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64화 (64/118)

5. 추석 연휴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

한가위라 그런지 아니면 날로 성장하는 경제 지표 때문에 가장들의 주머니가 보너스로 두둑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고향을 찾아 발걸음을 걷는 사람들의 걸음이 가볍고 경쾌하였다.

뿐만 아니라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손에는 선물보따리가 바리바리 들렸다.

마치 197―80년대 귀경 풍경과 비슷했다.

다만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입고 있는 복장이나 거리에 달리는 자동차 등이 시대가 달라졌음을 알게 하였다.

추석이라 회사도 쉬기에 수한은 할아버지 댁에 방문을 하였다.

초인종을 누르니 큰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자 수한은 바로 대답을 하였다.

띵동!

―누구세요?

“수한입니다. 큰어머니.”

―어서 와!

틱!

말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수한은 말없이 열린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열린 문을 밀고 집 안으로 들어간 수한의 눈에 할아버지 댁 전경이 눈에 들어왔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서울 안에 이렇게 넓은 정원을 가지고 있는 집이 몇이나 되겠는가.

더욱이 할아버지의 집에는 정원이 이곳 한곳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 떨어진 별채 옆에도 넓은 잔디로 덮인 정원이 있었고, 집 뒤편에도 규모는 작지만 넓은 정원이 있었다.

잠시 정원을 돌아보던 수한은 다시 발걸음을 옮겨 집 안으로 들어갔다.

수한이 안으로 들어서자 큰어머니인 장서희가 그를 맞았다.

“수한아 어서 와라!”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수한도 자신을 맞아 주는 큰어머니를 향해 인사를 하였다.

“아니, 그동안 어떻게 한 번도 찾아오지도 않았어!”

장서희는 수한을 맞으며 작은 타박을 하였다.

전에는 그래도 누나인 수정 때문에라도 캄보디아에 있는 어머니 대신이라도 가끔 찾아뵙기는 했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맡은 프로젝트 때문에 시간을 내지 못해 따로 찾아뵙지를 못했다.

사실 장서희가 이렇게 수한에게 말을 하는 것은 이미 아들들이 모두 장성해 따로 살아 그런지 뭔가 허전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잃어버린 조카가 집안에 들어왔으니 얼마나 기쁘지 않겠는가.

비록 20년 만에 처음 본다고 하지만 익숙한 얼굴이 집안으로 들어왔으니 장서희에게 수한은 남이 아니었다.

장서희는 집안에 그동안 아들들만 있고 유일하게 여자인 수정을 멀리 있는 동서를 대신해 친딸처럼 키웠다.

이미 장성한 아들과 조카들만 보다 파릇파릇한 수한을 처음 보았을 때 정말로 거짓말 하지 않고 아들을 하나 더 얻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분명 생전 처음 본 조카인데 그런 느낌을 받았을 때는 장서희 본인도 참 뜻밖이었다.

그렇지만 마음이 넉넉한 장서희는 조카가 20년 만에 집에 돌아와서 서먹한 것 같자 먼저 나서서 손을 내밀었다.

그런 장서희 때문에 수한도 금방 친척들과 마음을 교류하게 되었다.

수한도 큰어머니인 장서희가 무엇 때문에 자신을 붙들고 이런 말을 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얼른 잘못을 사과하였다.

“하하, 큰어머니 잘못했어요. 그동안 맡은 프로젝트가 너무도 많아 시간을 낼 수가 없었어요. 이젠 급한 프로젝트는 다 끝났으니 이제는 자주 찾아뵐게요.”

수한이 살짝 아양을 떨며 장서희의 팔을 붙들자 장서희도 기분이 좋아진 것인지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그래 급한 일은 다 끝났다고 하니 그럼 자주 얼굴 볼 수 있는 거지?”

“네! 그러지 말고 큰어머니 시간 있으시면 수정이 누나랑 같이 우리 영화나 보러 갈까요?”

수한은 그동안 자신이 무심했다고 생각을 하고 얼른 제안을 하였다.

그런 수한의 제안이 싫지 않았는지 장서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난 시간 되는데, 우리 국민 대스타께서 시간이 되려나?”

장서희는 거실로 들어서며 먼저 도착해 친척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던 수정을 보며 말을 하였다.

