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61화 (61/118)

2.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

화려한 네온 불빛이 불야성을 이루는 강남 압구정, 늦은 시간이지만 이곳은 이제야 활기를 띄기 시작하며 사람들의 모습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넘쳐 나는 인파로 거리는 활기가 찼다.

그런 거리를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에 앉아 수한은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파주에 있는 천하 컨소시엄의 연구소나 아니면 성남 남한산성 인근에 위치한 라이프 메디텍의 연구소에서 연구만 하느라 이런 활기를 느낄 수도 없었을 것이다.

생활하는 곳이 연구소이다 보니 이런 활기찬 모습을 보기란 요원하였다.

그렇기에 오랜만에 저녁을 먹자고 연락을 한 루나의 전화가 무척이나 반가웠다.

나이는 자신보다 두 살이나 위였지만, 수한은 전생까지 기억을 하고 있었기에 정신 연령으로는 지구상에 자신을 능가할 이가 없다고 생각을 하였다.

물론 100세 이상 장수한 어른들이 있기는 하지만, 본인은 깨달음을 추구하는 마도사가 아닌가.

마도사의 경지까지 넘어서 위자드 마스터에 오르고, 이제는 자신만의 경지를 개척했다.

그런 수한이기에 정신연령으로는 자신을 능가할 사람이 없다고 자신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수한은 창밖의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보며 문득 자신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환생 전, 그러니까 전생의 마지막 기억과 환생 후 겪은 인연으로 인해 자신이 태어난 조국의 국방을 강화하기 위해 갖가지 물건을 만들어 이바지 하여 왔다.

그러다 보니 자신은 거리의 사람들처럼 자신의 신간을 가져 본 것이 언제인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자신과 인연이 되어 의붓 할아버지가 되어 준 혜원의 소망을 들어주기 위해 노력한 것을 후회한다거나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문득 루나를 기다리다 창밖의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여유 없이 정진하여 달려온 것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 것뿐이다.

한번 그런 생각이 들자 수한의 머릿속으로 그동안 자신이 걸어온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랐다.

환생을 하고, 처음 본 어린 시절 누나의 얼굴이나, 한없이 자애로운 얼굴로 자신을 살피던 어머니, 언제나 근엄한 듯하지만 자신과 단둘이 있을 때면 갖은 우스운 표정으로 자신의 미소를 보려고 하시던 아버지, 생명의 위협 속에서도 아기인 자신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피를 한 의붓어머니의 얼굴, 그리고 말도 되지 않는 꿈 이야기를 들먹이며 자신을 훈육하시던 의붓 할아버지 혜원의 얼굴이 떠올랐다.

전생에 단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가족의 사랑이란 감정을 가지게 해 준 무척이나 소중한 이들이다.

이들의 안전과 꿈을 지켜 주고 싶은 마음에 그들의 뜻대로 공부를 하였다.

솔직히 이곳의 공부도 큰 힘이 되겠지만 자신의 진정한 힘을 보인다면 자신의 목표를 더욱 빠르게 이룩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이 가진 마법이란 힘을 이곳의 사람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많은 장점을 가진 생물.

불쌍한 사람을 보면 도우려는 마음이나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면 자신의 생명을 던져서라도 구하려는 마음 등 인간의 선한 모습은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렇지만 인간은 그런 선한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갓난아기를 납치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세뇌를 하려던 일신학원의 원장과, 그런 자들을 후원하던 일신그룹과 같이 자신과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려는 파렴치한 모습도 있다.

선과 악, 전생에서도 그렇고 이곳 현생에서도 인간은 다르지 않았다.

차원이 달라졌어도 인간의 본성은 다르지 않은가 보다.

전생의 이케아에서도 전쟁이 벌어진 원인은 다른 것이 없었다.

이기적인 이윤 추구로 인해 벌어진 일이었다.

수한의 전생인 제로미스가 몸담고 있었던 로메로 왕국이 대륙적으로 흉년이 든 시기에 조금 더 이득을 보기 위해 식량을 매점매석을 했기 때문에 발발한 전쟁이었다.

원칙대로라면 많은 식량을 가지고 있고, 또 풍족한 재원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 로메로 왕국은 그 내부적으로도 개인주의와 황금만능 사상이 퍼져 있었다.

