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IT재벌-148화 (148/206)

기적의 IT 재벌 148화

오성전자가 닉스폰 위탁 의향을 밝혔다니, 그것도 경쟁사인 KG전자에 연락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애매하단 말이지.

내 의아한 표정을 보고, 진승모는 잽싸게 설명을 덧붙였다.

“KG전자로 요청해 온 게 아니라, 용재 형님이 제게 직접 연락을 주셨습니다.”

“승모 씨에게 다이렉트로요?”

“예, 선배님이 자꾸 연락을 피하신다고 그러시던데…….”

슬쩍 주변을 둘러본 진승모가 말을 잇는다.

“선배님, 우선 자리를 옮기시죠.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습니다.”

진승모가 안내한 곳은 사무동의 응접실이었다.

이동 중 왕정현 부장은 눈치껏 자리를 피해줬다. 아무래도 타사와 엮인 이야기가 나오자, 계속 같이 있기 부담스러웠나 보다.

“음료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는 커피 부탁합니다. 설탕 없이요.”

“알겠습니다.”

진승모가 탕비실로 들어가고, 응접실엔 나 홀로 남게 됐다.

자연스럽게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응접실은 협소했지만 있을 건 다 있었다.

기본적인 소파와 탁자, 대형 벽걸이 TV, 한쪽 편엔 간이침대와 안마의자까지 비치돼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응접실이라기보단 간이 휴게실 같은 느낌이다.

안락한 소파에 몸을 파묻자 머리가 핑핑 돌기 시작한다.

CES2012에서 정용재에게 크게 한 방을 먹여준 뒤부터, 그의 연락을 완전히 무시했었는데. 그 때문에 급한 대로 진승모에게까지 연락을 넣은 걸까?

그 외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지금의 오성전자는 굳이 닉스폰 위탁생산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KG전자처럼 자사 제품이 안 팔려서 공장이 놀고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닉스폰의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오성전자로선 완벽한 호재 아니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오성이 우릴 도울 이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커피 나왔습니다.”

어느새 진승모가 잔을 앞으로 가져 왔다.

난 습관처럼 커피부터 입에 댔다.

흔히 말하는 인스턴트 블랙커피. 원두로 내린 것만큼은 못하지만 가끔은 이것도 나쁘지 않다.

“머릿속이 복잡하신가 봅니다.”

“아무래도 조금 그렇죠. 오성전자가 이런 제안을 해올 줄 몰랐으니까요. 아, 그보다. 승모 씨.”

“예. 말씀하시죠.”

“닉스폰 위탁생산을 오성 쪽으로 넘기면, KG전자로선 손해 아닙니까? 닉스폰은 제조사에도 마진이 제법 남는 거로 아는데요.”

실제로 KG전자는 닉스폰 1대를 찍을 때마다, 15.3%의 마진을 남기고 있다. 이건 닉스폰이 제조사의 기술로 만든 ODM 제품인걸 감안해도 제법 높은 편에 속한다.

참고로 연간 9,000만 대의 애플폰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의 마진은 6% 수준이다.

“손해인 건 알지만 저희 설비만으론 닉스폰 물량을 소화 못 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경쟁사에 일감을 넘긴다는 건 제 상식상 이해할 수 없는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그는 뒤통수를 긁적거리며 말을 이었다.

“닉스폰은 실 예약자만 300만 명이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은 오프라인 매장까지 물량이 풀리면 연간 2,000만 대 이상 팔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소리죠. 하지만 지금처럼 저희가 단독으로 생산한다면 그 절반도 판매하지 못할 겁니다.”

“그러니까, 승모 씨 말은 KG전자가 손해를 보더라도 닉스를 위해서 오성을 연결해 주겠다?”

“그런 셈이죠.”

“허허…….”

만약 닉스가 오성과 손을 잡고 물량을 찍어낸다면, 차후 후속작까지 그 관계가 이어질지도 모른다. 오성전자의 양산능력은 전 세계에서도 탑티어급이었으니까.

그럼 어떻게 되냐고? 중간에 다리를 놔준 KG전자만 닭 쫓던 개꼴 되는 거지.

그런데도 진승모는 닉스를 위해 오성을 연결해 주겠다니. 이 녀석. 사람이 착한 거야? 아니면 아무 생각이 없는 거야? 살다 살다 이런 놈은 처음 본다.

내 눈치를 보던 진승모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도 많이 고민했습니다. 이 일을 선배님께 알려야 하는지, 아니면 모른 척하고 있어야 하는지요.”