“응? 무슨 일이에요?”

한참 친척 오빠인 수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수정은 큰엄마인 장서희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응, 다름이 아니라 우리 수한이가 시간이 되면 같이 영화나 보러 가자는데 수정이 너는 시간 되니?”

큰엄마가 자신에게 질문을 하자 수정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스케줄 없어요. 그래, 수한아 어떤 영화 볼까?”

수정은 수한에게 시선을 두며 물었다.

그러다 뭔가 생각이 났는지 얼른 다시 물었다.

“참! 수한이 너 이번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데이트는 안 할 거야?”

“데이트? 우리 수한이 누구 만나는 사람이 있는 거야?”

수정과 수한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장서희는 놀란 눈으로 수한을 쳐다보며 그렇게 물었다.

장서희의 물음에 수한보다 수정이 먼저 대답을 하였다.

“그럼요. 우리 수한이 여자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많은데요.”

“그래? 그래, 누구누구가 우리 수한이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장서희는 동생의 일에 먼저 열을 올리고 있는 수정의 모습이 귀여운지 웃으며 물었다.

그런 큰엄마의 질문에 수정은 자신이 속한 그룹 멤버들의 이름과 또 다른 누군가의 이름을 언급하였다.

수한은 그런 수정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쓰게 웃었다.

“제가 속한 그룹에서 예빈이 하고 루나가 있고 또 모델 겸 배우인 수빈이가 있어요. 그리고 회사 내에서도 수한이 인기가 얼마나 많은데요. 참 큰엄마 이건 비밀인데…… 수한이 하고 루나 하고 좀 진지한 것 같아요.”

수정은 자신이 알고 있는 수한과 루나의 관계에 대해서 아주 작게 귓속말로 알려 주었다.

그렇지만 이미 초인의 경지에 들어선 지 한참인 수한이라 두 사람이 조심스럽게 귓속말을 하였지만 옆에서 듣는 것처럼 똑똑히 들었다.

‘어떻게 알았지? 루나 누나가 이야기를 했나? 비밀로 하자고 하더니…….’

수한은 자신과 루나의 관계를 누나가 알고 있자 그런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수한은 짐작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와 루나의 관계는 파이브돌스 멤버들은 모두 알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루나가 아무리 조심을 하려고 해도 자신의 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루나였기에 금방 들통이 나고 말았다.

그 때문에 한동안 루나와 예빈의 관계가 무척이나 서먹서먹했기는 하지만 지금은 잘 넘겼다.

물론 수한과 루나가 사귀기로 했다고 해서 예빈과 수빈 자매가 수한을 완전히 포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사람의 감정이란 것이 한순간에 맺고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저 자연스럽게 사랑의 상처가 아물기를 바랄 뿐이다.

수한도 예빈과 수빈의 감정을 알고는 있었지만 현대 사회에서 그런 것이 용납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두 사람이 슬기롭게 순간을 극복하기를 바랐다.

사실 수한은 이런 것이 조금은 적응이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했다.

전생에서는 마음이 맞으면 부인을 복수 가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환생을 한 지구에서는 특정 종교가 지배하는 지역 말고는 중혼을 허용하지 않았고, 또 한국 또한 이에 속하기에 한 사람만 사랑하기로 하였다.

그런 수한의 마음을 먼저 차지한 것은 예빈이나 수빈보다 조금 더 용감한 루나였다.

만약 두 사람 중 누가 먼저 수한에게 고백을 했다면 어쩌면 루나가 아닌 둘 중 한 사람과 사귀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루나가 두 사람보다 먼저 용기를 내 수한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면서 수한의 마음을 얻었다.

그렇게 바빠 큰어머니를 만날 시간을 못 냈어도 가끔 루나와 데이트는 한 것을 보면 수한도 먼저 용기를 내 고백을 한 루나에게 더 마음이 있던 것이다.

이런 것을 보면 용기를 있는 사람이 미인을 얻는다는 말처럼 용기가 있는 여자가 미남을 얻는 것 같았다.

“여긴 뭐가 이리 즐거운 거야?”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며 화기애애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던 거실로 수한의 큰아버지인 정명국이 들어오며 물었다.

“큰아버지 지금 퇴근하세요?”

