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65화 (65/118)

6. 중국의 음모

올해도 풍년이 들고 또 경제도 활황이라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한가위를 보내고 있었다.

그렇지만 때 아닌 북한의 군사 행동 때문에 즐거워야 할 추선 연휴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뜻하지 않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연일 계속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에도 북한이 자주 그런 장면을 연출했기에 올해도 그런가 보다 하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전방에 있는 북한군 사단들이 대거 남쪽 철책이 있는 방면으로 전진 배치되었다는 소식에 긴장을 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뉴스에서는 국군의 비상경계 근무를 하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하지만, 전례 없던 행동을 하는 북한군의 행동에 대한민국 국민들은 안심이 되지 않았다.

물론 TV에서는 이런 국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국군의 방위 태세나 현 국군이 보유한 장비들을 설명을 하며 북한의 이번 도발도 예년처럼 용두사미 격으로 흐지부지되고 식량과 비료를 어느 정도 원조를 해 주면 그칠 것이라 설명을 하였다.

그렇지만 군 내부에서는 뉴스와 다르게 심각하게 이번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청와대도 이번 북한군의 동향에 대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였다.

NSC는 대통령 직속 자문 기관으로 대통령을 의장으로 국무총리와 국가정보원장, 통일부, 외교통상부, 국방부장관 그리고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안보보좌관 이렇게 8인으로 구성이 되어 있었는데,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는 대통령 직속 특수부대인 SA부대장도 포함을 시켰다.

이는 이번 NSC가 평상시와 같은 회의가 아니라 준 전시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군과 관련된 사항에 대한 정확한 회의를 하기 위해서라도 국방부 장관 외에 또 다른 군 전문가가 필요했다.

물론 여기서 군 전문가란 그저 군사 이론만 있는 전문가가 아닌 군사작전에 특화된 실무자를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일반 작전장교나 그런 사람은 NSC의 격이 맞지 않았기에 대통령 직속 특수부대인 SA부대를 이번 기회에 알리며 회의에 참석을 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한참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원들과 합동 훈련을 하고 있던 정수용 중령은 급하게 청와대로 불려 왔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현재 대통령 집무실은 북한군의 이상 동향 때문에 긴급 국가안전부장회의(NSC)가 열리고 있었다.

똑! 똑!

덜컹!

노크 소리가 들리고 가볍게 집무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안으로 들어와 비서실장의 귀에 귓속말을 하고 밖으로 나갔다.

잠시 소강상태이기는 했지만 노크 소리에 회의를 방해를 받자 다른 위원들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무슨 일입니까?”

다른 안전보장회의 위원들의 표정이 좋지 못하자 윤재인 대통령이 나서서 비서실장에게 물었다.

그런 대통령의 질문에 비서실장이 얼른 대답을 하였다.

“SA부대장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비서실장의 대답에 윤재인 대통령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요. 어서 들어오라고 하세요.”

“예.”

대통령의 지시에 비서실장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SA부대장인 정수용을 데려왔다.

한편 처음 들어 보는 부대명 때문인지 국방부 장관이나 국정원장을 제외한 국무총리, 통일부 장관, 외교통상부 장관 국가안전 보좌관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들이 들어 보지 못한 명칭 때문인지 의문을 표하며 비서실장이 데려오는 정수용을 주시하던 사람들은 NSC에 참석하는 새로운 얼굴의 존재가 너무도 젊은 것에 깜짝 놀랐다.

사실 NSC에 참석하고 있는 사람 중 가장 젊은 사람이 50대 중반인 56살인데 지금 들어온 사람은 많이 쳐 줘 봐야 30대 중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 보이는 군인이었다.

다만 군복을 입었는데 계급장을 달고 있지 않는 모습에 그가 특수부대의 장이라 짐작할 뿐이다.

“부르셨습니까?”

정수용은 NSC가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오자 대통령에게 경례를 하며 대답을 하였다.

“훈련 중일 텐데 불러서 정말로 미안하군.”

“아닙니다.”

윤재인 대통령은 자신을 향해 경례를 하는 정수용을 보며 마주 인사를 받고 그렇게 대답을 하였다.

SA부대는 자신의 명령으로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와 함께 합동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SA부대는 처음 여섯 명에서 스물네 명으로 늘어났다.

