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58화 (58/118)

7. 도약을 위한 준비

잠시 오전 청와대에서 대통령과의 면담을 하던 것을 회상하던 정대한은 지긋이 손자인 수한을 쳐다보았다.

해 준 것도 별로 없는데 18년 만에 실종되었다가 나타나 흔들리던 그룹을 반석에 올렸다.

뿐만 아니라 자칫했으면 사활을 걸고 시도하던 프로젝트가 일신그룹의 방해로 공중분해가 될 뻔도 하였다.

만약 그렇게 되었더라면 아무리 재계서열 20위권의 거대 그룹인 천하그룹이라고 해도 상당한 타격을 입어 복귀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방해에도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룹을 음해하려던 일신그룹에 역공을 펼쳐 그들을 무너뜨렸다.

현재 그 일로 대한민국 증권가가 태풍의 눈마냥 널뛰기를 하는 가운데 수한의 기지로 오히려 일신을 잡아먹고 천하가 커지고 있었다.

사전에 준비를 하였기에 매머드 급인 일신이었지만 큰 어려움은 없었다.

천하그룹의 한계를 알고 수용할 수 있는 부분만 취하고 나머지는 관망을 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일신그룹은 현재 내우외환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중요한 프로젝트의 실패로 주가가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그에 더해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나온 불법 로비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부도덕한 기업으로 국민들에게 낙인이 찍히고 말았다.

그런 처지에 일가가 국가 전략물자를 외국으로 빼돌리다가 국정원에 잡혔다.

국정원은 그 사건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를 하였다.

이 때문에 일신그룹은 프로젝트 실패로 인한 부담을 근근이 막고 있던 차에 이 엄청난 사건이 터지면서 공중분해가 되고 말았다.

일신그룹은 각종 정부기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업무가 올 스톱이 되고 말았다.

사주의 차남이 주동이 되어 일본에 자사의 기술도 아니고 타사의 제품을 정치적 로비로 확보한 뒤 팔아넘긴 사건이었는데, 더욱이 그 물건은 국가에서 전략물자로 수출이 불가능한 제품이었다.

만약 이것이 적성국가에 넘어가게 되면 대한민국 안보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는 물건이라 그렇게 지정한 것인데, 일신그룹 회장의 차남이 일본에 팔아넘기는 아니, 연구소에 있던 물건을 훔쳐 넘긴 것이다.

다행히도 사전에 국정원에서 이러한 정황을 포착하고 외국으로 넘어가기 전에 회수를 하였다.

다만 사전에 정보를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난당한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 다섯 대 중 두 개는 끝내 회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눈앞에 있는 손자가 돌아오고 가족은 물론이고 회사마저 탄탄대로에 올라서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걸리는 정대한 회장이었다.

“할아버지 도대체 무슨 일이시기에 보고만 있으신 것이에요.”

수한은 자신을 찾았으면서도 정작 말은 하지 않고 쳐다만 보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답답하다는 듯 물었다.

정대한은 그런 손자의 모습에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였다.

“오늘 오전에 청와대에 들어갔다.”

밑도 끝도 없이 청와대에 다녀왔다는 정대한의 말에 수한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수한을 보며 정대한은 청와대, 대통령을 면담하고 나눈 이야기를 수한에게 들려주었다.

“얼마 전 수송 차량을 습격을 받은 것을 물리친 것이 국정원과 군이 아니라 네 회사의 보안대가 막은 것이라 하던데, 그 말이 사실이냐?”

정대한은 은근슬쩍 그 사건을 막은 것이 네가 한 일이냐 물은 것이다.

그런 정대한의 질문에 수한은 대답 대신 미소로 답을 하였다.

이미 정대한이 모든 것을 알고 온 것이란 걸 깨닫고 말을 하기보단 행동으로 뜻을 밝혔다.

그런 수한의 모습에 앞에 앉아 있는 손자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똑똑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정대한이었다.

“그럼 정말로 네 회상의 보안대원들이 입고 있던 것이 파워슈트고 그것을 만든 게 너란 말이냐?”

정대한은 대통령과 면담을 할 때 파워슈트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그것을 만든 사람이 수한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그저 수한이 주인으로 있는 라이프 메디텍이란 회사에서 만들었을 것이란 말만 들었다.

