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울의 길-76화 (76/166)

에 대한 설명서입니다. 그 원문이 너무나 난해하고 해석하기가 무척 힘

이 들어서 일단, 약간의 해석을 마치고는  클라스라인의 매직길드에 보

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이번에 다크휴먼의 짓으로 추정

되는 다크핵사곤의 결계가 발동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처리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이 책을 조금 해석해 놓은 해석 문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트라이의 입에서 다크핵사곤의 이야기가 나오자 루디와 킬츠의 얼굴

에 어두운 그림자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과거 그들이 3년간이나 생사의

위기를 경험했고, 한 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던, 결코 평생동안 잊지

못할 장소였기 때문이었다.

"다크핵사곤은 여느 결계와는 달리 마력이나 물리력에 대한 아무런 저

항력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누구나 나올  수

있지요. 그 결계의 목적은 외부의 침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마계의  에

너지를 대량으로 방출시켜 그 힘을 유지하는, 즉  다른 차원의 힘을 모

아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게다가 그 안의 공간까지 대량으로 확대

시켜서는 말이지요. 이것은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트라이의 표정이 자못 심각해지며 그녀의 밝은 목소리에 강한  진지

함이 가득 담겨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결계 안의 환경은 마계와 흡사하게 되기  때문에 마계의

마수들이나, 마족들을 대량으로 소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치  과거

성의전쟁 때 타천사 나타스가 발생시킨 '데스 죤(death jone)'처럼 말입

니다. 그렇다면, 우리 대륙은 또 한번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

입니다. 이미 이런 경고를 대륙 각지로 보내었으나, 클라스라인과  북부

자치도시 연합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으며,

가장 먼저 책임지고 일어서야 할 신전들도 라프나의 대 신전을  제외하

고는 반응이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매직길드가 그  해결책

을 마련하기 시작한 거지요."

성의전쟁 직후 매직길드와 다크휴먼의 잔당 사이에 벌어졌던 그  유명

한 마법대전은 신전들과 각국의 지원을 받은 매직길드의 승리로 끝나기

는 하였으나 승리하기까지 입었던 피해는 가의  엄청난 것이었다. 당시

총 1만 명을 헤아리던 매직길드 마법사의 숫자는 마법대전이 끝나자 천

명 이하로 감소했고 그것은 현재도 당시의 숫자를 회복하지 못할  정도

의 길드 전체의 큰 타격이었다.

"이 책의 해석 문에는 '거울의 길' 이라는 고대인이 만든  특별한 지형

의 설명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약간만 시도한 것이라 완전한 해

석은 아니었지만...... 일단 그 내용 중에 '이계의 마력을 다루는 법' 그리

고 '확대된 공간의 이동 법' 이라는 파트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책

의 완전 해석을 위해 다급히 원본을 보내달라고 클라스라인의 매직길드

에 부탁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쪽에선 이번에  새로 수행에 통과한 유

능하고 잠재력 있는 세 명의 신진 마법사들을 통해 보낸다고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어서 정말 유감입니다."

이트라이는 다시 한번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비록 그

녀의 잘못은 없었지만, 다크휴먼의 기습을 예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밝은 표정의 그녀를 괴롭히는 것이 분명했다.

"후.... 그랬군요."

루디는 한숨을 내쉬며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동기 세 명

에게 이번 일을 맏긴 클라스라인의 매직길드에서도 새로 마법사로 선발

된 유능한 재능을 가진 그들에게 경험을 쌓게 하고, 또 길드에 공을 세

워 지명도도 높이기 위한 방침이었던 것이었다. 다만 문제는 중간에 개

입한 다크휴먼의 일당일 뿐.

"아무튼 이 책이 이렇게 무사히  지식의 탑으로 도착해서 다행입니다.

도중에 죽음을 당한  아까운 세 명의 목숨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우

리가 이 책을 완전 해석하여 반드시 다크핵사곤을 처리할 것입니다."

이트라이는 담담하게 말하며 이번 일에 대한 그녀의 강한 의지를 나타

내었다. 평소엔 어떻게 하고 지내는지 알 수 없었으나, 일단 한번  열정

을 같고 일을 시작하면, 반드시 해낼 것 같은 타입이라 보는 이에게 믿

음을 주었다.

"그렇다면, 정말다행입니다. 꼭 해내실 것을 믿겠습니다."

루디는 이트라이를 바라보며 말했고 그녀도 밝은 표정으로 루디를  바

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러면 여기까지 오시느라 무척 힘드셨을 텐데, 일단 오늘은 여기

서 묵어가세요. 변변치는 않지만, 곧 식사도 대접해 드릴 테니까요."

이트라이는 직접 나서서는 킬츠일행에게 방을 안내해주고는 잠시 기다

리면 식사를 올려 보내겠다고 말했다. 방안에는 미리 준비된 시원한 얼

음물이 그들을 기다리고있어, 특히 킬츠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이것 봐! 얼음이야 얼음. 시원한 물을 바래기는 했지만 이건 기대 이

상인걸."

킬츠가 싱글거리며 물통 째 들이키고 있을 무렵 이번에도  이트라이가

직접 음식이 담긴 접시를 들고는 방으로 들어왔다.

"앗! 정말 빠르네요?"

킬츠가 반색하며 그녀가 들고 온 접시로  달려갔다. 이곳까지 오는 도

중 내내 딱딱하기 그지없는 말린 고기만 씹고있었던 터라 제대로 된 음

식이 무척 반가웠다.

"물론이지요. 그냥 튀기기만 하면 완성되는 걸요. 자 마음 것 드세요."

그녀는 자신이 들고 온 커다란 접시를 방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로  내

려놓으며 방긋 웃었다. 그리고 모두들 접시에 가득 담겨있는 요리가 무

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튀김옷이 곱게 입혀 갓

튀겨진 뜨끈뜨끈한 '전갈'이었다.

"이,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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