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코리아-3화 (3/118)

3. 서프라이즈

아기가 된 제로미스의 일과는 매일 먹고, 자고, 싸고 하는 것밖에 없었다.

아무리 정신적으로야 대마도사의 정신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라 그런지 그의 의사와 상관없이 육체가 작용을 하는 것이다.

사실 3클래스의 마법사만 되어도 자신의 몸은 물론, 신체장기를 의지로 통제가 가능하다.

정신력으로 마력을 운용하여 마나의 법칙을 일으키는 그들에게 그 정도는 사실 일도 아니다.

다만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안 하는 것뿐이다.

아무튼 아기가 된 제로미스는 이렇게 하루의 일과를 보내고 있다.

물론 깨어 있을 때는 자신이 아기가 된 이유와, 현재 장소 등을 생각하는 게 일과 중 하나였다.

그런 제로미스가 깜짝 놀라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것은 바로 그가 드디어 눈을 뜨고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저건 뭐지?’

제로미스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귀족가나 왕실의 아기가 태어났을 때 아기를 재우는 요람이 보였다.

마치 죄수를 가두는 감옥이나 동물을 넣어 두는 우리처럼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요람이 보였는데, 아마도 자신이 누워 있는 곳이 요람의 안인 것 같았다.

가장 먼저 들어온 요람의 모습을 확인한 그는 문득 이상한 것이 공중에 매달려 그의 눈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건 또 뭐야!’

또다시 새로운 것이 그의 눈에 들어왔지만, 이것만은 조금 전 요람이란 것을 알아낸 것과 다르게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이다.

다만 공중에 매달려 흔들리는 모습을 보니 지루하지는 않았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심심하지는 않네.’

제로미스가 두 번째로 본 것은 다름이 아니라 모빌장난감이었다.

잠시 모빌장난감을 쳐다보던 제로미스 하지만 너무도 단조로운 움직임을 보이는 모빌에서 관심을 돌리고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아기인 그가 무언가를 보고 눈을 부릅떴다.

‘헉!’

모빌에서 눈을 돌린 제로미스의 눈에 들어온 것은 천장에 붙어 있는 등이었다.

‘저게 어떻게 빛을 내는 거지? 이곳에도 마법사가 있는 건가?’

분명 마나를 느낄 수 없다.

아니, 느낄 수는 있었다. 그렇지만 대기에 있는 마나의 농도가 너무도 희미해 잘 느껴지지가 않았다.

더욱이 희미하게 느껴지는 마나의 향기는 매캐하게 쏘는 독한 향기마저 섞여 그것을 몸속에 쌓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마나도 느껴지지 않는 이상한 물체에서 밝은 빛이 나오고 있는 것을 목격한 제로미스는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전등 불빛을 본 때문인지 제로미스의 눈은 초롱초롱하게 반짝이며 본격적으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케아 대륙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물건을 보자, 다른 것에도 호기심이 생긴 것이다.

자신이 있는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보며 이케아 대륙 어디인지 알려고 했지만 한 번도 보지 못한 아티팩트를 발견하게 되자, 자신이 태어난 곳에 의문을 품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티팩트가 있는 것으로 보아 어쩌면 이케아 대륙이 아닐지도 모르겠구나!’

더욱이 자신의 주변 물품을 보면 하나같이 무척이나 고급스러운 물건들이었다.

로메로 왕국 궁정마법사로 있으면서도 이렇게 고급스런 물건들을 보지 못했다.

왕궁에 있다 보면 갖가지 고급스런 물건들을 보고 또 일부 품목은 왕실 가족이나 자신과 같이 왕실에 공역하는 사람들에게 하사품으로 내려졌다.

이렇게 왕실에서 쓰는 물건들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제로미스는 지금 자신이 입고 있는 아기 옷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하고 또 뽀송뽀송한 옷감은 로메로 왕족도 사용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고급스런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최소 제국의 공작이나 후작 이상일 것이라 예상을 했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있는 방의 크기를 보면 결코 그런 고위 귀족의 집에 있는 방이라 보이지 않았다.

