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90화 (90/118)

7. 신무기의 향연

쿠루르릉!

줄라이아.

아침부터 무척이나 부산스러운 소음이 울렸다.

캠프 이곳저곳에 넓게 퍼져 있는 차량들이 엔진에 시동을 걸고,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이며 차량에 각종 물자와 무기들을 탑재하였다.

그런데 그런 부산한 움직임 속에서 이상한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있었다.

그곳은 바로 지킴이 PMC와 한국군이 주둔하고 있는 캠프였다.

다른 나라의 캠프에서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보병을 실어 나를 군용 차량들이 엔진 시동을 걸고 예열하고 있는 것에 비해 너무도 조용했기 때문이다.

그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지휘관들의 고함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사실 한국군 캠프나 지킴이 PMC가 주둔하고 있는 곳에서 차량들의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들이 보유한 차량들이 모두 천하 에너지에서 개발한, 아니, 정확히는 수한이 발명한 파워팩 때문이다.

KF―300은 가솔린이나 디젤엔진을 탑재하지 않고, 대신 강력한 전기 모터를 가지고 있는 차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KF―300은 엔진 소음이 없었다. 최고 시속 230㎞/h의 엄청난 속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소음은 나지 않는, 군사학적으로 엄청난 장갑 차량이었다.

사실 원래 KF―300의 속도가 이렇게까지 엄청나진 않았다.

그런데 KF―300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한이 차세대 발전 시스템을 발명하면서 원래 계획되어 있던 엔진과 파워팩을 빼고 KF―300에 맞는 발전기와 전기 모터를 탑재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장갑 차량으로서는 강력한 1,000마력에 해당하는 전기 모터를 가졌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KF―300이 여타의 장갑차들에 비해 무게가 가볍다는 것이었다.

14.7톤의 가벼운 무게에 다른 장갑차들, 아니, 강력한 전차 엔진에 버금가는 심장을 달고 있으니 배 이상 빠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수한은 KF―300을 개발할 당시, 마력 소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설계하였고, 또 KF―300이 다른 장갑차와 다르게 궤도 차량이 아닌 차륜형이기에 이런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물론 대한민국 육군에는 궤도형 KF―300도 존재하지만, 아무튼 현재 이곳 쿠웨이트 줄라이아에 주둔한 지킴이 PMC와 한국군에는 차륜형 KF―300이 조용히 작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보통 군사작전은 여명이 트기 직전, 가장 어두울 때 기습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정석인데, 이번 쿠웨이트 해방 작전은 그렇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쿠웨이트 시내에 있는 IS 군을 몰아내기 위한 목적에 그 원인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공군의 폭격과 더불어 포병의 화력지원을 받은 뒤 몰아붙이듯 공격하는 형태를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시계가 확보된 상태에서 힘 대 힘으로 겨루는 전면전을 취하기로 하였다.

물론, 군사작전이니 전투를 하다 보면 건물이 파괴되는 피해도 있겠지만, 그런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대단위 화력지원을 포기하였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쿠웨이트 시에 남아 있는 민간인들의 피해가 미칠 수도 있고,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지킴이 PMC를 용병으로 고용한 쿠웨이트 왕실의 강력한 주장 때문이었다.

다른 동맹국의 군대야 IS만 처리하면 되기에 쿠웨이트 국민들이 얼마나 피해를 입든 상관없겠지만, 사드 국왕의 입장은 그렇지가 않았다.

특히 미국은 자신들이 IS와의 정보전을 실패한 것을 만회하기 위한 목적이 컸기에 쿠웨이트의 사드 국왕의 요구를 들어줘야만 했다.

아무튼 작전이 시작되자 멀리 기동을 해야 하는 영국과 프랑스의 기계화부대가 가장 먼저 줄라이아를 빠져나갔다.

쿠르르릉! 부웅! 부웅!

대열을 맞춰 달려가는 전차와 장갑차들의 행렬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그러한 모습을 줄라이아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내려다보는 사드 국왕의 표정이 붉게 상기되었다.

미국의 기갑 여단이야 알자라 주 북부에 있기에 이곳에선 볼 수 없지만, 사우디에 있던 미 해병대 전차 대대가 합류하여 영국, 프랑스 기계화 연대와 함께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비록 IS의 기갑 군단에 비해 동맹군의 전차 수가 적긴 하지만, 전차의 성능 부분에서는 훨씬 뛰어났다.

