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9화 (50/93)

   @@[제7장 뜻밖의 방문@@]

 다마트 황자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타이가라 공작이 실패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뜻밖의 소식이었지만 흥미로웠다. 실패를 한 타이가라 공작은 송구스러운지 고개를 숙였다.

 “실패할 수도 있지요.”

 “죄송합니다.”

 “그자가 생각보다 능력이 있네요.”

 “그건 아닙니다. 순전히 놈의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그런가요, 그럼 다음에도 할 건가요?”

 “더 이상은 위험합니다. 다행히 네벨리언 공작에게 좋은 의견이 있었습니다.”

 타이가라 공작이 네벨리언 공작에게 전해 받은 내용을 다마트 황자에게 설명했다. 다마트 황자는 그럴듯한 계획에 고개를 끄덕였다.

 “비겁한 건가요?”

 “세상은 원래 비겁합니다.”

 “그렇지요. 그럼 뜻대로 하세요.”

 “놈도 어쩔 수 없을 겁니다.”

 터벅! 터벅!

 말 네 마리가 사람을 태우고 한적하게 걸어갔다. 특이한 것은 말 꼬랑지가 모두 불에 타서 없다는 것이 이상했다. 시꺼멓게 엉덩이가 그을린 흔적도 남아 있었다. 말들이 여간 고생이 심한 것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필리언이 가르딘을 향해 거칠게 화를 냈다.

 “네놈 때문에 타 죽을 뻔했잖아!”

 “살았으면 된 거잖아!”

 가르딘도 지겹다는 듯이 대답했다. 발키리 영지에 다다르는 동안 계속 이 말만 하는 것이었다. 한 번 들으면 그럴 수 있다지만 계속 들으면 짜증이 난다. 이미 지난 일을 가지고 상기시키는 것도 한 번이면 족했다.

 “그리고 계산대로 됐잖아! 증거도 완전 소멸하고 말이야! 이 정도면 성공이지 뭐냐!”

 “성공 좋아하네! 그 뒤에 소문 들었잖아! 펠칸 산맥에 유래 없는 산불이 발생해서 사분지 일을 태웠다고 하던데!”

  “그 정도 희생이야 감수해야지.”

 “저... 저저 봐! 뚫린 입이라고 말을 유창하지! 어떻게 반성하는 기미가 하나도 없냐! 너는!”

 “난 떳떳해! 세상에 나보다 떳떳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대범하고 뻔뻔하게 넘겨 버리는 가르딘이었다. 만약 이 자리에 숲을 사랑하고, 자연을 존중하는 엘프가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화살을 입에 처박았을지 몰랐다. 엘프 입장에서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산불이 대수야, 살고 봐야지.’

 어쌔신들과 얽힌 것 자체가 귀찮은 일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배후를 알아내려고 했지만 금제로 인해 알아낸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다고 어쎄신들을 상대로 공격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쌔신 길드의 위치를 알 수가 없다. 제국에 사실을 알려 대대적인 토벌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모두 잡아낼 수 있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어쌔신들을 상대하기 어려운 이유는 감추어진 것이 너무 많다는 것에 있었다. 악마의 눈물이라는 증거를 잡기는 한 것 같다. 악마의 눈물은 흑마법사들의 전유물이다. 잘못 발을 들이다가 다른 적대 귀족에게 소문이라도 도는 날에 역으로 몰릴 수 있었다. 가르딘이 가장 불리한 것은 주변 세력이 없다는 것이다. 영지 자체적으로 변방인 데다가 타이가라 공작과, 네벨리언 공작이라는 큰 세력과 적대적이다. 빌미를 제공하면 가만히 놔둘 인간들이 아니었다.

 ‘이번 암습은 아무래도 그놈들 같은데!’

 증거도 없이 죽이기에는 미심쩍은 일이라서 문제가 있었다. 가르딘은 살인마가 아니었다. 그러나 증거가 명백하다면 절대 그냥 둘 수 없었다.

 당분간은 증거를 수집하면서 관망할 예정이었다. 가뜩이나 시끄러운 내정이었다. 휘말리면 한도 끝도 없었다. 조용히 있다가 내전이 있을 것 같을 때 움직이면 되었다.

 가르딘과 일행은 말을 타고 2시간 정도 가자 발키리 영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어쎄신의 습격으로 인해 시간을 제법 지체하기는 했지만 무사히 돌아왔다는 것에 안도했다.