“승모 씨는 결국 알리는 걸 택했네요.”

“그런 셈이죠.”

“이유를 들을 수 있을까요?”

“그게 그러니까…… 숨겼을 경우, 당장은 이익을 보겠지만. 그로 인해 되찾을 수 없는 것을 잃으리라 생각했거든요.”

“되찾을 수 없는 것?”

“그건 선배님의 신뢰입니다.”

얘가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녀석은 내 표정을 보더니, 싱긋 웃으며 말을 이어 했다.

“돌이켜 보면 전 아무것도 아닌 놈이었습니다. 유학을 다녀왔다곤 하나, 뭣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었죠. 내세울 거라곤 재벌집 핏줄이라는 것? 사실, 그건 제 능력은 아니잖아요. 단순한 환경요소 중 하나일 뿐이지요.”

“부모를 잘 만나는 것도 능력입니다.”

진승모는 급히 손사래를 내젓는다.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 어드밴티지 덕분에 입사와 동시에 차장을 달았으니까요. 하지만 뭐, 말만 차장이지 할 줄 아는 게 있어야죠. 회사 직원들은 저를 유령 취급했고, 저 스스로도 뭔가를 해보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도피성 유학을 갈까도 생각했습니다.”

이게 흔히들 말하는 배부른 고민이라는 건가?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진승모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바로 그때, 선배님이 절 불러주셨습니다. 혹시, 기억하십니까?”

“볼보 전기차 공장 기공식?”

“예, 그 행사에서 제가 오성전자와 50:50으로 전기차 부품 오더를 따갔었죠. 사실, 전 아무것도 안 했는데 선배님이 선물로 던져 주신 거나 마찬가지잖습니까.”

미안하지만 그건 선물이 아니다.

단순히 오성 혼자 부품을 독식하면 제어할 수단이 없어지기에, KG전자라는 보험을 같이 들었던 거다.

그 협상 테이블에 진승모를 콕 찍어서 초대했건 그가 미래에 KG전자 회장이 되는 걸 알았기 때문이고.

“그 일이 있고 난 뒤, 직원들이 저를 바라보는 눈빛부터 달라진 게 느껴지더군요. 기존에는 없었던, 기대감이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매일 무력감에 절어 있던 제 인생은 선배님을 만난 이후부터 180도 바뀌었습니다. 선배님은 제 인생 멘토이자 은인으로서…….”

낯뜨거운 소리에 내 손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다.

난 황급히 오그라들던 손을 들어 이야길 가로막았다.

“스톱. 무슨 뜻인지는 알겠습니다. 결국, 일전의 빚을 갚기 위해 이번 일을 돕겠다는 거군요.”

“빚을 갚다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은인이신 선배님을 돕는데 발 벗고 나서는 게 당연하지요.”

진승모의 눈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다

나로선 철저히 계산적으로 접근했는데, 상대는 전력을 다해 진심으로 부딪혀 온다.

집 나간 줄만 알았던 내 양심이라는 놈이 쿡쿡 찔려온다. 제길, 이러니까 내가 나쁜 놈이 된 거 같잖아.

“승모 씨.”

“예, 선배님.”

“만약 닉스가 KG전자를 버리고 오성에만 물량을 풀면 어쩔 겁니까? 그땐 승모 씨가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오성전자라면 매월 200만 대 이상의 물량도 뿜어낼 기반이 마련돼 있다. 일이 그렇게 되면, 굳이 KG전자에서 35만 대씩 물량을 받을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잠시 뜸을 들이던 진승모의 입이 열린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선배님 덕분입니다. 이번 선택으로 책임질 일이 생기더라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겠죠.”

불쌍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것이, 비를 쫄딱 맞은 강아지를 보는 느낌이다.

난 차게 식어버린 커피를 휘적휘적 저으며 입을 열었다.

“승모 씨가 쫓겨날 일은 없으니 걱정 않으셔도 됩니다. 닉스폰은 KG전자에서만 생산될 테니까요.”

“오성전자의 제안을 거절하겠다는 말씀입니까?”

“예.”

내 입에서 의외의 대답이 나오자, 진승모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선 날 쳐다본다.

“닉스폰을 오성에 위탁을 넣을 수 없는 이유가 세 가지 있습니다.”

“세 가지나 된다고요?”

