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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헌터 잘생겼다!-49화 (49/309)

제49화

“아,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군기가 바짝 들어있어 잔뜩 경직된 목소리에 안쓰러울 정도로 창백하게 질린 얼굴, 마지막으로 분에 맞지 않게 고급스러운 검은 정장을 어색하게 차려입은 사내가 내게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정중하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니까…. 그쪽이 인사팀 소속 서민혁 씨였던가요? 앞으로 잘 지내봐요.”

아무리 산군이 태백의 무력을 상징하는 존재라지만. 사내의 태도는 조금 과한 감이 있었다.

긴장으로 꽁꽁 얼어버린 사내를 풀어주기 위해 나는 온화한 목소리로 그에게 악수를 권했다.

“네, 넵! 제가 서민혁입니다. 아, 앞으로 충심을 다해 정성껏 모시겠습니다.”

사내의 정체는 인사팀 소속의 운전기사 서민혁이었다.

춘천으로 향하는 교통편을 알아봐 달라는 나의 요청에 ‘산군의 위엄을 지켜야 한다.’는 괴상한 이유로 신지현이 내게 새로 붙여준 인물이었다.

원래는 인사팀 소속의 말단 직원이었지만, 학창시절에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해봤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신지현에게 차출되었다는 비운(?)의 사연을 지닌 인물이지.

내민 손을 황급하게 두 손으로 맞잡고, 연신 머리를 조아리는 서민혁의 안쓰러운 모습에 괜히 내 입가에 쓴웃음이 지어졌다.

[사내새끼가 패기롭지 못하긴, 에잉. 어디서 이런 놈이랑 엮여가지곤. 쯧!]

아니꼬운 표정의 위철용은 어째선지 서민혁이 유난히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비굴하게 연신 허리를 굽실거리며 저자세로 나오는 모습이 그의 심기를 제대로 거슬린 것 같아 보였다.

‘…뭐, 아무리 그래도 신지현이 보내준 인물이라 기본은 할 줄 알았습니다만….’

안쓰러운 것은 안쓰러운 거고, 실은 나 역시 서민혁이 그리 미덥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급히 차출당한 인원이라 그런 모양인지, 계속해서 보여주는 서민혁의 태도는 영화 속 프로페셔널한 운전기사의 젠틀한 모습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였다.

정말이지…. 이렇게 소심한 인물을 운전기사랍시고 붙여주다니. 신지현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서민혁을 붙여줬는지 모르겠군.

[확실히, 일처리 하나만큼은 똑부러지게 하는 그 계집답지 않은 일이다만…. 혹시 네놈이 요상한 것을 요청한 것이 아니더냐?]

‘아뇨! 전 그저 눈에 띄지 않는 교통수단이란 말에 혹했을 뿐입니다.’

위철용에겐 변명하듯 말했지만, 솔직히 지금의 내게 ‘눈에 띄지 않는’ 교통수단이란 것은 솔깃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었다.

레벨과 함께 성장한 외모지상주의의 외모 보정은, 슬슬 내게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부담감을 안겨주고 있었다.

거리를 걸어 다닐 때마다, 누군가에게 도촬 당하는 것은 일상이나 다름없는 일이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벌겋게 얼굴을 물들인 사람들이 불쑥불쑥 번호 좀 달라며 휴대폰을 내밀어오는 탓에….

나는 최근 들어 밖에 ‘돌아다니는 것’ 자체에 애로사항을 느끼고 있었다.

때문에, 가오(?)가 있지, 산군쯤 되는 양반이 뭐가 부족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냐는 신지현의 타박 아닌 타박은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한 효자손 같은 제안이 아닐 수 없었다..

[호오…. ‘눈에 띄지 않는’ 교통수단을 원했다고? 그거 참 눈에 띄지 않겠구나.]

내 변명어린 답변에 눈을 가늘게 뜬 위철용은 빈정거리듯 이죽거리며 비꼬기 시작했다.

과장된 성대모사까지 곁들여가며 비웃는 위철용의 모습은, 분노와 짜증을 절로 불러 일으킬 만큼 대단히 도발적이었지만….

‘끄응….’

나는 위철용의 비웃음에 단 한마디 말조차 반격하질 못했다.

신지현이 제공해준 것은 과해도 너무 과했으니까….

“이,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여전히 벌벌 떠는 목소리로 서민혁은 나를 신지현이 마련해둔 차량 쪽으로 안내했다.