제로미스가 생각하기에 참 쓸모없는 허영심이라 생각하지만, 귀족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집이나 물건의 크기에 관해 광적으로 집착을 했다.

큰 저택, 큰방 등이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 준다고 믿었으니까.

그리고 그게 이케아 대륙의 상식이었다.

그에 비해 지금 있는 방을 보면 귀족 중 가장 낮은 직위인 남작의 집보다도 작았다.

그 때문에 현재 자신의 처지를 판단하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물건을 보면 최상위 귀족인 것 같은데, 자신의 방의 크기를 생각하면 최하위 귀족의 방보다도 작으니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뿐만이 아니었다.

가끔 자신의 어머니로 여겨지는 여성의 품에 안겨 집 밖으로 나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

비록 그때의 자신이 눈을 뜨고 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방에서 집 밖으로 나가는 문까지의 거리가 그리 길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제로미스가 이렇게 처음 눈을 뜨고 자신이 살고 있는 방의 정경을 보며 의문과 놀라움에 빠져 있을 때 그를 찾는 사람이 있었다.

◈ ◈ ◈

유치원을 갔다가 돌아온 수정은 거실에 있는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얼른 가방을 내려놓고 동생이 자고 있는 방으로 뛰어갔다.

“다녀왔습니다.”

쿵쾅쿵쾅!

유치원에서 돌아온 딸이 자신에게 인사만 하고 동생을 보러 가는 모습에 미영은 그런 딸의 뒤에 대고 소리쳤다.

“정수정! 너 엄마가 밖에 나갔다 오면 제일 먼저 뭐부터 하라고 했지?”

귀여운 동생을 보기 위해 뛰어가던 수정은 뒤에서 들리는 엄마의 말에 가던 길을 멈췄다.

엄마의 말을 듣지 않았다가는 어쩌면 동생을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른 화장실로 방향을 틀었다.

화장실에 들어간 수정은 손을 씻고 나와 엄마에게 말을 하고 다시 동생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엄마! 다 씻었어! 이제 수한이 보러 가도 되지?”

“그래, 수한이는 아직 갓난아기라 지저분한 손으로 만지면 아야 하니 언제나 밖에서 돌아오면 꼭 손을 씻어야 한다. 알았지?”

“네, 알았어요.”

미영은 자신의 말에 손을 씻고 나온 딸에게 다시 한 번 작은 훈계를 하였다.

비록 5살밖에 되지 않은 딸이지만 이미 말귀를 알아듣고 조리 있게 자신의 생각을 말을 할 줄 아는 그녀의 딸은 심성도 고와 자신의 말에 잘 따라 주었다.

수정이 안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수한을 보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미영은 주방으로 들어가 수정의 간식을 준비했다.

그리고 수정의 간식을 준비하는 것과 함께 수한이 깼을 갈아 줄 기저귀도 준비를 하기 위해 쇼파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안방으로 갔던 수정의 목소리에 미영은 안방으로 뛰었다.

“엄마!”

“응, 무슨 일이야?”

“수한이! 수한이!”

딸의 새된 목소리에 미영은 얼른 안방으로 갔다.

그런데 안방에 도착한 미영은 할 말을 잊고 말았다.

귀여운 자신의 아기가 뭔가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아직 눈을 뜰 시기가 아니다. 조금은 이른 일이지만 아기의 눈은 무척이나 깊고 맑았다.

“어머!”

아기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미영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하였다.

한편 간신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피던 제로미스는 주변을 살피다 커다란 소녀가 자신을 지켜보는 모습을 보고는 굳어 버렸다.

그 소녀는 자신과 눈을 마주치고는 뭐라고 큰소리를 질렀지만 그게 무슨 말인지는 못 알아들었다.

다만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엄마, 하고 부른 것 같은데 그게 뭐지? 혹시 어머니를 뜻하는 단어일까? 그렇다면 그건 이케아 대륙의 공통어와 비슷한데 말이야.’

제로미스는 자신의 누나인 수정의 말이 이케아 대륙에서 쓰는 어머니를 부르는 단어와 비슷하다 생각했다.

물론 확신을 하지 못했다.

