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설악 공격대의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뒤.
서둘러 고슴도치섬을 빠져나온 나는 서민혁이 운전하는 고급 세단, 듀라한에 몸을 실었다.
질 좋은 몬스터 가죽으로 고풍스레 마감된 뒷좌석 시트에 몸을 파묻자, 듀라한의 거대한 차체가 유령처럼 스르륵 도로 위를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네놈의 계획과는 좀 다르게 흘러간 모양이다만, 그래도 성공적으로 일을 끝맺긴 한 것 같군. 이제 대 침식을 준비하러 가는 게냐?]
위철용은 굉장히 기묘한 자세로 뒷좌석의 창틀에 아슬아슬하니 걸터앉아 있었다.
마치 균형 운동의 새로운 샛별을 노리기라도 하는 듯한 위철용의 오묘한 자세가 묘하게 내 시선을 잡아 끌었다.
‘예. 설악 공격대 사건도 좋게 해결되었고, 슬슬 대 침식이 찾아올 타이밍이 되었으니까요.’
회귀 전의 기억에 의하면, 지금은 대 침식이 본격적으로 찾아와 침식형 게이트가 서울 곳곳에 생겨나기 시작할 시기였다.
아마 지금쯤이면 서울도 한창 시끄러울….
“…뭐지?”
이번에도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다.
위철용의 묘한 자세에서 눈을 떼고 창밖으로 시선을 옮긴 나는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게이트와 공존하는 불안한 평온함을 영위하고 있는 풍경이었다.
침식형 게이트로 인한 혼란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기이한 일이로구나, 분명 두 번째 단계는 ##의 ##대로 ####….]
나를 따라 창밖을 내다본 위철용 역시, 도통 이유를 알 수 없는 모양이었다.
고개를 갸웃한 그가 대 침식에 관해 뭔가 이야기를 하려 했으나. 대 침식을 언급하는 위철용의 목소리엔 이번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잡음이 끼어있었다.
[에잉! 빌어먹을! 이 꼴이 되어서도 인과#을 ##하는 ### 젠장! 뭔 말을 못 하겠군!]
계속해서 끼어대는 잡음에 폭발한 위철용이 걸쭉한 욕설을 내뱉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화풀이하듯 끊임없이 욕설을 내뱉어대는 그의 모습에 쓰게 웃곤, 나는 운전석의 서민혁에게 라디오 뉴스를 틀어달라 부탁했다.
「몬스터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몬스터 몬권단체 나홍렬 대표가 오는 토요일 광화문에서 집회를…」
고급스러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오죽하면 평화로운 시기에만 튀어나오는 몬스터 몬권단체까지 집회를 열겠다고 나설 정도였다.
「오행 길드에서 지역 주민들과 화합행사를….」
…게다가. 회귀 전 역사에서 대 침식의 가장 큰 피해자였던 오행 길드조차 한가롭게 주민화합 행사 따위를 진행하겠노라 선언하고 있었다.
연달아 들여오는 소식들로 미뤄보건대, 대 침식과 관련해 아직까진 아무런 피해가 없는 듯했다.
“이건 또 어떻게 되어가는 거야….”
뭐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그저 평화롭기만 한 뉴스였지만, 그 평화로운 내용 때문에 내 머릿속은 엉망이 되었다.
또 다른 이변이 발생해버렸다. 이번 이변은 그동안의 것들과는 격이 달랐다.
대 침식이 예정대로 일어나지 않았다니!
“끄으응….”
대 침식쯤 되는 거대한 재앙마저 예상한 것과 다르게 흘러가자 두통이 치밀어올랐다. 입에서는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쩐지 엄습해오는 불안한 예감에 손발에서 한기가 느껴졌다. 등허리를 타고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우우웅.
그렇게 머리를 감싸 쥐고 기억을 짜내고 있으려니, 진동과 함께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낡은 스마트폰이 격렬하게 진동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계속해서 알려댔지만. 지금의 나는 그것을 받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대신, 운전석에 앉은 서민혁에게 가볍게 눈짓을 보냈다.
“아, 예예, 설용호 산군님 대신 전화 받았습니다. 예? 아아. 예….”