몇 년간 대륙에 불어닥친 가뭄으로 인해 흉년이 계속된 것에서 비롯된 로메로 왕국에게 겉으로 부를 가져다주었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는 물질만능 사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랬기에 이웃 나라에서 가뭄으로 인해 사람이 기아로 죽어 가도 식량을 매점매석 하여 가격을 더욱 올린 것이 아닌가.

그랬기에 로메로 왕국 외의 나라들은 생존을 위해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나라를 침공하여 식량을 확보하려 하였다.

이렇게 생존을 위한 전쟁이 발발했는데도 로메로 왕국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전쟁이란 이유로 더욱 식량의 가격을 올렸다.

전쟁 초기에는 이로 인해 많은 부를 이룩할 수 있었지만 전쟁 막바지에는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그들에게 돌아오게 되었다.

오랜 전쟁으로 많은 나라를 정복한 샤만 왕국은 제국을 선포하고 풍부한 자원이 있는 로메로 왕국을 침공하였다.

식량을 이용해 쌓았던 부는 로메로 왕국을 위아래 할 것 없이 썩게 만들었다.

전쟁광이 된 샤만 제국의 병사들은 이런 로메로 왕국을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게 만들었다.

그러는 와중 권력의 핵심에 있던 귀족과 근위기사단이 배신을 하면서 로메로 왕국은 최후를 맞았고, 왕자들과 왕족들이 최후의 순간 탈출을 할 때 제로미스 역시 죽음을 맞았다.

다행이라면 왕족들을 탈출시킬 때, 드래곤이 만든 것으로 짐작되는 텔레포트 마법진을 살피게 되어 깨달음을 얻었다.

그 때문인지 제로미스는 이곳 지구에서 환생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현생은 물론이고 전생의 기억까지 모두 되돌아보던 수한은 순간 머릿속이 환하게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뭔가 깨달음이 있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는 않았다.

깨달음으로 인해 경지가 오른 것은 아니나 그 깊이만은 더욱 완숙해졌다.

“아!”

자신도 모르게 짧은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무슨 일이야?”

수한이 깨달음으로 인해 감탄사를 하고 있을 때 그의 뒤에서 낭랑한 목소리가 들렸다.

“누나 어서 와!”

수한이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언제 도착을 했는지 루나가 서 있었다.

“무슨 일인데 그러고 있던 거야?”

루나는 수한의 말에 자리에 앉으며 계속해서 물었다.

수한의 표정이 너무도 밝고 보기 좋았기 때문에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있나 싶은 생각에 질문을 한 것이다.

“아, 별거 아냐! 궁리하고 있던 것이 해결이 되어서 그래.”

“아!”

수한은 자신이 대답을 하지 않으면 루나가 계속해서 질문을 할 것을 잘 알기에 그냥 대답을 하였다.

그런 수한의 대답에 루나도 뭔가 느끼는 것이 있었는지 가볍게 반응을 하고 더 이상 그것에 관해서 관심을 끊었다.

솔직히 조금 궁금하기는 하지만, 굳이 그것이 아니더라도 수한과 할 이야기는 너무도 많았다.

이렇게 단둘이 만나는 것이 정말로 얼마만인지 루나는 지금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몇 달 전 생일 파티에서 마음을 고백하고 나이를 떠나 사귀게 되었다.

그날 정말이지 그 일만 아니었으면 확실하게 수한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 수도 있었다고 생각을 하는 루나는 수한을 볼 때면 아쉬움이 컸다.

비록 사귀기로 하였지만 아직도 수한을 두고 수빈이나 예빈과 아직도 경쟁 중이다.

자신의 신분이 아이돌이란 것 때문에 공식적으로 사귀고 있는 것을 발표를 하지 못했다.

회사가 그런 것을 통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돌이란 직업을 가지게 된 것이 죄였다.

아이돌이 이성을 사귄다는 것은 아직도 팬들 사이에선 금기였다.

자신만의 스타가 다른 이성을 사귀는 것은 천인공노할 대역죄가 되고 마는 것이다.

