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복수보다 우선 되어야 할 일
웅성웅성.
입국하는 사람들과 또 떠나가는 사람들 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공항, 그 안에 많은 군상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군상들 속에서 가족으로 보이는 젊은 사내와 세련된 중년 여인 그리고 중년의 남자가 있었다.
남자들의 표정에는 이별의 씁쓸함이 있지만 중년 여성은 뭐가 그리 슬픈지 펑펑 울고 있었다.
아니,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엉엉, 우리 아들 엄마가 같이 못 가서 어떻게 해!”
역시나 중년 여성은 젊은 사내의 어머니인지 무척이나 슬퍼했다.
대성통곡을 하던 여인에게 시선이 집중이 되긴 했지만 곧 주변 사람들의 관심은 다시 자신들의 일로 돌아갔다.
조금 특이한 광경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오래 끌 만한 요소는 없었기 때문에 금방 시선을 돌린 것이다.
“여보 며칠 뒤면 다시 볼 건데 그만 보내 줍시다.”
“그래도요. 18년 만에 만났는데 겨우 일주일 만에 돌아가는 건데…….”
“엄마, 연말에 한국에 오신다면서요. 그러니 이렇게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알았다.”
수한은 자신을 붙들고 대성통곡을 하는 엄마로 인해 무척이나 난감했다.
설마 엄마가 자신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 때문에 이렇게 대성통곡을 할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에 관해서는 무척이나 집착이 심한 의붓어머니인 최성희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게 핏줄이란 것인지 새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였다.
―잠시 뒤 한국행 비행기가 이룩합니다. 탑승자들은 수속을 밟아 주시기 바랍니다.
스피커에서 출국 수속을 받으라는 안내가 나오자 수한은 얼른 울고 있는 엄마를 달랬다.
“엄마! 이만 가 봐야겠어요. 출국 수속을 받으라고 하네요.”
“그래, 아들 엄마 없더라도 밥 잘 챙겨 먹고, 엄마가 한국 가서 전화할게.”
“응, 아주 못 보는 것도 아닌데, 그만 눈물을 그치고 웃는 얼굴로 보내 주세요.”
“그래, 그래 우리 아들 그럼 나중에 보자!”
“네, 엄마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아버지도 나중에 봬요.”
“그러자, 나는 엄마랑 같이 못 가지만 아무튼 건강해.”
“예, 그럼 저 가 볼게요.”
“그래.”
수한은 부모님을 뒤로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런 수한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미영은 수한의 몸이 게이트 안으로 들어서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그쳤던 눈물을 다시 흘렸다.
“허허, 진정하구려.”
정명수는 18년 만에 다시 만난 아들을 배웅하며 눈물을 흘리는 아내를 위로했다.
그도 아내와 같은 심정이지만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의연하게 슬픔을 참고 아내를 위로하였다.
한편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수한도 이곳 캄보디아에 남은 부모님을 생각하고 있었다.
18년 만에 재회한 부모님의 모습은 무척이나 늙어 있었다.
물론 다른 일반인들보다 풍족한 삶을 살아 나이에 비해 젊은 모습이긴 하지만, 수한의 눈에는 예전 한창일 때의 부모님의 모습이 머릿속에 기억되어 있었다.
하지만 18년 만에 돌아와 본 부모님의 얼굴은 자신에게 숨기려 했지만 자신을 잃어버리고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이 괜한 고집으로 좀 더 일찍 찾아뵙지 못한 것이 무척이나 후회가 되었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그 당시 탈출을 하고 난 뒤 연락을 할 수도 있었다.
물론 아기라고는 하지만 이미 자신이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을 의붓어머니인 최성희도 알고 있었기에 알리려고 한다면 충분히 알릴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수한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의붓 할아버지인 혜원의 말도 있었지만 당시 수한으로서도 혜원의 말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안전과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서 자신이 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전생에 대마도사였던 자신의 힘을 되찾은 뒤에 가족을 찾기로 결정을 했다.
