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18화 (18/118)

9. 탈북자를 구출하다

늦은 밤 캄보디아 주재 대사관은 불이 꺼질 줄 몰랐다.

“신사무관! 실수하지 말고 잘 체크하게!”

정명수는 며칠 전에 떨어진 공문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웠다.

다만 18년 만에 돌아온 아들로 인해 어느 정도 스트레스가 풀려 조금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지만, 계속해서 오는 본국에서의 전문 때문에 대사관에 있을 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명수와 캄보디아 주재 대사관 직원들이 이렇게 늦은 시각까지 퇴근하지 못하고 회의를 하는 이유는 바로 한국에서 온 전문 때문이다.

보름 전 이곳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오스에서 일어난 탈북자 송환 문제 때문에 외교부에서 전문이 한 장 날아왔다.

그것으로 인해 이곳 캄보디아 주재 대사관이 발칵 뒤집어졌는데, 사실 이곳 직원들의 잘못은 아니고, 라오스 주재 영사관 직원들의 안일한 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탈북자를 돕는 인권단체의 주선으로 무사히 북한을 탈출하고 또 중국 공안의 감시를 피해 라오스까지 도착했던 탈북자들이 그만 라오스 정부에 들키고 말았다.

물론 영사관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라오스 정부의 말만 믿고 아무런 후속조치를 안 했던 것이 문제였다.

라오스 정부에 탈북자들이 잡혀 간 것을 알게 된 영사관 직원은 인권단체 대표와 함께 라오스 정부 담당자에게 찾아가 붙잡힌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적용해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보내 줄 것을 부탁했다.

이 소식은 국제적으로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나라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폐쇄적인 북한이란 나라에서 나라를 탈출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들의 실태를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국제 인권 단체에 기부를 하며 그들의 탈출을 기도했다.

하지만 라오스 정부 담당자의 말만 믿고 있던 우리나라 외교부는 라오스 정부에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물론 조금은 안일하게 대처를 한 것도 맞았다.

그들은 담당자의 말만 믿고 그들이 석방되기를 기다렸지만 정작 라오스 정부는 탈북자들을 약속시간 보다 3시간 먼저 북한 대사관에 그들을 넘겨 버렸다.

뒤늦게 북한 대사관에서 탈북자들을 데리고 기자회견을 하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이 일로 전 세계는 물론이고, 특히 대한민국 국민은 외교부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전부터 각 나라에 파견 나간 외교부 직원들의 자국 국민 보호가 소홀한 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했으니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시청 앞 시민광장은 어떤 큰 이슈가 있을 때마다 국민이 모이는 장소가 되었다.

2002년 6월에 있었던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중학생 소녀 2명을 기리는 집회가 열리고, 2008년에는 광우병이 의심되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런 촛불 시위가 일어난 배경에는 모두 정부의 안일한 사건 대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직접적으로 발현된 것이다.

즉, 국민이 정부에 국가 지도자에게 올바른 정치를 할 것을 요구하는 표현인 것이다.

그리고 이번 탈북자 북한 송환에 관한 문제도 이런 맥락에서 정부 부처인 외교부의 그동안 안일했던 행정 편의주의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 결과다.

이 때문에 각국에 파견된 대사관에 공문이 내려오고, 특히나 캄보디아 주재 대사관에는 더욱 구체적인 공문이 하달된 것이다.

라오스의 상황에서 알 수 있듯 캄보디아에도 인권단체에서 운영하는 탈북자 지원 세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그들을 협조해 탈북자들의 안전을 확보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웃기게도 정작 정부 자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것이면 예산은 어떻게 편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답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의 모든 것은 예산이 좌우한다.

간단하게 인구 문제만 해도 그렇다.

날로 고령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문제는 참으로 심각하다.

결혼 정령기의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나 결혼한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현상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는다 해도 1명 정도로, 날이 갈수록 사망 인구는 늘어나는데, 출산율은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머지않아 대한민국은 인구감소로 큰 혼란이 올 것이 분명했다.

어떤 연구기관에서는 2,700년대가 되면 한반도에는 사람이 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수치상으로는 그런 결과를 나타냈다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튼 인간이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모든 것은 예산이 좌우한다.

줄어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예비 임산부가 아기를 가질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아기 한 명이 태어나기 위해선 100만 원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이는 2박 3일간 병원 입원비와 자연분만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만약 제왕절개와 같은 수술을 하게 된다면 비용은 2~300만 원이 더 늘어난다.

