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성기사로 살아가기 64화
로안티카 대교구(2)
“부러진 성검. 기록에 적혀 있는 건 그게 다입니다.”
관리사제의 심플한 설명에, 이사벨이 신기해하는 눈빛으로 부러진 검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성검…… 입니까? 이것이? 겉보기로는 전혀 짐작할 수 없겠군요.”
“정확히 어떤 이유로 유실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관련된 문건이 남아 있지 않더군요. 그나마 성검을 보유했다는 기록과 다른 자료들의 대조를 통해,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저 검이 성검이라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슨 그런? 성검씩이나 되는 보물인데 내력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다는 말씀입니까?”
성직자들이 신성한 힘을 다룰 수 있다고 모두가 성인이나 성자로 불리진 않듯이, 검 형태의 성유물이라고 해서 다 성검이란 명칭이 붙지는 않는다.
성검, 성창, 성갑, 성궁.
어떤 종류의 무구든지 성(Saint)의 명칭이 앞에 온다는 건, 교단의 인증을 받은 최고 등급의 성유물이란 소리다.
한데 그런 대단한 보물에 대한 기록이, 실물을 보관하고 있는 대교구에조차 남아 있지 않다니?
황당하게 들리는 소리일 수밖에 없다.
“고대의 물건이겠군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 있던 알렉스가 입을 열었다.
“……그렇게 추정하고 있긴 합니다. 아마 저희 대교구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이겠지요.”
관리사제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정확한 언급은 피했지만 알렉스가 말한 고대라는 표현은, 교단이 유일한 종교 세력이 아니던 시절을 에둘러 말함이었다.
교단에 몸을 담고 이 대륙의 역사에 대해 알아본 알렉스는, 한 가지 가설에 대해 떠올린 적이 있었다.
어쩌면 이 세상은 자신이 기억하는 게임의 세계관에서, 몇백 년의 세월이 흐른 미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
고대에는 여러 종교가 있었다는 기록이 분명히 남아 있으니, 제법 가능성이 있는 가정이었다.
그만한 시간이 지난 것 치고는 문명의 발달이 너무 더디지 않나 싶긴 하지만 말이다.
‘아주 오래된 과거의 유산이라면 자료가 소실될 수도 있겠지.’
대륙의 종교집단이 예루스교 하나만 남는 과정에는 당연히 무수한 잡음이 발생했었을 것이다.
사건사고가 많았을 그런 시기가 아니고서야, 교단에서 최고위 성유물로 분류되는 무구의 자료기록이 유실될 리 없다.
그런 격동의 시기를 겪은 내력을 가졌을 물건에, 자신이 기억하는 아이템과 정확히 일치하는 외형.
그리고 성검이라는 타이틀까지.
‘저 검이 내가 아는 그 아이템일 확률이 매우 높아졌는데?’
성검 알페리온.
자신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그런 이름을 가진 아이템이 있었다.
성기사 클래스의 메인 퀘스트 중에서, 꽤나 후반부에 등장하는 퀘스트 보상 아이템.
성능이 아주 좋다고 말하긴 살짝 애매하지만, 특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꽤 독특한 옵션이 생기는 유니크한 무기이기도 했다.
‘애매한 성능이란 것도 사실 고인물 유저 기준이지. 여기 기준으로 따지면 아마 국보급은 되지 않으려나?’
부서진 검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알렉스는, 이윽고 관리사제를 향해 말을 건넸다.
게임 속에선 퀘스트 보상으로만 얻을 수 있었던 희귀한 아이템을 그냥 주워갈 기회라니, 당연히 지나칠 수 있을 리 없다.
“저 검을 선택하겠습니다.”
“……재고해 보심이 어떻습니까? 오래전에는 성검이라는 명칭에 걸맞은 보물이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무런 힘도 남아 있지 않아 성유물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물건인데요.”
“으음? 아까는 아무런 정보가 없다고 하시더니, 뭔가 알고 계신 게 있습니까?”
“그래도 일단은 성검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자료가 없다고 교단에서 아예 방치해 뒀겠습니까? 수차례 감정을 거치고 복원 시도도 여러 번 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고고학적 가치 외에는 아무런 효용이 없는 골동품이란 결론을 내렸다더군요.”
관리사제의 말을 들은 알렉스의 얼굴에 고민의 기색이 서렸다.
