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울의 길-69화 (69/166)

제 6장. -영광의 기사- (2)

세렌은 누군가의 인기척에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 아침이 되려면 한참

남은 듯, 사방의 어둠은 전혀 겉일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에 방문이 열리고 닫히는 작은 소리가 들리고 나자 세렌은  상

체를 일으키며 주위를 살펴보았다. 어둑어둑해서 정확히는 보이지 않았

으나, 역시 비어있는 침대는 그의 정면에 있는  키사르의 침대인 듯 했

다.

세렌은 다시 잠을 청하려 했으나 일단  깨어나서 그런지, 잠은 좀처럼

다시 오지 않았다.그리고  밖에 나가고 한참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키사르에 대한 궁금증도 거기에 한 목하고 있었다.

'나가볼까.....'

세렌은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나 소리나지 않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

다. 수련관의 복도는 방안과  마찬가지로 어두컴컴했지만, 이미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진 장소였기 때문에 계단으로 걸어가서, 밖으로 나가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수련관 밖으로 나가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던 세렌은, 정원 쪽에서 누

군가의 인기척을 느끼고는 살며시 그쪽으로 다가갔다.  밖은 달빛이 사

방을 비추고 있어 그다지 어둡지는 않았다.

이 세상에 오직 세 명이

저 눈부신 달을 보고있어.

나와, 태양과, 그리고 당신.

새벽이 오는 그 순간을 향해

마음 졸이며 흔들리고있어.

아직 오지 않은 순간을

이제 다가오는 미래의 그때를

영원한 듯한 이 시간을 보내며

난, 기다리고 있어............

오직........

정원의 한 나무에 기대어있는 키사르는 아름다운목소리로 조용히  노래

를 부르고 있었다. 세렌은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생소한  노래였지만,

그 음색과 목소리가 너무도 아름다워서, 은은하게 들리는 그 노래를 가

만히 감상했다.

"거기.... 누구지?"

노래를 부르다가, 누군가의 기척을 느꼈는지 키사르는 몸을 돌리며 세

렌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아..... 나야."

"세렌........ 인가."

세렌은 잠시 멈추었던 걸음을 다시 옮기며 키사르에게로 걸어갔다. 그

리고 키사르는 다시 몸을 돌려 하늘에 떠있는 달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추한 모습을 보였군."

"아니, 감미로운 노래였어. 예전부터 느낀 건데, 넌 정말 노래를 잘 부

르는 것 같아."

"예전부터........"

키사르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나 딱딱하던 그

의 얼굴도, 지금은 저 눈부신 달빛에 녹아 부드러워진 듯 했다.

"이제.... 곧 최종 선발전이다."

의외로 한참동안의 침묵을 깬 것은 바로 키사르였다.

"그렇지. 이제 마지막으로 들어가는 거야."

"나는.... 지금 솔직히 불안하다."

"왜, 떨어 질까봐?"

세렌이 가벼운 어조로 물어보자, 키사르는 더없이 어두운 어조로 대답

했다.

"아니..... 그런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반드시  패러딘 나이

트가 될 것이니까."

"그러면.... 타키니 때문에?"

세렌의 말에 키사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빠져버린 한 소

년. 그의 마음에 유일한 의지가 되었던 연약한 소년. 키사르는 바로  그

타키니를 생각하고 있었다.

"불안하다. 그가 혹시 지금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어. 그래서 불

안하다."

온갖 정보수집에 능통한 키사르로써도, 변경  도시에 가있는 신원불명

의 한 소년에 대해 알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그 사람도 너를 기다리며 건강하게  살아있을 꺼

야."

세렌은 키사르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으며 그를 안심시켰다.  물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그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위안이었다.

"고맙다 세렌. 난 항상 너에게 신세만 지는구나."

"뭘. 난 가끔 네 입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이 더욱 고마운걸."

세렌이 입가에 웃음을 띄우며 그렇게 말하자, 키사르도 웃음이 나는지

살짝 고개를 돌려 서 움찔거렸다.

"아, 맞아. 그런데 방금 전의 그 노래 정말 좋더라. 제목이 뭐냐?"

"..........제목은 없어."

"어?"

"내가.......... 지은 노래거든. 아직..... 제목을 붙이지 않았다."

"음..... 그랬구나...."

키사르는 쑥스러운 듯 더듬거리며 대답했고 그러자 세렌의 얼굴에  또

한번 놀라움의 미소가 번지었다. 세렌으로썬 오늘은  정말 평소와는 여

러 가지로 다른 키사르의  내면을 알게된 의미 있는  날이었다. 그리고

달빛은 서서히 지평선 아래로  기울고 있었다. 분명히 곧  새벽과 함께

태양이 떠오를 것이 틀림없었다.

"곧... 새벽이 오겠구나. 태양이 떠오르겠지."

"물론, 그렇지 않으면 곤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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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6장의 내용이 시작될 것입니다.

최종 선발전....

과연 무엇일까요?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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