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57화 (57/118)

6. 대통령의 부탁

달그락! 달그락!

윤재인 대통령은 의자 손잡이의 딱딱한 부분에 손가락을 다닥 거리며 뭔가 심각하게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런 대통령의 곁에 서 있는 김세진 국정원장은 긴장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긴장을 하고 있는 국정원장 말고도 표정을 굳히고 있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그는 바로 주한 미국대사인 제럴드 박이었다.

제럴드 박은 대사관에서 업무를 보던 중 윤재인 대통령의 면담 요청에 별다른 생각 없이 청와대를 찾았다.

혹시나 윤 대통령이 그동안 자신이 제안했던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에 대한 기술 이전에 확답을 주기 위해 그러는 것은 아닌가, 속으로 은근히 기대를 하고 청와대에 왔는데, 접견실에 들어선 순간 접견실의 분위기가 자신이 생각한 것과 정반대인 것에 긴장을 하였다.

대통령 접견실에 다른 관료도 아니고 정보를 다루는 국정원장이 접견실 안에 있는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표정을 굳히며 서류를 읽다 말고 자신에게 읽던 서류를 넘기는 윤재인 대통령을 보았다.

그리고 그가 넘긴 서류의 내용을 읽던 제럴드 박은 급 당황하였다.

‘이게 무슨 소리야!’

서류의 내용은 미국에 절대로 불리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대통령님! 뭔가 착오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저희 미국에서 어떻게 동맹인…….”

서류를 읽다 내용이 잘못되었다 변명을 하려는 제럴드 박의 말은 중간에 멈췄다.

“그럼 국정원의 보고가 틀렸다는 것입니까?”

“아니, 틀렸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제럴드 박은 중간에 자신의 말을 끊고 들어오는 김세진 국정원장의 말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감히 세계 초강대국 미국을 대표하는 자신의 앞에 큰소리를 친다고 호통을 쳤을 그이지만, 지금은 말문이 막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도 CIA에서 비밀작전을 할 것이란 보고를 받았다.

한국 내에서 벌어지는 일이기에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사항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설마 CIA에서 하는 작전이 한국 정부에, 아니, 국정원에 알려진 것뿐 아니라 작전을 하던 인원이 국정원에 붙잡혔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기에 평소 큰소리를 치던 그도 배짱을 내밀 수가 없었다.

‘개새끼들! 실패를 했으면 자살이라도 해야지.’

제럴드 박은 속으로 그렇게 붙잡힌 CIA요원들을 욕했다.

CIA요원과 같이 정보를 다루는 현장 요원들은 다른 나라에서 정보를 수집을 하다 붙잡혔을 경우 자살하도록 매뉴얼 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이번에 작전에 들어간 요원은 CIA 내에서도 매뉴얼 대로 행하지 않고 이적 행위를 한 요원들을 처리하는 처리팀 요원들.

그런데 그들이 정작 매뉴얼 대로 행하지 않고 한국에 붙잡힌 것이다.

이 때문에 대사인 자신이 청와대에 불려 와 곤욕을 치르게 되었다.

더군다나 미국이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라는 한국의 전략물자로 분류된 물건을 탈취하기 위해 무장을 한 특수요원들을 파견했다가 현장에서 붙잡혔다는 것이 중요했다.

이번 일을 어떻게 마무리 하느냐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이전처럼 원만한 동맹의 관계가 지속될지, 아니면 첨예한 대립으로 끝날지 중요한 기로에 처했다.

더욱이 이번 일로 자신의 정치 생명이 끝장날 수도 있는 일이기에 제럴드 박은 골치가 지끈 거렸다.

막말로 CIA이 이번 작전 실패 때문에 자신의 입지가 줄어들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미관계까지 틀어지게 된다면 자신이 그동안 노력했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이었다.

성공을 위해 조국도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사실 제럴드 박, 아니, 박상현은 굳이 미국으로 이민을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도 충분히 성공을 할 수 있었다.

경기도의 부유한 유지의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의 성공을 위해 그의 부모는 강남의 고액 과외선생을 섭외해 과외를 시켰고, 또 좋은 것이라면 가격을 따지지 않고 섭식 시켰다.

그렇게 장성한 그는 서울대 정치외교학과에 수석으로 입학을 하였다.

하지만 그는 졸업과 동시에 미국 이민을 선택하였다.

집안 장손인 그가 미국 이민을 결심하자 그의 집안에서는 난리가 났다.

집안을 빛낼 인물이 태어났다고 애지중지 했던 장손이 미국으로 이민을 간다고 하니 집안 어른들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부모는 그의 선택을 원망하지 않았다.

이민을 가서 이름을 박상현이 아닌 제럴드 박으로 개명을 했어도 아무런 타박을 하지 않았다.

