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가업을 이어라-29화 (29/271)

29 : Festival is coming (3)

인문관 올라가는 도롯가 벤치.

나는 오늘도 여기에 앉아 있다.

축제 주점 준비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려고 또 이곳을 찾았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과방보다 차라리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여기가 편하다.

신지수에게 이별을 통보당하고 나서, 처음 이곳에 왔었다.

이별을 말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도서관에서 밤늦게까지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11시가 넘어가고, 캠퍼스가 어둠과 침묵으로 가득 찼을 때, 그때서야 도서관을 나와 하숙집으로 향해 가다 홀린 것처럼 이 벤치에 앉아 한참을 울고 갔었더랬다.

참… 찌질했군.

그 이후에도 과방은 좀 불편했으니까. 신지수가 올지도 모르고, 사람들 만나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공강 시간마다 여기를 찾다 보니, 어느덧 제일 마음이 편한 곳이 되어 버렸군.

뭐 쓸데없는 생각이 길었다.

축제. 축제 준비하자.

우선 재료부터. 목요일 시작이니까 재료 구입과 준비는 수요일에 하면 되겠지? 제육 양념장 만들어 놓고, 야채 다듬어 놓고.

재료 다듬는 거야 그렇다 쳐도, 어디에 보관해야 하려나? 작년에는 어디다 뒀었지? 하숙집 할머니에게 말해서 거기에 임시로 보관했었나?

아무튼 하숙집은 이제 물 건너갔고, 어디 없을라나? 좀 용량 큰 냉장고 있고, 눈치 안보이고….

우리 집? 아니지. 서현 님과 나의 집?

흠… 안 되겠군.

거리도 거리지만, 재료를 나르려면 애들을 불러야 하는데, 그놈들에게 집을 보여 줄 수는 없지.

해명하기도 힘들고….

아니, 애초에 해명할 수도 없잖아?

응. 사실은 내가 수호신의 손자고, 중앙그룹 강 회장님이 일종의 가신 비슷한 거라서.

아.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아무튼 우리 집은 안 되겠군.

그놈들을 부를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나 혼자 다 나를 수도 없고. 어디에 보관해야 하나?

일단 애들하고 이야기 해 봐야겠다.

프라이팬이나 접시 같은 건 장비 담당 녀석이 알아서 할 테고.

메뉴판이나 좀 그럴싸해 보이는 데코는 승환이가 맡았고.

나는 큰 그림만 그리면 되는군! 그런 잡다한 일들은 저 밑에 것들에게 맡겨 두고.

음하하하하.

“뭐 하니, 한수야?”

큰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하찮은 놈들을 마구 부려먹을 생각에 기뻐하던 나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현실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진철이 형이 서 있었다.

“어? 형. 안녕하세요.”

“그래.”

옆자리에 앉은 형은 가방에서 캔 커피 하나를 주섬주섬 꺼내 내민다.

“마셔라.”

“감사…합니다.”

형. 나 이거 별론데. 너무 달아요.

“무슨 고민을 그렇게 심각하게 하고 있었니?”

“네? 아… 그냥 축제 때 주점 준비하는 거… 생각 정리 중이었어요.”

“그렇구나. 한수 니가 2학년이지?”

“네. 선배들이 이번에는 좀 다르게 하라고 얼마나 닦달을 하는지….”

내 말에 진철이 형이 살짝 웃는다.

“걔들도 그랬어. 좀 다르게 하라는 선배들 이야기 듣고 모여서 이것저것 의논하고서는 결국 똑같이 했지.”

“역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양반들이 아니지.

“그건 그렇고. 형. 뭐 좀 알려 주실 거 없어요?”

“알려 줘? 뭘?”

“음… 준비할 때 이런 거 조심해라. 이런 게 더 잘 먹힌다. 술 관리는 어떻게 해라. 교수님들 오시면 어떻게 바가지를 씌워라. 이쁜 여자는 이렇게 꼬셔라 같은 거.”

내 말에 형은 또 살짝 웃는다. 그런데, 이 웃음은 아까의 웃음과는 다른 느낌이다.

“음… 난 뭐 해 줄 말이 없네. 나 한 번도 축제 주점 안 가 봤어.”

“네? 왜요? 형 혹시… 아싸?”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짝 어려운 형이었는데, 몇 번 이야기 했다고 그 사이 친근감이 들었나 보다. 이렇게 대놓고 싸가지 없이 말하는 걸 보니?

“흠. 그렇게 보일라나? 나름 아싸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제가 실언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선배님!”

