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사, 살려 주십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게이트 특유의 윙윙거리는 소리가 가시자, 웬 남성의 절박한 목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다.
무슨 일인가 의문을 품을 새도 없이. 살벌한 광경이 내 눈에 들어왔다.
“제발! 제발 이번 한 번만. 커억!”
추레한 복장의 남자를 복면을 쓴 검은 갑옷 차림의 사내가 거침없이 걷어찬 것을 시작으로, 비슷한 복장의 검은 갑옷들이 남자에게 달려들어 진압용 몽둥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빠각! 빠각!
몽둥이에 실린 힘이 어찌나 대단했는지, 몽둥이가 남자의 몸을 구타할 때마다, 뭔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한 남자의 가녀린 육신이 쉴새 없이 들썩거렸다.
뼈를 바수고 살을 찢는 끔찍한 고통에 남자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이건 또 무슨 꼬라지냐?]
‘글쎄요? 일단 저 덩어리들은 태백의 감찰팀인 것 같은데….’
얻어맞고 있는 남자 쪽은 내 기억에 없었지만, 그에게 린치를 가하는 사내들의 복장은 내게 있어 굉장히 익숙한 것이었다.
검은 갑옷에 음각된 위압적인 호랑이 문양,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꽁꽁 감싼 특이한 복색!
이렇게 차려입고 돌아다니는 자들은 내가 알기론 단 하나밖에 없었다.
태백 길드의 감찰팀 ‘흑호’!
실적을 위해, 같은 길드의 길드원들에게마저 이것저것 트집을 잡아 핍박해대는, 그야말로 껄끄럽기 그지없는 작자들이었다.
[본존도 저것들이 태백의 사냥개라는 것쯤은 알고 있느니라. 본존의 말은 대체 저것들이 저기서 뭘 하고 있냐는 것이지.]
‘흑호가 출동했다는 것은 저 양반이 뭔가 엄청난 짓을 저질렀다는 소리…. 어?’
-땡그랑
위철용의 질문에 답하려던 순간,
타이밍 좋게도 남자의 허리춤에 달린 물건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
“상습범 새끼였네. 이거.”
감찰팀은 경멸 어린 조소와 함께, 남자의 허리춤에서 떨어진 물건을 집어 들었다.
거무튀튀한 금속 재질에 기이한 문양이 새겨져 있는 원형의 금속판.
‘탐지 무효화’의 축복이 걸린 아티팩트였다.
감찰팀이 주워든 아티팩트 덕분에 남자의 정체가 확실해졌다.
‘이런 썅! 저 새끼는 하필, 이럴 때 여기서 도둑질하고 지랄이야!’
남자의 정체는 바로 게이트 털이범!
예나 지금이나 헌터 업계에서 가장 혐오하는 족속들이자, 가장 큰 골칫거리로 여겨지는 부류였다.
관리 중인 게이트의 몬스터 부산물을 독점하는 것이 길드의 주 수입원인 이상. 게이트 털이범은 일반적으로 길드의 존망을 위협하는 존재로 간주 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게이트 내부에 숨겨진 지역의 보상을 차지해버린 터라,
도둑이 제 발 저리듯, 게이트 털이범을 징벌하는 감찰팀의 폭력에 괜히 가슴이 쿵쿵 뛰었다.
타이밍 한 번 썅!
“정지. 그쪽 헌터님께서도 잠시 거기서 대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감찰팀 사이를 지나치려던 찰나,
린치에 가담하지 않은 채 경계를 서던 감찰 팀원이 나를 불러 세웠다.
젠장!
“저, 저두요? 지,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렇게 된 이상, 기왕 붙들린 김에 연기에 돌입한다.
더듬는 말투,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은 얼굴, 겁에 질린 눈동자.
누가 봐도,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초짜 헌터의 풋풋한 모습을 연기했다.
“게이트 털이범 관련해서 신고가 들어온 상태입니다. 혼란스러우시겠지만, 헌터님께서도 잠시 대기해주십쇼.”
쪽팔림, 당황, 분노, 짜증.
순진한(?) 가입 희망자에게 길드의 보안이 뚫린,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부끄러운지.
복면 위로 드러나 있는 감찰팀의 눈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이게 대체 무슨 경… 흡!”
그의 말에 뭐라 질문하려던 찰나, 갑자기 오싹한 살기가 풍겨왔다.
