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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헌터 잘생겼다!-11화 (11/309)

제11화

[끝났느냐?]

신지현과의 불쾌한 만남을 화려한 식사로 마무리한 채, 식당 밖을 나서자.

그녀와의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래 줄곧 침묵을 유지해왔던 위철용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신지현과 나눴던 대화가 지루했었는지, 위철용의 어투에선 무료함이 나른하게 묻어나왔다.

“예, 뭐. 대충은요. 이제 길드 가입 시험이 남았긴 한 데…. 오늘 당장이라도 와도 괜찮다네요?”

[가입 시험이라고?]

“처음 존재력 포인트 후원해주셨던 게이트 있잖습니까.”

길드 가입 시험.

길드 헤드헌터가 길드 가입을 원하는 초짜 헌터들에게 내려주는 일종의 퀘스트다.

길드 가입에 앞서, 퀘스트를 수행. 자신의 자격을 증명하는 것이 업계의 관례였기 때문에.

나 정도 되는 헌터조차 가입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형식적으로나마 시험을 치러야만 했다.

그 점 때문인지, 가입 시험을 언급하던 신지현도 거듭 송구스럽다고 귀찮게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었고 말이지.

[아아, 기억난다. 혼자 악쓰면서 분투하는 모습이 갸륵해서 후원 한 번 넣어줬더니. 사내놈이 눈물을 질질 짜고…. 아주 난리가 아니었었지.]

그때의 내 모습이 기억났는지, 위철용은 킬킬거리며 웃었다.

“…쓸데없는 것까지 기억하고 계시기는.”

[쓸데없는 것이라니! 그때 네놈의 표정이 얼마나 볼만했는데!]

“볼 만했으면 존재력 포인트를 많이 후원해주시지 그랬습니까.”

[크흐음! 본디 패도의 길은 외롭고 고된 법이니라. 본존은 네놈을 강하게 키우고자….]

그렇게 위철용과 가볍게 투닥거린 뒤.

택시를 잡아 서울 외곽에 위치한 태백 길드의 게이트 관리소로 향했다.

****

[게이트 앞에 저 정도 규모의 시설을 차려 놓다니,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구나.]

“아직 대 침식 전이니까요. 그리고 명색이 대한민국 최고의 길드라는데 이 정도는 당연하죠.”

서울 시내에서 한참을 달린 끝에 도착한 태백 길드의 관리소.

놀랍게도 태백 길드의 게이트 관리소는 활성화된 게이트 앞에 지어져 있었다.

언제 붕괴할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게이트 앞에 언제든 철거 가능한 가건물 대신

대리석을 아낌없이 사용하여 튼튼하게 진또배기 건물을 지어놓은 것이 태백의 저력을 만천하에 과시하고 있었다.

관리소 직원에게 신지현이 건네준 소개장을 보여주자,

직원은 묘한 기대를 품은 얼굴로 나를 건물 3층, 게이트와 직접 연결된 시험장으로 안내하였다.

[그래, 시험 내용이 뭐라고?]

“고블린 다섯 마리 처치해서 정수 모아오는 거요.”

어느 길드가 그러지 않겠냐만은.

이제 막 자격을 얻은 햇병아리 헌터에게 길드 헤드헌터들은 많은 것을 기대하진 않는다.

때문에, 가입 시험이라는 것은 하나같이 간단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었다.

길드에서 가입 시험용으로 구입해둔 게이트에 들어가서 몬스터를 몇 마리 전리품을 취득해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신지현이 내게 제시한 가입 시험 역시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태백 길드에서 관리하는 가장 저급의 게이트에 입장한 뒤.

그곳에 서식하는 가장 기초적인 몬스터인 고블린을 다섯 마리 이상 처치하는 것이 끝.

회귀 전과 동일한, 단순하기 그지없는 것이 명망높은 태백 길드 가입 시험의 내용이었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뭐냐?]

“태백 길드에서 제게 제공해주는 지원 물품이라는데요?”

지원해주는 물품 자체가 격이 다르다는 것.

[그런 것도 있었어?]

“그러게요, 이런 것도 있었네요.”

직원이 낑낑거리면서 들고 온 ‘지원 물품’ 꾸러미의 내용물은 헉 소리가 나올 만큼 엄청난 것들이었다.

생산계 특성 트리를 선택한 장인이 만들어낸 질 좋은 가죽 갑옷

상위 몬스터의 이빨과 뼈를 깎아 만든 창은 손에 착착 감겼다.

거기에 연금 공방에서 만들어낸 각종 포션까지.

