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60화 (60/118)

1. 과열되는 동북아시아

미 국무부장관 리노 레이놀즈의 방한이 있고 대한민국은 미국과 엄청난 규모의 방위산업 부문 계약을 발표하였다.

공군의 전력 강화를 위한 몇 번의 국산 전투기 사업 실패로 인해 아직도 한참이 지난 F―5프리덤 파이터와 F―4팬텀, F―16파이팅 펠콘의 대체 기종을 선정하지 못했다.

일부 사람들은 공군이 F―16을 대체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물론 F―16은 좋은 전투기가 맞다.

하지만 F―16이라고 다 같은 전투기가 아니다.

자동차에도 연식에 따라 성능이 바뀌듯 모델이 같다고 같은 물건이 아닌 것이다.

한국이 보유한 F―16은 말 그대로 미국이 수출한 초기 모델의 기본형 F―16이었다.

이는 한국이 라이센스를 취득해 국내 생산한 KF―16과는 엄연히 성능이 차이가 나는 기종.

하지만 이 KF―16도 한국의 주변국들이 운용하는 전투기를 들여다본다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중국은 이미 자체적으로 전투기를 생산하는 정도가 아니라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여 운용 중에 있다.

그리고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 같은 경우에는 F―16보다 상위 기종인 F―15J을 운용하고 있으며 스텔스 전투기인 F―35와 얼마 전 개발이 완료된 F―3 심신(心神)의 생산에 들어갔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아직도 스텔스기는 차지하고도 1970년대에 개발된 전투기가 주력인 것이다.

이런 시기에 정부 대변인은 이번에 공군 전력 향상을 위해 레이놀즈 국무장관과의 협상에서 보잉의 F/A―18E/F를 200대를 들여오는 데 협의를 마쳤다고 발표를 하였다.

최신예기는 아니지만 기술 이전과 라이센스 취득까지 하는 엄청난 계약이었다.

사실 슈퍼호넷 같은 경우 아직도 미 해군에서 주력으로 운용 중인 전투기였고 계속해서 성능 개량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런 한국 정부의 발표에 중국과 일본은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그리고 그건 대한민국을 둘러싼 주변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한국 내 일부 정치인들도 정부의 이번 발표를 크게 우려하였다.

대한민국이 공군의 전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후 기종 교체에 들어가는 것을, 외국은 군사력 확충을 위한 것으로 생각했다.

동북아시아에 다시 과잉된 국방비 경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가뜩이나 대한민국은 몇 번의 대통령 선출에 실패를 하여 경제가 후퇴를 하였다.

물론 어느 대통령도 나라 경제를 파탄을 내려고 하는 대통령은 없었을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의 정책은 실패를 하고, 나라 경제가 파탄이었다.

그 때문인지 일부 정치인들은 군사력 확충보다 나라 경제 살리기를 우선해야 하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렇지만 날로 심각해지는 남북 관계와 북한의 도발 때문이라도 국방력 강화는 물론, 공군 전력의 증강은 절실했기에 국민들은 이런 발표에 그저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일부 국방에 관심이 있는 국민들은 대한민국도 주변국처럼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했어야 한다는 소리도 있었다.

아무튼 대한민국의 전투기 교체 문제로 한동안 언론이 시끄러워졌다.

◈ ◈ ◈

“이런 약속을 잡아놓고 내가 좀 늦었네.”

김세진 국정원장은 방으로 들어오며 먼저 와 있는 수한에게 그렇게 말하였다.

“아닙니다.”

방으로 들어서며 말을 하는 국정원장의 말에 수한은 아니라는 대답으로 응수하며 그를 맞았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하지.”

두 사람은 마주 보며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다시 방문이 열리며 상이 들어왔다.

“더 시키실 일 있으시면 부르세요.”

“알았으니 마담은 나중에 들어오도록 해.”

“알겠습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십시오.”

방에 들어왔던 마담이 나가고 방에는 수한과 김세진 국정원장이 남았다.

“그런데 말이네…….”

연배는 김세진 국정원장이 한참이나 위였지만 수한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뭔가를 느꼈기에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무엇 때문에 협상에서 굳이 슈퍼호넷을 지명한 것인가?”

