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55화 (55/118)

4.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사수하라

세계 유수의 정보단체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아시아 끝 작은 나라에서 발생한 한 사건으로 인해 미국 CIA는 물론이고 영국의 MI―6, 프랑스 대외안보총국(DGSE)은 물론이고 러시아 총정보국(GRU) 등, 국제 정보조직에서는 그동안 대한민국 정보단체인 국가정보원(NIS)를 정보단체로서의 등급을 무척이나 아래로 보고 있던 것을 수정했다. 주의 내지는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동안 한 국가의 정보단체라고 보기에 너무도 허술한 보안능력과 요원의 첩보능력 그리고 인원수 등 어느 것 하나 눈여겨볼 만한 것이 없었다.

아니 눈여겨보는 것이 아니라 이용해 먹기 딱 좋은 먹이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로 미국은 이런 NIS를 상당히 자주 이용하기도 하였다.

국내 정치나 해외 파병 등 필요할 때면 적당히 거짓 정보를 흘려 한국이 스스로 나서게 만들어 이익을 추구하였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인해 그런 현상이 역전이 되어 버렸다.

비밀에 가려져 있던 CIA 처리팀에 관한 정보가 외부에 알려지게 되었다.

물론 CIA 처리팀에 관한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각국 정보단체에 알려지기는 하였지만, 이번 일처럼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었다.

그 때문에 현재 CIA 내부에서는 외부에 공개된 처리팀의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아니, 내부도 내부지만 동맹국 안에서 테러를 자행한 일로 국내 정치는 물론이고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더욱이 UN사무총장이 바로 대한민국 출신이라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이들 정보단체가 가장 곤욕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강대국 정보단체들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보요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임무를 위한 특수팀이 따로 존재하였다.

CIA에 처리팀 MI―6에도 그런 조직이 별도로 존재하고 있으면 DGSE나 GRU도 따로 별도의 특수팀이 있었다.

이것을 흉내 낸 것이 중국 MMS의 흑검과 일본 NNSA의 닌자대다.

그런데 이런 존재들이 한국의 특수팀에 당해 일부는 사살 되었고, 또 일부는 포로로 붙잡혔다.

스파이가 적국에 포로로 붙잡힌다는 것은 엄청난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런 불명예스러운 일을 중국의 흑검이나 일본의 닌자대뿐 아니라 세계 최고라고 알려진 CIA의 처리팀에게도 안겨 주었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농담과도 같은 이야기가 현실로 일어나고 말았다.

더욱이 한국은 그런 조직이 없다, 아니, 만들 능력이 되지 않는다 평가를 받던 나라다.

그런데 그런 나라의 조직에 세계 최고라는 CIA 처리팀이 당했고,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특수조직 흑검이 당했다.

고대 전설처럼 알려진 일본의 난자의 술법을 계승했다고 떠들던 일본 닌자대 역시 당했으니 강대국 정보단체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 ◈

끼익!

호송 차량이 멈추었다.

그러자 뒤따르던 차가 급정거를 하고 급기야 차에서 내린 국정원 직원이 와서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중요한 물건이 싣고 가는 호송차량이 멈추었으니 이번 수송의 책임자인 그로서는 중간에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가 없었다.

더욱이 들어온 첩보에 의하면 중국의 특수부대원이 물건을 노리고 침투해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그러니 한시라도 빨리 물건을 인수인계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심정이었다.

국정원 직원의 질문에 운전기사는 밝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였다.

“죄송합니다. 천하 가드 특수경호팀 팀장입니다.”

정철원 부장은 자신의 신분증을 국정원 직원에게 보여주었다.

“네, 그런데 무슨 일로 중간에 차량을 멈춘 것입니까?”

“그게 다름이 아니라 전방 2㎞에 있는 차에 실린 물건을 탈취하려는 집단이 있을 것이란 연락이 왔습니다.”

“뭐라고요?”

차를 정차한 이유를 물어 오던 국정원 직원은 깜짝 놀랐다.

물론 자신도 그런 정보를 듣기는 하였다.

그렇지만 지금 말하는 이처럼 정확한 적의 위치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기업 운영을 하면서 정보를 취득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국정원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천하 디펜스 직원의 말에 놀라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게 사실입니까?”

“예, 뒤에 실린 물건이 물건이다 보니 중국이나 일본, 미국까지 이번 일에 나섰다는 정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상부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저희보고 직접 물건을 후송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도 그렇게 상부에 보고를 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비록 천하 컨소시엄 연구소로 수송하는 물자이기는 하지만 국가 주요 전략품목으로 지정된 물품이라 국정원에서 무척이나 신경을 쓰고 있었다.

