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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성기사로 살아가기-58화 (58/151)

게임 속 성기사로 살아가기 58화

폴로이스 결전(2)

‘재생을 방해해야 해.’

독을 해독했다고 떨어진 체력이 바로 회복되는 것도 아니니, 자신과 팔라딘들이 다시 아까와 같은 촉수들을 상대하기는 벅찰 것이다.

디바인 크로스의 쿨타임도 아직 한참 남은 상태.

괴물이 녹아버린 촉수를 재생하고 나면 승산은 희박해질 것으로 보였다.

“누, 누가 저놈을 공격하시오! 지금 회복을 막아야 합니다!”

숨을 쥐어짜 내뱉은 외침에, 뒤편에 물러나 있던 연합군 기사들이 말을 몰아 달려왔다.

하지만 거리가 가까워지자 다들 속도를 줄이고, 서로의 눈치만 살피며 놈에게 달려들기를 머뭇거렸다.

‘신의 가호를 받는 팔라딘들도 단번에 전부 쓰러졌는데…….’

‘날붙이가 통하지 않는 괴물에게 붙어봐야 뭘 할 수나 있나?’

‘먼저 나섰다가 개죽음만 당하는 게 아닌지.’

괴물이 벌인 끔찍한 행위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으니, 아무리 약해진 것처럼 보인다 해도 쉬이 달려들 마음이 들지가 않았다.

같은 인간이나 잘 알려진 몬스터와 싸우는 것이라면, 무모한 상황이라도 과감하게 달려들 줄 아는 것이 명예를 탐하는 기사의 행동이긴 하다.

그렇지만 저런 괴기스럽고 정체조차 파악되지 않은 괴물을 상대로는, 아무리 기사들이라 해도 맞설 용기를 내기가 어려웠다.

신의 힘을 다루는 성기사들이 전부 쓰러졌다는 사실도 두려움에 한몫을 더했다.

‘그 많은 마수들을 태워 죽였던 신의 권능도, 저 괴물에겐 역부족이었질 않나.’

‘팔라딘들도 당해내지 못하는 저런 괴물에게 목숨을 잃으면, 내 영혼은 신의 구원조차 받지 못하고 말 거야.’

온갖 상념에 휩싸인 채 멈춰 서 있는 기사들.

차라리 놈에 대해 잘 모르던 때였다면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달려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간 할 수 있는 방법을 전부 동원하고도 괴물의 숨이 끊어지지 않고 있는 걸 목격하다 보니, 기사들의 내면에서 적이 발하는 존재감이 너무 크게 자리 잡고 말았다.

“아, 안 돼. 이젠 틀렸어…….”

“폴로이스는 끝이야. 저런 괴물을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소!”

아예 몇몇 기사들은 가까이 다가오기는커녕, 말머리를 돌린 채 명예고 나발이고 달아나는 모습까지 보였다.

‘환장하겠군.’

알렉스는 흔들리는 시야를 최대한 괴물에게 고정하며, 힘겹게 놈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돕기 위해 다가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결국 자신이 나서야 했다.

‘괴물이 회복하지 못하게 계속 피해를 입혀야 한다. 그래야 다른 팔라딘들이 중독에서 벗어났을 때, 놈을 끝장낼 수 있을 거야.’

괴물이 끈질기게 살아 있긴 해도, 끝에 가까워진 상태라는 건 확신할 수 있다.

여기서 몸을 사린다고 녀석이 회복되게 놔두면, 이 모든 고생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

가뿐 호흡을 내쉬던 알렉스는, 털가죽이 다 타버린 흉한 몰골로 늘어져 있는 괴물의 뒤에 섰다.

“키이익, 아아, 아피이, 아파아아?”

인간의 말을 중얼거리고 있던 괴물의 상체가, 다가오는 알렉스를 감지하고 몸을 돌려 주먹을 휘둘렀다.

쿵.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운 촉수보다는 훨씬 단순한 공격이었지만,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던 알렉스는 간신히 방패를 들어 놈의 주먹을 막아냈다.

‘크으윽, 그리 큰 충격도 아닌데 속이 뒤집히는 것 같잖아.’

그래도 공격을 한 방 받아보니, 괴물 놈이 확실히 한계에 가까워져 있단 건 알겠다.

움직임이 처음보다 훨씬 둔하고 주먹질에도 힘이 많이 빠져 있다.