김세진 국정원장은 정말이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가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과 협상에서 최신 스텔스 전투기가 아닌 슈퍼호넷을 요구한 것은 전적으로 수한이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김세진의 마음 같아서는 미국이 이번에 외국 수출 품목에서 제안을 푼 세계 최강 전투기 F―22랩터를 주문하고 싶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이번에 구매 계약을 한 슈퍼호넷 200대에서 수량이 확 줄어들 것이었다.

그리고 기술 이전 문제도 아마 없었을 것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는 수한이 많은 생각을 하고 고심 끝에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이는 미국이 들어줄 수 있는 한계를 정확이 계산을 하여 기종을 선정한 것으로, 미국은 그동안 외국 수출 품목에서 제외했던 F―22를 외국에 판매하기로 하였다.

물론 자국 공군에 납품하는 것보다 다운그레이드 된 초기 기종일 것이고, 레이더나 각종 센서들도 구형의 것을 채택해 수출할 것이 분명했다.

조금 전에도 언급을 했듯 같은 모델명이라고 동급의 성능을 내는 것이 아니기에 굳이 그런 전투기를 비싼 가격에 사 올 필요가 없다는 것이 수한의 생각이다.

더욱이 성능이 다운 되었다고 해서 미국이 F―22의 가격도 낮춰 파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금수품목으로 지정했기에 손해가 났던 부분을 만회하려고 더욱 비싸게 팔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이 F―22을 구매를 하더라도 많은 수량을 구매할 수 없을뿐더러, 그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내세운 구형 기종의 전투기 대체를 위한 명분이 어긋나게 된다.

그러면 당연 중국이나 일본처럼 한국의 주변에 있는 나라들이 반발할 것이 분명했으며, 그 나라들과 친하게 지내는 한국의 정치인들은 입을 모아 현 정부를 비판하고 나설 것이다.

정말이지 정치인들이 어느 나라 정치인들인지 분간이 안 가는 부분이다.

어찌 되었든 그런 예상이 되기에 수한은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 공군력 향상과 전투기 개발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기로 결정을 하고 이런 계획을 세웠다.

공군의 노후 기종 교체를 명분으로 내세웠으니 당연 새로운 전투기를 구매해야 하는데, 이때 가장 좋은 것은 당연 F―22이전 세계 최강으로 불리던 F―15다.

대한민국의 주력전투기인 F―15K가 있으니 같은 기종으로 구매를 하는 게 가장 좋은 것이다. 이때 전투기를 구매하는 애초 계획인 기술 획득이란 측면에서 보잉은 절대로 F―15와 관련된 기술은 전수해 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 분명했다.

비록 F―15의 생산 라인이 부분 폐쇄를 하기는 하였지만 기술을 외국에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이 분명했다.

아니, 보잉이 돈을 받고 이전을 하고 싶어도 미 의회에서 그것을 막을 터이다.

그러니 F―15도 한국의 입장에선 별로 맞지 않았다.

그렇게 보면 F―15에도 그리 밀리지 않으면서 기술 이전을 할 수 있는 기종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F/A―18E/F 슈퍼호넷인 것이다.

슈퍼호넷은 애초 F―18의 한계점을 넘어 작전 영역과 폭장력을 얻기 위해 새롭게 계발된 기종이다.

F―18호넷과 모양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더 커지고 그 안에 들어가는 전자장비는 보다 최신형으로 교체가 되었다.

그 말은 F―14톰캣의 지원기 개념으로 개발되었던 F―18은 높은 유지비용이 든다.

때문에 F―14톰캣이 퇴역하는 입장에서 해군은 톰캣을 대신할 전투기가 필요해지게 되는데, F―18은 해군의 요구 성능에 미달되는 전투기다.

좋은 전투기인 것은 알지만 해군 작전에 부족한 전투기를 가지고만 작전을 할 수 없었던 해군은 새로운 기종이 필요했고 이런 해군의 요구를 충족시킨 것이 바로 F/A―18E/F 슈퍼호넷인 것이다.

적절한 유지비와 F―18과 같은 유지비 해군의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선택인 것이다.

수한도 이런 슈퍼호넷의 성능과 보잉의 이익 그리고 미 의회의 반응 등 모든 것을 종합해 본 결과 대한민국에 최선의 선택이 되었다.

