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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헌터 잘생겼다!-180화 (180/309)

제180화

내 입에서 파천 복룡창의 다섯 번째 초식의 이름이 흘러나온 바로 그 순간!

격렬하게 소용돌이치며 날아든 바람과 물의 용이 내 몸을 집어삼켰다.

-쿠오오오오!

-콰우우우우!

강렬한 수압을 자랑하는 시퍼런 물의 용이 흉포하게 흐느끼며 외골격을 물어뜯었다.

난폭하게 소용돌이치는 회색빛 바람의 용이 광포하게 울부짖으며 외골격을 찢어발겼다.

두 마리 용이 발산하는 파괴적인 마력에 하늘이 흐느꼈다. 대지가 울부짖었다.

시커멓게 물든 나의 외골격에서 시커먼 파편들이 푸스스 부스러지며 허망하게 흩날리기 시작했다.

“으하하핫! 정의는 승리한다!”

덧없이 흩날리는 시커먼 파편들을 목격한 황윤형은 광기에 찬 목소리로 껄껄 웃었다.

그에 호응하듯 두 마리 용을 조종하는 그의 두 팔에서 억센 나무뿌리 같은 힘줄이 우두둑 돋아났다.

귀기가 흘러넘치는 황윤형의 두 눈에서 시퍼렇게 이글거리던 안광이 더욱 강렬해졌다.

-카가가각!

황윤에게서 비롯된 강렬한 마력이 두 마리 용에게 주입되자.

금속이 갈리는 소리와 함께, 후두둑 떨어진 시뻘건 불똥이 허공에서 춤을 췄다.

동시에 내 몸을 빈틈없이 감쌌던 시커먼 기운이 완전히 푸스스 흩어져, 허무하게 흩날렸다.

“끝이다! 요정여왕님을 위하여!”

내 몸을 감싼 시커먼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황윤형은 시퍼런 안광을 불길처럼 이글거리며 양 손을 교차시켰다.

그의 의지에 따라, 두 마리 용이 광포하게 춤추며 내 몸을 옥죄기 시작했다.

-쿠워어어어!

귀청이 멀어버릴 듯한 포효 소리!

단숨에 몸이 갈기갈기 찢길 듯한 매서운 마력!

당장이라도 목숨을 잃어버릴 것 같은, 위급한 위기상황이었지만.

두 마리 용에게 휘감긴 나는 여전히 입가에 깃든 사나운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슬쩍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런 내게 흉포하게 포효하는 두 마리 용의 쩍 벌어진 아가리가 날아들었다.

-까드드득!

연약한 인간의 육신과 광포한 마력이 충돌하자.

뼈와 살이 분쇄되는 파육음 대신, 단단한 금속을 깎아내는 듯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퍼졌다.

“…?!”

두 마리 용의 날카로운 이빨은 희미한 황금빛을 흩뿌리는 외골격에 막혀있었다.

손에 느껴진 이질적인 저항감에 깜짝 놀랐는지, 황윤형의 눈이 순간적으로 크게 치켜떠졌다.

“뭐야! 이런게 어딨어! 분명 그 시꺼먼 껍질은 내가 부숴버렸는데!”

…외골격이 부서졌다고?

애석하게도 그건 황윤형의 착각에 불과했다.

두 마리 용의 사나운 이빨에 부서져나간 듯한 파편들의 정체는, 바로 파천 복룡창의 다섯 번째 초식을 위한 준비동작일 뿐이었다.

애초에 처음부터 내 외골격은 그의 공격에 파쇄된 적이 없었다.

“뭐, 뭐야. 어느새 하늘이…. 무슨 짓을 한거냐! 이 사악한 악의 종자놈!”

외골격에서 떨어져나간 시커먼 파편들은 허공을 하늘하늘 유영하며, 하늘 저 높이 올라갔다.

하늘 저높은 곳까지 도달한 내력의 파편들은 주변의 구름들을 검게 물들이며, 시커먼 먹장구름으로 바꿔버린 상태였다.

-쿠르르르릉.

꺼멓게 물든 먹장구름 속에서 시퍼런 전하가 으르렁거렸다. 천둥소리가 음울하게 울려퍼졌다.

앞으로 벌어질 참극을 예견하기라도 한 듯, 바람이 구슬프게 울부짖기 시작했다.

-꽈르르르릉!

시커먼 먹구름 속에서 빛으로 이뤄진 순백의 용 한 마리가 거대한 머리를 뻐끔 내밀었다.

동시에 순간적으로 모든 것을 새하얗게 물들이는 난폭한 빛의 향연이 사방을 집어삼켰다.

-번쩍!

눈이 멀어버릴 듯한 광채 속에서 거대한 빛의 용이 아가리를 쩌억 벌리며 지상으로 떨어져내렸다.

“우오오오! 정의는! 절대로! 지지않아!”

자신의 머리 위에 뚝 떨어지는 용을 바라본 황윤형은 발악하듯 마력을 방출했다.

그의 몸에서 다시금 두 마리 용이 솟아나 주인의 목숨을 노리는 거대한 빛의 용과 격돌했다.

-꽈르르르릉!

먹장구름에서 뚝 떨어져내린 낙뢰가 대지를 시커멓게 불태웠다.

날카롭게 벼려진 바람의 칼날과 사납게 요동치는 물줄기가 대기를 갈갈이 찢었다.