이는 루나 개인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속한 파이브돌스 전원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이런 관계로 루나가 수한과 사귀게 되었어도 수한을 좋아하는 수빈과 예빈은 계속해서 관심을 기울이며 루나를 견제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녀들 몰래 이렇게 수한과 단둘이 시간을 낸 것에 너무도 기쁜 루나다.

물론 이성을 사귀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변장을 하였다.

전에는 멤버들과 만났었기에 굳이 변장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금방 왔어. 참, 저녁 안 먹었지? 우리 뭐 먹을까?”

“응, 나 배고파! 컴백한다고 다이어트를 했더니 너무 힘들어!”

파이브돌스의 컴백이 코앞이라 지금이 아니면 언제 시간을 낼 수 있을지 모른다고 하도 졸랐기에 시간을 내 오늘 만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궁금한 것이 있는데 물어봐도 돼?”

“뭔데?”

루나는 수한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좋아하는 이성이 자신에게 궁금한 것이 있다고 말을 하는데 반응을 하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궁금한 것이 있다는 말은 자신에게 관심이 있다는 말인데 당연한 것이었다.

수한은 루나의 허락이 떨어지자 잠시 뜸을 들이다 궁금한 것을 물었다.

“누나들 몸무게가 얼마길래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굶어?”

수한의 질문은 남자들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지만 여자들에게는 금기시 되는 질문이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이성이 물어보는 질문이지만 여자인 루나로서는 쉽게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몸무게를 쉽게 이성에게 알려 준다는 것은 그 이성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여자가 좋아하는 이성에게 쉽게 알려 주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몸무게가 공개됨으로써 그 이성이 자신을 뚱뚱하다 생각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수한이 자신에게 몸무게를 물어보자 이를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한 루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수한이 물어본 것이기에 대답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으응, 47㎏…….”

“응? 47㎏? 그럼 안 힘들어?”

보통 대부분의 여자들은 이성이 몸무게를 물어보면 자신의 몸무게가 어떻게 되든 45㎏라고 대답을 한다.

“네가 준 영양제 너무 좋더라!”

루나는 수한이 다이어트가 너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웃으며 그렇게 대답을 하였다.

사실 수한은 친누나인 수정을 포함한 파이브돌스 누나들이 잦은 해외 공연으로 지친 모습을 자주 보았다.

물론 자신을 만날 때면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 보이지만 위자드의 경지를 넘어선 수한의 눈에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누나들 대신 행사를 뛰어 줄 수도 없는 일이고 뭔가 자신이 도와줄 것이 없는지 고민을 하다 그녀들의 건강이라도 지켜 주자는 생각에 약을 지어 주었다.

전생에 인간의 생명의 비밀을 연구하던 수한인지라 인간의 몸에 좋은 약을 많이 알고 있었다.

그것을 현생에 제약사를 운영하면서 조금씩 풀어놓고 있는데, 아직 비전으로 시중에 내놓지 않은 약을 만들어 수정과 파이브돌스 누나들과 수빈에게 전해 주었다.

물론 좋은 것은 언제나 부모님과 가족이 우선이었기에 가장 먼저 캄보디아에 있는 부모님과 양모인 최성희에게 보냈다.

아들에게 처음으로 보약을 받아 든 부모님들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무튼 루나는 수한이 전해 준 보약을 영양제로 알고 요즘도 꾸준히 먹고 있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아무리 피곤하거나 장거리 비행으로 컨디션이 엉망일 때에도 수한이 전해준 약만 먹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컨디션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그런 파이브돌스의 보습에 매니저인 유한상이나 총괄매니저인 최한나는 파이브돌스가 혹시나 불법적인 약을 손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그녀들이 먹고 있는 약이 수한이 주인으로 있는 라이프 제약에서 나온 것이란 것을 알고 안심을 하였다.

파이브돌스가 먹는 약이 몸에 좋은 보약이란 것을 알고 개인적으로 부탁을 하여 몇몇 곳에 로비를 하기도 했었다.

최한나는 천하 엔터 차원에서 수한에게 구매의사를 타진하였는데, 수한은 이때 아직 파이브돌스에게 준 약을 시중에 풀 생각이 없었기에 정중히 거절을 했다.

