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IT재벌-132화 (132/206)

기적의 IT 재벌 132화

방에서 기다리던 3인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오성의 정용재는 나를 탐색하는 듯 위아래로 훑어봤고, 팬틱의 송태석 사장은 흘러내린 땀을 닦으며 초조하게 눈동자를 굴렸다.

그리고 마지막 한 사람, KG전자의 진승모만이 내게 호의적으로 말을 걸어온다.

“선배님 오랜만입니다. 왜 이렇게 만나 뵙기 힘든 겁니까?”

“좀 쉬고 싶었는데, 어찌 일이 더 많아지네요.”

“하하, 그럴 만도 합니다. 선배님이야 전 세계를 누비시는 분이니. 아참, 최근 일본에서는 완전 슈퍼히어로로 불리던데요.”

우리 둘 사이가 친한 같지만, 진승모와 만난 건 일전에 볼보 공장의 대통령 행사 이후 처음이다.

아무래도 무서울 정도로 친근감을 표해오는 게 그의 특징인듯한데, 고놈 영업 뛰면 잘하겠네 싶다.

“그건 그렇고 상무로 승진하셨다면서요.”

“아유, 말 편하게 하세요. 제가 경력으로 따지면 한참 후배잖습니까.”

“제가 편하게 대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 때, 그리 하겠습니다.”

“이거, 더 자주 연락 드려야겠는데요?”

잠자코 분위기를 살피던 정용재가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강 대표. 대체 용건이 뭔데 국내 휴대폰 제조 3사를 모두 모은 겁니까? 혹시 닉스에서 스마트폰 제조 사업이라도 진출하려는 건 아니겠죠?”

정용재의 말에 실내 분위기가 일순간 진지해진다.

시종일관 탐색전을 펼치던 송태석 사장은 물론이고 사담을 떠들던 진승모까지 자세를 바로잡고 이야기를 들을 준비에 나섰다.

난 그들을 한 번씩 훑어본 후 말했다.

“요즘 스마트폰 내수 판매는 좀 어떻습니까? 3사 모두 신제품을 출시했던데요.”

내수라는 말에 세 사람 다 표정이 안 좋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 시장은 오성, KG, 팬틱, 3사가 박터지게 싸우는 레드오션이다.

그 때문에 휴대폰 한 대에 판매 장려 명목으로 50만 원이 넘는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었으니.

내수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먼저 답한 건 진승모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희 KG는 완전 죽을 쑤고 있습니다. 야심 차게 출시한 옵티무스2X가 예상 판매량을 밑돌면서 스마트폰 부문 판매 3위로 밀려나 버렸거든요.”

진승모가 말한 옵티무스2X는 세계 최초 듀얼 코어AP를 탑재한 스마트폰이다.

듀얼 코어의 힘으로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만큼 발열과 배터리 소모가 심했기에 시장 반응은 부정적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3위로 밀린 건 일시적인 현상 아닐까요? 그래도 KG에서 쌓은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가 있는데요.”

“내부 평가는 딱 강현우 대표님이 말한 대로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현재 K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소프트웨어는 물론이고 하드웨어 기술까지 경쟁사에 밀립니다. 사실, 몇 년 전에 스마트폰 사업부를 천시했던 업보가 지금 그대로 돌아오는 거죠.”

“흠, 그렇군요.”

자사 제품을 PR해도 모자랄 자리에서, 냉정할 정도로 자사의 부족한 부분을 알려온다.

내가 업계 정보를 모를 리 없으니 차라리 솔직함을 어필할 셈인가? 진승모. 나쁘지 않은 처세술이다.

시선을 팬틱 쪽으로 돌린다. 자신의 차례가 왔다는 걸 인지한 송태석 사장이 입을 연다.

“팬틱 역시 상황이 안 좋은 건 마찬가집니다. 아니지, 수출길이 있는 양사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고 봐야겠죠. 신제품 베가 레이서가 일시적으로 국내 2위를 탈환했다곤 하나, 지금은 보조금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너무 많습니다. 사실상 치킨 게임이나 마찬가지라고 할까요.”

“그렇다면 보조금이 아니라 제품으로 승부를 보면 되는 것 아닙니까? 마진을 포기해서라도 퀼리티를 높이면 장기적으로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아직 팬틱에게 해외의 벽은 너무 높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그는 정용재의 눈치를 보며 연신 땀을 닦아낸다.

“오성과 KG에서 보조금을 조금만 덜 풀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하면 서로 손해만 보는 꼴 아니겠습니까?”