조금 전 살펴본 이 집의 물건들을 보면 하녀를 부르는 것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면 저 소녀가 하녀이고, 누군가를 부른 것일 수도 있는 일었다.

그래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생각을 유보하였다.

그런데 잠시 뒤 들어온 여인을 본 제로미스는 말은 하지 않았으나 경악을 했다.

조금 전 소녀를 보았을 때, 뭔가 위화감이 들기는 하였지만 너무 놀란 나머지 그것이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어떻게 인간이 검은 머리를 하고 있는 것인지 깜짝 놀랐다.

이케아 대륙에도 많은 머리색을 가진 인간이나 아인종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 어떤 인종도 검은 머리는 없었다.

만약 검은 머리의 인간이 대륙에 돌아다녔다면 그 존재는 바로 폴리모프한 드래곤들뿐이었다.

그것도 저주받을 존재인 블랙 드래곤 말이다.

마법의 종주라고도 불리고 또 대륙의 마법이 그들에게서 시작이 되었다고 전해지기도 하는데, 대륙의 마법학회에서도 그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을 하고 있었다.

1만 년이란 지고의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이자, 언제나 진리를 탐구하는 그들은 말 그대로 지고의 존재였다.

더욱이 그 엄청난 덩치를 하고도 하늘을 날고 입김 한 번이면 커다란 성도 날려 버린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망각이란 것이 없어, 한 번 배운 것은 죽을 때까지 평생을 기억한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인간이나 다른 인종들이 나눠 놓은 클래스란 것이 무의미했다.

드래곤이 시전 하는 1클래스 마법이라도 인간의 6클래스보다 더 강력했다.

이렇다 보니 드래곤은 인간들이나 아인종들에게는 엄청 위험한 존재였다.

심심하다고 찾아와 도시에 마법을 사용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래서 인간이나 아인종들은 드래곤이 나타나면 낮은 자세로 어서 떠나기를 빌었다.

괜히 엄한 놈 옆에 있다가 날벼락이 떨어질지 모르는 일이기에 될 수 있으면 문제를 만들지 않으려 하였다.

일례로 한때 대륙을 통일하고 유일제국이라 불리던 이케아 제국이 있었다.

그들은 대륙에 난립하던 나라를 통일하고, 또 그에 그치지 않은 채 종족이 나뉘어 싸우던 것을 멈추게 하였다.

물론 이케아 제국이 대륙을 통일하는 데 야사가 존재했다.

마법사들에게만 전해지는 이 이야기는, 다름 아니라 이케아 왕국이 제국이 되고 또 대륙을 통일할 수 있는 원동력에 드래곤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는 것이다.

확실히 당시 이케아 제국에는 인간에게는 불가능이라고 알려진 8클래스 위자드가 존재했었다.

하지만 후대의 마법사들은 위자드로 알려진 그 마법사는 인간이 아니라 드래곤이라는 주장이었다.

처음에는 아인종도 거론이 되었지만 이케아 제국이 인간들의 왕국을 통일하고 아인종들과 전쟁을 하던 때에도 그 마법사는 제국을 위해 전장에서 싸웠기 때문에 아인종이라는 설은 설득력을 잃었다.

아무튼 인간의 한계인 6클래스를 2단계나 뛰어 넘은 존재이면서 아인종이 아닌 존재를 찾다 보니 가장 유력한 존재가 바로 드래곤인 것이다.

물론 인간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법사들은 순수한 인간이 위자드의 경지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인간이 위자드의 경지를 넘었다는 기록도 없었다.

그저 아인종과 혼혈인 마법사들 중 일부가 7클래스의 대마도사가 되었다는 기록은 있었기에 순수 인간은 6클래스이고 아인종과 혼혈 중에서는 7클래스가 한계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이 정설로 굳어지자 그때부터 마법사들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인간 마법사와 혼혈이 차이가 나고 또 아인종 마법사들의 경지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인지 말이다.

오랜 연구 끝에 나온 결론은 수명 그리고 마지막으로 욕망에 있었다.