그때까지도 제럴드 박은 자신의 부모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그런 선택에 대하여 지지를 했는지 깨닫지 못했다.

물론 야망을 위해 선택한 이민이기에 제럴드 박은 주변의 어떤 반응에도 호응하지 않고 이민을 강행했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든 한국을 등지고 미국에 이민을 한 박상현은 한국인 박상현이 아닌, 미국인 제럴드 박이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였다.

그가 미국에 이민을 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에 정착을 하여 자신의 정치 기반을 다지는 일이었다.

부모에게 받은 것이 많았기에 그것을 밑천으로 이름을 알리고 미국 공화당에 입당을 하였다.

그렇게 시작한 그의 정치 인생은 급기야 미국을 대표하는 대사가 되었다.

그렇지만 제럴드 박은 언제나 불안해하였다.

그가 백인이 아닌 아시아인이라는 원천적 약점 때문이었다.

지금이야 미 의회에 백인이 아닌 의원들이 다수 있지만 그래도 아시아 출신의 의원은 보기 드물었다.

황인 중에서도 그가 유일하게 아시아 출신이고 다른 황인종 의원들은 이민 2세 또는 3세들이었다.

그러다 보니 제럴드 박은 언제나 신중하게 처신을 하였다.

그의 지지 기반이란 것이 솔직히 사상누각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제럴드 박은 자신을 지지하는 한인들에게 그들의 대표가 아닌 마치 한국 정치인들처럼 행동을 했었다.

말로는 대표이고 일꾼이라 말을 하였지만 권위적인 한국 정치인들처럼 행동을 했었다.

그랬기에 지금에 이르러서는 옛날처럼 한인들이 그를 따르지 않았다.

만약 정계에서 밀려나게 된다면 더 이상 그에게 기회가 없을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건 제럴드 박 또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CIA한국지부장인 도널드와 돈독한 관계를 맺으려고 했던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가까이 하려던 CIA 때문에 자신의 정치 생명이 위험해졌다.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저도 모르고 있던 문제입니다. 믿어 주십시오. 프레지던트!”

제럴드 박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란 변명으로 일관했다.

여기서 자칫 잘못 말을 했다가는 정말로 끝도 없는 수렁 속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 ◈ ◈

“수고하셨습니다. 남은 일은 2조에 맡기시고 리 실장님은 이만 퇴근하십시오.”

―수송대를 습격한 이들을 모두 제압해 파견 나와 있던 국정원 직원에게 인수인계를 하였습니다.

“잘하셨습니다. 그럼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는 것입니까?”

수한은 무전으로 보고를 하는 리철명에게 적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아야 할 특이사항이 있는지 물었다.

그런 수한의 질문에 리철명은 현장에서 보였던 박한이와 정수용에 관해 설명을 하였다.

―사건에 대한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다만 조금 전 인수인계를 하는 중에 국정원 직원과 그 옆에 있던 군인의 반응이 좀 이상했습니다.

리철명은 조금 전에 있었던 박한이와 정수용의 행동에 관해 자세히 설명을 하였다.

물론 보고를 하면서 절대로 자신의 임의로 판단해 생각을 보태거나 줄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만 보고를 하였다.

그래야 자신의 오너인 수한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보고는 수한이 처음 그에게 주지시킨 내용이다.

어떠한 보고를 할 때 절대로 주관적으로 판단을 하지 말고 사실 그대로만 전달을 하라는 지시를 했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렇게 보고를 하는 것이다.

만약 임의로 판단을 하고 가감을 한 상태에서 보고를 받게 된다면 보고를 받는 사람은 현장의 일을 모르기에 선입견을 가지고 사건을 판단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자칫 엉뚱한 판단을 하게 되어 나중에 곤란을 당할 수도 있는 문제다.

지금도 임의로 판단을 하고 보고를 받았다면 현장에 없던 수한이 실수를 할 수도 있는 일이었기에 정확한 리철명의 보고는 아주 중요했다.

‘분명 대통령 직속부대라고 했으니 아마도 남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특수부대가 한국에도 있었나 보군! 그런데 정수용이라……. 어디서 들어 본 이름인데?’

수한은 리철명의 보고 중 정수용이란 이름을 어디서 들어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자신과 연관이 있는 이름 같았다.

◈ ◈ ◈

SA부대장인 정수용은 대통령에게 면담을 신청하였다.

“충성!”

“그래, 정수용 대령이 무슨 일로 절 보자고 한 것입니까?”

윤재인 대통령은 평소에 자신이 면담을 좀 하자고 해도 부대원들의 훈련을 해야 한다는 핑계로 만나 주지도 않던 그가 직접 면담을 요청한 것이 신기해 물었다.