그리고 전차를 보조해 줄 수 있는 장갑차의 숫자나 성능에서도 동맹군이 더 우세적인 입장.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기에 출정을 지켜보는 사드 국왕이나 쿠웨이트 왕족들은 표정은 상기되어 있었다.

이제 몇 시간 뒤면 급하게 빠져나왔던 왕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드 국왕이나 사리드 왕자는 왕실 가족들과 다른 관점을 갖고 있었다. 그들인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의 군대보다 가장 먼저 자신들에게 손을 내밀어주었던 지킴이 PMC와 한국군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게다가 비록 육상 전력은 아니지만 사드 국왕이 직접 승선해 살펴보았던 한국의 기동 함대 전함들은 그를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함선 승조원들의 군기 또한 쿠웨이트 왕실 근위군보다 뛰어났다.

뿐만 아니라 파워 슈트라는 첨단 무기로 무장한 해병대나 민간 기업이긴 하지만 여느 강대국보다 전력 면에서 우위에 있는 지킴이 PMC는 사드 국왕이나 사리드 왕자에게 강한 믿음을 심어주었다.

그렇기에 밝은 대낮에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출동하는 군대를 보면서도 걱정이 없었다.

“형님, 몇 시간 뒤면 왕궁으로 돌아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사리드 왕자는 가슴이 벅찬지 약간 흥분한 목소리로 사드 국왕에게 말을 하였다.

사드 국왕도 같은 생각이었기에 아무런 말없이 그저 동맹군의 출정을 지그시 쳐다볼 뿐이다.

그러던 와중에 사드 국왕의 시선을 끄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한국군 쪽에서 뭔가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해군 제1기동 전단의 기함인 해모수에 씌워져 있던 위장막이 걷힌 것이다.

“사리드, 저것이 보이나?”

“어떤 것을 말입니까?”

사리드 왕자는 사드 국왕이 자신을 부르며 무언가를 가리키자 고개를 돌려 살폈다.

“아니, 저 안에 무엇이 들었기에 한국군은 여전히 출발하지 않고 작업을 하는 것일까요?”

사리드 왕자도 의문이 드는 듯 물었다.

쿠웨이트 해방 작전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의 군대가 모두 출발하였는데, 한국군은 여전히 출발하지 않은 채 무언가 작업을 하고 있던 것이다.

◈ ◈ ◈

위잉! 위잉!

대한민국 해군 제1기동 전단의 기함 해모수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갑판 위에서 작업하는 승조원들에게 경고를 보냈다.

그러자 승조원들이 급하게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

순식간에 해모수의 갑판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리고 승조원이 모두 선체 안으로 들어간 뒤 1분도 되지 않아 일단의 인영(人影)이 나와 그동안 위장막으로 가려져 있던 것을 걷어냈다.

위잉! 구그그긍! 턱!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갑판에서 커다랗고 네모난 상자의 어딘가를 잡고 조작하자 곧 커다란 상자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 안에 있던 내용물은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다목적 전술 헬기인 XH―1이었다.

한국군이 동맹군에도 내보이지 않은 XH―1을 꺼내든 이유는 해모수와 마찬가지로 실전에서 설계대로 작동을 하는지 시험을 하기 위해서였다.

XH―1은 자체적으로 밴시(Banshee)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밴시는 아일랜드 전설에서 전해지는 존재로, 구슬픈 울음소리로 가족 중 누군가가 곧 죽게 될 것임을 알려주는 여자 유령을 칭했다.

그런데 XH―1이 밴시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이유는 표면에 발린 특수 물질 때문이다.

이 특수 물질은 메타 물질이라고 하는 것으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로 만든 금속에 유전 물질로 설계된 메타 원자의 주기적인 배열로 이루어진 물질이다.

메타 물질은 자연상의 물질들로는 불가능한 방식으로, 빛과 음파를 상호작용하여 투명 망토와 고성능 렌즈, 효율적인 소형 안테나, 초민감 감지기 같은 새로운 응용 분야에 적용할 수 있었다.

