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71화 (71/118)

4. 불안정한 한반도

대한민국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저녁 늦은 시각 육군본부에서 올라온 코드 레드 상황으로 인해 NSC(국가안전보장회의)가 긴급하게 소집되었다.

그렇지만 NSC가 소집되었다고 해도 코드 레드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상정하였지만 그건 모두 이론일 뿐이었다.

한 번도 이런 상황을 겪어 보지 못한 위원들이었기에 정작 필요한 시기에 허둥대고 있었다.

그나마 침착한 이는 대한민국 정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정원장과 국방부 장관뿐이었다.

하지만 군인 출신인 국방부 장관도 중국 그것도 중국군 최고라 평가를 받는 심양군구의 집단군이 국경 지역으로 밀고 내려온다는 소식에 긴장을 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저 군인 출신이다 보니 조금 더 대범해 다른 NSC위원들 보아 침착할 뿐이다.

“그래, 국방부 장관, 군의 대처는 어떻습니까?”

윤재인 대통령은 NSC를 긴급하게 소집하여 현 상황에 대한 군의 대처를 물었다.

그런 대통령의 질문에 김명한 국방부 장관은 더욱 표정을 굳히며 대답을 하였다.

“저희 군은 북한 지역 한 치의 땅도 저들이 넘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호한 김명한 국방부 장관의 말에 윤재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김명한 장관의 말을 들은 외교통상부 장관인 이박명은 얼른 그 말을 반박하였다.

“김 장관! 그러면 중국과 전쟁이라도 벌이겠다는 말입니까?”

“그럼 이 장관은 우리 대한민국이 우리 땅을 무력으로 침략하는 저들을 그냥 두고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자신의 말에 전쟁을 할 것이냐는 이박명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에 김명한 국방부 장관은 바로 그의 말을 반박하며 물었다.

그런 김명한 장관의 물음에 이박명 장관은 얼른 입을 다물었다.

이박명 장관은 그런 모습에 앉아 있던 다른 NSC위원들은 미간을 찡그렸다.

그도 그럴 것이 줏대가 약한 이박명 장관이 외교통상부의 장을 맡고 있는 것은 돼지 목의 진주와 같이 이치에 맞지 않는 인사였다.

다만 여야 균형 잡힌 인사를 하다 보니 이렇게 인사를 하게 되었고, 윤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언제나 정책의 발목을 잡는 이런 이박명 장관이나 국무총리인 고준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그들의 말이 모두 틀린 말은 아니었다.

좌우 치우침 없이 규형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국가 발전에 원동력이 되겠지만, 현재와 같이 긴급한 상황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했다.

윤재인 대통령은 이박명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에 이맛살을 찌푸리다 고개를 돌려 김세진 국정원장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원장!”

“예, 각하!”

“원장이 보이게 어떻습니까? 정말로 중국이 전면전을 벌이려고 군대를 움직인 것입니까?”

대통령은 아무리 대한민국이 첨단무기를 개발하여 군 장비들을 교체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중국에 비해 열세였다.

계획한 일이 순조롭게만 진행이 된다면 언젠가는 중국을 넘어서지는 못하겠지만 충분히 한 방을 먹일 수 있는 정도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아니란 생각을 하며 국정원장에게 질문을 하였다.

그런 대통령의 심정을 알고 있는 것인지 모르는지 국정원장의 표정에서는 어떤 것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국정원장은 일단 대통령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기에 자신이 들은 정보를 대통령에게 바로 보고를 하였다.

“현재까지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중국은 저희와 전면전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 것 같지 않다니? 그게 무슨 소리요?”

윤재인 대통령은 김세진 국정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군대가 움직였는데, 중국군이 대한민국과 전면전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란 말에 의문이 든 것이다.”

“아무리 강대국이라 하지만 전쟁에는 명분이 필요합니다.”

“그건 그렇지.”

전쟁에 명분이 필요하다는 김세진 국장의 말에 대통령이나 다른 NSC위원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는 말이었다.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아무런 명분이 없이 전쟁을 벌였다가는 UN의 제재를 받게 된다.

그것이 UN상임이사국인 중국이라 해도 그건 마찬가지다.

그리고 조금은 모호해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한국과 미국은 동맹 관계에 있었고, 또 아직까지 한반도에는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한민국과 중국이 전면전을 한다고 한다면 절대 미국은 중국의 도발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막말로 예전 북한이 있을 때는 북한을 핑계로 남한에 주둔을 하였지만 사실 미국이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남한에 주둔지를 둘 필요가 없었다.

