 당신의 부하들을 우리 인민으로 인정해 줄 뿐만 아니라 원한다면 인민군 사령관의 자리도 주겠소.”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 내용은 심상치 않았다.

언급하는 보상이란 것이 요구의 대가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엄청났다.

단순히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지위를 약속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대가가 크다는 것은 해야 할 일도 그만큼 위험한 것이 당연했다.

아니나 다를까, 유창하게 중국 말을 하는 남자의 요구가 이어졌다.

“10월 1일 행사장에서 이것을 폭파시키시오.”

작은 가방처럼 보이는 것을 들이밀며 남자는 앞에 앉은 상대에게 말을 하였다.

가방에는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마크가 찍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핵물질을 나타내는 표시였다.

그것을 본 남자는 깜짝 놀랐다.

“설마 핵 배낭을 행사장에서 터뜨리라는 말입네까?”

“뭘 그런 것을 가지고 놀라고 있소? 인민 해방을 위해서라면 강력한 한 방으로 저들을 물리쳐야 하지 않겠소?”

“음…….”

중국인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는 남자를 지그시 쳐다보다 다시 한마디를 던졌다.

“언제까지 산속에 숨어 있을 것이오?”

그 말에 남자의 눈빛이 달라졌다.

예전 북한 정권이 존재하고 있을 때, 그는 비록 권력 서열 100위 안에 들지는 못하였지만 많은 혜택을 누렸다.

출신 성분도 성골이라 이후에 별을 달고 권력의 핵심으로 들어가는 것은 맡아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한반도가 통일되면서 남자의 미래는 바뀌었다.

하루아침에 인생이 역전된 것이다.

찬란했던 미래는 끈이 떨어져 버렸고, 남자는 살아남기 위해 부하들을 이끌고 금강산으로 들어갔다.

사실 남자가 금강산으로 들어간 것은 나름 계산한 바가 있어서였다.

기습을 해온 남한의 군대를 잠시 피하면 중국이 나서서 북한을 해방시켜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중국이 나서긴 하였다.

하지만 이어진 결과는 전혀 달랐다.

막강한 중국의 심양 군구 병력이 압록강을 틀어막은 대한민국 국군을 뚫지 못하고 오히려 반격을 당해 지리멸렬(支離滅裂)한 것이다.

정말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아무튼 중국인의 말에 사내는 결심을 내렸다.

“그럼 약조를 해주시라요.”

“뭐요?”

“이걸 터뜨리면 나와 부하들을 대륙에서 살게 해주시라요. 그리고 우리가 정착할 수 있게 지원을 해주시라요.”

남자는 이미 마음의 결정을 내렸기에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기로 하였다.

“알겠소. 당신이 그 일만 해준다면 우린 당신의 요구를 모두 들어줄 것이오.”

“알갔시오. 그럼 맡겨주시라요.”

남자는 비장한 태도로 핵 배낭을 자신 앞으로 끌어안았다.

그런 남자의 모습을 보며 중국인은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 ◈ ◈

커다란 다다미방.

많은 이들이 무릎을 꿇고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스륵!

조용히 문이 열리고 일본 전통 의상을 입은 나루히토가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 모였나?”

“하이!”

가장 상석에 자리한 나루히토는 굳은 표정으로 좌중을 한 번 둘러보고는 말했다.

“구로다, 보고하라.”

“하이!”

나루히토의 지명에 구로다 총리가 얼른 보고를 하기 시작하였다.

“신국의 미래를 위한 황제(皇弟) 폐하의 명령을 받들어 대동아 경영을 위한 첫걸음으로 조선을 치기로 하였습니다. 그 일환으로 중국과 협상을 하였는데, 중국은 자신들과 선을 대고 있는 구북한군을 조종해 조선에서 테러를 일으킬 계획입니다. 10월 1일, 그들의 군사 퍼레이드를 할 때 폭탄을 터뜨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중국이 일을 벌인 후에 독도(다케시마)를 빌미로 혼란한 조선에 선전포고를 할 것이고, 마이즈루의 해군 3함대와 사세보의 2함대가 독도(다케시마)와 울릉도, 그리고 동해로 출동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쿠레의 5함대는 조선의 제주도를 공격할 것입니다. 1함대와 4함대는 혹시 모를 러시아의 극동 함대를 막기 위해 대기할 것입니다.”