실제로 미국은 메타 물질을 이용해 투명 망토를 만들어 특수부대에서 활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한데 그런 메타 물질이 XH―1에도 발려져 있었다. 전기신호에 의해 표면에 칠해진 메타 물질이 가시광선을 굴절시켜 XH―1의 동체를 보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때문에 XH―1의 운행을 처음 본 연구원들은 유령이라는 의미로 고스트(Ghost)라 불렀다.

그러다 XH―1의 로터(Rotor, 회전날개) 돌아가는 소리가 마치 여자가 흐느끼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일부 사람들이 아일랜드 전설에 나오는 여자 유령인 밴시라 부르면서 그렇게 굳어졌다.

사실 이 메타 물질은 미국에서도 극비로 취급되는 물질로, 한국은 너무도 우연한 기회에 손에 넣게 되었다.

예전 미국은 수한이 개발한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를 탈취하기 위해 특수부대인 CIA 처리팀을 한국에 파견했다.

하지만 비밀 임무 도중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에 붙잡히면서 CIA 처리팀이 가지고 있던 투명 망토와 장치들을 한국이 확보하게 된 것이다.

물론, 무턱대고 사용했다가는 미국이 가만 두고 보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어렵게 양성한 CIA 처리팀을 무사히 미국에 돌려보내며, 미국이 동맹인 한국의 전략물자를 노리고 비밀 작전을 펼쳤다는 사실을 숨겨주는 대가로 사용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물론, 해당 기술을 외부에 판매하지 못하게 막았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든 한국은 메타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얻게 되었고, 그것을 차세대 다목적 전술 헬리콥터 개발에 적용했다.

현재 XH―1 밴시는 해모수에 총 두 대가 있는데, 쿠웨이트 해방 작전에 모두 투입하여 시험할 계획이었다.

XH―1 밴시의 제원은 자체 중량 6.5톤에 최대 이륙 중량은 13.8톤, 그리고 최대 속도 550㎞/h에 최대 항속 거리는 5,000㎞, 실용 상승 한도는 6,500m에 달했다.

이는 최강의 공격 헬기라는 미국의 AH―64D 아파치 롱 보우나 러시아의 ka―50/52 호쿰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지녔다.

특히, 최대 속도나 최대 이륙 중량은 1.5배에 달하는 엄청난 것이었다.

최대 이륙 중량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헬리콥터가 최대한 화물을 싣고 이륙할 수 있는 중량을 말하는 것으로, 그만큼 더 많은 무장을 할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의미였다.

아무튼 지금 해모수의 갑판 위에서는 XH―1이 이륙 준비를 하고 있었다. 쿠웨이트 해방 작전을 보다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유령과도 같은 XH―1이 출동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헬리콥터는 속도가 느려 휴대 미사일이 장착되어 있는 IS의 전차나 BMP에 손쉬운 먹잇감이 될 수 있기에 이번 작전에는 투입하지 않기로 하였다.

하지만 XH―1은 그런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기에 한국군은 이를 적극 활용하기로 하였다.

물론 전투를 치르면서 축적된 데이터는 성능을 보다 업그레이드하는 데 활용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말이다.

XH―1이 갑판 위에 모습을 드러내자 조종수가 탑승하였다.

스스스스, 흐흐흐흐!

두 개의 로터가 돌아가면서 속도가 더해지자 그 소리는 정말로 여성의 흐느낌 소리와 비슷해졌다.

XH―1는 전기 모터로 로터가 돌아가기에 일반 헬리콥터보다 무척이나 정숙성이 뛰어났다.

로터가 빠르게 회전을 하면서 이윽고 XH―1이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통제실! 여기는 밴시 원!”

― 여기는 통제실. 말하라, 밴시 원.

공중에 떠올라 해모수함을 선회하던 XH―1은 함교에 있는 통제실과 교신을 하였다.

“이만 출동해도 되겠나?”

XH―1은 아직은 군에 정식으로 취역한 것이 아니기에 다시 한 번 허가를 구하는 것이다.

― 밴시 원, 출동 허가한다. 다시 한 번 반복한다. 출동을 허가한다.

“알겠다. 그럼 나중에 보자!”

밴시 원의 조종수는 통제실의 허가가 떨어지자 은신[Hide] 모드로 전환해 날아갔다.