사실 수한이 파이브돌스에게 준 약은 단순히 몸에 좋은 약이 아니라 약학이나 면역학을 알고 있는 학자들이 알게 된다면 난리가 날 신약이었다.

인간이 쉽게 지치고 피로한 것은 인간의 면역 체계가 지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든 병은 이렇게 면역체계의 균형이 무너졌을 때 찾아오는 것으로 면역 체계만 정상이라면 어떤 병마(病魔)도 침범할 수 없다.

수한은 이런 면역 체계를 언제나 정상인 상태로 만들어 주는 약을 만들어 낸 것이다.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해 주고 몸에 쌓인 피로 물질은 몸 밖으로 배출시키며, 신진대사를 활성화 시켜 줘 몸에 독소가 쌓일 시간을 주지 않게 만든다.

이렇다 보니 파이브돌스나 모델 활동으로 바쁜 수빈의 경우 그 모든 활동들이 수한이 준 약과 결합해 운동을 한 결과 겉으로는 여리게 보이지만 웬만한 남자 못지않은 체지방률을 가지고 있었다.

“응, 내가 준 약 잘 먹고 부족하면 말해, 또 만들어 줄 테니.”

“그래, 고마워! 그런데 그 약 정말로 시판하지 않을 거야?”

루나는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수한을 보며 질문을 하였다.

하지만 아직 루나가 무엇 때문에 그런 질문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수한은 단호하게 말을 하였다.

“응, 아직은. 언젠가는 시중에 판매를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래, 아쉽네! 판매를 하면 좀 사려고 했는데.”

루나는 정말로 아쉽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비록 보통 사람은 들리지 않을 정도로 혼자 작게 중얼거렸지만 수한에게는 또렷하게 들렸다.

“뭐야! 무슨 일 있는 거야? 누나가 필요하면 만들어 줄 수도 있는데.”

수한은 방금 전 루나의 반응을 보면서 그녀에게 뭔가 일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응, 다름이 아니라, 우리 엄마하고 아빠 그리고 내 동생이 건강이 좀 안 좋아! 그래서.”

루나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사실 루나의 집안에는 가족력이 좀 있었다.

그런 가족력이 있는 중에 루나만 특이하게 보통 사람 정도의 체력을 가진 것이다.

그렇지만 루나도 환절기에는 감기가 연례 행사처럼 따라다녀 파이브돌스 멤버들이나 그녀들을 관리하는 매니저들을 걱정시켰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수한은 그런 것이라면 자신이 약을 지어 주겠다는 말을 하였다.

“그런 이야기라면 다르지, 가족의 일인데 당연히 지어 드려야지. 아! 그럴 게 아니라 이참에 누나들 하고 가족들 건강검진 한번 받아 보는 것이 어때? 내가 우리 회사에 미리 예약해 놓을 테니 시간 되는 데로 가서 검사받아 봐!”

수한은 루나에게 제안하였다.

라이프 메디텍은 의약품을 제조하는 것뿐 아니라 따로 직원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따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라이프 메디텍의 병원은 영리 목적이 아닌, 말 그대로 회사에 속한 직원과 가족들만을 위하는 그런 곳이었다.

물론 직원 가족만 치료를 받는 것은 아니다.

라이프 메디텍이 들어선 지역의 영세민과 차상위 계층에게 무료로 진료를 해 주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수한의 지시로 회사 수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실시되는 정책으로 수한은 이것을 점진적으로 늘려 갈 계획이다.

그런 문제는 수한의 양어머니인 최성희가 이사장으로 있는 복지회가 주관하고 있었다. 수한은 자금을 지원해 라이프 메디텍의 이름으로 각 지역에 하나씩 병원을 늘리는 일만 하는 중이다.

수한의 재산은 현재 그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천하 디펜스에 판매했던 휴대용 미사일 게이볼그의 개량 의뢰로 벌어들이는 수익과,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의 개발과 판매 수익, 그리고 천하 컨소시엄에서 연구하는 것들의 지분과 본인 소유의 기업인 라이프 메디텍에서 개발한 신약들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은 수한도 다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돈이 통장에 쌓이고 있었다.