작년부터 할아버지의 집에 들어와 살고 있는 정명국이 퇴근을 하고 들어왔다.

천하그룹 회장인 정대한이 아직 정정하기는 하지만 이제 연세가 80이 넘었다.

겉모습이 정정하다고 언제까지나 안녕하다고 볼 수 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물론 가전 무술을 어려서부터 수련을 하였기에 보통 사람과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명국이 아내인 장서희와 의논을 하고 작년부터 이곳으로 들어와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미 자식들은 장성하여 각자 자신의 길을 가고 있으니 굳이 따로 생활할 이유가 없었다.

“아버님은 같이 퇴근하지 않으셨어요?”

“큰아버지! 추석인데 출근하신 것이에요?”

“아, 출근은 아니고 정부 관계자가 잠시 보자고 해서 만나고 오는 길이다.”

아내와 조카가 물어 오자 정명국은 간단하게 대답을 해 주었다.

“아버지께서는 아무래도 대통령과 저녁 만찬을 하고 오실 거야.”

“아, 그래요? 그럼 오늘은 누구누구 오는 거예요?”

장서희는 추석이라고 오늘 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것으로 알고 차례 준비를 하였는데, 가장 어른인 시아버지께서 늦으신다고 하니 다른 친척들의 스케줄도 물어보게 되었다.

정씨 집안은 차례를 지내는 것이 보통 집안들처럼 명절날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전날 저녁에 준비를 하여 자정에 차례를 지내는 옛날 방식을 고수하였기에 그리 물어보는 것이다.

“아, 명환이 내외와 조카들은 곧 도착할 거야!”

“네, 알겠어요. 그럼 일단 씻고 오세요.”

장서희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차례를 지내는 것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생각에 말을 하였다.

달그락! 달그락!

천하그룹 회장인 정대한이 빠진 오너 일가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너무도 많은 대식구였지만 천하그룹 회장의 저택의 식당도 상당히 큰 곳이라 모든 친척들이 한자리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상석은 이 자리에 없는 정대한의 자리이기에 그 자리는 비워져 있고, 그다음 차순으로 천하그룹 사장인 정명국과 천하 디펜스 회장인 정명환이 마주 보며 앉고 그 옆으로 부인과 자식들이 자리하였다.

그리고 가장 말석에 수정과 수한이 앉아 있었다.

“그래, 수한이는 프로젝트가 이제 마무리 되었는데 이젠 무엇을 할 것이냐?”

식사가 마무리 되어 가자 조용히 수저를 내려놓은 정명환이 수한에게 말을 걸었다.

국방부에서 발주한 차기 주력전차 개발을 시작으로 LTR발전소의 모든 것을 총괄 지휘했으며,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한민국이 항공모함을 가지게 되면서 한국의 형편에 맞게 부분 개조를 하는 걸 설계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 중간에 장거리 요격 미사일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이 모든 것을 수한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들이지 만약 다른 회사 같았으면 하나의 프로젝트도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차기 주력전차 개발은 천하 그룹이 총력을 기울여 천하 디펜스를 지원했을 뿐 아니라 관련 기업에 협상을 하여 컨소시엄까지 형성하여 했던 프로젝트다.

뭐, 결과적으로 수한이 개발한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가 가장 큰 역할을 하였기에 차기 주력전차로 선정이 되었지만 말이다.

그런 중요한 핵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에 버금가는 프로젝트를 함께 하여 성공을 하였다.

정말로 한 사람이 이룩했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프로젝트 하나의 예산 규모가 1조 원이 넘는 엄청난 프로젝트들이었다.

그리고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것뿐 아니라 오랜 앙숙이었던 일신그룹도 처리하였다.

참으로 욕심 많은 일신그룹이었지만 대한민국 재계순위 5위권의 대그룹을 무너뜨린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그들이 욕심만 부리지 않았다면 아무리 천하그룹이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을 했다고 해도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신그룹의 오너 일가는 과욕을 부리고, 부도덕했을 뿐만 아니라 매국 행위까지 하면서 사실상 자멸을 하였다.

정말이지 단 몇 년 사이 천하그룹이나 수한뿐 아니라 대한민국도 엄청난 격변을 겪었다.