이에 각종 예방접종과 양육비를 감안하면 엄청난 비용이 아기 1명당 소요가 된다.

그러니 아기를 낳고 싶어도 가정 형편 때문에 아기를 낳지 않게 되는 것이다.

태어나면서 인간은 돈을 소비하며 태어나게 되고 또 성장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죽는 그 순간까지 돈을 소비한다.

이렇듯 어떤 일을 할 때면 그에 들어가는 소모비용이 있는데. 공문을 보낸 정부는 그런 비용에 관한 내용은 이야기하지 않고 그저 탈북자를 안전하게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해 방법을 강구하라는 내용만 적어 공문을 내려 보낸 것이다.

그러니 빠듯한 대사관 운영비에서 어떻게든 탈북자를 돕기 위한 예산을 만들어야만 했다.

그 때문에 현재 대사관 직원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조금 더 예산을 줄일 곳은 없는지 찾아보고, 김 사무관은 캄보디아 담당자를 만나 다시 한 번 협조요청하기 바라네!”

“알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자신의 말에 대답을 하는 사무관들을 보던 정명수는 벽에 걸린 시계에서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들리자 피곤한 얼굴로 퇴근을 알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다들 오늘은 이만 하고 퇴근들 하자고.”

“예, 고생하셨습니다, 대사님!”

“들어가십시오.”

벌써 시계바늘이 10시를 알리고 있었다.

비록 오늘은 늦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나오긴 했지만 너무도 시간이 늦어 부인에게 미안해졌다.

오랜 만에 아들까지 보게 되어 가족이 모여 있는 것을 기뻐하는 부인을 생각하니 손이 바빠졌다.

“나 먼저 들어가네!”

“네, 조심히 들어가십시오.”

대사관 바로 옆에 있는 관사로 향하는 정명수를 향해 대사관 직원들은 조심히 들어가라는 인사를 하였다.

◈ ◈ ◈

정명수는 직원들의 인사를 뒤로하고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한 정명수에게 뜻하지 않은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 왔소!”

집에 들어온 정명수는 문을 열고 자신을 맞이하는 미영을 보며 활짝 웃었다.

대사관 안에서 사무관들과 회의할 때의 피곤한 기색은 전혀 없는 밝은 모습이었다.

정명수는 자신의 피곤한 모습을 사랑하는 아내에게 내보이지 않기 위해 언제나 밝은 미소를 머금고 퇴근을 했다.

이것은 사실 수한이 유괴가 되어 실종이 된 뒤로 미영이 마치 시든 꽃처럼 힘이 없는 모습에 자신 또한 그런 모습을 보이면 더욱 힘들어할 아내를 위해 아무리 밖에서 힘들게 일을 했어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 집 앞에만 도착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신색이 밝아졌다.

이것으로 보아 사람의 습관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쪽!

정명수는 문을 연 미영을 끌어안고 가볍게 뽀뽀를 하였다.

“어머! 이이가! 손님도 있는데…….”

미영은 언제나 퇴근하면 하는 남편의 기습 키스를 받으며 화들짝 놀랐다.

평소라면 그냥 남편의 키스에 조금 더 과감하게 반응을 했겠지만 오늘은 아들도 있고, 또 아들이 데려온 손님도 있었다.

그랬기에 평소와 다르게 질겁하며 남편의 기습 키스에 몸을 뺐다.

정명수는 평소와 같지 않은 안내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지?’

미영의 반응이 평소와 다른 것에 무슨 일인지 생각을 하던 정명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무슨 일 있소?”

“손님이 와 있어요.”

정명수가 물어보자 미영은 손님이 와 있다는 대답을 했다.

“손님? 내가 아는 사람이오?”

“아니요. 수한이 데려온 손님이에요. 그런데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정명수는 미영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들의 손님인데, 자신에게 볼일이 있다 하니 더욱 의문이 들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손님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정명수는 속으로 궁금하면서도 손님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다.

집 안으로 들어선 정명수는 거실에 수한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남자를 보게 되었다.

자신도 언젠가 한 번 본 기억이 있는 남자였다.

‘저 사람이 수한이와 알고 있던 사람인가?’

캄보디아 주재 대사관으로 발령이 나면서 캄보디아에 살고 있는 한인회원들의 환영 만찬 자리에서 인사를 나눈 적이 있었다.