사실 이전에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번 도난 사건과 외국으로 빼돌리려는 시도가 있었고, 또 외국 특수부대가 침투해 있다는 첩보를 들었기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이다.

사실 이들은 알지 못하지만, 대통령 직속 특수부대원도 이들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수송 차량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이미 국정원을 통해 외국의 특수부대가 이들이 수송하는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노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대의 차량에 일반 직원을 태워 보낸 뒤 천하 가드 특별경호팀의 경호원들이 직접 수송 차량을 운전하기 시작하였다.

경호 차량에는 물론이고 이 수송 차량에도 특별경호원들이 탑승해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군 특수부대는 물론이고, 전원 천하그룹 오너 일가인 정씨 집안에서 내려오는 전통무술을 수련하고 있는 실력자들이었다.

비록 현역에서 물러났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노련미와 기예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 현역 그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아무리 습격을 하려는 이들이 각국 특수부대 중에서도 가려 뽑은 엘리트라고 하지만 결코 쉽게 물건을 탈취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붕!

수송 행렬이 다시 출발을 하기 시작했다.

선두 인솔 차량은 물론이고 양옆의 경호 차량까지 모두 수송 차량의 시동과 함께 출발을 하기 시작하였다.

◈ ◈ ◈

“온다. 모두 각자 위치에서 준비들을 하도록!”

“알겠습니다.”

목표가 자신들이 은신하고 있는 곳 인근에 접근을 하자 장현은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부하들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장현은 코끝으로 화약 내음이 풍기는 듯하였다.

“좋군!”

아직 총기를 사용하지 않아 절대로 그런 냄새가 날 일이 없겠지만, 장현은 정말로 화약 냄새를 맡았다.

그가 이런 나지도 않는 화약 냄새에 흥분을 하는 것은 그가 중국 특수부대원으로 많은 비밀작전을 했기 때문에 든 습관 때문이다.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장현은 외국에서 비밀리에 많은 작전을 하였다.

테러 단체의 전투 교관으로 파견을 나가 테러범들을 교육시키기도 하였고, 또 그들과 함께 실전을 하기도 하였다.

물론 실전이라고 동급의 군부대와 전투를 벌인 것이 아니라 기껏해야 아프리카 원주민의 자치대와의 전투 정도였다.

AK소총으로 무장한 자치대라고 해서 무시할 대상은 아니었다.

사방이 훤한 사바나에서 원주민 마을을 습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비록 AK소총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가 훈련을 시킨 테러 단체도 그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의 무장을 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장이 비슷하다고 해서 전투력이 비슷한 것은 아니었다.

잘 훈련된 테러범들은 자치대가 막고 있는 부락을 초토화 하였다.

그 과정에서 장현도 많은 아프리카 원주민을 학살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장현이 살기를 품을 때면 그의 부대원들도 함부로 나서지 못했다.

비슷한 과정을 경험하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흑검 대원이라고 해도 유독 장현의 살기가 강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전장의 화약 냄새에 유난히 흥분을 하는 장현이었다.

평소에는 어떻게 보면 지적이기까지 보이는 장현이지만 총기를 들고 전장에 나설 때면 그의 성향은 180도 바뀌었다.

사바나의 잔인한 포식자들처럼 그의 기질도 먹이를 향한 야성을 드러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눈에 보이는 수송 차량을 보며 잠재웠던 야성을 깨우고 있었다.

목표했던 차량이 점점 다가올수록 장현의 심장은 흥분으로 급하게 뛰기 시작했다.

“GO!”

비록 중국인이지만 작전 계시 신호는 영어로 신호를 하였다.

그게 간단하면서도 다른 말로 하는 것보다 작전 개시를 알리기 편했기 때문이다.

장현의 신호가 떨어지자 대기하고 있던 흑검대원들이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쾅! 타타타탕! 탕탕탕!

커다란 폭음이 들리고 요란한 총소리가 뒤를 이었다.

끼익!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총소리에 달리던 차량들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 ◈ ◈

쾅!

수송 차량을 인도하던 선두 차량 앞에서 섬광과 함께 폭탄이 터졌다.

폭탄은 선두 차량이 지나간 뒤 바로 터졌다.

그 바람에 앞서 가던 선두 차량의 뒷부분이 살짝 공중으로 떴다가 내려앉았다.

쿵! 끼익!

타타타탕! 탕탕탕!

그런데 폭발음이 있은 뒤, 바로 연이어 총소리가 들렸다.

따따따당!

요란한 총소리와 함께 콩을 볶는 듯한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렸다.

차량에 총알이 부딪히는 소리였다.

“엎드려!”