밴시 원이 쿠웨이트 시 방향으로 향하자, 뒤이어 밴시 투도 뒤를 따라 날아올랐다.

연구원들은 하나같이 자부심이 가득한 눈으로 XH―1 두 대가 사라진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미 메타 물질을 활성화했기에 XH―1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쿠웨이트 시 상공 어디엔가 그들이 있을 것이기에 뿌듯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한편, 그러한 모습을 줄라이아 호텔 창가에서 우연찮게 보게 된 사드 국왕과 사리드 왕자는 너무도 놀라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 ◈ ◈

쿠웨이트 왕궁.

IS는 미국과 동맹국에 이라크를 해방시키겠다며 거짓된 소문을 퍼뜨려 미국과 동맹국의 전력을 엉뚱한 곳에 투사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정작 자신들은 기갑 군단을 이용해 선전포고도 없이 쿠웨이트를 점령하였다.

하지만 왕궁까지 점령하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말았다.

IS 침공군의 안전을 담보해 줄 쿠웨이트 왕족을 한 명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아니, 오히려 사드 국왕과 왕족들을 붙잡기 위해 파견된 부대가 전멸을 당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쿠웨이트 시 남부를 통제하던 전차 부대마저 심각한 피해를 입고 저지선이 뚫리고 말았다.

그 때문에 왕궁을 빠져나간 쿠웨이트 국왕과 왕족들이 저지선을 뚫고 자신들의 포위망을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IS의 쿠웨이트 침공군 사령관인 아부살만은 오마르 여단장에게 빠져나간 쿠웨이트 왕족들을 끝까지 추적해 신병을 확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명령은 독이 되어 돌아왔다.

쿠웨이트 왕족을 추적하던 오마르의 기갑 여단과 엘퀴소를 담당하던 압둘라의 전차 대대는 적의 함정에 빠져 전멸하고 말았다.

전차 157대, BMP 123대가 파괴되었으며, 사상자만 해도 1,400여 명에 달하는데, 그중에는 하급 지휘관들이 상당수 포함되었다.

타깃을 놓친 것 때문에 화가 나 그런 명령을 내렸는데, 결과는 더욱 참담했던 것이다.

사실 오마르의 기갑 여단이나 압둘라의 전차 대대는 말이 기갑 여단이고 전차 대대일 뿐, 엄밀히 따지면 각각 서방국가의 기갑 사단, 기갑 여단보다 병력이 많았다.

이는 IS의 기갑 군단 내에 지휘 능력이 뛰어난 이들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기형적인 편제를 취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동안 문제가 없던 편제가 이번만큼은 큰 문제로 작용했다.

지휘관이 부족해 기형적인 편제를 취하긴 했어도 사실 대규모 집단 전투에서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었다. 이번 전투에서도 적의 강력한 소수 정예가 지휘관들을 저격하면서 명령 체계가 마비된 탓이 컸다.

결국 그런 이유로 쿠웨이트 왕족들을 추적하던 오마르의 부대는 전멸하고 말았다.

처음 교전이 벌어졌을 때만 해도 압도적인 병력으로 밀어붙이는 듯했지만, 오마르를 비롯한 지휘관들이 저격으로 목숨을 잃자 단번에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지휘관이 죽고 명령 계통에 혼란이 벌어지자 겁을 먹고 전장을 빠져나가려는 자들이 발생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좁은 지형 탓에 전진할 길목과 도망칠 퇴로가 막힌 상황에서 저마다 전장을 벗어나려고 하니 당연히 혼란은 가중되고 전장은 개판이 되었다.

그런 와중 IS의 기갑 부대 머리 위로 미사일이 날아드니 전멸은 기정사실인 셈이었다.

어쨌든, 아군의 참담한 괴멸 소식을 접한 아부살만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쾅!

“도대체 부대를 어떻게 운영했기에 그 많은 전력이 전멸할 수가 있냔 말이야!”

아부살만은 그야말로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가 알기로 전차 500대와 BMP 200대, 그리고 보병 2천 명을 상대할 전력은 쿠웨이트 내에는 전혀 없기 때문이었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 해병대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전쟁이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아무리 동맹국이라 해도 군대가 국경을 넘기 위해선 많은 절차가 필요한 법. 여러 가지 복잡한 행정적 절차도 필요하고, 또 승인이 나더라도 부대 이동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게 당연했다.