◈ ◈ ◈

한편 주지훈 목사는 처음 계획과는 다르게 자신의 교회가 아닌 수한을 따라 그의 집에 함께했다.

원래라면 라오스에 남은 탈북자 9명분의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저곳 연락을 해야 했겠지만, 우연히 수한을 만나게 되었고, 도움을 받으려 하는 대사의 아들이라는 말에 계획을 변경해 그를 따라 그의 집에 함께했다.

“아직도 중국 동북삼성에는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며 숨어 있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수한을 향해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의 실상을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런데 자신의 설명을 열심히 듣고 있던 청년이 시선을 돌리는 것을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청년은 현관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였다.

“아버지 오셨어요?”

수한은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들어오는 명수를 보며 인사를 했다.

“그래, 오늘 관광은 잘했냐?”

“네, 볼 곳도 많고 엄마도 즐거워하셔서 더 좋았어요. 다음에는 아버지도 같이 가요.”

“에잉! 또 그런다. 네 엄마에겐 엄마라 하면서 난 왜 아버지냐!”

“하하하, 알았어요.”

정명수는 수한에게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자신의 호칭에 대해 타박하다 표정을 정색하며 말을 했다.

“그나저나 손님이 오셨다고?”

아들의 맞은편에 있는 주지훈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거실로 올 때 분명 손님이 왔다는 아내의 말을 듣기는 했지만, 거실로 들어서며 가장 먼저 수한의 모습을 본 그의 눈에 온통 아들의 모습만 보였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명수도 18년 만에 아들을 본 아내인 미영 못지않게 기뻤다.

아버지로써 자식을 지켜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표현은 못했지만 그도 여느 아버지처럼 아들에게 많은 것을 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갓난아기였던 아들은 어느새 장성해 돌아왔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과의 추억을 쌓기도 전에 벌써 아들은 다 자라 어른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아들을 보며 명수는 아들이 클 동안 사회에서 받았을 수모를 생각하니 죽고만 싶었다.

하지만 18년 만에 돌아온 아들은 자신에게 어떤 원망도 하지 않고 밝게 웃어 주었다.

그러면서 실종되었던 기간 동안 자신과 새로운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에 관해 설명을 해 주었을 때, 정명수는 하느님께 감사했다.

종교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어제 하루 동안은 정말이지 자신이 알고 있는 종교의 신들의 이름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으로 밤새 잠을 못 이뤘다.

그리고 그건 그만이 아니라 아내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밤새 뒤척이는 것을 느꼈었다.

아무튼 들어오자마자 아들의 모습을 확인한 명수는 18년 만에 돌아온 아들이 사라지지 않고 자신의 앞에 있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그리고 뒤늦게 주지훈 목사의 모습을 확인하고 표정을 바로 했다.

“대사님의 그런 모습…… 뜻밖입니다.”

예전 안면이 있었기에 주지훈은 명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네, 그런데 무슨 일로 절 찾아오신 것입니까?”

주지훈이 이곳 캄보디아에서 전도를 목적으로 온 개척교회 목사를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주지훈이 이 늦은 시간에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알 수가 없어 물어본 것이다.

명수의 물음에 주지훈은 잠시 머뭇거렸다.

주지훈은 그제야 지금 시각이 너무 늦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미 밤 10시가 넘었다. 한국과 다르게 이곳 캄보디아에서는 이 시간이면 일체 밖을 돌아다니지 않는다.

비록 이곳이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이라 하지만 한국처럼 불야성을 이루는 곳은 이곳과 거리가 멀었다.

“이거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사정이 좀 급하다 보니 늦은 시각이란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주지훈은 얼른 사과의 말을 했다.

그런 주지훈의 말이 들림과 동시에 수한이 나서서 말을 하였다.

“주 목사님은 제가 곤경에 처해 있을 때 도움을 주셨어요. 제가 인적이 없는 곳에 너무 오래 있다가 낭패를 봤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는 목사님에게 도움을 받아 집으로 오게 되었는데, 오는 동안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버지의 도움이 꼭 필요할 것 같더라고요. 외교관이신 아버지 업무와도 연관이 있는 문제기도 했고요.”

수한이 자신의 업무와도 연관이 있는 내용이란 말에 관심을 보이며 시선을 돌렸다.

“제 업무와 연관이 있다는 부탁이 무엇입니까?”

