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사신 가르딘@@]
쿠베론 성을 점령하고 난 후 제법 시간이 흘렀다. 성내의 모든 것이 정상화되어 가는 시점이었다.
가르딘이 성내에 마련된 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 때에 발키리 영지에서 통신이 들어왔다.
통신을 보낸 녀석은 유타였다.
오랜만에 라이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통신구를 꺼내 들었는데 난데없이 유타의 목소리가 들리자 짜증이 치미는 가르딘이다.
“무슨 일이야?”
-코워드 공작이 공격을 해왔어.
“쥐새끼가 주제파악도 못 하는군.”
-그건 그래.
가르딘은 별다른 동요가 없는 편이다. 코워드 공작이 공격을 해와도 별다른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떠나기 전에 해놓은 준비대로만 전투를 했다면 일방적인 승리가 확실했다.
“그보다 왜 이제 연락한 거야?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연락을 했어야 하잖아.”
-통신이 되지 않았어.
“아! 굴곡 마법장 때문에 연락이 되지 않았구나.”
쿠베론 성 주변에 처진 굴곡 마법장으로 인해 통신조차 잘 되지 않고 있었다. 일이 벌어지면 때마침 다른 일이 벌어지는 것이 세상일이었다. 참으로 공교롭지 않은가!
-가딩스타 후작과 마법사가 코워드 공작과 합작을 했어!
벌떡!
별다른 동요 없이 듣고 있던 가르딘이 벌떡 일어났다. 눈빛이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 가르딘이 전혀 생각하지 못한 큰 변수가 작용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라이나와 브리안은?”
-그 말이 나올 줄 알았다. 걱정 마라! 모두 무사하고 피해는 없다.
“후우!”
가르딘은 다시 의자에 앉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라이나와 브리안만 무사하면 다른 사람이 어찌 되든 나중에 생각 하면 될 일이다.
-너는 우리가 무사한지 묻지도 않냐! 이 매정한 놈아!
“너희들이야 알아서 잘 생존할 놈들이잖아. 그보다 어떻게 된 건지 자세히 설명해 봐.”
유타는 가딩스타 후작과 벤투스가 나타난 일과 함께 타이탄을 사용한 일까지 모두 전했다.
가르딘은 타이탄이 등장했다는 것에 상당히 놀라워했다. 만약 시기적절하게 타이탄을 받아놓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한 상황이었다.
“잘 처리해서 다행이다. 수고했다.”
-거기는 어떻게 됐냐?
“쿠베론 성을 점령했고, 3황자는 죽었다! 이제 마이어 공작만 남은 셈이지.”
-승리한 거나 다름없구나.
“아직 모르지. 가장 골치 아픈 상대가 남아 있으니까! 어찌 처리할지 두고 봐야겠지.”
-물론 너는 한발 뒤로 빠져 있겠지.
“당연한 말 또 하면 지겹지.”
-그럼 빠른 시일 내에 돌아와라. 영지를 맡는 것도 귀찮다.
통신이 끝나고 난 후 가르딘은 생각에 잠겼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빨리 발키리 영지로 돌아가고 싶었다. 라이나와 브리안을 보지 못하자 미칠 듯한 그리움으로 잠을 못 이룰 것 같았다.
‘빨리 끝내기는 해야겠는데, 마이어 공작이 자존심이 강해서 쉽게 항복하지 않을 게 분명하고! 러쉬 황자가 알아서 잘하겠지.’
* * *
쿠베론 성이 점령되었다.
별다른 전투도 없이 성을 점령한 것은 1황자 진영에 커다란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위험천만했던 내전의 향방이 급속도로 1황자에게 기울었다는 것을 뜻했다.
북방을 제외한 카이로만 제국 대부분이 1황자의 통제권 안으로 자연스럽게 흡수될 것이다.
