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금융계 천재가 되었다-12화 (12/200)

금융계 천재가 되었다 12화

[미래 커뮤니티 센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제는 영영 못 볼 줄 알았던 메시지.

하지만 어젯밤부터 미래 커뮤니티 센터에서 내게 새로운 오픈 서비스를 알려 주었다.

[정식 서비스는 매일 밤 12시에 오픈합니다.]

[이용 시간은 총 60분이며, 정보 열람을 할 시에는 120분이 추가됩니다.]

[현재 이진석 고객님께서는 초심자 등급입니다.]

[정보 열람을 위해서는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포인트를 얻고자 하신다면 상점창을 이용해 주십시오.]

베타 서비스 때는 랜덤으로 커뮤니티 사이트를 골라 보여 주었다면, 정식 서비스부터는 내가 포인트를 지불해 원하는 사이트를 열람할 수가 있었다.

핸드폰 화면으로 보이는 건 현재 우리 대한민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많은 커뮤니티 사이트들이었다.

[주식 갤러리 9월 1일 자 (50,000원)]

[주식 카페 게시판 9월 3일 자 (70,000원)]

[네이스 종목 거래 게시판 9월 2일 자 (300,000원)]

[코코넛 금융 9월 2일 자 (300,000원)]

모두 잠금 처리가 되어 있었고, 열람을 위해서는 내게 있는 포인트를 써야 한다.

현재 내 포인트는 100,000원.

첫 가입을 축하드린다며 100,000원을 무료로 준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포인트로는 하루 치, 혹은 이틀 치의 정보밖에 얻지 못한다. 거기다가 커뮤니티 사이트가 아니라 아예 금융 사이트로 넘어가 그날의 주가 현황을 보려면 더 많은 포인트를 지불해야만 했다.

“즉, 포인트를 최대한 많이 얻어야 한다는 말씀.”

이 화면을 볼 수 있는 제한 시간은 60분.

새로운 정보를 열람하면 120분의 추가 시간이 주어진다.

포인트를 쓰면 쓸수록 추가 시간이 계속해서 주어지는 건데, 포인트를 구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이 상점창이었다.

[포인트를 얻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이대로만 해 보세요!]

핸드폰 어플을 실행하면 종종 광고가 뜰 때가 있다.

이 미래 커뮤니티 센터도 딱 그런 식의 이미지로 포인트 얻는 방법을 클릭하게 유도한다.

[저희 미래 커뮤니티 센터는 고객님의 원활한 이용을 위해 각 등급에 맞는 미션을 설정해 포인트를 나눠 드리고 있습니다. 미션을 클리어하시고 포인트를 받아 가십시오.]

[등급에 따라 난이도가 정해집니다.]

포인트를 얻는 방법은 미래 커뮤니티 센터가 주는 미션을 클리어하는 것이다.

어젯밤 나는 이미 미션 하나를 받아 둔 상태였다.

[다음 서비스 오픈까지 회사에서 야근하기. (+150,000원)]

내가 받아 둔 미션은 오늘 미래 커뮤니티 센터가 오픈하기 전까지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이 밤까지 책을 읽으며 집도 가지 않고 앉아 있었던 게 아닌가.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50,000포인트를 적립합니다.]

“됐다.”

혹시라도 뻘짓을 한 건 아닌지 싶어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미션 완료 창이 떴다.

놀면서 야근하고 150,000포인트를 받은 거면 나름 혜자다.

“그런데 잠깐만. 내가 야근을 한 건 대체 어떻게 아는 거지?”

순간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이 어플은 내가 야근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어떻게 분별한 것일까.

누가 날 감시라도 하고 있는 건가?

고작 나 한 명을?

아니겠지.

“그래. 이럴 땐 모르는 게 약이라고 했어.”

그런 거 하나하나 다 따지고 살다 편집증이 오는 것이다.

도대체 이놈들의 정체가 뭔지 궁금하긴 하지만, 내가 기를 쓰고 알아내려 해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게 뻔하다.

“일단 정보부터 확인해 볼까?”