 가르딘이 영지에 들어서자 영지민들이 알아보고, 가르딘을 연호했다. 황궁에서는 그다지 인기 없는 오러 마스터였지만 발키리 영지에서는 누구보다 인기가 높았다. 다크랜드의 몬스터, 마수 대침공을 막아내고, 수로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핵토르 왕국의 침공까지 막아내었다. 영지민에게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까지 제공했으니 인기가 높은 것은 당연했다.

 - 영주님! 만세! 만세!

 의외의 인기에 가장 놀란 사람은 사이론이었다. 변태영주라며 손가락질 할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제법 영지민에게 신뢰를 쌓아 가는 듯했다. 이 정도 신뢰를 구축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믿어볼 수 있다고 판단을 내렸다.

 “아! 역시 이놈의 인기는 식을 줄은 몰라! 사이론! 넌 운 좋은 줄 알아! 이렇게 인기 있고, 귀하신 몸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을 평생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항상 영주인 나를 하늘보다 더 존경해야 한다. 알겠지.”

 “...?”

 “왜 대답이 없어.”

 “영광... 입니다.”

 마지못해 대답하는 사이론은 금세 후회했다.

  ‘믿은 내가 바보지.’

 본성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었다. 한번 당하고 나자 영지민들 모두 가르딘의 연기에 속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가르딘이 영지의 저택에 들어섰다. 저택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파이트너 상단의 지점장인 몬타나가 계획한 대로 집을 다시 짓고 있었다. 이전의 주택 옆으로 집을 지었다. 그리고 파괴된 주택은 모두 부서서 처리해 버리기로 결정을 내렸다.

 가르딘이 도착하자 라이나와 브리안이 가장 먼저 마중을 나왔다. 가르딘이 오기만을 목이 빠지게 기다린 것이다. 가르딘은 라이나와 브리안이 기다림에 절로 힘이 솟았다. 그 즉시 말에서 내려 라이나에게로 달려갔다.

 “여보!”

 “당신!”

 와락!

 부등켜 안은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 린다. 누가 보건 말 건 신경 쓰지 않는 가르딘과 라이나의 닭살 애정사였다.

 필리언이 뒤에서 투덜거렸다.

 “칫! 누가 보면 이산가족 상봉하는 줄 알겠네!”

 역시나 필리언의 마누라는 집에 있었다. 필리언이 오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오늘처럼 가르딘이 부러운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동안 부인에게 한 행실이 있어 차마 따지지는 못했다.

 가르딘은 라이나의 가볍게 입술을 훔치고 나서 브리안을 안아 들었다.

 “우리 딸 그사이 또 예뻐졌구나!”

 “아빠도 점점 멋있어지는 것 같아!”

 “당연한 소리! 브리안도 어서 커서, 엄마처럼 예뻐져서 나 같이 의젓하고 잘생긴......!”

 다음 말을 잊지 못했다. 하마터면 큰일 날 소리를 할 뻔했다.

 ‘못 준다.’

 어떤 놈이 오던 거절이다. 브리안은 가르딘하고 살아야만 한다. 가르딘의 부정은 병적이었다.

 “여보, 여기 선물이야.”

 가르딘이 자루에서 상자를 하나 꺼냈다. 라이나에게 주려고 사온 선물이다. 황도에 간 김에 화려한 선물을 사온 가르딘이었다. 상자 안에는 그동안 라이나가 갖지 못했던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목걸이네요!”

 “당신 주려고 샀어.”

 “비싸 보이는데, 무리한 거 아니에요! 요즘 재정도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어허! 당신 남편, 그 정도 능력은 있어.”

  브리안이 가르딘에게 손을 내밀었다. 선물이 있냐는 표현이었다.

 “브리안 선물도 있지.”

 가르딘은 브리안이 평소에 갖고 싶어 했던 인형과 함께 장갑을 주었다. 장갑은 헝겊에 쌓여 있어 보이지 않았다.

 “브리안, 장갑은 나중에 몰래 풀어 보렴.”

 “아빠, 고마워.”

 쪼옥!

 브리안의 뽀뽀를 받은 가르딘은 무척이나 흐뭇한 표정이 되었다. 브리안은 인형과 장갑을 들고 사라졌다. 선물을 풀어보려는 것 같았다.

 “목걸이는 내가 해줄게.”

 “사람 보는데.”

 “괜찮아! 내가 내 마누라 챙기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해!”

 가르딘이 목걸이를 라이나의 가녀리고 아름다운 목에 걸어 주었다. 목걸이를 걸은 라이나는 더욱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가르딘은 라이나와 목걸이를 보며 다시 한 번 만족한 미소를 지으려고 할 때였다.