끈끈하면서도 살의가 흠뻑 담긴 사특한 기운에 머릿속이 순간적으로 어찔해졌다.
나 혼자만 살기를 감지한 것이 아닌 모양인지, 나와 대화를 나누던 감찰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게이트 털이범을 폭행하던 인원들의 격렬한 몸짓이 순간적으로 뚝 멎었다.
“이 새끼들 이거, 자기들끼리만 재미를 보고 말이야.”
살기는 막 멈춘 엘리베이터 안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서서히 열리며, 그 속에서 사내인 듯, 계집인 듯 구분할 수 없는 중성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뱀이 목덜미를 핥는 듯한 간드러진 목소리에 소름이 확 끼쳤다.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다. 아니, 내게 있어선 죽어도 잊을 수 없는 저주받은 목소리!
이, 이 목소리는 설마!
“쥐새끼를 잡았으면, 잡았다고 말을 해야지.”
마침내, 목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사고가 딱 정지되었다.
내 눈이 더 커질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흡 떠졌다.
도저히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는 얼굴이다!
능글맞음과 간교함이 동시에 공존하는 승냥이 같은 얼굴!
태백 길드 감찰팀장. ‘미친 호랑이’ 안종훈!
회귀 전, 내게 누명을 씌웠던 원수 놈의 면상이 세월을 거슬러 내 앞에 다시 나타났다.
얼어붙었던 머릿속이 기억을 더듬어 싫은 기억을 억지로 끌어올렸다.
뇌리를 스치는 영 좋지 못한 기억에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회귀 전, 임무에서 길드 몰래 정수를 빼돌렸다는 누명을 쓰고 길드의 노예가 되었던 기억!
[이 재수 없는 면상! 그때 본존에게 고구마 퍼먹인 그 새끼가 아니더냐!]
뒤늦게 놈을 알아본 위철용 역시 범상치 않은 반응을 보였다.
회귀 전, 내가 안종훈에게 크게 데였기 때문인지, 위철용 역시 놈에게 가진 감정이 각별한 듯했다.
하지만, 나는 위철용의 말에 어떠한 맞장구조차 쳐주지 못했다.
안종훈의 얼굴을 목격한 순간부터 사고가 딱 정지했다.
순간의 상황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분노라는 원초적인 감정조차 들지 않았다.
정지해버린 머릿속으론 ‘어째서 놈이 이곳에 있는 거지?’라는 의문만이 의문부호와 함께 쉴 새 없이 날아들었다.
그렇게 내가 얼어붙어 있는 사이, 안종훈은 느긋한 걸음걸이로 감찰팀 쪽으로 다가갔다.
“필승!”
안종훈이 접근하자, 감찰팀들은 황급히 경례를 올려붙였다.
복면 위로 얼핏 드러난 그들의 눈동자엔 숨길 수 없는 공포가 어려있었다.
“피, 필승!”
한창 구타를 주도하고 있던 사내 역시, 잔뜩 얼어붙은 목소리로 황급히 그에게 경례했다.
“하,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봐주십쇼. 아직 훔친 것도 없습니다. 진짜로요!”
안종훈으로 인해 구타가 멈추자, 게이트 털이범이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린 그는, 안종훈에게 애원하듯 매달렸다.
“흐응. 그래, 봐주지. 봐주고말고. 봐주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울까.”
안종훈은 싹싹 손을 비비며 비는 남자를 보고 슬쩍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콰앙!
“끄흐으읍!”
봐주겠다는 말과는 달리, 감찰팀의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잔인한 폭력이 시작되었다.
안종훈은 발을 슬쩍 들어, 게이트 털이범의 무릎을 강하게 내려찍었다.
발바닥에 실린 위력이 보통이 아니었는지, 단단한 대리석 바닥에 쩍 금이 갔다.
다리를 부여잡고 신음하는 털이범의 무릎이 꺾여서는 안 될, 기괴한 각도로 꺾였다.
“근데 기왕이면 확실히 ‘얼씬도 못 할’ 몸으로 만드는 게 더 좋지 않겠어?”
“무, 무슨! 끄읍!”
-콰앙! 쾅!
안종훈은 잔인하게 웃으며, 바닥에 누워 꿈틀거리는 털이범을 계속해서 짓밟았다.
폭음에 가까운 굉음이 들릴 때마다 바닥에 쩍쩍 금이 갔다.
비릿한 피비린내, 노릿한 지린내가 화악 퍼져 나갔다.