재계서열 5위인 일신그룹이 그렇게 공중분해 되면서 대한민국 재계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20위권 중반에 있던 천하그룹은 무너지는 일신그룹의 계열사 중 관련 기업들을 헐값에 사들였는데, 그 전반에는 일신그룹의 차남인 신영민의 욕심 때문에 헐값이 된 기업들이 상당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한도 많은 이득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라이프 메디텍의 자금을 운용해 일신제약과 일신그룹이 운영하던 병원도 인수를 하게 되었다.

아무튼 재계 20위권이던 천하그룹은 제계서열 5위의 일신그룹을 잡아먹으면서 재계 서열 5위권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서열은 치고 올라가 부동의 1위를 하고 있는 성삼 그룹과 나란히 설 것이 분명하였다.

아무튼 그동안 바쁘게 움직였던 수한이기에 둘째 큰아버지의 질문에 잠시 고민을 하였다.

그러다 아직 자신이 쉴 때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주변 국가들의 위협에서 홀로 지켜 낼 힘이 없었다.

세계 10위권이라는 군사력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국가들의 면면이 혼자 감당할 수 있는 나라가 없었다.

대한민국 국방백서에 나와 있는 국군의 주적(主敵)은 북한이다.

그렇지만 북한은 1990년대를 지나면서 대한민국의 국군을 감당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북한 정권은 그 때문에 위기의식을 가지게 되었으며, 남북의 군사력의 갭을 다시 뒤집기 위해 무리하게 핵무기를 개발하였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연일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면서 벼랑 끝 외교를 벌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수한이 판단하기에 그것은 북한이 자신들의 군사력을 과시한다기보다 말 그대로 더 이상 갈 곳이 없기에 배수의 진을 치고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는 것이란 판단이다.

막말로 자신들의 말을 들어 주지 않으면 마지막 수단인 핵무기를 터뜨리겠다는 위협인 것이다.

수한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이미 작업에 들어갔고, 그것도 곧 완성이 될 것이기에 북한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위협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진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을 둘러싼 위협적인 나라는 북한만이 아니다.

사실상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나라는 대국 중국과 동맹이기는 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이웃인 일본이다.

미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느 편도 들어 주지 않고 실리만 챙길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런 미국이기에 경제 규모가 상대적으로 거대한 일본의 편을 들어 줄 공산이 컸기에 대한민국이 안전하기 위해선 홀로 지켜 낼 힘을 가져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강력한 무력을 가져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아직 손을 놓아선 안 되는 시기라 판단을 하였다.

‘그래, 아직 내가 쉴 수 있는 시기가 아니야!’

수한은 아직 자신이 쉴 시간이 아니라 판단하고 대답을 하였다.

“뭐, 바쁜 시기는 지났지만 아직 부족하지 않아요? 이번에 들어오는 슈퍼호넷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연구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수한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하여 먼저 언급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이번에 미국으로부터 들여올 F/A―18E/F 슈퍼호넷이었다.

육군의 주력 무기인 신형 전차를 개발하였고, 해군은 항공모함과 신형전함과 함선 방어용으로 개발된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를 만들었다.

대한민국 국군에 전력을 업그레이드 할 군은 이제 공군이 남아 있었다.

물론 슈퍼호넷이 미 해군을 위해 개발된 전투기라고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는 해군 항공대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들여오는 슈퍼호넷은 공군이 먼저 운용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중 일부 조종사들이 항공모함이 취역하게 되면 소속을 해군 항공대로 자리를 옮길 계획이다.

그러니 수한은 미국에서 들여오는 전투기의 업그레이드를 생각하였다.

슈퍼호넷이 좋은 전투기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

그렇지만 이미 개발된 지 30년이 넘은 전투기였기에 중국이나 일본이 운영하고 있는 전투기들에 비해 조금은 약세일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해 실전 배치하고 있으며, 일본도 마찬가지로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여 양산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다.

자국의 스텔스 전투기가 개발 완료되기 전까지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를 다량 구매해 보유하고 있다.

이미 많은 숫자의 F―35 라이트닝 2 스텔스 전투기를 60대를 운영 중이며 새롭게 항공모함을 건조하면서 미국에 60대를 더 구매 계약하였다.