만약 미국이 쿠웨이트 국왕과 왕족들을 구출하기 위해 긴급하게 군대를 파견했다고 해도 전차 500대와 BMP 200대를 전멸시킬 수 있는 대규모 부대를 파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쿠웨이트 왕족들을 추적하던 오마르의 기갑 여단이 전멸한 것이다.

사실 오마르의 기갑 여단이 전멸했다는 사실도 너무 오랜 시간 보고가 올라오지 않아 정찰대를 보내고 나서야 그들이 전멸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부살만은 쿠웨이트 침공에 대해 쉽게 생각을 하였다.

쿠웨이트의 방어 전력에 비해 자신이 이끄는 부대의 전력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일부러 지려 해도 쉽지 않을 만큼 절대적인 격차가 존재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아군의 피해가 생각 이상으로 엄청났다.

비록 쿠웨이트 왕궁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전차 480대와 BMP 335대를 잃었다.

그런데 그에 더해 오마르의 기갑 여단이 전멸하였고, 오마르를 따라 나선 압둘라의 전차 대대도 괴멸하고 말았다.

자신의 예하에 있던 기갑 전력의 1/3이나 날아간 것이다.

이제 점령군의 전차 수는 2천 대가 채 안 되는 1,958대에 불과했다.

땅만 차지한 채 원래 목표였던 쿠웨이트 국왕은 잡지도 못하고 전력은 전력대로 소모되었으니 아부살만은 화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를 현실로 돌아오게 하는 굉음이 들렸다.

쾅!

“뭐, 뭐야! 무슨 일이야?”

아부살만은 부하 지휘관들을 불러 호통을 치고 있다가 갑자기 밖에서 들려오는 폭발 소리에 깜짝 놀라 물었다.

놀란 것은 아부살만만이 아니었다.

그와 함께 있던 IS의 지휘관들도 갑작스런 폭발음에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사령관님, 큰일 났습니다!”

그때, 부관이 달려 들어와 소리치며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밖에 무슨 일이기에 폭발 소리가 들리는 거야!”

아부살만의 부관은 조금 전 수신한 무전 내용에 대하여 황급히 말을 전하였다.

“현재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적의 공격을 받는다고?”

“예.”

“그게 누군가? 미국인가? 영국?”

아부살만은 대체 누가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 질문에 부관이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그게… 공중에서 미사일이 날아오기는 하는데, 적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뭐야? 적이 보이지를 않아? 그럼 지금 공격하고 있는 게 유령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사령관님, 그것이… 주변에서 여자 울음소리 비슷한 것이 들리기도 한다고,”

“그만! 너는 지금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아부살만은 부관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여자의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하자 더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야심한 밤중도 아니고, 환한 대낮에 호곡(號哭) 소리가 들린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얼마 전에는 죽은 전차 대대장인 압둘라가 신벌이니 뭐니 하면서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더니, 이제는 대낮에 여자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소리나 해 대니 절로 화가 났다.

아부살만이 부관을 향해 화를 토해내고 있는 중에도 밖에서는 폭발음이 연이어졌다.

◈ ◈ ◈

흐흐흐흐!

아무것도 없는 하늘에 여자의 호곡성이 흐르고 있었다.

해모수에서 출발한 XH―1 밴시가 쿠웨이트 시를 점거하고 있는 IS 군을 처리하기 위해 날고 있었다.

“여기는 밴시 원, 목표에 접근했다.”

XH―1의 조종사인 김효원 상사는 쿠웨이트 시 상공에 도착하자 모함인 해모수의 통제실에 무전을 날렸다.

현재 해모수함을 떠난 밴시 원과 밴시 투는 쿠웨이트 상공에 떠서 명령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 밴시 원, 10분 뒤 지상군이 작전에 돌입한다. 지상군이 쿠웨이트 시로 들어갈 수 있게 적의 저지선을 처리해 주기 바란다.

“알겠다.”

통제실의 명령에 따라 김효원 상사는 은신을 한 상태에서 쿠웨이트 상공에 대기하였다.

10분 정도 쿠웨이트 상공에 대기를 하자 쿠웨이트 해방 작전 개시 시간이 되었다.