그런 수익의 일부만 이용해 차근차근 점진적으로 복지 사업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처음 계획대로 전국에 라이프 메디텍의 이름의 무료 병원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다.

수한과 루나는 이렇게 가족의 이야기와 직장에서의 소소한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 ◈

[위대한 영도자 김장은의 영도 아래 남반부 괴뢰정부의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무력도발을 막기 위해 북조선 과학자들이 오늘 낮 2시에 최신형 핵미사일의 발사 시험을 성공하였습니다. 이는…… 륙상은 물론이고, 잠수함에서도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로시아나 중화 인민 공화국에서도 극비로 알려진 첨단의 기술입니다. 이는 수령님이 명령만 하시면 우리는 한다는 혁명 과업을 이룩한 것으로…… 조선인민 공화국 만세! 리을숙이었습니다.]

전세계는 북한에서 전해진 속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전에 통보도 없이 동해에서 실시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인해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까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연관된 나라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특히 미국과 한국은 그 충격 정도가 더욱 심각하였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단순히 재래식 미사일이 아니라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이었다.

그것도 육상에서 발사하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로써 그동안 북한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떠들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정말로 현실이었을 뿐 아니라, 발사에 성공을 하였다고 발표한 동영상도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게 사실로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제재를 하여 왔지만 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사실 이런 북한의 무기 개발에 대한민국도 조금 책임이 있기는 했다.

UN결의로 경제 제재를 하고 있을 때도 북한에 심각한 가뭄이 들어 북한 주민들이 아사(餓死)할 때 동포라는 이름하에 지원을 해 주었다.

원칙적으로 UN결의가 있었으니 그러면 안 되는 일이었지만 한국 정부는 굶주린 북한 주민들에게 배급을 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식량과 비료를 지원해 주었다.

그렇지만 북한 정부는 한국정부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식량과 비료를 무기개발을 하는 데 전용을 하였다.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가 북한이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 한국 정부의 실수였다.

그런 것도 모르고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민족이라는 이름을 팔며 국민들을 선동하는 행동으로 북한을 지원하였다.

사실 북한 공산당도 자신들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지만 사회주의를 멈출 수는 없었다. 만약 사회주의 노선을 포기한다면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 자신들을 죽이려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들의 살길은 남한과 벌어진 군사력을 매워야 하는데, 이미 재래식 무기 체계로는 절대로 매울 수가 없었다.

북한과 남한의 경제 규모나 기술력의 차이가 너무 벌어졌기 때문이다.

군사력이라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력과 비례한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연구에 총력을 기울였다.

생화학 무기는 물론이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 핵무기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지만 시간은 갈수록 남한과 북한의 군사력 차이는 커져만 갔다.

군인의 숫자는 남측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첨단화 정예화 하는 반면, 북한은 6, 70년대 소련이 원조했던 무기를 가지고 남한과 경쟁해야 했으니 그 차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던 차에 북한은 대량 살상 무기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가난한 나라의 핵무기라 불리는 생화학 무기는 물론이고, 강대국들만 가지고 있는 핵무기까지 인민의 희생을 전제로 한반도를 적화통일을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지만 개발이라는 것이 열정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랬기에 북한은 벼랑 끝 외교를 펼치며 주변국을 협박하고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전술로 지금까지 지탱해 왔는데, 이제는 허구가 아닌 실제로 SLBM을 완성한 것이다.

이 SLBM이 왜 문제가 되는가 하면 육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을 발사하기까지 추적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수면 아래에서 발사를 하는 SLBM의 특성상 미사일 발사를 추적할 수가 없어 무서운 것이다.

아무리 강력한 무기라도 언제 공격할지 알고 있으면 대응이 가능하지만, 이처럼 안 보이는 곳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하는 미사일은 방어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이 때문에 미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은 특히나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험에 기장을 하는 것이다.

북한이 공공연하게 타도의 대상이 미국이며 그런 미국의 괴뢰정부라 지칭 되는 곳이 대한민국 정부이니 말이다.

◈ ◈ ◈

달그락! 달그락!

오랜만에 일가의 저녁 모임에 참석한 수한은 TV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들었다.

“하! 북한 놈들 또 저러네!”