사실 수한이 이런 결정을 한 이유에는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 마도사로서 합리적 사고를 하는 것도 있지만 가족애에 대한 계념이 환생을 하면서 조금 생기긴 하였지만 아직 가족애라는 감정을 확신하지 못하기에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며칠 뒤면 볼 수 있는 자신을 떠나보내는 것도 저렇게 슬퍼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자신이 그동안 잘못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부모님에 관한 생각을 하던 수한은 문득 캄보디아에서 만났던 탈북자들의 일이 생각났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의 인천공항까지 5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되기에 수한은 부모님 생각에서 이번에는 탈북자 문제를 생각하게 되었다.
◈ ◈ ◈
이미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라오스 국경수비대의 뒤를 따라 그들이 묶는 부대 근처까지 따라갔다.
후앙이라는 라오스 국경수비대 장교를 따라간 이유는 그들이 탈북자 중 3명의 여성을 억류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상태를 살피고 될 수 있으면 그들을 그곳에서 빼내기 위해 이들의 뒤를 다른 것이다.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국경은 한국처럼 경계가 철책으로 나눠져 있는 것이 아니다.
우거진 정글을 기준으로 나눠져 있었다.
그래서 밀렵꾼이나 밀수꾼들이 라오스와 캄보디아, 캄보디아와 베트남 또는 베트남, 라오스 이렇게 삼국의 국경을 수시로 넘으며 이득을 취하고 있었다.
우거진 정글 때문에 밀렵꾼이나 밀수꾼들을 100% 통제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브로커들이 탈북자를 탈출시키는 루트로 이용하는 것이기도 했다.
물론 국경을 지키는 국경수비대에 걸리게 되면 심각한 처벌을 받게 되지만 계중에는 머리를 써 국경수비대 군인들을 매수해 안전을 도모하는 단체도 있다.
수한이 듣기로 후앙이란 라오스 군인도 이런 밀렵꾼이나 밀수꾼들에게 뇌물을 받는 이들 중 한 명인 것을 알게 되었다.
돈 맛을 알게 된 그는 그동안 몰랐던 탈북 브로커를 발견하게 되자 욕심이 생겨 여자들을 억류하고 돈을 요구한 것이다.
이 때문에 브로커는 들어가지 않던 뇌물이 들어가야 하는 문제 때문에 자신이 본 손해를 주지훈 목사에게 요구를 하였다.
그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 발생한 손해에 더해 앞으로 후앙에게 들어가야 할 뇌물까지 청구했다.
여러 곳에서 지원을 받는다고 하지만 탈북자 1명을 돕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주지훈 목사가 감당하기는 힘들었다.
수한은 어떻게든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일단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우선 후앙의 군대에 억류된 여성들을 구출하기로 결심하고 다른 사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왔다.
후앙의 군대를 미행하길 1시간여가 지나자 그들이 작은 움집 같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 크게 보이지 않았는데, 입구로 들어가는 그들의 행동으로 봐서는 아무도 겉보기와 다르게 안쪽으로 넓은 공간이 있을 것 같았다.
수한이 그런 라오스 국경수비대의 초소를 보며 판단하기로 이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캄보디아의 국경초소도 이와 비슷하게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브로커의 뒤를 미행하며 보았던 캄보디아의 국경초소도 저처럼 주변과 동화된 작은 초소였기 때문에 수한은 문득 베트남 전쟁 때 월맹군이 전쟁 중 사용했던 지하 미로가 생각났다.
이러 정글 속에서 커다란 군부대를 만들기보다는 지하에 공동을 뚫어 이용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 저들은 지하에 보다 넓은 공간을 뚫고 생활을 하는 것이로군!’
기습을 받더라도 입구가 작고 또 지하에 시설이 되어 있으니 외부에서 침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더욱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주변에 있는 나무와 풀 때문에 초소도 쉽게 찾아내기 힘들었다.
수한이야 국경수비대의 뒤를 따라왔으니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주변을 지나가더라도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디텍션.”
수한은 초소의 뒤로 돌아가 탐지마법을 사용했다.