그런 대통령의 말에 정대한은 회사가 파워슈트를 만들었을 것이란 생각보단, 자신의 손자 정수한이 만들었을 것이라 짐작을 하고 그렇게 물어봤다.

한편 수한은 할아버지인 정대한의 이야기를 듣고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미 리철명에게 보고를 받았기에 당시 군인으로 보이던 사내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그가 한 행동이 뭔가 마음에 걸렸는데, 그의 보고가 아마도 대통령의 귀에 들어갔는가 보다.

이런 생각을 한 수한은 고개를 끄덕이면 정대한의 질문에 답을 하였다.

“맞아요. 제가 만든 것 맞아요.”

수한이 바로 자신의 말에 수긍을 하자 정대한은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 놀라움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정대한이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것이 아니었다.

수한이 파워슈트를 만들었는지 정작 중요하지 않았다.

사실 오늘 수한을 찾은 것은 대통령인 윤재인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다.

“그럼 내 말하기 편하겠구나! 대통령께서는 극비리에 특수부대를 구상하고 계시다고 한다.”

정대한이 은근하게 말을 꺼내자 수한의 머릿속에 리철명이 했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예, 그런데요?”

“그런데 이번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가 파워슈트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되시고, 그것이 대통령이 구상하는 특수부대에 있었으면 한다고 하더구나.”

정대한은 이야기를 하면서 손자의 표정을 살폈다.

그도 말을 전하면서 얼굴이 뜨거워졌다.

아무리 손자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의 부탁을 대신 전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그런 정대한의 모습에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게 대답을 할 수도 없는 문제다.

대통령이 그런 부탁을 할아버지에게 했다는 것은 자신이 부탁을 들어주면 어느 정도 보상이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보복도 있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호인인 사람이라도 대통령이다.

말이 부탁이지 그것은 명령이라고 봐도 되는 소리다.

그러니 대통령의 말을 전달하는 정대한의 입장에서 최대한 일이 성사가 되게 노력을 하는 것이다.

할아버지의 처지를 잘 알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수한은 파워슈트를 최대한 늦게 선보일 생각이었다.

아직 미국이 세상에 알리지 않은 것을 대한민국에서 먼저 출시를 한다면 어떻게든 문제가 일어날 것이란 것을 빤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막말로 이번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의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이론적 개념만 잡혀 있는 물건이 실제로 그리 그 분야에 발달하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제품이 나왔기에 그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더욱이 파워슈트는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처럼 방어 개념의 무기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큰 사건을 몰고 올 것이 분명했기에 수한은 최대한 늦게, 미국이 발표를 하기까지 숨기고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이 그것을 알고 있으니 어떻게든 대통령의 부탁 아닌 부탁을 들어줘야만 할 수밖에 없다.

“설마 저나 할아버지에게 무상으로 군에 보급하라는 것은 아니겠지요?”

수한은 어느 정도 마음을 정리하고 그렇게 물었다.

어차피 대통령이 그렇게 말을 했으니 군에 보급은 하겠지만 그렇다고 손해를 보면서까지 해 줄 생각은 없었다.

그렇기에 할아버지인 정대한에게 그렇게 물어본 것이다.

“그건 네 말대로 무상으로 할 수는 없지. 우린 장사꾼이니……. 대통령께는 정당한 가격을 지급하면 네게 말해 본다고 하였다. 그러니 너도 적당한 이윤을 받고 군에 납품을 하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그래, 네가 그걸 보급해 준다면 네 사촌 형도 좋아할 거다.”

“사촌 형님이요?”

수한은 생각지도 않은 사촌 형이란 정대한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이 파워슈트를 군에 보급하는 것과 자신의 사촌 형이 좋아하는 것이 무슨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수한의 모습에 정대한은 수한이 아직까지 사촌 형님 정수용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네 큰아버지 명국의 차남이 군인이라는 것은 너도 들었을 것이다.”

“예, 큰아버지께 들었습니다. 장교로 임관하셨다는 소리는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래, 나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네 사촌 형이 바로 그 특수부대 지휘관이라고 하더구나.”

“뭐라고요? 그게 사실이에요?”

수한은 할아버지의 말에 깜짝 놀랐다.

방금 그 말은 리철명이 말했던 파워슈트에 관심을 보이던 군 장교가 바로 자신의 사촌 형이라는 소리였다.