그리고 미국도 이런 수한의 예상대로 슈퍼호넷을 한국에 팔고 또 기술 이전 하는 데 동의하였다.

그런데 현 시대는 각국의 전투기들에 레이더에 안 보이는 스텔스 성능을 요구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공군도 이를 적극 원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의 최선의 선택이기는 했지만 대한민국 공군은 최신기종인 F―22나 F―35같은 스텔스 전투기를 원했다.

하지만 공군이 원하고 있다고 해서 대한민국 정부가 그것을 들어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이번 전투기 구매는 전적으로 수한과 천하 그룹이 손해를 감수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을 했기에 만들어진 기회다.

윤재인 대통령은 반발하는 일부 공군 장교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공군사령부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김세진 국정원장은 수한에게 무엇 때문에 슈퍼호넷을 선정했는지 이유를 물어보는 것이기도 했다.

“뭐 그것을 알려 드리는 것은 별거 아니지만 비밀은 지켜 주십시오.”

수한은 오늘 김세진 국정원장이 자신을 찾은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기에 가볍게 대답을 해 주었다.

“원장님도 예상을 했을 듯한데, 저희는 이미 스텔스 기술을 완성했습니다. SA에 보급할 파워슈트에 이미 그 기술이 들어가 있습니다.”

수한이 파워슈트를 언급하자 김세진 국정원장은 그제야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었는지 눈이 커졌다.

‘맞아!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 수송 중 습격 받았을 때 사태를 수습한 것이 바로 정 박사가 대주주로 있는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라 했었지.’

김세진 국정원장은 한 달 전, 파주에서 벌어졌던 플라즈마 실드 발생 장치 탈취 미수 사건을 보고받을 당시 국정원 담당자에게서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가 입고 있던 파워슈트에 대해서도 들었다.

그런데 지금 수한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천하 컨소시엄에서는 스텔스 기술 뿐 아니라 육안에도 띄지 않는 클로킹 기술을 획득했다는 소리였다.

분명 국정원 직원에게서 보고를 받기로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가 갑자기 나타났다고 했었다.

마치 영화 ‘프레데터’에 나오는 외계인 사냥꾼처럼 나타났다가 상황을 정리하고 사라졌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정말이라면 대한민국은 엄청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스텔스라는 것은 안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레이더에 아주 작은 크기로 포착되기에 관측병이 그것을 전투기로 인지하지 않고 동일한 크기로 포착되기에 전투기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방금 전 수한의 말은 레이더 상에 작은 형태로도 포착이 되지 않으며 말 그대로 유령과 같은 형태가 된다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전투기를 수한이 정비하면 모두 완벽한 스텔스 전투기가 된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와 전투를 하더라도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김세진 국정원장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정말로 그런 기술이 있다면 굳이 형편없는 스텔스 전투기를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할 이유가 없었다.

스텔스 전투기는 레이더에 안 걸리기 위해 레이더 반사파를 줄이기 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런 이유로 외부에 어떤 무장도 하고 있지 않고 내부에 따로 무장 공간을 만들어 내부에 수납을 하고 있다.

그런데 수한이 말한 스텔스 기술은 그런 것이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 김세진 국정원장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육군의 신형전차 개발에서 알아봤지만 정수한 박사의 능력은 불가사의한 부분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수한의 신변 보호를 위해 요원을 파견해야 함을 절실히 느꼈다.

◈ ◈ ◈

김세진 국정원장은 수한과 이야기를 나누고 바로 청와대로 왔다.

그가 집으로 가지 않고 청와대로 온 것은 수한과 이야기를 대통령께 보고하기 위해서다.

오늘 김세진 국정원장이 수한을 만난 것은 전적으로 그가 주관하던 SA부대에 파워슈트를 보급하는 문제를 조율하기 이해서였다.

천하 컨소시엄에서 하는 연구로 바쁜 수한에게 최대한 빠른 시일에 파워슈트를 SA에 보급해 달라는 독촉과 함께 그 시기를 조율하기 위해 만든 자리였다.

그 자리에서 또 다른 궁금증인 대한민국 공군의 기종 교체로 슈퍼호넷을 지정한 이유에 대해서도 물어본 것뿐이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김세진은 수한과 이야기를 끝내고 퇴근이 아닌 청와대로 온 것이다.