초소 내부를 마법을 사용해 살펴본 결과 역시나 짐작대로 초소 뒤쪽 땅을 파고 그 안에 공간을 만들어 땅속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덥고 습한 이곳 지역에서 땅속에 생활공간을 만드는 것이 어쩌면 지상에 부대 막사를 짓고 생활을 하는 것보다 더 좋을 수 있으니 이것도 아마 다년간 연구한 결과로 이런 형태의 군대 막사가 나온 것이리라.
내부의 상황을 알게 된 수한은 또 다른 군인들이 있는지 살피기 위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살피기로 했다.
시간은 흐르고 하늘은 어느새 색이 변해 별들이 반짝이며 하나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수한이 시간을 들여 살펴본 결과 이곳 초소는 후앙의 부대가 사용하는 것인지 다른 군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후앙의 부대는 총 38명의 군인들로 이루어진 독립 소대 정도의 병력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일반적인 소대라고 보기에는 인원이 적었다.
후앙의 부대원들은 분대 단위로 2시간에 1번씩 순찰을 도는 것을 확인한 수한은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에 나오는 자들부터 처리하고 들어가야겠다. 괜히 시간을 허비해 부모님을 걱정하게 하는 것보다는 빨리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수한은 이번에 순찰을 돌기 위해 나오는 군인들을 초소와 떨어진 곳에서 처리하기로 결심했다.
그렇다고 그들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굳이 그들을 죽여 괜히 국경의 경비가 강화되게 된다면 나중에 이곳을 지날 탈북자들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수한은 이왕 이렇게 된 것, 후앙이 데리고 있는 군인들 모두를 세뇌하기로 결심했다.
안전한 루트를 개척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들어 잘 알고 있는 수한이다.
더욱이 탈북 브로커의 성향으로 보아 이곳 루트가 막히고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많은 비용을 요구할 것이 분명했다.
자신의 손해를 어떻게든 떠넘기려고 하는 그의 행동을 지켜보았기에 수한은 차라리 군인들을 죽여 문제를 만들기보다는 세뇌를 시켜 보다 안전하게 만들 계획이다.
삐걱.
국경수비대가 순찰을 돌 시간이 되자 초소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늦은 시각이지만 군인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초소를 나온 군인들은 마치 밤 마실 나가는 것 마냥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가고 있었다.
원칙적으로 국경을 순찰할 때는 혹시라도 적이 나타날 것을 대비해 기도비닉을 유지해야 하지만 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아마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고 하지만, 적대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혹시 모를 충돌을 대비해 일부러 소리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수한에게 이들의 행동은 참으로 고마운 행동이었다.
물론 전생의 능력을 모두 회복한 수한으로서는 이 정도 어둠을 극복할 방법은 많았다.
그렇지만 이렇게 자신이 있는 위치를 알려 주는 이들을 찾는 수고로움을 할 필요가 없어져 힘을 아낄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었다.
“센드 포그.”
한 명이라면 슬립이란 간단한 주문에 끝날 일이지만, 지금은 순찰을 도는 군인들 다수를 한꺼번에 재워야 하는 관계로 5클래스에 해당하는 센드 포그 마법을 사용했다.
이 마법은 수한이 전생에 만든 창작 마법으로 복수의 사람을 한 번에 재우기 위해 만든 마법이다.
슬립 마법식과 포그 마법을 합성해 만든 것으로, 1클래스인 포그 마법과 3클래스의 슬립 마법을 합성한 것인데 5클래스 급의 마법이 나왔으니 그 효율은 무척이나 좋지 못했다.
원칙적으로 3클래스 후반의 마법이 나와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센드 포그 마법은 5클래스의 마법이 되었다.
물론 범위는 축구장 하나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로 넓었으나 들어가는 마력의 량에 비해 효과는 그리 좋지 못해 수한도 전생에 잘 사용하지 않았다.
아무튼 하나의 마법으로 간단하게 분대 병력을 제압하였다.
이제 남은 26명이 초소 내에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수한은 일단 잠에 빠진 이들을 준비한 밧줄로 묶어 두었다.