정명수는 굳이 외교적 수사를 섞어 가며 주제를 빙빙 돌리기보단 간단명료하게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 직설적으로 물었다. 이런 정명수의 물음에 주지훈도 바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제가 이곳 캄보디아에 전도를 하기 위해 교회를 개척한다고 들어왔지만 사실 주목적은 전도가 아니라 탈북자들을 돕기 위해 이곳에 와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정명수는 주지훈 목사가 하는 이야기를 기다리다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설마 한국에서 내려온 공문처럼 이곳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자 놀란 것이다.

“그런데 국경을 넘으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늘 오기로 했던 인원 중 3명이 도착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음에 들어올 인원에 대한 비용도 기존보다 10%나 올렸습니다.”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주지훈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

오늘 도착했어야 할 12명 중 3명이 중간에 사라졌다.

이미 보수의 절반을 지급한 상태인데 3명이 도착하지 않았다고 그 돈을 돌려주지도 않을 것이 분명하리라.

뿐만 아니라 인수비용을 치를 때도 사라진 3명분의 비용을 모두 줘야 오늘 도착한 9명도 무사히 인도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3명이 사라졌다고 인수비용을 12명분이 아닌 9명분만 지급한다면 브로커들은 아마도 탈북자들을 자신들에게 인도하기보다는 캄보디아 정부에 넘겨 버릴 것이다.

그리고 아직 라오스에 남아 있는 탈북자들은 북송이 될 것이고 말이다.

현재로서는 브로커들이 요구한 것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직접 그들을 중국에서 한국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탈북 브로커들을 이용해 제3국을 통해 탈북자들의 탈출을 돕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일을 주도할 수 없어 벌어지는 일이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 탈북자들을 돕는 루트의 현실이었다.

모든 것은 브로커들이 결정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비용이 얼마가 들어도 그들이 요구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다.

10%의 비용이 늘어났다고 주장을 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주지훈은 대사인 정명수에게 자세히 설명을 했다.

모든 설명을 들은 정명수는 표정이 침중해졌다.

그리고 그건 남편의 곁에서 이야기를 듣던 미영 또한 마찬가지였다.

◈ ◈ ◈

캄보디아 열대우림을 걷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다.

건기에 들어갔다고는 하지만 열대우림의 땅은 곳곳이 진창을 이룬 곳도 있고, 또 엉켜 있는 넝쿨식물들로 인해 길도 없었다.

더욱이 사람이 다녀 길이 났다고 하더라도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그 길은 사라질 정도로 생명력이 넘쳐 나는 곳이라 사실 사람이 들어와 돌아다니는 것이 힘들었다.

수한은 자신의 앞 300m정도 앞에서 걷고 있는 남자를 지켜보며 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그의 뒤를 따랐다.

수한이 보고 있는 남자의 정체는 바로 라오스인 브로커였다.

탈북자들을 라오스에서 이곳 캄보디아로 인솔해 오는 사람이다.

그는 지금 아직 라오스에 남아 있는 9명의 탈북자를 데려오기 위해 다시 캄보디아의 국경을 넘어 라오스로 가고 있었다.

수한은 주지훈 목사가 브로커에게 잔금을 치르는 현장에 함께했었다.

물론 주지훈 목사는 수한이 그 장소에 동행을 하는 것에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수한 때문에 이곳 캄보디아 주재 대사의 전폭적인 협조를 얻어 냈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아닌 말로 수한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대사를 그토록 쉽게 만날 수도 없었을 것이고, 도움을 받기도 무척이나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주지훈은 이곳 캄보디아로 개척교회를 만들고 탈북자들의 탈출로를 이곳 캄보디아로 정한 것은 전적으로 이곳 주재 대사인 정명수의 성향을 들었기 때문이다.

원리원칙을 지키고 자국민 보호에 앞장서는 사람으로 그 때문에 윗선에는 찍혀 한직으로만 돌고 있다는 이야기 말이다.

인권운동을 하면서 동료들에게 많이 듣는 이야기가 현재 대사관 직원들의 비협조적인 행동이 탈북자를 돕는 이들에게 가장 힘든 일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도 그런 경험을 했었다.

그랬기에 우연한 기회에 대사와 개인면담을 할 기회를 준 수한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수한이 자신이 하는 일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오히려 고마운 마음에 공개를 한 것이다.