“대통령께서 찾으십니다.”

아직 대통령의 업무가 끝나지 않은 관계로 청와대에 도착을 했어도 대기를 하고 있던 김세진 국정원장에게 청와대 비서관이 다가와 말을 하였다.

비서의 말을 들은 김세진 국정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따라갔다.

업무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윤재인 대통령은 집무실에서 그를 맞았다.

“어서 와요. 그래, 가셨던 일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윤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집무실로 들어서는 김세진 국정원장의 인사도 받기 전에 먼저 말을 걸었다.

그런 대통령의 질문에 인사도 하기 전 김세진 국정원장은 질문에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예, 부속을 주문하고 조립을 하려면 시간이 한 달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김세진 국정원장은 수한에게 들은 이야기 그대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였다.

“그래요? 파워슈트를 만드는 데 한 달이라……. 그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것입니까?”

“네, SA부대원의 숫자가 적어 여섯 대를 만드는 데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잘되었네요.”

“참! 그런데 정수한 박사가 이런 제안을 하였습니다.”

김세진 국정원장은 이야기를 하던 중 대통령에게 수한이 했던 제안에 관하여 이야기 하였다.

“어떤 제안 말입니까?”

윤재인 대통령은 수한이 제안을 할 때마다 대한민국에 큰 이익이 되었다는 것을 상기하고 물어보았다.

대통령은 정대한 회장을 만났을 때를 기억했다. 얼마 전 레이놀즈 국무장관과 협상을 하기 전 그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들을 생각하며 눈을 반짝였다.

“파워슈트를 지급하는 것도 지급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적응하기 위해선 SA라도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SA부대원들을 라이프 메디텍 보안대와 합동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어떻겠냐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합동 훈련이요?”

윤재인 대통령은 김세진 국정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비록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의 도움으로 큰 위기를 넘겼다고 하지만 그들은 민간인들이었다.

파워슈트라는 오버 테크놀로지로 인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윤재인 대통령은 수한의 제안이 조금은 의문이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의 실력이 저희가 양성하고 있는 SA부대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더욱이 그들의 출신이 북한의 특수부대 출신들이지 않습니까?”

김세진 국정원장은 수한이 한 제안이 결코 자신들에게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였기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을 설득하였다.

사실 윤재인 대통령도 처음 국정원장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바로 수락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마음 한편으로 민간인이 한 제안을 아무런 의심 없이 성큼 받아들인다는 것이 못내 자존심이 흔들렸다.

그랬기에 짐짓 반대하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이것을 곡해한 김세진 국정원장이 대통령의 말을 받아 설득을 하려는 것이었고 말이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설마 정 박사가 나쁜 제안을 했겠습니까? 내 SA부대장에게는 그렇게 말해 놓겠습니다.”

윤재인 대통령은 김세진 국정원장의 말에 마지못해 허락을 한다는 듯 그렇게 대답을 하였다.

그런 대통령의 모습에 대통령의 내심을 모르고 김세진 국정원장은 다행히 자신의 설득이 통했다고만 생각을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 다행이다.’

김세진 국정원장은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 국정원 직원 중에서도 SA부대처럼 훈련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 우리 요원도 아니, 해외에 파견 나가는 요원들만이라도 그들과 따로 훈련을 하면 도움이 될 것도 같은데…….’

SA부대가 수한의 제안으로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와 비밀훈련을 한다고 생각을 하자 김세진 국정원장은 조금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해마다 이름 없이 사라지는 국정원 요원들이 생각난 때문이다.

김세진은 수한에 대해 알면 알수록 뭔가 자신이 모르는 비밀이 더 있을 것만 같았다.

‘우리도 CIA나 NNSA처럼 내부에 특수부를 설치하는 것은 어떨까?’

국정원 내에 CIA를 모방해 5국을 만들기는 했지만 솔직히 5국은 대통령 직속 특수부대인 SA처럼 아직까지 제대로 부서를 만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그 활동도 미비했다.

그러니 SA가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와 비밀훈련을 한다고 하니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 한번 언급이나 해 봐야겠군!’

김세진 국정원장은 이참에 국정원도 확실하게 계선을 해 볼 생각을 하였다.