그러면서 그의 머릿속에 뭔가 그림이 떠올랐다.

‘아!’

수한도 18년 만에 정씨 집안에 돌아와 종가에 들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정씨 집안이 결코 평범한 집안이 아님을 알게 되기도 했다.

정씨 집안의 선조들은 고려 무신정변 시절에 권력의 중심에 접근하게 되었고, 그때를 기반으로 일가를 이루었다.

조선시대에 와서 정씨 집안은 조선의 문관 우대 정책으로 인해 가세가 이전만 못하게 줄었어도 무반(武班)으로서 자리를 굳혔다.

그러다 보니 현대에 들어와서도 정씨 집안 혈족들은 간간히 군문에 들어가는 이들이 있었고, 정대한의 장남 정명국의 차남인 정수용도 군에 투신을 하였다.

어려서부터 가전 무학으로 단련한 정수용이었기에 군에 들어가서도 특수부대에 지원을 하여 혁혁한 공을 세우며 승승장구하였고, 그러한 경력이 쌓여 윤재인 대통령이 구상하는 SA부대의 부대장으로 임명이 된 것이다.

SA는 철저히 실력으로만 구성된 특수부대로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적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설립이 되었다.

그렇다 보니 가족에게도 알릴 수가 없었다.

모든 것이 극비이기에 가족에게까지 자신이 어떤 부대에 있는지 알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대한조차 대통령을 만나기 전까진 자신의 손자가 어느 부대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 오전 대통령과 면담을 하고 나오면서 군에 있어야 하는 손자를 청와대에서 보게 되었다.

처음 손자가 청와대에 와 있는 것이 의아해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 손자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청와대를 나오면서 함구하기로 약속을 하였다.

그런데 수한에게 파워슈트를 군에 보급하는 문제로 이야기를 하다 수한의 말에 너무도 기분이 좋아 자신도 모르게 실수를 하게 되었다.

다만 어차피 수한이 파워슈트를 군에 보급을 하다 보면 그 비밀부대와 접촉을 하게 되니 어느 정도 알게 될 것이란 생각을 하고 마음을 놓았다.

사실 자신도 모르게 비밀을 흘리게 된 것이라 정대한도 말을 하고 아차,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이런, 이건 어디 가서 말을 하면 안 된다. 할애비 큰일 난다.”

“하하, 알겠습니다. 어디 가서 이야기하지 않을게요. 안심하세요.”

정대한의 너스레에 수한도 장단을 맞춰 주었다.

“그래, 그런데 네가 연구하고 있는 인공지능이란 것은 잘되어 가고 있느냐?”

정대한은 문득 차남인 천하 디펜스 회장 명환의 말이 기억나 물었다.

천하 컨소시엄에서 완성한 대한민국의 차세대 주력전차인 백호에 결함이 있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연구한다는 말에 당시 참으로 많이 놀랐다.

인공지능이란 것은 인간이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만큼이나 오래된 도전 과제 중 하나이다.

물론 하늘은 나는 것은 비행기를 만들면서 하늘을 나는 꿈은 정복을 하였다.

그렇지만 인공적으로 사람처럼 사고를 하는 물체를 창조하는 일은 아직까지 진척이 더뎠다.

세계 유수의 석학들과 유명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연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인정할 정도의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간단한 질문 정도는 대답할 수 있는 정도의 인공지능을 완성하기는 했지만 그 수준이 너무도 낮아 아직까지 제대로 된 인공지능이 만들어졌다는 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공지능 연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손자가 그런 연구를 한다고 하니 관심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들리는 정보에 의하면 상당한 수준이라고 하였다.

아직까지 조금 미흡한 구석은 있지만 여느 연구기관에서 발표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보단 월등하다는 것이다.

질문에 대한 답은 물론이고, 그와 연관된 질문과, 또 스스로 의문이 드는 것을 대화 상대에게 질문을 하면서 학습을 한다고 들었다.

다만 부족한 것은 그 반응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인간으로 치면 6―7세 정도의 유치원생 정도의 지능을 갖췄다는 판단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대한은 속으로 놀라면서도 한없이 기뻤다.

손자의 잘남은 그 집안 수장인 그의 자랑이기도 했다.

◈ ◈ ◈

“각하, 그런데 파워슈트를 SA에 보급을 하기 위해선 예산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십니까?”