끼익! 쿵!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급하게 깊숙히 몸을 숨겼다.

그러면서 침착하게 대응을 하기 시작하였다.

공격을 받고 있는 반대편의 차문을 열고 하차를 하였다.

그러면서 준비했던 무장을 꾸려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총기 휴대가 불가능한 대한민국이지만 이들은 어떻게 된 것인지 모두 총을 가지고 있었다.

국정원 직원은 당연히 총기를 가지고 있었지만 천하 가드에서 나온 경호원들도 모두 총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당연한 일이었다. 이미 사전에 국가에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천하 컨소시엄에서 신형전차를 개발하면서 외국의 정보단체에서 연구원들과 연구 결과물을 노리고 있다는 첩보를 듣자마자 이들을 경호하기 위한 특별팀을 구성하였다.

그러면서 이들 특별경호원들에 한해 총기 소지 허가를 취득하였다.

이는 아주 특별한 일이기에 특별경호팀에 한해 총기 소지를 허가하기는 하였지만 총기 이동에 대한 보고를 수시로 정부에 신고를 해야만 했다.

무척 까다롭고 번거로운 일이기는 했지만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비록 귀찮기는 하지만 정부의 지시를 따랐다.

아무튼 천하 가드 특별경호원들은 총기를 들고 반격을 시작하였다.

비록 적들에 비해 화력 면에서 불리하기는 하였지만 차량을 엄폐물 삼아 반격을 하니 적들도 쉽게 다가오지 못하였다.

천하 가드 특별경호원팀과 중국 MMS의 특수부대인 흑검 한 개 팀이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누가 보더라도 천하 가드 특별경호원들이 불리한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곳이 대한민국이고 또 주변에는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군부대가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았다.

조금만 버티면 총소리를 듣고 인근 부대에서 지원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국정원 직원은 상부에 보고를 하고 있었다.

“박한이 대리입니다. 현재 적과 교전 중입니다.”

이미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고 매뉴얼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 매뉴얼대로 박한이 대리는 상부에 자신들이 피습을 받았다는 보고를 하였다.

보고를 하였으니 조만간 지원부대가 올 것이다.

“상부에 보고를 하였으니 금방 지원 부대가 도착할 것입니다. 조금만 더 버텨 주십시오.”

박한이는 한참 적과 교정을 하고 있는 천하가드 책임자에게 알려 주었다.

탕! 탕!

말을 하면서도 전방에 대고 총을 쏘았다.

비록 권총을 들고 있지만 결코 물러설 수는 없었다.

◈ ◈ ◈

사면이 꽉 막힌 실내, 그 안에는 커다란 모니터가 중앙에 있고,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모니터는 아직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는지 아무것도 비추지 않고 검은 화면만 보이고 있었다.

“아직도 연결이 되지 않았나?”

국정원 5국 국장인 김석원은 컴퓨터를 조작하는 요원에게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아직 위성과 접속하지 못했습니다.”

김석원의 호통을 들은 요원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열심히 키보드를 조작하고 있었다.

무엇 때문인지 평소에는 잘만 연결되던 위성이 지금 말썽을 부리고 있었다.

따르릉!

“여보세요.”

한참 시끄러운 실내에 전화가 울렸다.

“아! 알겠습니다.”

전화를 받은 요원은 급하게 김석원에게 달려갔다.

“국장님! 지금 현장에서 교전이 벌어졌답니다.”

“뭐야! 이런 썅! 야 이 새끼야! 똑바로 연결 못해?!”

김석원은 현장에서 교전이 벌어졌다는 부하 직원의 보고에 위성을 조작하던 요원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우려하던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그렇지만 자신들은 현장에 없기에 현장이 어떤 지경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연결되었습니다.”

키보드를 조작하던 요원은 김석원에게 욕을 먹던 요원은 급하게 소리쳤다.

그의 목소리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중앙 모니터로 향했다.

“어떻게 되고 있나?”

아직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누군가 실내로 들어오며 물었다.

김석원 국장은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듯 돌아보지 않고 대답을 하였다.

“이제 겨우 위성이 연결되어 현장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래? 그럼 같이 보지.”

국정원장은 위성 통신실에 들어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물어보았다가 김석원의 대답을 듣고 모니터로 시선을 던졌다.

위성이 송출하고 있는 화면에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수송하는 차량을 향해 누군가 공격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화면 확대해 봐!”

김석원은 위성 담당 요원에게 지시를 내렸다.

그의 지시가 있자 모니터 영상이 점점 확대가 되었다.

“화면 분할해서 전체 화면과 적 진영을 조금 더 확대해!”