‘알페리온은 처음부터 저렇게 부러진 형태로 입수하게 되는 아이템이고, 플레이어의 손에 들어오기 전까진 힘이 봉인되어 있었다는 설정이었긴 한데.’
성검 알페리온은 애초에 유저 캐릭터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후에, 일정한 조건에 따라 봉인이 풀리는 절차가 진행되는 아이템이다.
클리셰적인 힘숨찐 아이템이기에, 교단에서 무쓸모 판정을 내렸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세계의 시간 흐름에 대한 자신의 가정이 맞는다면?
저 검이 게임 속의 그 검과 같은 물건일지는 몰라도, 성능까지 그대로일 거라는 보장이 없긴 하다.
아무리 특별한 능력을 가진 물품이라도, 시간이 오래 지나면 힘을 잃고 무용해질 수 있지 않겠는가.
게임 아이템이야 서버가 돌아가는 한 영원불멸이겠지만, 현실이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는 알페리온도 관리사제의 말대로 이미 성검에 걸맞은 힘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좋은 기회를 날리고 괜히 쓰레기를 가져가는 꼴이 되는 것이다.
‘하, 머리 아프게 만드네. 여기서 바로 감별해 볼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
자신이 알고 있는 사용 조건대로라면, 어차피 지금 당장은 어떻게 확인할 방법이 없다.
기억 그대로의 성능이기를 기원하며 부러진 성검을 선택해야 할까?
아니면 안전하게 다른 성유물을 고르는 편이 좋을까?
‘예전에 두 달 동안 노가다해서 맞춘 종결 무기에, 강화 주문서를 얼마까지 바를지 고민했던 때보다 더 어렵네.’
한참의 고민 끝에, 알렉스는 그래도 자신의 운을 믿어보기로 결정했다.
“부러진 성검…… 이걸로 가져가겠습니다.”
“흐음, 차마 폐기할 수는 없어 계속 보관 중이던 물품인데…… 일단은 정하셨다니 그렇게 보고하겠습니다만, 관구장님께서 주신 특혜를 걷어차시려는 건 아닌지 걱정이군요.”
‘정말 걱정하는 거야 아니면 비꼬는 거야? 끄응, 설마 진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고철로 변한 상태인 건 아니겠지?’
힘들게 얻은 무기를 욕심을 부리다가 강화 실패로 날려 먹고, 책상을 내리쳐서 손가락 골절로 병원에 간 기억이 떠오른다.
실패하면 꽝인 도박이라는 점에서, 그때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선택이기는 하다.
“알렉스 경. 정말 저런 걸로 괜찮으신 겁니까? 제가 보기엔 도저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무기인데요.”
좋은 무구들을 마다하고 망가져서 쓸 수 없다는 검을 고른 알렉스의 행동에, 이사벨은 혼란스러운 얼굴이 되어 우려를 표했다.
“그게……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 한 선택입니다.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고, 나중에 때가 되면 알려드리지요.”
“그렇습니까? 알렉스 경이 그리 말씀하신다면야.”
모르는 이가 보기엔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이사벨은 더 따져 묻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나중에 확인하게 될 결과가 대박이기만을 바라며, 알렉스는 이사벨과 함께 성유물 보관소를 빠져나왔다.
* * *
서임식 당일.
행사장으로 쓰이게 된 신전의 예배당 안에는, 예배 주일이 아님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서로 인사를 나누고 떠들썩한 분위기를 풍겼다.
대교구의 사제들은 물론이고 도시의 명망 있는 유지들, 거기에 로안티카를 영지로 둔 귀족가의 일원 몇 사람이 알렉스의 서임식에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알렉스와 친분은커녕 안면도 없는 이들이지만 원래 이렇게 사회고위층이 연관된 행사가 열리면, 내용과는 관계없이 다른 이들과의 인맥을 다지기 위해 일단 참여하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빨리 끝난 다음에 주는 거나 받고 떠나면 좋겠네.’
서임 절차라는 게 딱히 어떤 시험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주어지는 질문에 뻔한 대답만 뱉어주다 보면 끝나는 일이기에 긴장될 일도 없었다.
마냥 대기실에 틀어박혀 있기도 심심하여, 알렉스는 슬쩍 분위기를 보러 행사장에 들어섰다.
‘생각보다 참관하는 사람의 수가 상당한데? 먹고 살기 바쁜 사람들은 이런 걸 보러 못 올 텐데, 거 배부르고 한가한 인간들 더럽게 많네.’