국민의 대표이고 군 통수권자인 윤재인 대통령이지만 자신의 직속 수하이지만 정수용 대령을 중용했기에 대우를 해 주고 있었다.

“각하! 드디어 저희 SA에 부족한 퍼즐을 발견하였습니다.”

정수용 대령의 느닷없는 말에 윤재인 대통령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정수용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금방 알아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윤재인 대통령은 그저 눈만 깜빡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그런 대통령의 반응에 정수용은 낮에 있었던 일을 다시 한 번 말을 하였다.

“각하, 금일 오전 11시에 벌어졌던 일이 있지 않습니까?”

정수용의 말에 윤재인 대통령은 눈이 반짝였다.

그렇지 않아도 오전에 벌어졌던 사건으로 인해 그는 미국 대사는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의 대사까지 불러 강력히 항의를 하였다.

그렇지만 역시나 그들의 반응은 언제나 같았다.

대한민국의 국력이 약한 것 때문에 자신이 아무리 강력하게 항의를 해도 그들은 모른다는 답변을 하고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자신들을 무시한다는 억지를 부렸다.

하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윤재인 대통령도 이대로 사건을 덮을 생각이 없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국가 전략물자를 탈취하기 위해 국내에 특수부대를 파견하여 테러를 자행한 일이기에, 이번 사건도 그대로 흘러가게 둔다면 나중에 어떤 사단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막말로 특수부대를 청와대에 침투시킬지도 모를 일이었기에 조금 더 조사를 하여 이번만은 어떤 변명도 하지 못하게 만들 생각이다.

물론 국제 관계란 것이 증거가 있다고 해도 국력이 약하면 어디 하소연을 하지 못하고 당한다. 그렇다고 대한민국의 국력이 결코 이런 일을 당하고도 아무 소리도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나 이번 일을 일으킨 삼국 중 미국과 일본은 대한민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나라였다.

중국은 언제나처럼 오리발을 내밀 것이지만 그건 그것대로 대응을 하면 되는 문제다.

다만 동맹인 미국과 일본이 문제였다. 특히나 초강대국 미국을 어떻게 상대를 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현재도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 하나 때문에 보이지 않게 대립을 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동맹이니 혈맹이니 하며 떠들고 있지만, 이렇게 동맹국에 비밀특수부대를 파견해 동맹의 군사 비밀을 탈취하려고 하지 않는가.

윤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중국, 미국, 일본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정수용 대령은 계속해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당시 저와 SA대원들은 방어를 하고 있는 천하 컨소시엄의 수송대와 경호인력과 함께 공격을 하는 흑검과 닌자대를 막는 것에도 벅찬 상태였습니다.”

정수용이 흑검과 닌자대를 막는 것도 벅찼다는 말을 하자 윤재인은 놀라 눈을 크게 떴다.

“그들이 그렇게 위협적인 존재들이었습니까?”

“예, 개개인은 저희 대원들에 조금 처지기는 하였지만 저희보다 인원수가 배 이상으로 많은 상태였습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아니, 새롭게 나타나 저희를 도와준 이들이 없었다면 아마 제가 각하를 다시 볼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정수용은 당시 자신이 어떻게 되었을 것이란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니 뒷목이 서늘해졌다.

“그런데 그들은 마치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나타났습니다.”

“그게 가능한 것입니까?”

윤재인 대통령은 정수용의 말을 듣고 그게 가능한 것인지 물었다.

그런 대통령의 질문에 정수용은 대답을 하였다.

“몇 년 전 미국에서 메타물질이란 것이 발견이 되었습니다.”

“메타물질? 그게 뭡니까?”

윤재인은 정수용이 생소한 용어를 말하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것에 대해 물었다.

그런 대통령의 질문에 정수용이 대답을 하였다.

“메타물질은 자연적인 물질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빛과 음파를 상호 작용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그것으로 망토를 만든다면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다는 물질입니다. 그리고 미군은 몇 년 전부터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실용화 하였습니다.”

“뭐요? 그게 정말입니까?”

투명망토란 말에 놀랐지만 미국이 그것을 실용화 했다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예, 그 실물을 오늘 보았습니다.”

정수용은 금일 있었던 일을 상기하며 침중하게 대답을 하였다.

그런 정수용의 모습에 윤재인도 표정이 굳어졌다.

“그래, 정 대령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오?”

윤재인 대통령은 모든 이야기를 들은 정수용이 정작 SA부대를 완성시킬 조각을 발견했다는 말에 혹시 방금 말한 미군의 투명망토가 아닌가, 짐작을 하며 물었다.

그러나 정수용의 말을 들은 윤재인은 조금 전보다 더욱 경악을 금치 못했다.