 ‘어! 목걸이에 이빨자국이 왜? 설마!’

 가르딘은 부정했다. 라이나는 선물의 가격보다 가르딘의 애정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하는 마음 넓은 아내였다. 그렇기에 믿지 않았다. 그에 반해 라이나는 브리안에게 선물을 줄 때 잠시 확인을 해보았다.

 ‘진짜네.’

 여자는 보석에 약하다. 특히 값비싼 보석에 약하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싫다는 여자가 있다면 아무래도 사내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방으로 들어갔던 브리안은 인형을 방안에다 놔두고, 장갑을 싼 헝겊을 풀었다. 인형은 애당초 관심사가 아니었다. 가르딘이 사준 장갑은 보통 장갑이 아니었다. 가르딘이 잡은 미노타우르스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최신형 타격완비 특제 장갑이었다.

 “오호! 역시 아빠야!”

 장갑은 신축성이 좋으면서, 주먹의 돌출부 부근에 쇠를 단련하여 부착되어 있었다. 주먹을 다치지 않게 해주며, 타격력이 배가되는 장갑이었다. 브리안이 갖고 싶어 했던 장갑을 가르딘이 어렵게 마련해 주었다. 요 근래 브리안은 가르딘이 가르쳐준 무영신권을 익혀가고 있었다.

 휘이잉!

 장갑을 끼고 날리는 주먹을 아이들이 맞으면 사망일지 모른다. 무영신권의 오의가 제법 섞여 있었다.

 가르딘은 며칠 동안 바쁘게 밀린 업무를 진행시켰다. 후작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전과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황궁에 갖다 온 후 쌓인 서류를 볼 때 가르딘은 한숨을 쉬었다. 파멜라가 대부분의 일을 진행하면서, 반드시 받아야 하는 서류만 쌓아 놓은 것이 30cm가 넘었다.

  “뭐가 이렇게 많아!”

 - 밀 농지 개간 지역 동태 조사 보고서.

 - 학교시설 완비 보고서.

 - 도로 개통 시설 보고서.

 밀 농지를 개간하고, 학교를 만들고, 도로를 개통하는데 들어가는 돈과 노예의 사용 등을 허락해 달라는 보고서였다. 쌓인 것들은 되도록 최소한의 단어를 사용하여 알기 쉽게 쓰여 있었다. 그럼에도 읽고, 서류에 직인을 찍는데 5일이 걸렸다. 가르딘도 확인할 것을 확인했다.

 서류 작성이 끝난 후 가르딘은 영지를 돌아보았다. 한동안 소홀히 했던 영지의 내부 사정을 확인하기 위한 일이었다. 예전이라면 시키지 않는 이상 하지 않았던 일이지만 점차적으로 영주로서의 책임감이 생기고 있었다.

 가르딘이 공사 중인 저택을 벗어나 마을로 향했다. 마을로 들어가기 전 작은 능선으로 이루어진 곳에 무언가가 세워져 있었다. 상당히 큰 건물이지만 무엇을 하는지 가르딘도 알지 못했다.

 우르르르!

 탑처럼 생긴 건물에서 20명 정도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왔다. 몰려나온 아이들은 저마다의 집으로 돌아갔다.

 “뭐야! 저건?”

 기이한 탑에 도착한 가르딘이 문을 열라고 했다. 그러자 안에서 마법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십니까?”

 “영주다.”

 “아! 어서 들어오십시오!”

 마법사는 극진한 태도로 가르딘을 안내했다. 안에는 마법사가 5명이나 더 있었다. 영지 내에 마법사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힐튼이라고 소개한 마법사는 가르딘을 안젤리카에게 안내했다.

 탑은 총 7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층마다 마법을 연구 하고, 가르치는 강의실로 사용하고 있었다.

 “안젤리카! 이게 뭐냐?”

 “전에 마법학교를 만들라면서요.”

 “아! 그랬지. 그런데 저 마법사들은 누구냐?”

 “핵토르 왕국의 마법사들이에요. 세뇌가 끝나고 여기 데려왔어요.”

 “그렇구나! 깜박했다. 그런데 아주 잘 지어 놨구나!”

 “파멜라가 지원을 잘해주었어요.”

 어쩐지 세는 돈이 꽤 있었는데, 그게 이것이었던 모양이다. 가르딘은 안젤리카가 자기 돈으로 하길 바랐지만 파멜라가 영지 마법사를 위해서 힘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여자끼리 무슨 꿍꿍이가 있었던 것 같았다.