현대전은 1차 대전이나 2차 대전처럼 굳이 마주 보고 총을 쏘는 등의 전쟁을 할 필요가 없다.

멀리 떨어진 안전한 벙커에서 간단하게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버튼 전쟁이다.

원거리에서 성능 좋은 미사일을 퍼붓고, 폭격기로 폭격을 한 다음 전차와 장갑차를 앞세우고 들어가면 되는 것이다.

군인이 전투에 투입되는 시기는 이렇게 적이 강력한 무기에 무력화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투입이 된다.

그런데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무리 중국의 미사일들이 정확도가 조금 떨어진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국이나 기술 선진국의 정밀 타격 무기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중국처럼 물량으로 쏟아 붓는 전술을 사용하는 중국에게는 그 정도는 일도 아니었다.

막말로 미국이나 서방세계의 국가들이 정밀 타격 미사일 1발로 목표를 파괴한다면 중국은 1발이 안 되면 2발 3발을 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확도가 떨어지다 보니 여러 발을 사용하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목표 지점 주변까지 넓게 피해를 입게 된다.

원하는 목적도 이루고 광범위 파괴로 인해 공포심도 가져다줄 수 있기에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런 전술을 고치려 하지 않았다.

더욱이 중국의 미사일을 가격 대비 성능비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즉, 정확도는 서방세계의 미사일보다 떨어지지만 가격이 싸 여러 발을 발사 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똑같은 목적을 이루면서 파괴 범위를 넓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번 중국은 이런 통상적인 현대전이 아닌 오래된 낡은 전술을 들고 내려왔다.

그 때문에 국정원에서도 이런 중국의 행동을 어떻게 파악하기 위해 고심을 하였다.

중국이 무슨 생각으로 심양군구의 병력을 움직여 국경을 넘으려고 하는 지, 그 저의를 알지 못해 골치가 아팠다.

적의 의도를 알아야 그에 맞게 대응을 할 것인데 적의 의도를 아직 파악하지 못하니 자칫 잘못해 적의 의도한 것 이상의 반응으로 정말로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대한민국으로서는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중국의 의중을 파악해야만 하였다.

그런 생각에 윤재인 대통령은 다시 시선을 돌려 이박명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질문을 하였다.

“중국 대사와는 이야기해 봤습니까?”

“예, 그런데 대사는 제대로 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항의를 하니 당황하였습니다.”

“그래요?”

외교통상부 장관인 이박명의 대답에 윤재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박명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심양군구의 행동이 중국 정부의 의도와 다르게 독단적으로 벌어진 일일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렇다면 이번 위기는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지금 내려오는 심양군구의 병력만 막아 낸다면 국제사회의 힘을 빌어 중국의 의도를 막아 낼 수도 있으면 협상을 통해 배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란 판단을 하였다.

“이번 상황이 심양군구 독단으로 벌어진 일일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음…….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겠군요.”

윤재인 대통령의 말에 자리에 앉아 있는 NSC위원들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 정부가 벌인 일이라면 전체는 알지 못하더라도 대사 정도면 정부가 기획하고 있는 일에 대하여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 대사는 심양군구가 움직인 것에 대하여 모르고 있었다.

그 말은 다시 말하면 전혀 계획에 없던 행동이란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보면 중국 지도부 내부에 심각한 분열이 있을 수 있다는 소리다.

만약 그렇다면 이제 겨우 통일을 이룬 대한민국에겐 아주 좋은 기회였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웃한 국가 중 대한민국의 통일을 반기는 나라는 없다.

한반도가 분열되어 있어야 국력이 분열되어 자신들이 위협받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 중 한국보다 국력이 떨어지는 나라는 없었다.

그나마 일본이 조금은 만만한 상대이기는 하지만 전체 전력을 비교한다면 박빙이었다.

육군의 전력은 한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그렇지만 해군과 공군의 전력을 비교하면 한국이 일본에 한참이나 열세이다.

그나마 미사일 전력에서 일본보다 한국이 조금 유리했는데, 그 이유는 일본이 자위대를 군으로 승격이 된 것이 몇 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어느 순간 역전이 될 수도 있는 문제였다.

그만큼 일본은 장기간 경제 불황이 있었지만, 1970~80년대 고도 경제 성장기였을 때 벌어들인 달러가 많아 충분히 무기를 구입하고 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교적 만만한 일본이라고 쉽게 볼 수도 없다.