원래라면 이렇게까지 인원이 늘어날 수 없었는데, 그것은 SA부대원을 뽑는 기준이 무척이나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와 훈련을 하기 위해선 기존의 SA부대원들도 따라가기 힘들었다.

그 때문에 수한은 SA부대원들이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의 훈련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기본 스펙을 높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처방을 해 주었다.

그 처방이란 다름이 아니라 활력 포션이었다.

보안대를 처음 꾸릴 때 그들의 체력이 정상이지 못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수한은 그들에게 활력 포션을 먹였다.

그리고 꾸준히 훈련과 포션을 이용해 지금의 능력을 갖췄는데, SA부대원들도 기본 체력이 현재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의 수준을 맞추기 위해 활력 포션을 지급한 것이다.

어차피 대통령과 SA부대를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 수준으로 끌어 올려 주는 것과 장비들을 공급하겠다 약속을 하여 지급을 한 것이다.

이때 정수용은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의 기본 능력이 라이프 메디텍에서 개발한 특수 약물에 의한 것이란 것을 뒤늦게 알게 되자 자신의 할아버지인 정대한에게 부탁을 하였다.

이 약물만 있다면 아깝게 SA부대 선발에서 탈락한 이들을 뽑아 양성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여기서 정수용이 알지 못했던 것은 라이프 메디텍이 천하 그룹 회장인 자신의 할아버지의 영향력이 전혀 없는 수한의 개인 기업이란 것이었다.

나중에 그런 사실을 알고 정수용은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어찌 되었든 정수용의 요구는 받아들여졌다.

다만 차출하는 인원들 중 국가관이 투철하지 않고 애매모호한 사람이나 그릇된 종교관을 가진 사람,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격적으로 부족한 사람은 이 선발에서 탈락이 되었다.

이는 전적으로 수한의 요구였는데, 듣기에도 타당했기에 정수용과, 대통령 역시 이런 수한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아무리 대통령이고 정부라 해도 그들은 부탁을 하는 을의 입장이었고 들어주고 말고는 전적으로 수한이었기에 요구하는 것은 당연히 받아들여졌다.

더욱이 그런 수한의 요구가 국가에 전혀 해가 되는 일이 아니기에 윤재인 대통령도 추가로 비용이 들어갈 문제지만 흔쾌히 정수용의 요청을 승인하였다.

아무튼 여섯 명뿐이던 SA부대는 스물네 명으로 4배나 커졌다.

그 때문에 SA부대는 처음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와 합동 훈련을 기획한 6개월 보다 더 긴 1년의 훈련 기간을 두고 훈련에 들어갔다.

그런데 중간에 부대장인 정수용이 북한군의 이상 동향 때문에 열린 NSC에 소환이 된 것이다.

“각하! 누굽니까? 소개 좀 해 주시지요.”

국무총리인 고준이 윤재인 대통령을 보며 질문을 하였다.

그런 국무총리의 말에 윤재인 대통령도 아직 정수용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다른 NSC위원들을 위해 정수용에 대하여 소개를 하였다.

“이런 내가 정신이 없어서…….”

대통령은 잠시 뜸을 들이다 정수용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다.

“여긴 정수용 중령으로 대통령 직속 특무부대인 스페셜 에이스(Special Ace)의 부대장을 맞고 있습니다. 정수용 중령은…….”

정수용에 대하여 설명이 계속 될수록 그 말을 듣고 있던 NSC위원들의 눈이 점점 커졌다.

비록 계급은 중령이지만 그가 한 부대의 장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하고 또 수석으로 졸업을 하였다.

그리고 각종 병과 평가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은 것은 물론이고, 특전사 장교로 임관해 각종 작전에 투입되어 훌륭한 전과를 만들어 냈으며, 그가 속한 팀은 특전사 중에서도 단연 작전 성공률이 높은 팀으로 이름을 알렸다.

그 때문에 어린 나이에 무공 훈장을 받았을 뿐 아니라 해외파병에서도 동맹군이 어려움에 처한 것을 구출하여 동맹군 지휘관의 표창까지 받았다.

이렇듯 각종 분야에서 특출한 성적이 되었기에 대통령 직속 특무부대를 구상할 때 부대장으로 뽑혔다.