또한 다마트 황자가 죽음으로써 내전의 명분이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북방의 대군을 이끄는 마이어 공작에게도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북방의 험준한 지리적 이점과 추위를 이용해서 버티고 있는 마이어 공작 진영은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었다. 쿠베론 성이 점령됨으로써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힘을 잃은 상황이 되었다.
이제는 병력 차이가 확연해졌다. 100만이 넘는 대군은 마이어 공작에게도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었다.
“다마트 황자님이 정말 죽었을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우리의 혼란을 유도하는 작전일 수 있다는 말입니까?”
“확신할 수 없다. 다만 3황자님이 살았든 죽었든 이번 전쟁은 쉽지 않을 거다.”
“아직 우리는 힘이 있습니다.”
“알고 있다."
마이어 공작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었다.
1황자 진영은 지금 당장 북방을 공략하지 않고 있었다. 겨울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북방 공격은 무모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그렇기에 북방의 외곽지역을 포위하고 있는 상태였다. 봄이 다가오는 시기에 공격을 할 것이 분명했다.
마이어 공작이 가진 모든 힘은 이곳에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남아 있는 힘을 보존하기만 해도 무시 못 하는 세력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마이어 공작의 자존심 때문이다. 이대로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항복을 하는 순간 지금까지 지켜왔던 명예가 사라지게 된다.
마이어 공작의 일생에 이토록 고민해 본 경우는 처음일지 모른다.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하들의 목숨도 무시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다마트 황자의 생사를 알지 못하는 한 그 어떤 것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은 지켜보기로 하자꾸나."
마이어 공작은 결정을 시간에 맡겼다.
봄이 다가오려면 아직은 시간이 있었다. 그동안 회의를 통해 가장 합당한 결론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당장 결정을 하더라도 1황자의 뜻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상대방의 뜻도 모르는 상황에서 결전과 항복을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 * *
파네빌트 성.
북방의 한계선에 있는 성 중에 하나로 마이어 공작군의 움직임을 가장 먼저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는 요지였다. 러쉬 황자가 이끄는 100만 대군이 모두 이곳을 중심으로 넓게 퍼 져 있었다.
마이어 공작이 지금 당장은 웅크리고 있지만 언제 어느 때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밀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가 펼쳐지고 있었다.
성안에서는 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작전회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확답은 정해지지 않았다.
제일 상석에 러쉬 황자가 앉아 있고, 그 옆으로 파스트론 공작과 발리스타 공작이 마주 보고 있었다. 순서에 따라 그 옆으로 바자바인 후작과 가르딘이 자리했다.
상급 귀족들이 모두 모여 있는 회의장은 신중한 기류가 흘렀다.
귀족들은 양분론에 휩싸여 있었다. 막강한 세력을 가진 마이어 공작을 제거해야 한다는 쪽과 북방의 거친 야인들을 통솔하려면 회유해야 한다는 쪽이었다.
어느 쪽의 뜻도 틀리지는 않았다.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에 애매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이대로 마이어 공작을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모든 귀족들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을 때 가르딘은 멍을 때리고 있었다. 물론 표정은 진중했다. 그러나 속은 달랐다.
‘라이나는 지금 뭐를 하고 있을까! 아! 불타는 밤을 보낸 지도 어언 몇 달이 되어가는구나! 이 나의 애타는 마음을 라이나도 알겠지.’
마이어 공작에 대한 전략회의와는 동떨어져 있었다.
가르딘은 이 회의에 있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미 전쟁은 승리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중요한 것은 피해를 감수할 것이냐, 아니면 회유를 통해 화의를 도모할 것이냐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 가르딘은 할 만큼 다 한 상태다. 이 이상 참여할 그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
“가르딘 후작! 그대는 좋은 의견이 있소이까?”
‘응?’
아무도 물어보지 않는 상황에서 바자바인 후작이 가르딘을 지목했다.