김석원의 지시에 또다시 화면이 그의 지시대로 분할이 되고 수송 차량을 공격하는 이들의 모습이 확대되었다.

“신원 확인!”

김석원의 지시가 떨어지기 무섭게 또 다른 요원이 키보드를 조작하여 수송 차량을 공격하고 있는 적의 얼굴과 국정원 데이터베이스 안에 있는 각국 정보단체의 요원들을 비교 검색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적들의 정체가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하였다.

적들의 정체가 모니터 한쪽에 차례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음!”

적의 정체가 드러나자 김석원은 물론이고 함께 보고 있던 국정원장까지 신음성을 흘렸다.

“중국에서 먼저 움직였군!”

“SA를 움직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석원은 자신의 옆에 자리하고 있는 국정원장을 보며 물었다.

“아무래도 그래야겠지?”

“그런데 CIA는 어디에 있는 거야?”

“아직 그들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겨우 위성과 연결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CIA 처리팀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

아니, 파악할 시간이 없었다. 위성과 연결하여 수송 차량을 지켜보며 주변 상황을 알려 주기로 계획되어 있었는데, 위성 연결 문제로 인해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

◈ ◈ ◈

“팀장님!”

수용은 자신에게 말을 거는 정명을 보며 물었다.

“왜?”

“저거 어렵겠는데요.”

정명은 자신들의 아래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를 지켜보며 말을 하였다.

하지만 팀장인 수용의 지시가 있기 전까지 자신들은 어떤 행동을 할 수가 없었다.

자신들의 나라에서 외국의 특수부대가 민간 기업을 공격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명령이 없기에 안타깝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곧 인근 부대가 지원을 올 것이다. 우린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적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

부하의 어렵겠다는 말에 수용도 인상을 찡그리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자신들이 전투에 뛰어든다면 이후에 닥칠 또 다른 적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물론 그 어떤 적을 상대하더라도 두렵지는 않았다.

다만 대한민국 특수부대 중 엘리트만 모아 만든 자신들은 아직 모든 편제가 완료된 것이 아니다.

더욱이 자신들의 존재를 아직까지 극비로 존재하고 있었기에 외부에 알려져서는 안 되었다.

또 이번 전투만 승리한다고 끝나는 일도 아니다.

자신들은 어떻게든 무사히 전력을 보전하여 부대가 완벽한 편제가 되어 나중에 자신들의 존재가 알려지더라도 다른 나라들이 도발하지 못할 정도의 억지력을 가져야 한다.

이런 생각이 수용의 머릿속에 박혀 있었기에 함부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언젠가는 꼭 이번 일에 대한 복수를 해 주겠다.’

현실의 문제로 인해 눈앞에 부당한 일을 겪고 있는 조국의 현실에 수용은 속으로 그렇게 다짐을 하였다.

수용이 팀장으로 있는 SA는 대통령 직속의 특수부대다.

대테러 전문 특수부대인 707특수임무대대나 국군정보사령부의 특수부대인 HID, 해군의 네이비씰이나, UDT, SSU, 육군의 특전사 등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특수부대 중에서도 엘리트만 모아 창설한 것이 바로 대통력 직속 특수부대인 SA(Special Ace)인 것이다.

SA의 창설 목적은 대한민국에 위협하는 나라에 대한 보복을 위한 부대다.

기존의 특수부대도 그러한 목적에 창설이 되기는 하였지만 이미 외부에 알려져 있기에 이들의 이동은 주변국에 감시를 받는다.

그러니 목적한 일을 하기 위해서라면 그들의 감시를 피해야 하지만 우주 공간에 인공위성이 즐비한 상태에서 기존 특수부대가 적진에 침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 대한민국은 알게 모르게 많은 손해를 보았다.

일개 해적들은 물론이고 대규모 테러단체들의 표적이 되기 일쑤였다.

이 모든 것이 피해를 입었을 때 적절한 보복을 하지 못했던 일에서 비롯된 것이란 판단 아래 윤재인 대통령은 특단의 조치를 내리게 되었다.

엘리트 중의 엘리트만 모은 대테러 보복부대의 구상을 하였고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SA부대다.

그렇지만 아직 SA가 꾸려지기 시작한 지 연한이 짧고, 또 그 특수성 때문에 드러내 놓고 예산을 책정할 수가 없어 아직도 편제가 완료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SA대원이 되기 위한 조건도 까다로워 그런 측면도 없지 않았다.

그러니 SA팀장인 정수용으로서는 아래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대원들을 함부로 투입할 수가 없는 것이다.

최대한 전력을 보존해야 하는데, 아직 모든 적이 나타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 ◈ ◈

닌자대 1번대 대장인 타카미 지로는 자신들이 난입할 시기를 재고 있었다.