단순히 가입시험용이라 생각하기엔 지원해주는 물품의 수준이 보통이 아니었다.

“그때는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느라 대출까지 받았었는데….”

회귀 전, 가입 시험 치르던 것을 생각하자 쓴웃음이 나왔다.

그때는 지원 물품은커녕, 기본적인 장비조차 지원받지 못했기에, 비싼 돈을 주고 이곳 게이트 관리소에서 장비를 대여해야 했었는데….

“신지현이 오늘 당장 맨몸으로 와도 상관없다고 호언장담한 이유가 이거였나 보네요.”

[에잉. 사냥은 거칠어야 재밌는 법이거늘….]

빵빵한 지원 물품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지, 위철용은 콧김을 흥 내뿜고 고개를 돌렸다.

그런 위철용의 모습에 쓰게 웃으며. 나는 직원의 인도에 따라 게이트에 속으로 들어갔다.

****

시야를 가득 메웠던 보랏빛 빛무리가 사라지자 울창한 밀림이 눈에 들어왔다.

곧이어 후끈한 열기와 불쾌한 습기가 뒤섞인 꿉꿉한 공기가 후욱 밀려왔다.

고블린 소굴.

태백 길드에서 관리하는 최하급 게이트다.

태백은 이곳을 길드 가입 시험 겸, 정수 채취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여기도 오랜만이네요.”

회귀 전에도 가입 시험을 위해 찾아왔던 곳이라 그런지, 감회가 새로웠다.

[사내놈이 감상적이기는.]

위철용의 이죽거림에 뭐라 대꾸할 새도 없이, 오른쪽 시야 아래의 메시지창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가뭄을 노래하는 시인이 당신에게 인사합니다. “안녕.”

「백합을 손에 쥔 처녀가 당신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미를 두른 과부가 당신을 격려해줍니다. “힘내.”」

게이트에 들어서자, 한동안 잠잠했던 성좌들이 메시지를 보내오기 시작한 것.

성좌들의 관심 어린 인사에, 나 역시, 마치 무대에 선 광대처럼 과장된 몸짓으로 그들에게 정중한 인사를 올렸다.

[…지금 뭐 하냐.]

“이미지 관리요.”

[쓸데없는 짓을 하기는, 어차피 성좌놈들에게 잘 보여봤자 의미도 없느니라.]

“의미가 없긴요. 인사 한 번 했다고 존재력 포인트 최대치까지 후원해주신 고마운 양반들인데.

기왕이면 잘 보여서 포인트 빨아 먹는 게 낫죠.”

[계속 말하지만, 패도의 길은 고되고 외로워야 하니라. 성좌들의 도움 따윈….]

“그래도 이용할 수 있는 건 이용해 봐야죠. 모처럼 잘난 외모 덕에 성좌님들이 저렇게 좋게 봐주시는데. 빨아 먹을 수 있는 대로 빨아먹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크흠….]

위철용은 무엇이 그리도 불만인지, 자꾸 침음성을 흘리며 불편한 기색을 계속해서 내비쳤다.

포인트도 짜게 주던 양반이, 대체 뭐가 그리도 불만인지 모르겠네….

《케루룩. 케룩 케룩》

“…!”

순간, 기묘한 소리가 들려왔다.

흔들리는 수풀, 코를 찌르는 듯한 비릿한 체취, 낮게 께룩거리는 소음.

고블린이다.

놈은 모처럼의 사냥감을 발견한 것이 기쁜지 키득거리는 듯한 소리를 내며 내게 접근해왔다.

[전투로구나!]

고블린의 기척이 가까워지자, 위철용이 기대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내질렀다.

그에 호응하여 창을 쥔 손이 부르르 떨릴 만큼, 창대를 꽈악 틀어쥐었다.

《케룩?》

하지만 그렇게 팽팽했던 전투의 긴장은, 수풀을 헤치고 나타난 고블린의 똘망거리는 눈빛에 그만 풀어지고야 말았다.

조심스럽게 수풀 사이로 걸어 나오는 고블린의 얼굴에선 적의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놈의 예상치 못한 태도에 당황하여, 공격의 호흡을 잃었다. 공격할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케루룩….》

어째선지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어, 나와 마주한 고블린은 얼굴 가득 홍조를 띈 채, 몸을 베베 꼬고 있었다.

사냥감을 앞에 둔, 포식자 특유의 포악한 기세는 어느새 씻은 듯 사라져 있었고,

왠지 야리꾸리한 기운이 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뭐여 이건….”