난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마진을 줄이고 제품 질을 올리라고 했더니, 보조금을 담합하자고? 어디서 못된 짓만 배워 와서는.

앞으로 몇 년만 있으면 그가 바란 대로,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보조금 담합을 밀어주는 법을 만들어 준다.

그게 바로 단말기 통신법이라는 악법이다.

단말기 통신법은 모든 휴대폰 보조금을 일정 규모로 제한하는 법이다.

그 말은 즉, 국내 3사의 휴대폰 값이 비슷해짐을 뜻했고, 소비자들은 당연하게도 메이저 업체인 오성과 애플의 제품을 선호하게 됐다.

그 여파를 대기업인 KG는 자본력으로 버텨냈지만, 중소기업인 팬틱은 버티지 못하고 도산에 이르게 된다.

송태석 사장의 말을 아무도 받아주지 않자, 방 분위기가 한순간 싸늘해진다.

결국, 내가 나서서 분위기를 환기해야만 했다.

“자, 여러분들. 제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하나씩 받으시죠.”

내가 꺼내 든 것은 3개의 스마트폰이었다.

오성의 갤럭시스S2, KG의 옵티무스2X, 팬틱의 베가 레이서. 3종의 공통점은 3사가 올해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라는 거다.

업체별로 자사의 스마트폰을 하나씩 건네주자 다들 의하면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제가 드린 스마트폰은 닉스에서 조정을 거친 제품입니다. 일단 써보시고 다시 이야기를 진행해야겠네요.”

3사의 관계자들은 별로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지만 일단 스마트폰 전원을 켰다.

시간이 10초 정도 흘렀을까? 가장 먼저 말문을 틔운 건 옵티무스2X를 받아든 진승모 쪽이었다.

“부팅 시간이 왜 이렇게 빨라진 거죠? 본래라면 3분은 넘게 걸렸을 텐데요.”

“한 번 자세히 둘러보세요.”

“어, 어? 이거 닉스에서 만든…… 신형OS? 선배님, 이게 그때의 그 닉스OS인가요?”

닉스OS는 안 좋은 의미로 유명한 모바일OS다.

작년 노키아 스마트폰에 탑재됐다가 환불 요청 1위, 2010년 최악의 스마트폰에 이름을 올리며 폭삭 망해버렸던 모바일OS다.

그런 악명을 떨친 모바일OS가 자사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거로 모자라, 깔끔하게 부팅하는 모습까지 봤으니. 그가 깜짝 놀란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옆에서 이리저리 화면을 터치해보던 송태석 사장도 말을 거들고 나섰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아주 고급스럽게 뽑혔네요. 거기다 안드로이드OS보다 훨씬 빠릿빠릿하고 좋은데요? 이런 물건이 갑자기 어디서 떨어진 겁니까?”

두 사람이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닉스OS는 작년의 실패를 교훈 삼아 처음부터 다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필요 없는 기능과 애니메이션을 배제하고 오직 최적화에만 집중했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안드로이드보다 빨라도 너무 빠른데요? 닉스에서 무슨 마법이라도 쓴 겁니까?”

“딱히 마법 같은 게 아닙니다. 그저, 기기에 맞게 닉스에서 직접 커스텀 했으니 그 진가가 나오는 거죠. 애플OS를 애플이 직접 세팅하는 것처럼요.”

“아!”

안드로이드OS를 만든 곳은 구글이다.

당연히 OS를 받아 쓰는 오성이나, KG, 팬틱과 같은 제조사에서는 OS를 뜯어고치는 데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기기는 닉스OS를 개발한 개발팀에서 직접 조정하고 내놓은 물건이다. 당연히 최적화에서는 급이 다른 것이다.

“제가 여러분들은 이 자리에 초대한 이유는 닉스OS 전용기기를 출시할 기회를 드리고자 함입니다. 현재 닉스OS의 완성도는 9할 이상이며, 한 달 내에 완성판이 나올 예정입니다.”

그때 진성모가 손을 번쩍 든다.

“성모 씨, 그냥 말씀하시면 됩니다.”

“아, 예. 혹시 해서 하는 말인데, 닉스OS 전용으로 기기의 외관이나 내부 부품을 변경해야 하는 건 아닌지요?”

“하드웨어는 기존 제품 그대로 쓰시면 됩니다.”

“오호, 그거라면 출시에 별다른 비용도 없고 좋은데요?”

그 후에도 진성모는 질문 꾸러미를 쏟아낸다.