“준비해라!”

NNSA 수장인 사이고가 지시를 하고 미리 약속장소로 이동을 하였기에 현재 자리에 있는 이들 중 가장 선임은 바로 타카미 지로였다.

중국의 흑검들이 수송대의 방어를 무력화시켜 가고 있었다.

여기서 더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자신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수송하는 자들의 무력이 한계에 달한 것 같다. 늦기 전에 중국 놈들이 아직 수송대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신이치는 2분대를 데리고 뒤를 친다. 그리고 남은 인원은 나와 함께 수송 차량에서 물건을 확보한다.”

“하이!”

“출발!”

빠르게 지시를 내린 타카미 지로는 지시와 함께 빠르게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현장으로 뛰어갔다.

타카미 지로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자리하고 있던 닌자대는 타카미 지로의 뒤를 따랐다.

한편 난지대가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수송하고 있던 수송대와 흑검들의 전투 현장으로 뛰어가자 그와 떨어진 또 다른 야산에 자리하고 있던 CIA처리팀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CIA 처리팀의 목소리는 들렸는데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메타물질로 처리된 특수 위장막을 몸에 걸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빛의 굴절을 이용해 몸을 숨길 수 있는 이 위장막은 육안으로는 발견할 수가 없었기에 국정원이 인공위성을 통해 현장을 감시하고 있으면서도 이들은 발견하지 못했다.

“대장! 잽도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우린 언제까지 이렇게 엎드려 있어야 하는 거야?”

클락은 위장막을 들어 전투 현장으로 달려가는 일본의 닌자대를 보며 그렇게 물었다.

“지루한가 보지?”

CIA 처리팀 중 한 개 팀을 운용하는 팀장인 마커스는 자신의 부하 중 한 명인 클락 게이블의 질문에 그렇게 물었다.

“대장! 어서 처리하고 오키나와로 빨리 돌아가자고. 휴가 중에 이게 무슨 일이야!”

클락은 휴가 중 임무를 맡은 것이 불만인지 재촉하였다.

그런 클락의 말에 남은 팀원들도 그와 같은 생각인지 말은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커스는 그런 부하들의 모습에 입꼬리를 실룩이며 미소를 지었다.

하긴 그도 이번 임무가 그리 썩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

어려운 임무를 끝내고 꿀 같은 휴가를 즐기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떨어진 명령에 짜증이 났었다.

그나마 이번 임무를 무사히 마치면 이전 임무보다 더한 포상을 약속하였기에 팀원들을 다독이며 한국에 들어왔다.

그리고 한국에 들어온 뒤 자신들이 해야 할 임무가 항간에 화제가 된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란 것을 알고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그뿐이었다.

사실 플라즈마 실드는 CIA에서도 완성을 한 기술이다.

다만 적용 범위가 무척이나 작을 뿐 아니라 하나를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천문학적인 금액, 거기다 소요되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했다.

즉, 그 말은 실용성이 없다는 소리였다.

과학적 기술적 증명은 될지 몰라도 실용성이 없는 것은 별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실용화 기술을 개발하였고, 또 실물을 만들어 내 생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마커스 본인은 자신에게 한국이 플라즈마 실드 기술을 완성했다고 하는 CIA지부장 도널드가 미쳤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증거 영상을 보여 주자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때의 충격을 생각하면 마커스는 아직도 머리가 띵했다.

아무튼 그 한국이 개발했다는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라는 것만 탈취해 아시아 지부장인 도널드에게 전달하면 끝나는 일이다.

임무도 여타 자신들이 했던 임무보다 어렵지 않은 임무였기에 마커스는 승낙을 하였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본부에서 처리팀의 장비를 사용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기에 이번 한국에서의 임무는 자신들에게는 식은 피자를 먹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잽들이 움직였으니 우리도 천천히 움직이기로 하지.”

마커스는 위장막을 걷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엎드려 있을 때는 몰랐는데,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약간의 부조화가 일었다.

주변 풍경이 뭔가 렌즈를 통해 빛이 굴절되어 보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자세히 쳐다봐야 알 수 있을 정도일 뿐이고, 거리가 있다면 직접 봐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이들의 위장은 완벽했다.

◈ ◈ ◈

“대장!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는 한국군이 몰려올 겁니다.”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수송하는 천하 컨소시엄의 경비 인력의 저항이 생각보다 격렬해 쉽게 타깃에 접근하기가 용의치 않자 등소린이 대장인 장현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런 등소린의 말에 장현 또한 비슷한 생각을 하였다.