“각하!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당시 저희는 고립이 되어 진퇴양난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라는 사람들이 나타나 모든 적을 제압하였습니다.”

여기까지 들은 윤재인 대통령은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조금 전 메타물질이란 투명망토 어쩌고 하던 것도 그렇고, 그 보안대가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눈앞에 있는 정수용은 그가 알고 있기로 대한민국 군 창건 이래 최강이라 불리는 존재였다.

그리고 그가 뽑은 SA대원 한 명, 한 명이 각 군에서 가장 뛰어난 이들을 뽑아 훈련을 시킨 존재들이다.

즉 SA부대야말로 대한민국 특수부대 중의 베스트인 것이다.

그런 이들도 전멸을 예상하던 상태에서 구원을 해 줄 수 있는 존재들이란 도대체 어떤 이들인지 윤재인으로서는 짐작도 되지 않았다.

그런 대통령의 모습에 정수용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개인적으로 제 부하들이 그들보다 못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다만 그들이 보유한 장비와 저희가 가지고 있는 장비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아!”

대통령은 그제야 정수용이 하고자 하는 바가 어떤 것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 그 말은 혹시 자네들에게도 그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란 자들이 가지고 있는 장비를 구해 달라는 것인가?”

“그렇습니다. 그것만 있다면 저희 SA는 완벽해질 수 있습니다.”

정수용은 말을 하면서도 낮에 보았던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원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대답을 하였다.

그런 정수용의 모습에 윤재인 대통령도 눈을 반짝였다.

그런데 라이프 메디텍이란 단어가 무척이나 생소하게 들렸다.

‘라이프 메디텍이라…… 그곳이 뭐하는 곳이지? 좀 알아봐야겠군!’

윤재인 대통령은 그렇게 속으로 되뇌였다.

대한민국 내에 자신도 모르는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이 놀라운 생각이 들었다.

◈ ◈ ◈

정수용 SA부대장과 면담을 끝낸 윤재인 대통령은 곧 김세기 국정원장을 불렀다.

대통령이 국정원장을 부른 이유는 조금 전 정수용 SA부대장이 언급한 파워슈트란 물건과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의 무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대한민국 최정예 특수부대원 중에서도 에이스만을 엄선해 만든 부대가 SA부대다.

그런 SA부대를 뛰어넘는 존재가 대한민국 내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쉽게 넘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대통령으로서 그런 위험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는 것이 두렵게 느껴져 자세히 알아보려는 것이다.

“참! 길 실장!”

“예, 각하!”

“혹시 라이프 메디텍이라고 들어 봤나?”

윤재인 대통령은 김세기 국정원장을 호출 하면서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길성준 비서실장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런 대통령의 질문에 길성준 비서실장은 곧바로 자신이 알고 있는 라이프 메디텍에 대하여 설명을 하였다.

요즘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 중 하나가 바로 라이프 메디텍이기 때문이다.

“라이프 메디텍이라면 요즘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입니다.”

“그래요? 어떤 이슈지요?”

그의 대답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관심을 표했다.

그런 대통령의 모습에 길성준 비서실장은 차분하게 라이프 메디텍에 관해 설명을 하였다.

“우선 라이프 메디텍을 설명하려면 우선 ‘뉴 라이프’라는 약부터 설명을 드려야겠습니다.”

“뉴 라이프? 그건 또 뭐하는 약입니까?”

라이프 메디텍이란 기업에 관한 설명을 하다 말고 약 이야기를 하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대통령의 모습에 잠시 생각을 정리한 길성준 실장이 다시 이야기를 이어 갔다.

“뉴 라이프라는 것은 4년 전 라이프 제약이란 곳에서 생산된 외상치료제입니다. 기존의 외상치료제가 이름과 다르게 상처가 난 곳의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이 뉴 라이프라는 외상치료제는 말 그대로 상처를 치료하는 연고입니다. 일반적인 상처는 단시간에 급속 치료를 보여 주는 획기적인 제품입니다. 그 치료 효과가 얼마나 빠른지 병원에서는 수술실에 비상상비약으로 준비해 둘 정도입니다.”

길성준 비서실장은 자신이 설명을 하고도 뭔가 미진한 것이 있는지 표정을 찡그리다 다시 설명을 계속하였다.

“그 뉴 라이프로 인해 화상으로 인해 삶을 포기하던 환자들이 새 희망을 안고 새 삶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라이프 제약에서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효정 BIO가 자금난으로 부도가 났을 때 그곳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라이프 메디텍으로 바꾸었습니다. 이후로 라이프 메디텍은 매년 신약과 신제품을 선보이며 기존에 나온 제품들과는 차별화된 효능으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요?”