구로다 총리의 말을 들은 나루히토는 문득 의문을 제기했다.

“그런데 굳이 중국을 이번 일에 끌어들일 필요가 있나?”

나루히토는 한국을 침공하는 일에 중국을 끌어들이는 것이 못내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그런 나루히토의 질문에 구로다는 침착하게 대답을 하였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비록 저희 대일본국의 군대가 막강하기는 하지만, 조선의 군사력 또한 우리에 뒤지지 않습니다. 더욱이 조선을 정벌하기 위해선 상륙을 해야 하는데, 저희의 육군 전력으로는 조선의 육군 전력을 제압할 수가 없습니다.”

구로다 총리는 완곡한 표현을 썼지만,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구로다 총리의 말에 반박하는 이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한민국의 육군은 일본 육군이 보유한 신형 전차에 버금가는 중국의 98식, 99식 전차를 상대로 압록강에서 압승을 거뒀다.

그 결과, 중국은 대패를 하고 굴욕적인 조약으로 협상을 끝냈다.

당시 중국군의 98식이나 99식 전차보다 월등한 25식이라 해도 플라즈마 실드로 방어력이 월등한 한국군의 K―3를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일본 육군의 25식 전차는 숫자에서도 K―3에 밀리고 있어 사실상 일본 육군의 전력으로는 대한민국의 육군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나마 우세한 공군의 지원이 있으면 어떻게 싸워볼 만하겠지만, 그것도 대한민국 육군이 신형 휴대용 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 전력에서 우세하기에 여의치 않았다.

그런 이유로 구로다는 한국을 점령하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며, 일본 단독으로는 한국을 어떻게 할 여지가 없기에 중국을 끌어들인 것이라 설명했다.

막강한 한국의 육군을 잡아둘 패로 중국군을 이용하겠다는 의미였다.

“조선의 육군은 너무도 막강합니다. 미국은 오래전 세계 최강의 육군을 보유한 러시아를 막기 위해 조선의 육군을 지원해 주었습니다. 명목은 북한을 들었지만, 사실상 부동항을 찾기 위해 남하하는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조선의 육군에 많은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물론 그런 이유로 우리 일본의 해군을 키워주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이 미국이 자국의 이득을 위해 벌인 일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중국이 조선의 육군을 상대할 때, 저희는 막강한 해군 전력을 이용해 조선의 동부와 남부를 동시에 치고 들어간다면 중국보다 더 빠른 시간 내에 조선을 정복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좋아. 아주 좋은 계획이다, 구로다.”

“감사합니다.”

구로다는 나루히토의 명령으로 한반도 침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군 작전참모들에게 전쟁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조금 전, 그가 나루히토에게 설명을 했던 것처럼 일본 단독으로는 통일 한국의 군대와 전면전을 벌여봤자 일본에 유리할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무리 막강한 해군과 공군이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은 해군과 공군을 지원하는 미사일 전력에서 일본을 앞서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을 극복하고 한국을 점령다고 해도 그렇게 해서는 중국에게 어부지리를 내줄 뿐이란 결론이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워 게임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그래서 구로다와 군 작전참모들은 한반도를 침공하는 것에 중국을 끌어들였을 때의 상황을 슈퍼컴퓨터에 입력해 보았다.

그런데 도출된 결과값이 놀라웠다.

중국을 끌어들인다면 100%의 성공률을 보이는 것이었다.

슈퍼컴퓨터의 결과에 고무된 구로다와 작전참모들은 어떻게 했을 때 전쟁 후에 자신들이 최고의 결과를 얻는지도 연구하였다.

그리고 나온 결론이 바로 조금 전 나루히토에게 보고한 작전 계획이었다.

