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금융계 천재가 되었다-50화 (50/200)

금융계 천재가 되었다 50화

[금융계 천재 투자자, 이진석. J&H 그룹 초대 회장으로 취임.]

[LK 금융은 더 이상 없다. 5년 안에 큰 성과를 보이겠다고 밝힌 이진석 회장의 포부.]

[최연소 금융 그룹 회장, 이진석. 벌써부터 기대감 상승?]

오현중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백수진은 핸드폰을 통해 여러 인터넷 기사들을 확인해 보았다.

현재 가장 관심이 많은 기사 내용은 새롭게 탄생한 J&H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그중에서도 이진석에 대한 기사가 화제를 끌어모았다.

기사 내용도 그렇고 네티즌들의 댓글만 봐도 현재 사람들의 기대감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금융계 새로운 바람이 분다! 장 오픈하면 난 무조건 J&H에 올인한다!

-내가 볼 땐 저 이진석이란 양반, 조만간 뭐 하나 걸려서 훅 간다. 신화 금융 게이트 때부터 뭔가 수상했어.

-지금 화제성을 보니까 장 오픈하면 주가가 좀 오를 거 같긴 한데, 솔직히 전부 거품 아님? 이러다가 버블처럼 펑 터져서 개미들 곡소리 들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우리나라에도 사기꾼이 아닌, 위대한 투자자가 한 명쯤은 나와야 합니다. 전 그 주인공이 이진석 회장이 아닐까 싶네요.

-응 그래 봐야 헬조선

딱 반반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사람은 이진석에게 돈을 걸어야 한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그저 거품에 불과하다며 깎아내렸다.

그래도 흐름을 보아하니, J&H가 시장을 오픈하면 한동안은 주가가 상승할 것 같았다.

“오늘 어땠어?”

여러 기사글에 푹 빠져 있던 백수진을 깨운 것은 오현중이었다.

“응? 아··· 괜찮았어.”

“너무 부담되진 않았지? 네가 나중에 정말로 나랑 결혼한다면 이런 자리에 자주 가게 될 거야.”

“으응···.”

백수진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다 오현중에게 물었다.

“그런데 오빠. 나랑 진석이랑 예전에 연인 사이였다는 걸 알면서도 거길 데려갔던 거야?”

그 말에 오현중은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말? 두 사람이 예전에 연인 사이였다고?”

“응. 몰랐어? 진석이랑 내가 동기라는 것도 알려 준 적이 없었는데도 오빠가 다 알고 있길래.”

“전혀 몰랐지. 알았다면 널 거기에 절대 안 데려갔을 거야. 너희 둘이 동기라는 것도 우연히 알게 된 거야.”

말은 그렇게 하면서 백수진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사실 오현중은 두 사람이 연인 사이였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저번부터 백수진이 자꾸만 이진석에게 관심을 기울이기에 두 사람의 관계를 파 보았더니, 예전 연인 사이였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아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왜 헤어졌는지도 말이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감정적으로 백수진을 그곳에 데려간 것이었다.

너의 예쁜 옛 여자친구를 지금은 내가 데리고 있다는 유치한 감정에 이끌려서.

그렇게 되기까지 여러 이유가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오현중의 아버지인 오 회장의 발언이 가장 컸다.

J&H와 막판 협의가 결렬된 오 회장은 임원들을 모아 놓고 대책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때 오현중도 참여했었는데, 오 회장은 이진석을 욕하기보다 오히려 그를 높게 평가했다.

‘내 평생 그 나이에 그런 강단을 가진 놈은 본 적이 없어. 단순히 젊은 혈기로 덤벼드는 놈이 아니야. 이미 머릿속에 뭘 할지 다 계산이 되어 있는 거지. 그러니까 다들 긴장하는 게 좋아. 이진석 그놈, 보통이 아니야. 언제 우리 KV 금융이 J&H 금융에 따라잡힐지 모른다는 거지.’

제 자식들에게도 칭찬 한 번 제대로 해 준 적이 없던 오 회장이 남이나 다름없는, 그것도 KV 그룹의 밥상을 뒤엎은 놈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여러 감정이 끓어오른 오현중은 홧김에 백수진을 취임식에 데려갔고, 지금 무척 후회하는 중이었다.

