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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헌터 잘생겼다!-22화 (22/309)

제22화

[정말이지 대단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로구나.]

“그러게 말입니다. 공격대장이란 놈이 게이트 클리어도 안 했는데 클럽이라니.”

공격대장의 일 중 하나가 바로, 게이트 클리어 후에 길드에 정산보고를 올리는 것이다.

중간에 낙오되는 일이 있어도 공격대장만은 게이트 룸에 끝까지 남아 마지막 인원이 게이트에서 나올 때까지 대기하는 것이 업계의 상식이거늘….

한라 공격대의 공격대장이신 나영욱 님께선, 그 상식 또한 단숨에 깨뜨려 주셨다.

완료 보고조차 하지 않고, 클럽이라니. 클럽에 뭐 꿀이라도 발라놨나?

[그런데, 굳이 놈에게 보고하러 가야 하느냐?]

“규칙은 규칙이니까요. 놈이 상부에 완료 보고를 해야. 제가 여기서 나갈 수 있죠.”

[언제부터 네놈이 규칙을 지켰다고. 쯧!]

위철용은 못마땅하다는 듯 연신 혀를 찼다. 나는 그 모습에 쓴 웃음을 지었다.

나 역시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지금은, 감찰팀의 안종훈이 나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괜히 책 잡힐만한 행동은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게 낫겠지.

-빰빠밤빠바바 빰빰 빠바

클럽이 위치한 지하층까지 내려오자. 굳게 닫힌 클럽의 철문 너머로 EDM이 섞인, 이름 모를 힙합풍의 노래가 들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공격대 거점에 클럽이라니. 놈들은 정말이지….”

씁쓸하게 웃으며 굳게 닫힌 철문에 손을 가져다 댄 순간.

굳게 닫힌 클럽의 철문에서 희미한 피 냄새가 풍겼다.

“…!”

피 냄새뿐만 아니었다. 내장의 비릿한 냄새, 시큼한 토사물 냄새, 역한 시취까지!

정상적인 ‘클럽’이라면, 아니 산 자들이 즐거이 노는 곳이라면 날 리가 없는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콰아앙!

발바닥에 내력을 집중해 두꺼운 철문을 쾅 걷어찼다.

두꺼운 철문이 움푹 패인다. 싶더니, 이내 폭발하는 듯한 소음과 함께 찌그러졌다.

“이건 또 무슨….”

우그러진 철문 너머로 보이는 광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

[…지독한 악취미로군.]

귀가 먹먹해지는 시끄러운 음악과 정신없이 번쩍이는 요란한 조명.

여기까진 일반적인 흔한 클럽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끼이익. 끼이익.

끔찍하게 훼손된 시체들이 갈고리에 매달린 채, 시끄러운 음악의 진동에 맞춰, 흐느적흐느적 이리저리 흔들리는 광경은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너른 홀 하나를 빼곡 채운 것으로 봐선 희생자의 숫자를 대충 어림잡아 봐도 백을 훌쩍 넘었다.

-빰빠밤빠 밤빠 밤빰!

끔찍한 내부 풍경과는 반대로.

음악과 조명은 멀쩡하다는 것이. 내부의 기괴함을 한층 더 강화해주고 있었다.

“이런 미친 새끼들이….”

깜빡이를 켜지도 않고 갑자기 훅 들어온 끔찍한 광경에 욕지기가 절로 치밀어 올랐다.

나직한 욕설과 함께 클럽의 홀 내부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왜애애앵.

홀 내부에 들어서기 무섭게 코를 쥐고 비트는 듯한 악취가 풍겼다.

부패가 시작된 시신에선 차마 형용할 수 없을 것 같은, 끔찍하기 짝이 없는 악취가 났다.

반쯤 썩어 들어간 시신 근처로 수많은 파리가 정신없이 왱왱 날아다녔다.

끼이익

시끄럽고, 어두운 홀을 지나. 구석에 있는 조작실로 들어갔다.

클럽처럼 개조되긴 했지만, 다행히도 기본적인 구조는 일반적인 길드 거점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었기에, 헤매지 않고 곧바로 조작실을 찾을 수 있었다.

딸칵.

스위치를 조작하자, 시끄러운 음악이 뚝 멎었다.

이것저것 눌러보니. 음울하게 반짝이던 붉은색 조명이 꺼졌다.

곧이어 밝은 노란빛 조명이 홀 내부를 밝게 비췄다.

대단한 광량을 자랑하는 노란빛 LED 조명 덕분에, 클럽 내부가 확 밝아졌다.