광포하게 울부짖는 세 마리 용이 허공에서 격돌하자. 주변의 지형이 마구 뒤바뀌었다.

하늘이 서럽게 울부짖고, 대지가 고통스럽게 흐느꼈다. 바람이 구슬프게 비극을 노래했다.

“크윽! 크으으윽! 정의는…!”

황윤형은 신음을 삼키며, 까드득 이를 깨물었다.

마력을 쉴새없이 쥐어짜는 모양인지, 말이 뚝 끊긴 그의 입에 가느다란 핏줄기가 흘러내렸다.

나무뿌리처럼 억센 힘줄이 그의 얼굴 곳곳에 툭툭 돋아났다.

-쿠르르르릉!

하지만 살짝 맛이 간 상태인 황윤형으로선 파천복룡창의 다섯 번째 초식의 파괴적인 위력을 막아낼 수 없었다.

구슬픈 단말마를 내지른 용 두 마리가 소멸하기 무섭게, 새하얀 낙뢰가 그의 몸을 덮쳤다.

-쩌저적!

새하얀 낙뢰가 황윤형의 외골격이 깨부수는 것을 확인한 그 순간.

재빨리 그에게 접근한 나는 어둠달을 휘둘러, 광룡광림을 구성하는 내력을 흡수했다.

창대를 쥔 손이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과 함께, 거칠게 날뛰는 새하얀 용이 거칠게 맥동하는 검은 심장 속으로 쭉 빨려들어갔다.

“뭐, 뭐야? 너 나쁜놈이 아니었….”

자신을 감싼 나를 바라보는 황윤형의 시선에 이채가 깃든 그 순간.

-뻐억!

이글거리는 화염이 깃든 주먹이 그의 양쪽 관자놀이를 강타했다.

*****

“…무사한 거겠지?”

괴이하게 날뛰느라 마력을 워낙 많이 소모한 탓일까?

아니면 황윤형의 관자놀이를 내가 평소보다 더 세게 후려쳐서일까?

양쪽 관자놀이가 시커멓게 그슬린 황윤형은 눈을 까뒤집은 채로 기절해버렸다.

쩍 벌려진 그의 입에선 새하얀 게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고 있었다.

조심스레 접근해, 황윤형의 상태를 살핀 강태백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내게 그의 상태에 대해 물었다.

“마지막에 내력을 거둬들이기도 했고, 그리 강하게 후려친 것도 아니니 금방 정신을 차리실 겁니다. 아, 그러고보니 남아있는 포션이 좀 있긴 하네요.”

강태백의 미심쩍은 시선을 받은 나는 피식 웃으며, 품속에서 포션을 하나 꺼내들었다.

그리곤 병속에 3분의 1쯤 남아있는 포션을 정신을 잃은 황윤형의 입에 흘려넣었다.

“흐, 흐어어억!”

버석하게 버쩍 마른 입술에 포션이 흘러들어가자.

황윤형은 비명을 토해내며, 발작하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여, 여긴 어디…. 그 마녀는 도대체…. 당신들은….”

정신을 차린 황윤형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모양인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계속해서 고개를 양쪽으로 휙휙 내저은 황윤형의 입에선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라? 숙부…. 아니, 태백 길드의 길드장님 아니십니까.”

불안한 표정을 주변을 둘러보던 황윤형이 시선이 강태백에게 닿자.

그의 입에서 순간적으로 천진난만하니 반가운 감정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강태백의 옆에 서 있는 내게 시선이 닿은 순간 황윤형의 목소리는 다시 사무적으로 무뚝뚝한 목소리로 변해버렸다.

“괜찮다. 뭐, 피치못한 사정이 있긴 했지만. 여기 이 친구는 우리 가문의 치부에 대해 알고있는 놈이니 말이다.”

황태용의 경우와는 달리, 황윤형과 강태백은 제법 사이가 괜찮은 모양이었다.

걱정 가득한 눈으로 황윤형을 바라보는 강태백의 목소리는 양소혜를 대했을 때처럼 따뜻한 온기와 정이 깃들어 있는 목소리였다.

“것보다. 몸은 좀 괜찮느냐? 게이트의 마력에 오염되어, 제법 볼만한 꼴로 돌아다니고 있었다만.”

짓궂은 표정을 지은 강태백은 손가락으로 황윤형의 몸을 가리켰다.

의아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겨가던 황윤형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화악 달아올랐다.

“이, 이건…? 이. 이이 빌어먹을 마녀!”

자신이 입고있는 과하게 깜찍한(?) 복장을 받아들이지 못해 당황했나 싶었지만.

의아하게도 자신의 복장을 바라본 황윤형의 표정에 떠오른 감정은 분노였다.

얼굴이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 시뻘겋게 달아오른 황윤형은 자신의 몸에 매달린 갑옷을 부욱 찢어냈다.

잠깐…. 그보다 마녀라고?

“마녀라니.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아…. 누군가 했더니 설용호 산군님이셨군요. 이거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황윤형의 입에서 그냥 넘어가기 힘든 ‘마녀’라는 단어가 흘러나오자.

심상치 않은 예감을 느낀 나는 그에게 ‘마녀’의 정체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나와 시선이 마주한 황윤형은 순간적으로 눈을 크게 치켜뜨더니, 얼굴을 더욱 붉게 물들였다.

“크흠. 아무튼 그 마녀라는 놈은 말입니다.”

사례라도 들린 듯, 요란하게 헛기침을 토해낸 황윤형은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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