베이스로 쓴 플랫폼은 무엇이며, 배터리 타임 증가율과 차후 닉스와 협업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까지. 하나라도 더 알아가겠다는 듯 게걸스럽게 질문을 해댔다.

한참 동안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던 차에, 아까부터 시큰둥한 표정으로 있던 정용재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닉스OS가 최적화를 잘 시켰다는 건 인정합니다만, 스마트폰에 주력으로 쓰이기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죠.”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뻔한 거 아닙니까? 안드로이드OS나 애플OS와는 달리, 닉스OS는 사용자층이 없다시피 한 신생 OS입니다. 그 말은 지금까지 개발된 앱이 전무하다는 소리죠. 앱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는 게 강점인 스마트폰에서 쓸 수 있는 앱이 없다는 건 치명적인 거 아닙니까?”

반박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는 듯 정용재는 턱을 치켜든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진승모와 송태석 사장 역시 고개를 끄덕였고 말이다.

“충분히 저도 인지하고 있으며, 그 문제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해결될 겁니다.”

“어떻게요?”

“닉스OS를 만든 회사가 스마트폰 앱으로는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걸 잊으신 건 아니겠죠?”

정용재는 코웃음을 치며 맞받아친다.

“닉스에서 그 많은 앱을 전부 커버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릴!”

“전부 지원하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자리가 잡힐 때까진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말이죠.”

“그런 두루뭉술한 이야기를 어떻게 믿고 닉스OS용 기기를 출시한단 말입니까? 확실한 보장이 없다면 오성은 출시에 부정적입니다.”

“정용재 씨. 그럼 닉스에서 뭘 해주길 원합니까? 원하는 바를 말해보세요.”

정용재는 내게서 이 말을 기다렸는지 비스듬하게 웃음을 지어댄다.

“닉스의 문제로 닉스OS 기기가 실패했을 경우, 위약금을 지불한다는 조건이라면 오성도 출시하는 걸 검토해보도록 하죠.”

출시한다도 아니고 출시를 검토해보겠다고?

그냥 대놓고 싫다고 이야기하지. 뭔 말 같잖은 소리를 지껄이고 있어.

난 속마음과는 달리 최대한 방긋 웃어주며 말했다.

“정용재 씨.”

“위약금 조건을 수용하실 겁니까?”

“아뇨, 오성과는 할 이야기 끝났으니 가보셔도 됩니다.”

정용재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싶어 나를 빤히 쳐다본다.

내가 저자세로 나올 줄 알고 갑질 좀 했는데, 오히려 막 나오니까 기가 차겠지.

“오성전자가 2010년 스마트폰 출고량 1위인 건 알고 그런 말 하는 겁니까?”

“그게 어떻단 말입니까?”

“하, 내 참. 어이가 없어서.”

정용재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문 쪽으로 걸어간다.

“정용재 씨.”

“뭡니까? 이제 사과해도 늦었습니다.”

“그게 아니라 드렸던 스마트폰은 주고 가셔야죠.”

폰을 움켜쥔 그의 손등에 핏줄이 돋아 있다. 그는 폰을 던지다시피 책상에 내려두곤 방을 빠져나갔다.

그가 방을 빠져나가고, 남은 두 사람은 어안이벙벙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닉스OS 점유율을 올리려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오성전자를 필수적으로 안고 가야 했기 때문이다.

정용재도 그걸 알고 있었기에 배짱을 튕긴 것일 테고.

내가 짝, 소리 나게 손뼉을 치자 얼어 있던 두 사람이 깜짝 놀란다. 난 그들에게 싱긋 웃어주며 말했다.

“빠질 사람은 다 빠진 거 같으니. 남은 우리끼리는 좀 더 건설적인 이야기를 해볼까요?”

* * *

갤럭시스S 시리즈로 해외에서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는 오성전자와는 달리, 국내 시장마저 3위로 추락한 KG전자와 해외 진출에 목말라 있던 팬틱은 적극적으로 닉스OS에 관심을 보였다.

특히 중국 시장 쪽을 내가 뚫어준다고 했을 때는 양사 모두 쌍수를 들고 환영 의사를 표했다.

출시 일정이나 차후 닉스OS 지원사항은 물론이고 물량과 기타 세세한 사항까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덕분에 미팅은 2시간이나 더 이어진 후에야 끝날 수 있었다.

“으아, 지친다. 지쳐.”