평균 수명 40년의 인간과 수백 년에서 최대 2천 년까지 살 수 있는 아인종들이 마법을 수련해 마력을 쌓고 경지에 오르는 것이 차이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물론 인간 마법사들은 수련한 마법의 영향으로 수녕이 늘어 60~100살까지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몸에 마력을 얼마나 많이 쌓을 수 있느냐에 따라 수명이 결정된다는 부수적인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아무튼 그런데 평균 수명이 작게는 1/10밖에 되지 않는 인간이 어떻게 6클래스까지 마법을 익힐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바로 인간이 가진 욕망을 들었다.

물론 욕망을 가진 존재는 인간만이 아니다.

욕망을 가진 존재로서는 인간 외에도 인간과 유사한 오크가 있고, 또 인간보다 뛰어난 손재주를 가진 드워프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두 종족은 인간보다 마법 능력이 떨어졌다.

일단 오크는 인간만큼이나 엄청난 욕망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이 저열하여 마법적 능력의 경지가 높지 못하고, 또 체계적이지 못하여 원시적인 마법 즉, 주술에 그치고 말았다.

물론 주술도 인간을 위협할 만큼 위험한 것이기는 하지만 경지에 들어선 마법사나 기사들을 어쩌지는 못한다.

그리고 인간과 유한점이 많지만 작은 키에 단단한 체구를 가진 드워프는 뛰어난 손재주를 가졌다.

그들이 가진 욕망은 그 손재주와 관련이 있는데, 이들을 부르는 다른 말로 신의 대장장이다.

그만큼 이들이 만든 물건은 신이 만든 것처럼 뛰어나 인간은 감히 흉내도 못 낼 정도의 명품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드워프는 이케아 대륙에서 엘프 만큼이나 많은 탄압을 받았다.

엘프는 아름다운 그들의 외모 때문에 일부 탐욕스런 인간들에 의해 사냥이 되어 성노로 팔렸고, 드워프는 그 뛰어난 손재주를 탐한 귀족들에 의해 노예가 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아무리 대단한 존재도 8클래스가 한계라 알려졌는데, 드래곤만은 예외다.

그들의 1클래스 마법이 인간의 6클래스를 능간하다고 알려졌는데, 그런 드래곤들의 마법 중에서도 폴리모프 마법은 상당히 고위의 마법으로 분류가 되어 있다고 한다.

100m가 넘는 덩치를 가진 존재를 인간이나 다른 동물 또는 아인종으로 변신을 시켜 주는 마법이니 엄청난 마법이 분명하다.

그런 마법을 사용하는 드래곤들 중에서도 블랙 드래곤만이 검은 머리를 하고 다닌다고 한다.

그건 자신의 종족을 나타내는 색깔이 검정색이기 때문이란다.

아무튼 지금 제로미스의 눈에 블랙 드래곤으로 짐작되는 존재를 보게 되었다.

‘설마 내가 블랙 드래곤의 아기가 된 것인가?’

제로미스는 자신의 상식에서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그건 아니란 것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그건 드래곤은 태어나면서 부모를 통해 엄청난 양의 마력을 물려받고, 태어나 몸에 엄청난 마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자신은 현재 아무런 마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마력이란 자연계에 퍼져 있는 마나를 생명체가 특별한 방법을 이용해 몸에 축적한 것을 말한다.

일부 마법사들이 마나와 마력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데, 마나는 온 세상에 퍼져 있지만 자연 상태의 마나는 절대 마법이 되지 않는다.

마법은 의지를 담아 몸에 쌓아둔 마나 즉 마력을 마법진이나 스펠을 이용하여 법칙을 비튼 것을 말한다.

그런 고로 자신의 몸에 마력을 느낄 수 없는 것으로 보면 절대 드래곤은 아니다.

그럼 도대체 자신은 뭐란 말인가? 보이는 대로 인간인 것인가?

‘검은 머리를 가진 인간이라…… 참으로 이곳은 놀랍고 또 알 수 없는 것이 많구나!’

제로미스는 자신이 태어난 곳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 많은 곳이라 생각을 하였다.

한편 제로미스가 놀란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자 미영은 얼른 요람에서 제로미스를 안아 들었다.

“어이구 우리 아들 많이 놀랐어요?”

자신을 보며 눈을 초롱초롱하게 밝히는 아들의 모습에 뭐가 그리 좋은지 미영은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을 하였다.