길드 사옥 바로 앞 도로에 주차되어있는 차량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 순간,

나는 다시 한 번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위철용의 얼굴에 떠오른 비웃음이 더욱 진해졌다.

…그래, 실제로 보니까 과해도 정말 너무할 정도로 과하네.

“이게…. 우리가 타고 다닐 차량이…. 맞죠?”

오후의 햇살을 반사하고 있는 차량의 외형은 사진에서 본 것보다 훨씬 부담스러웠다.

중세시대 귀족들의 저택을 대형 세단의 형태로 재현해낸 듯한 고급스러움과 어지간한 대형 세단과는 비교 자체를 불허하는 압도적인 사이즈.

신지현이 준비한 차량은 한때. 끝판왕 소리를 들었던 롤스로이스 팬텀이었다.

이런 것을 타고 돌아다닌다면 눈에 띄지 않기는커녕, 내 외모만큼이나 어디에서든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낼 텐데 말이지….

이게 어딜봐서 ‘눈에 띄지 않는’ 교통수단인지 모르겠군.

“네, 넵! 로, 롤스로이스 팬텀을 길드 내 공방에서 개조한 ‘듀라한’이라는 놈입니다.”

내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서민혁은 절도 있는 목소리로 별로 듣고 싶지 않았던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였다.

“…평범한 걸 부탁드렸는데….”

게다가 심지어 롤스로이스 팬텀조차 아니었다.

신지현이 나를 위해 준비해둔 차량의 정체는 바로, 사치품의 끝판왕 듀라한이었다.

그녀의 따뜻하기 짝이 없는 ‘배려’에 듀라한을 바라보는 내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왜, 왜 그러십니까? 호, 혹시 제, 제가 실수라도….”

내 얼굴이 구겨진 종이처럼 와락 구겨지자, 서민혁이 황송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뇨, 신경쓰지 마세요. …준비하고 출발합시다.”

…듀라한.

내 표정이 일그러진 이유는 롤스로이스 팬텀의 사치스러운 외형 때문도, 서민혁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도 아니었다.

바로, 이 듀라한이라는 놈이 원래 안종훈의 애마였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애초에 태백에서 이따위 사치스러운 물건을 타고 다녔던 사람은 역사상 딱 한 명뿐이었으니까….

이거 신지현이 고약한 꾀를 내었군. 그래.

듀라한은 예로부터 안종훈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물건이었다.

놈을 찍어 눌러, 새로운 산군으로 등극한 내게 이것을 제공한 그녀의 의도가 훤히 보였다.

안종훈이 실각했음을 만천하에 알리겠다는 것.

“예, 옙!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나는 구겨진 얼굴을 편 뒤, 태연하게 서민혁이 열어준 듀라한의 뒷좌석에 탑승했다.

신지현의 마음 씀씀이가 괘씸하긴 했지만, 안종훈의 몰락은 나 역시 바라마지 않던 바였다.

기왕 이렇게 되어버린 것, 마음을 고쳐먹은 나는 유쾌한 마음으로 그녀의 장단에 어울려주기로 결정했다.

“추, 출발하겠습니다.”

“…와우.”

자동차하면 흔히 떠오르는 상투적인 효과음도 없었다.

언데드계의 최상급 몬스터의 이름값을 증명하기라도 한 듯, 듀라한은 도로 위로 유령처럼 스르륵 미끄러졌다.

그렇지 않아도 구시대의 명품으로 이름이 높았던 차량이 바로 롤스로이스 팬텀이었다.

거기에 그런 사치스러운 물건을 국내 공방에서 몬스터의 부산물을 이용해 개조한 명품 중의 명품이 바로 듀라한이었다.

그 사치스러운 이름값을 하기라도 하듯, 듀라한이 제공해주는 안락한 탑승감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안종훈 이 새끼. 생각보다 좋은 걸 타고 다녔잖아?

****

“그렇게 긴장하지 마시고, 편하게 하세요. 편하게. 앞으로 자주 볼 사이 아닙니까.”

“네, 넵!”

서민혁의 대답 소리는 우렁찼지만, 여전히 목소리엔 풍 맞은 것처럼 덜덜 떨렸다.

여전히 소심한 그의 모습에 쓰게 웃은 나는 뒷좌석의 푹신한 시트에 몸을 파묻었다.

