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IT재벌-133화 (133/206)

기적의 IT 재벌 133화

시간을 되돌려서.

잡스가 애플폰4S를 발표했던 작년 9월.

볼보 인수와 닉스 상장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끝난 시기인 터라 실로 오랜만에 여유라는 녀석이 생겼다.

휴가를 떠날 법도 했건만, 나란 놈은 여전히 뭔가를 하길 원했다. 그때문에 찾은 곳은 닉스 서클 개발팀인 닉스 코리아였다.

“어랏? 대표님, 오랜만에 봬요.”

닉스 코리아의 총괄팀장 서진서가 인사를 해온다.

“진서 씨, 더 예뻐진 거 같습니다.”

“빈말인 거 다 알고 있거든요? 그런 말보단 회사에 자주 좀 와주세요. 얼굴 까먹겠어요.”

“제 얼굴이야 신문이나 TV에서 가끔 나오잖습니까.”

“아이참. 무슨 뜻인지 알면서 또 이러신다.”

알다마다. 그녀가 내게 자주 들러 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직원들 사기 때문이다.

닉스 코리아는 한국에 있음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기에 본사와 거의 동급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로선 대표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닉스 코리아가 단순한 지사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라 하세요. 닉스에서 SNS인 닉스 서클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는 직원들도 다 알 거 아닙니까?”

“그렇긴 한데…… 일전에 모집했던 디자인 팀에서는 불만이 좀 많아요.”

“디자인 팀이면 디자이너 슈퍼스타K에서 뽑혔던 사람들요?”

“예.”

그 당시 대거 입사시켰던 디자이너들은 닉스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그들은 닉스 챗에 들어가는 이모티콘이나 일러스트는 물론이고, 닉스 앱 전반에 필요한 아이콘과 추가 테마까지 작업하고 있었으니까.

그 당시 입사시켰던 100명은 물론이고 이후, 디자이너 슈퍼스타K를 몇 번 더 진행했기에 지금은 디자인 팀만 500명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했다.

“급여 문제입니까? 아니면 근무시간?”

“아뇨. 그런 건 절대 아니에요. 근무 조건이나 급여는 동종업계에서 닉스가 최고니까요.”

최고라는 말은 한국에서 최고라는 말이다. 똑같은 업무의 디자이너를 샌프란시스코에서 구하려면 못해도 한국의 2배는 주고 써야 했다.

“그럼 뭐가 문제라고 하던가요?”

“매너리즘이라고 해야 하나? 아이콘은 아이콘, 이모티콘은 이모티콘. 계속 같은 작업만 반복하니까 실망한 눈치더라고요.”

“아하. 그 말은 닉스라서 뭔가 창의적인 작업을 할 줄 알았다?”

“아무래도 기대치가 높았으니까요.”

디자인 작업은 해외 기업이라고 다를 게 없다.

그저, 시안이 내려오면 그것에 맞게 작업물을 뽑아내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는 것의 반복 작업일 뿐이다.

얘네는 닉스를 회사가 아니라 디자인 스쿨이라고 착각이라도 한 걸까?

내 표정을 살피던 서진서가 슬며시 말을 덧붙인다.

“어쩔 생각이세요?”

“어쩌긴요. 원하는 대로 다른 일감을 내려 줘야죠. 일에 파묻혀서 예전이 좋았었다는 우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요.”

“조금 의외네요. 직원 처우에 관대하신 대표님 스타일이라면 유한 방식을 쓸 거로 생각했는데 말이죠.”

“제가 유한 게 아니라, 한국 근로 시장이 그만큼 열악해서가 아닐까요?”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우린 장소를 집무실로 옮겨서 대화를 이어 나갔다.

이야기 주제는 주로 닉스 서클의 미국 점유율에 대한 주제였는데, 그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선점 때문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수년간 서비스한 업체를 단숨에 역전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지 않습니다. 모바일 메신저에서 후발주자들이 닉스 챗을 이기기 힘들 듯, SNS 역시 흐름은 마찬가지죠.”

“역시 그렇겠죠?”

“예, 그러니 조금이라도 앞으로 전진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진행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다른 주제로 이야기가 넘어가려는 차에 똑똑, 하는 노크 소리가 들려온다.

“예, 들어오세요.”

삐죽 열린 문 사이로 들어온 사람은 운영팀장인 배기태였다.

그는 전입해 온 신병처럼 엄청난 부피의 배낭을 메고 있었다.