국내 문제와 북한의 문제에 국한되던 것을 벗어나 중국과 일본의 특수부대가 한국에 침투해 비밀 작전을 한 것처럼 국정원도 특수부대를 양성해 비밀작전을 하거나 SA부대와는 또 다른 의미의 보복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로 작정을 한 것이다.

그리고 국정원이 그런 힘을 가질 수 있는 길은 수한의 도움을 받는 길뿐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 ◈ ◈

커다란 실내 일단의 장년인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중국을 움직이는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상무위원들로서 중국 최고 권력자들이다.

사실 이들 상무위원들이 모두 모이는 이런 자리는 일 년에 몇 차례 없는 아주 중요한 행사 때만 모인다. 그런데 이번 모임은 정말이지 이례적인 일로 모인 것이다.

“리창준 국무원 총리 이번 한국의 사태를 어떻게 했으면 하나?”

국가 주석이자 공산당 총서기이며 군사위원회 주석인 중국 공산당 최고 권력자인 주진평은 차분한 음성으로 국무원 총리인 리창준에게 물었다.

총서기인 주진평의 질문에 리창준 총리가 대답을 하였다.

“한국이 이번에 미국으로부터 전투기를 들여온다고 하지만 그리 위협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차피 그들이 도입하려는 전투기는 스텔스 기능도 없는 기종이지 않습니까?”

리창준 총리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슈퍼호넷 전투기 200대를 구입하는 것에 별다른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것인지 차분하게 대답을 하였다.

확실히 슈퍼호넷이 좋은 전투기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2022년 중국은 말 많고 탈 많던 젠―20을 완성 후, 연말에는 젠―31까지 완성을 하였다.

미국의 전투기 개발 계획은 언제나 최고를 지향한다. 그렇다 보니 전투기의 생산 비용이 무척이나 높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최고의 전투기와, 그것을 보조하는 즉 하이급 전투기와 로우급 전투기의 이원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었다.

그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최고 성능의 하이급 전투기를 개발하다 보니 제공권 장악에 필요한 전투기의 숫자가 너무도 많아 생산 비용이 예산을 초과하게 되었다.

이때 하이급 전투기를 적정 수량을 보유하고, 부족한 숫자는 그보다 조금은 성능이 떨어지는 보편적인 전투기를 개발하게 되었는데 이를 로우급이라 한다.

이때 세계 최강의 스텔스 전투기 F―22렙터가 하이급에 속하며 F―35라이트닝2로 불리는 전투기가 로우급에 해당한다.

이는 중국도 비슷한 전략을 쓰는데, 이때 하이급은 젠―20이고 로우급 전투기가 젠―31이다.

그런데 중국은 이 두 스텔스 전투기를 재작년에 완성을 시키고 양산에 들어갔다.

세계에서 미국, 러시아 다음으로 세 번째로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성공을 한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아직 숫자는 부족하지만 한국이 새롭게 슈퍼호넷 200대를 교체한다고 해서 스텔스 전투기를 가지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그리 위협을 느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한국이 전투기 200대를 바로 교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기도 하였다.

“한국은 우리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문제라면 일본이 문제입니다.”

“일본?”

리창준 총리는 이야기를 하다 말고 한국보다는 일본이 문제란 언급을 하였다.

“일본은 자체적으로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는데, 들어온 정보에 의하면 이미 개발 완료되었고 조만간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미국으로부터 F―35전투기를 50대를 구입하기로 하였습니다.”

자리에 있던 상무위원들은 리창준 총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더욱이 일본은 센카쿠(조어도)를 두고 영토 분쟁을 하는 나라가 아닌가.

그런 일본이 자체적으로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한 것뿐 아니라 미국의 로우급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추가 구입을 한다고 하니 위협이 되는 것이다.

일본이 자국산 스텔스 전투기 외에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를 구매하려는 것은 아마도 자국산 스텔스 전투기의 양산이 되기까지 시일이 걸리니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해 F―35를 구매한 것으로 보였다.

물론 미국으로부터 F―35가 들어오기까지도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100% 자국 스텔스 전투기가 생산되기를 기다리는 시간보다는 적게 걸릴 것이 분명했다.