“엄마! 나도, 나도!”

동생을 안는 모습을 본 수정이 자신도 동생을 안아 보겠다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미영은 아직 어린 수정이 갓난아기인 동생을 안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렸다.

“수정아, 아직 수정이도 어리고 또 수한이는 너무 아기라 아직은 조심을 해야 해서 안 돼요. 조금 더 수한이하고 수정이가 크면 그때 소원 들어줄게, 알았지?”

자신도 동생을 엄마처럼 안고 싶었지만 위험하다는 엄마의 말에 수정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수정의 눈에 진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미영도 그런 딸의 모습에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었다.

“대신 수한이 기저귀 갈게 수정이가 엄마 좀 도와줘야겠다.”

미영은 시무룩하게 있는 딸의 모습에 얼른 부탁을 했다.

그런 엄마의 말에 금방 얼굴이 밝아진 수정은 요람 밑에 있는 서랍에서 기저귀와 물티슈 그리고 아기 분을 준비했다.

엄마가 하는 것을 지켜보았기에 그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준비하는 것은 무척이나 쉬웠다.

그런 수정의 모습에 미영은 속으로 안도했다.

사실 미영도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었다.

첫째 아이가 엄마가 둘째를 낳게 되면 자신에게 쏟아지던 관심이 동생에게 쏠리는 것에 질투를 하여 동생에게 해코지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부인과에 정기점진을 받으러 가면 종종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또 그 때문에 다쳐서 오는 아기를 몇 목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딸은 그렇지 않고 동생을 무척이나 아끼는 모습에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미영은 아기 용품을 챙기는 수정을 말없이 안아 주었다.

“왜?”

그런 엄마의 모습이 이상했는지 수정은 자신을 뒤에서 안아 주는 엄마를 돌아보며 물었다.

“아니, 우리 수정이가 동생을 너무 잘 챙겨 주고 또 엄마를 도와주니 예뻐서.”

“헤헤…….”

수정은 엄마의 칭찬에 기분이 좋은지 눈이 활처럼 휘며 웃었다.

엄마의 품에 안겨 있던 아기 제로미스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기분이었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따스함을 느낀 제로미스는 눈을 반개하며 알 수 없는 그 느낌을 음미했다.

이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제로미스의 몸에서 일어났다.

형언할 수 없는 느낌에 눈이 반쯤 풀려 반개하며 느낌에 몸을 맡겼던 제로미스의 몸으로 따뜻하고 또 시원하고,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그러면서도 싱그러운 어떤 것이 몸 안으로 밀려들었다.

‘어? 마나가, 마나가 몸으로 들어온다.’

갑자기 밀려드는 마나로 인해 제로미스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그렇게나 느껴 보려고 할 때는 잘 느껴지지도 않고 또 너무도 혼탁해 몸에 받아들였다가는 바로 병이 날 것만 같았던 마나가 지금은 너무도 순수해 이케아 대륙 숲 속에서 수련을 했을 때 보다 더 순수한 마나가 몸속으로 밀려 들어온 것이다.

그러니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 너무도 좋다.’

밀려드는 순수한 마나의 느낌에 제로미스는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지금의 느껴지는 마나의 순수함은 제로미스가 5클래스에서 6클래스로 한계를 넘어갔을 때 느꼈던 마나보다도 더 순수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 제로미스는 한순간 찾아온 마나의 향에 취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런 제로미스는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자신도 꺄르륵 거리고 그런 아기의 옹알이를 처음 들은 미영과 수정도 기분이 무척이나 좋아졌다.

“에구, 우리 왕자님이 뭐가 그리 기분이 좋아서 이렇게 웃고 있을고?”

한참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낀 순수한 마나의 향에 취해 정신을 놓았던 제로미스는 미영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이런 내가 마나의 향에 취해 정신을 놓고 있었구나! 그런데 방금 이 여인이 하는 소리는 무엇을 뜻하는 것이지? 뜻을 모르니 참으로 답답하구나!’

제로미스는 정말이지 무척이나 답답했다.