중국이 테러를 일으켜 혼란을 야기시키고 한국과 전쟁이 붙었을 때, 일본이 영토 문제를 내세워 한국에 선전포고를 하고 독도와 동해, 제주도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남부에 전력을 투사해 빠르게 점령을 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미 대한민국의 육군 전력을 상대해 보았기에 중국군이 쉽게 압록강을 건너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니 중국군이 압록강을 건너기 전에 일본이 먼저 점령한다면 충분히 한반도 전체를 일본이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물론 그 후에 먹잇감을 놓친 중국과 심각한 대립각이 세워질 것이 분명하지만, 그건 걱정이 없었다.

자신들의 뒤에는 세계 최강 미국이 있으니 말이다.

그런 일을 예상하고 구로다는 이미 미국에 손을 써두었다.

물론 전쟁이 끝난 뒤 충분한 보상을 해준다면 중국이 그냥 넘어갈지도 모를 일이었다.

◈ ◈ ◈

빰빰빰!

우웅!

척! 척! 척!

황해도 개성은 대한민국이 통일되고 난 후에 급격히 발전해 나가고 있었다.

고려의 왕도였던 이곳에서 대한민국 정부는 자국의 군사력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국군의 날 군사 퍼레이드를 계획하였다.

퍼레이드에 참여하게 된 군인들은 오와 열을 딱딱 맞춰 절도 있는 모습으로 국민과 귀빈들이 보는 앞에서 그 자태를 뽐냈다.

― 장내에 계신 귀빈과 국민 여러분, 지금 단상을 지나가고 있는 부대는 대한민국 육군의 최정예 부대인 제1기계화 사단입니다.

“와!”

장내의 아나운서가 퍼레이드를 하는 부대가 단상 앞을 지날 때마다 부대 명을 알려주었다.

그럴 때면 퍼레이드를 구경하던 국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트리고 태극기를 흔들며 호명된 부대를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열화와 같은 국민들의 성원에 퍼레이드를 펼치는 군인들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절도 있는 모습으로 행진을 해 나갔다.

육군 의장대를 시작으로 헌병대, 그리고 정예 보병 사단 등이 순서에 입각해 차례대로 도로 위를 지나갔다.

그리고 그들의 뒤를 대한민국 최신예 무기들이 따랐다.

― 지금 보시는 것은 2024년에 개발되어 대한민국 육군의 주력 전차가 된 K―3 백호 전차입니다. 백호 전차는 세계 최강의 전차로서 130밀리 주포에 2천 밀리 두께의 강철도 관통할 수 있는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2천 마력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특히나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를 구비하고 있어 승무원들의 생존을 극대화시킨 전차입니다. 여러분, 정예 2기갑 사단의 백호 전차 부대를 뜨거운 박수로 환영해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장내 아나운서의 피를 토하는 것과 같은 열정적인 멘트가 터지며, 그에 따라 하얀 바탕에 얼룩무늬가 돋보이는 전차가 단상 앞을 지나갔다.

사실 육군은 이렇게 눈에 띄는 도색을 하지 않는다.

다만, 이번 국군의 날 행사를 위해 특별히 흰 바탕에 검정 줄무늬로 도색하여 K―3 백호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습을 꾸민 것이었다.

K―3 백호의 당당한 모습에 국민들은 물론이고, 단상에 있는 국내외의 귀빈들은 하나같이 놀라워했다.

하얗게 도색한 육중한 전차의 위용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떨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렇게 K―3 백호 전차가 단상 앞을 지나가고, 그 뒤를 이어 KF―300 장갑차가 위용을 드러냈다.

전차와 다르게 뭔가 좀 가벼워 보이는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KF―300은 또 다른 강력한 느낌을 선사해 주었다.

차체 상부에 달려 있는 무인 포탑과 다목적 미사일 발사기를 달고 있는 모습이 무언가 섬뜩함을 자아내는 것이었다.

― K―3 백호 전차의 뒤를 이어 개발된, 대한민국의 또 다른 신무기인 KF―300 장갑차입니다. KF―300 장갑차는 차륜형과 궤도형,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지금 보시는 것은 그중 차륜형 장갑차로, 도심 시가전을 상정해 방위산업체인 천하 디펜스에서 개발한 장갑차입니다. 무장으로는 30밀리 기관포와 다목적 미사일 런처를 장착하여 임무에 따라 무기를 호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나운서는 계속해서 대한민국 육군의 신형 무기들의 제원과 그 성능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그런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올 때마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그와 동시에 이번 국군의 날 행사에 초청된 각국 대사나 귀빈들은 퍼레이드에 등장한 신무기들에 대한 구매 문의를 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단상 앞을 지나가는 대한민국 육군의 첨단 무기들의 제원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성능이 뛰어났다.