수한이 주지훈 목사가 브로커에게 잔금을 치르는 곳에 따라가려고 한 이유는 어제 그와 이야기를 하면서 원래 도착해야 할 12명에서 3명이 도착하지 못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다.

분명 뭔가 문제가 발생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 수한은 어떻게든 그들을 구해 낼 생각이다.

이야기를 들어 본 결과 브로커의 말과는 다르게 도착하지 못한 3명이 어떤 상황인지 수한은 짐작할 수 있었다.

수한의 생각으로는 국경을 넘을 때 국경을 수비하는 군인들에게 들켜 돈과 여자들을 빼앗겼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국경을 넘을 당시 브로커나 탈북자들은 돈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 것이니 아마도 여자들을 붙잡고 브로커가 돈을 가지고 오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라오스로 돌아가는 브로커의 뒤를 따라가 붙잡혀 있는 여자들의 행방을 알아내려는 생각이다.

수한이 보통 사람이라면 참으로 위험천만한 행동이지만 수한은 지구상 유일한 마도사이지 않은가.

자신의 능력을 알기에 수한은 자신 있게 행동을 할 수 있었지만 수한의 이런 생각을 알게 된 정명수나 조미영은 깜짝 놀랐었다.

◈ ◈ ◈

“아빠, 엄마. 할 이야기가 있어요.”

주지훈 목사가 늦은 시간 정명수와 면담을 끝내고 돌아간 뒤 수한은 정명수와 조미영을 불렀다.

“아들 무슨 할 말이라도 있어?”

“주 목사의 일이라면 이미 협조공문이 내려온 상태이니 내가 내일 아침에 출근해 처리하마.”

정명수는 아들이 자신을 부르자 이미 주지훈 목사에게 약속했던 것처럼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 처리하기로 했다.

예비예산을 돌려 이번 일에 사용을 하고, 상부에 상신을 하면 되는 문제이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수한의 입에선 전혀 뜻밖의 이야기가 튀어 나왔다.

“그건 아빠가 알아서 해 주시고요. 전 내일부터 주지훈 목사님을 따라 며칠 돌아보고 올게요.”

“그게 무슨 소리야?”

“그래, 넌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그러지 말고 넌 엄마와 함께 시간 좀 보내다 한국으로 가지 그러냐?”

18년 만에 돌아와 겨우 하루밖에 함께하지 못했는데, 아들이 또 어디로 간다는 말에 조미영이나 정명수는 아들이 엉뚱한 일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어 만류했다.

그런 엄마, 아빠의 모습에 수한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엄마, 아빠. 저 이제 아기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리고 저 생각보다 능력 많아요.”

수한은 자신을 걱정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알기에 두 사람의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리고 급기야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비밀인 마법을 선보이기로 하였다.

사실 그동안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지 않고 있었다.

이것은 의붓할아버지인 혜원이나 양엄마인 최성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두 사람에게 밝히려는 이유는 자신을 너무도 걱정해 창백해지는 엄마의 모습을 본 때문이다.

현재 조미영은 수한의 이야기를 듣고 또 18년 전처럼 아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제정신이 아니었다.

18년 전의 그 일이 그녀에게 트라우마가 되어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 펼쳐진 것이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18년 만에 만남 엄마가 잘못될 것 같아 수한도 그동안 비밀로 하던 마법을 보여 주었다.

“잘 보세요. 이게 제가 가진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에요.”

수한은 정명수와 조미영 앞에서 투명화 마법인 인비져빌리티 마법을 시전 했다.

“어머! 어머나!”

미영은 갑자기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진 아들의 모습에 깜짝 놀라 아무런 말도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정명수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들 어디에 있는 거니? 어디야!”

미영은 사라진 수한의 모습에 떨리는 목소리로 수한을 불렀다.

그러자 마법으로 모습을 감추었던 수한이 다시 그 앞에 나타났다.

“어떠세요?”

수한은 조금 담담한 목소리로 걱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미영을 보며 물었다.

그런 수한의 모습에 정명수나 미영은 할 말을 잊었다.

잠시 이들 사이에 침묵이 흐르다 정명수의 질문으로 침묵이 깨졌다.

“어떻게 한 것이냐?”

의문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정명수의 질문에 수한은 잠시 망설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해 주었다.

전생을 기억하며, 자신이 전생에 다른 세상의 마도사였으며, 기억을 가지고 환생을 했다는 이야기, 전생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자신이 아기였을 때 그런 천재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주자 정명수와 조미영 부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수한을 쳐다보았다.