“밴시 원, 작전 돌입하겠다.”

김효원 상사는 작전시간이 되자 무전을 날리고 링크를 걸어둔 타깃에 로켓을 발사하였다.

슝! 슝! 슝!

XH―1의 양옆에 달려 있는 50㎜ 로켓이 발사되는 것과 동시에 자체 내장된 레이저 조준기를 통해 표적의 정보를 읽으며 정확하게 날아가 목표에 명중하였다.

쾅! 쾅! 쾅!

한데 직선으로 날아가는 보통 로켓과 달리 XH―1에서 발사된 로켓은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목표를 찾아가는 게 아닌가.

김효원 상사가 조종하는 밴시 원은 쿠웨이트 남부 진입 도로를 막고 있던 IS의 T―72 전차와 BMP를 파괴하고, 아군이 쿠웨이트 시로 진입하기 편하도록 IS가 막아놓은 바리케이드를 처리한 뒤, 다음 목표인 쿠웨이트 왕궁으로 향했다.

◈ ◈ ◈

쿠웨이트 해방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쿠웨이트 시 남부에 도착을 한 지킴이 PMC와 한국군(신분을 위장한 지킴이 PMC 일부 직원)은 IS 군이 포진한 진영을 쳐다보았다.

쿠웨이트 시 남부를 틀어막고 있는 IS의 전차와 BMP는 눈으로 보이는 것만 해도 전에 상대한 기갑 부대보다 많았다.

아부살만은 이곳 쿠웨이트 시 남부에 2천여 대의 전차 중 절반인 1천 대의 전차를 배치하였다.

그가 그토록 많은 전력을 이곳에 배치한 이유는 왕궁을 탈출한 쿠웨이트 국왕과 왕족들이 킹 파하드 빈 앰덜 아지즈 로드를 통해 탈출했던 것처럼 이곳을 통해 동맹군을 데리고 올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실 남부뿐 아니라 쿠웨이트 시로 들어올 수 있는 길목마다 많은 전차와 BMP를 배치하였다.

지금 지킴이 PMC와 한국군을 지휘하고 있는 것은 지킴이 PMC의 리철명 부사장이었다.

수한 역시 쿠웨이트 해방 작전에 직접 참여하고 싶었지만, 전쟁이란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에 이번에는 해모수함에 타고 드론이 보내는 현장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였다.

“모두 준비해라!”

리철명은 무전으로 전투 준비를 명령하였다.

현재 지킴이 PMC와 한국군의 전력은 마주한 IS 군에 비해 객관적으로 열세였다.

저마다 첨단 장비로 무장하고 있지만 전차나 BMP 같은 기갑 전력은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수가 적었다.

현재 지킴이 PMC와 한국군이 보유한 기갑 전력이라고는 장갑차인 KF―300 50대와 KM―2 50대뿐이었다.

소형 전술 차량인 KM―2는 미국의 JLTV와 같은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작고 가벼운 중량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KM―2의 제원은 6인승에 300마력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200㎜의 장갑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장은 차체 상부에 12.7㎜ 중기관총이 달려 있는데, 이 중기관총은 차량 안에서 조종할 수 있었다.

물론 용도에 따라 12.7㎜ 중기관총이나 7.62㎜ 기관총, 다목적 휴대 미사일 포트를 교체할 수도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그런데 현재 이곳에 있는 KM―2는 육군에 납품된 차량이 아니라 개량이 된 것이고, 지킴이 PMC의 장비들 또한 수한에 의해 모두 개량된 것들이다.

이곳에 있는 KM―2는 300마력 디젤엔진을 들어내고 대신 동급의 전기 모터를 사용하였으며, 무장은 KF―300에 달려 있는 30㎜ 코일건을 장착하고 있었다.

수한이 장비들을 개량한 이유는 지킴이 PMC가 보유한 차량에는 모두 그 자신이 개발한 핵융합 발전기를 달았기 때문이다.

보다 빠른 기동성과 화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량한 것이다.

물론 30㎜ 코일건으로는 아무리 최대 전력을 사용한다고 해도 IS가 보유한 T―72 전차를 파괴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아주 상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두터운 전면 장갑은 파괴할 수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약한 측면이나 엔진이 있는 후면을 공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게다가 IS의 전차와 BMP를 상대할 기갑 차량은 부족하지만, 지킴이 PMC와 한국군은 모두 파워 슈트로 무장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전차를 파괴할 수 있는 휴대용 미사일을 자기고 있는 인원도 있었다.