자기가 더 높은 위치에 있다는 걸 어떻게든 보여 주려 한 건데, 결과적으로 이진석이 더 뛰어나다는 것만 백수진에게 보여 준 꼴이니 말이다.

이번 취임식을 축하하기 위해 참여한 멤버들만 봐도 상당히 화려하지 않던가.

이진석은 그 어린 나이에 금융 그룹의 회장이 되었지만, 오현중은 KV 그룹을 이어받는다는 보장이 아직 없었다. 그 자리까지 가려면 참 많은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진아. 조심해서 들어가. 오빠는 바로 회사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응. 오빠도 조심해서 들어가.”

백수진을 집에 데려다주고 오현중은 착잡한 심정으로 회사에 돌아갔다.

그곳에는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오 회장과 여러 임원들이 함께 있었다.

소파에 앉아 커피를 들이켜고 있던 오 회장이 제 아들을 보고 물었다.

“그래. 다녀왔냐?”

“예, 회장님.”

아무리 아들이라도 회사에서는 회장이라 불러 드려야만 했다.

“내가 대충 들어 보니, 취임식에 꽤 많은 사람들이 왔다던데.”

“예. 쟁쟁한 회사들에서 각자 대리인을 보내거나, 아니면 직접 와서 취임식에 참여했습니다.”

“흐흐. 그놈들도 직접 보고 싶은 거지. 이진석이란 이름이 금융 쪽에서는 아주 유명하니까. 그런 놈이 이제 LK 금융까지 삼켰으니, 똥줄이 탔겠지. 하여튼 대단한 놈이야.”

이번에도 역시 이진석을 높이 띄워 주는 오 회장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칭찬만 하고 있을 오 회장이 아니었다.

“모두 잘 들어. J&H를 예전 LK 금융으로 봐서는 안 돼. 그놈들은 어마어마하게 성장할 거야. 그러니까 그놈들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기 전에 우리가 짓밟아야 돼. 어떤 방법이라도 좋아. 그 새끼들이 감히 우리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게 막아. 당신들 머리라면 그 정도 방법은 강구할 수 있겠지?”

“예, 회장님.”

“우리 KV 금융이 다른 놈들에게 자리 빼앗기는 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는 절대 못 봐. 그리고 오현중.”

“아, 예. 회장님.”

“내가 너한테 금융 쪽 일을 배우라고 한 이상, 너도 임원들과 똑같이 방법을 강구해서 J&H가 성장하는 걸 막도록 해. 만약 쓸모없다고 판단되면 널 바로 그 자리에서 끌어내릴 거니까. 알겠어?”

“명심하겠습니다.”

엄한 일침을 아끼지 않던 오 회장은 임원들에게 다시 한번 강조하며 말했다.

“빈말로 하는 게 아니야. 당신들도 능력 없다고 판단되면 내가 다 끌어내려 버릴 거니까. 악성 찌라시든 뭐든 다 뿌려서 우리 쪽 고객들이 J&H에 못 넘어가게 막아. 이번 분기별 실적이 영 시원찮으면 전부 목 씻고 기다려야 할 거야.”

임원이라는 직책은 높은 연봉을 받는 만큼 압박이 심하다.

이들은 오 회장이 칼춤을 추는 데에 결코 망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얼마나 그게 심하면 3개월도 못 가서 임원들 전체가 물갈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겠는가.

이들이 살아날 방법은 오직 하나.

J&H를 최대한 깎아내려 KV 금융이 건재하다는 것을 오 회장에게 보여 주는 것이었다.

* * *

J&H 금융 그룹 회장이 되고 나서 일주일 동안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 그 대신 내부적으로 인수인계를 받고, 쓸모가 없는 팀은 철폐하고 새로운 팀을 신설하는 등, 기존에 남아 있던 LK 금융의 시스템을 새롭게 바꿔 놓았다.

지금까지 이어 오던 시스템을 일주일 안에 바꾼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건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적용을 시켜야만 했다.

LK 증권사 사장, 이영석은 자진 사퇴를 했고 그 자리에 권오준이 앉았다.