그러니 수한은 대한민국 공군이 가지게 되는 슈퍼호넷을 빠르게 업그레이드 하여 이 두 나라를 견제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미 슈퍼호넷을 들여오는 계획을 세우면서 업그레이드에 대한 계획도 수립되어 있었다.

스텔스 전투기가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는 장점이 있는 반면 무장의 빈약함을 가지고 있는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수한이다.

대한민국은 자원이나 예산이 많지 않은 나라다.

새롭게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할 예산을 만드는 것이나 비싼 스텔스 전투기를 구매할 여력이 없다.

그렇기에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적극 활용해야만 한다.

그래서 수한은 슈퍼호넷의 무장 능력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텔스 성능을 뛰도록 업그레이드 할 생각이다.

슈퍼호넷이 스텔스 성능을 가지는 것은 역시나 마법을 활용할 것이다. 벌써 스텔스 성능에 대한 마법은 구상해 놓았다.

미국의 스텔스 폭격기 B―2에서 힌트를 얻은 수한은 거대한 군함에도 스텔스 성능을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수한의 말에 정명환의 눈빛이 반짝였다.

이미 자신의 조카인 수한의 능력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번에도 성공을 할 것이라 예상하였다.

‘수한이가 그것의 업그레이드를 할 것이라 말을 했다면 그렇게 되겠지. 어떤 작품이 될 것일까?’

정명환은 수한의 말에 머릿속이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수한이 어떤 식으로 슈퍼호넷을 업그레이드 할 것인지 아직은 알 수가 없기에 일단 무조건 성공을 한다고 가정하고 몇 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정명환이 생각하기에 일단 레이더의 성능이 있고, 또 엔진을 손봐 속도를 높이는 방법도 있으며, 전투기의 운용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정명환도 지금 수한이 슈퍼호넷에 스텔스 성능을 집어넣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 ◈ ◈

웅성! 웅성!

추석 연휴 극장가는 무척이나 복잡했다.

가족 단위로 영화를 보기 위해 놀러 나온 사람들도 있고 또 연휴를 맞아 연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온 사람도 있었다.

무엇보다 추석 연휴 기간을 맞아 극장가에 걸린 영화들도 대작들이 많았기에 더욱 사람들을 극장으로 모이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이유 말고도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 최고 인기 그룹인 파이브돌스의 멤버 둘이 이곳을 찾았기 때문이다.

물론 단둘이 영화를 보러 온 것은 아니었다.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러 나온 수정이 먼저 극장에 도착을 하였고 나중에 막내인 루나가 이들 일행에 합류를 한 것이다.

“안녕하세요.”

루나는 수정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인사를 하였다.

루나가 인사를 한 사람은 일행 중 가장 어른인 장서희에게 인사를 한 것이다.

어제저녁 영화를 보기로 했기에 정씨 집안의 풍속으로 인해 저녁때 차례를 지내고는 아침에는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이렇게 극장에 왔다.

“루나 양 오랜만이에요.”

자신에게 인사를 하는 루나를 보며 장서희도 인사를 하였다.

“네, 원장님!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 죄송해요.”

바쁜 그룹 활동 때문에 루나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죄송하다는 말을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루나가 파이브돌스라는 아이돌 그룹에 합류했을 때는 리더인 수정을 따라서 자주 장서희를 만났다.

그런 루나를 장서희는 자신의 친딸처럼 대해 주며 그룹 활동으로 힘들어 할 때면 상담사 역할도 맡아 옆에서 조언을 해 주기도 하였다.

그러하였기에 파이브돌스 다른 멤버들보다 장서희와 가깝다고 할 수 있었는데, 그룹 활동이 해외까지 영역이 넓어지면서 그동안 잘 찾지 못했다.

그런데 추석 연휴를 맞아 회사에서 파이브돌스에게 휴가가 주어졌다.

사실 이제 막 데뷔한 아이돌이라면 추석에 이런 꿀 같은 휴가가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파이브돌스는 이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정평이 나 있기에 굳이 추석 연휴에 무리해 스케줄을 할 필요가 없어 휴가가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사실 방송국도 아무리 시청률을 위해서라지만 추석 연휴에 파이브돌스 같은 톱 그룹을 섭외하기에는 예산이 빠듯했다.