주변에 보이는 것은 처음 보는 것들뿐. 마력은 느껴지지 않는데 어떻게 불을 밝히고 있는 것인지, 너무도 혼탁해 느껴지지도 않던 마나가 어떻게 자신의 몸에 들어온 것인지도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현재 자신의 처지였다.

‘설마 흑마법사의 저주는 아니겠지?’

자신이 아기가 된 것과 또 알 수 없는 곳에 있는 것이 혹시나 흑마법사의 저주는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이케아 대륙에서 흑마법이나 네크로멘시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행위가 인간―귀족―에게 위해가 되었는가, 아닌가로 판단을 할 뿐이다.

◈ ◈ ◈

“다녀왔소!”

외무부 사무관인 정명수는 업무가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향했다.

오늘은 부서 회식이 있긴 했지만 가정 형편을 이유로 빠졌다.

물론 보통이라면 이런 부서 회식에 빠진다는 것은 사회생활에 불리해질 수 있지만 얼마 전 둘째를 본 그의 처지를 이해해 주었기 때문에 회식자리를 빠질 수 있었다.

국가직 공문원이기에 정부시책에 따라 육아 휴직을 신청할 수도 있었지만 정명수는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았다.

부서가 무척이나 바쁜 시기이기에 육아 휴직도 신청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직장 동료들의 의식이 나빠질 리는 없었다.

오히려 언제 조카를 보여 줄 것이냐고 물을 정도였다.

이미 그의 아들 사진이 SNS를 통해 한 번 공개가 되면서 이슈를 일으켰던 것을 알고 직접 얼마나 예쁜지 자신들이 판결을 해 주겠다나 뭐라나. 아무튼 정명수는 회식을 빠지면서도 손에 푸짐한 선물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왔다.

한편 집으로 들어오는 남편의 모습에 미영은 아기를 보고 있다가 고개를 돌려 남편을 맞았다.

“다녀오셨어요.”

“아빠! 다녀오셨어요.”

수정도 엄마와 함께 동생을 보고 있다 아빠가 들어오는 것을 듣고 얼른 일어나 인사를 하였다.

그런 딸의 모습에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정명수는 얼른 딸의 곁으로 다가가 안아 올리려 하였다.

하지만 딸에게서 들려온 목소리에 행동을 멈춰야 했다.

“아빠! 밖에서 들어오면 제일 먼저 손을 씻어야지!”

“헐!”

“호호호.”

딸의 갑작스런 말에 정명수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동상이 되고 말았다.

그런 딸과 남편의 모습에 미영은 기분 좋은 목소리로 웃었다.

한편 잠깐 잠이 들었던 제로미스는 정명수가 집으로 들어오면서 지른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리고 잠고개를 돌려 그곳을 보려고 하였다.

제로미스는 아까 낮에 방에서 깨면서 주변을 살피고 또 누나와 엄마를 알게 되었다.

처음엔 이들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지만 이 집에 자신을 제외하고 두 여인들 뿐이란 것을 확인한 것이다.

분위기상 두 사람이 모녀 관계란 것과, 또 이들이 자신의 엄마와 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데 지금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그리고 말소리에서 지금 등장한 남자가 이 집의 가장, 즉 자신의 아버지란 것도 알았다.

‘아, 지금 들어오신 분이 내 아버지구나!’

비록 자신이 정확하게 어떻게 해서 아기가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 겪은 것을 종합해 보면 자신은 아기가 된 것이 아닌, 새로 태어난 것이다.

즉 마법이나 저주가 아닌 정말로 갓난아이가 되었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현재 자신은 죽었다 다시 태어난 것인지도 몰랐다.

더욱이 자신의 주변을 보면 모두 모르는 것뿐이다.

물론 간간히 자신도 어떤 쓰임을 하는 물건인지 알 수 있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한 번도 본 적도 없었고, 또 어떤 용도의 것인지도 모르는 것들뿐이었다.

환생이란 개념이 없는 이케아 대륙이었기에 제로미스가 알 수는 없었다.