정수용이 이렇듯 뛰어난 능력으로 젊은 나이에 특수부대 부대장으로 임명된 것은 인정하는 분위기였지만, 그렇다고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특수부대가 있었다는 게 그렇게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였다.

고준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도 한말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 중령의 능력은 잘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국회인준도 없이 특수부대를 구성한다는 것은 월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고준 총리의 말에 김명한 국방부 장관이 조용히 대답을 하였다.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입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특수부대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담담히 말하는 김명한 장관의 말에 고준 총리는 조용히 그를 잠시 쳐다보다 고개를 돌렸다.

고준 총리는 사실 요즘 대통령인 윤재인의 행보가 너무 급진적인 것에 견제를 하기 위해 자신이 모르는 대통령 직속 특수부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한마디 건넨 것이다.

그러던 것을 김명한 국방부 장관의 말에 자신이 한 말이 무색해지자 심기가 불편해졌다.

그런 분위기를 느낀 것인지 통일부 장관인 김전일이 얼른 분위기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입을 열었다.

“일단 북한의 동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중요한 때에 특수부대의 문제가 뭐 중요하겠습니까? 일단 현황에 닥친 일부터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전일 장관의 말에 표정을 푼 고준 총리는 얼른 조금 전 하다 만 대책회의를 재계하였다.

한편 갑자기 불려 와 엉뚱하게 눈총을 받았던 정수용은 조용히 한쪽에 앉아 NSC의 진행을 지켜보았다.

‘뭐야! 아직도 북한의 의도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야?’

정수용은 가만히 NSC의 진행을 지켜보고 있는데, 참으로 한심했다.

NSC위원이라고 하는 이들이 가진 북한의 정보나 현 정세를 듣고 있자니 정말이지 이들이 정말로 국가안보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것은 국가정보원장이라는 김세진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어느 정도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 같기는 했지만 자신이 수한에게서 들은 것보다 못했다.

‘어떻게 한 국가의 정보를 책임지는 사람이 일개 연구원보다 정보가 어둡냐?’

정수용이 생각하기에 대한민국의 정보력은 한참이나 낮았다.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와 훈련을 하면서 간간히 그들에게서 북한이나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국가들의 정황에 대하여 들을 때가 있었다.

사실 정수용은 이번 북한군의 동향에 대하여 3개월 전부터 알고 있었다.

다만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가 알고 있는 정도라면 국정원이나 국군 정보사령부도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을 했기에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NSC회의를 지켜보자니 자신의 판단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대한민국 정보를 책임지는 국정원이나 국군 정보사령부의 정보 취득 능력은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안대보다 한참 떨어졌다.

어떻게 정보를 취득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라이프 메디텍은 이번 북한군의 움직임을 3개월 전부터 예상을 했을 뿐 아니라 현재 중국과 일본의 움직임, 그리고 미국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파악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사실도 아주 우연히 알게 되었다.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와 훈련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보안대원들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어 알게 된 사실이다.

보안대의 이야기를 듣고 수용은 사촌인 수한을 찾아가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수한에게 현재 한국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북한이 휴전선 근처로 각급 부대를 이동시킨 것은 단순히 위협을 하여 가뭄으로 심각한 식량난과 연료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

모든 건 중국의 청부를 받아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올봄 한국이 개발한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를 취득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비밀리에 파견을 하였다가 실패를 하였다.

물론 중국은 그러한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자신들은 전혀 그런 시도를 한 적이 없으며 그러한 부대도 있지 않다고 부정을 했으며,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자신들을 비난하는 대한민국 정부에 위협을 하였다.

그렇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일이다.

중국에 그런 특수부대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다만 중국의 힘이 강하여 함부로 말을 할 수 없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건 대한민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항의는 하였지만 중국이 그것을 시인할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않았으며 그저 실패를 알리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일단 중국은 자신들이 그런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것이 알게 모르게 여러 나라에 알려졌다는 사실이 기분 나빴다.

더욱이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고 자랑하던 흑검이 아래라 평가하던 한국에서 실패를 하고, 또 모든 부대원이 사로잡혔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선 자신들의 체면을 손상시킨 한국에 보복을 해야 하지만, 전면에 나서서 한국에 대한 보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중국이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북한을 이용하는 일이었다.