자신이 제압한 군인들을 묶고 난 수한은 조심스럽게 초소로 접근했다.
은밀히 처리했기에 아무도 순찰을 나간 수비대 군인들이 제압된 게 알려지지 않았다.
더욱이 내부를 살펴보니 지금 초소 안에 깨어 있는 군인도 2명뿐이고, 그들 역시 초소 입구와 깊은 곳에 따로 떨어져 있어 입구에 있는 자만 처리하면 쉽게 침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슬립.”
입구의 틈으로 보이는 군인을 향해 마법을 시전 했다.
마법에 대한 저항이 없는 군인은 너무도 쉽게 마법에 빠져 버렸다.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는 마법이란 힘에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했다.
수한이 처음 이런 사실을 알았을 때는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어떻게 마법에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지 연구를 할 정도였다.
그런데 결론은 너무도 허무했는데, 지구의 생명체가 마법에 저항을 못하는 이유가 지구에는 마법이란 힘이 출현한 적이 없기에 세포 속 DNA에 마법에 관한 정보가 없었다.
생명체는 진화를 하면서 자신이 겪은 힘이나 환경에 저항력을 가지게 진화를 한다.
하지만 지구의 생명체들은 다른 여타의 힘이나 환경에 저항력을 가지고 진화한 반면, 마법은 새로운 힘이었기에 저항할 수 없다.
그것은 수한이 겪어 본 그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도 자신의 마법에는 저항을 하지 못했다.
일 예로 수한에게 전통 무술을 가르쳐 준 혜원이 그랬다.
상당한 수련을 하여 발경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수한의 마법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 때문에 수한이 혜원이 가르치려는 무술을 등한시한 적도 있지만, 나중에야 마법이 만능이 아니며, 이곳 현생의 과학도 마법 못지않은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는 객관적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결심을 하였지만 말이다.
아무튼 간단하게 초병을 제압하고 그를 벽에 기대에 잠이 든 것처럼 처리한 뒤 또 다른 깨어 있는 자를 찾아 이동을 했다.
초병 말고 깨어 있던 사람은 바로 이 소대의 소대장인 후앙이었다.
후앙이 있는 방 앞에 선 수한은 방으로 들어가기 전 마법을 시전 하였다.
이번에는 잠을 재우기 위한 슬립 마법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마법을 사용했다.
후앙을 제압하여 세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슬립이 아닌 사일런트 마법을 사용했다.
자신이 후앙을 제압하고 세뇌를 하는 동안 어떤 소리도 외부로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마법을 방 입구에 펼쳤다.
“사일런트.”
마법이 펼쳐지자 주변의 소음이 사라졌다.
수한은 마법이 성공적으로 입구에 펼쳐진 것을 확인하고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열렸지만 조금 전 초소의 문을 열었을 때처럼 삐걱 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후앙이 무언가를 하는 것이 보였다.
아무런 소리도 없이 방문이 열렸기에 아직 수한이 들어온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뭔가를 쓰고 있는 모습이었다.
“홀드.”
작은 소리가 들리고 후앙은 문서를 작성하다 말고 자신의 몸이 뭔가에 묶이는 느낌을 받자 깜짝 놀랐다.
“누구냐!”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는 곳을 깨닫고 소리치는 후앙이었지만, 수한은 느긋하게 그의 앞으로 다가가며 말을 하였다.
“앞으로 네 주인이 될 사람이다.”
“뭐라고? 거기 아무도 없나!”
후앙은 수한의 말에 뭔지 모를 위기감에 고함을 질렀으나 어느 누구도 방으로 찾아오는 이가 없었다.
“아무리 소리쳐 봐야 소용없을 것이다.”
수한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후앙에게 말을 하였지만 후앙이 듣기에 그 목소리는 지옥에서 울리는 악마의 소리처럼 들렸다.
“그렇게 너무 두려운 표정을 지을 필요 없다. 네가 필요하기에 그저 너를 종으로 만들려는 것뿐이다.”
조용조용 후앙의 귀에 자신의 목적을 말한 수한은 세뇌 마법을 시전 했다.
