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9화
-와장창!
강태백이 건네준 설계도에 따라, 가장 얇은 창문을 깬 나는 옥상에서부터 길드장실로 난입했다.
어둠이 내려앉은 길드장실 내부엔 반쯤 부서진 샹들리에가 음울한 빛을 토해내며 깜빡깜빡 불규칙적으로 점멸했다.
희미한 빛이 간헐적으로 반짝이는 길드장실엔 퇴폐적인 어둠이 불길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왔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늦었네?”
빛이 간헐적으로 깜빡이는 불완전한 어둠 속에서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묘하게 익숙하면서도 익숙지 않은 목소리였지만, 곳곳에서 농밀하게 풍겨오는 마력은 절대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익숙한 것이었다.
…아모스.
“오늘의 만남을 위해, 선물을 이것저것 준비해놨는데. 마음에 들지 모르겠네.”
-또각. 또각. 또각.
숨이 막힐 듯한 정적 속에서 어쩐지 익숙한 하이힐 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이힐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농염하면서도 퇴페적인 특유의 마력이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다.
끈적하게 느껴지던 살기와 광기가 피부를 본격적으로 따끔따끔하게 자극해오기 시작했다.
“어때? 반가운 얼굴이지?”
“…!”
희미하게 반짝이는 조명 속에서 아모스의 새로운 얼굴이 드러난 순간.
이성이 통째로 얼어붙는 듯한 충격에 나는 어떠한 말도 할 수 없었다.
고혹적인 미소를 짓고 긴 머리를 살랑살랑 쓸어넘기는 놈의 얼굴은 바로….
신지현과 무서울 정도로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머나?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꽤 괜찮은 반응인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반가운가봐?”
아모스는 딱딱하게 굳은 내 얼굴을 흘끗 바라보곤 실없는 소리를 지껄이며, 키득키득 웃었다.
신지현의 얼굴을 한 놈의 입에서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나올 때마다, 퇴폐적이면서도 끈적한 마력이 역병처럼 사방을 잠식해 나갔다.
…빌어먹을. 언제나 불길한 예감은 빗나간 적이 없어.
마하가라의 기억을 통해, 길드장실에 아모스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
신지현이 납치되었다는 사실과 아모스가 보여준 행보가 머릿속에서 불길하게 교차했다.
그리고 그 불길한 예감은 이 빌어먹을 삶이 언제나 그래왔듯. 그대로 현실이 되어버렸다.
아모스는 신지현의 몸에 빙의해버린 상태였다.
“…어째서 그녀를 납치했나 했더니. 이럴 목적이었나? 각성조차 하지 못한 일반인의 육신이 그리 큰 도움은 안될텐데. 어리석은 선택을 했군.”
“글쎄? 우리 예쁜이를 이렇게까지 동요시킨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현명한’ 선택을 한 것 같은데?”
애써 들끓는 마음을 가라앉힌 나는 차갑게 웃으며 아모스의 선택을 비웃었다.
하지만 이미 동요한 것을 들켜버린 모양인지, 놈은 오히려 도발하듯 생긋 웃으며 새하얀 이를 드러냈다.
“하기야…. 너희 마족 놈들이, 아니 네놈이 하는 짓이 다 그렇지. 역시. 네놈은 살려둬선 안될 말종이다.”
-까드득!
나선형으로 꼬인 두 가지 기운이 몸속을 광폭하게 누비기 시작하자.
내력과 마력이 몸 곳곳으로 퍼져나가며, 전신에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불어넣었다.
아모스를 찢어발기겠다는 살의가 일어난 순간, 자연스럽게 바알제불의 영웅시가 발동되었다.
「잊혀진 자들의 영웅시의 효과에 따라, 영웅시 『바알제불』이 잊혀진 영웅의 힘과 권능을 노래합니다.」
「강화된 결속에 따라, 영웅시 『바알제불』의 효과는 무한대로 지속됩니다.」
“새삼스럽게 입을 놀리긴, 언제는 우리가 그렇게 살가운 관계였던가?”
자신에게 쏘아진 광포한 살의를 마주한 아모스는 어쩐지 황홀해보이는 표정을 지었다.이전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을만큼 강렬한 기운을 마주하고도 놈은 어째선지 그리 크게 동요한 것 같은 기색이 아니었다.
아모스의 얼굴에 걸린 비웃음이 더욱 진해지자, 나는 그대로 놈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물론 이 ‘몸뚱이’와는 살가운 관계일 수도 있겠지. 과연 우리 이쁜이는 이 귀여운 얼굴을 공격이나 할 수 있을…. 커헉!”