세계의 깡패 국가인 미국과 또 다른 의미의 깡패 국가인 북한이라면 자신들의 무너진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 정권의 특성상 한국과 교전을 벌이더라도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 발뺌을 할 수도 있었다.

더욱이 올해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식량난이 심각한 북한에 원조를 해 주겠다 한다면 충분히 자신들의 의도대로 행동할 것이 분명했기에 중국으로서는 한번 시도해 볼 만한 일이다.

그리고 그 의도대로 북한군이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산가족 상봉 협상을 위해 실무자들이 오가며 회의를 하였는데, 갑자기 협상을 중단하고 개성공단에 대하여 통제를 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그전에도 동해에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면서 대한민국 군이 군 장비 현대화를 하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내기는 했다.

하지만 갑자기 군사행동을 할 정도로 남북의 관계가 나쁘지는 않았다.

아무튼 정수용은 현재 북한군이 무엇 때문에 휴전선 인근에 군부대를 전진 배치하였는지 원인을 잘 알고 있었다. 또 일부 북한군 지휘관들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NSC위원들의 회의 내용은 정말이지 헛발질만 하는 축구를 보는 것만 같았다.

◈ ◈ ◈

요즘 들어 수한은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무척이나 바빴다.

추석 연휴 기간 가족들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현재 한반도를 두고 돌아가는 정세가 무척이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수한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책임지는 그런 위치에 있는 대단한 인물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가 사랑하는 이들이 살고 있고 또 자신이 태어난 곳이 바로 이곳 대한민국이다. 또 돌아가신 의붓 할아버지인 혜원은 자신에게 우리 한민족을 지켜 주길 원하는 소망을 남겨 주었다.

그래서 수한은 그렇게나 노력을 하였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하는 것이 강력한 국방력이었다.

강한 힘만이 모든 것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은 고금을 통틀어 진리로 통하고 있다.

무역 적자를 보면서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기에 미국은 모든 나라들의 중심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 날로 발전하며 미국을 위협하는 세계 2위의 군사력을 가진 중국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대한민국을 협박할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수한은 대한민국은 국방력을 조금이라도 강화시키기 위해 그동안 많은 것들을 개발해 헐값에 공급을 해 주었다.

물론 그러한 수한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몇 되겠냐마는 그래도 수한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하였다.

그런데 이번 북한의 움직임은 너무도 전격적이었다.

비록 사전에 그러한 정황을 포착하고 있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북한의 사정상 이렇게 급하게 휴전선 인근에 전 사단을 전진 배치 할 줄은 수한 역시 예상 밖의 일이었다.

사실 전면전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전진 배치를 할 이유가 없었다.

더욱이 북한의 경제 사정으로는 군부대를 이렇게 대규모로 이동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군부대를 이동시키는 것은 거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 돈이 들어간다.

보병이야 행군으로 이동을 한다고 해도 군사 장비를 이동하기 위해선 차량을 이용해야 하고, 그렇다 한다면 기름이 들어간다.

현재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은 물론이고 외국에서 식량을 원조해 주더라도 이것을 북한 각 지역으로 배분을 하기 위해 운송한 차량이 부족할 뿐 아니라 그것을 운용할 기름도 부족했다.

그동안 북한은 때가 되면 연례 행사처럼 미사일 발사 시험이나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하며 도발을 해 왔다.

또 민족 비극인 6.26동란으로 인해 발생한 이산가족 면회라는 카드를 들이밀며 한국 정부를 흔들어 식량과 에너지 확보라는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었다.

모르는 이들은 이것이 북한의 기막힌 술책이란 것을 모르고 그저 동포이니 불쌍한 북한 동포를 돕자고 하였고, 일부 정치인들은 이것을 이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도 하였다.

수십 년째 계속되는 퍼 주기 식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동포이기에 전쟁 억제라는 명분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알면서도 속았다. 또 북한의 기만술과 일부 정치인들의 협잡질에 속아 점점 진실을 외면하기에 이르렀다.

어려서부터 민족 수호 단체인 지킴이의 수장 혜원에게 양육이 되면서 많은 것을 듣고 공부하며 성장한 수한이기에 일반인이나 정치인들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본인 자체가 인간의 사고체계를 벗어난 초인이 아닌가.