물론 섭외를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굳이 쉽게 섭외할 수 있는 연예인을 놔두고 굳이 무리를 할 필요는 없었기에 섭외를 하지 않은 것뿐이다.

만약 경쟁 방송사보다 추석 특집의 구성이 빈약하다 한다면 모를까, 무리해 파이브돌스처럼 톱스타를 섭외하는 것은 잘못해 경쟁사를 과도하게 자극할 수도 있는 일이기에 자제를 한 것이다.

아무튼 뜻하지 않게 휴가를 받게 된 파이브돌스는 휴가를 잘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루나는 극장에 도착하자마자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하였다.

그런 루나의 모습에 장서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뭐 찾는 것이라도 있니?”

장서희의 물음에 루나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런 루나의 모습에 수정이 작게 웃으며 대답을 하였다.

“수한이는 좀 있어야 올 거야.”

수정의 말에 장서희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수정의 얼굴을 쳐다보았고, 루나는 수정의 말에 얼굴만 붉게 달아올라 어찌할 줄을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

루나의 그런 행동에 장서희도 그제야 지금 어떤 상황인지 눈치를 챘다.

“설마 루나랑 수한이가 사귀고 있는 거니?”

장서희의 확인사살에 결국 루나는 고개를 숙이며 자폭을 하였다.

“네…….”

“어머! 두 사람이 그렇게 된 게 언제부터야?!”

“얼마 되지 않았어요.”

장서희의 질문에 루나가 얼마 전부터 수한과 사귀게 되었음을 알렸다.

그런 루나의 말에 장서희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였다.

“그런데 누가 먼저 사귀자고 한 거야? 수한이가 먼저 한 거야? 아니면…….”

부끄러워하는 루나의 모습에 왠지 장난이 치고 싶어진 장서희는 놀리듯 그렇게 물어보았고, 아직 장서희의 의도를 깨닫지 못한 루나가 더욱 부끄러워하며 대답을 하였다.

“제가, 제가 먼저 사귀자고 고백했어요.”

너무도 작은 목소리였지만 장서희나 수정의 귀에 루나의 말이 똑똑히 들렸다.

“어머!”

“뭐라고?”

두 사람이 너무 놀라 자신도 모르게 큰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그런 소란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이들에게 쏠리고 말았다.

주변의 시선이 집중이 되자 수정은 안 되겠다 느끼고 얼른 일행을 데리고 인근 카페로 들어갔다.

수한과 루나가 서로 사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장서희는 무척이나 집요하게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하여 질문을 하였다.

그럴 때마다 루나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어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루나의 그런 모습이 장서희는 무척이나 귀엽게 느껴져 자꾸만 놀리고 싶어졌다.

“큰어머니, 누나, 제가 좀 늦었죠?”

한참 루나를 놀리는 재미에 빠져 있던 장서희의 귀에 수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서 오너라!”

“어서 와!”

루나를 가운데 두고 한참 놀리고 있던 장서희와 수정이 카페에 도착한 수한을 보며 그를 맞았다.

그런데 수한의 뒤에 일행이 있음을 확인한 수정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였다.

“새엄마!”

수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수한의 옆에 함께 온 여인을 새엄마라 부르며 얼른 그녀에게 다가가 안겼는데, 그렇다고 그녀의 아버지가 새장가를 간 것은 아니고, 여인의 정체가 바로 수한의 의붓어머니인 최성희였던 것이다.

수한은 어제 자정에 차례를 지냈으면서도 사실 최성희와 집에서 차례를 지내기로 했기 때문에 집에 들려 추석 차례를 한 번 더 지내고 함께 나온 것이다.

원래 최성희는 가족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사양을 했지만 혼자 집에 있을 최성희를 위해 수한이 억지로 데려왔다.

물론 수정은 최성희를 진즉 만나 서로 왕래를 하고 있었기에 친딸처럼 지내고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동생을 친아들처럼 아기 때부터 돌봐 준 최성희였고, 또 수한이 친엄마처럼 따르기에 수정도 함께 동화된 것이다.

더욱이 친엄마인 조미영이 멀리 떨어져 있기에 모정이 고프기도 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큰어머니인 장서희가 아무리 잘해 준다 해도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피도 섞이지 않은 남이라지만 친동생이 정말로 의지하는 사람이었기에 인정을 하고 또 만나면 만날수록 수한뿐 아니라 자신을 자식처럼 여기는 최성희에게 모정을 느꼈다.