“우리도 젠―20과 젠―31의 생산량을 더 늘리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그렇다면 젠―20과 젠―31 중 어느 것을 더 늘리는 것이 좋겠나?”

주진평은 전국 인민 대표 대회 상무위원회 회장인 장거장의 말에 그렇게 물었다.

젠―20은 하이급으로 생산 비용이 젠―31보다 높았다.

물론 크기가 크다 보니 무장 정도가 젠―31보다 많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더군다나 덩치가 크다 보니 스텔스 기능은 로우급인 젠―31보다 좋지 못했다.

한마디로 작전 반경과 항속 거리를 빼고 젠―20이 젠―31보다 좋은 점이 없었다.

“아무래도 젠―31이 좋지 않겠습니까?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젠―20은 생산 비용이 높아 수량을 원하는 만큼 충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운용면에서도 젠―31이 활용하기 좋습니다.”

확실히 장거장의 말처럼 젠―20보다는 젠―31이 운용면에서 월등했다.

더욱이 젠―31은 이륙 거리가 짧다 보니 항공모함에서도 운영이 가능했다.

중국은 라오닝호를 비롯한 항공모함 네 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 건조중인 항공모함이 세 척이나 더 있었다.

그렇지만 항공모함 네 척에는 함상 전투기 보급이 완료되지 않았다.

이는 중국이 스텔스 전투기 젠―31를 개발 완료한 뒤 부족한 함상전투기를 젠―31로 대체하기 위해서다.

그런 계획을 세워 둔 중국인데 지금 장거장 상무위원은 부족한 함상전투기뿐 아니라 기존에 있던 함상전투기인 젠―15까지 모두 퇴역시키고, 항공모함의 모든 함재기를 스텔스 전투기인 젠―31로 교체하자는 말을 하는 것이다.

“예산은 충분한가?”

장거장 상무위원의 주장을 들은 주진평은 잠시 심사숙고를 하다 물었다.

국가주석이며 공산당 총서기에 군사위 주석인 주진평의 물음에 국무원 총리 리창준이 대답을 하였다.

“예산은 충분합니다. 다만 몇 가지 추진중인 사업을 중단을 해야 합니다.”

리창준 총리의 대답에 주진평의 인상이 구겨졌다.

어떤 프로젝트가 중단되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엉뚱한 일로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가는 길목에 발목을 잡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 때문이다.

“급한 것이 아니면 잠시 보류하도록! 우선 조어도를 두고 분쟁을 하고 있는 일본이 공군 전력을 더욱 확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장거장 상무위원의 주장대로 우리도 스텔스 전투기를 더욱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소.”

주진평은 장거장의 말대로 일본이 스텔스 전투기를 확보하는 것은 위협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의 말에 힘을 실어 주게 되었다.

그리고 장거장의 주장대로 젠―31을 더욱 많이 생산을 한다면 그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왜 그런가 하면 젠―31을 생산하는 심양비기공업 집단의 지분을 그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전투기를 생산하면 할수록 그의 주머니에 돈이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이익에 관해서는 아무리 그가 중국 최고 권력자라고 해도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상무위원 중 한 명이 자신의 주머니를 채워 주겠다 하고 있으니 기껍지 않을 수가 없었다.

중국의 상무위원들은 최고 권력자들이면서도 서로 상대를 언제나 견제를 해야 하기에 국가 주석이라도 쉽게 어떤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중국을 주도하는 3대계파인 공청단, 태자당, 상하이방 이 3계파 중 현재 권력을 잡고 있는 곳은 태자당이다.

그렇다고 태자당이 모든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은 아니고, 상무위원을 구성하는 자리 중 네 개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발로 전해진 동북아시아 군비 경쟁 속에서도 중국 권력자들은 각자 자신들의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다.

◈ ◈ ◈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에 거대한 저택이 자리하고 있었다.

저택은 마치 시간이 정지해 있는 듯 무척이나 고풍스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저택 내부에는 잘 가꿔진 정원도 있고, 또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지만 커다란 빈터도 자리하고 있었다.

더욱이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풍수지리를 따라 지은 건물인지 일본식 건물임에도 자연과 잘 어울리고 있었다.