“참(Charm).”
마법이 시전 되자 후앙의 눈이 풀리기 시작했다.
뭔가 홀린 듯 그의 눈은 수한의 얼굴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자신을 홀린 듯 쳐다보는 후앙을 보며 수한은 조금 더 낮고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앞으로 탈북자를 인솔하는 브로커가 지나갈 것이다. 그러면 무조건 그들을 안전하게 통과시켜라.”
“알겠습니다.”
수한의 주문에 후앙은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도 된 듯 중얼거리다 대답을 하였다.
후앙이 자신의 세뇌 마법에 빠져들었다는 것을 확인하자 수한은 이들에게 잡혀 있는 탈북여성을 찾았다.
의외로 그녀들은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바로 후앙이 머물고 있는 방 오른쪽 2번째 방에 있었는데, 그 방은 바로 후앙의 방 바로 옆에 있었다.
그 때문인지 남자들만 있는 곳이지만 그녀들은 수한이 생각한 것보다 괜찮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 ◈ ◈
엉엉엉!
“오마니!”
“순덕 어매야!”
“미자야!”
“달래야!”
탈북자들이 모여 있던 안가는 순식간에 울음 바다가 되어 버렸다.
라오스 국경수비대에 억류되어 있던 3명의 탈북 여성을 구해 돌아온 수한은 눈물의 상봉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보며 가슴이 짠했다.
자신도 타인에 의해 납치가 되어 장장 18년 만에 가족과 상봉을 하지 않았는가?
이들 탈북자 가족이 서로 얼싸안고 눈물바다를 만드는 것이 남 일 같지 않았다.
“좋은 일 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아니요. 정말로 위험한 곳에서 저들을 무사히 데려온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주지훈 목사는 수한의 곁에 다가와 그가 한 일을 치하했다.
사실 주지훈 목사는 수한이 브로커를 따라가 국경에 억류되어 있는 탈북 여성들을 데려오겠다는 말을 했을 때 깜짝 놀라며 만류했다.
하지만 말은 하지 않았지만 수한이 본 억류된 가족을 가지고 있는 그들의 표정에서 부모님의 모습을 보았다.
그 때문에 나선 것이었다.
능력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자신은 충분히 안전하게 그들을 구해 줄 수 있었다.
능력이 있기에 나섰고 또 그들을 무사히 이곳으로 데려올 수 있던 것이다.
“앞으로는 조금 더 수월하게 다른 탈북자들을 도우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게 말입니까?”
“밝힐 수는 없지만 제게 조금 남다른 능력이 있습니다.”
수한이 자세한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하자 주지훈 목사도 굳이 상대가 말하지 않는 것을 묻지 않았다.
이것도 다 나이를 먹다 보니 깨닫게 된 것인데, 남이 비밀로 하려는 것을 굳이 억지로 알려고 하면 결과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수한이 하는 말을 그저 듣고 자신은 그 혜택만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수한의 말대로 보다 안전한 루트로 탈북자들을 데려올 수 있으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는 일이니 굳이 쓸데없이 물어 수한과 틀어질 필요는 없는 일이다.
더욱이 수한이 한국에 돌아가 자신이 캄보디아에서 하려는 일에 도움을 줄 사람을 연결해 주기로 약속하지 않았는가?
“감사합네다.”
“동무 감사합네다.”
가족을 되찾은 탈북자 가족들은 자신들의 가족을 되찾아 준 수한에게 다가와 감사 인사를 하였다.
그런 탈북자 가족들의 모습에 수한은 가슴에 뜨거운 무언가가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결코 싫지 않은 기분에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이래서 할아버지가 어려운 이웃을 도우라고 하는 것이구나!’
수한은 가슴이 뜨거워지는 느낌에 혜원이 했던 말의 뜻을 깨달았다.
◈ ◈ ◈
청담동의 한 카페, 수한은 카페 창을 통해 거리를 돌아 분주히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지금 수한이 이곳 카페에 이유는 캄보디아에서 만난 주지훈 목사를 만나기 위해서다.