그런 복잡한 생각은 멀리하고 난 현실에 집중했다.

내 수중에 있는 포인트는 총 250,000원.

여기서 50,000포인트가 더 있었다면 나는 아예 금융 사이트를 열어 그날 주가 동향을 전부 다 파악해 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는 포인트가 부족하다.

“음. 내일 주가 동향을 확인하는 게 제일 좋겠지?”

일단은 카페나, 주식 갤러리로 만족을 해야겠다.

난 여러모로 쓸 만한 정보가 가장 많은 주식 카페 게시판을 선택했다.

갤러리도 좋긴 한데, 여긴 좀 불필요한 정보들이 많고 글 올라오는 양도 많아, 쓸만한 걸 찾아다니는 게 어렵다.

차라리 영양가 있는 정보들만 올려놓는 주식 카페가 제일 활용성이 높다.

[잠금을 해제하시겠습니까?]

나는 가장 회원 수가 많다는 주식 카페의 잠금 해제를 눌렀다.

[70,000포인트를 사용합니다.]

그러자 미래의 게시글들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현재 상한가 치고 있는 종목들 모음]

[상따 할 만한 종목 모음]

[우대 제약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 발표! 해외 기업 투자 5,000억 확정!]

[우대 제약 미리 사신 분 부럽네요]

우대 제약이라면 요 며칠 전부터 소문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곳이었다.

신약 개발을 위해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해외 기업에서 5천억이나 쏟아부은 모양이다.

“이 정도면 일주일은 너끈하게 올라가겠는데?”

보통 제약 회사 같은 경우는 한번 호재가 들려오면 일주일 동안 쉼 없이 주가가 올라간다.

나는 체크 리스트에 우대 제약을 넣어 놓았다.

[이번에도 호재입니다!]

[연이은 k-pop 열기로 엔터주 상승이 달달하네요.]

“음. 엔터주도 나쁘지 않겠네.”

변동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단기 투자로 쓰기에는 나쁘지 않은 종목이다.

그 외에도 나는 게시판 글들을 통해 여러 종목들을 확인해 나갔다.

“9월 2일 말고 다른 걸 볼 걸 그랬나.”

120분 중 20분을 남겨 놓고 확인이 끝났다.

상승세를 타는 종목들을 살펴보니, 내일 수익률은 최소 35%.

130억이 넘는 돈으로 35%의 수익률을 하루 만에 낸다면 그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다.

만약 내가 현재 계좌에 있는 돈 25억을 매일 30%씩 수익률을 올려 낸다면 어떻게 될까.

“차라리 지금이라도 때려치울까.”

300배가 넘는 이익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큰 거 한 방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베타 서비스 종료로 인한 충격으로 나도 위기감이란 걸 갖게 됐다.

이 정식 서비스도 언제 종료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차라리 지금 직장을 그만두고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건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띠리링-!

이런저런 고민을 하며 나름대로 로드맵을 그리던 중이었다.

갑자기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려 댔다.

[당신의 미래가 걱정이십니까?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모르시겠다고요?]

“뭐야, 갑자기.”

방금 전까지 떠 있던 커뮤니티 창이 사라지고 이상한 동영상 광고가 나타났다.

[당신의 불안한 미래를 바로잡아 주는 미래 커뮤니티 센터를 이용해 보십시오. 미션을 완수하고 포인트를 얻어 미래의 정보를 사 가시면 됩니다!]

“그건 이미 알고 있는데.”

[저희는 고객님을 위해 최상의 미래를 설계해 놓았습니다. 미션을 통해 당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최상의 미래로 나아가십시오.]

조잡한 문구만 나오는 우스꽝스러운 동영상이 끝나고 새로운 미션 알림창이 떴다.

[새로운 미션이 도착했습니다. 포인트를 획득하고 싶으시다면 미션을 클리어하십시오.]

포인트를 준다면야 언제든 땡큐다.

나는 알림창을 눌러 미션을 확인해 보았다. 그리고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쭉 나열해 있는 미션들을 확인하고는 입을 쩍 벌렸다.

“진짜 이게 미션이라고?”