그동안 미덥지 못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인사팀에서 몇 년 구른 인원답게 서민혁의 눈치는 발군인 것 같았다.
별다른 말 없이도 내 눈짓을 알아들은 서민혁이 운전대의 버튼을 조작해 나 대신 전화를 받았다.
“저…. 설용호 산군님?”
그렇게 얼마간의 짧은 통화를 끝마친 뒤.
슬그머니 내 눈치를 살핀 서민혁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건넸다.
“무슨 일이죠?”
“김혜연이라는 분께서 전화하셨습니다만. 공방으로 손님이 찾아오셨다고 전해달라시는데요?”
“…손님?”
내 손님이라고? 그것도 김혜연의 공방에?
****
서울, 태백 길드 본사 방향으로 향하던 듀라한이 별안간 방향을 틀었다.
-끼이익
마치 어지간한 미니버스를 방불케 하는, 듀라한의 육중한 차체가 갑자기 방향을 틀었다.
큼지막한 특제 타이어가 텅 빈 고속도로에 시커먼 스키드 마크를 남겼다.
물론, 방음이 워낙 잘된 탓에 타이어와 지면이 만나 비명을 지르는 소리는 굉장히 희미하게 들렸다.
갑자기 방향을 튼 충격 또한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후오오옹!
갑작스레 방향을 튼 듀라한의 엔진에서 유령이 포효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몬스터의 정수를 원동력으로 삼는 12기통 엔진이 과열되며, 무서운 힘을 토해냈다.
그렇게 광포한 유령 기수가 전쟁터를 내달리는 듯한 광란의 질주가 시작되었다.
창밖의 풍경이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휙휙 지나갔다.
아니, 어찌나 빠른지 아예 풍경이 흐릿한 선처럼 짓뭉개져 보일 정도였다.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약 한 시간 동안 듀라한은 텅 빈 고속도로 위를 내달렸다.
질주 끝에 듀라한의 거대한 차체가 멈춰선 곳은 경기도 양평 외곽의 강변이었다.
도착했다는 말을 전하며, 운전석에서 재빨리 내린 서민혁은 뒷좌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어머, 생각보단 일찍 오셨네요?”
시퍼런 강물이 도도하게 흐르는 강변 근처엔 큼직한 건물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서민혁의 인도에 따라 건물 앞 주차장의 자갈밭에 내려서자, 보통 남자보다 머리 한 개쯤 큰 근육질 체구가 인상적인 여인, 김혜연이 나를 반겨줬다.
작업하다 나온 모양인지 목에 수건을 두른 그녀의 손엔 육중한 망치가 들려있었다.
“이 동네로 공방 옮기신 지 얼마나 됐다고, 여기로 절 찾아온 사람이 있다는 게 보통 놀랄 일이여야죠.”
그랬다. 먼젓번의 내 제안에 따라, 김혜연 자매는 노량진을 떠나 이곳 경기도 양평으로 옮긴 상태였다.
이곳을 옮긴 지도 아직 사흘이 채 안 되었는데, 어떻게 알고 여기로 내 손님이 찾아왔단 말인지 모르겠군….
미심쩍은 표정으로 김혜연을 바라보자, 그녀는 난감한 표정으로 쓰게 웃었다.
“네…. 어떻게 아셨는지, 다짜고짜 찾아오셔서는 지금 저기서….”
김혜연은 굳은살이 박인 큼지막한 손가락을 슬쩍 들어 강변을 가리켰다.
그녀의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돌린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으아아아아! 으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신체단련에 한창인 김혜옥의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유유히 흐르고 있는 강 한복판에 웬 거뭇한 것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으로 봐선, 이번에도 지난번에 알려준 운동법을 기상천외하게 개조해서 시행하고 있는 듯했다.
“쟤는 대체….”
[보기 좋지 않으냐? 그렇게 뛰어난 무골을 타고 태어났으면서도 수련을 저렇게까지 하는 이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법이니라.]
그렇게 수행에 열중인 김혜옥의 모습에 부루퉁했던 위철용이 웃음을 되찾았다.