그와 이곳 청담동에서 만나기로 한 이유는 수한이 캄보디아에서 주지훈 목사를 만나 약속을 했던 것을 지키기 위함이다.
탈북자들 돕고 있는 주지훈 목사에게 수한이 속한 단체인 지킴이를 소개하려 하는 것이다.
이 지킴이란 단체는 특별하면서도 또 특별하지 않은 그런 단체다.
지킴이라는 단체의 시작은 호국(護國)이었다.
고려시대 몽고의 침입에 국토가 침탈 되었을 때 처음 나타났다.
누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만든 단체가 아니라 그저 나라를 외세로부터 지키기 위해 의병(義兵)을 조직하고 항쟁을 하던 것이 시초가 되어 지킴이란 단체가 만들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지킴이란 이름도 없었다.
그저 지역 의병으로 조직되었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외침에 보다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게 되면서 지킴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고려시대를 지나 조선이 건국되고 또 국제 정세가 변하면서 야만적인 오랑캐들의 침약에 맞서던 것에서 보다 근본적으로 민족정신을 지키는 것으로 계승 발전을 하게 되었다.
이러다 보니 기존 무력만 키우던 것에서 국민을 깨우치게 하고 또 민족정신을 지키기 위해 사회각층에 진출을 하게 되었다.
영역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킴이에 합류를 하였으나, 그 때문에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세력이 커져 영향력이 늘어나는 것은 좋았지만 그로 인해 회원들 간에 갈등이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인간이 모이는 곳에 사회가 형성되고 또 사회가 형성이 되면 그 안에 붕당이 발생한다.
서로 같은 뜻을 가지고 있지만 실행하는 단계에서 서로 뜻이 맞지 않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급진적으로 나가려 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조금 늦더라도 차분하게 안전한 방법을 사용하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같은 뜻을 품더라도 사람마다 성향이 달라 취하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보니 지킴이도 처음 결성되었을 때와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조금은 강제적인 성향이 줄어들고 친목연대보다는 강력한 조금은 비정상적인 조직이 된 것이다.
사실 수한의 의붓 할아버지가 된 혜원이 아니었다면 지킴이란 단체는 진즉에 파탄이 났을지도 모른다. 혜원의 노력으로 지금의 형태의 조직이 된 것이다.
급진성향을 가진 이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그리 낙관하지 않고 큰 위기로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수한도 그런 급진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동조하고 있다.
이미 지킴이는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걸쳐 회원을 가지고 있다.
시골 시장 상인에서부터 대기업 회장에까지 그리고 학교 교사에서 종교계 지도자가지 모든 분야에 포진해 있다.
그러다 보니 들어오는 정보도 엄청나다.
수한을 납치하도록 사주했던 일신학원 원장의 배후가 누구이며 또 일신그룹이 어떻게 성장을 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일신그룹과 같은 기업들이 어떤 곳인지도 알고 있다.
급진적 성향을 가진 지킴이들은 이런 나라를 좀먹는 기업인이나 사회 저명인사들의 신상을 전 국민에 알리고, 그들을 밑바닥으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또 다른 생각을 가진 지킴이들은 그렇게 한다면 대한민국이 혼란에 빠져 자칫 국운이 흔들릴 수 있다 주장하며 막고 있다.
수한도 그런 그들의 생각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니기에 아직까지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있지는 않았다.
아무튼 지금 수한이 이곳 카페에 나온 것은 이런 지킴이 회원 중 주지훈 목사처럼 탈북자나 소외된 불우이웃을 도와주는 곳이 있어 주지훈 목사를 연결시켜 주기 위해 나온 것이다.
한빛이란 이름의 봉사단체의 이사장을 소개해 주기로 하고 자리에 나왔다.
약속 시간은 오후 6시로, 시간까지 20분이 남아 있었다.
“내가 좀 늦었네.”
“아닙니다. 제가 시간이 좀 남아 일찍 나온 것입니다. 아직 시간까지 좀 남았습니다.”