다만 영토 문제로 끊임없는 잡음이 일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일본과 한국은 동맹이었다.

그리고 그건 초강대국 미국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선 쉽게 돌아설 수도 있는 나라이지만 아직 그럴 만한 명분이 없기에, 한국과 손을 잡는 것이 아직은 이득이기에 미국도 한국이 한반도를 통일한 것에 방해를 하지 못하고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러시아 또한 예전과 다르게 한반도의 문제로 한국과 갈등을 가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국경 문제로 인해 협상을 다시 벌이기는 하겠지만 러시아와 대한민국은 교역을 통해 서로 이윤을 추구하고 있는 협력국이다.

그러니 이번 한반도 통일에 대하여 작은 성명 정도만 보내고 말 공산이 컸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조중 수호조약을 하고 있는 중국이 문제였다.

일본만큼이나 억지를 잘 부리는 중국인들의 성격을 생각하면 뭔가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이렇게 대놓고 일을 벌일지는 생각지 못했다.

북한 지도부만 모두 체포를 하면 중국도 쉽게 일을 벌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오산이었다.

중국도 북한만큼이나 청개구리와 같은 놈들이었다.

자신들의 입맛대로 힘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 말이다.

그런데 이번 심양군구 병력의 이동이 중국 지도부 전체의 생각이 아니라 지도부 소수와 심양군구 사령관의 이해관계에 의해 독단으로 벌어진 것이라면 아무리 심양군구가 중국군 최정예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으로서는 해볼 만 하였다.

◈ ◈ ◈

미국 워싱턴.

백악관은 비상이 걸렸다. 1시간 전 동북아시아에서 발생한 사태로 인해 3차 대전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중국의 최정예 병력인 심양군군 70만이 움직인 것이다.

그것도 주한미군 2만 5천 명이 주둔하고 있었기에 그냥 손 놓고 지켜볼 수만도 없었다.

“말론 국장! 중국의 의도를 파악하였나?”

“그것이 아직…….”

“아니, 정보국장이란 사람이 그런 것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뭐했나?”

자신의 물음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는 CIA국장의 말에 존 슈왈츠 대통령은 호통을 쳤다.

편을 갈라 이익만 챙길 줄이나 알지 국가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이번과 같은 사태에 대한 정보도 제대로 취득하지 못하는 CIA의 모습에 크게 화가 났다.

더욱이 2001년 있었던 대테러와 그 뒤로 우후죽순으로 벌어지는 테러에 대한 CIA의 대응은 그 위상에 맞지 않게 졸렬했다.

테러에 대한 정보 수집도 신통치 않아 많은 구설수에 올랐어도 백악관에서는 그래도 그들의 그동안 국가 안보를 위해 노력한 것을 참작해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이대로 묵과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사실 미국은 무수히 많은 정보조직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조직이 바로 CIA(중앙정보국)와 FBI(연방수사국)있으며, 국가안보국(NSA), 국가정찰국(NRO), 국방정보국(DIA), 국가지구공간정보국(NGA), 국토안보부(DHS),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정보부대,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해안경비대 정보실(USCG), 법무부 마약수사청(DEA), 재무부 정보지원실(OIS), 에너지부 정보실(IN) 등이 있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정보기관이 더 있었지만, 지금 그 어느 기관도 중국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할 것이란 정보를 알아내지 못했다.

대표적인 정보기관인 CIA같은 경우 한해 예산은 44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한화로 44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리고 다른 기관도 그보다 조금 못 미치는 정도의 예산을 사용하지만 아무튼 모두 합치면 대한민국 국가 예산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아무튼 그렇게 천문학적인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이런 정보를 사전에 알아내지 못한 것에 크게 화가 난 슈왈츠 대통령은 방금 말론 국장에게 화를 내던 것을 그대로 NSC위원들에게 그대로 쏟아 냈다.

“아서!”

“예, 프레지던트!”

“자네는 이번 중국의 움직임을 알고 있었나?”

슈왈츠 대통령은 NSA국장 아서 헤밀턴을 보며 물었다.

그러자 헤밀턴 국장은 조용히 말론 국장을 돌아보다 고개를 흔들었다.

“아닙니다. 다만 이번 심양군구의 움직임은 뭔가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아서 헤밀턴 NSA국장은 이번 심양군구가 전격적으로 한반도의 압록강으로 진격하는 것이 너무도 전격적이라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중국의 정보를 취합한 것을 토대로 이번 심양군구의 움직임이 정상이 아니란 판단을 내렸다.