“예, 라이프 메디텍은 제약 분야는 물론이고 획기적인 의료기기 전반, 현재 국내 최고의 인공장기 및 의수나 의족 제조 업체로 유명합니다.”

길성준 비서실장의 이야기를 들은 윤재인 대통령은 이야기를 듣던 중 인공장기와 의지 제조 분야의 최고라는 말에 눈이 반짝였다.

아까 정수용 대령과 면담을 할 당시 라이프 메디텍의 보안대가 착용하던 파워슈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미국도 이제 겨우 실용화 단계로 접어든 파워슈트란 것을 사용하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남자라면 파워슈트라는 단어는 한 번쯤 들어는 봤을 것이다.

굳이 SF영화나 애니메이션이나 코믹스 등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신문이나 뉴스에서 한 번쯤 들어는 보았을 것이다.

더욱이 분단국가로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고 장기간 휴전을 한 상태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더욱 그렇다.

분단국가의 대통령으로서 자국의 군사력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윤재인 대통령이다.

분단국가라서 뿐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국가들의 면면을 보아서라도 군사력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북쪽으로는 같은 민족이지만 호시탐탐 적화통일을 꿈꾸는 북한이 있고, 동북으로는 러시아가 위치해 있다.

그리고 동쪽 동해를 거쳐 태평양을 두고 동맹이자 애증의 존재인 미국이 위치해 있으며, 남쪽으로는 가깝고도 먼 일본이 있다.

이 일본이란 나라는 겉으로는 미소를 짓고 있지만 호시탐탐 대한민국 영토인 독도를 노리며 대한민국을 자극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서쪽으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군사력 2위의 중국이 있다.

초강대국 미국은 해가 갈수록 국방예산이 줄어드는 반면, 중국은 타도 아메리카를 부르짖으며 경제성장률 이상으로 국방예산을 날로 증액시키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조만간 예산이 미국과 비슷한 규모로 편성이 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있는 국가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은 상태라 윤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역대 대통령은 주변국의 군사력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참! 그런데 그곳에 특이한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특이 사항?”

“예, 그곳의 대표이사와 실 소유주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게 뭐가 특이하다는 말입니까?”

윤재인 대통령은 길성준 비서실장의 말에 오히려 고개를 갸웃거렸다.

회사의 대표이사와 소유주가 다를 수도 있는 문제이지 않은가.

대한민국에서 그러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전문경영인을 두는 회사는 많았다.

그런 것을 감안한다면 굳이 특이하다고 말할 것도 없는 문제인데 무엇이 특이하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그게…… 실 소유주가 이번 육군의 신형전차의 개발자이자 신형전차 백호의 핵심 장치인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고안해 낸 천재 연구원인 정수한 박사입니다. 그리고 정수한 박사는 바로 천하 그룹 정대한 회장의 손자입니다.”

“뭐라고요?”

“그뿐 아니라 정수한 박사는 바로 캄보디아 대사로 나가 있는 정명수 대사의 장남이기도 합니다. 그 생후 6개월 만에 납치가 되어 실종되었다가 18년 만에 돌아온 그 말입니다.”

“아!”

윤재인 대통령은 그제야 조금 전 길성준 비서실장이 특이사항이라 했던 말의 뜻을 알게 되었다.

“실종된 이후 안전을 위해 신분을 숨기고,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미국에 있을 때도 미국에서 어떻게든 정수한 박사를 붙잡으려고 하였지만 꼼수를 부려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길성준 비서실장은 수한에 관한 행적 중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인지 윤재인 대통령에게 소상히 들려주고 있었다.

◈ ◈ ◈

띠딕! 삐익! 띠이.

조용한 가운데 전자기기에서 전자음이 울리는 실내, 하얀 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무언가를 들여다보며 손에 들고 있는 테블릿을 조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이곳 연구소 수석 연구원인 수한도 있었다.

사실 이곳 천하 컨소시엄 파주 연구소의 최고 우두머리는 수한이었다.

다만 그의 나이가 너무 어려 따로 연구소 소장을 두기는 하였지만 그는 이곳 연구소의 행정적인 일만 담당할 뿐 연구 전반의 책임은 연구소장이 아닌 수석 연구원인 수한이 담당을 하였다.

이미 그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던 대한민국의 신형전차 개발을 성공적으로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신형전차의 핵심장비인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고안해 냈다.

이론상 가능하다고만 알려진 플라즈마 실드를 세계 최초로 실용화 시킨 사람이 바로 수한이었다.