  “차, 가져왔습니다.”

 “고맙네.”

 힐튼과 마법사들은 안젤리카의 말이라면 끔뻑 죽었다. 라이젠이 안젤리카를 위해서 절대복종마법까지 걸어 놓은 상태였다. 안젤리카가 죽으라고 하면 죽을 수도 있는 마법사들이 되었다.

 ‘그 양반 역시 드래곤이네.’

 가르딘은 돈 들어간 것이 불만이긴 하지만 영지에 이 정도의 마법학교가 있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았다. 마법사들을 양성하면 결과적으로 영지의 힘이 강해지는 것이었다.

 “마법물품도 만들 생각이에요.”

 “마법물품이라, 어느 정도의 마법물품을 만들 생각인데.”

 “가볍게 6서클 정도의 마법물품 어때요.”

 “너 그게 가볍냐.”

 6서클 마법무구가 가볍게 표현이 되다니, 드래곤의 입장과 인간의 입장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6서클을 만들려면, 최소한 7서클의 마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마법력을 견디기 위해서 견고함도 필수다. 보통의 실력으로 고서클의 마법무구를 만들기 어렵다. 물론 드워프가 곁에 있으니 힘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6서클 마법무구가 영지에서 나돌면, 발키리 영지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 나중에 유통이 되어도 문제가 커진다.

 “그냥 1서클 마법무구에 시간을 늘리는 것 정도로 해라, 이건 명령이다.”

 “알았어요.”

 안젤리카가 풀이 죽은 듯이 대답했다. 가르딘은 풀죽은 안젤리카를 위해서 한마디 더 했다.

 “고서클 마법무구는 나에게 가져와.”

 “예! 영주님!”

 “전번 영상수정구는 정말 유용하더구나!”

 “다행이네요!”

 고서클 마법무구는 나중에 필요하게 될지 모른다. 유통시키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필요할 때 쓰면 되었다. 공짜로 생기는 마법무구를 굳이 마다할 필요는 없었다.

 “차 잘 마셨다. 그리고 적당히 해라.”

 “물론이에요.”

 무리하게 마법학교를 운용하면 뒤탈이 심할 것을 염려한 가르딘의 말이었다. 무조건 적당히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르딘은 마법학교를 벗어나서 영지를 둘러보았다.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서 말을 탔다. 영지를 돌아보니, 제법 해 놓은 것들이 잘 되어 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대부분의 일을 파멜라가 처리하고, 자신은 승인한 것밖에 없었다.

 영지를 돌아보고 난 후 드워프를 마을을 돌아보았다. 드워프 마을에서는 여전히 쇳소리가 운율을 타면서 들려왔다.

  가르딘이 외출한 시간에 영지에 마차가 들어왔다. 마차는 웅장하거나 화려하지 않았다. 그저 이동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기에 알맞았다. 발키리 영지에 들어오는 동안 신분을 확인 받은 마차는 경비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가르딘의 저택으로 이동했다.

 “여기입니다.”

 “고마워요.”

 마차에서 내린 중년의 여인이었다. 그 뒤로 어린 티를 갓 벗은 소녀가 내렸다.

 “엄마! 여기가 외삼촌 집이야.”

 “그래.”

 화려하지는 않지만 중년의 여인과 소녀는 귀족이었다. 귀족여인이 호위를 2명만 데리고 발키리 영지까지 오다니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소식을 들은 라이나가 마중을 나왔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지만 라이나로서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무척이나 어려웠다. 어려워하는 라이나에게 중년 여인은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인정을 해주었다. 그러자 무엇이 그렇게 서러웠는지 라이나는 눈물을 흘렸다.

 가르딘이 드워프 마을에서의 일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라이젠을 둘러보고 저택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말을 타고 최대한 빠르게 이동했다.

 “싸구려 마차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저택에 마차가 있는 것이 의아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생각은 없었던 가르딘이다. 영지를 돌아보았더니 배가 고팠다. 라이나가 차려주는 정성 가득한 식사를 해야만 원기충천될 것 같았다.

 가르딘이 라이나와 브리안이 기다리는 방으로 들어가자 그 안에 낯설지 않은 여인이 앉아 있었다.

 “누... 나!”

 “잘 있었니?”

 어린 시절의 외모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여인은 바로 가르딘의 하나밖에 없는 누나였다. 가르딘이 가출하고 난 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누나가 오늘 찾아왔다. 무척이나 당혹스러운 가르딘이었다.

 “가르딘 전기” 8권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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