이 상태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답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제가 무적이란 소리는 아니에요. 하지만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크게 위험할 것도 없어요. 그러니 이번 일 허락해 주세요. 부탁드려요.”

수한은 자신이 마법을 사용하고 이 힘은 가지고 있는 자신을 위협할 만한 것은 이 세상에 별로 없을뿐더러 자신감을 드러내며 부모님을 진정시켰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걱정하는 부모님에게 더 이상 자신을 걱정하지 말고 자신의 말을 들어달라 부탁하였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 두 사람은 지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방금 전 본 너무도 황당한 상황에 할 말을 잊은 것이다.

영화나 소설에나 나오는 그런 마법이란 것을 직접 눈으로 본 때문인지 두 사람은 아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도 현재로서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는 강하다 했는가. 먼저 생각을 정리한 것은 조미영이었다.

“아들! 내 아들 맞지?”

조미영은 조금 전 자신이 전생에 마도사이고 지구에 환생했다고 한 수한의 말에 뭐에 홀린 것 마냥 자신의 아들이 맞는지 물었다.

그런 미영의 물음에 수한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했다.

“응, 맞아! 내 엄마는 여기 조 미자 영자 쓰시는 분이 맞고, 아빠는 정 명자 수자 쓰시는 분이 맞아요.”

수한의 말을 들은 미영은 다시 한 번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알았다. 네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엄마도 더 이상 말리지 않을게, 하지만 약속 하나 해 줘.”

“그게 뭔데?”

약속을 하자는 미영의 말에 수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치지 말라는 거야……. 그건 약속해 줄 수 있지?”

미영의 말에 수한은 잠시 할 말을 잊었다.

7클래스 마도사인 자신을 걱정하는 엄마의 말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하였다.

수한은 다시 한 번 부모님의 관해 따뜻함을 느끼고 있었다.

“알겠어요, 엄마!”

수한은 미영에게 웃으며 약속을 하였다.

수한이 탈북자를 돕기 위해 주지훈 목사를 따라 며칠 다녀오겠다는 말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던 집안은 금방 본래의 화목한 분위기로 돌아왔다.

“그나저나 마법이란 것 대단하다. 그거 어떻게 하는 거냐?”

“하하, 솔직히 마법에 관해 설명하기란 여간 난해한 것이 아니에요.”

수한은 아무런 제반 지식이 없는 이곳 지구에서 마법을 설명하기란 힘들었다.

그것이 아무리 7클래스의 마도사이며 깨달음만으로는 8클래스 위자드 급이라 해도 말이다.

막말로 비교대상이 없는데 어떻게 예를 들어 설명을 할 것인가?

◈ ◈ ◈

수한은 브로커를 따라가면서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자신을 걱정하는 부모님은 안심시키고 또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이 일을 하기 위해 부모님을 설득하던 일. 결국 자신이 비밀로 하던 마법까지 보이게 되었다.

하지만 그 일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다.

브로커를 추적하면서도 주변을 살피는 것은 잊지 않았다.

수풀이 우거져 언제 어느 때, 이 지역을 순찰하는 군인들에게 들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신이 7클래스 마법사라고 하지만 계속해서 마법을 유지할 수는 없었다.

물론 투명화 마법 정도는 하루 종일 시전하고 있다고 해서 무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향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투명화 마법이 고위마법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낮은 클래스의 마법도 아니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마법이다.

즉, 순간 필요할 때 짧게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이다.

만약 장시간 사용하다 비상시 마력의 부족으로 제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수한은 브로커의 뒤를 추적하면서도 주변의 경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지금 수한은 주변을 감시하기 위해 와이드 센스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마법은 투명화 마법인 인비져빌리티 보다는 낮은 1클래스의 마법으로, 사용하는 마력의 양도 적고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은 마법이라 이런 수풀이 우거진 정글에서는 와이드 센스 마법이 더 좋았다.

지금도 넓게 퍼진 마력에 각종 동물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수한이 피하고 싶은 어떤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군인들이다.’

와이드 센스 마법의 범위 내에 동물들이 아닌 사람들로 보이는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동물들과 다르게 인간의 움직임은 표시가 났다.

조심스러우면서도 동물들과 다르게 주변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이동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조심을 한다고 해도 그 움직임이나 소리는 차이가 났다.