비록 나이가 이제 겨우 20대 초중반이지만 연구소 연구원 그 누구도 수한을 무시하거나 폄하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그만큼 수한이 이룩해 놓은 업적이 세계 누가 와도 흠잡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이 안에 있는 어느 누구도 지금 하고 있는 실험을 함부로 하지 않고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이곳에서 하고 있는 연구는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에 버금가는 연구인 인공지능 컴퓨터를 연구 중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개발한 신형전차의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수석연구원인 정수한이 입안해 연구하는 인공지능 컴퓨터 개발은 연구원 모두에게 영광인 그런 연구였다.

대한민국 연구원 중 어느 누가 이런 위대한 연구에 참여를 할 것인가. 외국에서도 관련학과 박사 학위 취득은 차지하고 인맥이 없으면 대학 교수라도 연구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그러니 수한이 나이가 어리다고 그를 함부로 할 연구원이 누가 있겠는가. 그가 아니면 연구 자체가 진행이 되지 않는 것을 말이다.

한참 테블릿을 들여다보며 본체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는 수한을 부르는 소리가 있었다.

“정 박사님!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

“알겠습니다.”

수한은 한참 자신의 테블릿을 보며 점검을 하던 것을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큰아버지께서 무슨 일이시지?’

어제도 얼굴을 봤는데, 또 자신을 찾아온 정명환 회장이 무슨 이유로 자신을 찾아온 것인지 알 수가 없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신 컨소시엄으로부터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의 인수인계는 어제로 마무리 되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수송대를 습격했던 외국의 특수부대도 모두 일망타진하여 국정원 모처에서 신문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고 보니 사건이 있은 뒤로부터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자리를 정리하고 사무실로 들어간 수한을 맞은 것은 그의 둘째 큰아버지인 정명환 회장이 아니라 그의 할아버지인 정대한 회장이었다.

“아니, 할아버지!”

“어서 오너라! 그동안 잘 있었느냐?”

사무실로 들어서던 손자가 자신을 보며 놀라는 표정을 본 정대한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그런 수한을 맞았다.

“왜? 이 할아비가 온 것이 싫으냐?”

정대한은 놀라는 수한을 보며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

다른 사람들이 그런 정대한 회장을 보았다면 가짜가 아니냐 물어보았을 정도로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그리고 정말로 정대한 회장을 수행해 온 비서는 농담을 던지는 정대한 회장을 보며 눈이 커졌다.

아무튼 가벼운 농담을 던지는 할아버지를 본 수한은 얼른 대답을 하였다.

“아닙니다. 회장님이 찾으신다고 해서 둘째 큰아버지께서 오신지 알았는데, 설마 회장님이 할아버지일 줄은 생각지 못해서 그래요.”

“허허…….”

수한의 대답에 정대한은 작게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그의 머릿속에 오전에 면담을 했던 대통령의 말이 그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 ◈ ◈

“무슨 일로 대통령을 날 찾은 것이지?”

정대한 회장은 아침 일찍 출근을 한 뒤 오늘 일정을 보고하는 김병수 비서실장을 보며 물었다.

“그것까지는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이번 사건이라…… 뭐 가 보면 알겠지.”

정대한은 비서실장인 김병수에게 무엇 때문에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자고 했는지 물어보았지만, 그 또한 알 수 없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뒤에 얼마 전 벌어진 외국 특수부대의 천하 컨소시엄의 수송대 습격에 대한 언급이 나왔지만 정대한의 생각으로는 그 문제라면 자신을 찾을 것이 아니라 천하 컨소시엄의 모회사인 천하 디펜스의 회장인 명환을 불러야 할 사항이라 생각했다.

비록 자신이 천하그룹 총회장이라고 하지만 천하 컨소시엄과 군수사업에 관한 일체의 권한은 자신의 둘째 아들인 정명환의 일이기 때문이다.

뚜렷하게 무엇 때문에 대통령이 자신을 찾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대통령에게 책잡힐 일은 없다는 생각에 생각을 접었다.

뭐 만나보면 무엇 때문에 부른 것인지 알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약속시간은 오전 11시였다.

하지만 대통령과의 약속이기에 30분 일찍 도착해 대기를 하는 것이 관례였기에 정대한은 이른 시간에 회사를 나와 청와대로 향했다.

차는 어느새 청와대에 도착을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각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아 예.”

정대한은 청와대에 도착을 했는데, 자신이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청와대 비서실장이 먼저 나와 차문을 열고 인사를 하자 깜짝 놀랐다.

너무 놀라 엉겁결에 길성준 비서실장의 인사를 받기는 했지만 제대로 된 반응을 보일 수 없었다.

그런데 뭐가 그리 급한지 그는 자신을 보자마자 대통령이 기다린다는 말을 하여 더욱 기겁하게 만들었다.

길성준 비서실장은 자신의 말만 하고 얼른 뒤돌아 걷기 시작했다.