한순간 모든 주목이 가르딘에게 쏠렸다. 이번 내전에서 가르딘이 해놓은 일이 만만치 않았다. 그렇기에 무언가 기대하는 눈빛들이었다. 러쉬 황자까지 가르딘을 바라보며 기대감 가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가르딘의 속생각이 끊겨버렸다. 그와 동시에 바자바인 후작을 노려보았다.
‘정말 이러깁니까!’
‘혼자 딴생각하는 것 모를 줄 아냐!’
눈빛으로 말이 통하는 경지에 이른 바자바인 후작과 가르딘이었다. 둘의 신경전은 아직도 끝이 날 줄 모르고 있었다.
가르딘은 난처했다. 지금껏 딴생각하다가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생각 안 했습니다!’ 라고 순진하게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가르딘은 잠시 고민을 하는 척해 보았다. 안 돌아가는 짱돌을 급속하게 회전시켰다. 급회전으로 인해 뇌가 과부하에 걸릴 지경이다.
마침내 가르딘이 입을 열었다.
“누가 뭐라 해도 제국의 북방을 책임지는 자는 마이어 공작입니다. 그가 가진 50만 북방대군은 제국 최고의 강병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습니다. 만약 이대로 마이어 공작을 적으로 만든다면 상상 이상의 피해를 감수하셔야 할 것입니다. 현 시점에서 군사력의 손실은 주변 왕국, 특히 코카 왕국에게 기회를 주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죽은 다마트 황자가 코카 왕국을 내전에 참여시키려고 했던 것만 봐도 아직 그들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닙니다.”
“그래서 어찌하자는 것인가?"
“마이어 공작은 현실을 냉정히 평가할 줄 아는 사람이지만 자존심이 강합니다. 무턱대고 힘으로 밀어붙이면 끝까지 항전할 것입니다. 또한 지금은 겨울이 시작되고 있는 시기입니다. 혹독한 겨울을 잘 아는 북방대군과 결전을 벌이게 되면 제국의 손실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리고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손해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들어갈 군수자금은 제국의 몇 년 예산에 해당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내정을 안정시키려면 어떻게 해서는 마이어 공작을 올해 안에 회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르딘은 그 짧은 시간 동안 머리를 굴리느라 뇌에 쥐가 나는 줄 알았다. 말을 해놓고도 일견 타당해 보였다. 가르딘은 내심 흐뭇했다.
‘역시 안 해서 그렇지 일단 했다면 이 정도는 된다고.’
러쉬 황자와 공작들, 그리고 귀족들 역시 가르딘의 말에 수긍하는 눈치였다. 역시 말발은 아직도 죽지 않은 가르딘이다. 현실을 냉정히 판단하라는 무언의 강요가 귀족들의 양분론을 잠재우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있었다. 회유를 한다고 해도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가가 중요했다. 그에 대한 답이 없으면 가르딘의 말은 화룡점정에 불과한 빈껍데기가 된다.
“어떤 방법이 좋겠나?”
러쉬 황자가 계속 물어왔다.
뜻밖의 물음에 가르딘은 급 당황한 듯 눈빛이 일순간 흔들렸다 제자리를 찾았다.
‘그런 건 네들이 좀 생각을 해라!’
가르딘이 귀족들을 잠시 돌아봤지만 누구도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겠다는 뜻이 표정에 드러나 있었다. 북방의 사나운 타이거를 보통 방법으로는 회유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웃어!’
바자바인 후작이 순간 웃었다는 것을 안 가르딘이다. 짜증이 치미는 것 같았다. 사람을 궁지에 몰아넣고 웃다니, 화가 나는데도 분통을 터트리지 못하는 가르딘은 속이 새카맣게 탔다.
하지만 우선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여기서 모르겠다고 하면 말만 번드르르하게 한 꼴이 된다.
“황자님의 호의가 들어 있는 약속과 증표, 그리고 마이어 공작의 지위에 걸맞은 사신을 보내는 것입니다. 북방을 인정하고 제국의 기틀로서 보전시켜 주겠다는 뜻을 내비쳐주기 만 한다면 마이어 공작도 마지못해 회유를 받아들일 것입니다."