혜원이 수한을 보며 해 주던 전륜성왕의 화신이란 말이 결코 허무맹랑한 말만은 아닌 존재가 되었다.

막말로 수한 본인이 개인의 무력을 앞뒤 재지 않고 행사를 한다면 세계 2위의 군사력을 가진 중국도 아닌, 전 세계 국가 연합의 전력과도 맞상대가 가능하다는 초강대국 미국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수한이 자신의 무력을 보이지 않는 이유는 만약 그렇게 한다면 자신의 조국인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고립이 될 것을 빤히 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미국만큼 아니, 중국이나 러시아만큼의 힘만 있었다면 자신의 힘을 보이며 대한민국의 힘에 한 손 거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그런 힘이 없었다.

세계 군사력 보고서에 보면 대한민국의 군사력은 세계 10위에 위치해 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그러면 뭐하는가.

국민을 올바르게 인도해야 할 상위계층에 있는 자들은 자들의 이득을 위해 의무는 거부하고 그 열매만 따먹고 있다. 거기다 국민은 그들의 앞잡이들이 호도하는 장밋빛 미래를 믿고 맹목적으로 따르고 있으니 어찌 자신들이 가진 힘을 재대로 쓸 수가 있겠는가.

더욱이 위정자들은 선거철만 되면 국민의 머슴이니 노비니 떠들다가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국민의 상전이 되어 호령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인 것은 국민의 심판을 두려워해야 할 그들이 정작 국민은 두려워하지 않고 외국의 시선을 무서워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이나 중국의 누가 뭐라고만 하면 고개를 숙이며 자비를 구하는 것이 어느 나라 대표인지 참으로 헛갈리는 일이었다.

수한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이러한 부조리를 혁파하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조국을 만들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미 오래전 세웠던 계획이기에 차근차근 진행이 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 북한의 이상 상황 때문에 이러한 계획에 빨간 불이 켜졌다.

수한의 계획에 따르면 아직 대한민국에 주변국의 위협이 있어선 안 되는 시기였다.

조금 더 국방력을 키워 주변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내부적으로는 확고한 국가관이 서 있는 위정자를 국가 지도자에 앉힌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를 좀먹는 이들을 일소해야 한다.

아무리 필요악이라 해도 국민의 정신과 건강을 해치는 이들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들을 그냥 둔다는 것은 몸속에 암이 퍼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건 생명을 내던지는 행위와 같은 일.

그러니 수한은 그 또한 해소할 계획이었다.

그뿐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회 부조리도 모두 없애 버릴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한데 현 상황이 그렇지 못하니 고민인 것이다.

“공정이 얼마나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수한은 고리 발전소를 찾았다.

현재 수한이 다른 무엇보다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바로 고리 발전소 지하에 있는 비밀 시설이었다.

대통령과 협약을 하고 비밀리에 건설 중인 이 시설은 대한민국 내에서 그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극비의 것이다.

현재 시설을 시공하고 있는 사람들조차 정작 만들고 있는 것의 정체를 알지 못한다.

다만 그들은 원자로를 대신할 신형 발전 시설이라고만 알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물건은 이미 지상에 건설이 되었다.

즉, 지하에 있는 시설은 발전과 하등의 관계가 없는 시설이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수한을 비롯해 윤재인 대통령과 김세진 국정원장, 그리고 비밀취급 인가 등급 중, 특급을 받은 일부만이 알고 있다.

더욱이 이런 시설은 이곳 고리에만 건설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중국과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막기 위한 비밀 시설이기에 전국에 건설을 하고 있었다.

물론 위험한 원자력 발전 시설을 대체하는 청정에너지 확보라는 기치를 걸고 보안에 신경을 쓰며 다른 나라의 스파이들의 눈을 피해 건설 중이다.

만약 이 시설이 모두 계획대로 완성이 된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은 핵무기를 더 이상 두려워 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핵배낭 같이 경로를 알 수 없는 공격은 예외지만, 미사일 발사에 의한 공격은 100% 막아 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상황인지라 수한은 가장 진척이 빠른 고리 발전소를 찾아 그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중이다.

“예, 현재 지상 설비는 70% 정도 진행이 되었지만 이곳 지하 시설물은 아직 97% 공정이 완료되었습니다.”

이곳 고리 발전소 건설 책임자로 있는 권기중 소장이 보고를 하였다.

