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가업을 이어라-23화 (23/271)

23 : Home과 House의 차이 (5)

내 말에 서현 님은 아무 말 없이 내 눈을 바라본다.

표정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했지만, 내 눈을 바라보는 서현 님의 눈동자에는 여러 가지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감히, 이유를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서현 님이 물었다.

“저 한 사람을 위해 다른 누군가가 희생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제가 아니라, 할아버지, 아니, 그 누구라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요.”

내 말에 서현 님이 작게 입술을 앙다문다.

의식하고 하는 행동은 아닌 것 같다. 그저 마음속에서 느낀 당황함이 무의식적으로 얼굴에 떠오른 것 같다.

“서현 님은 오늘 출근을 안 하시더라구요. 어제도 출근 안 하신 것 같고.”

내가 말했다.

서현 님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서현 님이 출근을 안 하시는 이유가 저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것도 맞나요?”

다시 고개가 꾸벅.

“만약 서현 님께서 저를 위해서, 제 편의를 위해서 저와 함께 계시는 상황이라면, 저는 그 상황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감사해요. 감사한 마음도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감사한 마음보다, 다른 마음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에요.”

“부담스러우신가요?”

서현 님이 물으신다.

“부담스럽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뭐라고 말씀드리면 좋을까요?”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음… 서현 님이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요?”

“예를 들면, 음. 서현 님이 지금 입고 계신 옷만 해도 그래요.”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서현 님이 입고 있는 옷을 바라보았다. 회사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여성용 비즈니스 정장.

“집에서는 보통 그렇게 입고 있지 않잖아요. 최대한 편한 옷을 입지, 그렇게 불편한 옷을 입지는 않아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는 서현 님이 이 집에서 편한 옷을 입은 모습을 보지 못했어요. 마치, 뭐랄까. 일을 하기 위한 복장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

“아. 물론 예뻐요. 아니, 예쁘다는 표현은 좀 그럴려나? 아름답다.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서현 님은 아름다우시고, 저는 그런 서현 님의 아름다움을 지켜볼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 좋다는 마음보다는 서현 님이 불편하시겠다는 생각이 앞서요.”

서현 님이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일단 내 말이 제대로 전달되었을 가능성은 있다는 신호다.

“하숙집 할머니가 항상 말씀하셨던 것이 있어요. 같은 지붕 아래서 잠을 자고, 마주 보고 앉아 밥을 먹으면 식구라고. 뭐, 그건 하숙생들에게 싸우지 말라는 의미로 하신 말씀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저는 그 말이 맞다고 생각해요. 고향 집에서 할아버지와 저는 식구였고, 하숙집에서도 할머니 그리고 다른 하숙생들과도 저는 식구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은 모르겠어요. 서현 님과 제가 식구인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여기가 서현 님의 집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일터인지. 제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집과 주택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이곳이 서현 님의 집이 될 수 없다면 저는 서현 님과 같이 살고 싶지 않아요.”

나는 결국 중요한 말을 끝냈다.

“무슨 말씀인지 이해했습니다.”

서현 님이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말없이 서현 님을 바라보았다.

이 이야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어쩌면 서현 님이 화를 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화난 얼굴로,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는 짐을 싸서 나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상황이 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차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서현 님의 얼굴에는 어쩐지 알 수 없는 슬픔 같은 게 묻어난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가 드릴 말씀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요. 서로에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겠죠. 서현 님께서도 생각을 좀 해 보시고 마음을 결정해 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어요.”

서현 님이 나를 바라보신다.

그래. 솔직하게.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런 생각 말고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

“저는 서현 님과 함께 해서 좋았어요. 기뻤어요. 그것은 누군가가 나를 돌봐 줄 사람이, 하인처럼 내 명령을 수행할 사람이 생겨서 그런 것이 아니에요. 서현 님이라서, 그래서 좋았던 것이죠. 이 마음은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네.”

서현 님이 고개를 끄덕이신다.