“오, 기태 씨. 어서 오세요.”

“대표님이 오셨다는 말을 듣고, 공항에서 얼른 달려왔습니다.”

“공항요?”

“제가 휴가를 다녀왔거든요. 일본으로요.”

그는 가타부타 말도 없이 봇짐을 풀어 대기 시작했다.

“이건 요즘 유행하는 캐릭터 상품이고요. 요놈은 한정판 건담 피규어입니다. 자, 어때요? 때깔부터 장난 아니죠? 채색 장인이 직접 했다더라고요.”

주섬주섬 꺼내든 물건들이 책상을 가득 메운다.

“아키하바라에 다녀온 겁니까?”

“맞아요. 분기별로 가서 신상을 업어오는 게 제 취미라서요. 아차차, 대표님 선물도 사 왔어요. 이거 받으시죠.”

그가 내민 것은 90년대에 유행했던 격투 게임, KOF에 등장하는 주인공 피규어였다.

“호오, 제법 잘 만들었네요. 불꽃까지 디테일이 살아 있는 게 확실히 현지에서 만든 느낌이네요.”

“대표님이라면 알아봐 주실 줄 알았습니다.”

배기태는 같은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기쁨에 눈을 빛내며 말을 이어 나갔다.

“이거 구하는데 줄이 얼마나 길던지. 시간이 없어서 20%나 프리미엄을 주고 샀다니까요.”

“음? 이건 90년대에 유행했던 게임 아닙니까. 그런데 아직도 인기가 많습니까?”

“대부분 중국 관광객이 찾는 물건이죠. 중국에서는 KOF97이 한국의 스타크래프트와 비슷한 위상인지라 아직도 대회가 열리고 있거든요. 안타깝게도 KOF 시리즈를 만들던 SNK가 도산해 버려서 작품이 뜸해졌지만요.”

배기태가 건네준 피규어를 이리저리 돌려보다 보니 문득 코흘리개 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동전 100원이 아까워서 친구들과 3명씩 짝지어서 한 판을 했던 기억, 어떻게든 이겨 보겠다고 얍삽이 쓰다가 친구들과 대판 싸우거나, 전기 충격기로 기계를 조작하다가 주인아저씨에게 혼났던 일들까지.

그땐 형들 게임하는 걸 뒤에서 구경만 해도 즐거웠었는데... 지금은 돈이 있어도 그 시절처럼 즐겁게 게임 할 순 없게 됐다.

어째선지 이런 피규어를 모으는 이유를 알겠구나 싶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어? 잠깐만. 돈은 있는데 게임을 할 수 없다고?

“기태 씨. SNK가 도산했다고 했죠?”

“SNK는 도산했고 도산 직전에 SNK플레이모어라는 업체를 만들어서 지적 재산권만 이전시켰다고 알고 있네요.”

“그럼 재산권만 사면 누구든 쓸 수 있는 겁니까?”

질문을 받은 배기태는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지 않을까요? SNK 캐릭터들이 빠찡코 기계에서 등장할 정도니까요.”

“그렇단 말이죠.”

난 다짜고짜 배기태에게 다가가 그의 양어깨를 붙잡는다.

“기태 씨.”

“왜, 왜 그러시죠?”

“우리 게임 한번 만들어 봅시다.”

* * *

“그렇게 해서 게임을 만들게 됐던 거야. 이름하여 추억 되살리기 프로젝트라고 할까.”

처음엔 내 이야기를 경청하던 수아였지만, 차츰 표정이 굳어지더니, 지금은 어이없다는 듯 날 쳐다보고 있었다.

“뭐예요. 순 엉터리잖아요.”

“원래 처음은 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야. 배기태 팀장도 그 이야기 듣더니 나를 얼싸안고 집무실을 몇 바퀴나 뱅글뱅글 돌았다니까.”

“배기태 팀장님은 닉스 재팬으로 발령 난 거 아니었어요?”

“맞아. 그것도 일본 업체와 협상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자리 하나 만들어주고 보낸 거지. 지금은 임자 만나서 죽도록 구르고 있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닉스는 게임 개발 경험이 아예 없잖아요.”

“닉스는 경험이 없어도 돈은 있잖아.”

“얼마를 투자하셨는데요?”

내가 손가락을 5개를 펴서 보이자.

“50만 달러?”

“요즘은 50만 달러로 애들용 게임도 못 만들어.”

“그럼 500만 달러?”