하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신은 당시 왕궁 지하에 있는 마법진을 가동시키던 중 배신자들을 막기 위해 억지로 마법을 상용했고, 또 그 과정에서 마법진이 손상을 입어 모두 죽을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마력은 물론이고 생명력까지 모두 마법진에 사용하여 억지로 마법진을 안정시키고 마법을 사용했다.

아마 자신은 인지하지 못하지만 그 과정에서 죽었다.

한동안 평안한 시기를 어느 정도 지내다 엄청난 압박에 깨어났다.

모든 과정이 생생히 기억이 나는 제로미스는 자신은 저주로 아기가 된 것이 아니라 어머니 뱃속에서 잉태되어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다.

자신이 느끼기에 이 세계는 자신이 마법사로 활동하던 이케아 대륙은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티팩트도 아니면서 그와 비슷한 성능을 지닌 물건들이 즐비한 것으로 봐서는 상당한 경지의 마법사들이 활동을 하는 것으로도 보였다.

아니, 어쩌면 전설에 나오는 마도시대나 용들의 시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해 보았다.

하지만 그건 아니라 생각이 들면서도 모든 것이 확신을 하지 못하는 것들뿐이라 일단은 그런 결론을 내리는 것은 유보하고 일단 이곳의 언어와 문자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답답하니 일단 말과 글을 배워야겠다.’

제로미스는 그런 결심을 하고는 우선 글보다는 말이 우선이라 생각하고 이곳의 말을 익히기 위해 귀를 열었다.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는 모든 것을 분석하여 익히려는 것이다.

비교와 분석만이 언어를 익히는 데 정도.

많이 듣고 그 뜻을 분석하다 보면 언젠가는 모든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도 생길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 한편으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따스한 관심에 이런 상황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다.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는 듯했지만 오늘 눈을 뜨고 세상을 보기 시작한 제로미스에게 놀랄 일은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 ◈ ◈

제로미스의 가족은 아빠, 엄마, 누가 그리고 제로미스까지 모두 4명이 다였다.

제로미스는 가족이 너무도 적은 것에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 살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귀족이 분명해 보였다.

처음 생각하기에 생소하지만 고급스러운 물건들로 인해 최고위 귀족이나 왕족으로 생각을 했지만 방이나 거실의 크기를 봐서는 고위 귀족은 아닌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아닌 말로 고위 귀족이라면 이렇게 작은 집이나 방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고급스런 별장을 가지고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별장치고는 너무도 화려하지만, 크기가 작아 파티조차 치룰 수 없기에 하위 귀족 정도 될 것 같았다.

설마 하위 귀족도 아닌 기사나 준남작 정도가 이런 아티팩트가 많은 집을 수유할 수는 없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생각도 조금 전부터 흔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이지? 왜 집사나 하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지?’

그렇다 귀족 집안이면 집사와 하녀들이 있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조금 전 일을 하던 하녀가 한 명 있었는데, 어느 순간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인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간 뒤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설마 자신이 태어난 집안이 망한 것인가란 생각을 잠시 해 봤다.

하지만 분위기를 봐선 그것도 아닌 것 같았다.

망한 집안의 분위기가 이렇게나 화기애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잡이 얼핏 들었다가 무슨 소리에 잠을 깬 제로니스, 그는 눈을 뜨고 자신의 아버지기 무언가를 쳐다보는 것에 자신도 그것이 무언지 궁금해 쳐다보았다.

아직 아기의 몸이다 보니 몸이 잘 돌아가지 않아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이이, 에잇!’

누군가 그 모습을 보았다면 아기가 몸을 뒤집지 못해 바둥거리는 모습을 보았다면 그 사랑스런 모습에 정신을 빼앗기고 말았을 것이다.

한편 한참 뉴스를 보고 있던 정명수는 갑자기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무언가 열의에 찬 어떤 것이 자신의 주변의 공기를 달구고 있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돌리던 정명수, 그는 고개를 돌리고 본 믿기 힘든 장면에 그만 경악하고 말았다.

‘이제 겨우 눈을 뜬 갓난아기가 몸을 뒤집으려고 하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야?’

정말 말도 되지 않는 행동을 하고 있는 자신의 아들을 보며 정명수는 기가 막혔다.

‘설마 천재인가?’