“흐아압!”

다시 한번 날아오는 주먹을 비스듬히 흘려낸 알렉스가, 괴물의 품으로 파고들어 하체에서 꼬물거리며 자라나는 작은 촉수 하나를 베어냈다.

“키에에엣! 아프, 아파아!”

“나도 아프다 이 새끼야!”

막고 버티며 기회를 봐서 재생되는 촉수들을 잘라낸다.

알렉스는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괴물을 붙잡아두고 시간을 벌었다.

그러나 그런 분투도 그리 오래 갈 순 없었다.

주륵.

코에서 뭔가 흘러내리는 감각을 받음과 동시에, 알렉스는 시야가 급격히 어지러워지며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

‘이런 염병할!’

아무리 정화 스킬을 발동 중이라 해도, 몸을 파고든 독기가 전부 사라지기 전에 무리하게 움직였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휴식을 취해도 모자랄 판에 계속 격하게 힘을 써댔으니, 상태가 악화되며 더는 기력을 낼 수조차 없었다.

절로 다리가 풀리며, 알렉스는 실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팔라딘들은 아직인가? 다른 사람들은 정말 아무도 돕지 않는 거야?’

죽어라 애를 쓴 보답으로 진짜 죽고 끝이 나게 생겼다.

알렉스는 허탈함에 치를 떨며 눈을 감았다.

그때, 알렉스의 귀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아-! 나는 죽어도 기사로서 죽겠다아아앗!”

눈을 뜨자 말을 타고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기사 한 명의 모습이 보인다.

어째 익숙한 생김새의 말이다.

“알렉스 겨어엉! 다시 한번! 기적을 보여주시오오옷!”

‘……아, 저 사람.’

악을 쓰며 다가오는 남자의 얼굴을 잘 살펴보니, 어제 늑대마수의 아가리에서 구출해 자신의 말에 태워 성으로 돌려보냈던 그 기사였다.

왠지 눈에 익다 했더니 타고 있는 전마도 자신이 빌려준 늙은 말이었다.

랜스를 겨드랑이에 끼고 돌진해 온 기사가, 달려온 속도 그대로 괴물과 부딪혔다.

신성력을 담은 팔라딘들의 공격으로도 깊은 상처를 내기 어려웠던 몸뚱이다 보니, 기사의 랜스 차징조차도 괴물의 몸을 관통하진 못했다.

그래도 평범한 칼질보다야 훨씬 강력한 힘이 실려 있기에, 창날이 가죽을 파고들어 상처를 입히는 데에 성공하긴 한다.

“컥!”

다만 충돌의 반발력을 흘려보내며 지나쳤어야 했을 기사가, 제때 랜스를 놓지 못했는지 낙마하며 땅바닥을 나뒹굴었다.

마상창술에 그리 조예가 깊지 못한 기사였던 모양이다.

죽기 직전 마지막 코미디를 보는 건가 싶어 헛웃음을 흘리고 있자니, 땅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두 번째와 세 번째의 기병돌격이 앞선 기사의 뒤를 따라 행해졌다.

두려움에 잡아먹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얼어 있던 기사들이었지만, 다른 사람이 첫발을 내딛자 그게 기폭제가 되어 다 함께 달려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불알 달린 사내라면 근성을 보여라아앗!”

“크아앗! 부끄럽게 사느니 명예롭게 죽겠노라-!”

기사들의 돌격에 휩쓸리며 몸에 하나둘 상처가 늘어나자, 괴물은 분노를 터뜨리며 듣기 싫은 고성을 내질렀다.

“퀴이에에에엑-!”

‘아…….’

어쩌면 기사들이 해낼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며 지켜보던 알렉스의 입이 크게 벌어졌다.

괴물의 몸뚱이가 바닥으로 넘어진다.

놈의 생명이 다해서는 아니었다.

비대한 하반신을 분리했던 것처럼 침팬지 형태의 껍질마저 벗어던지고, 안에 숨어 있던 내용물이 튀어나온 것이었다.

‘심장……?’

주먹 두 개를 합친 정도의 크기를 지닌 고깃덩어리가, 맥동하듯 쉬지 않고 꿈틀거리는 모습이 보인다.

저것이 바로 여태껏 상대하던 괴물의 진정한 본체인 모양이었다.