자신이 알기론 한국의 국가정보원에서 위성까지 동원을 한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더 시간을 지체했다가는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을 획득하더라도 위성이 추적을 한다면 한국을 무사히 빠져나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뭐 한국이 위성을 쓰는 것을 최대한 늦추게 하기 위해 해커 부대가 출동을 한다고 했지만 그것만 믿고 있을 수는 없었다.

장현은 그런 생각을 하고 바로 명령을 내렸다.

“약간의 피해가 있더라도 우리의 목적을 위해서 감수한다. 돌격!”

일반적인 작전이었다면 절대로 나오지 않았을 명령이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자신들의 침투를 이미 알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이번 수송을 위해 인공위성을 동원해 주변을 살핀다는 정보를 듣고 그것을 방해하기 위해 중국에서 해커 부대가 전자전을 실시한다고 하였다.

중국 해커 부대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그 실력이 정평이 나 있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인근에 있는 한국군이 출동을 하지 않았다는 것만 봐도 해커 부대들이 충분히 자신들의 역할을 해 주었다는 걸 장현은 알 수 있었다.

이제 작전의 성공은 자신의 손에 달린 것이다.

최대한 빠르게 물건을 탈취하여 이곳을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다.

아마 조금 뒤면 한국군은 물론이고 자신들처럼 한국의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노리는 또 다른 나라의 특수부대가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장현은 절대 자신들만 이 물건을 노린다고 생각지 않았다.

자신들이 알 정도면 미국이나 영국 등 최고의 실력을 가진 정보단체에서 모를 리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본은 한국의 발전을 절대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니 아마도 그들도 움직일 것이다.

중국에서 출발하기 전 장현은 MMS국장으로부터 일본에도 자신들과 비슷한 존재들이 있는데, 다른 점이라면 흑검들이 중국의 전통무술을 수련한 것에 비해 일본의 닌자대는 이름 그대로 암살자의 무술을 수련한 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한국에 이미 침투해 있으니 작전을 할 때 각별히 주의를 하라는 명령을 들었다.

그러니 장현으로서는 한국군 외에 또 다른 적이 나타나기 전에 임무를 완수하고 작전 지역을 벗어나야만 했다.

이런 생각이 조금은 위험이 있는 명령을 부하들에게 한 것이다.

장현의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총격전을 벌이던 흑검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목표를 향해 뛰기 시작하였다.

그렇다고 큰 위험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것은 이들을 막고 있는 천하 가드의 경호원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가 권총인지라 그 명중률이나 총알의 잔량이 그리 많지 못했다.

◈ ◈ ◈

“아씨, 지원군은 언제 오는 거야!”

달려드는 적들을 향해 총을 쏘던 박한이는 자신도 모르게 고함을 질렀다.

적들의 습격을 받은 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 초가 여삼추였다.

“무턱대고 쏘지 말고 정조준 해!”

박한이가 지원군이 오지 않는 것에 대하여 중얼거리고 있을 때 그와 조금 떨어져 있는 수송 차량을 바리케이드로 삼고 있는 천하가드의 경호원의 책임자가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들은 박한이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젠장, 그걸 생각 못했네!’

적과 다르게 자신들은 권총을 들고 있었다.

그 말은 무장에 제한이 있다는 소리였다.

여분의 탄창이 있기는 하지만 적을 막기 위해 가지고 있던 탄창 중 벌써 두 개를 소비했다.

이제 남은 탄장은 총알 열 발이 들어 있는 탄장 한 개와 지금 쏘고 있는 권총에 남은 총알 네 발뿐이다.

즉, 총을 열네 번 쏘면 자신은 무방비가 된다는 소리였다.

그런 생각이 들자 뒷목이 서늘해졌다.

그 때문에 잠시 반격을 하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들리는 총격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달려오는 적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조금 전과 다르게 조금은 신중하게 총을 쏘았다.

총알이 모두 떨어지면 자신들은 죽은 목숨이란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이 또다시 변하기 시작하였다.

자신들을 향해 달려들던 적들이 쓰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작은 총소리가 간간히 들리는 것이 지원군이 온 것 같았다.

‘지원군이 도착한 것인가 보군!’

달려오던 적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확인한 박한이는 이제야 기다리던 지원군이 도착한 것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곧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원군이라면 정규군이 분명할 것인데, 지금 들리는 총소리는 뭔가 이상했다.

‘저들은 또 누구야! 아군이야? 적군이야?’

검은 복장의 또 다른 인물들이 나타나 총을 쏘며 접근하는 것이 보였다.

대한민국에서 저와 비슷한 복장을 한 인물들은 박한이가 알기로는 707뿐이 없었다.