그런 길성준 비서실장의 모습에 정대한도 빠르게 차에서 내려 그의 뒤를 따랐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길성준 비서실장은 자신의 뒤에 따라오던 정대한 회장을 보며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고 문에 노크를 하였다.

똑똑똑!

“각하! 길성준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노크를 한 길성준 비서실장은 그렇게 말을 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 다시 나와 정대한 회장을 보며 말을 하였다.

“들어가시지요.”

“예.”

비록 자신보다 나이는 한참이나 어린 길성준 비서실장이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함부로 말을 하지 못하고 말을 높이며 대답을 했다. 그의 뒤를 따라 대통령 집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각하! 안녕하셨습니까?”

안으로 들어간 정대한은 윤재인 대통령을 보며 그렇게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세요.”

윤재인 대통령은 안으로 들어서는 정대한 회장을 밝은 미소로 맞았다.

안으로 들어오는 정대한 회장을 본 윤재인 대통령은 업무를 보던 책상에서 일어나 집무실 한쪽에 마련된 의자로 가 앉았다.

“앉으시죠. 길 실장, 마실 것 좀 준비해 줘.”

“예, 어떤 것으로 준비를 할까요?”

윤재인 대통령은 이야기를 하기 전 길 실장한테 말 하였다.

이에 길상준 비서실장은 어떤 것으로 준비할 것인지 물었다.

“정 회장님, 어떤 것으로 드시겠습니까?”

어떤 음료로 준비할 것인지 물어보는 비서실장의 질문에 윤재인 대통령이 정대한 회장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그런 대통령의 질문에 정대한은 차분하게 커피를 부탁하였다.

아침 일찍 출근하자마자 바로 대통령 면담이 잡혔다는 말에 부랴부랴 온 터라 입안이 텁텁하였기에 부담 없는 커피를 주문하였다.

정대한 회장의 대답에 윤재인 대통령도 길성준 비서실장을 보며 같은 것을 주문하였다.

“나도 커피로 부탁해요.”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간단한 담소가 오고 가고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자 윤재인 대통령이 먼저 용건을 말했다.

“정 회장님 손자 중에 정수한 박사라고 있다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자신의 손자에 대한 질문을 하자 정대한은 쉽게 대통령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무슨 의도로 손자에 관한 질문을 할 것인지 알 수가 없었기에 노련한 그라도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다 대통령의 질문에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대답을 하였다.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것이 대한민국 내에서는 아직도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할 때가 있었다.

아무리 천하 그룹이 요즘 흥하고 있지만 언제든 그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것이 바로 권력이다.

대한민국 재계 부동의 1위인 성삼 그룹이라도 말 한마디면 휘청거리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대통령의 힘이다.

그러니 자칫 말을 했다가 대통령에게 밉보였다가 봉변을 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을 하려는 것이다.

머뭇거리는 정대한 회장의 모습에 윤재인 대통령은 별거 아니란 듯 다시 입을 열었다.

“아,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다른 것이 아니라 정수한 박사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라이프 메디텍의 실질적인 주인이라는 소문이 있어서 혹시나 그렇진 않겠지만 변칙증여…….”

“아닙니다. 대통령님게서 조금 더 알아보시면 그게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라이프 메디텍은…….”

정대한은 혹시 대통령이 손자 수한의 재산형성 과정에 불법이 있는 것으로 오해를 하여 그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얼른 변명을 하였다.

수한이 라이프 메디텍이란 회사를 가지고 있음은 정대한 본인도 잘 알고 있다.

4년 전 휴대용 미사일의 설계도를 가져와 계약을 한 것에서부터 그것을 기반으로 기술은 있지만 거대 제약회사의 함정에 빠져 도산의 위기에 있던 중소 제약회사를 인수한 것, 그리고 그 제약회사의 경영진과 직원을 모두 인수받아 신약을 개발해 자본을 확충하고 또 벌어들인 이윤을 개인이 챙기지 않고 바로 투자를 하여 회사를 키운 것까지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국방의 의무를 하기 위해 지원하여 대체복무를 신청해 자신의 지식을 국가에 봉사한 일까지 빠짐없이 대통령에게 이야기 하였다.

그런 정대한 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윤재인 대통령의 눈이 점점 커졌다.

지켜 주지 못해 부모와 생이별을 하게 만들었던 조국이다.

그렇지만 혼자 커 조국에 돌아와 조국에 힘이 되기 위해 자신의 지식을 쏟아부었다.

윤재인 대통령도 정대한 회장에게 이야기를 들으면서 몇 가지 자신이 보고를 받은 사항도 있음을 알았다.