김세진 국정원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 국정원장의 질문에 윤재인 대통령도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SA부대장의 말에 자신도 흥분을 해서 일을 추진하기는 했지만 막상 파워슈트를 구입하기 위해 예산을 마련하는 일이 막막하였다.

“하,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윤재인 대통령도 사실 이 예산 문제만큼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대통령이 예산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김세진 국정원장이 은근한 말로 물었다.

“각하, 이건 어떻습니까?”

“뭐 말이오?”

“국정원에 천하 컨소시엄에 관한 정보가 들어왔는데, 천하 컨소시엄에서 기존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의 다운 그레이드를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윤재인 대통령은 그게 지금 SA부대의 파워슈트 보급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물어보았다.

“다운 그레이드 된 플라즈마 실드는 기존의 반구 형태가 아니라 커다란 벽 모양이라고 합니다.”

“그래요? 그런데요? 그것과 예산을 모집하는 것과 어떤 연관이 있다는 말입니까?”

이야기를 들어도 전혀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는 윤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지금 김세진 국정원장이 하려는 이야기의 핵심을 알 수가 없어 답답했다.

그런 대통령의 모습에 김세진 국정원장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을 하였다.

“각하, 이번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 탈취 미수 사건은 앞으로도 그와 비슷한 유형의 사건이 또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저들은 끝까지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와는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미국은 다릅니다. 동맹이지만 미국은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그것을 자신들이 쓸 수 있게 수를 만들 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절대로 미국의 그런 행동을 막을 힘이 없습니다.”

김세진 원장은 진지한 목소리로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의 현실과 미국의 앞으로의 행동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그건 윤재인 대통령도 잘 알고 있었다.

분위기가 침체되어 가고 있는 중 김세진 원장은 급기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본론을 꺼냈다.

“어차피 언젠가는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니…….”

김세진 국정원장은 잠시 하던 말을 멈추고 대통령을 다시 한 번 본 뒤 말을 이었다.

“이번에 천하 컨소시엄에서 다운 그레이드 한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수출하는 것입니다.”

“뭐라고요?”

윤재인 대통령은 김세진 국정원장의 말에 깜짝 놀랐다.

국가 전략물자인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아무리 다운 그레이드 했다고 하지만 그것을 수출하자는 말에 놀란 것이다.

“미국에 그것을 수출하게 된다면 다른 나라들이 가만있겠습니까? 그들도 너도나도 달라고 할 것입니다.”

“물론 공개적으로 한다면 그렇겠지만 그것을 비밀리에 교섭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미국도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가 다른 나라에 풀리는 것을 달갑게 생각지는 않을 것입니다.”

윤재인 대통령은 김세진 국정원장의 말에 잠시 생각을 하다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절대로 그것이 다른 나라에 많이 퍼지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인 것처럼, 플라즈마 실드라는 최첨단의 방어 설비를 자국만 가지고 있으면 좋을 것이다. 하나 미국은 그것을 개발하지 못했고, 그것을 개발한 나라는 자국과 동맹국인 한국이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동맹이라고 하지만 국가 전략에 중요한 물건인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그것을 탈취하기 위해 미국은 특수부대를 동맹국에 침투시켰다.

물론 외형적으로야 동맹국에 적성국가의 특수부대가 침투하였기에 지원을 한다는 핑계였지만, 결과적으로 그들 또한 다른 나라들처럼 대한민국이 가진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노렸다.

물론 실패를 하였기에 목적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동맹국이라고 미국은 절대로 그냥 두지 않는다.

자국의 전략적 우위를 지키기 위해 자신들보다 나은 장비를 가지고 있는 나라를 미국은 절대로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김세진 국정원장의 말처럼 다운 그레이드 된 것을 미국에 공급을 하든, 아니면 가지고 있는 물건을 폐기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나을 터였다.

이런 생각은 비단 이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본 모습을 알고 있었다.

그들의 양면성을 알기에 동맹국은 동맹국대로 미국을 견제하는 나라들은 나라들대로 미국을 주의하였다.

“이번에 잡힌 CIA 처리팀의 일도 논의를 해야 하니 제가 한 번 그들과 협상을 해 보겠습니다.”

“국장이 직접 나선다는 것입니까?”

“아무래도 사안이 사안이니 제가 직접 움직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SA문제도 있고 하니…….”