사실 권기중 소장은 이곳 시설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인데, 그의 정확한 신분은 공군 소장 출신으로 지금은 이곳 고리 발전소 건설 현장의 책임자로 임명이 된 사람이다.

그리고 정확히는 바로 수한이 수장으로 있는 지킴이의 회원이란 것이다.

지킴이는 민족 수호를 위해 오랜 기간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일을 해 왔다.

권기중 또한 다른 지킴이 회원들처럼 군에 투신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현대에는 과거와 다르게 육군이나 해군의 전력보다는 공군의 전력이 핵심이라 생각해 공군에 투신했다.

그래서 전투기 조종은 물론이고 비행전술도 연구를 하며 공군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하였다.

하지만 군이라고 정치와 떨어질 수 없는 것인지 이런 독보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진급은 그리 빠르지 못했다.

그렇다고 권기중이 중도에 포기하지는 않았다.

그가 예편을 한 것은 모두 수한의 권유 때문이었다.

믿고 일을 맡길 사람이 부족하다는 수한의 요청에 권기중은 공군 소장이란 직위를 버리고 천하 에너지에 입사를 하였다.

비록 낙하산 인사이기는 했지만 천하 그룹 정대한 회장의 인가를 받았기에 별다른 잡음은 없었다.

천하 에너지 상무이사의 직위를 받고 이곳 고리 발전소 건설 책임자로 온 권기중은 수한의 바람대로 철저한 보안 속에서 발전소와 이곳 지하 비밀 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그럼 언제쯤 이곳 시설이 완공이 되는 것입니까?”

수한은 아직 97%밖에 진행이 되지 않았다는 말에 잠시 인상을 찡그리며 다시 물었다.

사실 원래 계획보다 조금은 빠른 진행이었지만 좋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언제 북한이 미친 척하고 남쪽에 핵미사일을 발사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시라도 빨리 이곳 시설이 완공되기를 바랐다.

“이달 중순은 돼야 100% 완공이 될 것이고 시험 가동을 하기 위해선 지상 설비가 80% 진행이 되어야 가능하니…… 시험 가동까지는 30일 정도가 더 있어야 합니다.”

한 달은 더 있어야 시험 가동을 할 수 있다는 소리에 수한은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 시험 가동까지 한 달은 더 있어야 한다는 소린데…….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야 한다.’

수한은 결론을 내리고 어떻게든 뭔가 수를 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수한이 이렇게 동분서주하며 그동안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점검하고 있을 때, 중국 북경에서는 북한과 중국 고위급 협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 ◈ ◈

중국 북경, 이제는 경제 규모도 상당히 커져 미국도 무시 못 할 경제대국이 된 중국의 수도다.

다만 급격한 개발로 인해 북경은 사시사철 짙은 스모그에 찌들어 맑은 하늘을 볼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북경의 주민들은 만성 천식에 시달리고 있었지만 중국 정부는 이런 문제보다 더욱더 경제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 개방을 하면서 중국은 급속히 성장을 하였지만 아직도 초강대국 미국을 따라가기에는 멀었기 때문이다.

세계의 중심은 자신들이라 소리치고 있지만, 현실은 아직도 미국을 누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에 포기를 하지 않고 분열과 화합을 하면서도 한 가지 기치를 두고 계속 노력을 해 왔다.

최소한 아시아에서만은 최고가 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일단 그러기 위해선 강력한 군사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들은 군사력 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필요하다면 불법 복제나 우수한 해커들을 이용해 각국의 핵심 정보를 빼 오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스파이들이 발각이 되어도 중국 지도자들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무고한 자국민을 모함하는 것이라 뻔뻔스럽게 나서며 보복을 하기 시작하였다.

무력이 아닌 경제적인 보복이었다.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은 저가 제품으로 각국의 시장을 잠식하였다.

그렇게 벌어들인 자본으로 각국의 채권을 사들였다.

이것 중에는 초강대국 미국의 채권도 어마어마한 규모로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중국이 채권을 시중에 유통한다면 미국은 국가 부도 사태가 벌어질 지경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금액이었다.

이 때문에 아무리 자신들보다 군사력이 떨어지는 중국이지만 미국은 함부로 다룰 수가 없었다.