거 참, 롤스로이스에 개인 운전기사라니. 회귀 전에도 누려본 적이 없는 사치인데 말이지….

[네놈이 이런 사치를 누리는 날도 오긴 오는구나.]

어느새 갑자기 스르륵 솟아난 위철용이 오랜만에 농을 걸어왔다.

새삼스럽게 눈을 휘둥그레 뜨고 너른 뒷좌석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모습으로 봐선 그 역시, 듀라한의 뒷좌석이 제공하는 압도적인 승차감에 살짝 감탄한 것 같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회귀 전에도 돈은 충분히 있었습니다. 사치를 누릴 여유가 없어서 그랬지.’

…그래.

회귀 전에 그렇게 많은 부를 축적했어도, 사치다운 사치는 단 한 번도 누리지 못했었군.

세상은 채찍으로만 돌아갈 수 없는 곳이다.

영웅을 탄생시킨다는 이유로 한세훈에게 내 공로를 모조리 몰아주자 제의한 길드 중책들은 입막음이란 명분으로 내게 꽤 짭짤한 비용을 지불해줬었다.

덕분에 한세훈이 대중 앞의 주목을 받아가며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동안. 내 통장엔 그의 인기에 비례하여 적지않은 금액이 착착 쌓였었지.

하지만, 아무리 통장에 돈이 많이 쌓여도 그것을 쓸 환경과 여건이 되지 못한다면 억만금을 가져봐야 다 부질없는 짓이다.

그 당시의 난, 남들에게 조금이라도 호감을 사기 위해 잠시의 여유조차 누리지 못했으니까.

[거. 또 과거의 기억 따위에 사로잡혀 있는 게냐? 한심하긴.]

망령처럼 들러붙은 과거의 아픔에 잠겨 있자니 위철용이 이죽거리며 말을 걸어왔다.

‘그다지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으니까요.’

이죽거리면서도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위철용에게 나는 짧고 씁쓸한 답변을 남겼다.

[과거의 기억 따위에 사로잡혀, 고통 받을 시간에 앞으로의 계획을 점검하는 것이 어떠하느냐?]

‘그래야죠. 그동안 준비한 것이 얼만데 성과는 남겨야 수지타산이 맞지 않겠습니까.’

위철용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인 나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춘천이라….’

신지현의 같잖은 수작질까지 감내해가며, 내가 춘천으로 향하는 이유는 대 침식의 시기, 태백 길드에 닥쳐온 두 가지 위기 중 하나를 막기 위해서였다.

마치, 노린 것처럼. 대 침식 초기의 사고들은 하나같이 전부 대형 길드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다른 길드가 그랬던 것처럼 회귀 전의 태백 역시, 두 가지 사건을 기점으로 세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첫 번째 사건은 태백 길드의 주요 전력 중 하나인 설악 공격대가 침식당해 몬스터로 변이된 사건이었고.

두 번째 사건은 마찬가지로 주요 전력 중 하나인 계룡 공격대가 침식형 게이트에서 나타난 귀족급 마족에게 학살당한 것이었다.

춘천에 가는 이유는 그 중에서도 첫 번째 사건인 ‘설악 공격대의 침식’을 미리 막기 위해서였다.

대 침식 초기. 설악의 리더이자, 세 번째 산군이었던 박정욱을 위시한 설악 공격대 40인은 사교도의 재간에 속아 넘어가 모조리 하이 오크로 변이되어버렸다.

오크로 변모한 채 전투 늑대를 타고 돌아다니는 설악 공격대의 위용은 재앙이나 다름이 없었고 그들로 인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어버렸다.

[박정욱. 그 강직한 인물이 허무하게 몬스터로 변이되어버릴 줄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느니라. 심지어 그를 총애하던 성좌 역시 충격을 먹고 하계의 일에 잠시 의욕을 잃었을 정도였지.]

‘사교도의 수작질만 아니었어도 그가 그토록 허망하게 변이당하진 않았었을 테니까요.’

박정욱 역시, 태백의 산군 답게 안종훈처럼 외골격을 보유하고 있었다.

외골격을 지닌 상위급 헌터인만큼 박정욱은 침식에 손쉽게 저항할 수 있었겠지만….

회귀 전, 과거에서 박정욱은 사교도들의 수작에 당해 구속구가 채워진 채로 무력하게 몬스터로 변이되고야 말았다.

