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깔맞춤이라….”
비록, 이름은 촌스러웠지만 깔맞춤 스킬의 효능은 단순히 ‘놀랍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수준으론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만큼 사기적이었다.
고작 5분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폭발적으로 향상된 인지능력은 그 짧은 시간마저 영원처럼 느껴질 정도로 내게 대량의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진리가 적혀진 두루마리를 슬쩍 들춰본 것 같은 신비한 체험이었다.
[…아무리 ‘위업’이 괴짜들의 여흥에 불과한 것이라지만, 그들을 존중하여 비밀을 지켜주는 것이 성좌들 간의 암묵적인 합의였거늘.]
그렇게 내가 깔맞춤 스킬의 효능에 전율하고 있는 동안, 7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한참 말없이 응시하던 위철용의 얼굴은 의문을 품고 심각하게 꾸깃 구겨져 있었다.
위철용의 찌그러진 입에서 신음처럼 흘러나온 혼잣말은 그의 표정에 절대 뒤지지 않을 만큼 심각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위업도…. 성좌들이 만들어낸 것이었어요?”
[그래, 필멸자 중에서도 보물을 숨겨두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별종들이 있는 것처럼, 성좌 중에서도 특이한 취미를 지닌 놈들이 존재하는 법이지. 네놈들이 위업이라 부르는 웃기지 않는 것 또한 그런 별종 성좌들이 유희 중 하나이니라.]
위업도 성좌들의 개입이었다니….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헌터의 모든 것은 성좌들에게서 비롯되는 법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을 위철용에게 직접 확인받으니 새삼스레 묘하게 거북살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왠지 보물찾기 시간에 선생님이 숨겨놓은 보물을 찾아내는 것에 성공한 학생이 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뭐…. 따지고 보면 다를 것도 없나?
[본존 역시 그들의 뜻을 존중하여 네놈에게 위업의 조건만큼은 철저히 함구하고 있었느니라. 위업의 조건을 이딴 식으로 필멸자에게 가르쳐 주는 것만으로도, 그것을 숨긴 성좌와 척을 질 수밖에 것이 이 바닥의 생리일진데 이따위 수작질을 하는 놈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인지….]
“…제게 뭘 원하는 걸까요? 도대체?”
성좌와 척을 지면서까지 나를 도와준 거라고? …도대체 누구지?
위철용의 말에 의하면, 계속해서 내게 ‘부자연스러운’ 호의를 보여주는 존재가 나를 위해 안배해둔 것들은 하나같이 정상적인 규격에서 벗어난 것들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회귀 전후의 기억을 뒤져봐도 내게 이 정도의 호의를 보여줄 만한 존재는 위철용을 제외하곤 단 한 명도 없었다.
「축하합니다! 백합을 손에 쥔 처녀가 당신에게 존재력 포인트를 5 후원하셨습니다.」
『역시 우리 설용호 님은 대단하시다니까요! 여러분. 포인트 보유 한도까지 5포인트 후원 달리기 어때요?』
「축하합니다! 고통을 모르는 병사가 존재력 포인트를 5 후원하셨습니다.」
『크하하핫! 그거 좋지! 우리도 포인트 깔맞춤 가즈앗!』
물론, 저기 10만 포인트씩이나 소모하면서 명목상의 관리자 권한을 구입한 1등급 호갱님을 비롯해 채널창의 성좌들 전원이 내게 과할 정도로 대단한 호의를 품고 있긴 했다.
하지만 그들의 호의는 귀여운 애완동물이나 대중매체의 잘생긴 아이돌에게 품는 것과 비슷한 종류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축하합니다! 열대 섬의 불꽃 도마뱀이 존재력 포인트를 5 후원하셨습니다.」
『그거 아십니까? 깔맞춤 스킬은 새로운 능력치를 획득하면 할수록 더욱 대단한 효과를 발휘한답니다. 새로운 능력치를 얻기 위해선…. 어이쿠! 죄송합니다. 자제할게요.』
나의 관심에 굶주렸다지만, 저런 식으로 채널창 속의 성좌들은 정해진 선을 넘지는 않았다.
그동안 계속 쏟아졌던 조언을 가장한 훈수의 향연에서도 아직 달성하지 않은 위업에 관련된 것들은 단 하나도 없었다.
뭣보다. 내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다 지켜보고 있는 이들이 채널 창의 성좌들일진대. 만약 범인이 그들 중 누군가라면 선을 넘은 자를 다른 성좌들이 가만히 두고 볼 리가 없겠지, 아마 채널창이 시끄러워져도 수백 번은….
