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울의 길-62화 (62/166)

제 5장. -사막의 도시- (7)

루디는 오랜만에 만난 매직길드의 동창생들과 함께 밤에도 찬란한  텔

핀의 거리를 걸어다니며, 그 동안에 쌓여왔던  이야기들을 쏟아놓기 시

작했다. 루디가 다크핵사곤의 결계에서 3년을 보냈다는 말을 하자 모두

들 경악하며 루디의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했다.

"역시 루디선배님이야. 우리보다 3년이나 먼저  매직길드의 정식 마법

사로 인정받고, 그도 모자라 그 동안에 그런 엄청난 수행을 겪었다니."

레나가 까아 거리며 루디에게로 찰싹 붙었다. 루디는 쓴웃음을 지으며

마지못해 맞장구를 쳐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대단한 수행이라고 생각되

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당시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해 온갖 고난과 역경

을 돌파해야했던, 그야말로 언제나 생사를 가르는 위기의 나날이었다.

루디는 사실 그의 정신 속에 기생하는 절망의 정령 때문에 매직길드에

맡겨진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길드로써도 뾰족하게 손쓸 방법이  엎자,

일단 실력은 갖추고있던 루디에게 매직길드의 마법사로써의 자격을  부

여하고는 고향으로 돌려보낸 것이었다.  나중에 루디자신도 다크핵사곤

의 안에서 킬츠에게 자신의 정신에 기생하는 절망의 정령과 또한 그 정

령의 폭주를 막기 위해 봉인되어있다는 성의전쟁 이전시대의 전설의 마

도사이며 매직길드에서 원소마법의 극에 달한 자에게만 수여한다는 '프

레신저 '의 호칭을 가지고 있었던 펠리치오의  정신체가 존재한다는 이

야기를 듣고 약간은 눈치를 채고 있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원래 루디의

성격이 낙천적이고 세세한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지라 대충  무시하

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다시는 절망의  정령에게 자아를 빼앗기는

일이 없도록 마음 또한 굳게 먹고있었다.

"그러니까, 넌 북부자치도시연합에 고급인력으로  취직했다는 소리네?

총 참모장의 부관?"

"그래. 이름은 마인슈라고 하는데, 대단한 전략가이지."

"그거 대단하군. 얘기를 듣자하니  북부자치도시연합은 이번에 자신들

의 두 배도 넘는 드라킬스의 군대를 맞이하여 대승을 거두었다고  하던

데."

제임스와 베키트는 어찌 보면 출세(?)했다고도 볼 수  있는 루디를 보

고는 기뻐하며 축하해  주었다.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만의 편안한 수행과 연구를 지속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대부분 생

활력이 없기 때문에 문제였는데, 어떤 나라나 집단의 자문역할, 혹은 특

수한 관리로 지명이 된다면 그런 금전적인 문제를 완전히 해결되는  것

이었다. 넉넉한 보수를 받으며 가끔씩 일을 훑어보기만 하고,  대부분의

시간은 자신의 연구나 수련에 몰두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북부자

치도시연합은 있는 것은 돈 뿐이라 급여는  넉넉하게 주었지만, 문제는

언제나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일거리였다. 지금도 보통사람은 접근도 못

한다는 안개의 숲을 넘어 이곳 남부의 사막까지 찾아와 일을  수행중이

지 않은가.

"그나저나, 너희들은 여기에 왼 일이야? 망토를 보아하니 모두들 정식

마법사로 임명됐나본데, 기념으로  이 도시의 남쪽에  있는 매직길드의

본점이라도 찾아가 보려고?"

루디는 싱글거리는 제임스와 베키트를 바라보며 궁금하다는 듯 물어보

았다. 그들도 북부 자치도시연합, 혹은 클라스라인의 출신이라서 사막엔

익숙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괜 사리  이런 곳에 올리는 만무

했다.

"아, 물론 지식의 탑에 오려는 것은 맞아. 그런데 기념은  아니고 말이

지...."

지식의 탑이란 남부자치도시 연합에 위치한 매직길드의 본점을 가리키

는 또 하나의 이름이었다. 그런데 거기서 제임스는 조금 머뭇거리며 루

디의 물음에 대답하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레나가 루디 선배

인데 뭘 더듬거리고 있냐고 핀잔을 주자 결국은 루디에게 천천히  지식

의 탑을 찾아가려는 목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말이지, 이번에 클라스라인의 매직길드에서 발견한 특수한 책

을 지식의 탑으로 운반하라는 부탁을 받고있는 중이야."

"책? 무슨 책인데?"

"글세... 나도 잘 모르겠어, 언뜻 보긴 했지만 안의 내용에 고대어가 섞

여있어서..."

제임스가 손짓하자 조금 뒤에서  걷고있던 베키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품속에 조심스럽게 숨겨두고 있던 한 권의 책을 꺼내들었다. 갈색에 무

척 낡은 표지엔 연재는 그 어떤 국가나 지방에서도 사용하지 않을 기이

한 글씨체로 '거울의 길에 대하여' 라는 제목이 적혀있었다.

"거울의 길....... 이거 마법서야?"

"누가 썼는지, 그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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