덕분에 어둠에 꼭꼭 숨어있던 광기가 백일하에 드러났다. 처참한 참상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복슬복슬한 양 떼의 수호자가 희생자들의 죽음에 애도를 표합니다.」

「과일을 탐하는 짐승이 두 눈을 가립니다. (눈이 있다면요!).」

「장미를 두른 과부가 희생자들의 상태에 강렬한 혐오감을 표합니다.」

「가뭄을 노래하는 시인이 희생자들의 끔찍한 비극을 시로 남깁니다.」

성좌들의 불쾌함이 그득 담긴 반응이, 참상을 마주한 지금의 내 심정을 대변해주었다.

“…….”

계속해서 치밀어 오르는 욕지기를 억누르며, 표정을 굳힌 채,

가까운 곳에 걸려있는 희생자에게 다가가 그의 시신을 꼼꼼히 관찰했다,

갈고리에 매달린 희생자들의 얼굴은 기괴하게도, 어느 하나 예외 없이 전부 해맑게 웃는 표정이었다.

옷이 전부 벗겨진 채, 뭔가 날카로운 것으로 난도질당한 그들의 육체에는 하나같이 똑같은 낙인이 새겨져 있었다.

[어떤 자식인가 했더니. 파리새끼였군.]

“…쇠락한 고성의 파리 군주.”

구더기가 들끓는 두개골.

사교도 컬트 중에서도 성좌 ‘쇠락한 고성의 파리 군주’를 섬기는 ‘체체파리’ 컬트의 표식이다.

어쩐지, 게이트 내부의 제단에선 그 어떤 표식도 찾아볼 수가 없더라니….

꿈틀

매달린 시신의 몸이 살짝 살짝 움찔거렸다. 다시 살아나거나, 언데드화의 조짐이 아니라.

시신의 피부 밑에서 셀 수 없는 숫자의 구더기가 살을 파먹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봐도 역겨운 종자들이로고. 역시 파리 새끼들은 불태워 죽이는 게 답이니라.]

희생자의 살점 부분에만 표식을 새겨놓고, 구더기에게 시신을 파먹도록 하는 방식.

회귀 전에도 한창 악명이 높았던 체체파리 컬트의 인신 공양 방식이다

표식을 살점에 새겨 넣기에, 구더기들의 포식이 끝난 뒤엔 컬트 표식이든 뭐든 아무것도 남지 않지.

“설마했는데, 클럽을 이런 용도로 사용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네요. 인신 공양용 제물 모집용이라니.”

[그러게 말이다. 단순히 색욕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었단 소리로군.]

희생자들의 시체는 하나같이 전부 부패한 상태지만 아직 그들의 시신에 구더기가 많이 증식하지 않은 것으로 봐선…

클럽에서 신나게 흔들던 치들이 제물로 바쳐진 지는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것 같네.

“이게에 누구야아아. 신이이입 아냐아아아?”

그때였다.

고개를 들어 무대 위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굉장히 뚱뚱한 이가 힘겹게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나영욱…?”

나의 존재를 눈치 챈 이후,

내 쪽을 향해 흔들흔들 괴상한 걸음걸이로 걸어오는 나영욱의 행색은 척 보기에도 정상이 아니었다.

헤벌쭉 풀린 눈, 입가에 질질 흐르는 피와 오물!

두툼하게 걸친 갑옷엔 파리들이 윙윙 날아들어, 마치 망토를 입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으헤헤, 고기야. 고기! 맛좋은 고기가 사방에 널려 있어!”

광기 어린 외침, 시커먼 악의!

놈은 걸려있던 시체를 한손으로 번쩍 들더니, 콰드득 물어뜯었다.

와작와작, 나영욱의 입이 벌어질 때마다, 마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끔찍한 냄새가 풍겼다.

“그분 덕분에 나는 이렇게 맛있는 진미를 맛보게 되었다. 평범하안 고오기이로오는 마안조옥을 모옷하게에 되었지이.”

나영욱이 만찬에 심취한 사이, 나머지 공격대원들도 시체 사이에서 불쑥불쑥 고개를 들고 제멋대로 지껄이기 시작했다.

“오오 파리의 군주시여. 저희에게 고기와 미식의 축복을!

“오오 파리의 군주시여. 저희에게 고기와 미식의 축복을!

저마다 뜻모를 소리를 지껄이며, 게걸스럽게 시체를 뜯어먹는 한라 공격대, 아니 사교도 놈들의 끔찍한 만행에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미친놈들, 인육을 탐하기 위해 사교도로 전락한 거였어?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어째서 마더 스네이크가 바친 제물에 비해 그리도 약했는지, 이들이 어째서 게이트를 클리어하길 원치 않았는지!