아기 부모는 누가 그랬던가, 자신의 아기가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하지만 정명수는 정말로 자신의 아들이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맘때 아기들은 아직 주변의 사물을 분간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자신의 아들은 오늘 눈을 떴으면서도 눈에 초점을 갖추고 있으며, 주변 사물을 관찰하는 모습이 그 나이 또래의 아기들 보다 더 지난 아기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그의 집안도 천재나 준재들이 꽤 많은 집안이다.

비록 아버지와 뜻이 맞지 않아 의절하고 있지만 그의 형제들과는 가끔 연락은 하고 있었다.

자신의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그들과 연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지금도 그렇다 지금의 아기들은 자신의 팔다리도 감당하지 못해 바둥거리는 것이 전부인데, 현재 자신의 다들은 태어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아기가 벌써 뒤집기를 하려고 하고 있으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보! 미영아! 잠시 와서 수한 좀 봐봐!”

놀라운 광경을 자신만 보고 넘길 수가 없어 자신도 모르게 아내 미영을 불렀다.

“무슨 일인데 그래요?”

미영은 주방에서 간식을 준비하던 중에 남편이 부르는 소리에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 보이는 아들의 모습에 할 말을 잊었다.

너무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들이 몸을 뒤집기 위해 바둥거리는 모습이 너무도 귀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계속 지켜볼 수는 없었다.

아직 뼈와 근육이 굳지 않아 저대로 두었다가는 사단이 벌어질 것이 빤했기 때문이다.

“어이구, 우리 아들 뭐가 그리 급해서 벌써 그렇게 뒤집기를 하려는 거야?”

미영은 얼른 아들의 곁으로 다가가 번쩍 안아서 몸을 빙그르르 돌리면 아들에게 주변 풍경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무엇을 보았는지 아들이 큰소리로 감탄성을 지르는 것을 듣게 되었다.

“아아아아!”

미영은 아들이 무엇을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는 것인지 살펴보았다.

“여보, 설마 수한이가 TV를 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이에요?”

미영은 설마 아들이 TV를 보고 놀란 것인지 확인을 하고 싶은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남편에게 물었다.

그리고 정명수 또한 아들이 TV화면에 시선이 고정된 채 떨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은데?”

미영이나 정명수 두 사람은 이 믿기지 않는 장면을 목격하고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이렇게 자신의 부모님이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제로니스는 TV화면에서 눈을 때지 못하고 있었다.

‘어, 어떻게 저기에 사람이 들어 있을 수 있지? 저기서 말하는 사람이 마법사인가? 설마 이곳은 수정을 평면으로 만드는 기술이 있는 것인가?’

현재 제로니스는 거실에 있는 평면TV를 보며 깜짝 놀랐다.

마력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네모난 수정에서 영상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케아 대륙에서도 마법사들 간에 마법통신을 하기 위해 수정 구슬을 이용해 먼 거리에 있는 마법사들끼리 통화를 한다.

하지만 저렇게 큰 수정 구슬도 없을뿐더러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없었다.

그런데 구(球) 모양도 아니고 평면으로 가공을 했는지 그 기술력에 놀랐다.

뿐만 아니라 이 집에 있는 다른 아티팩트도 그랬지만, 지금 저 수정 구슬도 마력이 느껴지지 않고 있었다.

‘도대체 이곳의 마법 수준이 얼마나 대단하기에 마력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인데 저렇게 선명하게 영상을 보낼 수 있는 것이지?’

비록 아기의 몸으로 태어나면서 마력은 잃었지만 그 경지만은 7클래스를 넘어 8클래스의 깨달음을 가지고 있는 자신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이 느끼지도 못할 정도로 마력을 아주 미량을 소모해 마법 영상을 전송하는 저 마법사의 경지가 너무도 놀라웠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하였다.

지금 자신이 태어난 이곳은 마법 수준이 자신이 있던 이케아 대륙의 수준을 한참을 능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제로니스의 착각이었다.

모든 것을 마법과 연관을 지어 판단을 하려다 보니 이런 오류가 생긴 것이다.

자신이 태어난 이곳이 사실은 마법이 없는 세계란 것을 알면 어떤 표정이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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