신화 금융에 이어 또다시 증권사 사장이 된 권오준은 기대했던 대로 아주 능숙하게 내부 정리를 했다.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여러모로 기대 이상이었다.

“이건 아주 작정하고 견제를 하는 거네요.”

“권 대표님이 봐도 그렇죠?”

“예. 저희 증권사에 갑자기 돈이 몰리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 내려는 것 같습니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호의적인 기사들이 꽤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칼을 들어 사정없이 J&H 금융을 난도질하는 중이었다.

[거품만 잔뜩 낀 J&H 금융. 이미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어.]

[J&H는 시일을 두고 지켜보는 게 좋아. 전문가들의 분석 이어져.]

[부정적인 시선만 가득. J&H 금융, 이대로 괜찮은가?]

“장 오픈하기 전부터 악의적인 기사들이 가득합니다. 댓글 부대도 총출동을 했는지, 기사에 달린 댓글들도 영 좋지가 않네요.”

댓글들을 봐도 참 가관이었다.

J&H의 문제점이 정확하게 뭔지 파고드는 글은 단 하나도 없고, 그냥 거품이다 뭐다 일방적으로 까내리는 얘기밖에 없었다.

딱 사이즈가 나오는 일이다.

우리를 견제하고픈 여러 금융사들이 언론을 이용해 우리에게 돈이 몰리는 걸 방지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직원들도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았는데, 장이 오픈하고 점차 시간이 흐를수록 직원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신규 고객들이 미친 듯이 늘어나고 있답니다. 기존에 LK 금융을 탈퇴했던 고객들도 돌아오고 있고, 무엇보다 큰손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J&H에 대한 안 좋은 기사가 많이 떠 있어 처음에는 주춤거렸으나, 우리 쪽에서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었던 건 아니다.

무엇보다 이런 언론에 잘 휘둘리지 않는 큰손들의 영향이 컸다.

특히 한라 그룹 회장이 800억을 우리 J&H에 투척하면서 큰 이슈를 끌었고, 거기에 다른 큰손들도 하나둘 우리 쪽에 돈을 쏟아부으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내가 우리 이진석 회장님 믿는 거 알지? 나 다른 곳에 묶여 있던 돈 싹 다 끌어모아서 J&H에 넣어 두려고.”

내 첫 큰손이나 다름없는 김미영 여사도 기다렸다는 듯이 350억이란 거액을 J&H에 투자했다. 개미들의 힘도 중요하긴 하지만, 이런 큰손들을 괜히 VIP로 모시는 것이 아니다.

증권사에는 각 등급이 존재하는데, 보통 예치금 5천만 넘어가도 높은 등급으로 책정이 된다. 그렇게 1억이 넘어가면 전문 상담사가 배치되고 10억 이상부터는 아예 개인 전문 상담사가 붙어 철저히 마크를 해 준다.

수백 수천 명의 개미들보다 단 한 명의 VVIP가 더 소중하다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긴 했다. 그래서 어떻게든 VVIP를 데려오기 위해 금융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몸을 사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이 사람들은 J&H라는 이름이 아닌 이진석이란 이름을 보고 오는 거니까. 여기서 나의 능력을 보여줘야만 안심하고 돈을 맡길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제약 쪽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특히 줄기세포 관련 주가요.”

그렇게 임원들을 모아 회의를 이어 가던 중 앞으로 가격 상승이 주요한 종목에 대해 브리핑을 듣고 있었다.

거기서 나온 것이 희한하게도 줄기세포였다.

“갑자기요? 거긴 열기가 확 사그라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예. 예전 논문 조작 사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배척을 받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 관심은 높긴 합니다.”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은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다. 그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다는 건 부끄러운 사실이기도 했고.

그로 인해 가뜩이나 논란이 많았던 줄기세포에 관한 인식이 매우 나빴다. 하지만 들어온 보고에 의하면 줄기세포 종목이 조만간 큰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었다.

“일본에서 만능 세포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지금 그것 때문에 우리나라 제약 회사들부터 여러 투자자들이 그쪽에 돈을 넣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만능 세포.

말만 들어도 어마어마하게 돈을 뽑아낼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그 희대의 발견을 일본에서 이루어 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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