이 정신 나간 놈들은 인육에 심취해 있었던 것!

[이미 늦었군, 광기가 지나쳤어. 침식이 시작되었구나.]

위철용이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과연, 게걸스럽게 시신을 뜯어먹던 사교도들의 육신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고오기이이?”

“시인서어언하아안 고오기이이이?”

“야들야들한 살저어어엄!!”

제멋대로 떠들기 시작한 사교도들의 육신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이 의미하는 것은 단 하나!

침식체….

사교도의 거죽 밑에 일종의 자그마한 게이트가 열려, 내부가 이계의 존재들에게 침식당한 형태의 괴물로. 사교도의 말로 중에서도 가장 비참한 형태라고 할 수 있지.

《끼익. 끼이익.!》

변이가 완료된 침식체들이 기성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성좌에게 바칠 제물조차도, 인육을 탐하는 식에 대한 욕망으로 먹어버린 떨거지들엑겐

쇠락한 고성의 파리 군주 조차도, 승천이란 축복을 내려주지 않았던 모양.

변이가 시작된 인원들 중, 어느 하나도 승천자로 승천하지 못했다.

모두가 저열하기 그지 없는 침식체로 변해버렸다.

《고기이이잇!》

어느새 내게 가까이 접근한 침식체가 괴성과 함께 내게 달려들었다.

-빠악!

뒤로 텀블링해 공격을 피하며, 오른발에 내력을 집중해 침식체의 턱주가리를 힘껏 걷어찼다.

턱을 바술 정도로 강하게 걷어찼으나. 느낌이 신통치 않았다.

마치 썩은 호박을 때린 것처럼 물컹하니 불쾌한 기분이다.

-철퍽!

불쾌한 기분의 정체는 바로 밝혀졌다.

턱을 얻어맞은 침식체의 아래턱이 끔찍한 냄새를 풍기며 바닥으로 툭 떨어진 것!

아래턱이 있던 자리엔 어느새 곤충의 그것과 같은 단단한 키틴질의 갑각이 자리 잡고 있었다.

《끼이이이익!》

턱이 없어져서일까? 침식체는 말 대신 기괴한 포효를 내질렀다.

-꾸드드득 꾸드득

그와 동시에 침식체들의 몸이 변이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나마 인간의 외형을 유지하고 있었던 피부가 허물어지듯 벗겨졌다.

우두둑 소리와 함께 놈들의 뼈가 제멋대로 뒤틀리며 기이한 모양으로 자라났다.

변이를 끝낸 침식체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파리와 인간을 엉망으로 뒤섞은 것 같은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삐이익! 삐이이익!》

마치 거대한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것 같은 기괴한 소리와 함께 침식체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단단한 키틴질 갑각으로 뒤덮인 앞바들의 육체는 그 자체로도 흉흉한 기운을 발하고 있었다.

-콰앙!

다리에 내력을 집중해 땅을 힘껏 박찼다.

그렇게 침식체들과의 거리를 단숨에 벌리며,

공중에서 등에 비끄러맸던 창을 양손으로 단단히 틀어쥐었다.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됨과 동시에 일기당천이 발동되었다.

뻥튀기된 능력치가 전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내 앞에 짓쳐오는 침식체들 따윈 과자처럼 짓이겨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팽배해졌다.

-부웅! 부우웅!

콰악 틀어쥔 창대가 부들부들 떨리며 벌떼 우는 것 같은 소리를 냈다.

내력이 집중된 창날이 부르르 떨렸다. 창날에 붉은빛 아우라 희미하게 맺히기 시작했다.

-피슛!

땅에 미처 착지하기도 전에 창날이 불을 뿜었다.

희미한 파공음만을 내고 쏘아진 창날이 선두에 선 침식체의 단단한 갑각을 부쉈다.

창끝에 실린 파괴적인 기운이 침식체의 몸 안에서 엉망으로 날뛰기 시작했다.

《끼이이이이익!》

-빠아아악!

고통에 몸부림치는 침식체의 몸을 걷어차, 그 반동을 이용해 재빨리 창을 빼낸다.

-까드드득!

그와 동시에 창대를 비스듬히 치켜들어 옆구리를 노린 침식체의 공격을 흘러낸다.

《츄리릿!》

그 순간. 침식체 중 한마리가 내뱉은 정체불명의 액체가 내 볼을 스치고 지나갔다.

뭔가 끈끈한 게 볼에 닿았나 싶더니, 이내 불에 덴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끄앗!”