“그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인가?”

“예, 그것은 저희가 알고 있는 중국군의 통상 작전 계획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헤밀턴 국장은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였다.

“제가 그런 판단을 내린 이유는 심양군구는 주목적이 러시아의 극동군을 견제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양군구의 주력은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흑룡강성에 있는 집단군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움직이지 않고 요녕과 길림에 있는 39집단군과 40집단군을 이용했다는 것, 그리고 이들의 부족한 전력을 지원하기 위한 북경군구와 제남군구의 그 어떤 병력도 움직임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차분하게 설명을 하는 헤밀턴 국장의 설명에 슈왈츠 대통령은 물론이고 NSC위원들의 눈과 귀는 모두 그에게 쏠렸다.

그러자 더욱 흥이 난 헤밀턴 국장은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피력하였다.

그리고 헤밀턴 국장의 말에 첨언을 하는 말론 국장의 말에 헤밀턴 국장의 생각이 맞을 것이라 결론으로 회의가 진행되었다.

“아! 그러고 보니 최근 한국이 북한을 급속히 복속한 것과 관련해 중국의 지도부에 권력 붕괴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CIA국장 말론은 헤밀턴 NSA국장의 말에 위원들의 관심이 쏠리자 그의 말에 첨언을 하였다.

중국 권력 순위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알린 것이다.

“현재 중국은 주진평을 필두로 한 공청단파가 정권을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청단파 중 장거장과 리창준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말론 국장은 현재 중국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권력 투쟁에 대하여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번 동북아시아의 사태가 어떻게 벌어지게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럼 이번 사태가 숙청을 당하지 않기 위해 지도부의 누군가가 독단으로 벌인 일이란 말인가?”

슈왈츠 대통령은 조금 전까지 들은 이야기를 간략하게 함축을 시키며 물었다.

그런 대통령의 질문에 말론 국장도 간단명료하게 대답을 하였다.

“현재 파악된 정보를 토대로 추론을 하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파악된 정보를 바탕으로 사건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그런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확실히 말론의 추론대로 이번 심양군구 제39집단군과 제40집단군이 움직인 것은 그의 말대로 숙청의 위기에 처한 리창준이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해 심양군구 사령관을 움직인 결과였다.

“그럼 우리 미국은 이번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이지만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처럼 동맹국에 대한 군사 행동은 쉽게 이득만을 보고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막말로 이득을 위해서 한국에 주둔 중인 주한미군을 빼낸다면 그동안 미국이 동맹국들과 했던 협정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동맹인 한국에 전쟁을 기도하는 중국과 전쟁을 할 수도 없었다.

최고 좋은 것은 두 나라 사이에서 중재를 하는 것인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 현재 미국으로서 딜레마였다.

미국이 중재를 할 수 없는 이유는 이번 사태의 피해는 전적으로 미국의 동맹인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아무런 사전 선전포고도 없이 벌어진 중국군의 행동으로 인해 명분은 대한민국에 있었다.

그 말은 미국은 대한민국과 동맹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대한민국의 편을 들어 줘야 하는 것이 맞았다.

그러니 현재로서는 미국에게 중재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억지로 중재를 하려고 한다면 상대적으로 약자인 한국은 미국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이 없이는 한국은 중국과 전쟁을 하면 백이면 백 패전을 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중국과 전쟁에 패전을 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엄청난 손실일 수밖에 없다.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선 한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2차 대전 당시 미국과 연합국은 상륙작전을 하면서 많은 물적, 인적 손실을 하며 어렵게 작전에 성공을 하였다.

아니, 그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첨예한 정보전을 펼치며 피 말리게 준비를 하고 겨우 성공을 한 것이다.

사실 상륙작전이란 것은 성공보다는 실패하기 쉬운 작전이다.

상대는 육지의 튼튼한 벙커 안에서 준비를 하고 있고, 상륙을 하려는 이는 상륙정을 타고 천천히 해안가로 들어와 맨몸으로 달려야 한다.

이는 그저 움직이는 타깃일 뿐이다.

공격하는 이들은 상륙하기 전까지 공격 수단이 제한을 받지만 방어하는 측에서는 그 어떤 제한도 없다.

단단한 지반에 두 발을 대고 있기에 공격을 하는 쪽보다는 방어 수단이 많을 수밖에 없다.

현대전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공군과 해군을 상륙작전에 동원할 수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건 방어하는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미사일과 전투기 그리고 여러 종류의 포(砲)를 동원할 수 있으니 더욱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현대전에서 상륙작전은 그저 자원의 소모로 끝나는 실패할 수밖에 없는 작전이다.