잠깐 돌아다니고 있자니, 저 앞에 익숙한 외형의 인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흑색 단발을 가진 작은 체구의 성기사, 이사벨이다.
‘음? 옆에 있는 사람도 어째 낯이 익은데?’
언제나와 같이 갑옷으로 전신을 감싸고 얼굴만 노출한 채, 어떤 남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사벨.
대화 상대 역시 똑같이 갑옷 차림인 것을 봐서는 이곳 대교구의 팔라딘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폴로이스에서 익히 봤던 중앙 소속의 장식이 눈에 띄었다.
‘어라? 중앙 팔라딘? 왜 여기에?’
가까이 다가가자 대화 중인 두 사람의 목소리가 드문드문 들려왔다.
“믿기지 않는 단단함…… 우뚝 서 있던…… 알렉스…… 강하게 쑤셔 넣고…….”
“역시 강렬한…… 알렉스 경은…….”
음? 내 이야기를 하고 있나?
알렉스는 걸음을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고 나서 내게, 음…… 아! 너무 꽉 조여서 힘드니까 구멍을 더 벌려보라고…….”
“아앗?”
당신들 대체 무슨 대화를 하고 있는 거야?
의문을 가득 품고 허겁지겁 걸음을 옮긴 알렉스는, 남성의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상황을 이해했다.
“……칼이 꽉 물려서 안 빠지니까 도와달라는 소리였지 않습니까!”
“앗, 알렉스 경.”
“오호! 알렉스 경! 다시 만나서 반갑군!”
누군가 했더니 폴로이스에서 대형 곰 마수를 해치웠을 때, 몸에 박힌 검을 빼는 걸 도와줬던 그 도끼를 든 팔라딘이었다.
자르빈이나 치자르와 달리 별로 대화를 나누진 않아, 이름까지는 기억이 나질 않았다.
아니, 그런데 왜 단어 선택을 그따위로 해서 이상한 오해를 하게 만드는 거야?
“중앙으로 복귀하신 게 아닙니까? 어째서 여기에 계신지?”
“흐음. 대교구에 볼일이 있어서 왔다가 서임식이 있다고 들어서 잠깐 들려봤다네. 지난번에는 설마 자네가 정식 팔라딘이 아닐 거라곤 전혀 짐작하지 못했네만.”
알렉스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던 그는, 축하한다는 말을 남기고 이내 자리를 옮겼다.
‘뭔가 임무가 있어서 온 건가? 설마 나와 연관된 일은 아니겠지? ……그건 너무 과민반응인가?’
중앙 쪽 팔라딘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다시 보니 괜히 찜찜한 기분이 든다.
“알렉스 경? 혹시 저분과 안 좋은 과거가 있으십니까? 표정이 좋지 않으십니다.”
“아, 아니오. 그냥 이 만남이 그냥 우연인가 하는 생각이 조금 들어서. 신경 쓰실 일은 아닙니다. 그가 이사벨 경에게 접근한 겁니까?”
“접근이라고 해야 할지…… 같은 팔라딘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가, 어쩌다보니 알렉스 경과 함께 싸운 적이 있다는 말이 나와 자세히 이야기를 들려 달라 청했던 참입니다만.”
“별로 재미있는 이야기도 아니었을 텐데요.”
“그럴 리가요? 제가 보지 못했던 알렉스 경의 활약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 흥미진진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가 이사벨과 나눈 대화에서 딱히 특별한 내용은 없는 듯했다.
‘음. 짧은 기간 사이에 중앙 팔라딘을 다시 만난 것 때문에 내게 뭔가 용건이 있는 건가 싶었는데. 내가 괜히 예민하게 생각한 건가?’
이미 그 사람은 별다른 행동 없이 다른 곳으로 떠나갔기에, 알렉스는 마음속에 떠오르던 의심을 구석으로 치워두었다.
그렇게 잠깐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서임식을 진행할 때가 되었다.
사제들이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참관인들을 자리에 착석시키고 나자, 아르미온 추기경이 행사장 안으로 들어왔다.
미리 예식에 대해 언질을 받아 정해둔 자리로 옮겨간 알렉스는, 나름대로 엄숙해 보이는 분위기를 잡으며 자신이 움직일 식순을 기다렸다.
서임식의 진행을 담당하는 사제가 온갖 미사여구가 붙은 말로 신을 찬양한다.