“…!”
잠깐. 생각해보니까, 누군가의 비정상적인 개입을 그들이 가만히 놔두고 있네?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이 번뜩 떠올랐다.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24시간 지켜보고 있는 것이 채널창 속의 성좌들이란 존재들이다.
그런 그들이 그동안 계속되어왔던 누군가의 작위적인 개입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고?
“…말도 안 되잖아.”
찜찜한 기분이 발바닥 한가운데에 박힌 가시처럼 머릿속을 불편하게 쿡쿡 쑤셔왔다.
편애에 가까운 모종의 개입을 알면서도 모두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내버려 두는 걸까? 아니면, 정말로 특정 존재의 개입을 몰라서 저들이 어떠한 의문도 품지 않는 것일까….
“어르신, 저 양반들 반응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상한 수준이 아니니라, 필멸자인 네놈에게 누군가가 이 정도로 개입하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할 리가 없었을 터인데….]
서로를 바라본 위철용과 나는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미간을 찌푸렸다.
움푹 파인 눈썹 사이의 펴질 기색이 없는 골처럼 머릿속에 파고든 의문 또한 풀릴 기색이 없이 계속해서 깊어져만 갔다.
“일단은…. 계속 가보긴 해야겠죠? 앞으로 2층 남았던데.”
[여기까지 왔으니, 이 광대놀음을 기획한 놈의 면상 정도는 봐줘야지 않겠느냐?]
폭발적으로 상승했던 인지력이 제공한 정보 중 하나는 이곳 유적의 전반적인 구조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 회귀 전 역사에선 지하 20층까지 뻥 뚫려있었던 유적이 이번엔 지하 8층에서 뭔가로 콰악 틀어막혀 있었다.
“이 광대 짓을 계획한 작자가 뭐 하는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뭘 원하는지 기가 막히게 잘 알고 있더라구요.”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틀어막고 있었던 쇠사슬은 이제 모두 사라졌다.
지하 7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시커먼 어둠에 휘감겨 음울한 기운을 흩뿌리고 있었다.
이를 까드득 깨물어 각오를 다진 나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어둠에 휩싸인 계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지하 7층까지 이어진 계단은 유난히 길었고 어두웠다.
뱅글뱅글 복잡하게 꼬여있기까지 하는 것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머릿속의 의문 같았다.
-화아악!
어둠 속을 지나 지하 7층에 들어서자, 갑작스럽게 주변이 화악 밝아졌다.
다른 곳과는 달리 이곳엔 밝은 빛을 뿜어내는 노릿한 조명이 천장 곳곳에 박혀있었다.
밝은 조명 속에 드러난 7층의 전반적인 풍경 역시 다른 곳과는 차별된 모습이었다.
끝없이 이어진 길쭉한 책상들과 셀 수 없이 많은 의자가 층을 이룬 채로 배치되어 있었다.
-달각. 달각.
이름 모를 액체가 가득 들어있는 플라스크와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책상엔 주인을 잃은 두개골이 바람에 흔들리며 음산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뭘 어떻게 한 건지, 이제 짐작도 가지 않네요.”
혹시나 했는데, 역시 위층에서 감지했던 대로였다.
지하 7층은 실험실, 그것도 많은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 실험실처럼 꾸며져 있었다.
교수 갈나르의 실험실. 남이섬 게이트에서도 이곳만큼은 내가 정확하게 기억하는 장소였다.
회귀 전, 내가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특성을 얻을 수 있는 장소였으니 말이지….
이곳에도 역시, 노골적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제공하겠다는 누군가의 개입이 느껴졌다.
원래 실험실의 위치는 여기가 아니었거든.
[게이트 내부의 구조를 바꾸는 것쯤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만, 그래도 필멸자 한 명을 위해 기꺼이 감수할 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거늘….]
지하 7층의 구조를 파악한 위철용 역시 신음하듯 탄식을 토했다.
회귀 전 원래 역사에서 갈나르의 실험실이 위치한 곳은 ‘지상’ 1층이었다.
게이트 입구부터가 지하에 자리 잡고 있었기에 정상적인 방법으론 접근할 수 없었고, 지하 3층의 비밀 계단을 통해 유적 밖으로 나가야만 도달할 수 있었다.
나를 위해 게이트의 구조 자체를 뒤틀어버릴 줄이야, 이건 또 어떻게 되어 먹은 스케일의 배려인지 모르겠군.
-달그락! 달각! 달각!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앙의 연단으로 향하니, 갑자기 연단 중앙에 놓여있던 해골의 움푹 파인 눈구멍에서 노르스름한 안광이 흘러나왔다.