대테러 전문 진압부대인 707부대 외에는 검은 복장에 두건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이 자리는 707이 출동할 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미리 대기를 하고 있었다고 하면 이야기가 될 수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 테러가 발생할지 모르는데, 이곳 파주에 그 중요한 그들이 미리 파견 나와 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복장은 비슷하나 그것이 의심이 된 박한이는 새롭게 나타난 이들을 경계하였다.

비록 자신들을 습격한 적을 향해 공격을 한다고 하지만 새롭게 나타난 이들의 정체를 알 길이 없기에 경계를 하는 것이다.

“아군입니까?”

박한이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수송 차량 옆에 있던 천하가드 책임자가 자신의 옆에 다가와 물어보는 것이다.

“잘 모르겠습니다. 707과 비슷한 복장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이 시간에 이곳에 있다는 것이 의심스럽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우린 적이라고 생각하고 일단 주의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십시오.”

중간부터 수송 책임자로 임무를 교대한 천하 가드의 정철원 부장은 방금 전까지 교전을 하던 적의 뒤에 나타난 또 다른 인물들의 정체가 혹시나 조금 전 말한 지원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물어본 것인데, 아니라는 말에 조금 실망은 하였지만 수긍을 하였다.

그 또한 특수부대 출신인지라 그도 707이 이곳에 적절한 시간에 나타났다는 것을 의심했었다.

다만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기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물어본 것뿐이었다.

조금 전의 적만 해도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또 다른 적이 나타났다는 것에 심적으로 무척이나 부담이 되었다.

자신이 데려온 부하들이 모두 특전사나 해병특수수색대 등 군 특수부대를 전역한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지만 현역에서 물러난 지도 한참이나 지났다.

물론 전역을 한 뒤에도 꾸준히 노력을 하였다고 하지만 현역과 전역자의 갭은 메울 수가 없는 간극이다.

더욱이 무장이라도 적에 비해 충실했다면 갭을 어느 정도 메우겠지만 장비도 적이 더 우수했다.

다만 이곳이 한국이라는 것과 적에게 시간이라는 핸디캡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수송을 책임진 정철원과 국정원 요원이 새로 나타난 적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을 때 장현도 기습적으로 나타난 적에 놀랐다.

‘저놈들은 또 누구야?’

“대장! 저들의 지원군이 온 것 같습니다.”

장현이 자신들을 뒤에서 기습한 적들의 모습에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 등소린이 그의 곁으로 다가와 소리쳤다.

“네가 2조를 데리고 일단 저들을 막아라! 난 목표물을 맡을 테니.”

일 분만 늦게 나타났더라도 임무를 완수했을 것인데, 새로운 적이 나타났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장현은 조금 전 상황은 모두 잊고 부하들을 두 개 조로 분리하여 자신은 임무를 수행하고 등소린을 포함한 2조는 뒤에서 자신들을 기습한 적을 상대하게 하였다.

잦아들던 총소리가 다시 한 번 커지기 시작하였다.

타타타탕! 탕탕!

“윽! 으악!”

교전이 격렬해지자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다.

교전은 어느새 수송 차량을 바리케이드로 이용하는 천하 가드 경호원들과 MMS의 흑검 그리고 NNSA의 닌자대 이렇게 삼파전으로 변했다.

다만 바리케이드를 이용한 전하 가드 경호원들의 적절한 대응과 다르게 흑검과 닌자대의 교전은 점점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흑검은 자신들을 기습한 닌자대에 대한 복수심 때문인지 경호원들보다는 닌자대에 더욱 많은 총격을 하였다.

어차피 접근한 이들도 자신들과 같은 목적인 것으로 보였지만 일단 당하고는 못사는 것 아니겠는가. 이 때문에 천하 가드의 경호원들은 조금은 편하게 수송 차량을 지켰다.

새롭게 나타난 적으로 인해 수송 차량이 조금은 안정된 것 같은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상황이 결코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무엇 때문인지 아직까지 인근 부대에서 지원군이 오지 않았던 것이다.

“팀장님! 더 이상 두고 보다가는 저기 민간인들이 모두 몰살할 것 같습니다.”

정명은 상황을 지켜보다 고개를 돌리고 팀장인 정수용에게 말을 하였다.

정수용 또한 전장에 새로 난입한 의문의 조직에 의해 수송을 하던 이들이 조금은 상황이 나아지기는 하였지만, 결코 안전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명령을 내릴 수도 없었다.

정규 편제도 되지 않는 인원으로 저 많은 적을 막아야 한다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지켜보기만 할 수도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정수용은 부하들을 보며 명령을 하였다.

“일단 민간인들을 우선으로 구한다.”

“하지만…….”