다만 높게 솟은 천수각(天守閣)이 주변 풍경을 압도하는 모습이 저택주인의 위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저택의 깊은 심처 누군가 심각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카야마!”

“하이!”

“일을 실패했다고?”

다다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오카야마 신이치 신 일본총리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처분을 기다리는 듯 조용히 고개를 조아렸다.

그런 오카야마 총리의 모습에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산케다 다이고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오카야마 총리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동북아시아 정황과 일본 내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 이곳에 불려 왔다.

일본 권력의 정점에 있는 총리와 집권당 간사장을 한꺼번에 불러들인 인물은 실내의 공간을 나뉜 발 너머에 앉아 이들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뭐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아무런 억양도 없이 마치 기계의 작동 소리처럼 딱딱한 억양으로 묻고 있었다.

“저희의 준비가 미숙하여 작전을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할 말이 없습니다.”

오카야마 총리는 그저 자신들의 준비 불찰로 작전이 실패했다는 말을 할 뿐이다.

솔직히 한국에서의 작전 실패에 대한 책임은 오카야마 총리에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전임 총리 밑에 있던 NNSA의 수장인 사이고 다카모리의 잘못이었다.

그의 잘못으로 작전이 실패하면서 한국정부가 일본의 특수부대가 자국 내에서 비밀 작전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문제는 한일 양국의 외교 문제로 비화되었는데, 가뜩이나 2000년대 이후 일본 총리들의 야스쿠니 참배와 참의원들의 망언, 그리고 독도를 싼 영토분쟁으로 인해 양국은 동맹이라고 말을 할 수 있을지도 의심이 갈 정도로 감정이 좋지 못했다.

물론 그건 정부와 정치인들, 그리고 일부 극우주의자들로 인한 현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일본의 특수부대가 한국의 전략물자를 탈취하기 위해 테러를 자행하다 미수로 그친 일로 인해 이제는 외교 단절을 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었다.

일본은 한국과 단절을 하는 것이 외교적으로 또 작전을 벌이던 닌자대 대원들이 생포된 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될 수밖에 없었다.

동맹국에 특수부대를 파견해 비밀을 탈취해 오는 일은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다만 들켰을 때 그 파장이 크기에 최대한 조심을 하고 만약 실패했을 때 정체를 숨기기 위해 모두 옥쇄를 하였다.

그렇지 않는 이들을 처리하기 위해 CIA는 생포된 요원을 처리하기 위한 특수부대로 처리팀이 따로 운영한다.

물론 이번에는 일본의 닌자대뿐 아니라 중국의 흑검 그리고 CIA처리팀도 같이 생포가 되었지만 아무튼 그 문제로 총리가 물러나고 새롭게 오카야마가 총리가 되었다.

한국이 어떻게 알았는지 닌자대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밝혀내는 바람에 일본으로써는 발뺌을 할 수도 없었기에 벌어진 일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일본은 끝까지 오리발을 내밀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

사실 한국정부가 닌자대의 정체를 밝혀낸 것은 전적으로 수한과 지킴이들의 정보력 때문이다.

다만 정체를 드러낼 수 없는 지킴이들이기에 CIA와 협상을 하였다.

함께 붙잡힌 처리팀을 풀어 주는 대신 닌자대와 흑검들에 대한 정보를 국정원이 넘겨받았다.

다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들에게 한국의 정보력을 들키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그런 복잡한 작업과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 일을 꾸몄다.

그것은 정확하게 들어맞아 일본 정부, 한국 정부에서 어떻게 닌자대의 정체를 밝혀냈는지 의문하면서도 한국정부의 정보 수집 능력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아무튼 일본 신임 총리와 집권당 간사장을 불러들인 의문의 존재는 오카야마 총리의 대답을 듣고 잠시 침묵을 하다 다른 것을 물었다.

“그런데 굳이 미국의 전투기를 들여올 필요가 있었나?”

군 전략에 간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것인지 이번에 일본이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이 방일했을 때 한 몇 가지 협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일본은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한해 한국정부에 대규모 전투기판매에 대한 협상을 하였으며, 그 반대급부로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라이센스를 팔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뿐 아니라 한국은 대양해군을 꿈꾸며 항공모함까지 구입을 하였다는 것을 들었다.