흠 하고 진철이 형이 잠깐 고개를 돌리는 그 순간, 형의 옆모습에서 할아버지가 보였다.

이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다. 그런 느낌을 팍! 받았다.

“뭐… 1, 2학년 때는 알바 했고, 군대 갔다 와서는 바로 고시반 들어갔으니까.”

“고시반 들어가면 축제 때 놀면 안 돼요?”

고시반,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이런저런 편의를 봐 주는 일종의 우등반 같은 거지.

“아니야. 그런 건 아닌데….”

그치. 분명 작년에도 고시반 선배들이 와서 이쁜 후배들에게 쓸데없이 말 걸고 그랬지. 특히 지수에게.

“근데 왜요?”

“음… 그냥 마음가짐이랄까? 그런 데 가면 안 될 것 같달까?”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좀 쉬어가면서 해야지.”

“하하. 니 말이 맞다. 쉬어가면서 해야 하는데….”

“그런데요?”

“음… 뭐. 그냥 넘어가자. 그건 그렇고 소식 들었어. 친척 집에 들어갔다고?”

“…네. 뭐. 비슷하달까….”

“그래. 다행이다. 안 그래도 잠은 어떻게 자는지 신경은 쓰였는데.”

“그때 형이 해 주신 말씀.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야. 안 그래도 좀 후회하고 있었어. 부끄럽더라고.”

“어? 왜요?”

“하하…. 뭐 지난 과거가 부끄럽고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내가 뭔가를 이룬 것도 아니면서 마치 잘난 놈처럼 너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좀… 그렇더라고.”

“에이. 아니에요. 형. 형의 지금 모습이 이미 이룬 거죠. 또 앞으로 이뤄 나가기 위한 진행 과정이고. 솔직히 저 형 이야기 듣고 엄청 고마웠어요.”

오해였지만 말이지.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다. 후배들은 날 좀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수 너는 좀 편하구나.”

“그야 형이 잘해 주시니까 저도 편하게 다가가는 거죠. 형 언제 괜찮으시면 밥 같이 먹어요. 제가 식권에 대해 보은을 해야 하니까.”

형은 그런 날 보더니 빙긋 웃는다.

“그래. 조만간 밥 한번 먹자. 난 후배에게 얻어먹는 걸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아니야.”

우리 둘은 서로 마주 보고 웃었다.

남자랑 마주 보고 웃는 거…. 그리 좋은 경험은 아니지만, 뭐 또 나쁜 경험도 아니군.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

“치킨~ 치킨~ 치킨 먹으러 갑시다아~ 치킨~ 치킨~ 치킨 먹으러 갑시다아~”

승환이는 뭐가 저리도 좋을까?

“야. 맨날 하는 게임인데 지겹지도 않냐?”

본격적으로 축제 준비를 시작하면, 게임 하러 갈 시간도 없다는 박승환의 주장에 우리 2학년 주점준비위원회 위원이라고 이름 붙은 노예들은 다 같이 학교 앞 게임방으로 가고 있었다.

“솔직히 재미있잖아?”

존 레논을 살해한 마크 채프먼, 아니지, 유지연을 광적으로 짝사랑하는 이중훈이 말했다.

“솔직히 재미있지.”

다른 녀석들도 동조한다.

요즘 이 자식들 왜 이래?

“저기 말이야.”

내가 말을 꺼냈다.

“오해하지 말고 들어줬으면 좋겠는데. 요즘 들어, 나 조금 뭐랄까. 공격당하는 느낌이 든단 말이지. 나 혹시 왕따당하고 있거나 그런 거야?”

“왕따? 아니야. 한수 너 이 자식, 왕따 안 당해 봤지? 왕따당하면 이 정도에서 안 끝나지.”

“에이. 우리 한수 피해망상 있구나. 어서 병원 가야 되겠다. 괜찮아. 그런 거 부끄러워하는 거 아냐. 마음의 병은 빨리 잡아야지.”

이런 식이다.

뭐…. 평상시와 크게 다를 바 없기는 한데, 그래도 좀 뭐랄까…. 약간, 아주 약간 다른 이질감?

그렇게 마무리 되는 것 같았는데, 역시 가만히 있을 박승환이 아니지.

“음… 한수 말 들으니. 좀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어떤데?”

유지연을 좋아하는 마크 채프먼, 이중훈이 물었다.

“솔직히 요즘 나는 좀 한수에게 약간 어그레시브한 느낌이 있어.”