“예. 첫째로, 오성전자를 믿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들로선 경쟁작인 닉스폰이 적게 풀릴수록 이득인데, 굳이 위탁해서 물량을 만들어줄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는 건, 뭔가 노림수가 있다고 봐야겠죠.”

“노림수요?”

“불량 부품을 넣어서 이미지에 손상을 준다던가? 예를 들자면, C급 배터리를 넣는 방법이 있겠네요. 저품질 리튬이온배터리는 시간이 지나면 부풀어 오릅니다. 최악의 경우 발화할지도 모르고요.”

실제로 갤럭시스S3의 배터리 중, 특정 업체의 배터리는 사용 중 부풀어 오르는 현상으로 무상교체가 이뤄졌다.

갤럭시스 시리즈야 탈착형이니 배터리만 무상교체 하는 수준에서 끝났지만, 일체형인 닉스폰이 그렇게 됐다간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둘째로는 단가문제입니다. 닉스폰이 799달러론 마진이 부족하다는 거, 알고 계시죠?”

“예. 그 때문에 오프라인 판매보다, 온라인 직배송 위주로 판매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닉스폰은 프리미엄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급히 내놓은 미끼상품이다. 그 때문에 마진이 안 남더라도 애플폰과 같은 799달러를 책정했던 것이고.

“자, 여기서 오성전자에 위탁을 준다고 가정해 봅시다. 닉스폰 부품의 대부분은 KG전자의 협력사에서 만들어내는데, 이걸 다이렉트로 오성에 납품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하다고 봐야죠. 아마도 저희 측에서 협력사 부품을 받아서 오성전자에 넘겨주는 식이 될 듯한데…… 앗!”

진승모는 뭔가 깨달았는지 손바닥을 주먹으로 내려친다.

“KG전자에서도 중간마진을 남기려 들 테니, 제조 단가가 여기서 더 뛰겠군요.”

“정답입니다. 그 때문이라도 오성에는 위탁할 수 없는 겁니다.”

내가 여기서 말을 끝내 버리자, 그는 아직 궁금증이 남은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선배님.”

“예.”

“이유가 세 가지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아, 마지막 이유요?”

난 흠흠 하고 헛기침을 하곤 말했다.

“제가 개인적으로 오성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같이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진승모는 이해한다는 듯 킥킥대며 웃어 댔다.

승모야. 미안하지만 웃을 일이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세 번째 이유는 KG전자의 후속작 때문이다.

지금 KG전자가 생산에 들어간 기기는 옵티무스4X라고 기존 옵티무스2X의 후속 기기다.

옵티무스4X라는 이름처럼 쿼드코어 AP가 탑재됐으며, 다른 부품도 전부 최고 수준으로 장착한 KG전자의 야심작이다.

하지만 옵티무스4X 망한다.

그것도 아주 쫄딱.

옵티무스4X는 4배라는 이름처럼 기존 스마트폰들보다 빨랐지만, 그만큼 더 뜨겁고, 더 빠르게 배터리를 소모했다. 동영상 2시간을 채 못 버틸 정도였으니, 더 말이 필요할까?

야심 차게 개시한 신제품이 쫄딱 망하면, KG전자로선 다시 닉스폰을 찍을 수밖에 없을 테니, 나로선 번거롭게 위탁처를 바꿀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걸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없었기에 그에겐 다른 변명을 둘러댄 거고 말이다.

“이번 신제품이 옵티무스4X라고 했던가요?”

“예. 이번 신제품은…….”

그는 갑자기 설움이 폭발했는지 눈가가 촉촉해진다.

“설계부터 시작해서 부품 수급까지 진짜, 진짜로 고생 많았습니다. 제가 저거 때문에 원형탈모가 왔을 정도라니까요.”

“아, 예. 그렇군요.”

“이번 제품이 성공하면 스마트폰 부서 전체에 휴가도 약속하셨습니다. 9박 10일로요!”

아. 인간의 헛된 희망이란.

난 속마음과 입이 따로 움직였다.

“부디, 잘돼서 휴가 가셨으면 좋겠네요.”

“고맙습니다, 선배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어휴, 내가 미리 말해줄 수도 없고.

데리고 가서 술이나 좀 사줘야겠다.

* * *

닉스폰이 출시되고 한 달여가 지났다.

여전히 기기 출고는 굼벵이처럼 느렸고, 수령을 못 한 예약구매자들이 수두룩했기에 오프라인 판매는 엄두조차 못 내고 있었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쯤에서 사전예약자들이 이탈하면서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판매가 이어져야 했다. 하지만 닉스폰의 사전예약자는 줄어들 줄을 몰랐으니.