《오호! 새로운 실험체라니! 좋은 소식이에요. 여러분. 실험을 재개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숨겨진 지역 - 교수 갈나르의 비밀 실험실에 입장하였습니다.」
「숨겨진 지역의 우두머리 미치광이 교수 갈나르와 조우하셨습니다.」
섬뜩한 생김새와는 어울리지 않는 유쾌한 음성이 안광을 뿜어내는 해골에서 흘러나왔다.
동시에 뒤늦게 시스템 창에 우두머리와 맞닥뜨렸다는 메시지가 주르륵 떠올랐다.
놈의 정체는 이미 알고 있었다. 실험실의 숨겨진 우두머리, 미치광이 교수 갈나르.
아모스를 대적하기 위해 내가 손에 넣으려던 고유 특성을 소유한 놈이었다.
《오우. 이런 너무 오래 쉬었나 봐요. 교수님이 몸이 어디 간 거죠? 아하! 여기 있었군요.》
해골 특유의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갈나르의 두개골이 공중으로 둥실 떠올랐다.
그리곤 놈의 두개골이 놓여있던 연단에 새겨진 보랏빛 마법 진에서 불길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후오오오옹!
마법 진에서 풀려나온 사악한 기운이 갈나르의 두개골을 감싼 채 와류를 이루었다.
둥실 떠오른 두개골이 순식간에 보랏빛 마력의 소용돌이 속에 삼켜졌다.
소용돌이 속에서 수많은 영혼이 흐느끼는 듯한 소리, 뼈와 뼈가 뒤틀리며 재구성되는 섬뜩한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기록에 나온 그대로군….”
오염된 고위마법사의 두개골이 마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재구성되는 모습.
갈나르를 공략했던 공격대가 남긴 정보대로였다. 그들의 기록에 따르면 갈나르의 정체는 고위 언데드의 일종인 리치였다.
고위 언데드라는 명성에 걸맞게, 보통 리치라는 놈들은 어지간한 상위 게이트의 우두머리로 군림하고 있는 놈들이었다.
때문에, 그런 강대한 존재인 리치 갈나르를 나 혼자서 상대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무모한 짓일지도 모르지만….
-까드득!
내가 알고 있는 공략법만 충분히 이용한다면 얼마든지 공략할 수 있지!
기억을 뒤져 머릿속에 리치의 공략법을 떠올린 나는 어둠달을 까드득 힘껏 틀어쥐었다.
심장에서 비롯된 뜨거운 투지가 마그마처럼 끓어올랐다. 어둠달에 박혀있는 검은 심장이 나의 타오르는 투지와 공명하며 묵직하게 맥동했다.
검은 심장에서 풀려나온 시커먼 내력이 온몸에 자신감과 활력을 불어넣었다.
화안금정이 발동되어 시야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눈에선 황금빛 안광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어둠달의 시커먼 창날 위로, 어둠이 일렁거리며 용의 형상을 갖췄다.
셋…. 둘…. 하나! 바로 지금!
불길하게 회오리치는 마력의 소용돌이에 순간적으로 빈틈이 빠끔히 열린 순간, 나는 주저 없이 창날을 내질렀다.
어둠이 일렁거리는 어둠달이 번개처럼 재빨리 움직이며 여섯 마리의 용을 쏘아냈다.
-빠앙!
내가 쏘아낸 용은 총 여섯 마리였지만, 대기를 광포하게 찢어발기는 파공성은 하나였다.
정확한 타이밍을 노려야 했기에 초식에 변화 따윈 섞지 않았다. 오로지 속도! 속도에만 모든 것을 전념하고 내질렀다.
내력이 잔뜩 주입된 용 여섯 마리가 새까만 벼락이 되었다. 마력의 소용돌이를 거칠게 파고들어 간 창날에서 실험실 내부를 웅웅 울리는 천둥이 토해졌다.
-빠그작!
좋아! 정확하게 들어갔어!
소용돌이의 틈을 정확히 파고든 창끝에 묵직한 맛이 느껴졌다. 창날이 단단한 두개골을 와드득 부수고 들어가는 타격감이 느껴졌다.
손끝에 전해진 기대 이상의 감촉에 나는 속으로 쾌재를 내질렀다.
“역시, 공략을 미리 알고 있다는 건 사기라니까.”
고위급 언데드인 리치라는 놈들은 하나같이 굉장히 상대하기 까다로운 족속들이었다.