더욱이 세계 2위의 군사력을 가졌기에 쉽게 볼 수도 없지만 말이다.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군사력의 차이는 의미가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재래식 병기의 차이는 핵무기 앞에선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한이 비밀리에 핵무기를 방어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는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미국의 견제 속에서 중국은 성장하고, 아시아에서는 그 영향력을 더욱 키워 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중국의 옆에 위치한 조그마한 나라에서 아주 특별한 물건이 개발되었다.

핵무기만큼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엄청난 파급력을 가진 물건이었다.

그 땅에 있는 민족은 자신들의 비위를 맞추며 살던 민족이란 생각에 중국 지도부는 그들이 개발한 물건을 자신들도 가지고 싶어졌다.

그래도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거래를 통해 구매를 원했다.

하지만 어느 나라든 국가 전략에 해당하는 물건은 다른 나라에 판매를 하지 않는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를 해외에 판매를 하지 않았고 중국의 구매 요청을 거절하였다.

그 때문에 중국은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를 얻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

우수한 해커들을 동원해 개발 회사를 해킹을 하였다.

그렇지만 그 작전은 실패를 하고 말았다.

100명이 넘는 해커들이 달려들었지만 오히려 역으로 해킹을 당해 많은 정보를 빼앗기고 말았다.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를 빼앗겼지만 어디 가서 하소연을 하지도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빼앗긴 정보는 사실 중국이 연구해 보유한 것들이 아니라 각국의 컴퓨터를 해킹해 빼돌린 것이었기에 오히려 스스로 흔적을 지워야만 했다.

아무튼 해커들을 이용해 자료를 빼돌리는 것도 실패를 하자 산업 스파이를 이용해 침투를 하려고 하였지만 이 또한 실패를 하였다.

보안이 심할 뿐 아니라 직원이 아닌 경우에는 회사 인근에 접근을 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특수부대를 파견하였다.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양성한 특수부대 흑검 일 개 대를 보냈다.

어려서부터 무술을 수련한 최정예 대원들로 요인암살, 침투, 거짓 정보 살포 등 각종 특수임무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부대다.

중국 지도부는 흑검 대원이라면 미국의 델타포스나 해군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인 데브그루라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 자부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조차 실패를 하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모두 생포가 되고 말았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로부터 항의 서한을 받았지만 중국은 이를 전면 부인하였다.

어느 나라가 타국에 자신들의 특수부대를 파견하여 작전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겠는가.

더욱이 한국은 세계 최강국 미국의 동맹국이며 핵은 없지만 무시 못 할 전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이지 않은가.

한국의 항의에 부인과 협박을 하기는 했지만 중국 지도부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별 거 없다 생각한 나라에 자국 최고의 특수부대가 작전에 실패한 채 생포되었으니 얼마나 자존심이 상한 것이다.

이런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한국에 피해를 줘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다고 무너진 자존심이 회복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찌 되었든 기분은 조금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북한을 움직이는 일이었다.

몇 년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북한의 경제는 제기 불능 상태가 되었다.

그런 상태에서 과도한 신무기 개발에 남은 돈마저 쏟아부었으니 경제가 살아날 수가 있겠는가.

그런 이유로 북한은 그냥 놔둬도 고사를 하거나 내부적으로 불만 세력이 나타나 쿠데타가 발생할 위험이 농후하였다.

더군다나 북한의 지도자 김장은의 군 장악력은 예전만 못했다.

북한은 중국에서 지원해 주는 경제 원조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조금만 꼬드기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여 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경제 원조를 미끼로 북한 정부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어서 오시오, 동지!”

중국 국무원 총리인 리창준은 회담장 안으로 들어오는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을 맞으며 인사를 하였다.

리창준의 환대에 김영남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하였다.

“이렇게 절 맞아 주시니 정말이지 영광입니다. 국무원 총리 동무!”

중국과 북한을 대표해 회담을 하는 입장이다.

강대국 중국의 국무원 총리와, 중국의 원조를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은 그 위치부터 차이가 나는 자리였다.

“올해도 가뭄이 심해 심려가 크겠습니다.”

리창준은 김영남을 보며 북한이 현재 식량 사정에 대하여 언급을 하며 회담을 시작하였다.