* * *

“이야. 오늘도 성투네 성투.”

“그러게요. 오늘 하루 수익률만 35%예요. 이거 완전 미친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하루 만에 130억으로 35% 수익률을 내죠?”

“거기다가 지금 우대 제약 신약 개발 투자로 대박 나서 주가가 엄청 오르고 있잖아. 이거 최소 일주일은 간다고 본다. 이번에 우리가 거기다 90억이나 쏟아부었으니, 그게 두 배만 뛰어도······.”

“엄청나겠네요.”

현식이와 화영 씨는 오랜만에 월급 값을 한 것 같다며 싱글벙글 웃음꽃을 피웠다.

장이 마감하고 나서 계산을 해 보니, 오늘의 수익률 35%.

내가 어제 대충 계산한 대로였다.

“솔직히 금액이 커지기도 해서 하루에 10%만 수익률 봐도 대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니까요. 하여튼, 우리 팀장님 능력은 알아줘야 돼. 이 정도면 월드 클래스 아니에요?”

“전 오늘도 순식간에 파바박 해치우셔서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처럼 20억대 돈을 굴리는 게 아니다.

이제 130억의 돈을 굴려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수익률이 30%를 넘는 주식이 있어도 함부로 사서는 안 된다.

그 주식의 가치가 얼마인지 파악을 해야 하고 얼마나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지도 충분히 파악해 놓아야 투자가 가능하다.

그 종목이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수익률만 높다고 돈을 몰빵해 버리면 쪽박을 찰 수가 있다.

“지금도 팀장님한테 돈 넣겠다고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고 있다던데. 이러다 사모 펀드처럼 1,000억대 투자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사모 펀드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1,000억대는 거의 우스울 정도고, 몇조 원이 넘는 돈이 들어가기도 한다.

보통 사모 펀드 같은 경우는 개인이 참여하기보다는 기관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금융사가 끼어 있을 때도 있고 국민연금과 같은 국가 기관이 포함되어 있을 때도 많다.

그 정도의 돈을 운용하려면 정말 에이스 중의 에이스들만 모여 사모 펀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사모 펀드도 사기를 치는 놈들이 있어 가끔 국가 기관이 몇천억대 사기를 당해 전 국민 망신살을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고객님들 환호하는 소리가 벌써 여기까지 들리네.”

“이대로 10일 만에 또 300% 수익 내는 거 아니냐?”

“와. 정말 그러면 회사 뒤집히겠는데요? 아니지. 오늘도 충분히 뒤집힐 만한 수익률을 냈잖아요.”

20억도 아니고 130억으로 35%면 여러모로 화제가 될 만한 수익률이긴 했다.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크게 수익을 내는 건 아무래도 힘이 드니까.

“다들 할 거 다 했으면 퇴근합시다.”

장이 마감되고 나서 나는 대충 짐을 정리하고 퇴근 준비를 했다.

“오늘은 남아서 공부 안 하세요?”

“아, 오늘은 집에 가서 하려고요.”

보여 주기식도 있긴 있지만, 이제부터 공부 한번 제대로 해 볼 생각이다.

물론, 미래의 정보에 의지하지 않는 이상, 인간의 지식으로만 투자를 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겠지만.

“이봐. 이진석 팀장.”

그런데 웬일로 권오준 사장이 우리 사무실로 직접 내려와 날 찾고 있었다.

“사장님? 여기까지는 어쩐 일로······. 그냥 전화로 부르시지 그랬어요.”

“아아. 내가 좀 급해서. 그런데 이진석 팀장은 한라 그룹 이강철 회장님이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야?”

한라 그룹이면 우리나라 재계 순위 10위권을 달리고 있는 대기업이다.

그런 어마어마한 곳의 회장이랑 내가 무슨 일면식이 있겠는가.

“아무 사이도 아닌데요?”

“정말이야? 그런데 이진석 팀장을 만나겠다고 직접 여기까지 행차하신다는데?”

“예?”

사무실에 있는 모든 직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로 쏠렸다.

난 정말 그 회장님이 누군지 모르는데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