김세진 국정원장은 그렇게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었다.

사실 SA부대의 완성은 윤재인 대통령보다 그가 더욱 바라는 것이다.

한 해에도 국정원 요원들이 수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나라의 힘이 약해서 그들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해 줄 수 없고, 또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 줄 수도 없었다.

김세진 국정원장은 현장에 있을 때 그러한 생각을 많이 했었다.

현장 요원으로서 유일하게 정치적 관계와 상관없이 임명이 된 사람이 바로 김세진이었다.

그렇다 보니 현장 요원이었을 때의 억울함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싫어서 대통령께 건의하여 SA부대를 창설하게 만들었다.

그러니 SA부대의 완성에 꼭 필요하다고 판단이 된 파워슈트를 어떻게든 그들에게 지급을 할 수 있게 재원을 마련하려는 생각에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천하 컨소시엄의 다운 그레이드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언급하였다.

“알겠소. 그럼 그건 원장이 알아서 해결을 하세요.”

윤재인 대통령도 김세진 국정원장의 눈을 보며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했는지 짐작을 하자 허락을 하였다.

◈ ◈ ◈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1번지. 사람들은 그곳을 화이트 하우스라 부른다.

백악관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정책이 수립되는 곳. 이곳 백악관이 늦은 시간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국장! 이게 사실인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은 현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리고 있었다.

이 늦은 시각 NSC가 열리게 된 원인은 다름 아닌 CIA가 동맹인 한국에서 비밀작전을 하다가 붙잡혔기 때문이다.

CIA와 같은 요원들은 원칙적으로 정부의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신분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번 문제는 좀 특이한 경우였기에 한국의 정보부인 국정원에 붙잡힌 마커스의 팀은 공식적으로 미국 요원이란 신분이 있었다.

CIA 처리팀 중 하나인 마커스의 팀은 한국 국정원의 요청으로 공식적으로 들어온 미국 요원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침투한 중국 MMS의 특수팀인 흑검들을 상대하기 위해 국정원이 CIA에 도움을 요청해 들어왔기 때문에 그들의 기록이 정식으로 남아 있던 것이다.

그렇게 공식적으로 들어왔던 마커스의 팀이 한국의 전략물자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노렸던 것은 한국의 정보부인 국정원의 능력을 너무 쉽게 보았기 때문이다.

아니, CIA는 국정원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을 하고 있었다.

다만 그들이 생각지 못했던 것은 판을 벌였던 주체가 국정원이 아니라 수한이었다는 것이다.

수한과 한반도를 수호하는 단체인 지킴이들이 판을 짜고 민족을 배신하고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일신그룹 일가를 뒤흔들기 위해 판 함정에 중국과 일본의 정보부서들이 끼어들었다.

물론 함정을 판 수한과 지킴이 회원들 그리고 곁다리로 참여한 국정원은 이들의 존재를 그들이 침투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기에 지켜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곳에 자신들의 실력과 장비의 우수성만 믿고 뛰어든 미국의 방심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할 말이 없습니다.”

CIA국장은 정말이지 대통령의 질문에 할 말이 없었다.

자신의 직속부하가 실수를 하여 국제 정보조직 중에서 한참이나 떨어지는 한국의 국정원에 노출이, 아니, 작전을 하다 붙잡혔다는 사실에 어떤 변명을 하여도 사실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뭐요? 동맹국에서 정말로 비밀작전을 했다는 말이오? 그것도 암살을 전문으로 하는 팀을 보내서 말이오? 설마 국장은 미친 것 아니오?”

설마 하는 생각에 질문을 한 것이었는데, 대답을 하는 CIA국장의 대답에 어처구니가 없었다.

초강대국 미국의 46대 대통령인 존 슈왈츠는 너무도 기가 막혔다.

물론 그도 미국이 올바른 방법으로만 세계 경영을 한 것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었고, CIA의 작전이 비인간적인 면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작전을 하더라도 들키지 말아야 하며, 들키더라도 정체를 들키지 말아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 때문에 언제나 자신들의 봉이었던 한국의 대통령에게 한소리를 들었다.

존 슈왈츠로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아무리 욕심이 나더라도 그렇지…….”

존 슈왈츠는 말을 하다 말고 혈압이 오르는 것인지 뒷목을 잡고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윽!”