그런 리창준의 말에 김영남의 표정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정말이지 그의 말대로 계속되는 가뭄으로 북한의 식량 사정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언제 폭동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현재 북한은 비상경계 태세에 들어가 있었다.

김영남이 중국으로 떠나오기 전 지도자 김장은은 특별한 지시를 내렸다.

그것은 어떻게 해서든 중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오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명령을 들었다고 김영남에게 뾰족한 묘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막말로 북한은 밑 빠진 독이나 마찬가지인 나라다.

북한이란 나라는 전체 인구 2,500만 명 중 1/10인 250만 명이 살고 있는 평양을 먹여 살리기 위해 2,250만 명이 희생을 하고 있다.

즉, 평양에 살고 있는 사람들만이 그나마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고된 노동과 유엔 세계 식량 계획(WFP) 권장량이 600g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250g의 배급으로 살고 있었다.

아니, 이나마 배급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허다했다.

극심한 가뭄이 몇 년째 계속되고 있어 국제기구에 원조를 요청하여도 북한의 인권문제로 인해 그나마도 중단이 된 상태다.

그나마 동맹인 중국에서 원조를 해 주고 있기에 버티고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진작 무너졌을 나라다.

이런 생각이 든 김영남은 어떻게든 리창준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 가야만 했다.

“우리 당은 형제인 중국의 도움을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김영남은 리창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개를 숙이며 도움을 청했다.

그런 김영남의 모습에 리창준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인 김영남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 미소도 금방 지우며 말을 하였다.

“이런 동지 말대로 북한과 우리는 형제가 아닙니까? 그런데…….”

리창준은 김영남의 모습을 보며 대답을 하다 말고 말끝을 흐렸다.

본격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북한에 요구하기 위해 일부러 김영남의 애간장을 태우는 것이다.

“요즘 한국의 행보가 참으로 우려가 됩니다.”

뜬금없이 한국을 언급하는 리창준의 말에 김영남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 김영남의 반응에 리창준은 아직 그가 자신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차분히 설명을 하였다.

“한국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군사력 증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 같아 우리 당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비록 핵무기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하지만 한국의 군사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지 않습니까?”

말을 하다 말고 리창준은 동의를 구했다.

그런 리창준의 말에 김영남도 어느 정도 동의를 하였다.

“그렇지요.”

“그런데 플라즈마 실드라는 요상한 무기를 만들어 주변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더욱이 들리는 정보에 의하면 그것을 미국에 판매를 하고 그 대가로 막대한 최신 전투기를 들여온다고 합니다.”

리창준은 MMS에서 취득한 정보의 일부를 흘리며 김영남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김영남은 리창준에게서 한국이 최신 전투기를 대량 들여온다는 말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북한은 그동안 핵무기 개발에 전력을 쏟았기에 다른 전력 증강을 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식량 사정이나 군수 물자를 운용할 연료가 부족했기에 현대전의 핵심인 공군 전투기에 여유가 없었다.

그나마 최신형이라 할 수 있는 전투기도 MIG―29 몇 대가 전부였다.

그런데 한국은 보다 우수한 전투기를 몇 대가 아니라 대량으로 들여온다고 하니 걱정이 되었다.

사실 그런 것은 김영남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아예 무관하지도 않았기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김영남은 어떻게든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는 북한의 현실에 더욱 리창준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계획한 식량 원조는 물론이고 중국에게서 군사 원조까지 부탁을 해야 할 판이었다.

“우리가 기댈 곳은 중국뿐입니다. 제발 도와주십시오.”

결국 김영남은 리창준 앞에서 구걸을 하기에 이르렀다.

도저히 북한이 현실을 벗어날 수 방법이 그의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신들을 도와줄 수 있는 나라는 중국뿐이었다.

물론 한국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지만 그것만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에 머릿속에 잠시 떠올리지도 않고 무조건 중국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졌다.

“그러면 말이지…….”

리창준은 김영남을 보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국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얼마 전 다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중국은 북한을 움직여 한국을 궁지로 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북한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 동포인 한국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중국의 요구를 수용을 하였다.

이 협상이 6개월 전에 있었던 협상이었다. 이때 약속한 것을 이행하기 위해 북한은 6개월이 지난 추석 연휴 직전에 휴전선 인근에 있던 군부대를 휴전선이 있는 곳까지 전진 배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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