“그럼 저는 먼저 들어가 볼게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현 님은 앉아 있는 모습 그대로 일어서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조금 더 짙은 슬픔이 담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

이른 새벽, 도둑놈처럼 조심스럽게 방문을 열고 까치발로 현관으로 간 나는 문소리가 나지 않도록 아주 조심조심 현관문을 닫았다.

서현 님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으니까.

괜히 잠을 깨우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오늘 아침은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어제 괜히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서, 서현 님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고.

아니지. 쓸데없는 이야기는 아니지. 꼭 해야만 하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 때문에 서현 님이 날 싫어하게 된다고 해도, 이 집을 떠난다고 해도 뭐 어쩔 수 없다.

에휴. 머리 아프다. 얼른 학교나 가자.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1층 로비로 걸어가니 직원이 나에게로 몸을 돌린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영화 배우 뺨을 왕복으로 따다닥 때리면서 나도 너만큼 잘생겼어! 할 정도로 잘생긴 청년이 얼굴 가득 미소를 담으며 인사한다.

그 모습에서 어쩐지 서현 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나도 최대한의 미소를 담아서 같이 인사했다.

누가 그랬다. 자본주의의 미소와 친절에 익숙해지면, 그 대가로 인성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적어도 나는 그 친절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다.

에이. 학교나 가자.

***

한산한 새벽 지하철을 타고 학교에 왔다.

학교에 와도 딱히 할 일이 없는 나는 도서관에 자리를 풀었다.

아. 젠장. 여기서 새벽 데이트 많이 했는데.

여기서 같이 시험공부도 하고, 간식도 먹고, 그러다 눈 맞으면 몰래 뽀뽀도 하고, 삘 받으면 비상계단으로… 음….

뭐 다 지난 일이지.

그렇게 생각하고 전공 서적을 폈다.

지난번에 유 선생님 수업에서 준비해 오라는 게 뭐였더라?

브르르르르 브르르르르.

주머니 속 핸드폰이 울고 있다.

전화 받아, 임마! 그러면서 브르르르르르.

알았다, 이놈아. 나는 그러면서 전화를 꺼냈다.

‘서현 님’.

그녀의 이름이 화면에 떠 있었다.

아… 전화 받기가 어쩐지 무섭다.

하지만 나는 읽씹을 혐오하는 사람 아니던가.

나는 빠르게 열람실을 빠져나와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강서현입니다. 혹시 나가셨어요? 신발이 없어서 전화 드렸어요.

“아. 네. 아침에 그… 조별 모임이 있어서.”

-아. 그러셨군요. 알겠습니다. 아침 식사는 하셨어요?

“네. 편의점에서 대충 챙겨 먹었어요.”

-네. 알겠습니다.

“네. 그… 그럼.”

-오늘 아르바이트하시는 날이죠? 몇 시에 들어오세요?

“오늘 마감하는 날이라, 끝나면 아마 한 10시 반에서 11시? 그 정도 될 것 같아요.”

-식사는 하고 오시겠네요.

“네. 먹고 갈 것 같아요.”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들어오시고 잠시 말씀 나눌 수 있을까요?

“네?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럼 있다가 뵐게요. 식사 꼭 챙겨 드시고요.

“알겠습니다.”

-꼭 챙겨 드세요.

“네. 꼭 챙겨 먹을게요.”

전화를 끊고 열람실로 들어오면서 나는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할 말이 있다고 했다. 보통 그런 말 뒤에는 나쁜 내용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에휴. 서현 님이 집으로 돌아가신다고 하면, 나도 그 집에서 나와야지.

다시 하숙집 들어갈 수 있을라나 모르겠다.

다시 하숙집으로 들어가면 또 무슨 소문이 날까도 두렵고.

에휴. 공부나 하자.

***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어제 제대로 잠도 못 잤고, 아침에도 겁나 일찍 일어나 정신적으로 피곤한 상태였는데, 하필 오늘이 일주일 중 수업도 제일 많은 날이다.

수업 듣고 밥 먹고 또 다음 수업 갔다가 바로 또 수업 가고, 커피 한잔 마시고 또 수업 듣고.

