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울의 길-37화 (37/166)

제 3장. -전란의 길- (5)

"모두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눈치 군."

킬츠가 나이트 길드사람들의 표정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

고 나서 여유 있게 한  발짝씩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오며 모두를  향해

입을 열었다.

"먼저, 당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전 쿠슬리 씨를 만나러

온 것인데, 당신들은 우선 무엇인가의 지단인  것 같군요. 아마 '나이트

길드' 라고 했지요? 그럼 우선 이 길드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킬츠답지 않은 무척 예의바른  말투였다. 물론 다른  사람들은 상당히

건방진 태도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지만. 그러자  슈레인이 심각한 표

정을 지으며 역시 킬츠에게로 다가왔다.

"만약 우리가 우리의 소개를 한다면, 킬츠  군과 그 동료 분들의 이야

기도 해주시겠습니까?"

"물론이지요."

"그럼........... 진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대륙에서 10명 도 채 모르는 나

이트 길드의 상황을 이야기해 드리지요. 우선 사람들이 알려고 하는 나

이트 길드를 말해드릴까요,  아니면 우리들이 직접  생각하고 계획하는

진정한 나이트 길드에 대해서 말해드릴까요."

"알고싶은 것은 오직 진실입니다."

킬츠는 한 점의 흔들림 없는 눈으로  슈레인은 정면을 바라보았다. 그

리고 자연스럽게 발동된 킬츠의 소울아이는, 바로  정면에서 자신을 신

중히 바라보고 있는 슈레인의 소울아이를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의 눈을 가진 자에겐 오직 진실만이 필요할  뿐이지요. 그렇다면,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

"총평의장님! 아직 저들의 정체도 모르는......"

피리우크와 제란스가 깜짝 놀라며 소리쳤으나 슈레인은 한 손을  펼쳐

그들의 행동을 제지하며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 나이트 길드의 정확한  역사는 성의전쟁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

가, 세계력을 쓰는 시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원래는 세계의 각  국가에

서 권력의 다툼이나 귀족들의 모함으로 본국에서 쫓겨나거나 생명의 위

기에 처한 기사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결성한 단체입니다."

슈레인은 조금도 거리낌없는  목소리로 자랑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방안의 모든 사람들도, 곧 그의 말에 몰입되어가기 시작되었다.

"단순히 무력을 가진 집단 이여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잎일 뿐이

라는것을 알게된 우리들은 곧 세계 각지에 퍼져 뛰어난 능력과 인맥을

사용하여 중요하고 비밀스런 정보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이 바

로 우리 나응만?킬츠를 바라보았다. 모든 비밀을 다 말

했으니, 너도 비밀을 전부 말해보아라 라고 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그러자 킬츠는 고개를 끄덕이며 루디를 바라보았다. 루디 역시 킬츠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킬츠는 자시  고개를 돌려 슈레인과

그 밖의 나이트길드의 나이트 길드의 간부들을 바라보며 지난  3년간의

그 악몽 같던 다크 핵사곤의 결계 안에서의 생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했

다.

"드라킬스가 자치도시 연합에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는 것 같다."

도서관에서 '성의전쟁 이후 30차례의 중대한 전쟁'이라는 극히  전술적

인 신간 서적을 빌려 온 키사르가 침대에 누워서 저녁 자유시간을 편히

즐기고 있던 세렌에게 새로 알아낸 정보를 말해주었다. 이미 여러 곳에

서 각자 본인들의 취미활동을 벌이고 있는 다운크람과 펠린, 루벨과 카

젯에게도 정보를 전달해준 후였는데 테이블에서 문학창작에(주로 시)열

을 올리고 있던 다운크람은 드라킬스의 군대가 약 3만 5천이라는  말을

듣고 거기에 필요한 막대한 보급품의 규모에 대해 조금의 관심을  보였

고 마구간에서 자신의 말을 직접 손봐주고 있던 펠린은 드라킬스의  군

대가 전부 보병으로 되어있다는 말을 듣고 조금 아쉬워할 뿐이었다. 대

련 실에서 땀을 쑥 배며 대련에 열중하고 있는 루벨과 카젯에겐 애초에

말을 꺼내러 가지도 않았다.

"그래? 그 병력이 얼마나 되는데?"

드디어 제대로 된 반응을 보이는 상대를 만난 키사르는 겉으론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속으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보병 3만 5천. 1만, 1만, 6천5백 6천. 이렇게 네  방향에서 북부자치도

시 연합의 마지막 도시인 파울드를 포위해서 진격해오는 모양이다."

"음..... 보병이라? 농성을  하는 적을 공격할  때는 기사단보다 오히려

보병들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자치고시  연합의 병력은 얼

마나 되는데?"

"자유기사단 이 8천. 그리고 연합의 전통적 기마 용병 단인 혼의 용병

이 6천. 그리고 긴급 고용한 기타 용병들이 2천 정도."

"그렇다면 아직 살아날 기회가 있는 것도 같은데."

세렌의 담담한 대답에 키사르는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맞다. 아직 병력을 운용할 기회가  있지. 그런데 아무래도 연합  측은

농성 전을 할 것 같은 분위기라고 한다."

"스스로 기회를 차버리는군. 무덤을 파는 건가?"

세렌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위기에 처한 자치도시 연합의  정부측

의 안타까운 심정을 생각했다. 병력이 적기 때문에 지리적인 이점을 살

려서 농성을 한다는 너무나도 진부한 전략.  안타깝게도 그들은 자신들

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의 유리함을 깨 닳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라면, 비록 상대의 절반뿐인 군대라도 어느 정도 활용해서 아슬

아슬한 전쟁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세렌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전

략을 구상해 낸다면, 아군의 완전 전멸을 초래하지 않으며 적의 군대를

절반이상 완전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키사르였다.

세렌도 키사르도. 이제는 북부자치도시 연합이  전멸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는 아직 자치도시  연합 측이 모든 병

력의 운용을 나이트 길드에게 위임하기 전의  일이었다. 세렌도 키사르

도, 머리 속으론 기발하고 뛰어난 전략을 각자 구상하고 있었지만, 아직

그 진위를 알 수 없는 나이트길드의 위력을 깨 닳지는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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