“후보자 알렉스. 앞으로 나오시오.”
지루한 예법의 진행에 하품이 나올 뻔한 것을 겨우 참고 있던 알렉스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정면에 놓인 단상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었다.
진행자의 옆으로 품이 넓은 대례용 수단을 착용한 아르미온 추기경이, 근엄한 눈빛으로 무게를 잡으며 입을 열었다.
“그대는 교단을 대표하여 싸우는 투사가 되어, 예루스 님의 뜻에 반하는 모든 적과의 싸움에 육신과 영혼을 바칠 준비가 되었는가?”
“예루스 님의 말씀으로 규정된 율법을 지키기 위해, 제 검과 심장을 바쳐 선을 행하고 악을 벌하는 질서의 수호자가 되겠습니다.”
“그대는 신벌의 지상대행자로서 정신의 칼날을 항상 예리하게 유지하고, 악을 처단함에 있어 언제나 완벽함을 추구하도록 노력하겠는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제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히 단련할 것이며, 타락을 경계하여 죽는 날까지 무뎌지지 않는 검이 되겠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신께서는 그대를 지켜보고 계시나니, 예루스 님의 사랑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지라.”
“제 모든 명예와 영광을 나의 주 예루스께 바칠지니, 그분의 광휘에 밝음을 더하고자 열과 성을 다하겠나이다.”
뻔한 질문과 뻔한 대답이 오고 간다.
축성을 마친 성수가 담긴 그릇을 들고 대기하고 있던 사제 한 사람이, 아르미온 추기경의 옆으로 다가가 팔을 내밀었다.
성수를 손가락으로 찍은 아르미온 추기경이 한발 앞으로 나서, 알렉스의 이마에 교단을 나타내는 표식을 그리며 의식을 마무리 지었다.
“이것으로 그대는 거룩하신 우리 주 예루스 님의 팔라딘이 되었나니, 교단의 의지가 그대의 어깨에 얹혀 있음을 항시 명심하며 그분의 계율을 엄격히 집행하라.”
추기경의 말이 끝나자, 예식의 진행을 돕는 사제 중 하나가 실크로 감싼 검을 가지고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응? 저걸 지금 같이 주나? 아…… 이것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쇼의 일환이겠군.’
그 이름과 내력을 아는 이가 없어, 부러진 성검이라는 보잘것없는 명칭으로 등록되어 보관되어 온 성유물.
‘성검 알페리온. 나 같은 인간이 또 있지 않다면, 이 세계에서 내가 유일하게 저 검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겠지.’
서임식의 진행자가 외치는 소리가 행사장에 울려 퍼진다.
그는 이번엔 관구장의 덕과 아량에 대해 칭송하며, 알렉스의 앞에 실려 나온 검을 있어 보이는 말로 포장했다.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져 성유물이 아니라 폐기 처분해야 하는 수준의 고철이라더니, 잘도 고풍스러운 단어들로 짜올린 옷을 입혀 대단한 힘이 숨겨진 은퇴한 성검으로 둔갑시킨다.
실크로 덮은 것도 아마 모르는 이들이 보기엔 부러진 게 아니라, 조금 짧은 검처럼 생각되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관구장의 이름으로 하사하는 성유물이 줘도 안 가질 쓰레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곤란하니, 나름대로 가치를 만들고자 애쓰는 모양새였다.
‘내 생각대로만 된다면, 진짜로 힘이 숨겨진 성검이 맞기는 한데.’
이어서 아르미온 추기경이 부러진 성검을 넘겨받아, 경건한 표정을 지으며 알렉스를 향해 내밀었다.
마지막까지 쇼에 어울려주어야 하기에, 알렉스 역시 분위기를 다잡으며 알페리온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어라?’
천장으로 막혀 있는 허공에서, 강렬한 빛줄기가 알렉스를 향해 내리꽂혔다.
“허억!”
“저, 저게 뭔가!?”
장내가 급격하게 소란스러워졌다.
성직자들은 정해진 일정과 연관이 없는 현상에 당황하며 서로를 바라보았고, 외부인들은 신기한 광경에 탄성을 터뜨렸다.
‘……이게 왜 봉인이 바로 풀리지? 조건도 안 채웠는데.’
자신의 몸을 비추는 빛줄기 속에서, 알렉스는 당혹스러운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손에 들린 성검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