내가 고개를 가로젓자, 수아의 눈이 커다랗게 떠진다.

“5000만이나 투자했단 말이에요?”

“아니, 5억 달러 투자했어.”

이번엔 그녀가 놀라지 않았다.

그 대신 어디선가 찬바람이 쌩하고 밀려오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의 한기를 내뿜는다.

“현우 씨!”

“아오, 나 귀 안 먹었어. 살살 이야기해.”

“공과 사는 분리해야 하는 거, 누구보다 현우 씨가 잘 알잖아요? 개인적인 취미 때문에 5억 달러를 쏟아붓다니요!”

“내가 돈을 흥청망청 쓰는 타입이 아닌 거. 수아,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내가 누구처럼 호화 요트 파티를 했어? 그게 아니면 슈퍼카나 미술품 수집 같은 고상한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그건 저도 인정해요. 하지만 이 사실이 주주들 귀에 들어가면 주가에는 악영향이라고요.”

마침 달리던 자동차가 멈춰 선다.

도착한 곳은 닉스 소프트의 지하 주차장이었다.

난 재빨리 차에서 내리고 말을 꺼냈다.

“일단 완성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게 어때? 이것들이 5억 달러 만큼의 가치를 하는지 말이야.”

“으으…….”

내가 눈을 찡긋거리고 손을 뻗자, 그녀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손을 잡았다.

“냉정하게 평가할 거예요. 각오 단단히 하세요.”

“나도 바라던 바야.”

닉스 코리아의 자회사인 닉스 스튜디오는 같은 빌딩을 임대해서 쓰고 있었다.

기존 닉스 서클만 개발할 땐 2개 층만 쓰면 널찍하게 사무실을 쓸 수 있었으나, 디자이너를 추가로 뽑으며 2개 층, 게임 개발실을 추가한다고 2개 층을 추가로 임대했기에 지금은 총 6개 층을 닉스에서 쓰게 됐다.

닉스 스튜디오의 메인 개발팀이 있는 8층에 도착하자, 미리 연락을 받고 기다리던 직원이 우릴 맞이한다.

“반갑습니다, 대표님. 오늘 시연을 담당한 김미나 대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부탁해요. 김 대리.”

우린 그녀의 안내를 따라 근처의 세미나실로 자리를 옮겼다.

실내엔 별도의 프로젝터도 하나 없이 간단한 다과와 음료 그리고 닉스OS가 설치된 스마트폰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님이 요청하신 대로, 별도의 발표를 배제하고 간단한 시연 환경만 조성했습니다. 괜찮으신지요?”

“예, 저도 이쪽이 편합니다. 괜히 제가 개발실에 들어가 봐야 업무에 방해만 될 테니까요.”

그녀는 흘러내린 안경을 바로잡고선, 바로 첫 번째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먼저 소개해드릴 작품은 스튜디오A에서 제작한 닉스 마블입니다. 닉스 마블은…….”

“아, 잠시만요.”

그녀는 내가 말을 자르자, 설명을 중지하고 나를 쳐다본다.

“오늘 시연자는 제가 아니라, 이쪽입니다.”

“아, 유수아 씨가 시연하는 건가요?”

이름을 불린 수아가 눈을 크게 뜨고 묻는다.

“제 이름을 어떻게 아세요?”

“닉스에서도 이름난 미인인 데다 대표님과는 특별한 사이신데 모르는 게 이상하죠.”

“어쩐지 최근에 대시해오는 사람이 없더라…….”

“예?”

“아, 아녜요. 혼잣말이에요. 혼잣말. 설명 계속해 주시겠어요?”

고갤 끄덕인 그녀는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조작해 나간다.

“먼저 설명해 드릴 작품은 닉스 마블입니다.”

“마블이라면…….”

“예상하신 것처럼 보드게임인 블루마블을 닉스 마스코트로 할 수 있는 형태랍니다. 따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판 해보시는 게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그럴까요?”

나와 수아, 김미나 대리까지 스마트폰을 쥐고 게임을 플레이했다.

그녀의 말처럼 워낙 대중적인 게임인지라 시연하는 데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와! 캐릭터가 너무 귀엽게 뽑혔어요. 거기다 움직임도 생동감이 넘친다고 해야 하나?”

“닉스 스튜디오 게임은 2D 도트에 특별히 공을 들였습니다. 중국에는 닉스 스튜디오와 계약된 도트 작업자만 3천 명이 넘을 정도죠.”