시쿰한 냄새, 화끈한 고통! 부식액이다!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 순간 바로 고개를 틀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2차 변이? 미친!”

《츄리릿!》

침식체 중 한 마리의 주둥이가 마치 기다란 빨대처럼 변이되었다.

빨대 모양 주둥이를 가진 놈은, 마치 정글의 원시부족이 독침을 쏘아내듯.

좁은 관의 압력을 이용해, 나와의 거리를 벌려가며 치명적인 부식액을 계속해서 쏘아댔다.

하필이면 원거리 타입이라니. 젠장맞을!

《끼이이익 끼이이잇!》

부식액을 쏘아대는 놈이 뒤에서 엄호해주자. 나머지 두 마리의 공격도 매서워졌다.

“지금!”

-콰앙!

놈의 빨대모양 주둥이가 볼록해지는 순간!

창을 바닥에 강하게 내려찍었다.

그 반동을 이용해 물구나무서듯 몸을 허공으로 날려 놈의 부식액을 회피한다.

《끼에에에에에엑!》

빗나간 부식액은 내 뒤에서 접근해오던 애꿎은 다른 침식체의 얼굴에 직격했다.

매캐한 연기와 함께 시큼하니 불쾌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끼잇! 끼이이잇!》

졸지에 동료의 부식액에 노출된 침식체가 발광했다.

단단한 키틴질 갑각도 부식액엔 소용이 없는지, 침식체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고통과 분노에 사로잡힌 단단한 키틴질 낫이 사방을 휩쓸기 시작했다.

《츄릿?》

순간. 부식액을 뱉어내던 침식체가 놈의 발광에 휘말렸다.

다음 공격을 준비하며, 부식액을 발사하려는 순간.

다른 침식체가 휘두른 눈먼 낫에 놈의 빨대 모양 주둥이가 썽둥 잘렸다.

《츄리리리리리리!》

잘린 주둥이에서 부식액이 마구 분출되었다.

부식액에 노출된 침식체의 얼굴이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퍼석!

그 틈을 노리지 않고 놈의 흐물흐물해진 면상에 창날을 꽂아 넣었다.

부식액에 노출되어 연약해진 침식체의 얼굴이 잘 익은 수박처럼 박살났다.

이제 남은 건 한 마….

-콰앙!

갈고리에 매달린 시체들 사이로 몸을 숨겨, 은밀히 접근한 침식체가 무식한 힘으로 낫을 휘둘렀다.

살기를 느낀 순간, 가까스로 몸을 뒤틀었지만. 등에 멘 배낭에 놈의 공격이 적중하였다.

“이런 썅!”

갑옷과 배낭 덕분에 몸통이 반으로 싹둑 잘려나가진 않았지만, 충격은 고스란히 느껴졌다.

욕지기와 함께 목구멍 저편에서 비릿한 무언가가 왈칵 치솟았다.

엄습해온 어찔한 현기증에 순간 균형을 잃었다. 자세가 무너졌다.

《끼이이이익》

자세가 무너지는 것을 노린 모양인지, 곧바로 침식체의 공격이 매섭게 날아들었다.

-따아아앙!

놈의 공격이 몸에 닿기 직전. 창을 곧추세워 창대로 놈의 공격을 받아냈다.

공격을 흘리지 못하자, 양손에 시큰한 고통이 찾아왔다. 오른손, 왼손이 번갈아 가며 저릿해졌다.

《끼잇 끼이익!》

침식체는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연속해서 낫을 휘둘러댔다.

-부우우웅!

위기의 순간! 창이 빙글빙글 돌며 원을 그렸다.

원심력과 내력이 만나 강력한 흡기를 발생시켰다.

《끼이익?》

그렇게 발생한 흡기에 노출된 침식체의 낫이 내 창에 찰떡같이 찰싹 달라붙었다.

침식체가 당황할 새도 없이 놈의 팔을 타고 올라간 창날이 놈의 겨드랑이를 찍었다.

-콰직!

《께에에에엑!》

방어와 공격을 동시에 하는 파천 복룡창의 묘용이 내 손에 펼쳐진 것!

급소를 공격당한 침식체는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며 빈틈을 보였다.

-콰드드드득!

그 빈틈을 파천 복룡창의 독룡아가 먹이를 발견한 뱀처럼 매섭게 파고들었다.

침식체의 커다란 눈에 빠끔 구멍이 뚫렸다.

-촤아아악!

녹색 체액이 사방으로 요란하게 튀었다. 불쾌한 비린내가 진동했다.

한참을 발광하던 침식체의 몸이 축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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