그렇기에 수정도 최성희를 친엄마처럼 따르고 있었고 시간이 날 때면 자주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어머! 누구시니? 설마…….”

장서희는 수정이 최성희를 보고 ‘새엄마!’라 부르며 안기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설마 막내 서방님이 자신 모르게 새장가를 갔나 생각을 해 봤지만 그건 아니란 생각에 놀라며 최성희의 정체를 물었다.

그런 장서희의 질문에 수한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였다.

“큰어머니, 제가 전에 말씀드렸던 지금까지 키워 주신 어머니세요.”

수한이 최성희를 소개해 주자 장서희는 자리에서 일어나 최성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어머, 그러니? 처음 뵙겠습니다. 여기 수정이 하고 수한이 첫째 큰엄마 장서희라고 해요.”

장서희가 자신을 소개하자 최성희도 얼른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소개하였다.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최성희라고 합니다.”

최성희는 자신을 반갑게 맞아 주는 장서희의 모습에 자세를 바르게 하고 자신을 소개하였다.

사실 두 사람은 서로 얼굴을 보지는 않았지만 이야기를 통해 서로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다.

장서희는 시아버지인 정대한과 가끔 수정이 들려주는 최성희의 이야기를 들었기에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그리고 최성희 또한 수한을 통해 정씨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중 자신과 수정을 친딸, 친아들처럼 살갑게 대해 주는 큰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였기에 최성희 또한 장서희가 낯설지가 않았다.

“엄마, 여기 이 아가씨는 저하고 같은 그룹에 속한 루나라고, 수한이 하고 얼마 전부터 정식으로 사귀기로 한 아가씨예요.”

수정은 최성희를 자리로 안내를 하며 그때까지 엉거주춤하고 있는 루나를 보며 그녀를 소개하였다.

“어머! 수한이 하고 사귀는 아가씨라고? 반가워요.”

최성희는 수정의 소개에 루나를 보며 인사를 하였다.

그런 최성희의 인사에 루나는 조금 전보다 더 당황하였다.

수한과 사귀면서 수한의 가족관계에 대하여 알고는 있었다.

그런데 설마 이 자리에 의붓어머니인 최성희가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최성희의 인사에 당황했다.

이미 수한에게서 사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최성희는 루나의 옆자리에 앉아 루나의 손을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런 최성희의 뜻밖의 행동에 루나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금방 최성희의 손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에 절로 안정이 되었다.

“어머, 벌써 며느리 챙기는 거야?”

장서희는 그런 루나의 모습을 보며 다시금 놀리고픈 마음이 생겼는지 루나와 최성희를 향해 말을 하였다.

“수한이 통해 많이 이야기를 들어서 그런지 낯설지가 않아요.”

최성희가 그렇게 먼저 장서희의 말을 받으며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포근하고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어머니의 미소라 느껴지는 그런 미소였다.

“뭐 드실래요?”

이때 수한이 끼어들며 물었다.

카페에 들어와 이야기만 하고 있었으니 눈치가 보인 것이다.

그런 수한의 말에 수정이 대답을 하였다.

“큰엄마는 카페모카 좋아하시니 카페모카로 하고, 우리 엄마는 뭘 좋아하시더라…….”

수정이 이야기를 하다 말고 최성희를 보며 얼버무렸다.

말로는 엄마! 엄마! 하면서 그녀의 취향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고 생각을 하자 미안해진 때문이다.

그런 수정의 모습에 수한이 대답을 하였다.

“어머니도 카페모카 좋아하셔!”

“그래, 그럼 나도 카페모카니 그럼 카페모카 세 잔, 루나는?”

수정은 얼른 수한의 말을 받아 루나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루나도 얼른 대답을 하였다.

“언니, 저도 카페모카요.”

“누나는 카라멜 마끼아또 좋아하잖아?”

루나가 자신도 카페모카를 마시겠다고 하자 수한은 다시 물었다.

그런 수한의 말에 루나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어휴, 저 둔팅이…….”

“그러게 말이다.”

“어휴 저렇게 눈치가 없어서.”