“그래?”

“음. 딴지 걸고 싶고. 갈구고 싶고, 욕하고 싶고.”

“원래 그렇잖아.”

“맞아. 원래 그렇지.”

나도 수긍한다. 원래 그런 거지. 친구 사이라는 게.

왜 그런 말 있잖아.

여자들은 친구 이름이 영희, 순희, 미희라면, 영희, 순희, 미희라고 부르고, 남자애들은 이름이 영수, 철수, 진수라면 개새끼, 씹새끼, 조가튼 새끼라고 부른다고.

뭐 원래 남자 사이가 다 그렇지.

“그러고 보니 나도 좀 그럴 수도.”

스토커 이중훈이 동조한다.

“나도 좀 그런가?”

다른 녀석도.

뭐야. 이 녀석들 진짜 나를 미워하고 있었던 거냐?

“알았다!”

박승환이가 박수를 치면서 외쳤다.

“알았어! 유레카! 알았다.”

모두의 시선이 박승환에게 몰린다.

“뭘? 뭘 알았는데?”

그런 질문을 받은 박승환은 손을 들어 내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표정.”

뭐야. 갑자기. 불안해지는데?

“요즘 저 자식 얼굴 표정이 뭔가 평화롭고, 자애롭고, 여유가 있었어.”

그… 그런가? 역시 서현 님 덕분에 꼭꼭 감춰 두었던 행복감이 얼굴에 드러난 건가?

“봐! 저. 저 표정. 저 만족스럽다는 재수 없는 표정. 행복해 보이는 표정.”

모두들 내 얼굴을 보고 있다.

“뭔 개소리야!”

나는 손을 휘휘 저으며 항변했다.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기 전에 잡아야 하는데….

“그렇네. 확실히….”

다른 녀석이.

“그러게. 이제야 이해가 가네. 저 재수 없는 표정이 문제였군.”

또 다른 녀석이.

“맞네. 뭔지 모를 저 행복감이 짜증 나서 그랬구나.”

그리고 또 다른 녀석이 의견을 모으고 합의에 이르렀다.

“맞지? 내 말이?”

박승환이 고개를 치켜들며 말한다.

마치 정답을 찾은 어린애처럼.

“맞네. 맞어. 왠지 때리고 싶은 저 표정 때문이었던 거군.”

“잠재의식 속에 있던 그런 생각들이 공격적으로 표출된 거였군.”

“맞네. 이야기 들으니 정확하네.”

다들 수긍하는 눈치다.

이럴 때는 강행 돌파다. 강행 돌파가 정석이다.

“야. 이 나쁜 자식들아. 까놓고 말해서, 내가 요즘 좋을 일이 뭐가 있어? 어? 여자친구랑 깨지고, 그것도 바람나서. 또 하숙집에서 쫓겨나고.”

쫓겨난 건 아니지.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다.

“그래서 친척 집에서 더부살이하고 있는데. 뭐? 행복한 표정이 마음에 안 든다고? 그게 지금 나한테 할 소리냐!”

역시 이 조선 반도에서는 목소리 큰 게 짱이다. 먼저 소리 지르는 사람이 싸움에서 우위에 선다.

싸움은 선빵이라는 옛 성현의 말씀이 틀린 말이 아니야.

“에이. 뭐 말이 그렇다는 거지. 농담이지. 농담.”

“니 상황 다 아니까 기분 풀어 줄라고 일부러 그러는 거지. 릴렉스. 릴렉스.”

“자. 침 착 해! 침 착 해!”

후후후. 니들은 아직 멀었다.

자고로 싸움이란 무력보다 지혜로 하는 것이거늘.

“흐음….”

내 화난 척에 반응해 나를 달래는 다른 녀석들과 달리, 승환이 녀석은 아직 나를 의심스러운 눈치로 쳐다보고 있다.

촉 좋은 자식….

“어? 1학년들이다.”

갑자기 동기 녀석들이 학교 교문 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여학생 네다섯 명이 무리를 이뤄 학교로 올라오고 있었다.

“우리 학부 애들 맞아?”

눈이 나쁜 한 녀석이 실눈을 뜨면서 물었다.

“맞아. 맞네. 저기 유지연도 있고.”

“뭐! 유지연!”

나왔다. 마크 채프먼.

유지연을 짝사랑하는 이중훈은 유지연이라는 이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저녁 먹고 오나?”