김혜옥을 볼 때마다 과할 정도의 애정을 담아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만 두고 보자면, 김혜옥이 내 제자인지, 아니면 위철용의 제자인지 종종 헷갈릴 정도였다.
아니, 생각해보면 위철용이 내 사부님 격인 인물이니까, 김혜옥에겐 항렬 상으론 위철용이 태 사부인가?
순간적으로 찾아온 쓸데없는 상념의 향연을 나는 고개를 휘휘 저어 저 멀리 날려버렸다.
그래, 아무튼 김혜옥이 저렇게 열심히 수련하고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저거(?)랑 날 찾아온 손님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거지?
“…수련에 힘쓰는 혜옥이가 기특하게 보이실지도 모르겠지만, 그쪽이 아니라 조금 더 아래에요.”
의아함이 깃들어 있는 내 표정을 읽은 김혜연은 쓰게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는 조금 더 아래쪽이라 말하며, 강변을 향한 손가락의 방향을 좀 더 아래로 내렸다.
아래라고?
“…?”
김혜연의 손가락 끝이 가리키고 있는 곳엔,
널찍한 바위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호흡을 고르는 여인의 모습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대착오적인 중국풍 붉은 무복에 등에 비끄러맨 기다란 은빛 창.
고집스레 질끈 다문 얇은 입술과 긴 머리를 대충 끈으로 질끈 묶어 넘긴 고양이상의 여인.
갑작스레, 나를 방문한 손님의 정체는 바로. 튜토리얼 타워에서 만난 적이 있었던 남부연합의 양소혜였다.
…뭐지? 왜 쟤가 저기서 나와?
양소혜의 급작스러운 등장에 간신히 평온을 되찾았던 머리가 다시 한번 복잡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녀가 나를 찾아온 이유를 난 도통 알 수 없었다.
얘가 나를 개인적으로 찾아올 정도로 우리가 친분이 있는 사이였던가…?
“…절대 아니지.”
다짜고짜 반말을 해대질 않나, 막무가내로 넘벼들기나 하고말이야.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생에서 양소혜와의 인연은 그리 유쾌한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양소혜와의 마지막 기억은 내가 갑자기 덤벼든 그녀를 딱 죽지 않을만큼 후들겨 팬 것이 끝.
어떻게 생각해봐도, 그녀가 나를 ‘개인적인’ 친분으로 찾아올만한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설마…. 그때의 설욕을 갚느니 뭐니 지껄이면서 덤벼들기 위해, 찾아온건가?
“끄으응.”
바로 그때, 바위 위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던 양소혜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내 쪽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양소혜의 걸음걸이는 왜인지 굉장히 부자연스러웠다.
마치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환자처럼, 그녀는 계속해서 힘없이 몸을 비틀거렸다.
“…!”
마침내, 양소혜의 모습이 가까워져서야. 나는 그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어째서인지, 양소혜는 중상을 입은 상태였던 것이었다.
그녀의 무복은 피에 완전히 푹 절어 지독한 비린내를 풍기고 있었고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다.
옷이 찢어져 맨살이 드러난 부분엔, 피딱지가 시커멓게 내려앉아 있었다.
“…오, 오랜 만이야.”
비틀거리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내 앞에 버티고 선 양소혜는 날 보며 멋쩍게 웃었다.
…이건 또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이지?
“괘, 괜찮으세요? 소혜 씨? 그러니까 병원부터 가자니까요.”
김혜연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양소혜를 바라보며, 그녀를 부축하려 들었으나,
양소혜는 고개를 좌우로 저은 뒤. 괜찮다는 듯 손을 들어 김혜연의 호의를 완곡하게 거절했다.
“…걱정은 고맙지만, 난 괜찮아. 그쪽해서 해줬던 응급조치 덕분에 지금은 좀 버틸만 해. 뭣보다. 지금은 그렇게 여유 부릴 때가 아니라서….”
여전히 반말이 섞여 있긴 하나, 양소혜의 태도만큼은 전에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얌전했다.
튜토리얼 타워에서 보여줬던, 정신 나간 전쟁광 같은 모습은 지금의 그녀에게선 찾아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김혜연이 간단하게나마 응급조치를 해줬던 모양인지, 양소혜는 단단하게 붕대가 감긴 팔을 슬쩍 들어 올려 김혜연에게 짧게 감사를 표했다.