일본은 한국군 전력 중 육군은 막강 하나 섬나라인 자국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한국 해군이나 공군전력은 자신들이 월등하다는 판단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렇지만 한국이 항공모함을 가지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항공모함이란 것은 단순한 한 척의 배가 아니다.

충분히 전쟁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는 장비인 것이다.

비록 한국군이 일본에 비해 전투기 전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들은 우수한 미사일 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플러스, 마이너스 해서 결과 값은 제로 인 것이다.

그렇게 따지만 한국보다는 일본이 조금 더 손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카야마 총리나 일본정부 관료들은 자신들도 항공모함 전력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함재기를 스텔스 전투기인 F―35로 결정하고 50대를 구매 계약을 한 것이다.

일본이 보유한 유일의 항공모함인 야마토(大和)의 함재기를 F―35로 교체를 함으로써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 우선 투입을 한다는 계획이다.

사실 일본은 한국이 항공모함을 가지게 되는 것이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그대로 걱정은 하지 않았다.

아무리 항공모함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함재기가 한국은 슈퍼호넷으로 스텔스 기능이 없었다.

그에 비해 야마토의 함재기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였으니 걱정이 없는 것이다.

다만 센카쿠를 두고 영토 분쟁을 하고 있는 중국만은 달랐다.

그들은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 완료하고 이미 2년 전부터 양산에 들어간 상태다.

더군다나 중국은 현재 네 척의 항공모함을 운영 중이며 세 척이 건조 중에 있었다.

함재기로도 스텔스 전투기인 젠―31을 개발해 양산하고 있으니 한국보단 중국이 일본에 더 위협적인 것이 맞았다.

물론 일본이 개발한 6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심신이 배치 완료가 되는 2028년이면 재래식 전력만으로는 중국에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어차피 핵이라는 것은 함부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기에 충분히 대응 가능했다.

뭐 여차하면 자신들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일본은 자신들의 최고 난적은 중국이라 판단했기에 보다 빠른 전력 향상을 위해 미국으로부터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구입한 것이다.

이런 일본의 전략을 보고하는 오카야마의 이마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만큼 그가 긴장을 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사실 이곳 저택의 주인은 무척이나 무서운 사람이었다.

그 태생부터 남다른 존재였다.

천왕이 일본의 살아 있는 신이라면 발 뒤에 있는 존재는 일본의 또 다른 신이었다.

대외적으로 일왕은 한 명이다. 그렇지만 일본 권력의 정점에 있는 존재들은 알고 있었다.

일본에 또 다른 일왕이 있음을 말이다.

아라가미(荒神). 거칠고 흉폭한 신. 일왕이 밝고 온화한 신의 모습이라면 이 아라가미는 신의 또 다른 모습인 것이다.

이런 아라가미의 존재를 아는 이도 일본 내 얼마 없었고, 또 정체를 알고 있는 이도 극소수일 뿐이다.

그저 황족 중 누군가라고만 인식할 뿐.

아무튼 오카야마 총리는 아라가미에게 향후 일본의 대응에 대하여 보고를 하면서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자신 이전 총리의 최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름을 먹칠한 그와, 전 NNSA수장 사이고 다카모리의 최후는 정말로 비참했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그들은 아라카미의 명으로 마루타가 되어 자신들의 과오를 씻는 최후를 맞았다.

말이 좋아 과오를 씻었다고 표현한 것이지 마루타가 되어 그들에게 행해진 생체 실험은 정말로 끔찍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렇단 말이지? 그럼 조금 더 늘려라! 그리고 무사시와 시나노의 취역을 앞당겨라!”

은막 뒤에서 아라가미는 격앙된 말투로 2차 대전 당시 사상 최대의 전함인 야마토의 자매함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지시를 내렸다.

확실히 이들은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사용하던 함선의 이름을 그대로 계승해 해군 군함명으로 사용 중이다.

일본의 유일 핵추진 항공모함(CVN―1)의 함명을 야마토로 하는 것만 봐도 이들이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었다.

대한민국이 미국으로부터 전투기와 항공모함을 사들이는 것으로 시작해, 일본과 중국도 그것을 핑계로 군 전력 확충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그들만의 욕심을 숨기며 동북아시아를 중동에 이어 또 다른 화약고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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