수한이 창밖을 보고 있을 때 주지훈 목사가 다가오며 사과를 하였고, 수한은 그런 그에게 괜찮다 해 주었다.
“차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수한은 주지훈 목사에게 차를 권했다.
그런 수한의 물음에 주지훈 목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하였다.
“녹차로 하지.”
“수한아, 나도 녹차로 부탁한다.”
언제 왔는지 수한의 테이블 옆에 오늘 만나기로 한 한빛의 이사장인 김유빈이 와서 주문을 하였다.
그런 유빈의 말에 수한은 얼른 인사를 했다.
“이모님 어서 오세요.”
“그래, 반갑다. 그런데 너 일주일 만에 연락한 거, 잘했어, 잘못했어?”
유빈은 수한의 양모인 최성희와 대학 동창이며 친한 친구였다.
사실 최성희가 현운사를 알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다 유빈 때문이었다.
조상 대대로 지킴이 회원이었던 김유빈은 현운사와 주지인 혜원을 잘 알고 있었다.
현운사 주변 주민들의 생활도 잘 알고 있었기에 과대였던 김유빈이 농활 장소를 현운사 근방으로 잡았고, 숙소를 현운사로 정했다.
그래서 최성희도 도심과 떨어져 인적의 왕래가 적은 현운사에 도피를 하면 들킬 확률이 적다 생각하고 그곳으로 도망쳤던 것이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이모와 조카 관계를 가지고 있는 수한과 유빈이었으니 대화도 자연스러웠다.
비록 중간에 주지훈 목사가 있기는 했지만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그래 무슨 일로 내게 도움을 청한 것이냐?”
“그게 일단 여기 이분은 주지훈 목사님이세요. 목사님! 이분은 제가 말씀 드린 자원봉사단 한빛의 이사장이신 김유빈 이사장님이세요.”
수한이 소개를 하자 김유빈과 주지훈 목사는 서로 마주 보며 인사를 하였다.
“주지훈이라고 합니다. 캄보디아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는 목사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유빈이라고 합니다.”
서로 연배도 비슷한 두 사람이기에 조금 낯간지러운 것도 있지만 일단 업무적으로 만났기에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두 사람이 하는 모습을 본 수한의 머릿속에 짓궂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두 분 뭐하세요? 지금 선보러 나오셨어요?”
수한은 그저 언제나 자신을 놀리는 이모 김유빈을 놀리기 위해 한 말이었는데, 수한의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수한의 말에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두 사람의 반응에 수한도 순간 당황했다.
‘뭐지? 지금 분위기는…….’
사실 주지훈 목사나 김유빈은 현재 혼자였다.
주지훈 목사야 한 번 결혼한 경험이 있었지만,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 이혼을 하고 혼자 된 지 오래되었다.
그에 반해 김유빈은 자신의 꿈이었던 남을 돕는 이 일을 하느라 결혼할 시기를 놓치고 지금에 이르렀다.
물론 결혼할 뻔한 적도 있기는 했다.
자원봉사 단체에서 만난 남자와 장래를 약속하고 함께했는데, 어느 순간 그 사람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단 것을 알게 된 뒤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김유빈과 다르게 남자는 자원봉사를 자신의 입신양명의 수단으로 여겼던 것이다.
남을 위해 봉사가 아니라 자신의 출세하기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고 겉으로만 봉사를 했던 사람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현재 혼자인 두 사람은 마나자마자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말하는 것이나 풍기는 이미지가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란 것을 느낀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수한이 두 사람에게 맞선 이야기를 하자 더욱 서로를 인식하게 되고 말았다.
정말로 지금 자리가 맞선 자리마냥 가슴이 두근거렸던 것이다.
수한은 자신의 말 때문에 두 사람이 어떤 상태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위기가 좋은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이모, 여기 목사님은 캄보디아에서 탈북자를 돕는 일을 하고 계세요.”
“어머! 그래? 좋은 일을 하시고 계시네요.”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김유빈과 주지훈은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를 치하하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모, 그런데 탈북자를 돕기 위해선 돈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그래?”