박정욱을 따르던 설악 공격대 인원들 중에서도 외골격을 지닌 인물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들 또한 구속구가 채워진 채로 박정욱과 똑같은 운명을 맞이하였다.

때문에 사교도들의 농간을 사전에 막아낼 수만 있다면, 설악 공격대가 침식당하는 일 쯤은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일이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눈에 담으며 나는 마음속으로 계획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

“정지. 무슨 일이십니까?”

목적지에 도착한 나는 차에서 내려 강가에 위치한 선착장에 다가섰다.

물비린내가 물씬 풍기는 선착장 가까이 다가서자, 반들거리는 대머리가 인상적인 사내가 나를 막아섰다.

선착장 특유의 물비린내에 어울리지 않게도 대머리 사내의 복장은 검은 정장 차림이었다.

“설악에서 관리 중인 고슴도치 섬 게이트 관리소를 방문하고자 합니다만.”

고슴도치 섬이란 이름을 들은 사내의 눈썹이 살짝 휘었다.

살짝 찌푸려진 미간이 그의 짜증스런 기분을 격렬히 대변해주고 있었다.

“죄송합니다만, 지금 설악에선 그 어떤 외부인의 방문도 허가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머리 사내의 입에선 다분히 원론적인 이야기가 튀어나왔지만, 그의 말투는 그리 친절하지 않았다.

선착장의 입구를 막아선 상태로 팔짱을 끼곤 건들건들하게 나를 바라보는 모습이 마치 시비를 걸어오길 바라는 불량배의 그것과도 같았다.

“길드장님 명으로, 산군의 책무를 행하러 왔습니다만?”

“허허, 산군? 어디서 들은 건 좀 있으신가 본데.”

산군이란 두 글자를 들은 대머리 사내의 얼굴이 두려움으로 흠칫 굳었다.

하지만 찬찬히 내 얼굴을 뜯어본 사내의 얼굴에 묘한 안도감이 떠올랐다.

두려움이 가신 그의 얼굴엔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천진하면서도 음흉한 표정이 떠올랐다.

“산군이 너 같은 애송이 따위가 담을 만큼 가벼운 이름처럼 보이나? 응? 사칭할 것이 없어서 감히 태백의 일곱 군주를 사칭해?”

대머리 사내는 으스스한 기운을 흩뿌리며, 내게 바짝 다가섰다.

안종훈을 꺾고, 산군의 직위를 획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이외 같은 무례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기이한 열망을 담고 내게 바짝 다가오는 사내에게, 나는 준비한 인장을 슬쩍 내보였다.

-처억.

“사, 산군…!”

같잖다는 얼굴로 인장을 내려다본 대머리 사내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허례허식을 특히나 좋아하는 강태백답게, 산군의 인장 역시 절대로 위조가 불가능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었다.

게다가 길드원이라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산군의 인장은 쓸데없을 정도의 화려함을 자랑했다.

“…….”

대머리 사내가 바짝 얼어붙은 눈빛으로 인장을 바라본 순간부터, 나는 구태여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저 서늘한 눈빛으로 말없이 대머리 사내를 빤히 바라보았다.

“흐. 흐어억 흐헉!”

태백의 길드원들 사이에서 산군이란 존재는 말 그대로 공포의 대상이다.

심장에 무리가 왔는지, 대머리 사내의 호흡이 가빠졌다.

핏기가 가신 그의 얼굴엔 질식할 것 같은 공포가 아로새겨졌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산군 나으리!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어떤 일이든! 어떤 벌이든 달게 받을테니 제발 목숨 만은…,”

산군의 절대적인 권력은 일반적인 길드원 따윈 쥐도 새도 모르게 세상에서 지울 만큼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엄습해오는 공포와 파고드는 경외에 굴복한 대머리 사내가 질척질척한 진흙 바닥에 납죽 몸을 엎드렸다.

한껏 차려입은 검은색 정장이 더러워지는 것도 개의치 않는 모양인지, 그는 납죽 엎드린 상태로 두 손을 하늘 높이 올려 내게 싹싹 빌며 자비를 애걸했다.

“뭐 대단한 무례를 저지르셨다고, 안쪽까지 안내나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손을 뻗어 엎드린 대머리 사내를 일으켜 세운 뒤, 나는 자비로운 미소와 함께 그에게 한 가지 부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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