더욱이 이 자리에 있는 귀빈들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체의 기술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대한민국의 군사 무기들은 가격 대비 그 성능이 좋기로 유명했다.

기본 화기인 소총에서부터 대한민국의 각종 군사 장비들은 값싸면서도 그 질은 무척이나 좋았다.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나라들은 미국이나 독일 등의 비싼 무기보다 값이 싸고 신뢰성이 뛰어난 한국산 무기를 구매하였다.

그런데 지금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의 무기를 능가하는 제품들을 보며 눈이 뒤집히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가 아니겠는가.

더욱이 이들 신무기가 몇 개월 전 IS로부터 쿠웨이트를 해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장비들이란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귀빈들은 이제 퍼레이드를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달려가 방금 전 본 무기들의 구매 의사를 타진하고 있었다.

“장관님, 저기… 방금 전에 K―3라 불린 전차를 40대 구매하고 싶습니다.”

“김 장관님, 저희가 먼저 구매하겠습니다. 전차 50대와 방금 전에 지나간 장갑차 60대를 구매하겠습니다.”

귀빈석에서 때아닌 소란이 일었지만, 곧 정리가 되었다.

윤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일단 그들을 진정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단상 안에 앉아 있는 귀빈 중에 유독 표정이 어두운 이들이 있었다.

그들 일부는 일본 대사와 그 보좌관들로, 사실 그들은 행사에 참석할 때부터 표정이 좋지 못했다.

다른 나라의 행사에 초대되었으면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더라도 밝은 표정을 유지해야 할 것인데, 무엇 때문인지 그들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한 중국의 귀빈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일본 측과는 반대로 살짝 고개를 들고, 마치 아이들 재롱을 보듯 내려다보는 듯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다만, 조금 전 2기갑 사단의 K―3 백호 전차가 단상 앞을 지나갈 때는 무척 표정이 좋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3년 전 저들로 인해 중국의 최정예 부대인 심양 군구 기계화군단이 괴멸당했기 때문이다.

그 영향으로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대대적인 숙청이 있었으며, 날로 팽창을 추구하던 중국이 그때를 계기로 팽창 정책을 포기하게 되었다.

자신들에게 아픈 기억을 되새기게 만든 부대와 전차를 보게 된 중국인들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 ◈ ◈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일본 대사관 직원 중 한 명이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 밖으로 나갔다.

중국 대사관 직원이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보고 그의 뒤를 따르는 것이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중국 대사관 직원에게 따라붙었다.

“난 일본에서 온 사이고 다카모리라고 합니다.”

목에 걸린 명찰에는 분명 나카모토 아오키라고 적혀 있지만, 그는 자신을 일본의 정보기관인 NNSA의 수장이라 말하고 있었다.

사이고를 마주한 중국인은 눈을 반짝였다.

“반갑소. 중화 인민 공화국 국가안전부(MSS)의 리정안이라 하오.”

나카모토 아오키가 NNSA의 수장인 사이고 다카모리의 변신이었던 것처럼 그도 그저 단순한 중국 대사관 직원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정보 부서인 MSS의 부부장인 리정안이었다.

“반갑습니다. 그런데 언제 일을 시작할 것이오?”

사이고 다카모리는 긴장한 표정으로 다급하게 물었다.

“음, 앞으로 한 시간 뒤에 일을 시작할 것이오.”

리정안은 자신의 시계를 들여다보며 침착하게 대답을 하였다.

“참, 이번 일에 핵 배낭을 사용할 예정이니 확실하게 폭발 범위를 벗어나 있는 것이 좋을 것이오.”

리정안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마치 배려라도 하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그런 리정안의 말에 사이고는 경악했다.

“뭐요? 설마 이 일에 핵을 사용한다는 말이오?”