수용이 사람을 먼저 구하라는 말에 부하 중 한 명이 상부에서 자신들에게 했던 명령에 대해 말을 하려던 때 수용이 먼저 그의 말을 막았다.

“우선 내 말을 들어라! 내가 들은 정보에 의하면 우리가 지켜야 할 그 물건에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 탈취를 하였다고 복제나 작동을 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그러니 우리의 우선해야 할 것은 가급적 교전을 피하고 민간인을 구하는 것으로 한다.”

오랜 장고 끝에 결정을 한 수용의 명령에 SA대원들은 어쩔 수 없이 따르기로 하였다.

상급부대에서 처음 명령을 받고 나올 때는 어떻게든 수송 차량에 실려 있는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지키라는 것이었지만 SA팀장인 정수용은 상급부대의 명령은 무시하고 우선적으로 민간인을 구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나중에 말이 나오기는 하겠지만 정수용은 자신의 최우선 사항은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지키는 것도 또 그것을 수송하는 민간인들을 구하는 것도 아닌 현재 자신의 부하들을 온전하게 부대로 복귀시키는 것이라 판단했다.

이번 임무에는 실패하더라도 부대 편제가 완료된다면 나중에 복수를 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부대의 존립 목적이 바로 적국에 대한 보복이 아니겠는가. 그것을 생각한 정수용의 결정에 그의 부하들은 아직 그가 무엇 때문에 상급부대의 명령을 무시하고 민간인을 구하려고 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부대장인 그의 명령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믿고 따르기로 하였다.

정수용의 명령이 떨어지자 SA대원들은 은밀하게 수송 차량 뒤쪽으로 접근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간간히 수송 차량에 접근을 하려는 이들에게 사격을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수송 차량에 있는 민간인들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 ◈ ◈

파주의 국도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는데, 그곳 말고도 전쟁터가 된 곳이 대한민국에 또 한 곳 있었다.

“니들 다 죽어 볼래? 장비를 어떻게 관리를 했기에 이 모양이야!”

국가정보원 컨트롤 센터는 현재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어수선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어렵게 접속을 하였던 위성이 다시 먹통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현장에서 지금 교전이 벌어졌는데, 그것을 감시해야 할 위성이 먹통이 되었으니 그것을 지켜보던 국정원장이나 이번 작전의 책임자인 5국장 김석원의 목소리가 커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른 물건도 아니고 국가 전략물자를 탈취하려는 적들을 막기 위한 작전이었다.

그런데 그중 가장 중요한 장비가 고철이 되어 버렸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과도한 정보로 인해 서버가 다운되었습니다.”

한참 컴퓨터를 조작하던 요원이 비명과도 같은 고함을 질렀다.

그 요원의 말처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위성 접속 불량은 기기 오류가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오는 방해로 인해 발생한 일이었다.

지금 그것을 막기 위해 4국의 요원들까지 총동원되어 막고는 있었지만 결국 서버가 버티지 못하고 터져 버렸다.

위성을 해킹하려는 자와 그것을 막으려는 양자 간의 싸움으로 인해 발생한 과도한 정보 때문에 서버가 다운되었다.

“그럼 보조 서버로 대체하면 되잖아!”

“그렇게 하였지만 그것도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김석원은 컴퓨터 담당 요원의 말에 깜짝 놀랐다.

국정원도 위성을 관리하는 서버가 다운되는 일을 대비해 보조서버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위성을 담당하는 서버의 패스워드도 극비지만 특출 난 해커들은 그런 극비 패스워드를 뚫고 국정원의 슈퍼컴퓨터를 해킹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국정원은 본 서버 말고도 보조서버도 비밀암호로 묶어 두고 있었다.

그런데 보조서버의 패스워드가 외부에 유출이 되지 않았다면 이렇게 빨리 뚫릴 리가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지금 국정원 슈퍼컴퓨터를 공격하는 해커들이 결코 평범한 이들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도대체 지금 공격하는 놈들의 정체가 누구지? 어떤 놈들이야!’

김석원은 정말이지 자신들을 공격하고 있는 해커들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파주 현장에서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를 수송하고 있는 이들이 걱정이 되었다.

이번 작전에 들어가기 전 모임에서 이번 작전의 핵심 물건인 플라즈마 실드 발생장치의 비밀에 대하여 어느 정도 들었다.

현대 과학으로는 절대로 비밀을 밝혀낼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물건이 탈취되더라도 그리 걱정이 없었다.

다만 국내에 암약하는 적들을 막지 못한 것에 자괴감이 들 뿐이다.

함정을 파고 적을 함정에 몰아넣고 제거하려고 했는데 적의 방해를 막지 못해 작전이 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화가 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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