난생 처음 보는 고블린의 기묘한 태도에 맥이 탁 풀렸다. 입에선 얼빠진 소리가 새어 나왔다.

푸른빛 얼굴을 벌겋게 물들인 채, 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녀마냥 수줍은 몸짓을 보이는 것이 어째….

[…마치 사랑에 빠진 사춘기 소녀 같은 표정이로군.]

그렇다. 인정하긴 싫지만, 고블린의 모습은 어째선지 사랑에 빠져 쑥스러워하는 소녀의 그것과 똑 닮아 보였다.

《고블고블 곱곱.》

어느새 놈의 울음소리마저 바뀌었다.

평소의 째진 소리가 아닌, 어딘지 느끼함이 가득 차 있는 낮은 저음의 울음소리….

[으하하하 으하하하하!]

고블린의 특이한 울음소리가 들린 순간, 위철용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으십니까.”

[으하하하 으핫 으하하하! 저, 저건 고블린이 구애할 때 내는 울음소리이니라. 으핫 으하핫! 네, 네놈의 잘난 외모가 고블린에게도 먹히는 모양이구나. 으헉 으허헉 으하하하!]

이젠 아예 꺽꺽거리며 웃어대는 위철용의 말에 얼굴이 와락 일그러졌다.

차마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역겨운 기분이 스멀스멀 온몸에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런 썅!”

욕설과 함께 고블린의 느끼한 얼굴을 향해 창날을 내질렀다.

분노에 가득찬 창날은 흉흉한 기운을 가득 품은 채, 빛살처럼 쇄도해나갔다.

-푹!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놈의 심장에 창날이 정확하게 틀어박혔다.

《고블 깩!》

무언가 애달픈 목소리로 비명을 지른 놈은, 바들바들 몸을 떨며 무언가 애틋한 표정으로 나를 한참 바라보더니….

《곱고브을!》

나직한 단말마와 함께, 고블린의 몸이 축 늘어졌다.

…분명 게이트에서의 첫 사냥이 성공으로 돌아갔지만, 어째 기분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마지막까지 뭐여 시벌.”

엄습해오는 찜찜한 기분을 욕설과 함께 떨쳐내려니, 성좌들의 메시지가 출력되기 시작했다.

「가뭄을 노래하는 시인이 고블린의 비극적인 죽음을 노래합니다.」

「백합을 손에 쥔 처녀가 당신의 용맹한 모습을 칭찬합니다.」

「장미를 두른 과부가 당신에게 불만을 표합니다.」

“…이 양반들은 대체 원하는 게 뭔데.”

성좌들의 반응까지 통일되지 않고, 다채로웠기에 찜찜한 기분이 더욱 심해졌다.

[으핫 성좌들이 원하는 게 ‘재밌는 것’ 외에 또 있겠느냐?. 으하하핫]

배후령이라 굳이 숨을 쉴 필요도 없을 텐데도

위철용은 무엇이 그리도 웃긴지, 계속해서 숨을 헐떡거리면서까지 격한 웃음을 토해내었다.

뭘까. 이 유용하면서도 불쾌하게 찝찝한 기분은.

외모가 매력적이라 몬스터들에게 마저 먹힌다는 것이 유용하긴 하지만 어째….

[패도를 걷는 자는 무릇,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다 이용해야 하는 법이니라!]

웃을 만큼 다 웃었는지, 위철용은 어느새 말투에서 웃음기를 싹 지우고 짐짓 진중한 투로 말을 이었다.

[미물이 네 외모에 홀려, 허점을 내보이는 게 좋으면 좋았지, 뭘 그리 쓸데없는 생각으로 번민하고 있는 게냐.]

순간, 위철용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네놈…. 설마 그쪽 취향이!]

“뭘 말씀하시는 건진 대충 알겠는데. 그쪽은 절대로 아닙니다.”

****

고블린의 희한한 반응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키익! 켁! 켁켁!》

조악한 무기를 내게 겨눈 채, 조그마한 입으로 뭐라 깩깩거리는 세 마리의 고블린과….

《케륵! 고블! 고블! 곱곱》

《고옵 곱!》

그런 동료들 앞을 막아선 채, 간절한 어투로 무어라 외치는 고블린 두 마리.

나를 등진 채, 동료들에게 열변을 토하는 놈들의 목소리엔 비장함마저 서려 있었다.

[…얘네들은 또 뭐냐?]

“끄응….”

어딘지 얼이 빠진 위철용의 혼잣말에 가까운 질문에, 대답 대신 앓는 소리로 답했다.