신체 내부 어딘가에 자리 잡은 ‘생명 그릇’을 박살 내지 않으면 무한히 재생하는 끈질긴 놈들이라, 일반적으로 리치를 상대하는 일이란 굉장한 짜증과 근성을 요구하는 것이었다만.
생명 그릇의 위치를 ‘미리’ 안다면 또 이야기는 다르지!
갈나르를 공략한 공격대가 기록해둔 대로 생명 그릇의 위치는 바로, ‘척추의 정 중앙’이었다.
육체를 재구성하는 순간, 아주 잠깐 동안만 노출되는 부위였기에 까다롭기 그지없는 부위였지만 나는 찰나의 순간을 노려 정확하게 놈의 생명 그릇을 가격하는데 성공했다.
-푸스스스.
마법 진에서 휘몰아치던 보랏빛 마력의 소용돌이가 점점 옅어지기 시작했다.
시야를 어지럽게 흔들어대던 마력의 흐름이 점차 안정화되었다.
생명 그릇이 깨진 리치는 허망하게 죽어버리는 법이지, 이제 전리품을 챙길 시간인… 어라?
“…?!”
리치…치고는 심각하게 튼실하게 생겼는데…?
보랏빛 마력의 소용돌이가 잦아들자 마법진 위에 놓인 갈나르의 육신이 눈에 들어왔다.
생명 그릇이 깨져버린 리치의 시체치곤 지나치게 우람하고 건장한 형태의 몸뚱어리였다.
《호오우. 위험했군요. 보세요! 학생 여러분! 운동을 열심히 한 덕분에 교수님은 비열한 기습을 이겨낼 수 있었답니다!》
놀랍게도 갈나르는 생명 그릇을 공격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멀쩡하게 움직였다.
특유의 여유로운 목소리와 함께 손을 털어낸 놈은 천천히 마법진 밖으로 저벅저벅 걸어 나왔다.
“…운동? 저게 운동으로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전 처음 보는 근육질 리치의 등장에 나는 그만, 얼빠진 소리를 내고야 말았다.
마법진 밖으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 갈나르의 육신은 기괴함 그 자체를 형상화한 것 같았다.
머리는 살점 하나 없는 전형적인 백골 형태였으나. 고목처럼 두꺼운 목 아래로는 김혜옥 부럽지 않은 거대한 근육을 자랑하고 있었다.
…요즘 리치는 이렇게 생겼나? 아니, 애초에 이걸 리치(?)라고 정의할 순 있는 건가…?
“어르신…. 얘 원래 이렇게 생겼었어요?”
회귀 전엔 갈나르를 직접 본 적은 없었기에 놈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놈을 공격한 공격대는 놈을 ‘리치’라고 정의해뒀기에 대충이나마 생김새를 짐작하긴 했다만….
이건 달라도 너무 다르잖아! 그리고 무슨 리치가 생명 그릇을 가격당하고도 멀쩡한 건데!
[…애초에 이런 근육 덩어리를 보고 리치라고 기록할 머저리가 있을 리가 있겠느냐?]
갈나르의 근육질 거구를 바라보는 위철용 또한 어처구니를 잃어버린 표정이었다.
하긴, 묘하게 불쾌한 핑크빛이 번들거리는 저 근육질 몸을 보고 ‘리치’라고 기록할 헌터는 어디에도 없겠지….
「축하합니다! 열대 섬의 불꽃 도마뱀이 당신에게 존재력 포인트를 5 후원하셨습니다.」
「경고. 존재력 포인트 최대 한도치에 도달하였습니다.」
「초과한 존재력 포인트가 자동으로 환불처리 됩니다.」
「열대 섬의 불꽃 도마뱀이 놀라워합니다.」
「백합을 손에 쥔 처녀가 놀라워합니다.」
「고통을 모르는 병사가 강한 흥미를 보입니다.」
대흉근을 불뚝이는 근육질 리치(?)의 존재는 성좌들에게도 흥미로운 존재인 것 같았다.
조금 전 포인트 깔맞춤 가자며, 단체로 광란의 후원 쇼를 해댄 덕분에 후원 메시지를 통한 그들의 직접적인 발언은 지켜볼 수 없었지만. 성좌들의 ‘놀라워합니다.’라는 감정표현은 채널 창을 도배하기라도 할 기세로 끊임없이 올라왔다.
하긴, 근육질 헬창 리치라니. 저렇게 희귀한 건 어디에서도 볼 수 없겠지….
《그럼. 실험을 시작해 볼까요? 마침내 살아있는 실험체에게 교수님의 연구 결과를 써먹어 볼 수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