군인들의 기척이 느껴지자 수한은 그들이 볼 수 없게 인비져빌리티 마법으로 몸을 감추었다.

몸을 감추는 것과 동시에 플라이 마법을 사용해 그들의 근처로 이동을 하였다.

수한이 투명화 마법에 이어 플라이 마법까지 사용해 접근한 이유는 자신의 기척을 들키지 않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군인들 근처로 접근을 하였는데, 역시나 자신의 짐작대로 이동을 하던 브로커의 근처에 군인들이 접근을 하는 것이 보였다.

“멈춰!”

군인들이 소리를 지르자 조심스럽게 길을 가던 브로커는 자리에 멈췄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브로커의 눈에 총을 들고 자신을 겨누고 있는 군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브로커가 멈추자 총을 겨누던 군인들 속에서 한 명이 나와 그의 곁으로 접근했다.

자신을 향해 접근하는 군인의 모습을 확인한 브로커는 언제 표정이 굳었느냐는 듯 표정을 풀었다.

“후앙 중위님 아니십니까! 그냥 초소에 계시면 제가 찾아갔을 텐데 말입니다.”

브로커는 자신의 앞으로 나오는 군인을 알고 있는 듯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에게 걸어갔다.

한편 플라이 마법을 이용해 이들의 곁으로 접근을 했던 수한은 이들이 있는 나무 위에 올라서 이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돈은 가져왔겠지?”

후앙이란 군인은 브로커를 보며 대뜸 돈을 가져왔는지 물었다.

그런 후앙의 질문에 브로커는 잠깐 표정이 굳어졌다가 다시 본래의 웃는 모습으로 돌아가 말을 했다.

브로커가 잠깐 표정이 바뀌었지만 이 모습을 눈치 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이죠. 여기 약속한 3천 달러…….”

브로커는 상의 왼쪽 호주머니에서 달러 뭉치를 꺼내 후앙에게 넘겼다.

돈이 눈앞에 보이자 지금까지 아무런 표정을 하지 않고 있던 군인들의 표정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입가에 미소가 걸리고 그들의 눈에 탐욕이 일기 시작했다.

“술과 고기는?”

돈을 받은 후앙은 다시 술과 고기에 대하여 물었다.

이것은 브로커가 탈북자들을 데리고 이곳을 지나다 후앙이 인솔하는 국경수비대에 걸리면서 계속해서 이곳 루트를 이용하는 대가로 요구한 것이다.

돈과 적당한 보급품을 가져다주는 조건으로 국경을 넘는 것을 눈감아 주기로 약속을 하였다.

브로커도 이런 후앙의 제안이 나쁘지 않았다.

물론 돈이 나가는 것이 조금 아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것만 조금 양보하면 보다 안전한 루트가 개발되는 것이기에 오히려 브로커 입장에선 이런 후앙의 제안이 고마운 것이다.

그런데 주지훈 목사를 만났을 때 그런 표정을 지었던 것은 모두 손해를 만회하려는 속셈에서 그런 표정을 지었던 것뿐이다.

물론 지금도 3천 달러나 뺏긴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기에 아까워 그런 것이지만 말이다.

어차피 이제부터는 국경을 넘으면서 군인들에게 빼앗길 돈은 주지훈 목사가 보충해 주기로 했으니 브로커 입장에선 아까울 것도 없었다.

“그건 여기 있습니다.”

브로커는 등에 매고 있던 가방을 열어 캄보디아에서 구입한 술과 고기 등을 넘겼다.

물론 혼자 짊어지고 이곳까지 가져온 것이라 양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국경을 경비하는 군인들이 즐기기엔 충분한 양이었다.

“좋아! 가 봐!”

“예, 그럼 3일 뒤에 뵙겠습니다.”

“그래, 그럼 그때도 부탁하지.”

“예, 그럼 수고들 하십시오.”

브로커는 잠시 후앙 중위와 이야기가 끝나자 자리를 떠났다.

한편 나무 위에서 모든 이야기를 들은 수한은 브로커가 떠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 전 브로커에게 돈과 물건을 받은 군인들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브로커를 추적할 때와 다르게 마법을 풀지 않고 모습을 감춘 상태에서 뒤를 추적했다.

브로커와 다르게 이들 군인들은 훈련을 받은 자들이라 혹시라도 들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트 코리아』 제3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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