비록 말소리를 죽이기는 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

물론 사이고 다카모리가 화를 내는 이유는 핵폭발로 희생될 한국인들을 걱정해서가 아니었다.

나중에 점령할 이 땅이 오염되는 것 때문이었다.

중국과 손을 잡고 한국을 도모하기로 했지만, 사실 사이고 다카모리는 결코 중국과 나눌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기회만 된다면 오래전 그랬듯 만주와 중국 대륙까지 진출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식민지를 건설할 수는 없겠지만.

일본은 지진과 화산폭발, 그리고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가 끊이지 않는, 일본 본토를 벗어난 안전한 땅을 갈구해 왔다.

그런 일본인들에게 한반도는 신의 축복을 받은 지상낙원과도 같았다.

물론 한반도 내에도 지진 발생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본인이 보기에는 그건 지진도 아니었다.

진도 5 이상의 지진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보통 사람은 느끼지도 못하는 진도 3 이하의 것이었다.

그로 인해 일본이 오래전부터 한반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한반도의 허리에 해당하는 지역에 핵폭탄을 터뜨리겠다고 하고 있으니 그로서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막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혹시 우리의 계획을 알고 그러는 것인가?’

사이고 다카모리는 방금 전 리정안의 말을 듣고 문득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돌렸다.

중국의 정보력은 그리 대단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 정도는 해줘야 한국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것 아니오?”

“음…….”

너무도 뻔뻔스러운 리정안의 말에 사이고 다카모리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자신도 조국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리정안은 자신들을 넘어설 만큼 삐뚤어진 정신의 소유자였다.

현재 한국군의 군사 퍼레이드를 지켜보기 위해 이곳에 모인 사람의 숫자만 해도 거의 100만에 육박할 정도였다.

그런데 아무리 소형이라고 하지만 핵폭탄을 터뜨리게 된다면 그 누구도 폭발의 범위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리정안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핵폭탄을 폭발시키겠다고 말을 하고 있다.

“알겠소. 그럼 그다음 단계는 어떻게 할 것이오? 바로 실행을 할 것이오?”

사이고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듯 한차례 심호흡을 하고 다음 계획에 대하여 물었다.

그런 사이고의 질문에 리정안은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을 하였다.

“우리 인민군은 작전 시각에 맞춰 선전포고를 하고 압록강을 넘을 것이오.”

리정안은 마치 판사가 선고를 내리듯 확고하게 대답을 하였다.

참으로 과감한 중국이 아닐 수가 없었다.

아무리 핵폭탄이 터진다 해도 국경의 경비는 평소와 다를 것이 없을 것인데 바로 진격을 하겠다니.

사이고는 중국을 과감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결단력이 빠르다고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알겠소. 그럼 우리도 당신들에 맞춰 선전포고를 하겠소.”

서로 할 말을 끝낸 두 사람은 각자 자신이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자신들이 은밀하게 주고받은 이야기를 누군가 듣고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 ◈ ◈

번쩍번쩍.

거리에는 오색 색종이들이 휘날렸다.

간간이 섞여 있는 은박지 조각으로 인해 햇빛이 반사되어 행사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손과 손에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와 함성을 지르고 태극기를 흔들었다.

― 지금 지나가는 부대는… 박수로 맞이하여 주십시오.

짝! 짝! 짝!

아나운서의 멘트에 사람들은 마치 조종을 당하는 인형처럼 그에 맞게 박수를 치고, 또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었다.

마치 축제의 현장처럼 사람들의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과 별개로 약간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허름한 행색의 이들이 있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노숙자와 비슷한 행색.

사실 그런 모습은 통일 직후의 북한 지역에서 곧잘 보이던 것이었다.

하지만 남과 북이 통일되고 3년이나 지난 현재에 이르러 그런 모습은 북한 지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이유는 남한의 많은 자선단체와 기업들이 이들을 수용하면서 주민들의 삶이 많이 윤택해졌기 때문이다.

비록 남과 북의 인건비에 대해 아직도 개선돼야 될 부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일단 군정이 실시되고 있는 북한 지역에서의 물가는 남쪽에 비해 무척이나 안정적이었다.