멍청한 놈아! 다음 학기에 수강 신청할 때는 정말 제대로 신경 써라!

그렇게 뭘 들었는지도 모를 연강 퍼레이드를 끝냈다고 또 끝이 아니다. 하필 또 오늘 알바가 있는 날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이렇게 정신 없는 게 좋았다.

안 그래도 신지수랑 깨지고 마음도 우울한데, 이렇게 아무 생각 못 할 정도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 게 마음에는 더 편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알게 되었다.

몸이 힘들다고 마음이 편해지는 게 아니다. 그저 몸이 하도 힘드니까 마음이 힘든 게 상대적으로 덜하게 느껴질 뿐이지. 마치, 해장하기 위해서 또 술을 마시는 것과 같은 원리랄까?

아무튼 알바하는 카페로 열심히 뛰어갔지만, 결국 10분 늦어 버렸다.

옷을 갈아입기 위해 사무실에 뛰어 들어가자 점장 누님이 엑셀로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누나.”

키보드를 두드리던 점장 누나가 나를 돌아보더니 미소를 짓는다.

“어머. 우리 한수. 오늘은 왜 늦었어요?”

젠장. 망했네.

“죄송합니다! 차가 막혀서요!”

“그렇구나. 우리 한수 차가 막혀서 늦었구나. 다른 사람도 다 서울 사는데, 다 차 막히는데 안 늦는데.”

그러면서 또 이쁜 미소를 보여 준다.

우리 점장 누나. 정말 웃는 모습은 세상에서 제일 예쁜데.

아니지. 이제 서현 님의 존재를 알았으니 제일 예쁘다고는 말 못 하겠네.

아무튼, 점장 누님은 길에서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고개 돌려 다시 돌아볼 정도로 예쁘게 생겼는데, 특히 생글생글 짓는 미소가 진짜 예뻐서, 점장 누나 덕분에 경쟁 카페보다 매상이 2배 이상 많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예쁜데.

저게 문제다. 저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말로 사람 갈구는 거.

차라리 화내면 납득이 가는데, 손님을 대할 때와 똑같은 미소로 사람을 갈구면 엄청 당황스럽다.

이성적으로는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그렇게 되는데, 감성적으로는 그 미소 보면서 거어어업나 이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

“죄송합니다. 다음엔 더 빨리 오겠습니다!”

“그래요. 그런 자세가 중요해요. 우리 한수. 이 누나가 한번 믿어 볼게요.”

그렇게 말하고 또 그 웃음을 지어 보인다.

저거 의미는 ‘어디 두고 보자.’ 이거 아닌가?

***

오늘의 운세를 보고 왔어야 했나?

힘든 날이었다. 정말 힘든 날이었다.

어디 대한민국 진상 오프라인 정모를 여기서 열기라도 했는지, 오늘 정말 다양한 종류의 진상들이 이곳에 모여 천하제일 진상대회를 열었다.

커피가 시다, 쓰다, 달다, 짜다….

에스프레소 시켜 놓고 써서 못 먹겠다는 손님은 정말 양반 중의 양반이다.

우유 뺀 라테. 따듯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손님도 오늘 터졌다.

말이 되냐고? 진짜 있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니까!

생각 같아선, 네가 한번 내려 봐! 하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지. 그저 웃으면서 죄송합니다. 다시 내려 드릴까요? 할 수밖에 없다.

애들은 뛰어다니지, 소리 지르지, 엄마들은 자기들끼리 떠드느라 관심도 없지. 똥 기저귀를 갈지 않나, 싸 온 과일을 먹질 않나.

그러는 와중에 딱 봐도 중학교 다닐 나이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 커플은 아주 물고 빨고 난리도 아니다.

어? 야. 야, 자식아! 손이 거기로 왜 들어가? 여기 공공장소야!

아타락시아를 백만 번도 더 외치면서 고군분투한 끝에, 결국 폐점 시간까지 버텨냈다.