공군의 전력강화를 위한 전투기 성능 개량 사업을 벌이던 것이 성공을 했다는 보고를 임기 초기에 보고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육군의 국지방어의 핵심이 되는 지대공 미사일의 사거리 및 정확도가 기존에 비해 10% 정도 향상되는 프로그램이 완성되었다는 것도 들었다.

이 모든 것에 이야기의 중심인 정수한 박사가 있었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런 인재가 자진해서 국민의 의무인 복무를 했다는 것에 놀라웠다.

조금이라도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현 대한민국 상류층들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상류층 중에서도 재계는 물론이고 정계에도 탄탄힌 기반을 가지고 있는 정씨 집안의 자손으로 아기 때 납치 되었다가 18년을 성장해 돌아와 대체복무이기는 하지만 군복무를 자원했다는 것에 놀랐고, 또 그것이 대한민국 전력강화에 큰 이바지를 했다는 것에 두 번 놀랐다.

‘그러니 그런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지.’

윤재인 대통령은 며칠 전 정수용 대령에게서 들었던 파워슈트란 것이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렇듯 올바른 정신을 가지고 있는 천재이기에 하늘도 그런 재능을 그에게 내려 주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내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하겠습니다. 실은…….”

윤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정대한 회장을 불러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로 수한에 대해 물어본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런 대통령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정대한 회장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자신의 손자인 수한이 천재인 줄은 알았지만 설마 미국도 아직 실용화 하지 못한 파워슈트를 개발하고 또 자신의 소유 회사의 보안대에 지급을 했다는 것에 놀랐다.

그룹 계열에 방위사업을 하는 그룹이 있을 정도인 천하 그룹이다.

그곳의 회장인 정대한이 파워슈트에 대해 모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사실 천하 디펜스에서도 오래전 파워슈트에 관해 논의가 한차례 있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재 천하 그룹의 역량으로는 파워슈트를 만들 여력이 없다는 판단에 계획을 폐기했었다.

그런데 자신의 손자는 혼자 힘으로 그런 엄청난 것을 만들어 냈다.

천재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젠 두손 두발 다 들 정도로 놀랄 지경이었다.

사실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개발했다고 했을 때 알아봤어야 했다.

생각해 보니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란 것도 세계 최초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자 정대한은 저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감을 느꼈다.

“이건 비밀인데, 우리 대한민국도 언제까지 국제사회의 호구로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군에 지시를 내려 특수부대를 창설했습니다. 아직 완벽하게 갖춘 것은 아니지만 세계 그 어느 곳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것이라 자부합니다.”

“아 예…….”

정대한은 갑작스런 유재인 대통령의 말에 깜짝 놀랐다.

느닷없이 국가 기밀에 관한 이야기를 민간인인 자신에게 하는 저의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며칠 전 파주에서 있었던, 아마 정 회장도 조금 연관이 있으니 이야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아무튼 그곳에 파견 나갔던 부대장이 돌아와 보고를 하는데, 정 박사가 소유한 회사의 보안대 수준이 자신들을 능가한다는 이야기를 합디다.”

윤재인 대통령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정대한 회장의 눈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며 무언가 변화를 포착하려는 것인지 아무튼 시선을 떼지 않고 이야기를 하였다.

“솔직히 그런 무력을 가진 집단이 대한민국 군이 아니라 민간에 그것도 개인이 보유하고 있다는 보고에 심히 우려를 했습니다.”

대통령의 우려라는 말에 정대한 회장은 긴장을 하였다.

무엇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제야 깨달은 것이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정대한 회장은 단도직입적으로 윤재인 대통령에게 물었다.

그런 정대한 회장의 물음에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을 하였다.

“그 부대장이 자신들도 그런 장비만 있다면 최초 계획대로 세계 최고의 부대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도와주십시오.”

대통령은 협박이 아닌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그런 윤재인 대통령의 모습에서 정대한 회장은 진정성을 느꼈다.

그가 얼마나 대한민국을 사랑하는지 느낀 것이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노력을 해 보겠습니다.”

정대한은 윤재인 대통령의 부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겠다는 확답을 하지는 않았다.

아무리 뜻이 좋고 옳은 것이라도 파워슈트란 것은 자신의 손자가 개발한 물건이었다.

자신이 할아버지라도 또 조국의 국방을 튼튼히 하는 물건이라도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구입을 해야만 하는 물건인 것이다.

물론 뜻이 좋기에 자신도 손자를 최대한 설득을 하겠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손자이고, 또 손자가 개발한 물건, 즉, 파워슈트를 원한다면 정부도 물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구입하는 것이 맞다 생각을 하였다.

그러는 한편 대통령이 부탁을 할 정도로 엄청난 물건을 또다시 만들어 낸 손자가 대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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