시커먼 내력과 녹색 마력이 휘몰아치는 주먹이 아모스의 안면을 단박에 함몰시켰다.
어여쁜 얼굴이 순식간에 원래의 형체를 잃고, 처참한 형태로 왜곡되어 버렸다.
거만하게 꼿꼿이 서 있던 무릎이 순식간에 휘청 꺾였다.
“겉껍데기에 혹할 정도로 무르진 않거든!”
…뭐야. 뭘 믿고 그리 당당하나 했더니. 고작 신지현의 육신을 믿은 건가?
설마 내가 그녀의 외모 따위에 휩쓸려, 일을 그르칠 정도로 나약한 존재라고 믿은 거야?
아모스의 반응으로 보아하니, 놈은 ‘소중한’ 상대인 신지현을 차마 내가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 같았다.
물론, 놈이 예상한대로 일반적인 헌터라면 자신과 인연이 있는 이의 육신을 차지한 마족을 상대하는데 곤혹을 겪을 수도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겐 놈을 쓰러뜨린 뒤. 신지현의 상태를 원래대로 되돌릴 방법이 몇 가지나 있었다.
“…우리 이쁜이는 참으로 비정하다니까. 이렇게까지 거칠게 나올 건 없잖아?”
더듬거리며 몸을 세운 아모스는 커다란 안쪽으로 함몰된 얼굴을 부여잡았다.
놈의 손에 녹색 빛무리가 감돌자, 함몰된 얼굴이 다시 원상대로 복귀되었다.
“자자. 그러지 말고. 이야기나 계속해보자구 혹시 알아? 내가 이 아이의 몸을 돌려줄지….”
그렇게 상처를 수복한 아모스는 다시 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쿠드득!!
“…!”
아모스의 얼굴에 주름이 지어지며, 완치되었던 얼굴이 기이하게 뒤틀리며 함몰되었다.
비릿한 혈향과 함께 먼젓번처럼 다시 한번, 놈의 몸 곳곳에서 피가 분수처럼 치솟았다.
“카흑! 카하학! 이, 이게 무슨…!”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몸뚱이를 부여잡은 아모스의 얼굴에 낯익은 표정이 떠올랐다.
경악을 머금고 커다랗게 부릅 뜬 눈에 역팔자로 휘어진 눈썹, 미간에 파인 깊은 골.
우습게도 먼젓번 유영화의 육신으로 지었던 얼굴과 똑같은 표정이었다.
“지난번에 겪어보지 않았어? 내가 어떤 스킬을 지니고 있었는지?”
바알제불의 신물을 흡수한 영향으로 내가 지닌 특성들 역시 엄청나게 성장한 상태였다.
『육체와 영혼』 특성 또한 먼젓번과는 비교도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되었기에, 신지현의 육신에 빙의해 있는 아모스는 이번에도 자신의 상처를 재생하지 못했다.
“이, 이럴 순 없다. 그, 그의 마력을 흡수했는데도 히, 힘이 빠져나가다니….”
뭔가 믿었던 구석이 있었던 모양인지 아모스는 경악한 표정으로 의문을 토해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게는 놈의 의문을 해소시켜 줄 이유 따윈 어디에도 없었다.
힘이 빠져나갔다는 말이 정말인지, 아모스의 몸에서 피어나오던 기세는 눈에 띄게 약해져 있었다. 승기를 엿본 나는 계속해서 어둠달을 휘둘렀다.
힘이 빠져나간다고? 그거 잘됐네!
-쿠르르륵!
창날에서 솟구친 시커먼 기운이 아모스를 향해 쇄도해갔다.
“치잇!”
침음성을 삼킨 아모스는 황급히 몸을 뒤틀어 가까스로 창날을 피했다.
“정말이지…. 어디서 그런 깜찍한 재주를 손에 넣었는지 모르겠네!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남자라니까!”
-꾸드드드득!
고함과 함께, 유영화의 모습을 하고 있던 육신이 섬뜩한 소리와 함께 우드득 뒤틀렸다.
그리곤 눈깜짝할 사이에 변이를 마친 유영화의 육신은 먼젓번 정춘성처럼 인간 여성과 뱀이 적절히 뒤섞인 형태로 변해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 아모스의 얼굴엔 마치 구름 같은 어둠이 드리워져, 정확한 형태를 알아볼 수 없었다.
“원래는 가볍게 인사 삼아, 우리 예쁜이 친구들 몇 명만 죽여서 기념품으로 챙겨둘까 했는데. 생각이 변했어.”