잔인한 폭력에 노출된 털이범의 비루한 육신이 점점 만신창이가 되어갔다.
“그래, 영원히 얼씬도 못 할 몸으로 만들어드렸으니, 이제 무슨 짓을 하셨는지 한 번 보도록 할까?”
사지가 완전히 박살 나 원래의 형상을 잃은 채로 축 널브러진 털이범의 모습을 바라보며,
안종훈은 감찰팀에게 슬쩍 눈짓을 보냈다.
“옛!”
안종훈의 눈짓을 받은 감찰팀이 짧게 대답한 뒤, 서둘러 털이범에게 다가가 열심히 그의 몸을 뒤지기 시작했다.
“찾았습니다!”
빠릿빠릿한 손놀림으로 털이범의 몸을 뒤지던 감찰팀이 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의 손에는 작은 꾸러미가 한 개 들려있었다.
“이거 봐, 아직 훔친 게 없다고?”
감찰팀이 꾸러미를 건네받은 안종훈에게서 다시 한 번 진득한 살기가 스멀스멀 피어나기 시작했다.
안종훈은 널브러진 털이범의 멱살을 우악스럽게 움켜쥔 채, 그의 비루한 육신을 번쩍 들어 올렸다.
“어디 보자. 박상현 헌터님? 응? 주둥이 달려있으면 한 번 지껄여봐. 아직 훔치신 게 없다며? 이게 왜 댁 품속에서 나오는지. 지껄여 보라고!”
-후두둑.
뒤집힌 꾸러미에서 동글동글한 고블린의 정수 다섯 개가 떨어졌다.
“아으으으. 제, 제발 딸아이가 아, 아파서…. 딱 한 번만….”
박상현이라 불린 털이범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필사적으로 변명하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그의 변명은 입에서 채 나오지 못했다.
-쫘아아악!
그의 입에서 변명이 튀어나온 바로 그 순간, 박상현을 노려보던 안종훈의 손이 빛살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꽈앙!
빠르게 휘둘러진 안종훈의 손이 박상현의 뺨을 후려갈겼다.
숫제 폭음에 가까운 굉음이 울려 퍼졌다.
싯누런 이가 요란하게 허공을 누렇게 수놓았다.
곧이어 시뻘건 피가 질세라 허공을 붉게 물들였다.
박상현의 얼굴이 돌아갈 수 없는 각도로 홱 돌아갔다가 빠르게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정신을 잃고 차가운 땅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지난주에 금랑 길드에서 걸렸을 땐, 딸아이께서 사고로 목숨을 잃으셔서 장례식 비용으로 쓰신다. 변명하셨다더니, 이번엔 뭐? 딸아이의 약값?”
피식피식 웃으며 혼자 중얼거리는 안종훈의 몸에서 질식할 듯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진즉 가족에게 버림받은 새끼가 태백의 정보력을 우습게 봐도 유분수지, 끌고 가!”
게이트 털이범의 최후는 한결같았다.
빼돌린 정수의 세 배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토해내던지, 아니면 노예 목걸이가 채워진 채 평생 길드의 노예로 붙잡혀 살던지!
박상현의 비참한 미래가 그림으로 그린 듯 머릿속에 둥실 떠올랐다.
노예 목걸이를 찬 채, 비참한 울음을 토하는 그의 모습과 내 기억이 겹쳐졌다.
“어엉? 이거 한 놈이 더 있었잖아?”
좋지 않은 기억을 되새기며, 기분이 막 나빠지려던 찰나. 안종훈이 내게 관심을 보였다.
놈의 관심이 내게로 향한 순간. 정신이 퍼뜩 들었다.
놈이 어째서 이곳에 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안종훈이 지금 내게 관심을 보였다는 것!
“아, 그쪽은 털이범이 아니라, 이번 튜토리얼에서 유망주로 뽑힌….”
안종훈의 폭력적인 살기가 내게 향하려던 찰나, 감찰팀 중 한 명이 그에게 나에 대해 살짝 귀띔해줬다.
“호. 이 새끼, 아니 이 사람이 바로 그 ‘얼굴 천재’ 설용호란 말이지.”
나를 지칭하는 기묘한 수식어에 얼굴이 화악 달아올랐다.
‘얼굴 천재’라는 낯간지러운 수식어는 또 뭐람.