“프레지던트!”

대통령이 쓰러지자 주변에 있던 NSC위원들이 소리치며 쓰러진 대통령 주위로 모여들었다.

“닥터! 닥터!”

누군가는 의사를 부르려 고함을 질렀다.

그런 소란이 일자 연락을 받고 달려온 주치의가 뒷목을 잡고 의자에 앉아 있는 존 슈왈츠 대통령의 몸을 살폈다.

“프레지던트! 더 불편한 곳은 없습니까?”

의사는 아직 의식이 있는 존 슈왈츠를 살피며 물었다.

그런 의사의 질문에 존 슈왈츠는 자신은 괜찮다는 손짓을 해 보였다.

그렇지만 의사는 계속해서 손전등을 이용해 대통령의 눈동자를 살피기도 하고, 또 청진기를 이용해 심박수를 체크하였다.

한참을 살피던 주치의는 팔뚝에 주사를 놓았다.

“프레지던트 심신이 불안정 합니다. 조금 쉬시기 바랍니다. 제가 안정제를 놔 드릴 것이니 1―2시간 정도 휴식을 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주치의도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백악관 주치의로 근무를 한 것도 수년째인 그이기에 현재 이곳에서 안보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안보회의 중 대통령이 흥분해 쓰러졌다는 것은 뭔가 자신이 모르는 큰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평소 혈압이 높은 편인 존 슈왈츠 대통령이다 보니 주치의로서 그는 휴식을 할 것을 처방할 수밖에 없었다.

주치의가 권한 휴식에 NSC는 잠시 휴식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대통령이 쓰러졌으니 어쩔 수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물론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이 그 임무를 대행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런 정도의 사건은 아니었기에 잠시 휴식을 하기로 하였다.

두 시간 흐르고 NSC는 다시 열렸다.

그만큼 NSC가 중요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몸이 좀 불편하다고 중간에 흐지부지하게 끝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두 시간이 흐르는 동안 뭔가 상황의 변화가 있는 것인지 좀 전까지만 해도 죽을상이던 CIA국장의 표정이 많이 밝아져 있었다.

“프레지던트!”

“뭔가?”

아직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것인지 대답을 하는 중에도 존 슈왈츠 대통령은 뒷목을 손으로 주무르며 말을 하였다.

그런 대통령의 대답에도 국장은 뭔가를 대통령에게 넘겼다.

“이것을 좀 보십시오.”

“뭔데 이것을 보라는 것인가?”

“한국에서 날아온 긴급 전문입니다.”

“뭐?”

한국에서 긴급으로 온 전문이라는 말에 존 슈왈츠 대통령은 테이블에 벗어 두었던 안경을 쓰고 넘겨받은 전문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전문을 읽던 그의 표정이 놀람으로 바뀌었다.

“이게 사실인가? 그들이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판매를 하겠다는 것이 말이야?”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론 국장을 돌아보며 질문을 하는 존 슈왈츠 대통령이다.

그런 대통령의 모습에 조금 전 쥐구멍을 찾을 것만 같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대답을 하는 말론 국장이었다.

“저희가 실수를 하기는 하였지만 한국의 입장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입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린가?”

존 슈왈츠 대통령은 말론 국장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대통령의 물음에 말론 국장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였다.

“이번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두고 벌어졌던 사건에는 저희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을 둘러싼 러시아, 중국, 일본 네 개 국 중 러시아를 뺀 세 개 국이 있습니다. 이번 일로 한국은 주변국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입장입니다. 더욱이 플라즈마 실드는 단순한 무기가 아닙니다. 생각하기에 따라 굉장한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말론 국장은 말을 하면서도 은근하게 자신이 무엇 때문에 동맹국에 비밀작전을 지시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역설하고 있었다.

객관적으로 그의 말을 살펴보면 말도 되지 않는 변명에 불과하지만 현재 그의 말을 듣는 이들은 모두 미국의 이익을 위해 모인 이들이다.