우리는 먹이를 노리는 짐승처럼 1학년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천천히 내려갔고, 그런 우리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아기 사슴 같은 1학년 여자애들은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지, 계속 꺄르르 웃어 대면서 천천히 올라왔다.

손에 들린 봉지를 보니 햄버거라도 먹고 올라오는 길인가 보다.

“어이~ 얘들아.”

동기 중 한 놈이 손을 들어 그 녀석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렸다.

“어머! 안녕하세요.”

녀석들도 우리를 알아보고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15m.

10m.

5m.

그리고 1m 앞까지.

“어디 갔다 와? 저녁 먹고 온 거야?”

동기 중 한 놈이 어울리지 않게 느끼한 목소리로 물어본다.

“네. 햄버거 먹고 왔어요. 오빠들은 어디 가세요?”

1학년 중 한 명이 답한다.

“우리는 치킨 먹으러.”

박승환이 말했다.

치킨. 치킨이라고도 할 수 있지.

“우와. 저희도 사 주세요.”

“그 치킨 말고. 이거.”

손으로 총을 쏘는 시늉을 하니 그제서야 이해하는 눈치다.

“아. 네….”

“같이 갈래?”

“아… 아니요. 다음에. 저희 과제 있어서 그거 하다 밥 먹고 온 거거든요.”

1학년 녀석 하나가 부드럽게 거절한다.

당연하지. 네놈들이랑 게임방 가고 싶겠냐?

생각해 보니 그 네놈들에 나도 포함되는구나.

“지… 지연이도 햄… 햄버거 먹었니?”

이중훈, 지연이를 지독히도 짝사랑하는 이중훈이 칠푼이같이 목소리를 떨면서 유지연에게 말을 걸었다.

아깝다. 저 장면을 찍었어야 하는데.

저 칠푼이같이 어리바리한 모습을 찍어 유튭에 올렸어야 하는 건데.

“네. 선배. 선배도 식사하셨어요?”

유지연이 살짝 눈으로 웃으며 답했다.

커흠… 거. 뭐.

이쁘긴 이쁘네.

160 초반 정도의 키. 청바지에 후드 티 하나 입었음에도 어디 한 군데 흐트러짐 없는 비율, 아름답다기보단 귀여움과 이쁨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얼굴.

서현 님의 아름다움이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이라고 한다면. 유지연의 아름다움은 달빛과 소녀들, 처녀들의 신인 아르테미스의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누가 더 이쁘고 덜 이쁘고 할 정도로 척도로 잴 수는 없고, 그냥 성격이 다르다? 그런 느낌이다.

물론 꼭 하나를 뽑자면 나야 서현 님이지. 우리 서현 님은 몸매도 그냥 쭉쭉 빵빵.

아니야! 여기 학교 앞이야! 그러면 안 돼! 멈춰!

“어. 으응. 먹었어.”

“안 먹었어. 병신아.”

지연의 질문에 어버버거리는 중훈이를 승환이가 바르게 정정해 줬다.

아직 안 먹었지. 이제 본격적으로 삼겹살 6인분을 걸고 피 튀기는 싸움을 해야 하니까.

“…아. 네. 하하. 그러시구나.”

“그럼 오빠들. 저희 올라갈게요. 저녁 맛있게 드세요. 꼭 치킨도 드시고요.”

신입생들이 인사를 하고 옆으로 비켜 나간다.

참 좋구나. 선배란 이렇게 좋구나.

오빠란 말은 왜 이다지도 좋을까?

“한수 오빠도 꼭 저녁 드세요.”

마지막으로 유지연이 나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고 따로 말했다.

“어? 응. 그래.”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줬다.

역시 얼굴 예쁜 애들이 마음도 예쁘고, 예의도 바르다니까.

나는 유지연의 인사에 대한 답례로 멀어져 가는 애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뒤로 돌았다.

“야. 빨리 가자. 애들 감자튀김 냄새 맡았더니 배고프다. 후딱 하고 삼겹살 구우러…. 뭐야. 니들 왜 그래?”

뭐야? 이 자식들.

왜 날 노려보고 있어.

“모두가 예상하지 않았을 때, 저 간악하고 음험한 자식은 몰래 손을 써서 우리의 여신이었던 신지수를 더럽혔다.”

박승환이 주문처럼 읊조렸다.

기시감이 느껴진다. 데자뷔다.

“저 간악하고 음험한 흉신의 아바타인 한수가… 과연 유지연에게 어둠에 물든 더러운 손을….”

아니야. 다가오지 마.

다가오지 마, 이 채프먼들아!

으아아아악!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