수정이 먼저 수한의 말에 답답하다는 듯 한마디 하였고 뒤이어 장서희와 최성희가 말을 이었다.

하지만 수한은 아직까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수한의 모습을 본 여자들은 그 모습이 너무도 웃겨 한바탕 웃음을 흘렸다.

“호호호호.”

“호호호.”

“하하하하.”

아직 영화가 시작되기까지는 시간이 남았기에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처음 자리에 나왔을 때는 당황하던 루나였지만,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하며 마음이 안정이 되자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하며 분위기를 선도하였다.

‘조용한 수한이에게는 저렇게 활달한 아가씨가 제격이지.’

최성희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수한과 사귄다는 루나의 면면을 살폈다.

그러면서 조용한 수한에게 루나처럼 활달하고 또 분위기를 잘 맞추는 아가씨가 제격이라 생각을 하였다.

이런 최성희의 생각도 모르고 수한과 루나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하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 ◈ ◈

대한민국이 추석 연휴를 즐겁게 보내고 있을 때 쉬지 못하고 바쁘게 움직이는 곳이 있었다.

그곳은 바로 대한민국 국군이었다.

국군은 예년과 다르게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추석을 앞두고 북한에서 실시한 전군 동원령 때문이었다.

대한민국 국군이 전군 선진화를 모토로 군사 장비를 최신형으로 교체를 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북한 군부에서는 연일 미사일 발사와 서해에 위치한 해안포 사격 훈련을 실시하였다.

북한이 이렇게 미사일과 포사격을 하는 데에는 자신들이 이렇게 위협을 하면 남한정부가 국군의 방위력 증진을 위한 장비 교체를 포기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그동안 잘 통하는 방법이었기에 이번에도 통할 것이라 생각하고 실시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현 대한민국 정부는 이전 정부들과 달랐다.

이미 북한은 자신들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 판단과 함께 이제는 보다 더 큰 주변을 경계할 때라 생각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군 현대화 작업을 늦출 이유가 없었다.

아니, 주변국의 급속한 팽창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더 빠르게 현대화를 이룩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당연 북한의 의도는 먹히지 않았다.

그러자 북한의 군부는 긴장을 하였다.

전혀 생각지 않은 남한 정부의 반응에 당황한 북한은 그렇다고 이게 아니라고 해서 꼬리를 내릴 수도 없었다.

이미 기호지세(騎虎之勢).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었다.

선군 정치로 북한의 경제가 붕괴된 지는 오래전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외교력으로 외국원조와 남한에서 보내 주는 구호품으로 연명을 해 왔다.

그런데 그동안 말을 잘 듣던 한국 정부가 예상과 다르게 자신들이 위협을 해도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을 들고 나와도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이제 어쩔 수 없었다.

배수의 진을 치는 심정으로 휴전선 인근의 부대들을 동원해 휴전선 가까이 전진 배치를 하였다.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그대로 밀고 내려가겠다는 모습을 취한 것이다.

그런 북한군의 동향을 포착한 국군은 전군에 데프콘이 발령되었다.

데프콘이란 군사 용어로 방어 준비 태세로 총 5단계로 구분을 하는데, 대한민국은 휴전 상태의 국가이기에 평상시에도 데프콘 5가 발령이 된 상태다.

그런데 이번 북한군의 동향이 심상치 않기에 이례적으로 데프콘3이 발령되었다.

데프콘 3는 중대하고 불리한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긴장 상태가 전개되거나 군사 개입의 가능성이 있을 때 발령이 된다.

이번 북한군의 동향은 데프콘 2단계 상황에 맞는다. 적이 공격을 위한 준비 태세가 되었거나 강화되었을 때, 즉, 데프콘 3단계보다 더 긴장이 고조된 상태이기에 원래라면 데프콘 3이 아니라 데프콘 2가 발령되어야 맞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북한이 했던 행동들을 보면 이렇게 긴장 상태를 유도하나 흐지부지 된 사례가 있었기에 군참모 회의에서는 벌써부터 최고조 상태인 데프콘 2를 발령하긴 이르다 판단했다.

약한 단계지만 언제라도 상향 조정할 수 있게 긴장을 늦추지 않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즐거워야 할 추석 연휴에 군은 반대로 초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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