그 이유는 닉스폰의 프리미엄 때문이었다.

닉스폰은 희귀성 때문에 중고는 800달러에서 900달러 사이로, 포장을 안 뜯은 신품은 1,000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또한, 사전예약제품 중엔 랜덤하게 플래티넘 모델이 배송될 때가 있었기에, 그 때문이라도 사전예약자들은 끝까지 예약을 유지하고 있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시간이 지나면 물량은 풀리게 돼 있습니다.”

-걱정하지 말라고 해도 걱정이 안 될 수가 있어야죠.

수화기 너머로 브릭의 초조한 목소리가 넘어온다.

그는 이번 닉스폰 물량 부족 사태로 인해 주주들에게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다.

-보스, 인터넷에서 닉스폰을 뭐라고 부르는 줄 아세요?

“뭐라 부르는데요?”

-환상의 폰이라고 부른답니다.

“오우. 환상적으로 좋다는 말인가요?”

-아뇨. 현실에 없는 폰이라 환상의 폰이라고 불린대요. 닉스폰 구매처를 묻는 전화로 어찌나 연락이 많이 오는지, 아예 닉스폰 판매 전담부서를 따로 만들었을 정도예요.

“엥? 물량도 없는데 판매 전담부서가 있어요?”

-전화 오면 응대만 합니다. ‘닉스폰은 사전예약자가 많아서 아직까지 오프라인 판매는 하지 않습니다’라고 온종일 앵무새처럼 답하는 거죠.

“나쁘지 않네요. 닉스가 내걸었던 유니크함이라는 컨셉과도 딱 맞아 떨어지니, 이런 분위기로 계속 밀고 갑시다.”

-진심은 아니죠?

돌아온 목소리에 살기가 묻어 있다.

성격 좋은 브릭이 이리 나올 정도면 사태가 심각하긴 한가 보다.

“당연히 농담이죠. 내달 말이면 KG전자에서 생산량을 늘릴 겁니다. 그때까지만 꾹 참아봐요. 파이팅.”

-어휴, 그보다 한국은 좀 어떠세요?

“한국이야 항상 평화롭죠. 가끔 북쪽에서 미사일 실험을 하긴 하지만요. 그런데 갑자기 한국은 왜요?”

-그게, 닉스제로 시범 허가가 언제 나오나 해서요. 벌써 약속한 지 1년이 지났잖아요.

라이드셰어링을 위한 인프라는 예전에 완성됐다. 남은 건 라이드셰어링 법안 통과였는데, 고놈이 국회에 계류돼서 넘어갈 생각을 않고 있었다.

“흠, 그 부분은 제가 다시 알아보도록 하죠.”

-한국 시장 때문에 닉스제로팀에서 매일 죽는소릴 해댑니다. 확인되면 꼭 좀 연락해 주세요.

“예, 알았어요.”

뚝.

“휴우…… 1년이라.”

실제로 1년보다 더 지났을 거다. 시범 허가 이야기가 나왔을 때가, 볼보 공장 기공식 때였으니까 말이다.

법안 통과가 미뤄지는 이유는 불 보듯 뻔했다.

이번 정부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만큼, 당연히 임기 말 레임덕이 찾아왔다. 그 때문에 택시조합의 반발을 살 법안 통과에는 눈치만 보고 있었으리라.

이번 대통령 임기가 올해 말인 만큼, 만나봐야 답도 안 나오겠고. 다음 대통령 될 사람을 미리 만나봐야 하나?

순간 한 여인의 얼굴이 떠오른다.

난 잽싸게 고개를 도리질 쳐서 그녀의 얼굴을 지웠다.

역사가 그대로 흐른다면, 이번 대통령은 물론이고 다음 대통령까지 나란히 철창 신세를 지게 된다.

행여나 그들과 엮여서 무슨 사업이라도 벌였다간, 유탄이 내게로 날아올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그렇다고 국회 쪽으로 접촉하자니. 거기도 선거가 다가온지라 도움이 안 되는 건, 매한가지였다.

“휴우. 싫지만 어쩔 수 없나.”

이럴 땐 전문가에 의뢰하는 수밖에 없다.

국내서 자동차 관련 법안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사람.

전화기를 붙잡고 주소록을 쓱쓱 훑는다.

[대현 자동차 구현민 부회장]

역시 적임자는 이 사람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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