그러니 중국을 견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륙작전을 하지 않고 바로 군을 투입시킬 수 있는 육지에 전초기지를 갖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재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정책에 그대로 녹아 있다.

주한미군이 바로 이런 미국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한 군대다.

주한미군이 할 일이 없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그렇게 주둔을 하면서도 주한미군의 운영비 상당액을 한국이 지불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한국에 중요한 정보를 알려 주지 않은 것이다.

“현재로서는 저희 미국은 한국과 보조를 같이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건 무슨 소리요?”

이때 국무장관인 리노 레이놀즈는 슈왈츠 대통령이 미국 취할 행동에 대해 물었을 때 한국과 보조를 같이 해야 한다는 말을 하였다.

전형적인 친일본 성향의 장관인 그가 한국과 보조를 같이해야 한다고 말을 하자 슈왈츠 대통령이 놀라 물었다.

한국인들에게는 근대에 조선을 일본이 식민지 하는 것을 정당화 하는 밀약을 했던 미국의 정치인인 테프트와 동일 시 하는 인물이 바로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이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대놓고 일본에 유리한 정책을 펼치는 이가 바로 국무장관 리노 레이놀즈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와 반대로 한국을 도와주라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의 말이 믿기지 않아 다시 물은 것이다.

대통령이 재차 묻자 리노 레이놀즈는 별거 아니란 표정을 하며 대답을 하였다.

“제가 일본과 친하게 지내는 것은 그것이 내 조국 미국에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개와 원숭이가 사이에서 주인이 원숭이에게 먹이를 많이 준다고 해서 개가 주인을 물지는 않습니다. 개는 주인의 사랑을 뺏은 원숭이를 더욱 미워하지요. 그러면서도 개는 원숭이에게서 주인의 사랑을 찾아오기 위해 더욱 열심히 도둑을 잡고 꼬리를 흔들며 재롱을 부릴 것입니다.”

어떻게 들으면 인종차별과 같은 비유였지만 일본과 한국의 상태를 적절히 비유한 말이기도 했다.

한국은 이들이 생각하기에 개와 같은 습성을 지녔고, 일본은 원숭이와 같은 습성을 가진 이들이었다.

주인을 위한 맹목적인 충성과 사랑을 갈망하는 모습이 한국인들이 미국을 보는 시각과 비슷했다.

또 열심히 재주를 부리며 주인에게 애교를 부리지만 때때로 도가 지나친 행동을 보이기도 하는 원숭이는 참으로 일본인과 똑같았다.

작은 재주를 가진 주제에 자신을 너무도 똑똑한 존재로 알고 행동하는 일본인들의 모습은 참으로 원숭이와 비견되었다.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의 이야기를 들은 대통령과 NSC위원들은 그가 무엇 때문에 일본과 가깝게 지내는지 이제야 깨닫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모든 행동들이 조국을 위한 행동이었다는 말에 감동을 먹은 것이다.

하지만 슈왈츠 대통령의 눈빛은 놀라기는 하였지만, 그의 말을 전적으로 믿지는 않았다.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이 얼마나 이중적인 성격을 가졌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방금 전 발언도 얼마 남지 않은 대선 때문일 것이라 짐작을 하였다.

오랜 동지였던 리노 레이놀즈가 자신과 노선이 달라진 것이 언제인지 그리고 무엇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였는지 알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최고 자리에 욕심이 생긴 리노 레이놀즈는 자신의 의심을 피하며 공화당 내 이미 자리를 잡았다.

자신의 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파벌을 형성해 자신과 반대의견을 피력하기도 하였다.

아마도 그건 경제 정책을 실패한 자신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일 것이 분명했다.

이런 생각이 들자 방금 전 가슴을 울리는 말을 하였지만 의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럼 전에 한국이 독단적으로 북한을 정리한 것에 대한 항의를 한다던 일은 어떻게 처리할 것이오?”

슈왈츠 대통령은 조금 전 한국의 손을 잡아 줘야 한다고 말한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에게 이전에 그가 했던 발언에 대하여 물었다.

그때 그가 말한 것과 180도 달라진 상황 전개에 대한 물음이었다.

사실 이건 슈왈츠 대통령이 리노 레이놀즈를 놀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전에는 이렇게 말을 했으면서 왜 이제는 다르게 말을 하느냐고 훈계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치인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지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답변을 하였다.