수종은 동생들과 모여 과일을 먹다 말고 아나운서의 말을 들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현재 북한과 남한은 점점 건널 수 없는 길을 가고 있었다.

희한하게도 북한의 지도부는 남한에 동포가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말을 하면서도 한국 정부가 도움을 주겠으니 개방을 하라고 하면 내정 간섭이니 도발이니 하면서 게거품을 물며 한국 정부를 비판하였다.

그러면서 꼭 하는 것이 뉴스에 나온 것처럼 무력 도발을 하는 것이다.

휴전선 일대에서 총격을 한다거나, 서해의 북방 한계선을 침범하는 것은 아주 애교 수준이고, 연평도에 포격을 한다거나 한계선을 넘어와 해군 경비정에 함포를 발사하는 등 도발을 하였다.

이는 전쟁 도발로 봐도 하나 부족하지 않는 행위였지만, 군의 대응으로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몰라 한국 정부는 군의 대응을 자제시키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북한은 이런 한국 정부의 반응에 자신들에게 겁을 먹었다고 판단을 한 것인지 이런 전략을 자주 써먹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새롭게 군 전략을 수정을 하였는데, 그것은 북한의 이런 무력 도발에 적극 대응을 하라는 것이었다.

이런 바뀐 한국군 전략 때문인지 무력도발이 주춤하였다.

그런데 주춤하던 무력 도발이 다시 빈번하게 일어나게 되었는데, 이런 배경에는 대한민국 국군이 신형 주력전차를 개발하고 그 주력전차에 플라즈마 실드라는 첨단 테크놀로지가 들어가면서 재개되었다.

이 때문에 일부 국회의원 중에는 국방부의 무리한 군사력 확충이 이런 일을 야기시켰다며 정부를 비판하였다.

물론 그런 말을 했던 국회의원은 국민의 질타를 받으며 말을 바꾸기는 하였지만 어찌 되었든 일부 국회의원들은 그가 어느 나라의 국회의원인지 착각을 하는 이들이 있기도 했다.

아무튼 이번 SLBM발사 성공을 선전하는 북한 TV의 내용을 속보로 내보내는 뉴스를 보며 수종은 물론이고 친척들이 한마디씩 하였다.

이런 뉴스를 조용히 지켜보던 수한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참! 조카, 전에 저런 거 연구한다고 하지 않았어?”

큰어머니인 장서희는 수한을 보며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나 물었다.

그런 큰어머니의 질문에 수한은 옆자리에 앉은 수정이 찍어 주는 과일을 받아 들며 대답을 하였다.

“아, 네.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것인데요. 날아오는 미사일을 잡는 연구하고 있습니다.”

집안에 관련 회사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쪽으로는 관심이 없는 장서희였기에 수한은 알기 쉽게 설명을 하기 시작하였다.

“저것은 SLBM이라는 미사일로 조금 전에도 나왔듯 저 안에 핵폭탄이나 화학 무기를 장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을 탄도 미사일이라고 해서 그런 미사일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고 몸체는 분리가 되고 탄두 부분만 목표물에…… 그리고 제가 연구하는 것은 그것과 다르게 미사일이나 전투기 등을 요격하는 요격 미사일입니다.”

수한은 자신이 연구하는 것은 뉴스에 나오는 탄도 미사일이 아니라 요격 미사일이란 것을 알려 주었다.

“그러면 북한이 쏜 미사일을 조카가 만든 미사일로 맞출 수 있다는 말이야?”

“예, 그런 것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아! 전에 백호인가 전차도 개발했으니 조카라면 분명 엄청 좋은 것을 만들 거야!”

장서희는 군사 무기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전에 대한민국 육군 주력전차가 된 K―3백호를 개발한 것을 빗대어 말하였다.

그런 큰어머니의 말에 수한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면 친어머니나 양모인 최성희만큼이나 자신을 믿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바로 큰어머니인 장서희였다.

그렇기에 수한에게 장서희는 그저 큰어머니가 아니라 또 다른 어머니란 느낌이었다.

“그래, 수한아! 그것의 연구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된 것이냐?”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정수현이 이야기에 기어들면 물었다.

그런 수현의 질문에 가족들도 관심을 보이며 수한의 얼굴을 보았다.