오전 10시. 드디어 약속된 작전 개시 시간이 되었다.

쾅! 쾅!

아무것도 없는 쿠웨이트 상공에서 로켓이 발사되었다.

해모수함에서 출발한 XH―1 밴시가 은신하고 있다 작전시간이 되자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작전의 시작을 알리는 밴시의 공격이 불을 뿜자 대기하고 있던 지킴이 PMC와 한국군도 공격을 시작하였다.

IS의 T―72의 공격이 닿지 않는, 5㎞ 떨어진 거리에서 발사되는 휴대용 미사일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타깃에 명중하였다.

쾅! 쾅!

투투투투!

미사일이 날아오자 쿠웨이트 시를 점령하고 있던 IS 군도 반격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너무도 멀리 떨어진 터라 IS 군의 공격이 닿지 않았다.

팡! 팡!

사막의 모래언덕 위에서는 지킴이 PMC 직원 중 리퍼들이 IS 군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그런데 리퍼들의 무기는 한국을 출발할 때 보급 받은 레일건이 아니었다.

지금 그들이 들고 있는 것은 30㎜ 코일건이었다.

원래 코일건은 지킴이 PMC가 보유하고 있던 KF―300의 일부 차량에 달려 있었는데, 쿠웨이트 국왕과 왕족들을 탈출시키는 과정에서 리퍼의 주력 무기인 레일건의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교체를 한 것이었다.

파괴력은 설계한 만큼 나왔지만, 소모되는 에너지양이 설계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어딘가에서 오차가 생겼는지 에너지 누수가 예상보다 심각하였다.

때문에 리퍼가 예상보다 오랜 시간 전장에 있을 수 없게 되었다.

리퍼의 설계 목적은 위험한 적을 원거리에서 저격함으로써 아군의 작전시간을 늘려주는 것이었다.

즉, 포병처럼 원거리 공격을 통한 화력지원과 위험한 적을 저격함으로써 아군의 작전 성공률을 높인다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개발한 것이다.

한데 레일건의 에너지 소비가 예상보다 심각해 작전에 투입 불가 판정을 내리게 되었다.

다만, 리퍼보다 에너지 보유량이 뛰어난 차량에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 일단 KF―300에 있는 300㎜ 코일건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레일건을 장착하였다.

그리고 KF―300에서 떼어낸 30㎜ 코일건은 들고 쓸 수 있도록 방아쇠와 개머리판을 개조하여 리퍼가 사용하게 되었다.

사실 이 30㎜ 코일건도 원래 파워 슈트를 착용한 보병이 사용할 수 있게 개발한 것이기에 개조는 쉬웠다.

레일건에서 코일건으로 교체가 되면서 화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리퍼의 위력은 여전히 무시무시했다.

원래 원거리 저격을 목적으로 개발된 리퍼는 정밀한 사격 통제 장치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위력이 조금 떨어진다 해도 리퍼는 충분히 코일건의 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T―72의 전면 장갑이 다른 부위에 비해 두텁다고 하지만 취약한 부위도 있기는 하였다.

차체와 포탑을 연결하는 조인 부위나 조종수가 외부를 살피기 위한 창이 바로 그것이다.

리퍼는 그런 취약한 부위를 정확하게 노리며 30㎜ 코일건을 발사하거나 측면을 보이는 전차가 보이면 과감하게 공격하였다.

조용한 암살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리퍼의 공격에 쿠웨이트 남부를 방어하고 있는 IS 군은 두려움을 느꼈다.

자신들을 공격하는 적의 숫자는 별로 되지 않지만, 어디서 날아오는지 알 수 없는 공격 앞에서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옆에 있는 동료들이 소리 없이 죽어 나가는 모습은 아무리 신념이 투철한 사람이라도 두려운 마음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자신들의 공격에 IS의 방어선이 일부 무너지는 모습을 본 리철명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기동성이 뛰어난 KM―2 부대에 명령을 내렸다.