그러니 그의 어처구니없는 변명도 이 순간에는 통하고 있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한국은 동북아에서 고립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으로서는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저희 미국을 동반자로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과 가깝지만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입니다. 한국과는 이념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더욱 손을 잡을 수 없는 것이 한국입니다. 한국과 일본을 사이에 둔 내해의 지명을 두고 동해와 일본해를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독도라는 섬을 두고도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관해서 일본은 시종일관 부인하고 있는 대다 교과서까지 왜곡을 하여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국의 입장에선 그런 일본은 믿을 수 없는 나라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의 입장에서 자신들을 편을 들어 줄 나라로 저희 미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말론의 이야기가 계속되자 작전 실패로 인한 문제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아니, 작전 실패에 대한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한국은 어쩔 수 없이 자신들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NSC위원들의 생각에 불을 지른 것은 문제를 야기한 CIA국장 말론이다.

교묘한 말장난으로 자신의 과오를 덮고 있었다.

“그럼 여기 한국의 전문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나?”

대통령이 들고 있는 전문의 내용에 한국이 전략물자로 분류한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미국에 판매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니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물어본 것이다.

대통령의 질문에 국방장관 리지 오스왈드가 대답을 하였다.

“무조건 받아들여야 합니다. 현재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는 저희 미국에 절실히 필요한 물건입니다.”

국방장관인 리지 오스왈도는 현재 미군에 한국이 개발한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가 절실히 필요함을 역설했다.

현재 미국은 많은 분쟁국가에 자국 군인들을 파병하였다.

그중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벌어진 테러 집단과의 전투는 많은 미군들이 희생이 되고 있었다.

자살 폭탄 테러는 물론이고, 임시도로에 설치된 사제폭탄이나 전투 중 죽은 미군 병사들을 이용한 부비트랩에 의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었다.

아무리 예방을 하여도 순찰 도중 벌어지는 기습공격에 미군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다.

그런데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획기적인 아이템이다.

그러니 리지 장관으로서는 한국이 미군에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판매하겠다고 하자 얼른 그것을 구입하자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리지 장관의 말을 반박하는 사람이 있었다.

“굳이 그것을 우리가 구입할 필요가 있습니까?”

“그게 무슨 소립니까? 리노 장관은 전장에서 죽어 가는 젊은이들은 생각지도 않습니까?”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의 말에 리지 국방장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초강대국 미국의 국무를 책임지는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은 예산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국이 제안한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의 가격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동안 국방부에서 플라즈마 실드를 연구하기 위해 가져간 예산만 해도 수천억 달러가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군대가 사용하는 예산만 해도 어마어마한 상태다.

물론 그렇게 들어간 예산이 모두 미국의 이득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나 그래도 현재 국방부가 사용하는 예산은 정말이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더욱이 국회에는 밝힐 수 없는 비밀 실험 예산도 있었기에 리노 국무장관의 입장에서는 이번 한국의 제안이 썩 달갑지만은 않았다.

“예산은 어떻게 할 것입니까? 의회에서 예산 사용에 승인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자신을 쏘아보는 리지 국방장관의 날카로운 눈빛에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도 지지 않으면서 그렇게 물었다.

그런 국무장관의 질문에 리지 국방장관도 할 말이 없었다.

미 의회는 해가 갈수록 국방에 들어가는 예산을 줄이고 있었다.

그런데 국방부에서 신형 장비를 들여오기 위해 예산을 집행하겠다고 한다면 의회에서 승인을 해 줄 것인지 그것이 불분명했다.

아니, 예산 신청을 기각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미군으로서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만약 한국이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다른 나라에, 아니, 중국에 판매를 한다고 한다면 미국으로서는 참으로 난감하게 된다.

한국이 아무리 미국과 혈맹이라고 해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에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판매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리노 장관도 보다시피 여기 한국은 한 나라에만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판매하겠다고 했습니다. 만약 한국이 중국에 그것을 판매하게 된다면 앞으로 저희 미국은 크나큰 위협에 처하게 됩니다.”

“겨우 그것 가지고 어찌 우리 미국이 위협을 겪는다는 말입니까?”

리노 국무장관은 말도 되지 않는다는 듯 리지 국방장관의 말을 받았다.

하지만 리지 국방장관은 리노 국무장관의 말에 지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역설했다.

“현재 주춤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 방위산업체는 국가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이용한 전차나 장갑차는 생산하게 된다면 국내 전차와 장갑차를 생산하는 업체는 도산하고 말 것입니다.”

리지 장관은 한국이 판매하려는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자국 군인들이 상용할 장비에 국한하지 않고 중국이 전차나 장갑차를 생산해 그것을 외국에 판매하는 것에 대하여 예를 들었다.