“뭐 그것도 그것대로 한국에 보상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말인가?”

“그건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절 협상 대표로 한국에 보내 주십시오.”

리노 레이놀즈는 대통령을 똑바로 주시하며 그렇게 말을 하였다.

말을 하면서도 그는 슈왈츠 대통령에게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리노 레이놀즈는 차기 대권을 위해 아직 임기가 2년이나 남아 있는 슈왈츠 대통령과 선을 그은 것이다.

이미 공화당 내 그의 기반은 탄탄한 세력을 갖췄다.

그래서 그 자신감을 내보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을 지지하는 이는 이곳 NSC 내에서도 여럿 보였다.

◈ ◈ ◈

중국 북경.

주석궁 자신의 집무실에 앉아 있는 주진평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하하하, 리창준이 그랬단 말이지. 으하하하!”

㎜S의 장인 장위해가 가져온 정보가 주진평을 무척이나 기분 좋게 하였다.

감히 자신의 뜻을 거스르고 방자를 떨던 리창준이 미끼를 물고 죽을지도 모르는 길을 떠났다.

사실 리창준의 뒤에 심양군구 사령관이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비리 혐의가 있음에도 그를 처벌하지 못했다.

만약 그의 뒤에 심양군구가 없었더라면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일을 꾸밀 필요도 없이 그냥 혐의가 나오고 증거가 확보되는 대로 숙청을 했을 것이다.

아무리 권력 서열 4위라 하지만 부정부패에 관해선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뭐 자신이 아니더라도 4위 자리가 비면 그 자리를 욕심 낼 존재는 당 내에 많았다.

같은 공청단에서도 후보가 있었고, 그도 아니면 태자당이나 상해방에 자리를 주고 협상을 하면 되는 일이다.

어차피 상무위원의 숫자에서 자신들이 너 많기 때문에 자리에서 밀려날 일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 리창준처럼 상해방과 어울리고 있는 장거장의 행보가 수상하기는 하지만, 아직 그는 리창준처럼 부패하진 않았기에 아직 더 두고 볼 필요가 있었다.

아무튼 이번 기회에 공청단의 뜻을 저버린 자본주의 돼지가 된 리창준을 확실하게 숙청을 할 수 있는 자리로 밀어 넣은 것에 만족을 하였다.

리창준은 모르겠지만 그가 이번 일을 성공을 하건 그렇지 않건 주석인 주진평에게 나쁠 것은 없었다.

자신의 권력 기반인 심양군구까지 동원을 했는데, 이마저도 실패를 한다면 그의 미래는 빤했다.

그리고 성공을 하여 한반도를 점령해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심양군구가 최정예라 하지만 한국군은 그리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신형 대전차 미사일은 사거리도 길뿐 아니라 명중률과 파괴력은 현존하는 그 어느 대전차 미사일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한국군이 보유한 자주포와 대포병 병기의 화력은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

또 작년에 개발완료하고 실전배치 되고 있는 신형전차 K―3(백호)는 또 어떤가.

자국도 몇 대 생산하지 않은 4세대 전차를 개발해 실전 배치가 되었다.

그렇지만 같은 4세대 전차라고 하지만 그 성능은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기동성, 화력 그리고 방어력 모든 면에서 열세였다.

단순하게 조금 더 빠르고, 화력이 뛰어나고, 방어력이 특출 난 것이 아니라 비교 불가였다.

플라즈마 실드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기술이 적용이 되면서 핵무기를 제외한 현존하는 그 어떤 무기로도 파괴할 수 없는 무기가 되었다.

뭐 미국이 개발했다는 레일건이라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레일건은 그 크기와 제반 시설 때문에 육상에서는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무기다.

그렇다면 한국군이 보유한 K―3전차를 잡기 위해선 전차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항공 전력으로 상대를 해야 하는데, 이것 또한 만만치 않았다.

K―3(백호)는 대공방어를 위해 다목적 휴대용 미사일 게이볼그를 4기나 가지고 있었다.

즉, 한국의 신형전차는 한번에 4기의 전투기와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현재로서는 한국의 신형전차를 상대할 전력이 중국군에는 없었다.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와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 한국의 신형전차 백호인 것이다.

그나마 전력 우위를 보일 수 있는 것이 전투기인데, 한국은 2020년부터 신형 휴대용 미사일을 대량 보유하기 시작하였다.

기존에 있던 휴대미사일들이 불량으로 판명이 나면서 엄청난 이슈를 뿌렸었는데, 논란을 야기했던 기업에서 신형 휴대미사일을 자체 개발하면서 논란을 잠식시켰다.