그러거나 말거나, 나를 바라보는 안종훈의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었다. 놈의 눈에서 불쾌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반갑다. 아니, 초면이니 반갑습니다. 인가? 이거 존대를 해줘야 해. 아니면 편하게 대해야 해?”
안종훈은 머리를 벅벅 긁었다.
“뭐, 시험을 봤다는 건 앞으로 한솥밥 먹을 사이라는 거겠지. 편하게 말 놓으마. 반갑다! 태백의 감찰팀, 흑호의 팀장 안종훈이다.”
제멋대로 묘한 결론을 내린 안종훈은 밝게 웃으며 악수를 권해왔다.
안종훈이 내게 손을 내민 순간, 순간적으로 살의가 화악 치밀어 올랐다.
저 손! 저 저주받을 빌어먹을 손!
놈의 간교한 책략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고생했던가! 얼마나 억울했던가! 얼마나 한을 삼켰던가!
[그래! 그 기세다! 놈의 면상에 시원한 구멍을 뚫어버렸!]
위철용의 부추김처럼, 당장 창을 치켜들어, 놈의 재수 없는 면상에 구멍을 뻥 뚫어주고 싶은 욕망이 샘솟았다.
뱃속에서 천불이 끓어올랐다. 뜨겁게 달아오른 내장이 끊어질 듯 뒤틀렸다.
“아, 안종훈 팀장님. 이번에 가입하게 된 설용호입니다. 반갑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아직은!
끓어오른 화를 가까스로 억눌렀다. 대신, 얼굴 가득 가식적인 미소를 띈 채.
허리를 넙죽 굽혀, 안종훈의 손을 양손으로 맞잡았다.
“그래, 그래…. 이렇게 공손하게 나와주시니 제가 다 영광입니다. 후배님.”
나의 공손한 태도에 안종훈의 표정이 묘하게 만족스럽게 변했다.
“보아하니, 후배님은 조금 전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 모양인데….”
내가 저자세로 나오자, 이 기회에 아주 위계관계를 못 박겠다는 심산인지, 놈은 계속해서 ‘후배’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길드의 위계를 뒤흔드는 털이범을 처단한 것뿐이야. 이 선배님께선 무고한 사람 패는 데는 취미가 없거든.”
퍽이나.
안종훈의 뻔뻔한 말에 어처구니가 사라졌다.
취미가 무고한 사람에게 시비 거는 것이요, 특기가 누명 씌우기인 놈이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야?
“호, 이것도 흥미롭군. 그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리던 안종훈에게 흑호의 팀원이 서류뭉치를 건네자.
그것을 훑어본 놈의 눈이 이채를 띄었다.
“후배님께서 게이트에 입장하신 건, 분명 여섯 시간 전 일인데 말이야….”
안종훈은 들고 있던 서류를 내 눈앞에서 가볍게 흔들었다.
팔랑거리는 서류 속엔, CCTV에 찍힌 내 사진과 함께, 게이트에 출입한 시간이 기록되어 있었다.
“소문대로의 실력이라면, 후배님에겐 고블린 다섯 마리 따윈, 아무리 오래 걸려도 두 시간? 아니, 한 시간이면 충분했을 건데 여섯 시간은 좀 그렇지 않아?”
과장된 태도로 서류를 살피는 시늉을 하는 안종훈의 가느다란 눈이 기분 나쁜 광채를 발했다.
놈의 표정은 마치 악동이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했을 때의 그것과 같았다.
“방금 봤다시피 요즘 불미스러운 일이 좀 많아야 말이지. 이 ‘선배’ 입장에선 업계를 문란하게 만드는 놈들을 용납할 수가 없어요.”
불미스러운 일을 강조하며, 안종훈은 이를 드러내고 씩 웃었다.
조금 전 끌려 나간 박상현의 안색만큼이나 새하얀 치아가 으스스한 살기를 토해냈다.
희미하게 살기를 뿌려대는 놈의 얼굴엔 먹잇감을 궁지에 몰아넣는 데 성공한 승냥이 같은 표정이 떠올랐다.
[저 면상! 저 표정! 어떻게 네놈은 저런 걸 눈앞에 두고 가만히 있을 수가 있느냐!]
위철용의 격한 반응대로, 놈의 표정은 내게 있어 너무도 익숙한 것이었다.
회귀 전, 놈이 나를 속여 내 목에 노예 목걸이를 채웠을 때 지었던 표정!
“어디 한 번 지껄여봐. 여섯 시간 동안 게이트에서 뭔 짓을 하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