‘이게 그렇게 궁금할 일인가?’

모든 친척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수한은 고개를 갸웃 거리다 대답을 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끝마쳤습니다. 탄두를 제거한 실험용 미사일을 만들어 날리는 모의시험도 끝났으니 국방부와 협약을 하여 최종 실험만 남겨 두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밀이라고 할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어차피 이 자리에 있는 사람은 몇몇을 빼고는 모두 천하 그룹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다.

미사일을 개발하는 곳은 천하 디펜스 산하 연구 기관이지만 어차피 천하 디펜스도 천하 그룹에 속하니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도 아니었다.

이곳은 천하 그룹 회장 정대한의 저택이고 이들은 그 직계니 말이다.

“벌써 연구가 거기까지 진행이 된 거냐? 빠르네!”

수현은 수한의 이야기를 듣고 눈이 동그랗게 변해 그렇게 말을 하였다.

사실 새로운 무기를 하나 개발을 하려면 엄청난 예산은 둘째 치고 그 연구기간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인고의 시간이다.

성공과 실패, 오류와 버그를 잡으며 최종적으로 사용자의 요구에 맞는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물건이 개발이 되건 다 마찬가지겠지만 군사 무기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오차가 허용이 되지 않는 부문이기에 더욱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천하 디펜스가 개발하는 무기들의 개량 사업이나 신무기들의 개발의 기간이 엄청 짧아졌다.

정확히 따지면 수한이 천하 디펜스에 합류를 하면서 그리 된 것이다.

천하 디펜스가 연구 개발하는 부문이 한두 가지가 아님에도 수한은 그 모든 것에 관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어느 것 하나 막힘없이 예정보다 기간을 단축하고 있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었다.

아니, 단순하게 기간만 단축하는 것도 아니었다.

사전 기획한 성능보다 더욱 월등하거나 사용하기 간편하게 단순화 하였다.

그러하였기에 천하 디펜스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나이가 어린 수한이 수석연구원으로 자리를 하여도 불만이 없는 것이다.

◈ ◈ ◈

위잉! 위잉!

동해 1함대 기지는 새벽부터 요란한 사이렌이 울렸다.

뭔가 비상이 걸린 것인지 기지 안팎이 무척이나 소란스러웠다.

투다다닥! 투다다닥!

군인들의 군홧발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며 뛰는 소리도 들리고 여기저기에서 고함치는 소리도 기지 안을 울렸다.

“야 이 새끼야! 똑바로 못해?! 그게 한 발에 얼마짜린데. 개새끼, 훈련 끝나고 보자!”

한참 뭔가 지시를 하던 사내는 누군가를 쳐다보며 그렇게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그 남자가 보고 있는 곳에는 중장비를 운전하는 병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중장비를 이용해 군함에 무기를 싣고 있었다.

그런데 한 병사가 장비를 운용 중 실수를 하여 무기가 든 상자가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상자가 튼튼한지 사고를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자칫 잘못해 상자가 폭발을 했더라면 대형 참사가 벌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상자를 떨어뜨린 병사도 자신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알고 있는지 낯빛이 창백해졌다.

“빨랑빨랑 안 움직이지!”

실수 때문에 바짝 얼어 있는 병사를 보며 사내는 다시 한 번 고함을 쳤다.

창백하게 당황해 있던 병사는 그런 사내의 고함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얼른 기기를 조작해 떨어뜨린 상자를 기기 위에 올려 움직였다.

그런 병사를 잠시 지켜보던 사내는 다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가 지켜봐야 할 것은 그 병사 한 명만이 아니라 탄약고를 드나드는 모든 병사들이었다.

한참 바쁘게 탄약고를 지켜보는 사내를 부르는 소리가 있었다.

“고 준위! 무기는 다 실었나?”

“충성!”

“그래, 충성. 다 실었어?”

“예, 저기 저것만 실으면 보급 완료입니다.”

고 준위라 불린 새내는 자신을 보는 함대 사령관을 보며 대답을 하였다.

그런 고 준위의 대답에 사령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 문득 고형석 준위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군함에 들어가는 미사일은 그 가격 때문에 실 사격 훈련이 있을 때 아니고는 이렇게 작업을 하지 않는다.