차량에서 발사하는 타입에서부터 보병이 휴대하는 타입, 장갑차나 전차와 같은 중장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타입까지 갖가지 형태의 휴대용 미사일에서부터 지대공 미사일까지 한국의 미사일 전력은 그 어느 강대국 못지않은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것을 미뤄보면 리창준이 동원한 심양군구의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말 것이다.

솔직히 대륙의 끝에 겨우 붙어 있는 작은 나라가 세계의 중심인 조국의 기술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심기가 불편하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만 한다.

자신은 그저 그런 지도자가 아니다.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지도자가 될 것이다.

후세에는 모태동과 등소핑보다 더 위대한 주석으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기 위해선 손자병법에 나온 것처럼 지피지기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

작은 나라라 해서 무시할 수는 없다. 아니, 작은 나라이기에 전력을 집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고대 저 땅에서 난 나라로 인해 대륙의 나라들이 얼마나 시달렸던가.

비록 그들이 발원했던 땅은 이젠 위대한 중국의 땅이 되었고 역사가 되었다.

한국인들은 계속해서 좁은 한반도로 그들의 생활 터전을 축소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역대 지도자들이 북한에 막대한 투자를 하여 그 결실을 내 시대에 수확을 할 수도 있었지만 하늘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주진평은 창밖을 보며 그렇게 생각을 하였다.

한국인들의 저력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18억 인민이 이룩하지 못했던 것을 만들 수 있는 것이 한국인들이다.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 그 획기적인 발명품은 최고의 두뇌들만 모였다는 미국의 유명 대학이나 연구소에서도 18억 인구 중에서도 천재들만 모아서 연구를 하는 본국의 연구소에서도 그 비슷한 것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주진평은 올봄 세작을 통해 몰래 들여온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복제하기 위해 중화과학공업공사에 연구를 맡겼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무슨 이유에선지 그것을 분해만 하면 폭발을 했던 것이다.

그 사고로 상당수의 연구원들이 사망을 하였다.

아마 안전장치를 잘못 건드려 폭발한 것 같았지만 어찌 되었든 2억 위안(370억 원)을 투자해 확보한 것이었는데, 2번의 폭발로 돈만 날리게 되었다.

아무튼 이런 생각을 하던 주진평은 이번 심양군구가 한국군과 국지전을 벌인 일로 중국이 조금은 손해를 보겠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입지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니 저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사실 주진평이 생각하기에 중국 동북 3성은 중국에 있어서 계륵과 같았다.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땅이 기름져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땅도 아니었다.

더욱이 외부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티벳이나 위그루족만큼이나 과격분자들이 많았다.

땅이 척박하고 경제가 낙후하다 보니 조선족들은 중국에서도 골칫거리였다.

일은 하지 않고 쉽게, 쉽게 돈을 벌려고 하다 보니 많은 문제를 만들었다.

그래서 주진평은 차라리 문제를 일으키는 자치구를 차라리 독립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아직까지 그 계획은 외부에 알리지는 않았다.

사실 이런 계획은 최근에 생각한 것이다.

만약 처음 계획대로 북한을 충동질해 남한과 전쟁을 하게 만들고 그것을 기화로 한반도까지 진출을 했다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의 뛰어난 기술을 접목해 중국은 더욱 발전했을 것이고 그것을 기반으로 미국을 능가하는 패권국이 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경제난에 허덕이는 러시아도, 일본과 한국을 이용해 자신들을 견제하려던 미국도 더 이상 두려운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중국은 현재 가지고 있는 인구만으로 경제구역을 만들 수 있었다.

즉, 미국이 동맹국을 이용해 경제제재를 하려고 해도 많은 인구수를 자랑하는 자국을 어찌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중화 중앙은행에는 미국의 채권이 9,000억 달러나 되었다.

미국이 중국을 경제제재 등으로 압박을 한다면 이 채권을 모두 팔아 버리는 수가 있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중국에 채권에 대한 금액을 전액 지불해야만 한다.

중국이 보유한 채권은 모두 지급 기한이 지난 채권들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요구한다면 미국은 중국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국 입장에서 미국은 두려운 상대가 아니다.

한국을 점령하였다면 중국으로서는 미국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었기에 북한에 원조를 하고 전쟁을 조장했던 것인데, 한국이 먼저 선수를 쳤다.