“살쾡이는 킹 파하드 빈 앰덜 아지즈 로드를 타고 도시 안으로 침투하라!”

리철명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IS의 BMP들을 공격하고 있던 KM―2가 병력을 태우고 이동을 개시했다.

KM―2들이 전장을 빠져나는 모습을 두 눈 뜨고 지켜보면서도 IS 군은 저지할 능력이 없었다.

너무도 먼 거리에서의 교전이었기에 솔직히 지금 IS 군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리만철 상무!”

― 예, 리만철입니다.

“리 상무는 꽃범 1에서 10까지를 이끌고 동부 해안을 타고 왕궁까지 치고 올라가시오.”

리철명은 변화하는 전장 상황에 맞춰 리철명에게 새로이 지시를 내렸다.

남부 방어선을 형성하고 있던 IS의 기갑군이 지킴이 PMC와 한국군의 공격을 피해 도시 내부로 들어가자 변화를 준 것이다.

숫자는 적지만 강력한 무기의 성능을 앞세워 원거리에서 공격을 가하자 IS로서는 지킴이 PMC와 한국군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적이 쏘아대는 공격을 그저 멍하니 맞고만 있어야 하는 IS의 지휘관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저지선을 형성하고 있던 병력의 절반이 넘는 수가 더 이상 전투를 수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거나 파괴되었다.

특히, BMP들의 피해가 극심했다.

지킴이 PMC나 한국군의 공격 한 발, 한 발이 장갑 방어력이 취약한 BMP에게는 카운터펀치나 마찬가지였다.

BMP를 공격을 하는 지킴이 PMC나 한국군은 무기는 모두 30㎜ 이상의 중화기들이었다.

더욱이 화약으로 쏘는 것도 아니고, 전자기력을 이용한 강력한 공격이기에 무척이나 위력적이었다.

30㎜ 코일건은 사실 90㎜ 전차포와 비슷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12.7㎜ 중기관총에도 뚫리는 장갑을 가지고 있는 BMP로서는 30㎜ 코일건을 쏘는 리퍼나 KF―300, KM―2의 공격을 막아낼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600대에 이르던 BMP 중 멀쩡히 기동을 하는 것은 이제 100대도 채 되지 않았다.

100대도 남지 않은 BMP의 승조원들은 뒤늦게라도 후퇴 명령을 내린 지휘관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들의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언제 옆으로 돌아갔는지 후퇴하는 도중 쿠웨이트 시 내부에서 기습을 받았기 때문이다.

쾅! 쾅!

킹 파하드 빈 앰덜 아지즈 로드를 타고 북상했던 KM―2들은 엘퀴소 부근에서 더 이상 북상하지 않고 반전을 하였다.

KM―2에는 드론으로부터 전장 정보를 받아 볼 수 있게 모니터가 달려 있었는데, 모니터로 엘퀴소 북쪽 사바 엘 살렘에 200대가 넘는 T―72 전차들이 도열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진로를 돌린 것이었다.

만약 KM―2에 T―72를 상대할 수 있는 무기가 달려 있었다면 그대로 북상했을 테지만, 현재 KM―2에는 T―72를 상대할 무기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보병들만 내려두고 후퇴하는 IS 군을 기습하기 위해 남하했다.

양 방향에서 가운데 낀 적을 공격하려는 것으로, 일명 ‘망치와 모루’ 작전이었다.

KM―2는 자신들이 타격할 수 있는 목표인 BMP나 IS의 보병들을 가차 없이 공격하였다.

후퇴하는 T―72는 북상을 하는 KF―300에 맡기면 되기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만 하면 되는 것이다.

한편, 쿠웨이트 동부 해안을 따라 북상하던 리만철 상무도 중간 중간 보병들을 하차시키면서 북상을 하는 중이었다.

다만, KM―2로 구성된 살쾡이들과 다른 점은 KF―300에 탑승하고 있던 지킴이 PMC들 중에는 전차를 상대할 수 있는 휴대용 미사일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 덕분에 건물 뒤에 숨어 있다가 후퇴하는 T―72나 BMP들이 눈에 보이면 사냥을 하듯 한 대, 한 대 파괴하였다.

그리고 리만철 상무의 부대와 함께 이동한 일부 리퍼는 적당한 건물에 올라가 IS 군을 저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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