군함의 무장 역시 정도를 두고 운영을 한다.

즉, 전시나 그에 준하는 때만 보급 완료한 채 대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도발에 비상이 걸린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실 사격을 하는 훈련 기간도 아닌데 탄약고에 있는 미사일을 군함에 분배하는 것에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질문을 하였다.

“사령관님! 그런데 훈련 때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미사일을 싣는 것입니까?”

고형석 준위의 질문에 1함대 사령관은 잠시 망설이다 대답을 하였다.

“이건 어디 가서 말하면 안 되는 비밀이네.”

비밀이란 함대 사령관의 말에 고형석의 눈이 커졌다.

평소 농담도 잘하고 지금처럼 비밀 이야기라며 부하들과 음담패설도 하는 사령관이지만, 지금처럼 뭔가 주의를 둘러보며 하는 말은 실제로 아주 중요한 내용일 경우가 많았다.

그런 사령관이 자신에게 은근하게 비밀이라고 말을 하자 긴장을 하였다.

“이 이야기를 알면 미국이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오늘 미사일 발사 시험이 있네.”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미사일 발사 시험이라니요. 그리고 미사일 발사시험하고 우리 1함대가 함에 미사일을 보급하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다고…….”

고형석 준위는 사령관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미사일 발사 시험이 있는 것과 1함대의 미사일 보급과 무슨 연관이 있기에 이렇게 비밀스럽게 말을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고형석 준위의 표정에 1함대 사령관은 답답하다는 듯 그의 얼굴을 쳐다보다 결심을 한 듯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우린 그저 정해진 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끝이네, 그런데 우리가 발사한 미사일은 세종대왕 함에서 요격을 할 것이네.”

“설마! 이번 북한의 SLBM발사 때문에 요격 훈련을 하는 것입니까?”

고형석 준위는 1함대 사령관의 말에 이번 비상이 북한의 잠수함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 비디오가 공개됨에 따라 방어 태세 점검 차원의 훈련으로 생각한 것이다.

그런 고형석 준위의 질문에 함대 사령관은 고개를 흔들며 아니라는 대답을 하였다.

“그게 아니라 몇 년 전 국방부에서 천하 디펜스에 요격 미사일 개발 의뢰를 했는데, 개발이 목전이라는 거야.”

“그럼, 설마?”

“그래, 최종 발사 시험을 하려는 것이지.”

“그게 정말입니까? 미사일 요격이라니…….”

한국이 요격 미사일을 개발하였고, 그것을 시험하기 위해 함대에 비상이 결렸다는 말에 고형석은 할 말을 잊었다.

그런데 그렇게 놀란 고형석을 더욱 놀라게 하는 함대 사령관의 말이 들려왔다.

“단순 요격 미사일이 아니라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겨냥한 탄도 요격 미사일(ABM)이라는 소리가 있어!”

“헉!”

요격 미사일에도 종류가 있는데, 탄도요격 미사일(ABM)은 미국이나 러시아만이 가지고 있는 무기이다.

탄도 미사일이란 대기권을 벗어나 몸체와 탄도가 분리되며 대기권 밖에서 목표를 향해 떨어지는 것으로, 그 속도가 음속의 20배 이상이나 된다.

그렇게 되면 일반적인 무기로는 탄도 미사일을 파괴할 수가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이 ABM이다.

이것은 탄도 미사일의 속도가 가장 느린 시점에 미사일을 요격하는 미사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광범위한 범위를 볼 수 있는 레이더와 레이저 측정기 등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대기권을 벗어나야 하니 그만큼 강력한 부스터도 있어야 한다.

즉, ABM은 최첨단 무기라는 소리였다.

그런데 그것을 국내 기술로 완성을 했다는 말에 고형석이 노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말씀이 사실이라면 정말로 미국이 알면 난리가 나겠군요.”

고형석 준위도 함대 사령관의 말이 이해가 갔다.

그러면서 고형석은 속으로 그 말이 사실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미국이 한국에 무기를 팔면서 얼마나 파렴치한 행위를 하였는지 눈으로 보았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국산 요격 미사일이 완성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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