…요 몇 달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디 외계인한테 끌려가서 정신개조라도 당한건가?
“소혜 씨…. 하지만 그 정도 응급조치로는 말 그대로 임시에 불과….”
“크윽! 괜찮아 마음만 받을게. 것보다 용호. 갑자기 이렇게 찾아와서 미안해, 하지만 급한 일이라 어쩔 수 없었어.”
양소혜는 이번에도 순순히 내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사과를 표했다.
아무리 봐도, 먼젓번 튜토리얼 타워에서 보여줬던 호전적인 모습과 순순히 사과하는 지금의 양소혜의 예의 바른(?) 모습 사이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멋전번과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그녀의 모습에,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위화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럼 도대체 무슨 일…. 어이! 자, 잠깐잠깐 잠깐만!”
-털썩
미간을 찌푸린 채, 양소혜에게 무슨 일로 왔는지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려던 찰나.
갑자기 그녀는 내가 말릴 새도 없이, 중상을 입은 몸으로 자갈이 삐죽삐죽 올라와 있는 주차장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다짜고짜 이렇게 찾아와서 정말 미안해!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 부탁이야! 이 은혜는 어떻게든 갚을 테니! 강태백 길드장님을 만나게 해줘!”
“소, 소혜 씨! 그런 몸으로 그렇게 무리하시면 안 된다니까요!”
강태백을 만나게 해달라고?
다짜고짜 무릎을 꿇은 것도 놀라운데, 양소혜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더욱 놀라웠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들어서일까?
순간적으로 머리가 띵했다. 바보처럼 입이 헤 벌어졌다.
“이, 이러지 말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보시죠. 갑자기 길드장님은 또 왜….”
“길드장 님을 만나야 해! 우리 남부연합이 위기에 빠졌어!”
가까스로 간신히 정신을 수습해, 양소혜에게 그것의 이유에 관해 물었지만,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다시 한번 내 머릿속을 와락 헝클어뜨렸다.
“아, 아니 알아듣게 설명해보세요. 남부연합이 위험하다뇨? 갑자기?”
“태백에서 알려준 대로 처음 보는 형태의 게이트야.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어!”
…뭐라고? 처음 보는 게이트…? 태백이 뭘 알려줘?
양소혜의 입에서 ‘태백에서 알려준 처음 보는 타입의 게이트’라는 말이 나온 순간, 머리를 둔기로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다.
위철용 역시 적지 않게 놀란 듯 눈을 크게 부릅떴다.
“기존 게이트랑은 너무나 다른 놈이야, 게이트 과부화 상태가 아닌데도 거기서 튀어나온 몬스터들이 도시를 공격하고 있어. 우리는…. 끝까지 용맹하게 싸웠지만. 중과부적이었어.”
양소혜는 계속해서 남부연합의 피해에 대해 읊었지만, 내 귀엔 그 어떤 말도 들어오지 않았다.
머릿속을 강타한 둔중한 충격에 나는 계속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귓가가 왱왱 울렸다. 목구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애송아. 서, 설마….]
위철용은 비취빛 얼굴을 허옇게 물들인 채,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기억하는 것과 달라졌긴 하지만, 양소혜가 말하는 것을 취합해보면 답은 하나밖에 없었다.
…대 침식.
갑자기 남부연합 쪽에서부터 대 침식이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아니, 대 침식이 도대체 왜 거기서 시작되는 건데!
-쿠웅!
“길드장 님을 만나게 해줘. 부탁이야!”
“으으으아아. 소혜 씨. 제발 몸 생각 좀 하시라니까요.”
비장한 표정의 양소혜는 뾰족한 돌바닥에 거리낌 없이 머리를 박았다.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굴리는 김혜연의 선량한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모든 것은 미리 정해진 대로 흘러갈 예정이거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위철용 역시 혼란에 빠져있었다. 그답지 않게 머리를 부여잡고 중얼거리는 모습이 너무나 낯설게만 느껴졌다.
나는 그런 양소혜와 위철용의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