가르딘의 제안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반대세력을 살려 주는 것도 모자라서 제국의 기틀로 인정한다는 것은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 없다.
“말도 안 됩니다!”
“제국의 역사에 그런 처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마이어 공작이 해온 공적을 감안하면 들어주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귀족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가르딘의 의견에 찬성을 하는 자와 반대하는 자가 둘로 나뉘게 되었다.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결정은 러쉬 황자와 두 공작이 하기 마련이다. 지금 그들은 무겁게 입을 닫고 있었다, 신중히 결정을 하기 위해서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가르딘의 시선이 바자바인 후작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노려보는 눈빛만 보면 오러블레이드가 공중에서 부딪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상대는 바자바인 후작이다.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었다.
‘젠장!’
가르딘은 소용없다는 것을 알기에 속으로 욕만 할 뿐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러쉬 황자가 두 공작과 의견을 조율한 후 입을 열었다.
“가르딘 후작의 뜻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마이어 공작에 대한 모든 조건을 들어주도록 하겠다."
발리스타 공작과 파스트론 공작도 뜻이 같았다.
마이어 공작은 제국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인재였다. 그와 이대로 계속 전쟁을 벌이는 것은 낭비였다. 숙적을 죽이려고 하다 제국이 무너지는 수가 있었다.
그런 일은 발리스타 공작과 파스트론 공작도 원하지 않았다.
“그럼 사신으로 누가 가는 게 좋겠는가?”
러쉬 황자의 물음에 귀족들 모두 얼음이 되었다.
사나운 마이어 공작을 대하는 것 자체가 곤혹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자칫 회유가 실패하는 날에는 명예가 손상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귀족들 모두 눈치를 보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다. 마이어 공작에게 보내는 사신이라면 그에 준하는 자가 가야 타당했다.
때마침 바자바인 후작이 운을 땠다.
"마이어 공작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으면서도 그에 합당한 능력이 있는 자가 사신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라 저는 가르딘 후작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가르딘 후작은 공주님의 호위를 맡을 때 마이어 공작과 친분을 나눴으며, 황궁에 왔을 때는 개인적인 담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전략은 가르딘 후작이 내세운 것입니다. 만약 그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면 제국의 큰 공을 세울 수 있는 기회라고 봅니다.”
바자바인 후작의 보복성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쿠베론 성 공략의 모든 공을 얻고 난 후 바자바인 후작은 깨달았다. 가르딘이 나서기 싫어서 자신을 자극했다는 것을 말이다. 이대로 혼자 당하고는 못 살았다.
호오!
귀족들 모두 그럴듯하다는 표정이었다. 사실 실패를 했을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성공만 하게 되면 모든 명예를 얻을 수 있다.
가르딘은 순간 얼이 빠졌다. 이건 생각한 적이 없는 연출이다. 이런 식으로 흘러가다니 말이 되지 않는다.
‘저 인간이 전생에 나랑 무슨 원한이 있어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물론 사신으로 온 존재를 마이어 공작이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어 공작을 설득하기 위해서 그 추운 곳에 가야 한다. 설득하기도 힘들뿐더러 귀찮았다. 정말 귀찮아서 가기 싫었다.
가르딘은 러쉬 황자를 향해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저는 안 갑니다! 이제까지 제법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눈빛 대화는 바자바인 후작에게나 통하지 다른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내 생각에도 가르딘 후작이 적임자라고 보네. 그대라면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야.”
여기서 싫다고 할 수 없다.
했다가는 러쉬 황자와 두 공작이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다.
이미 가르딘의 입은 미사여구를 연발하고 있었다.
“최선을 다해 러쉬 황자님의 뜻에 부합되도록 하겠습니다!”
“자네만 믿겠네.”
가르딘은 굳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마음은 구렸다.
‘X 됐다!’
<가르딘전기> 11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