초반에 관심을 보이던 진승모보다 나중에야 불이 붙은 송태석 사장 쪽이 더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져댔다.

도산 직전인 팬틱이 닉스라는 희망의 불빛을 봤으니,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었다.

미팅으로 파김치가 된 채 호텔 라운지로 내려선다.

그곳엔 커다란 노트북을 끼고서 낑낑거리고 있는 유수아가 있었다.

그녀는 내가 지척까지 다가갔음에도 노트북 화면에 집중한 채였다.

“무슨 코드 짜는 거야?”

“닉스OS 탐색기에 들어갈 코드예요. 지금은 다중 선택이 번거롭게 돼 있어서…… 어라라? 현우 씨 언제 끝났어요?”

“방금 끝났지. 난 수아가 쓸쓸히 기다리고 있을 줄 알고 빨리 나왔더니. 괜한 짓이었나?”

“괜한 짓이라뇨. 빨리 나오면 좋은 거죠.”

그녀는 잽싸게 노트북을 정리하고 일어섰다. 그러곤 내 팔을 잡아당긴다.

“빨리 가요. 빨리요.”

“어딜 가려고 이리 보채는 거야?”

“요 옆에 메밀국수 맛집이 있대요.”

힘이 어찌나 센지, 내가 질질 끌려갈 정도다. 그녀는 내 손을 잡고 한 참이나 앞서서 걷더니.

“아 참. 이야기는 잘 됐어요?”

“예상했던 대로 됐어. 오성은 빠졌고, KG와 팬틱 두 곳이랑 진행하기로 할 거 같네.”

“에엥? 오성이 빠져요?”

“응.”

“전 세계 판매량이 어마어마한 오성이 빠지면 큰일이잖아요.”

난 수아에게 정용재가 했던 말을 그대로 말해줬다. 그러자 자기가 당사자라도 된 마냥 길길이 날뛰기 시작한다.

“와, 너무했다. 그런 조건을 내건다는 뜻은 닉스를 완전 아래로 보고 있다는 소리 아녜요?”

“오성으로선 그게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지. 매번 갑의 위치에서 군림했으니까.”

“그러니까, 갑질하려는 정용재 엉덩이를 현우 씨가 발로 뻥 찼다?”

“어, 씩씩거리는 정용재 얼굴을 보니까 완전 웃기더라. 콧김을 뿡뿡 뿜는 게 황소 보는 줄.”

난 일부러 장난을 섞어서 말했지만, 수아는 장난으로 들을 수 없는지 시간이 흐를수록 표정이 굳어진다.

“솔직히 말해서, 정용재 씨 말이 틀린 건 아니잖아요. 닉스OS는 신생이다 보니 사용자와 앱이 제로 베이스부터 시작하니까…….”

“제로는 아니지. 작년에 노키아 폰에 넣어서 출시했었잖아.”

노키아 이야기를 꺼내자 수아가 입을 삐죽거린다. 그걸로 모자랐는지 눈까지 흘겨 댄다.

“농담이야, 농담.”

“한 번만 더 그 이야기 꺼내면 진짜 화낼 거예요.”

“그래도 아주 의미가 없던 건 아니잖아. 원래 무슨 일이든 실패에서 배우는 법이니까.”

“그렇긴 한데 닉스는 실패를 모르는 기업이었잖아요. 그 최초의 실패가 내가 참여한 닉스OS라니.”

“이번은 확실히 잘 나왔잖아? 그럼 됐지.”

내 위로에도 그녀의 표정은 더 시무룩하게 변해간다.

“완성도야 저도 자신하지만, 오성의 말대로 사용자와 앱이 문제네요. 우리가 딱 1년만 빨리 개발했어도 이럴 일은 없었을 텐데…… 현우 씨, 지금이라도 오성과 다시 협상하는 거, 무리일까요?”

“어, 완전 무리. 지금쯤 이를 빡빡 갈고 있을걸.”

“에구구…….”

“이번은 우리 쪽에서 준비한 히든카드가 있어. 그러니 걱정 붙들어 매도 돼.”

“개발자인 저도 모르는 히든카드가 있어요?”

그녀는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커다란 눈을 깜빡거린다.

“닉스 코리아에서 뭐 만들고 있는지 몰라?”

“닉스 서클?”

“그거 말고 작년부터 만들던 거.”

“작년부터 진행된 프로젝트라면…… 게임이었던가요?”

난 그녀의 눈앞에서 손가락을 딱 튕겨주며 말했다.

“정답이야. 그게 우리의 히든카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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