세계 무기 시장에서 전차나 장갑차에 관해서는 미국과 독일 그리고 러시아가 거의 독점을 하듯 판매를 하고 있었다.

그중 고가의 중전차에 관해서는 미국과 독일이, 그리고 미국과 독일에 비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전차를 원하는 국가에서는 러시아의 전차를 선호했다.

그런데 요즘 중국의 전차도 만만치 않게 등장하고 있었다.

그러한 때 중국의 전차가 플라즈마 실드란 것을 장착하고 나타난다면 이는 경쟁 상대가 없는 막강한 존재가 된다.

가격을 떠나서 파괴 불가의 전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만약 그것을 중동과 아프리카의 테러단체들이 구입을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지금도 석유를 판 돈으로 각종 무기를 구입해 미군들을 괴롭히고 있는데, 만약 그런 전차를 테러조직이 구입하여 군대를 만든다면 답이 없었다.

최강의 전차라 떠들고 있는 자국의 M1A3전차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리지 장관의 말을 들은 리노 국무장관은 경악을 하였다.

자신은 국정 운영에 들어가는 예산을 생각해 그런 말을 한 것이다.

현재로서도 미군의 전력은 세계 최강이다.

그렇기에 비록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가 획기적인 물건이고, 또 그것으로 인해 많은 군인들이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만약 그런 물건이 테러범의 손에 들어갔을 때를 생각지 못했다.

“음…….”

“헉! 그렇게 된다면…….”

NSC회의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리지 오스왈도 국방장관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상상을 하다 진저리를 쳤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테러조직에 그런 물건이 들어가게 된다면 자신들은 테러범들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아니, 있기는 하지만 정작 그 물건을 쓸 수가 없었다.

만약 그것을 사용하게 된다면 상대도 그 물건을 상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번이 어렵지, 전례가 만들어진다면 어느 나라든 적대국에 핵을 사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상대하고 있는 테러 단체의 자금력은 웬만한 국가의 예산을 초과한 상태다.

말이 테러 단체지 그들은 군대도 조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단체를 테러 조직이 아닌 국가라 부르고 있었다.

IS(Islamic State: 이슬람 국가)라 명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행동은 국가의 행동이 아닌 전형적인 테러 조직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마을을 습격하고 자신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잔인하게 학살을 저질렀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성전이란 이름으로 포장을 하였다.

같은 이슬람 국가들도 인정하지 않는 조직이 그들이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행동은 더욱 잔인해져만 갔다.

그래야 적들이 자신들을 두려워하고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런 자들과 지금도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러니 방금 전 리지 국방장관의 말을 농담만으로 들을 수가 없었다.

정말로 중국은 돈만 된다면 그 무엇도 팔아 치울 작자들이었다.

중국인들은 이코노믹 에니멀(Economic Animal : 경제동물)이라 불리던 일본인들보다 더 지독했다.

인간의 존엄은 무시하고 돈을 위해서 양주에 공업용 알코올을 사용하거나 아기가 먹는 분유에 농약에 오염된 농작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거나 기형이 되었다.

돈을 위해서 양심을 팔아먹은 존재가 바로 중국인들임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이니 리지 장관의 말이 심각하게 다가왔다.

“이번 잘못도 있고 하니 한국을 달래 주는 입장에서라도 아니, 우리 미국의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꼭 우리가 그것을 전량 들여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리지 오스왈도 국방장관은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강력하게 주장을 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리노 레이놀즈 국무장관도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NSC위원들의 표정들이 모두 리지 오스왈도 국방장관의 말에 동조를 하는 것 같자 존 슈왈츠 대통령이 선언을 하듯 회의를 마감하였다.

“모든 위원들의 표정을 보니 모두 국방장관의 말에 동조를 하는 것 같으니 그건 우리 미국이 들여오기로 하지. 리노 장관은 내일 아침에 공화당 의원들을 불러 주시오. 공화당 의원들은 내가 설득을 하겠소. 그리고 민주당 쪽 상임의원들과도 오후에 약속을 잡아 주시오.”

의견이 통합되자 존 슈왈츠 대통령은 일사천리로 일을 추진하였다.

늦은 시각이지만 대통령의 명령에 NSC위원들은 신속하게 각자 역할에 맞게 업무를 분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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