“예, 탈북자 한명을 무사히 데려오기 위해선 1,500만 원 정도가 들어가요. 그중 1,300만 원은 브로커에게 줘야 하고, 남은 돈으로 탈북자들이 무사히 지낼 안가를 유지하는 비용으로 들어가요. 그런데 요즘 탈북자들을 안전하게 북한을 탈출시킬 길이 좁아져 비용은 날로 늘어나고 있어요.”
수한은 지금 주지훈 목사가 이곳에 왜 왔으며, 자신이 김유빈을 부른 이유를 설명했다.
김유빈도 봉사단체의 이사장을 하다 보니 많은 것을 듣고 있었다.
날로 심각해지는 식량난에 북한을 탈출하는 북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와, 또 그런 탈북자를 잡기 위해 북한이 보위부 인원은 물론, 특수부대원들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내용.
그리고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호송이 되면 어떻게 된다는 비인간적인 내용까지 들어 알고 있었다.
한해에도 몇 천 명이 북한을 탈출하고 있지만 무사히 자유를 얻는 탈북자는 드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경을 경비하던 경비대가 북한 특수부대원으로 교체가 되고 또 그들에게 직결 처형권이 부여되어 북한을 탈출하다 걸리면 그 자리에서 사형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을 피해 중국이나 러시아로 넘어갔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에 탈북자에 대한 현상금을 걸었다.
탈북자 1명당 현상금을 걸어 두었기에 만약 탈북자를 돕는 사람이 없거나 있더라도 보상금이 북한이 건 현상금보다 적을 때는 가차 없이 북한 대사관에 넘겨 버렸다.
이러다 보니 탈북자를 돕는 인권단체가 소요하는 비용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예전에는 지금 지불하는 비용으로 2~3명을 더 데려올 수 있었지만, 지금은 소요 비용이 늘어나 탈북지원 단체들의 재정적으로 어려워졌다.
특히 중국을 통한 루트는 중국 당국의 비협조로 꽉 막힌 상태라 더욱 비용이 늘어났다.
수한의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수한이 자신을 부른 이유에 대해 알게 된 김유빈은 긍정적으로 이 일을 생각하게 되었다.
비록 전문적으로 북한을 탈출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단체는 아니지만 탈북자를 후원하고 있기도 했기에 충분히 예산을 편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네 말은 잘 들었다. 나도 긍정적으로 이 문제를 검토해 볼 테니…….”
“감사합니다.”
유빈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옆에서 듣고 있던 주지훈 목사는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그런 주지훈의 말에 김유빈은 더욱 얼굴이 붉어졌다.
정말이지 두 사람 사이에 뭔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수한은 정말로 김유빈의 부끄러워하는 듯한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솔직히 놀리려고 한 자신의 말에 반응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제 겨우 처음 본 사람들이 마치 내외를 하듯 얼굴을 붉히는 모습이 쉽게 이해가 가는 것은 아니었다.
마도사이다 보니 감성보다는 이성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었다.
물론 환생을 하여 가족의 사랑을 받았고, 또 납치가 되어 가족과 떨어져 있을 때는 양모인 최성희와 의붓 할아버지인 혜원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기에 전생에서 보다는 사고가 많이 유연해졌으나 아직도 그런 경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수한은 비록 나이가 20살이라고 하나, 그의 정신은 전생과 현생을 합쳐 장장 90년의 생을 살아오지 않았는가? 그렇다 보니 아직도 사고적인 면에서 나이에 비해 무척이나 노숙했다.
“캄보디아를 통해 탈북자를 돕는 루트는 1년에…….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분들도 사정이 있기에 제가 탈북자를 위해 쓸 수 있는 예산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사장님께서 도와주신다면 보다 많은 북한을 탈출해 불안에 떨고 있는 탈북자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저선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주지훈 목사와 김유빈 이사장은 보다 심도 깊이 탈북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수한은 그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서 속으로 생각을 했다.
비록 자신의 복수도 중요하고 또 나라를 좀먹는 배덕자(背德者)를 징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탈북자들을 돕는 일이 우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일을 하기 위해선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