듣도 보도 못한 특수부대를 이용해 북한의 수도로 침투하여 지도자 김장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 전부를 잡았다.

만약 이 과정에서 몇 명이라도 빠져나와 중국에 구원요청을 했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지만 현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한 번의 작전으로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수십 년을 공을 들여 작업을 하고, 이제 수확만 하면 되는 일이었는데,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해야만 했다.

그래서 주진평은 이렇게 된 것 애물단지인 자치구들을 정리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지금도 대륙은 경제 불균형으로 내륙과 해안가의 사정이 천지 차이였다.

그런데 자치구는 계속해서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솔직히 주진평이 생각하기에 독립을 한다고 해도 그들은 누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고사하고 말 것이 분명했다.

그러면서도 왜 무엇 때문에 독립을 하겠다고 테러를 자행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똑! 똑! 똑!

주진평이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주석 동지, 한국 청와대라고 합니다.”

노크를 하고 들어온 사람은 주진평의 비서였다.

그는 한국 청와대에서 연락이 오자 바로 주석인 주진평에게 달려온 것이다.

“무슨 일인데?”

“아마도 심양군구의 일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긴…… 돌리라!”

“알겠습니다.”

비서는 보고를 하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비서가 나가고 곧 주진평의 책상 위에 있던 전화기에 불이 들어왔다.

철컥!

“전화 바꿨습니다.”

주진평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편하게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소소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그렇지만 전화를 건 상대는 그럴 생각이 없는지 조금은 강압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이에 어처구니가 없던 주진평은 은근한 목소리로 말에 힘을 주었다.

“언제부터 한국이 우리 중국에 그런 식으로 말을 할 수가 있었지? 요즘 조금 발전했다고 우릴 무시하는 것인가?”

자신이 가진 힘을 드러내며 한 협박이지만, 전화를 건 윤재인 대통령은 여느 역대 한국의 대통령과 달랐다.

자신의 말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맞대응을 하는 한국의 대통령에 주진평도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자신감 있게 나오는 윤재인 대통령의 태도에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란 생각 때문이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주진평 주석! 이게 수교를 맺은 수교국에 하는 행동으로 맞다고 보시오?”

심양군구의 집단군이 압록강으로 진격하는 것을 항의하기 위해 중국 주진평 주석에게 전화를 한 윤재인 대통령은 강한 어조로 이번 사태에 관해 항의를 하였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것이오? 비록 우리 대한민국이 중국에 비해 작은 나라라고 하지만 힘까지 없는 나라가 아님을 기억해야 할 것이오. 후후, 북한에 일어난 일이 중국 북경에서도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입니다.”

북한에서 일어났던 일이 중국에서도 일어날 수도 있다는 협박 아닌 협박을 하는 윤재인 대통령이었다.

사실 윤재인 대통령도 SA부대와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의 능력이 그렇게 좋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생각 이상으로 그들의 능력은 뛰어났다.

아무런 피해 없이 단시간에 북한을 무력화 시켰다.

그러니 이렇게 자신감 있게 대국 중국의 주석에게 대고 경고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허, 내 말이 듣기 불편했다고 이번에는 이 땅에 핵을 터뜨릴 수 있다고 했소?”

윤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큰소리에 주진평이 이번에는 한반도에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고 협박을 하자 눈꼬리가 올라갔다.

“지금 핵이라고 했습니까? 핵……! 주, 주석이 아직 기억하지 못하고 있나 본데…… 북한도 핵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오.”

윤재인 대통령은 주진평이 자신의 말에 역으로 핵미사일로 협박을 하자 말을 멈췄다가 다시 천천히 또박또박 말을 하였다.

그러면서 북한도 이전에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중국이 핵을 발사한다면 우리도 우리가 보유한 핵을 발사할 것입니다.”

주진평 주석의 협박에 윤재인 대통령도 지지 않고 핵으로 보복을 하겠다는 협박을 하였다.

확실히 이번에는 윤재인 대통령의 카드가 통했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바로 큰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잠시간 수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

한편 상대가 침묵을 하자 윤재인 대통령도 방금 전 자신이 한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김을 하였다.

‘맞아, 이젠 우리도 핵무기 보유국이다.’

윤재인 대통령은 과거 어느 대통령이 한반도 내 비핵화 선언을 한 것에 대하여 최대의 실수라 생각을 하였다.

핵은 그 무기를 사용했을 때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보유하고 있을 때, 진정한 효과를 본다고 생각을 하는 그이기에 이번 참에 미국이나 주변국이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확보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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