그러다 보니 비록 상대적으로 적은 월급이지만 오히려 삶의 질은 그리 뒤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효과는 예전 북한 정권이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안정감을 주었다.

누가 돈이 많다고 신고할 사람도 없고, 사상적으로 불온하다고 잡혀갈 일도 없다 보니 사람들의 표정에서부터 행복이 묻어났다.

그런 행복이 쌓이고 쌓여 이번 국군의 날 행사도 이곳 주민들에게도 대대적인 환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행복이 영원하길 바라며 자신들을 지켜줄 군대가 강력했으면 하는 바람은 당연했다.

그러니 퍼레이드를 하는 군인들과 부대가 앞을 지나가자 열렬히 환영하며 환성을 지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과 다르게 노숙자 같은 차림을 하고 있는 자들의 면면은 무척이나 고되고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낡은 복장에 비해 깨끗한 가방 하나를 메고 있는 모습은 무척이나 이질적이었다.

“군관 동무, 이 일만 성공하면 정말로 우리 모두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거디요?”

“내 몇 번이나 말하디 않았나? 이번 과업만 성공적으로 행하면 우리 모두 행복하게 중국에서 배때기 두드리며 떵떵거리고 살 수 있다 안 카디?”

“알갔시요.”

질문을 하던 남자는 군관 동무라 불린 이가 건네준 배낭을 둘러멨다.

그에 군관 동무라 불린 이가 살짝 인상을 구겼다.

배낭이 터졌을 때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내로서는 자신을 믿고 있는 부하를 속인다는 것이 못내 미안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오래전 풍족했던 삶으로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욕망에 그는 지금까지 자신을 믿고 따르던 부하를 버리기로 단호하게 마음먹었다.

“시간 잊지 않았지비?”

남자는 혹시라도 부하가 실수라도 할까 봐 물었다.

“11시 30분에 폭파하는 것 아닙네까?”

“그래, 잘 알고 있고만, 그럼 우리는 자리에 가 있을 테니, 동무는 약속된 시간에 폭탄을 폭발시키라우.”

“알갔시오. 맡겨주시라요.”

이야기를 마친 이들은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런데 사실 이들의 행동을 처음부터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행색이나 언동이 무척이나 수상한 이들이 있다는 신고에 출동한 사복 경찰들이 이들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 ◈ ◈

“충성!”

“충성, 무슨 일인가?”

개성 경찰서 서장인 김춘배는 피곤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경례를 하는 부하를 돌아보며 물었다.

“예, 봉동역 쪽에 수상한 부랑자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습니다.”

“그래? 음, 일단 그들을 조용히 잡아들이고 신원 조회를 해봐.”

“알겠습니다.”

“국군의 날 행사 때문에 귀빈들이 많이 왔으니 너무 소란스럽지 않게 조심하고.”

김춘배는 개성에서 대대적인 행사가 펼쳐지는 것 때문에 준비를 하느라 무척이나 피곤하였다.

통일 이후 급속한 발전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예전 북한 노동당이 집권하고 있을 때 평양과 몇몇 주요 도시를 빼고 그리 관리를 하지 않아 아직 갈 길이 먼 상태였다.

다만, 남북 합작 사업인 개성 공단이 들어서며 어느 정도 발전을 하였지만, 그래도 다른 도시들과 그리 다를 것이 없을 만큼 작은 도시였다.

그런데 한 달 전, 개성에서 국군의 날 행사를 진행할 것이며, 국내외로 선전을 하기 위해 크게 행사를 벌일 것이란 통보를 받고 부랴부랴 준비를 하느라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며 며칠간 야근을 하였다.

그래서 간신히 행사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사실 행사를 하다 보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치안이었다.

이제 서서히 군에서 경찰에게 치안 역할이 넘어오는 시점에서 치안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자신의 인사 고과에 두고두고 남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최대한 소란 없이 행사가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김춘배로서는 모든 게 조용히 처리하길 원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명령을 내리는 김춘배도, 그리고 그의 명령을 받은 형사과장도 지금은 알지 못했다.

<『그레이트 코리아』 제13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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