“이 게임을 만드는 데 3천 명이 작업했단 말이에요?”

“스튜디오에서는 총 8개 작품을 작업 중입니다. 닉스 마블은 그중 하나일 뿐이고요. 참고로 오늘 시연하실 작품은 총 4종입니다.”

고갤 끄덕인 수아는 다시 진지하게 게임에 집중했다.

그녀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를 전진시켜서, 내 돈과 땅을 빼앗고, 종국엔 인정사정없이 파산시키는 잔인함을 보여줬다.

“이겼다!”

“으으, 이런 운빨망겜이. 캐시템 도입이 시급하다.”

“캐시템요?”

“그런 게 있어. 지금은 몰라도 돼.”

내가 손을 휘휘 내젓자, 그녀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평가를 한다.

“이거 성공할 거예요. 무조건 돼요.”

주차장에서 툴툴대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진다.

내 눈짓을 받은 김미나 대리가 다음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두 번째 작품은 메탈슬러그 런입니다.”

메탈슬러그는 1996년, SNK에서 출시한 대표적인 횡 스크롤 액션 아케이드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총을 쏴서 적을 죽이고 전진하는 방식이지만 H머신건, S샷건, F화염방사기 같은 특수탄을 먹고 쓸 수 있으며, 탱크와 비행기 따위의 탈것도 소소한 재미를 주던 작품이다.

“아하! 이거 오락실에서 본 거 같아요. 탱크도 타고 했던 거 같은데 맞죠?”

“이걸 아는 거 보니, 오락실에서 좀 날렸나 보네. 우리 수아, 껌 좀 씹었어?”

“용화 오빠 따라서 가끔 갔어요, 가끔.”

그녀는 가끔이라는 단어에 힘을 주어 말한다. 내가 픽 웃고 말자 김미나 대리가 설명을 이어 나갔다.

“메탈슬러그 런은 메탈슬러그와 기존의 런 게임을 결합해, 건앤런이라는 장르의 게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총은 자동으로 발사되며 점프와 슬라이딩으로 적을 뚫고 앞으로 달리면 됩니다.”

언제 게임을 시작했는지, 폰을 쥔 수아가 어, 어, 하는 소리를 낸다.

“이거, 보기보다 조작이 쉽네요. 점프와 슬라이딩밖에 조작할 게 없으니까요.”

“4인치급의 스마트폰에서는 조작이 복잡할수록 마이너스야.”

“와, 와, 와. 갈수록 속도가 빨라지니까 어려워요. 여기서 머신건을 먹어야 했는데! 에구, 죽어버렸네.”

그녀는 아쉬운 표정으로 스마트폰을 내려놓는가 싶더니, 다시 게임을 리스타트 해서 즐기기 시작했다.

“중간 평가는 어때?”

“좋아요. 조작이 쉬우면서 속도감도 있는 게, 출시되면 개인적으로 꼭 해볼 거 같아요.”

그녀의 반응은 딱 예상했던 대로였다.

현재 마켓 1위 게임은 앵그리버드나 슬라이스잇 같은 간단한 게임이 전부인 시기다.

그 때문에 단순한 캐주얼 게임만 완성도 높게 출시하면 흥행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여기서 세를 몰아서 앞으로 흥행할 작품들.

예를 들어 클래시오브클랜 부류의 영토 방어 게임이나, 유저들의 주머니를 털어갈 미소녀 카드 게임, 거기에 정통 RPG까지 줄줄이 닉스OS 전용으로 출시가 예정돼 있다.

그때가 되면 게임 때문이라도 스마트폰을 바꾸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독점작품 때문에 콘솔 게임기를 울며 겨자 먹기로 사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아, 또 죽었어! 이거 난이도가 너무 높은 거 아니에요?”

“네가 못 하는 거 아니고?”

“아니거든요!”

그녀는 볼을 잔뜩 부풀린 채로 스마트폰을 내려놓는다. 그러다 얼마 못 가서 다시 폰을 붙잡고 리스타트를 눌렀지만 말이다.

“이 게임들, 언제 정식 출시되는 거예요?”

“닉스OS 발표와 동시에 진행할 거야. 날짜는 6월 11일.”

“6월 11일이라면…….”

게임에 집중하던 그녀가 갑자기 비명을 지른다.

“히익! 그날은 애플이 신형 애플폰 공개하는 날이잖아요? 왜 하필이면 그날에…….”

“불 지르기 딱 좋은 날이니까.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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