변이를 마친 아모스는 으스스한 목소리로 소곤거리듯 중얼거렸다.
뱀과 여인이 적절히 뒤섞인 놈의 육신에서 섬뜩한 살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위험한 재주를 손에 넣었으니, 낙오자들의 왕이고 뭐고. 더 위험한 존재로 자라나기 전에 미리 처리해둬야겠어!”
순간, 아모스의 등 뒤에서 시커먼 날개가 자라났다.
전체적으로 지난번의 그것과 유사해 보였으나, 형태는 약간 달랐다.
새하얀 뼈로 이뤄진 그것은 날개라기 보단 반으로 쩍 갈라진채 뒤집힌 두개골처럼 보였다.
두개골과 유사한 형태의 단단한 부속지가 자라나 놈의 하반신을 감쌌고, 뾰족뾰족한 송곳니가 박혀있는 턱관절이 상반신을 감쌌다.
“걱정마, 그 잘생긴 외모는 나도 아까우니까. 박제로 만들어 인형으로 써먹어줄게.”
아모스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했지만, 모골이 송연해질 듯 강렬한 살기가 섞여있었다.
그렇게 뇌까린 놈은 섬뜩하게 눈을 빛냈다. 뒤집힌 두개골의 눈두덩이에서 시퍼런 살기가 폭사되었다.
-펄럭!
기묘했다.
아모스를 감싼 단단한 두개골이 반으로 쪼개지며 마치 날개처럼 움직여 날갯짓을 했다.
강렬한 풍압이 나를 덮쳐왔다.
-투두둑! 툭! 툭!
동시에 그 속에 숨어있는 바람의 칼날과 부서진 뼛조각들이 내 목숨을 노렸다.
-따다당! 따다당!
시커먼 내력이 주입된 어둠달이 풍차처럼 훙훙 돌며 아모스의 공격을 모조리 튕겨냈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뼛조각들이 단단한 창대에 부딪혀 박살나는 소리가 요란했다.
뼛조각이 추가되었긴 하나, 먼젓번에 겪어본 공격이라 대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바람의 칼날을 쳐내는 데만 애를 먹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나는 놈의 공격을 손쉽게 막아냈다.
《끼야아아아아아아!》
그렇게 공격이 막히자마자, 아모스는 입을 크게 벌렸다.
쩍 벌어진 입에선 가슴이 선득해질 정도로 오싹한 귀곡성이 터져나왔다.
-끼기기기긱!!
엉망으로 튕겨져 나가 사방에 흩뿌려진 뼛조각들이 아모스의 비명에 변이를 일으켰다.
좁쌀만 한 뼈의 파편들이 칼날 모양으로 급속히 자라나, 사방에서 쇄도해왔다.
빼곡하게 들어찬 뼈의 칼날! 도망가기도 늦었다. 창날을 휘둘러 막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면…!
-차르르르륵
위기의 순간, 황금빛 외골격이 돋아나 사각을 노리고 들어온 뼈의 칼날들을 막아냈다.
기세좋게 쇄도해온 뼛조각들이 외골격에 부딪혀 쇳소리와 함께 산산이 으스러졌다.
“…외골격?!”
그렇게 등장한 외골격에 아모스의 눈이 부릅떠졌다.
외골격 정도야, 다른 헌터들을 상대하면서도 수도없이 목격했을 텐데.
괴이쩍게도 놈은 내 외골격에 굉장히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마, 말도 안돼. 아직 두 번째 단계가 막 시행되었을 뿐인데. 벌써 ‘그것’을 손에 넣었다니!”
단순히 놀란 수준이 아니었다.
번쩍이는 내 외골격을 바라보는 아모스의 시선엔 숨길 수 없는, 원초적인 두려움이 가득했다.
커다랗게 부릅떠진 눈의 눈동자가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뭐지? 고작 외골격 따위에게 이렇게까지 놀랄 리가 없을텐데?
“아, 안돼. 어떻게든. 어떻게든 제거해야만 해!”
아모스는 이를 까득 깨물곤,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듯 짐짓 비장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할 수 있으면 해보던가!”
-쐐액!
아모스가 혼자 심각한 모습을 보이는 사이, 어둠달이 시커먼 빛을 뿌렸다.
놈의 빈틈을 파고든 독룡아가 아모스의 턱으로 파고들어갔다.
-쯔걱!
“꺄흐아아악!”
단단한 비늘이 쩍 갈라지는 호쾌한 소리와 함께, 아모스의 턱이 통째로 으스러졌다.
어둠달의 시커먼 창날이 검붉은 핏물로 물들었다.