새벽 일찍부터 시작한 고난의 행군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오늘 진짜 내 알바 인생 최악의 날이야.”

옆에서 커피 잔을 설거지하던 병진이 형이 투덜투덜 거렸다.

세상 모든 알바란 알바는 다 해 봤다는 병진이 형이 저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힘들긴 힘든 날이었나 보다.

“와. 진짜 오늘 죽는 줄 알았어요. 이거 무슨 몰카예요? 진상 어디까지 참을 수 있나 그런 몰카?”

내가 말했다.

“몰카면 내가 카메라 부숴 버린다. 몰카도 사람이 감당할 정도로 해야지. 너무 심했어. 오늘은…. 설거지를 얼마나 했는지, 손이 퉁퉁 불었네.”

“커피를 얼마나 내렸는지 머리가 뽀개지는 느낌이에요.”

우리 둘은 그렇게 투덜투덜하면서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 우리 둘에게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는 손.

점장 누나가 언제 다가왔는지 그런 우리 둘의 머리를 양손으로 쓱쓱 쓰다듬어 줬다.

“고생했어요. 오늘 둘 다. 이 누나는 자랑스러워요.”

“아. 누… 누나. 헤헤헤. 이 정도야 뭐.”

점장 누나를 짝사랑하는 병진이 형이 태도를 바꿨다.

“우리 병진이. 오늘 너무 고생 많았지? 어머. 이 손 불은 것 좀 봐.”

누나가 병진이 형의 손을 잡아 주니, 형의 눈빛이 변한다. 아까 그 짜증과 불만은 어디로 가고,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의 눈으로.

“헤헤헤.”

거기에 침 흘리면 딱인데. 아주 딱. 동네 바보 형 되는 건데.

누나가 나를 돌아보며 말한다.

“우리 한수 오늘 끝나고 약속 있어요?”

“저요? 정리 끝나고요?”

병진이 형의 눈이 나를 향한다. 매서운 눈이다.

동네 바보 형 같던 표정은 사람 죽일 것 같은 킬러의 눈으로 바뀌어 버렸다.

점장 누나가 나를 ‘우리’ 한수라고 불러서.

형. 그러지 마. 그거 아냐.

사랑에 눈먼 남자는 어찌 이리도 추하단 말인가.

“응. 오늘 고생했으니 오랜만에 치맥 할까요? 이 누나가 살게요. 우리 병진이도 괜찮지?”

그러면서 병진이 형을 돌아본다. 킬러가 바보가 되는 건 정말 순식간이구나.

“그럼요!”

으이구, 이 인간아.

잠깐만. 나도 서현 님 앞에서 저러고 있는 거 아냐?

“우리 한수는? 약속 있어요?”

형! 눈. 그러다 눈알 빠지겠다! 눈에 힘 좀 빼! 쫌!

“아. 저는 좀….”

“왜요?”

“오늘 밤에 약속이 있어서요.”

“어머? 여자?”

“아니에요. 그 이사 때문에.”

“이사했어요? 어디로?”

“성수동이요.”

“멀어졌네. 갑자기 왜?”

“긴… 이야기입니다.”

“그렇구나. 아쉽다. 오늘 고생해서 치맥 사 줄라고 했는데.”

“다음에 사 주세요. 그럼 전 먼저 옷 갈아입을게요.”

나는 뭔가 아쉬워하는 표정의 누나에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 뒤로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병진이 형의 모습이 보였다.

형. 아니야. 형 도와줄라고 그런 거 아니야.

뭐 오해하게 냅두자.

***

옷을 갈아입으면서 오늘 하루를 복기해 보았다. 정확히 말하면 어젯밤부터, 아니, 내 전 여자친구 신지수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을 때부터.

진짜 힘든 하루였다.

하지만 문제는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현 님과의 면담이 남아 있다.

할 말이 있다고 했는데, 무슨 말을 듣게 될지 벌써부터 두렵다.

젠장. 내 복을 내가 걷어찬 거지.

일단 집에 가자. 가서 이야기를 들어 보자.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지만….

역시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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