나 역시, 현재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정찰 중이던 고블린 다섯 마리와 맞닥뜨려 전투에 임한 것까진, 예상했던 바였으나….

《케르륵!》

《곱고블! 노우 케르륵!》

저렇게 놈들 중 두 마리가 제 동료를 막아선 채. 나를 비호 하는 것은 도저히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조금 전 내게 작업 걸던 고블린도 그렇고, 이놈들도 그렇고 대체 이건….

[푸흡. 저놈들 지금 네놈을 감싸고 있는 게냐?]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에, 멍하니 눈 앞에 펼쳐진 초 현실적인 광경을 구경하고 있는 사이.

위철용이 먼저 상황 파악을 끝냈는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만두세요! 무기를 버려요! 이 아이는 죄가 없다구욧!]

위철용은 연기하듯, 쓸데없이 높고 가녀린 목소리를 내었다.

“…세상에.”

그의 경박한 목소리를 듣자.

회귀 전, 심심할 때마다 읽었던 소설에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던 부분이 생각났다.

외모가 곱상한 여자아이에게 홀려. 주인공의 멍청한 동료들이 ‘그만둬! 이 아이는 죄가 없어!’라고 외치며 주인공을 막아서는 장면.

지금 내 앞에 펼쳐진 광경은 소설 속의 그 장면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고블린 놈들이 주인공과 멍청한 동료들 포지션이고, 내가 그 ‘외모가 곱상한 여자아이’ 포지션이라는 것.

덕분에 지금 내가 무슨 상황과 직면하고 있는지 확실히 이해가 갔다.

“미친.”

어처구니가 확 사라졌다. 맥이 탁 풀렸다.

이제는 대놓고 히로인 취급이라는 거냐.

-파삭!

《고블 컥!》

《께엑!》

가볍게 창을 내지르자.

내 앞을 가로막은 채, 비장한 어투로 무어라 외치던 고블린 두 놈의 몸이 힘없이 고꾸라졌다.

머리에서 무언가를 줄줄 흘리며 쓰러지는 놈들의 머리엔, 사이좋게 구멍이 한 개씩 뚫려 있었다.

[자신을 적극적으로 비호하는 이를 망설임 없이 쓰러뜨리다니! 과연 본존이 점찍은 자 답도다! 이제 누가 악당인지 모르겠군!]

열변을 토하던 고블린 두 마리가 차가운 바닥에 몸을 뉘자. 위철용이 탄성을 내뱉었다.

“본존이 점찍었다는 건 또 뭐래요.”

농 섞인 그의 탄성에 피식 웃곤 재차 창을 내질렀다.

-퓻!

짤막한 파공성과 함께, 순식간에 죽어 나자빠진 동료들의 죽음에 멍하니 있던 고블린 한 마리의 머리에 구멍이 뚫렸다.

《케이이이익!》

그제서야 그나마 상황을 이해한 듯. 남은 고블린 두 마리가 괴성을 지르며, 내게 짓쳐들어왔다.

조악하지만 섬뜩하게 날이 선 단검이 싸늘한 빛을 발했다.

놈들의 날카로운 기세에 화답하듯.

퓻! 피슛!

파천 복룡창 제1식, 연포-쌍룡격이 완벽한 형태로 매섭게 펼쳐졌다.

벼락처럼 쏘아진 창날이 두 갈래로 갈라져, 고블린 두 마리의 머리를 동시에 노렸다.

푹!

-킥! 케엑!

두개골이 부서지는 소리는 하나였지만, 비명은 두 개였다.

내게 짓쳐들어오던 고블린들은 단검을 손에 꼬옥 쥔 상태 그대로, 뭘 해보지도 못한 채 바닥에 몸을 뉘었다.

[애석하구나. 고블린과 네놈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비극을 좀 더 지켜보고 싶었는데.]

“끔찍한 소리 하질 마세요.”

[끔찍하긴! 최소한 네놈을 감싼 고블린 두 마리의 사랑은 진실이었느니라.]

“허 참. 취향 한 번 고약하시긴….”

계속해서 농을 걸어오는 위철용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정수를 수집하고 있자.

쓰러진 고블린 중 한 마리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켁 고블 케에엑!》

[보아라! 사랑의 힘을! 네놈에게 푸욱 빠진 고블린 한 마리가 사랑의 힘으로 아직 살아있지 않느냐!]

놀랍게도 최초로 머리를 관통당한 고블린 중 한 마리는 아직 살아있었다.

어딘지 아련한 표정으로 나를 애달프게 바라보는 고블린을 바라보며.

콰직

다시 창을 휘둘러 안식을 선사해주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어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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