마치 심장처럼 보이는 그 덩어리와 이어진 몇 가닥의 촉수들이, 거미의 다리처럼 바닥을 짚으며 움직여 기사들을 덮쳤다.

“흐어억!?”

“아악! 떠, 떨어져!”

두터운 갑옷이나 다름없었던 침팬지 형태의 상체에서 빠져나온 괴물의 움직임은, 눈으로 따라잡기도 벅찰 만큼 신속했다.

심장과 이어진 혈관처럼 붙어 있는 촉수들이 움직일 때마다, 비명이 터져 나오며 시체가 한 구씩 늘어났다.

놈은 굉장한 속도로 돌아다니며 기사들에게 달라붙었고, 투구의 눈구멍에 촉수를 찔러 넣어 기사의 뇌를 헤집고 빠져나왔다.

‘이런 개 같은…….’

기사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본 알렉스가 속으로 욕설을 중얼거렸다.

심장 형태의 괴물은 빠르고 강력해 보이지만, 분명 침팬지 형태에 들어가 있을 때와 달리 단단한 방어력을 갖추진 못했을 것이었다.

어떻게든 칼침 한 대만 쑤셔 넣어도 해치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몸뚱이를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보고만 있어야 하는 게 한스러웠다.

살육을 마친 괴물이 다시 침팬지 형태의 상체 속으로 파고들었다.

녀석도 자신의 본체를 계속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키이익, 다다다시싯…….”

몸 이곳저곳에 틀어박힌 부러진 창날을 잡아 뽑던 괴물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알렉스를 발견하고 두 팔을 다리처럼 움직이며 걸어왔다.

‘큭, 저놈도 내가 제일 짜증 나긴 했겠지. 죽은 척이라도 하고 있을 걸 그랬나.’

가까이 다가온 괴물이 알렉스의 몸통을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

“씨시싯, 가가강하, 강한 씨잇. 조조은 씨앗.”

“……시발 진짜.”

괴물의 입에서 내뱉어진 소리에, 알렉스는 욕설을 흘리며 고개를 돌려 무언가를 찾아보았다.

불길이 가라앉은 장소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괴물의 하반신이 시야에 들어온다.

점액질로 뒤덮여 있던 하반신은 조금 그을리긴 했지만, 크게 손상되지는 않은 것 같은 모습이다.

‘그래 시발, 분리가 되니 다시 합체도 되겠지. 날 빨아먹고 다시 알을 까겠다는 거냐. 아까도 그렇게 싸질러 놓고 질리지도 않나.’

이대로 당하는 것도 억울한데, 역겨운 괴물에게 유린당하고 마수 놈들의 아버지가 되게 생겼다.

어차피 죽고 난 후에 일어날 일이라 새끼들을 눈으로 보진 않겠지만, 그 사실이 좃 같은 기분을 지워줄 위안거리가 되진 못했다.

‘이따위 촉수 괴물에게 따먹히고 죽으려고 이런 세계에 온 거냐? 지랄하지 마! 병신 같은 팔라딘들은 언제까지 자빠져 있는 거야! 누가 좀 도와달라고!’

알렉스를 붙잡은 괴물이 떨어져 있는 하반신을 향해, 남은 한 팔을 이용하며 엉금엉금 기어간다.

무언가 기적이라도 일어나길 바라며 속으로 외치던 알렉스의 눈이 절망으로 물들어가던 순간.

푸히힝-!

말 한 마리가 괴물을 향해 달려왔다.

기수를 잃고 홀로 남았던 알렉스의 전마였다.

‘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광경에 알렉스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동안, 달려온 늙은 말은 자신의 몸으로 괴물을 들이받았다.

기수가 조종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 스스로 달려와 괴물을 공격하다니.

설마 주인을 구해보기라도 하려던 것이었을까?

바라던 것과는 전혀 달랐지만, 이것도 기적이라면 기적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 팔로 몸을 지탱하던 괴물이 전마와의 충돌에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

“크와아악!”

그러나 이내 알렉스를 던지듯 내려놓고, 괴물은 분노의 포효를 외치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괴물의 주먹이 늙은 말의 등위로 망치질하듯 내리꽂혔다.

뿌드득! 히힝!

단번에 등뼈가 으스러진 말이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늘어졌다.

‘아니…… 뭐 얼마나 좋은 주인이었다고 죽으러 온 거냐. 차라리 멀리 도망이나 가지…….’