“무식한 남자는 인기 없다면서? 아니다. 그때도 나쁜 남자인가 뭔가가 좋다고 떠들어댔으니, 아무래도 상관이 없나?”
아모스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며 턱을 부여잡았다.
나는 그런 아모스에게 지난번에 놈이 느긋하게 떠들었던 비웃음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이, 이익! 이, 이쁜이이이. 얼굴 좀 반반하다고 봐줬더니. 감히!”
내 이죽거림에 아모스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벌겋게 달아올랐다.
놈은 대단히 격분한 표정으로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으르렁거리며 살기를 불태우는 놈의 눈빛에선 적의와 살기가 뚝뚝 묻어나왔다.
“뒈졋!”
-후우우웅!
아모스의 두개골 모양 날개에서 벌떼우는 듯 거북한 진동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덜덜 떨리며 진동하던 두개골이 날개처럼 재빨리 펄럭 날갯짓을 했다.
-펄럭!
날개처럼 펄럭인 두개골에서 강렬한 기운이 폭사되었다.
사방을 완전히 찢어발길 듯 매섭게 날아드는 바람의 칼날과 뼛조각의 향연이 시작되었다.
-콰콰콰콰콰쾅!
이번 공격은 먼젓번과는 조금 달랐다.
사방을 유린해대는 바람의 칼날과 뼛조각엔 보랏빛 기운이 잔뜩 어려있었다.
때문에 바람의 칼날이 자갈밭을 스칠 때마다, 마치 발톱으로 할퀸 듯 바닥이 움푹움푹 패였다.
보랏빛이 은은하게 피어오르는 뼛조각이 바닥을 강타할 때마다 폭음이 터졌다.
하지만….
“진부하긴!”
비죽 비웃음을 흘린 나는 바람과 뼈의 폭풍 속에서 깔맞춤 스킬을 발동시켰다.
일순간 증폭된 인지능력은 정신없이 몰아치는 폭풍 속에서도 나를 향해 날아드는 공격을 정확하게 감지해 내었다.
훤히 보이는 공격을 순순히 맞아줄 만큼 내 실력이 형편없지 않았기에, 나는 그렇게 운룡보를 이용해 아모스의 모든 공격들을 손쉽게 피해냈다.
-피슛! 피슛! 피슛! 피슛!
공격을 받아낸 다음은 반격이 시작될 차례다.
마지막 공격이 날아든 것을 몸을 슬쩍 비트는 것으로 피해낸 뒤.
나는 어둠달을 강하게 움켜쥐곤 아모스를 향해 정확히 네 번 독룡아를 펼쳤다.
“그렇게 느려터진 공격으론 나를 어떻게 할 수 없지!”
아모스를 향해 쇄도한 독룡아는 네 번 다 놈의 몸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갔다.
시커먼 기운이 일렁이는 창날이 자신의 몸을 스치고 지나가자, 아모스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나를 향해 이죽거렸다.
하지만…!
-퍼석! 퍼석! 퍼석! 퍼석!
“왜 못해?”
기세등등한 아모스의 등 뒤에서 폭음이 연달아 네 번 터졌다.
놈의 몸을 감싸고 있던 두개골 모양 날개와 놈의 몸을 연결해주는 연결부위가 폭발했다.
덕분에 아모스의 몸을 든든하게 지켜주던 방어막이 완전히 제거되었다.
“이, 이런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잠깐 사이에 이렇게까지 성장을….”
아모스는 대단히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었다.
“그러게, 나도 종종 내가 놀랍다니까.”
-콰아아앙!
아모스에게 히죽웃으며 다가간 나는, 놈의 머리를 단단히 붙잡곤 외골격 째로 들이받았다.
폭음과 함께 아모스의 두개골이 쩍 갈라졌다가 다시 붙었다. 어둠이 드리운 얼굴에서 시커먼 피가 튀겼다.
-콰앙! 콰앙! 콰아앙!
곧이어 계속해서 아모스의 육신 위로 폭력이 쏟아졌다.
검은 심장이 정신없이 맥동하며 무시무시한 괴력을 내게 제공해주었다.
육신을 본체에 가깝게 변이하였다곤 하나, 근본적으로는 빙의한 육체가 변이된 것에 불과하기에 육체와 영혼 특성이 확실한 효과를 발휘했다.
그 증거로 아모스는 자신의 육신이 걸레짝처럼 변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생을 하지 못한 채, 무력하게 맞고만 있었다.
“어라? 필멸의 육신이란 이렇게나 나약한가 보네? 그러게 왜 ‘일반인’의 몸을 빌린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