착잡한 표정으로 피 흘리는 말과 괴물을 바라보던 알렉스의 눈빛이, 일순 무언가를 발견하고 날카롭게 변했다.

괴물의 옆구리 아래 부근.

누군가의 창이 꽂혔다가 빠지며 생긴 상처 사이로, 무언가가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놈이 주먹을 내리친다고 팔을 높이 들어 올리느라, 상처가 벌어지며 안쪽이 잠시 보였던 것 같다.

‘뭔가 움직였다. 아까 그 심장? 저 위치에 있는 건가?’

거기까지 생각을 떠올린 알렉스는, 거의 본능적으로 행동을 개시했다.

어쩌면 이것은 신이 내려진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몸뚱이가 생각대로 움직여줄까 걱정스럽기도 했으나, 잠깐이나마 가만히 쓰러져 쉬었던 덕분인지 육신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 의지를 따라주었다.

칼이고 방패고 아까 힘이 빠져 쓰러질 때 다 떨어뜨렸지만, 맨손이라고 가만히 있을 때가 아니었다.

‘내가 본 게 제발 헛것이 아니길!’

거의 몸을 던지다시피 하며 괴물에게 뛰어든 알렉스의 손이, 갈라진 가죽의 틈을 파고들었다.

조금 전 무언가의 움직임을 발견했던 그 자리였다.

‘제발!’

알렉스의 손에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기묘한 색깔의 빛이 서렸다.

강하게 찔러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무의식적으로 공격 스킬을 발동시키긴 했는데, 무슨 스킬을 썼는지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찰나의 판단으로 내려졌던 시도는 성공적인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다.

괴물의 옆구리를 파고든 알렉스의 손이 무언가를 움켜쥐었다.

막 이쪽을 돌아보려던 놈의 움직임이 뻣뻣하게 굳었다.

‘정답인가?’

“키에엣? 씨시싯, 씨아앗!”

알렉스는 자신이 붙잡은 것이 놈의 본체인 그 심장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전신의 세포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는 힘을 모조리 빌려온다는 느낌으로, 알렉스는 자신의 손끝에 신경을 집중하며 온 힘을 다해 손아귀를 쥐어짰다.

“씨앗은 염병할, 이 씨버럴 년아아악-!”

“끼헤에에에엑-!”

3, 4초가량의 시간이 지난 후.

괴물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던 괴성이 멎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간절히 바라던 알림이 연이어 떠올랐다.

드디어 간신히, 정말로 간신히 괴물을 해치운 것이다.

‘산후조리는 지옥에 가서 해라. 지랄 맞은 괴물 새끼.’

알렉스는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땅에 주저앉았다.

‘……아차.’

이대로 잠들어버릴까 생각하며 몸을 눕히려던 알렉스는, 자신의 말을 떠올리고 벌떡 다시 몸을 세웠다.

다급히 고개를 돌리자, 피거품을 흘리며 움찔거리는 늙은 말의 모습이 보였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몸이 덜덜 떨렸지만, 그래도 레벨 업을 통해 스텟이 오른 덕분에 조금 더 움직일 만한 기력은 회복되어 있다.

알렉스는 녀석의 머리맡으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야 임마…… 이렇게 은퇴하라는 소리가 아니었잖냐…….”

프르륵.

부상도 어느 정도껏이어야 치료를 할 텐데.

척추가 으스러지고 안의 장기들이 손상된 늙은 말의 상태는, 주교급 이상의 고위 사제가 와도 장담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사실상 죽기 일보직전이나 마찬가지였다.

한숨을 푹푹 내쉬던 알렉스는 녀석의 얼굴을 잡고 자신의 이마를 맞대었다.

“……미안하다. 그리고 정말 고마워. 네가 아니었으면-”

투르륵. 낼름.

머리를 흔들어 중얼거리는 알렉스의 얼굴을 밀쳐낸 말이, 혓바닥을 내밀어 그의 손을 핥았다.

“……응?”

마지막 가는 순간에도 자신을 위로해주는 건가 싶던 알렉스는, 문득 이상함을 느끼고 멈칫했다.

낼름. 할짝할짝.

늙은 말이 핥아대는 알렉스의 손.

괴물의 목숨을 끝장낸 그 손에는, 놈의 심장 파편이 일부 들러붙어 있었다.

“……어어?”

우드득. 뿌직.

참담하게 망가진 늙은 말의 신체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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